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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작가: 손이영
놀란 온다연은 온 힘을 다해 버둥거렸다.

그러나 이미 늦은 후였다. 방문이 달칵 소리를 내며 닫히고 한 손으로 그녀의 입을 꽉 막고 있었다.

“조용히 해!”

온다연은 자신의 입을 막아버린 그 손을 꽉 깨물었다. 남자는 고통에 바로 그녀의 턱을 확 움켜쥐더니 벽으로 밀쳤다.

“움직이지 마. 난 널 해치러 온 게 아니니까.”

낮게 깔린 남자의 목소리는 조금 허약하게 들려왔고 공기 중에는 짙은 피비린내가 섞여 있었다.

피 냄새가 나든 말든 온다연은 발을 들어 마구잡이로 그를 차버렸다.

남자는 다리로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압박하고는 차가운 흉기를 그녀의 허리춤에 가져다 댔다.

“자꾸 움직이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남자가 들이댄 흉기에 온다연은 등골이 서늘해져 바로 행동을 멈추었다.

얌전해진 그녀의 모습에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안으로 데리고 갔다.

어둠 속에서 남자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번개가 내리칠 때 언뜻 보게 된 남자의 덩치와 생김새, 그리고 까만 착장까지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겁을 먹은 그녀는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진정하려고 애를 썼다. 그녀가 만난 납치범은 심지어 도망자 신세였다.

이런 고급 호텔에 머무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자였기에 그녀는 납치범이 돈을 노리고 자신을 납치한 것으로 생각했다. 정말로 그렇다면 사람을 잘 못 잡은 것이다.

“전 돈도 없고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절 잡아도 아무런 소용도 없다고요.”

남자는 작게 목소리를 내면서 그녀를 다시 벽으로 밀었다.

“핸드폰은 어디에 있지?”

날카로운 칼이 목으로 다가오자 온다연은 함부로 움직일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핸드폰 안 가지고 나왔어요.”

남자는 믿지 않았다. 그녀의 몸을 더듬으며 핸드폰을 찾아보았지만 아무런 수확도 없었다.

그는 나직하게 욕설을 내뱉은 뒤 다시 말했다.

“난 널 해치지 않아. 하지만 네 도움이 필요해.”

