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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101 - Chapter 110

915 Chapters

제101화

온다연은 느껴지는 통증에 눈을 질끈 감았다. 입술은 여전히 앙다문 상태이다.유강후는 고집스러운 그녀의 모습에 화가 치밀었다.다만 그녀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저 고통만 주는 것으로는 그의 성이 풀리지 않았다.눈을 가늘게 접었다. 두 눈에 담긴 음산한 한기는 더욱 짙어져 갔다.몸집도 아담한 온다연은 자꾸만 그의 곁에서 도망칠 뿐 아니라 성격도 앙칼진 고양이처럼 사나웠다.게다가 사람이 있을 수 있는 장소와 아닌 장소도 구분하지 못했다. 만약 오늘 그런 혼란스러운 곳에서 만난 사람이 그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무슨 짓을 당했는지도 모른다.그녀는 정말로 분별력이라곤 하나도 없는 걸까?그뿐만 아니라 그녀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었으면서 이번에는 죽어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정말로 고집스러웠다.보아하니 그 방법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그는 두 눈을 질끈 감은 온다연을 보며 쌀쌀맞게 말했다.“이건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 온다연.”손에 힘을 주자 메추리를 잡는 것처럼 그녀의 팔을 대롱대롱 들어 올려 우유를 가득 풀어둔 욕조가 있는 방 입구까지 왔다.집사가 뒤에서 나직하게 말했다.“도련님, 다연 씨는 아직 저녁을 먹지 않은 상태입니다. 벌을 주더라도 뭐라도 먹고 주는 것이 어떨까요.”유강후의 손이 멈추었다. 온다연을 내려놓으려던 순간 온다연은 유강후의 손에서 벗어나 도망가버렸다.그러나 고작 두 걸음 만에 다시 유강후에게 옷깃 잡혀버렸다.유강후의 분노는 더 심해져 갔다. 강아지를 들어 올리듯 그녀의 옷깃을 잡아 올렸다.싸늘하게 굳어버린 그의 얼굴은 꼭 얼음 동굴에서 금방 나오기라도 한 듯했고 목소리엔 짙은 분노가 서려 있었다.“문 열어!”집사는 고집이 센 두 사람을 보더니 살짝 고개를 저으며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안에는 크기가 조금 작은 온천탕이 있었다. 당시 유강후의 요구에 따라 임시로 만든 것이었기에 설비는 완벽히 갖춰지었지만 크기가 조금 작을 뿐이었고 아직 물을 틀어두지 않았다.유강후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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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유강후와 그녀는 처음부터 다른 세계의 사람이었다. 그녀는 그에게 다른 것을 바라서는 안 되었다.아무것도 하지 않고 의자에 앉아 멍을 때린 지 한참 지났을까, 어느새 그녀는 몸을 웅크린 자세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온다연은 온천방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유강후도 방 밖의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그는 온다연이 있는 방을 한참이나 빤히 보고 있었다. 날씨가 변하고 바람이 불 때까지도 온다연은 문을 열어달라거나 잘못을 비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점점 더 세게 불어오는 바람에 바깥의 나무들은 사락사락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있었다.집사는 열쇠를 들고 유강후에게 다가갔다.“도련님, 문을 열까요? 이미 4시간이나 지났습니다. 약도 안 드셨고요.”유강후는 검은색 문을 보았다. 그 순간 인내심이 거의 바닥을 보이는 것 같았고 어두운 기운을 내뿜으며 말했다.“약 한번 거른다고 해서 안 죽어. 언제까지 고집을 부리나 지켜봐야겠어!”집사도 고개를 돌려 온천방을 보다가 조용히 열쇠를 다시 주머니 속에 넣었다.이때 유강후의 핸드폰이 울렸다. 꺼내 보던 그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한참 지나고 통화를 마친 그는 핸드폰을 넣고 다시 방을 뚫어지게 보았다. 그의 눈빛엔 냉기가 돌았다.“난 잠시 나갔다 올 테니까 잘 지켜봐. 만약 잘못을 인정하면 꺼내주고 계속 고집을 부리면 계속 방안에 내버려 둬. 