온다연은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얼굴이 빨개졌다. 손바닥에도 땀이 가득 고였다.새로운 인식이고 뭐고 감히 말할 수 없었지만, 온다연은 그저 지금 유강후가 하는 행동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다. 예전에 그의 행동이 아무리 지나쳐도 다 은밀한 공간에서 했었기에 그녀는 그나마 자신을 설득할 수 있었다.그런데 지금은 큰 병실에 있는 데다가 가끔 의사와 간호사들이 병실에 들어오곤 했다. 이렇게 대놓고 막 나가는 유강후 때문에 온다연은 초조하고 화가 났지만, 감히 그를 거역할 수 없었다. 잠깐 사이에, 초조함 때문에 흘린 땀은 그녀 이마의 자잘한 머리카락을 흠뻑 젖혔다.한편, 온다연은 손을 빼내려고 몇 번 시도했지만, 유강후가 꽉 잡고 있어서 결국 실패했다. 다른 한편, 그녀는 갑자기 사람이 들이닥칠까 봐 겁이 나서, 하는 수 없이 머리를 그의 어깨에 파묻고 간절하게 부탁했다.“사람, 사람이 들어올 수도 있어요... 아저씨, 하지 마세요...”유강후는 온다연이 확실히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 또 그녀의 손에 땀이 가득 찬 것을 보고 그녀를 놓아주었다.유강후도 사실 이곳에서 할 생각이 없었다. 만약 누군가가 그녀의 이런 나긋나긋한 모습을 보기라도 한다면, 그는 그 사람의 눈동자를 떼버릴지도 모른다.유강후는 온다연을 다시 침대 위에 올려놓고 그녀의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머리카락을 넘길 때 몇 가닥의 머릿결을 건드려 은은한 장미 향이 풍겼다.유강후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뽀뽀하고는 여전히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이 샴푸는 집에서 키운 백장미의 원액을 추출해서 만든 거야. 어때, 맘에 들어?”백장미 얘기가 나오자, 온다연은 몸이 살짝 굳어졌다. 그녀는 눈을 드리운 채, 촘촘한 눈초리를 가볍게 떨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겨울에도 백장미가 있어요?”유강후는 온다연의 말랑말랑한 손가락을 주물럭거리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년내내 백장미를 키울 수 있는 온실을 하나 만들었어. 네가 좋아한다니 다행이야.”온다연은 고개를 들어 초점 없는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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