남자의 커다란 덩치에 온다연은 두려움을 느꼈다. 이 순간 절망을 느끼며 만약 남자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면 그도 함께 저승으로 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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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다연은 반항도, 거절도 하지 않았다. 그가 끌고 가는 대로 얌전히 욕실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염지훈을 옷을 벗었다. 피 묻은 옷은 그대로 욕조 안에 대충 던졌다.“왼쪽 어깨 뒤에 있어. 난 팔이 안 닿으니까 네가 이 칼로 틈을 만들어서 손으로 빼내 줘.”말을 마친 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칼을 온다연의 손에 쥐여주며 욕조 안으로 들어가 온다연을 등졌다.온다연은 이런 것을 할 줄 몰랐다. 그저 학생 시절 실험실에서 개구리를 해부해본 게 전부였다.비록 대학 시절 응급처치 수업을 듣긴 했었지만, 이론만 배웠을 뿐 실탄에 맞은 환자를 어떻게 처치해야 한다는 것은 배우지 못했다.그녀의 손과 목소리가 같이 덜덜 떨렸다.“전 할 줄 몰라요.”염지훈은 이를 빠득 갈며 다소 다그쳤다.“빨리해. 시간 없으니까.”온다연은 덜덜 떨리는 손을 가져다 대며 칼로 염지훈의 어깨 상처 쪽을 그었다. 그러자 피가 흘러나왔다.“빨리하라고. 대체 뭘 꾸물대는 거야? 만약 온몸에 독이 퍼져 내가 죽게 되면 너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반드시 널 죽여버리고 눈 감을 테니까!”그의 목소리는 점점 더 사나워졌다.“빨리하라고!”상처에 피가 말라붙어 어느 것이 탄알인지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온다연의 손은 여전히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전, 전 정말로 할 줄 몰라요...”염지훈은 몸을 확 돌렸다.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사납게 온다연을 노려보았다.“지금 당장 빼내지 않으면 널 절대 이곳에서 내보내지 않을 거야. 그렇게 되면 나랑 이곳에서 죽는 건 물론이고 내가 죽기 전에 네 몸을 갈기갈기 찢어서 장기까지 전부 빼낼 테니 각오해!”온다연의 손은 더 심하게 떨려왔다. 쨍그랑, 결국 손에 있던 칼이 바닥에 떨어졌다.염지훈은 목에 핏대까지 세우며 이를 빠득 갈았다.“유씨 집안 사람이라고 했지? 유하령은 내 친구야. 네가 날 도와준다면 유하령을 도와준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좀 도와줄래?”온다연은 빠르게 진정했다.“당신과 유하령은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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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확 당겨진 온다연은 휘청거리더니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겨버렸다.피부가 맞닿은 순간 그녀는 위장 속에서부터 울렁거리는 느낌에 반사적으로 염지훈을 밀어냈다.그녀는 시선을 내리깔았다.“전 이제 정말로 가야 해요.”염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한참 보다가 다소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날 이렇게 밀어낸 사람은 네가 처음이네.”온다연은 두어 걸음 물러나면서 옷자락을 꽉 쥐었다.“염지훈 씨, 전 다른 일이 있어 먼저 가볼게요.”하지만 몇 걸음 못가 염지훈에게 옷을 잡혀버렸다.“창문으로 가!”온다연은 의아한 눈길로 그를 보았다.염지현은 그녀를 창문 쪽으로 끌고 왔다.“유강후가 아직 복도에 남아 있어. 네가 문으로 나간다면 그건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을 거야. 창문으로 나가서 앞에 있는 작은 정원을 지나면 바로 원하는 곳 어디든 갈 수 있는 길이 나올 거야.”말을 마친 그는 온다연을 한쪽 팔로 안아 올려 창턱에 앉혔다.“이젠 알아서 내려가.”온다연은 고민조차 하지 않고 바로 뛰어내렸다.바깥의 화단은 아주 축축했다. 온다연은 몇 걸음 못가 신발이 벗겨졌다. 허리를 굽혀 신발을 주우면서 뽀얀 속살이 드러나는 맨발로 젖은 잔디 위를 걸어 다녔다. 피부가 너무 하얀 나머지 눈에 튀었다.염지훈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2초간 빤히 보다가 목울대를 굴렸다.“혹시라도 갈 곳이 없으면 날 찾아와도 돼.”온다연은 감사 인사를 한 뒤 빠르게 신발을 들고 달렸다.호텔은 비록 아주 컸지만, 그녀가 갈 곳은 없었고 커다란 대문 밖도 나가지 못했다. 게다가 혼자의 힘으로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그녀도 아주 잘 알고 있었다.결국엔 아주 조용한 구석을 찾아 숨어 들어갔다.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번쩍이는 번개와 요란한 우렛소리에 덜덜 떨면서도 숨어 있었다.비는 계속 내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머리가 점차 어질거렸고 추위에 몸이 달달 떨려왔다. 온몸이 불덩이가 되어 버렸다.한 손으로 벽을 짚으면서 천천히 더 깊은 구석으로 들어갔다.또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8화