내 허락 없이 마음대로 문을 열었다간 너도 안에 가둬버릴 테니까!”말을 마친 그는 바로 거실로 몸을 돌렸다.집사는 굳게 닫힌 문을 보곤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이내 방으로 돌아가 핸드폰을 꺼냈다.“사모님, 강후 도련님의 병세가 다시 발작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네, 나중에 오시겠습니까?”“네, 알겠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엔 갑자기 먹구름이 가득해지더니 번쩍 번개를 치면서 비가 쏟아져 내렸다.의자에 웅크리고 있었던 온다연은 저도 모르게 추위에 몸을 떨었다.주한의 장례식을 치르던 날도 이런 날씨였다.습한 공기에 비 냄새가 섞여 환풍기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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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놀란 온다연은 온 힘을 다해 버둥거렸다.그러나 이미 늦은 후였다. 방문이 달칵 소리를 내며 닫히고 한 손으로 그녀의 입을 꽉 막고 있었다.“조용히 해!”온다연은 자신의 입을 막아버린 그 손을 꽉 깨물었다. 남자는 고통에 바로 그녀의 턱을 확 움켜쥐더니 벽으로 밀쳤다.“움직이지 마. 난 널 해치러 온 게 아니니까.”낮게 깔린 남자의 목소리는 조금 허약하게 들려왔고 공기 중에는 짙은 피비린내가 섞여 있었다.피 냄새가 나든 말든 온다연은 발을 들어 마구잡이로 그를 차버렸다.남자는 다리로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압박하고는 차가운 흉기를 그녀의 허리춤에 가져다 댔다.“자꾸 움직이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남자가 들이댄 흉기에 온다연은 등골이 서늘해져 바로 행동을 멈추었다.얌전해진 그녀의 모습에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안으로 데리고 갔다.어둠 속에서 남자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번개가 내리칠 때 언뜻 보게 된 남자의 덩치와 생김새, 그리고 까만 착장까지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겁을 먹은 그녀는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진정하려고 애를 썼다. 그녀가 만난 납치범은 심지어 도망자 신세였다.이런 고급 호텔에 머무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자였기에 그녀는 납치범이 돈을 노리고 자신을 납치한 것으로 생각했다. 정말로 그렇다면 사람을 잘 못 잡은 것이다.“전 돈도 없고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절 잡아도 아무런 소용도 없다고요.”남자는 작게 목소리를 내면서 그녀를 다시 벽으로 밀었다.“핸드폰은 어디에 있지?”날카로운 칼이 목으로 다가오자 온다연은 함부로 움직일 생각도 하지 못했다.“핸드폰 안 가지고 나왔어요.”남자는 믿지 않았다. 그녀의 몸을 더듬으며 핸드폰을 찾아보았지만 아무런 수확도 없었다.그는 나직하게 욕설을 내뱉은 뒤 다시 말했다.“난 널 해치지 않아. 하지만 네 도움이 필요해.”남자의 커다란 덩치에 온다연은 두려움을 느꼈다. 이 순간 절망을 느끼며 만약 남자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면 그도 함께 저승으로 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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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온다연은 반항도, 거절도 하지 않았다. 그가 끌고 가는 대로 얌전히 욕실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염지훈을 옷을 벗었다. 피 묻은 옷은 그대로 욕조 안에 대충 던졌다.“왼쪽 어깨 뒤에 있어. 난 팔이 안 닿으니까 네가 이 칼로 틈을 만들어서 손으로 빼내 줘.”말을 마친 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칼을 온다연의 손에 쥐여주며 욕조 안으로 들어가 온다연을 등졌다.온다연은 이런 것을 할 줄 몰랐다. 그저 학생 시절 실험실에서 개구리를 해부해본 게 전부였다.비록 대학 시절 응급처치 수업을 듣긴 했었지만, 이론만 배웠을 뿐 실탄에 맞은 환자를 어떻게 처치해야 한다는 것은 배우지 못했다.