    손바닥 가득 느껴지는 뜨거움에 위압감이 흘러넘치던 기세는 사라지고 다정하게 그녀를 불렀다.“다연아.”온다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그의 품으로 꽈악 파고들었다.얼음장처럼 차가워졌던 심장도 녹아버리고 유강후는 몸을 굽혀 그녀를 안아 올렸다.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며 옆 사람에게 지시를 내렸다.“가서 의사 불러와!”온다연은 유강후의 목을 꼬옥 끌어안고 있었다. 번개가 내리칠 때마다 화들짝 놀라면서 덜덜 떨고 있었다.호텔까지 돌아가는 길은 멀지 않았지만 온다연을 안고 있던 유강후는 꼭 몇 년이 걸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집사가 문을 열었을 때 물에 빠진 듯한 모습의 두 사람이 시야에 들어오자마자 팔을 뻗어 온다연을 받으려고 했지만 유강후는 피하면서 직접 안고 욕실로 들어갔다. 바닥에는 두 사람의 몸에서 흘러내린 빗물로 가득했다.그는 직접 욕조에 따듯한 물을 담은 뒤 온다연을 내려놓고 깨끗하게 씻겨주었다. 부드럽고 커다란 수건으로 그녀의 몸을 감싼 뒤 침대에 눕혔다.온다연의 몸은 불덩이였다. 입술도 붉고, 건조해져 껍질이 일고 있었다. 작은 얼굴은 창백했고 아주 아픈 모습이었다.분명 아프면서도 그의 팔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유강후가 막 그녀의 손을 떼어놓았을 때 그녀는 다시 감겨들었다.이번에는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그리고 힘이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가지 마세요. 무서워요.”유강후가 나직하게 말했다.“가서 드라이기만 가져올게. 너 지금 머리 말려야 해.”온다연은 이미 정신이 흐릿한 상태였다.“절 혼자 두지 말아요. 무서워요.”유강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그냥 드라이기만 가져올 거야. 저기 서랍에 있으니까 3초면 다시 올 수 있어.”그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면서 손을 떼어냈다.“착하지, 얼른 가져올게.”“아니야, 싫어요.”“봐, 저기 서랍 안에 있어.”“안 돼요. 가지 마세요.”한참을 달래고 나서야 온다연은 팔을 풀었다.유강후가 막 드라이기를 들고 오던 순간 창밖으로 번개가 번쩍거렸다. 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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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강후는 심호흡을 했다. 속에서 피어오르는 욕구를 억누른 채 잠겨버린 목소리로 말했다.“움직이지 마!”하지만 온다연은 그의 몸에서 느껴지는 시원함이 너무도 좋았다. 팔을 뻗어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면서 바로 몸을 붙였다.손은 다시 제멋대로 그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뜨거운 몸이 그의 몸에 닿으니 유강후는 마지막 이성의 끈이 끊어져 버렸다.손으로 그녀의 팔을 떼어내면서 바로 안아 올렸다.침대에 앉은 뒤 그녀의 가느다란 다리를 벌려 자신의 허리에 감게 했다.그리고 이어진 그의 거친 키스, 시원한 것을 찾은 그녀의 혀는 바로 그의 혀에 감아왔다.유강후는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손을 타올 속으로 넣어 그녀의 몸을 더듬었다.보드라운 그녀의 살결을 따라 움직이면서 풍만하고 말랑한 그곳을 움켜쥐었다.어쩌면 그의 몸이 정말로 시원하고 편안했는지 그녀는 또 연약한 소리를 내었다.나른하면서도 유혹적인 그런 소리였다.그의 머릿속엔 저도 모르게 그녀가 황홀한 표정과 목소리가 무한 반복으로 떠오르고 있었다.숨소리가 거칠어지고 그녀의 입술을 살짝 깨 무면서 무섭도록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다 네가 자초한 일이야!”말을 마친 뒤 그대로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시원한 감각을 잃은 그녀는 바로 허공에 손을 휘적이며 안아달라는 행동을 했다.유강후는 단추를 풀면서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다음 순간 그의 몸을 더듬던 그녀의 손은 제압당해 버렸고 커다란 덩치가 그녀의 몸 위로 다가왔다. 그녀는 꼼짝할 수도 없었다.울먹이는 듯한 소리와 애원하는 듯한 소리가 방안에 울려 퍼졌다.순간 분위기를 깨는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 의사를 불러 왔습니다. 방으로 안내할까요, 아니면 거실에서 조금 더 기다리라고 할까요?”유강후의 몸이 멈추었다. 몇 번 심호흡을 한 뒤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 전까지 느끼던 흥분이 사라진 것이다.“거실에서 기다리라고 해.”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을 때 흥분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저 그윽함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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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혜린은 빠르게 감정을 정리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정말 두 사람은 똑같이 역겹네요. 하지만 한이준이 와도 난 두렵지 않아요. 이제 한이준에게 빚진 돈도 없으니 날 어쩌지 못할 거예요. 왕이라도 된 줄 아는 건가요? 법 위에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이네요.”유강후는 차갑게 응수했다.“정말 그럴까? 만약 두 살짜리 아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네?”임혜린은 깜짝 놀라 고개를 번쩍 들었다.“유강후! 뒷조사라도 한 거야?”유강후는 나지막하게 말했다.“임혜린, 난 지금은 너랑 말싸움할 시간 없어. 그리고 다연이는 과거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해. 난 다연이가 그때의 아픈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걸 원치 않아. 진유나로 살면서 단지 작은 오해로 인해 잠시 헤어졌던 것만 알면 된다고! 그러니 쓸데없는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마.”그때 온다연이 다가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임혜린을 바라보았다.“저... 분명히 아는 분인 것 같아요. 그런데 왜인지 떠올려보려고 하면 머리가 아프네요.”온다연을 보던 임혜린의 눈가가 붉어졌다.그녀는 몇 년 전 온다연이 유강후에 의해 나은별과의 거래로 희생당해 비극적인 일을 겪었다고 믿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임혜린은 분노로 칼을 들고 유강후의 집을 몇 번이나 찾아가 그를 해치려 했다.임혜린에게 유강후는 깊이 증오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며칠 전 강씨 가문으로부터 디자이너로 초대를 받은 후, 유강후가 새 연인을 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머릿속에는 온다연이 겪었던 고통이 떠나지 않았다.오늘 이 자리에 온 것도 유강후를 사람들 앞에서 망신 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그녀의 가장 소중했던 친구를 파멸로 몰아넣은 장본인이었기 때문이었다.임혜린은 온다연의 죽음과 관련된 모든 진실을 그의 새로운 부인에게 폭로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부인이 바로 온다연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임혜린은 온다연의 손을 잡고 말했다.“맞아! 우리는 대학 동창이자 단짝이었어. 모든 걸 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89화

    저택의 대형 홀은 작은 카펫에서부터 소파, 벽화, 시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고급 골동품이었다.평소 명품을 많이 접하는 디자이너들조차도 함부로 만지지 못하고 혹시라도 고가의 골동품을 파손해 소송에 휘말릴까 걱정했다.하지만 그들의 관심은 골동품이 아니라 이 옷들의 주인에게 쏠려 있었다. 이번에 가져온 옷들이 강씨 가문의 미래 안주인을 위한 것이라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강씨 가문의 안주인은 북아메리카와 유럽의 화교 여성들 사이에서 패션을 선도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그녀를 고객으로 잡는다는 것은 곧 서양의 아시아계 여성 패션 시장을 장악하는 것과 같았다.모든 디자이너들이 기대에 찬 눈빛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강씨 가문은 예의 바르게 최고급 얼그레이 티를 준비해 대접하며 약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미래 그룹의 총수와 그의 부인이 모습을 드러냈다.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키가 크고 잘생긴 동양 남성, 그리고 그의 등에 업힌 작고 귀여운 소녀였다.온다연은 안에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등에서 내려오려 했으나, 유강후는 내려주는 것을 거부하고 소파까지 걸어가고 나서야 그녀를 조심스럽게 내려주었다. 마치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인 듯 애지중지하는 모습이었다.하지만 디자이너들은 작은 소녀가 유강후의 부인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그의 여동생 정도로 여겼다.그런데 소녀가 그들 앞으로 불려 와 옷을 고르기 시작하자, 디자이너들은 비로소 그녀를 다시 자세히 살펴보았다.가까이에서 보니 그녀는 마치 그림에서 나온 듯한 정교한 미모를 자랑하는 동양 미인이었다. 피부는 하얗고 매끄럽고 만지면 촉촉할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디자이너들은 이런 동양 미인은 처음 보는지 잠깐 넋을 잃었다.그때 화장실에 갔던 디자이너 중 한 명이 돌아와 그녀를 보더니 갑자기 소리쳤다.“다연아!”그 소리에 모든 사람들의 정신이 돌아왔다.그 디자이너는 온다연에게 달려가 그녀를 껴안고 울면서 말했다.“너 아직 살아 있었구나! 정말 살아 있었어! 다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88화