그녀의 손과 목소리가 같이 덜덜 떨렸다.“전 할 줄 몰라요.”염지훈은 이를 빠득 갈며 다소 다그쳤다.“빨리해. 시간 없으니까.”온다연은 덜덜 떨리는 손을 가져다 대며 칼로 염지훈의 어깨 상처 쪽을 그었다. 그러자 피가 흘러나왔다.“빨리하라고. 대체 뭘 꾸물대는 거야? 만약 온몸에 독이 퍼져 내가 죽게 되면 너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반드시 널 죽여버리고 눈 감을 테니까!”그의 목소리는 점점 더 사나워졌다.“빨리하라고!”상처에 피가 말라붙어 어느 것이 탄알인지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온다연의 손은 여전히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전, 전 정말로 할 줄 몰라요...”염지훈은 몸을 확 돌렸다.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사납게 온다연을 노려보았다.“지금 당장 빼내지 않으면 널 절대 이곳에서 내보내지 않을 거야. 그렇게 되면 나랑 이곳에서 죽는 건 물론이고 내가 죽기 전에 네 몸을 갈기갈기 찢어서 장기까지 전부 빼낼 테니 각오해!”온다연의 손은 더 심하게 떨려왔다. 쨍그랑, 결국 손에 있던 칼이 바닥에 떨어졌다.염지훈은 목에 핏대까지 세우며 이를 빠득 갈았다.“유씨 집안 사람이라고 했지? 유하령은 내 친구야. 네가 날 도와준다면 유하령을 도와준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좀 도와줄래?”온다연은 빠르게 진정했다.“당신과 유하령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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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유강후는 다급하게 문을 쾅쾅 두드리고 있었다.온다연의 안색이 창백해지고 고개를 돌려 염지훈을 보았다.“제가 방금 살려주었으니까 이젠 저를 살려주셔야겠죠?”염지훈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문 쪽을 힐끗 보곤 다소 어두워진 눈빛으로 혀를 찼다.“바깥에 있는 저 사람은 누군데?”온다연은 아랫입술을 틀어 물었다.“유강후에요.”염지훈은 다소 의외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온다연을 화장실로 밀어 넣었다.그는 잘 감아둔 붕대를 다시 풀었다. 욕조에 담가두었던 옷도 건져내어 축축한 그대로 몸에 걸쳤다.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또다시 방 안에 울려 펴졌다. 염지훈을 짜증스레 혀를 찬 뒤 욕조 커튼 뒤로 숨은 온다연의 두 발을 보며 수건으로 가렸다.“소리 내지 마.”그는 몸을 돌려 문을 열었다.문을 열자마자 염지훈은 바깥에서 들어온 사람과 부딪쳐 비틀댔다.유강후와 몇몇 경호원이 문밖에 서 있었다. 다른 방도 하나씩 열어보는 중이었다.몇몇 경호원들은 염지훈을 밀치고 들어와 안을 대충 살펴보았다. 욕실로 들어가려 하자 염지훈이 막아섰다.염지훈은 욕실 앞에 서서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유강후를 보았다.“이러시면 안 되죠. 저도 체면이라는 게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막 들어와서 수색하면 예의가 아니지 않나요?”하얀 셔츠에 까만 바지를 입고만 있어도 유강후는 담담하고도 고귀한 태가 났다.하지만 염지훈의 눈에는 그의 분노와 자신을 당장이라도 갈기갈기 찢어 죽여버리고 싶은 듯한 잔인함만 보였다.유강후는 가만히 서서 염지훈을 보았다.“온다연은 어디에 있지?”차가운 목소리엔 분노가 가득 느껴졌다.염지훈은 혀를 차곤 자신의 몸을 가리켰다.“만약 사람을 찾고 있는 거라면 다른 방에 가서 찾아보세요. 보다시피 지금 제 상태가 말이 아니라서요. 유강후 씨를 상대할 힘도 없네요.”그의 어깨에선 다시 피가 흘러내려 팔을 타고 그대로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방안에는 온통 피 냄새뿐이었다. 손에 들고 있던 흉기도 챙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유강후는 그를 빤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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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염지훈이 말을 이었다.