    온다연은 고개를 들며 눈에 잠시 놀라움이 스쳤다.“어떻게 아셨어요?”유강후는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여기는 북아메리카예요. 제가 알고 싶으면 알아내지 못할 게 없죠.”그는 천천히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살짝 흔들리는 눈빛을 숨기려는 듯 말을 이었다.“유나 씨가 계속 염지훈 씨에게 미안해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그럴 필요 없어요. 염지훈 씨는 북아메리카에 도착한 지 이틀 만에 이미 다른 여자분과 함께하고 있었어요.”온다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그걸 그렇게 자세히 어떻게 아셨어요?”유강후는 가볍게 기침하며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여기 소문 빨라요. 화교들 사이에서 소문이 퍼졌거든요.”온다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유강후가 덧붙였다.“어쨌든 그 사람은 유나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깊고 헌신적인 타입은 아니에요. 그러니 심리적으로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이런 건 저한테 맡기면 돼요.”온다연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 문제를 명확히 짚어내지는 못했다. 염지훈을 변호하고 싶었으나 눈앞의 질투심 많은 유강후가 화낼까 봐 조심스러웠다.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염지훈 씨가 어떤 사람이든, 지난 몇 년간 제 곁에서 많은 도움을 준 건 사실이에요. 혼담도 양쪽 부모님이 동의한 거라, 파혼하더라도 서로 체면도 명분도 지킬 수 있도록 신중히 상의해야 해요.”하지만 유강후의 생각은 달랐다.염지훈은 온다연이 법적으로 유강후의 아내였던 시절에 그녀를 데리고 도망친 사람이었다. 그로서 그건 아내를 빼앗긴 것과 다름없었다.게다가 염지훈은 H국에서 온다연의 모든 흔적을 지우고 이름까지 바꿔 그녀를 진씨 가문으로 돌려보냈다.3년 동안 유강후는 그녀가 세상에 없는 줄로만 알고 하루하루를 죽은 듯 살아왔고, 그 오랜 시간 동안 그를 버티게 한 유일한 감정은 복수였다.유강후의 성격을 생각하면 첫날부터 염지훈을 철저히 무너뜨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비를 베풀었다고 볼 수 있었다. 유일하게 목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87화

    저택은 고목들이 하늘을 가릴 만큼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고 곳곳에 자리한 중식 건축물은 세월의 흔적을 간직하면서도 철저한 관리 덕분에 오히려 그 고풍스러움이 더욱 돋보였다.진씨 가문도 화교였기 때문에 진유나로 살고 있는 온다연은 이런 것들에 나름 익숙했다.강씨 가문의 저택은 수집품과 골동품이 넘쳐났고 그야말로 대형 박물관을 열어도 손색없을 정도였다. 심지어 역사 교과서에서나 봤을 법한 유물들까지 눈에 띄었다.“대단하네요. 강 대표님 댁은 정말 박물관 같아요.”온다연의 감탄에 유강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일제강점기 때 저희 가문이 북아메리카로 이주해 그곳에서 기반을 다졌어요. 이후 저희 가문의 어른이신 강양호 선생께서 H국으로 돌아가 최초로 비행사가 되셨죠.”“당시에 최초로 비행기를 조종하셨다니 정말 대단하시네요.”“당시 고국의 발전을 돕기 위해 귀국했지만 시대적 한계로 결국 북아메리카에 머무르셨습니다. 외조모님도 유명한 외교관으로 북아메리카와 H국의 협력에 크게 이바지하셨고 나중에는 조국의 미래를 위해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셨어요.”온다연은 그 이야기에 숙연해졌다. ‘이런 분들이 계셨기에 강씨 가문이 오늘날의 위치에 오른 거구나.’“외조모님은 지금 어떻게 지내세요?" 온다연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물었다.유강후는 그녀를 안정적으로 업고 걷다가 잠시 대답을 미뤘다. 그녀가 입에 가져다주는 과일 주스를 한 모금 마신 그는 얼굴을 찌푸렸다.“너무 시고 달아서 별로예요.”온다연은 그의 불평을 무시하고 다시 입에 주스를 가져다 대며 한 모금 더 마시게 했다.“아직 답 안 하셨어요. 외조모님은요?”유강후는 짧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돌아가셨어요. 생전 경원시에 내게 몇 채의 집을 남기셨고 제가 H국에서 자리 잡기를 바라셨거든요. 제 아이도 그곳에서 교육받고 뿌리를 내리길 원하셨어요. 그래서 우리 결혼식도 H국에서 한 번 더 올리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온다연은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저도 사실 돌아가 보고 싶긴 해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86화

    온다연은 주방 쪽을 힐끔 보며 물었다.“설마 염 대표님을 여기 초대하신 건 아니죠?”‘대기업 총수인 염 대표님도 재력도 도련님 못지않은데... 어떻게 그분이 여기서 요리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집사가 웃으며 말했다.“염 대표님은 아닙니다. 도련님께서 특별히 초대한 화교 셰프입니다. 손맛이 아주 뛰어나요. 오늘 요리는 아침에 공수해 온 신선한 재료와 특별히 준비한 양념으로 맛을 냈다고 합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온다연은 예상치 못한 대답에 놀랐다.‘이렇게 간단한 요리 몇 가지를 위해 굳이 식자재를 공수해 올 필요가 있을까?’유강후는 온다연에게 버섯 수프를 떠서 건네주었다.“한번 마셔봐요.”온다연은 수프를 한 모금 마시고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맛있어요! 그래도 염 대표님이 만든 것보다는 조금 부족한 것 같아요.”유강후는 온다연의 발그레한 볼을 살짝 꼬집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입이 꽤 까다롭네. 그래도 반달 정도 지나면 염 대표님 요리와 똑같은 맛을 낼 수 있을 거예요.”온다연은 호기심에 물었다.“어떻게요? 시간이 지나면 그게 가능해질까요?”유강후는 흰 생선 살 한 조각을 그녀의 그릇에 놓아주며 말했다.“특별히 제가 손을 쓸 일은 없지만... 유나 씨가 맛있게 먹으면 그걸로 충분해요.”오늘의 요리는 그날 먹었던 요리의 절반 정도밖에 없었지만 맛은 거의 똑같았다. 온다연은 만족한 듯 연달아 밥 두 그릇을 더 먹었고 마지막으로 수프까지 더 마시고 싶어 했다.그러나 유강후는 그녀의 배가 이미 볼록해진 것을 보고 더 이상 마시지 못하게 했다.사실 유강후는 은근히 그녀가 조금 살집이 올라 아이를 갖기 좋은 몸이 되길 바랐다.하지만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온다연은 과식한 탓에 소화불량으로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의사도 과식으로 인해 소화가 안 되는 문제라며 소화제를 처방했다.온다연은 약간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다 강 대표님 탓이에요. 점심에 요리를 너무 맛있게 만들어서 제가 자제할 수가 없었잖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85화