“넌 대체 누구지? 유강후랑 대체 무슨 사이인 거냐?”온다연은 시선을 내리깐 채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냥 삼촌 겸 아저씨예요.”염지훈은 다소 의외라는 듯 몸을 돌려 온다연을 보았다.“정말로 유씨 집안 사람이었어?”온다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그를 보았다.불빛 아래 그녀의 얼굴 윤곽은 더 선명해졌다. 검은 두 눈동자엔 꼭 깊은 애정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염지훈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넋을 잃고 보다가 몸을 돌려 피식 웃었다.“유씨 집안 사람들은 역시 미모가 뛰어나네.”온다연은 시선을 내리깐 채 계속 약을 발라주었다.염지훈도 더는 말을 걸지 않았다. 담뱃불은 어느새 꽁초까지 내려왔고 이내 새로운 담배를 꺼냈다. 그러나 입에 물며 불을 붙이기도 전에 온다연이 확 빼앗아 재떨이에 구겨버렸다.“몸에 안 좋아요.”염지훈은 웃는 둥 마는 둥 미묘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날 이렇게나 걱정해 주는 거야?”온다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불어오는 바람에 흐트러진 머리 탓에 그녀의 표정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한참 지난 후 그녀는 하얀 손을 내밀며 그의 어깨에 묻은 피를 닦아주었다.“얼른 병원에 가 봐요. 세균에 감염되면 엄청 귀찮아지거든요.”목소리는 아주 부드러웠다. 꼭 갓 태어난 고양이 같은 목소리였다.두 사람의 거리는 너무도 가까워 염지훈은 그녀의 체향마저 맡을 수 있었다. 그녀의 체향은 달콤한 우유 사탕 같은 향이었다.그는 눈썹을 움찔거렸다. 온다연은 피를 닦은 티슈를 던지곤 염지훈을 보았다.“염지훈 씨 맞죠? 유하령이 새로 사귄 남자친구라고 들었는데 맞아요?”염지훈은 어깨를 으쓱였다. 대답하지 않았다.온다연의 눈빛에선 막막함이 느껴졌다.“두 사람 약혼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럼 저흰 친구가 될 수 없겠네요.”염지훈의 얼굴에 잠깐 흥미가 스쳐 지나갔다. 그는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왜 될 수 없는데?”온다연은 고개를 떨구었다. 하얀 손을 꼼지락대며 부드럽고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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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갑자기 확 당겨진 온다연은 휘청거리더니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겨버렸다.피부가 맞닿은 순간 그녀는 위장 속에서부터 울렁거리는 느낌에 반사적으로 염지훈을 밀어냈다.그녀는 시선을 내리깔았다.“전 이제 정말로 가야 해요.”염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한참 보다가 다소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날 이렇게 밀어낸 사람은 네가 처음이네.”온다연은 두어 걸음 물러나면서 옷자락을 꽉 쥐었다.“염지훈 씨, 전 다른 일이 있어 먼저 가볼게요.”하지만 몇 걸음 못가 염지훈에게 옷을 잡혀버렸다.“창문으로 가!”온다연은 의아한 눈길로 그를 보았다.염지현은 그녀를 창문 쪽으로 끌고 왔다.“유강후가 아직 복도에 남아 있어. 네가 문으로 나간다면 그건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을 거야. 창문으로 나가서 앞에 있는 작은 정원을 지나면 바로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는 길이 나올 거야.”말을 마친 그는 온다연을 한쪽 팔로 안아 올려 창턱에 앉혔다.“이젠 알아서 내려가.”온다연은 고민조차 하지 않고 바로 뛰어내렸다.바깥의 화단은 아주 축축했다. 온다연은 몇 걸음 못가 신발이 벗겨졌다. 허리를 굽혀 신발을 주우면서 뽀얀 속살이 드러나는 맨발로 젖은 잔디 위를 걸어 다녔다. 피부가 너무 하얀 나머지 눈에 튀었다.염지훈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2초간 빤히 보다가 목울대를 굴렸다.“혹시라도 갈 곳이 없으면 날 찾아와도 돼.”온다연은 감사 인사를 한 뒤 빠르게 신발을 들고 달렸다.호텔은 비록 아주 컸지만, 그녀가 갈 곳은 없었고 커다란 대문 밖도 나가지 못했다. 