    유강후의 눈에 장난기가 가득했다.“어젯밤에는 누가 그렇게 계속 하라고 했더라? 완전 아기 살쾡이 같았는데, 내가 아는 다연이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니까.”온다연은 부끄러워서 그를 쳐다볼 수 없었다.“그만 말해요! 다 아저씨 때문이잖아요!”그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치맛자락을 잡아당기며 작게 물었다.“나의 그런 모습 싫어요?”유강후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입을 맞추며 나지막이 말했다.“당연히 좋지. 좀 더 야성적인 모습이면 더 좋고!”온다연의 얼굴은 터질 듯 붉어졌다.“아! 그만 좀 하세요!”‘누가 나 좀 구해줘! 겉으로는 금욕적인 남자라고 소문난 사람이 왜 나한테만 이렇게 짓궂은 거야! 기사에서는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완전 거짓말이잖아!’“더 말하면 화낼 거예요!”유강후는 온다연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보고 놀리기를 멈추고 가져온 개량 한복을 건넸다.“일단 이거 입고 있어. 점심 먹고 나면 옷 가져다줄 테니까 이따가 마음에 드는 거로 골라봐.”온다연은 재빨리 옷을 갈아입었다.유강후는 온다연에게 잘 어울리는 한복을 보며 예전에 그녀를 위해 특별히 제작했던 옷들을 떠올렸다. 그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유강후는 온다연에게 입을 맞추며 나직이 말했다.“다연이는 뭘 입어도 예뻐.”언젠가 귀국하면 그 옷들 다 입혀볼 것이다.온다연은 한복 자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좀 작은 거 같아요.”요즘 살이 좀 오른 것 같았다. 개량 한복은 예전 치수였는데 지금 입으니 허리에 딱 달라붙었다. 그래서 허리가 더 가늘고 부드러워 보였고 가슴도 더 볼륨 있어 보였다.유강후의 이상한 시선에 온다연은 실망했다.“안 예뻐요?”‘내가 살찐 게 싫은 건가?’“그럼 갈아입을게요. 이건 안 입을래요...”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강후는 그녀를 와락 끌어안고 폭풍처럼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온다연이 숨이 막힐 지경이 되어서야 그는 입술을 떼고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다연아, 네가 매일 이렇게 유혹하면 난 너 때문에 죽을지도 몰라.”그녀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84화

    유강후는 그녀의 귓가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넣었다.“내가 며칠 동안 얼마나 참았는지 알아? 매일 창문을 넘어 들어가야 했을 뿐만 아니라 작은 소리조차 내면 안 됐다고!”그의 숨결이 거칠어졌다.“다연아, 내 인생에 이렇게까지 참고 비굴하게 굴었던 적은 없었어. 네가 내 모든 기준을 무너뜨린 거야. 그런데 오늘 드디어 진 씨 가문에서 나왔으니... 다연아, 오늘 밤에는 네 목소리를 듣고 싶어...”그의 목소리는 낮고 허스키했으며 듣는 사람을 꼼짝 못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온다연은 귀가 간지러운 듯 몸을 움찔거렸고 온몸은 불이 붙는 것처럼 뜨거워졌다.그녀는 반사적으로 거절했다.“안 돼요. 싫어요. 난... 내 처소로 갈래요...”유강후는 온다연의 부드러운 입술에 입을 맞췄다.“그건 안되지. 오늘 밤은 내가 수십 년 동안 살아온 이곳에서 다연이와 함께...”그의 손이 그녀의 실크 잠옷 안으로 들어가 말랑한 허리를 감싸 쥐었다. 그는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속삭였다.“다연아, 너 알아? 난 몇 년 동안 이 방에서 너를 어떤 자세로 가질지 수없이 상상해 왔어...”온다연은 낮게 신음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만... 그만 해요. 부끄러워요...”유강후는 온다연을 가슴에 밀착시키고 나지막이 말했다. “현관문부터 침실, 그리고 이 다락방까지... 난 수도 없이 상상했어. 다연아, 내 모든 상상을 이루어줘...”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온다연의 몸은 떨렸고 마치 최음제라도 먹은 듯 흥분되었다.“그만 해요...”유강후는 멈추지 않았다. 뜨거운 입술이 그녀의 목을 타고 내려가자 온다연은 몸을 움츠렸다. 이성의 끈이 끊어지기 직전이었다.“안돼요. 여기선 안돼요... 여긴 누나의 사진이 있잖아요. 아저씨, 난 여기서 못해요...”유강후는 낮게 속삭였다.“그럼 내려가자. 아래층에서는 할 수 있잖아...”온다연은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그럼 도우미랑 집사더러 다 나가 있으라고 해요...”곧 집사는 모두 밖으로 나가라는 지시가 담긴 인터폰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83화

    유강후가 말했다.“네가 뽀뽀해 주면 괜찮아질 거야.”온다연은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부드러운 입술로 상처에 살짝 입을 맞췄다.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배 위에 올려놓았다.“아까 네가 다쳤던 곳을 차서 여기가 더 아파.”온다연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다 나았다면서요! 많이 아파요? 어디 보여줘 봐요!”말하면서 그녀는 유강후의 잠옷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매끄러운 잠옷은 단추가 풀리자마자 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렸다.온다연은 그의 배를 꼼꼼히 살폈다. 상처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옅어져 있었지만 탄탄한 복근이 시선을 빼앗았다.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복근을 몇 번 눌러 보았다. 느낌이 좋았다.손을 떼기 아쉬워 근육의 결을 따라 아래로 더듬어 내려갔고 눈길은 자연스럽게 위로 향했다.온다연의 손이 위험한 곳으로 향하려는 순간, 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숨결이 약간 거칠어졌다.“여기서 하겠다는 거야?”온다연은 그제야 그의 잠옷이 바닥에 떨어져 있고 그가 검은색 팬티만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의 아랫도리가 부풀어 오른 것이 눈에 띄어 온다연의 얼굴은 화끈 달아올랐다.그녀는 더듬거리며 말했다.“아... 아니에요! 그냥 상처만 살펴본 거예요! 얼른 옷 입으세요!”유강후는 붉어진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책상에 손을 짚고 그녀를 자신의 가슴팍에 가두었다.“네가 벗겼으니 네 손으로 다시 입혀.”그의 큰 그림자가 온다연을 완전히 덮었다. 샤워 후의 은은한 박하 향이 온다연의 코끝을 간질이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향기가 너무 좋았다...다락방은 작았고 유연서의 유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온다연은 마치 다른 사람의 공간에서 숨어서 만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런데 지금은 유강후가 바싹 다가와 숨소리가 들릴 정도이니 그녀는 긴장됐다.“여기서는 안 돼요...”유강후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고 온다연의 귀에 속삭였다.“내가 언제 여기서 한다고 했어? 무슨 생각 하는 거야?”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982화

    친누나?무슨 친누나?온다연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시 발로 찼다. 화가 나서 꽤 세게 찬 발차기는 유강후의 아랫배에 퍽 하고 꽂혔다. 유강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몸은 작은데 성깔은 보통이 아니네.”그는 온다연의 발목을 붙잡으며 낮게 경고했다.“또 차면 진짜 다리 묶어 버린다.”온다연은 속에서 불이 끓었지만 손발이 묶여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결국 분을 참지 못한 그녀는 그의 목덜미를 꽉 물었다. 꽤 세게 물었는지 금세 피가 배어 나왔다.유강후는 이를 악물고 고개를 돌려 목의 굵은 혈관을 드러내 보이며 도발했다.“물려면 제대로 물어. 여길 끊어 버리라고.”온다연도 정말로 화가 났는지 그의 말대로 혈관에 이를 박아 넣었다. 유강후는 눈을 감고 그녀가 마음껏 화풀이하도록 가만히 있었다.하지만 온다연은 끝내 세게 물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의 한심함과 마음 약함에 서러움이 복받쳐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눈물범벅이 된 온다연의 얼굴을 본 유강후는 자신이 장난이 지나쳤음을 깨달았다. 그는 황급히 그녀를 놓아주고 눈물을 닦아 주었다.온다연은 그 틈을 타 몇 번 발길질하고 뛰어내렸지만 유강후는 순식간에 그녀를 다시 붙잡았다.유강후는 온다연을 품에 안고 달랬다.“착하지, 울지 마. 사진 속 아이는 내 친누나라고 했잖아.”온다연은 흐느끼며 말했다.“거짓말쟁이! 무슨 친누나? 난 들어본 적도 없어요!”유강후는 한숨을 쉬며 나지막이 설명했다.“쌍둥이 누나라고. 알겠어?”온다연은 잠시 멍해지더니 더욱 화를 냈다.“아저씨는 어떻게 쌍둥이 누나 같은 거짓말까지 할 수 있어요! 나는 강씨 가문에 딸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고 아저씨에게 형제자매가 있다는 말은 더더욱 들어본 적 없어요. 아저씨는 강씨 가문의 외아들이고 유일한 후계자잖아요!”유강후는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거짓말? 정말 내 쌍둥이 누나야. 이름은 유연서이고. 다만...”그의 눈빛에 슬픈 그림자가 드리웠다.“열 살 때 세상을 떠났어. 벌써 21년 전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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