게다가 혼자의 힘으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그녀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결국엔 아주 조용한 구석을 찾아 숨어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번쩍이는 번개와 요란한 우렛소리에 덜덜 떨면서도 숨어 있었다.비는 계속 내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머리가 점차 어질거렸고 추위에 몸이 달달 떨려왔다. 온몸이 불덩이가 되어 버렸다.한 손으로 벽을 짚으면서 천천히 더 깊은 구석으로 들어갔다.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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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손바닥 가득 느껴지는 뜨거움에 위압감이 흘러넘치던 기세는 사라지고 다정하게 그녀를 불렀다.“다연아.”온다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품으로 꽈악 파고들었다.얼음장처럼 차가워졌던 심장도 녹아버리고 유강후는 몸을 굽혀 그녀를 안아 올렸다.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며 옆 사람에게 지시를 내렸다.“가서 의사 불러와!”온다연은 유강후의 목을 꼬옥 끌어안고 있었다. 번개가 내리칠 때마다 화들짝 놀라면서 덜덜 떨고 있었다.호텔까지 돌아가는 길은 멀지 않았지만 온다연을 안고 있던 유강후는 꼭 몇 년이 걸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집사가 문을 열었을 때 물에 빠진 듯한 모습의 두 사람이 시야에 들어오자마자 팔을 뻗어 온다연을 받으려고 했지만 유강후는 피하면서 직접 안고 욕실로 들어갔다. 바닥에는 두 사람의 몸에서 흘러내린 빗물로 가득했다.그는 직접 욕조에 따듯한 물을 담은 뒤 온다연을 내려놓고 깨끗하게 씻겨주었다. 부드럽고 커다란 수건으로 그녀의 몸을 감싼 뒤 침대에 눕혔다.온다연의 몸은 불덩이였다. 입술도 붉고, 건조해져 껍질이 일고 있었다. 작은 얼굴은 창백했고 아주 아픈 모습이었다.분명 아프면서도 그의 팔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유강후가 막 그녀의 손을 떼어놓았을 때 그녀는 다시 감겨들었다.이번에는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그리고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가지 마세요. 무서워요.”유강후가 나직하게 말했다.“가서 드라이기만 가져올게. 너 지금 머리 말려야 해.”온다연은 이미 정신이 흐릿한 상태였다.“절 혼자 두지 말아요. 무서워요.”유강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그냥 드라이기만 가져올 거야. 저기 서랍에 있으니까 3초면 다시 올 수 있어.”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면서 손을 떼어냈다.“착하지, 얼른 가져올게.”“아니야, 싫어요.”“봐, 저기 서랍 안에 있어.”“안 돼요. 가지 마세요.”한참을 달래고 나서야 온다연은 팔을 풀었다.유강후가 막 드라이기를 들고 오던 순간 창밖으로 번개가 번쩍거렸다. 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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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유강후의 말에 온다연은 가슴이 흔들렸다. 눈을 뜨니 더 이상 눈앞이 흐릿하지 않았다.그녀는 자신이 끌어안고 있는 사람이 유강후라는 것을 알아채고 당황한 모습으로 뒤로 물러났다.“아니요. 그 사람들이 아니에요...”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잡으면서 떨어지지 못하게 했다. 그의 눈빛을 보는 온다연은 등골이 서늘해졌다.“다연아, 앞으로...”“아저씨!”온다연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말허리를 잘랐다.“목, 목이 말라요...”유강후는 방금 가져온 생강차를 그녀의 입가로 가져다 대며 천천히 먹여주었다.온다연은 몇 모금 마시더니 밀어내고는 그의 얼굴을 만지려 했지만 결국 손이 힘없이 내려갔다.그녀는 유강후를 보면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유하령이 부럽네...”유강후의 목소리가 가라앉았다.“유하령이 뭐가 부러운 거지?”그를 바라보는 온다연의 눈빛엔 막막함이 깃들어 있었다.“아껴주는 사람이 있잖아요. 괴롭힘당하지 않게 말이에요...”힘이 없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유강후는 마음이 아팠다. 그녀의 손을 잡으며 입가로 가져가 뽀뽀를 한 뒤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긋하게 말했다.“걔가 있는 건 너도 있어. 걔한테 없는 것도 전부 너에게 줄게.”온다연은 그를 빤히 보았다. 마치 그가 한 말의 진위를 판단하는 눈빛이었다. 그러나 모든 게 힘들고 벅찼던 그녀는 머리를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그녀는 더는 화내지 않았다. 오히려 애원하는 듯한 어투로 말했다.“유하령 너무 예뻐하지 말아주면 안 돼요...?”유강후는 꼭 지금 작은 동물을 품에 안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작고 연약하여 병들면 바로 버려지는 그런 작은 동물 말이다. 그녀는 그를 향해 애교를 부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예뻐하지 말라면서 말이다.얼어붙었던 심장은 사르르 녹아버리고 손을 들어 올려 부드러운 손길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유하령은 내 조카야.”온다연은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면 웅얼거렸다.“나도 예전에는 조카였잖아요.”유강후는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꽉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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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유강후는 몸을 더듬는 그녀 때문에 호흡이 다소 거칠어졌다. 그녀의 손을 잡으려던 순간 결국 타올이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그는 고개를 떨군 채 힐끗 보았다.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몸이 바로 후끈 달아올랐다.고열로 그녀의 온몸이 옅은 분홍색이 되어버려 아주 탐스러워 보였다. 게다가 풍만한 그녀의 몸매와 자꾸만 자신의 몸으로 기대는 그녀의 행동은 마치 그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아래로 움직이고 있는 그녀의 손을 확 잡았다.“그만해!”목소리는 어느새 갈라져 있었다. 그것은 곧 그가 겨우 참고 있다는 증거였다.온다연은 정신이 몽롱했기에 시원한 곳을 찾아 자꾸만 움직이고 있었다.그에게 손을 잡혀도 시원한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들이밀며 비벼댔다.얇은 셔츠 한 장을 사이에 두고 점차 몸이 뜨거워졌다. 유강후는 곧 이성을 잃을 것 같았다.그는 제일 신경 쓰이게 하는 그녀의 작은 손을 빼내고 자세를 고쳐 안았다. 떨어진 타올도 다시 그녀의 몸에 감싸주었다.“움직이지 마, 곧 의사가 올 거니까.”“더워...”그녀는 몸을 배배 꼬면서 다시 그에게 바싹 붙으려 했다. 유강후는 하는 수 없이 그녀의 두 손을 한 손으로 제압했다.온다연의 몸은 불덩이였다. 특히 입술은 고열에 빨개졌고 껍질마저 일어났다.몸을 움직일 수 없자 그녀는 작은 입을 벌리며 숨을 쉬었다. 그러면서 혀로 메마른 입술을 촉촉하게 적셨다.유강후는 그녀의 작은 혀가 입술을 촉촉하게 적시자 다시금 욕망이 피어올랐고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하지만 온다연은 지금의 유강후가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 모르는 것 같았다. 여전히 시원한 그의 몸에 자신의 몸을 기대어 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그녀의 손이 다시 한번 그의 옷 속으로 들어올 때 유강후는 결국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지금 온다연에겐 그의 입술과 혀마저 전부 시원하게 느껴졌다. 저도 모르게 그의 입안을 헤집게 되었고 그의 입술을 핥았다.시원한 것이 기분도 좋아 온다연은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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