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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Chapter 91 - Chapter 100

915 Chapters

제91화

유하령이라는 세글자에 온다연의 손가락이 움찔 떨렸다.유강후는 그녀를 바라보며 조금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다연아, 조금만 더 시간을 줘.”요 며칠, 그는 전에는 몰랐던 것들을 한꺼번에 알게 됐고 그 모든 것들이 그를 분노케 했다.그가 없는 몇 년간, 아니, 그가 경원시에 있었던 그 시간에도 온다연은 유 씨네 집에서 영상보다 더한 대우를 받았다. 그녀를 괴롭힌 주모자가 누군지 온갖 방법을 써 알아봤지만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했다.누군지는 몰라도 어둠 속에 꼭꼭 숨은 인물이었다.물론 의심 가는 사람은 있었다. 심지어 그 의심의 화살이 친형에게까지 갔지만 그렇다 할 증거는 아직 아무것도 없다.그리고 만약 이 모든 게 정말 유씨 집안 사람 중 누군가의 짓이라면 분명히 이렇게 해야만 하는 목적이 있을 테고 그건 생각보다 더 복잡할지도 모른다.또한 중요한 점은 아직 대놓고 배후를 찾아내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랬다가는 유씨 가문이 하루아침에 가루가 되어 흩어질 테고 그렇게 되면 그 누구에게도 득은 아닐 것이다. 가문은 물론이고 미래 그룹 또한 불안정해지고 나아가서는 무너지고야 말 테니까.그런 건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유강후 본인도 말이다.그러니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주모자가 누구든 놓아줄 생각은 없다. 반드시 찾아내 이런 짓을 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해줄 것이다.다만 온다연은 그때를 기다리는 게 조금 힘든 듯했다.유강후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며 말했다.“조금만 기다려줘. 고씨 가문은 그저 시작일 뿐이야.”온다연은 그 말에 침묵으로 답했다.비스듬히 열린 창문 사이로 바람이 불어오자 그녀의 앞머리가 부드럽게 날렸다. 시선을 아래로 내린 탓에 그녀가 지금 어떤 표정을 지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얼마나 지났을까,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삼촌은 유하령이 좋아요?”유강후는 미세하게 떨리는 그녀의 속눈썹을 바라보며 되물었다.“네가 볼 때는 어떤데?”온다연의 얼굴색은 여전히 혈색 하나 없었지만 아까보다는 많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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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길게 뻗은 팔에 안 어울리는 밴드 두 개가 떡하니 붙어져 있어 보기 거슬렸다.온다연은 귀가 빨갛게 물든 채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미안해요.”그 모습에 유강후는 가슴이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그는 그녀의 팔을 잡아당겨 다시 자기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자기 어깨를 가리켰다.“어깨에도 있어. 여기도 발라줘.”온다연은 그 말에 이틀 전 있었던 일이 생각나 얼굴 전체가 빨개져 버렸다.당시 그녀는 확실히 세게 깨물었고 피까지 났었다.어깨에 남겨진 상처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가 옷을 입고 있는 바람에 볼 수가 없었다.이에 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유강후의 얼굴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는 안절부절못하는 자신을 미세하게 웃는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옷 벗겨서 봐.”온다연은 잠깐 망설이다 손을 들어 그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갔다.이미 몇 번 풀어봤기에 빨리 벗길 수 있었다.절반 정도 푼 다음 그녀는 옷을 조금 벗겨 상처를 확인했다. 오늘 물린 곳처럼 아파 보이지는 않았지만 껍질이 살짝 벗겨져 있었고 이빨 자국은 어느새 푸르게 멍이 들어있었다.이걸 보면 당시 그녀가 얼마나 세게 깨물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온다연은 손을 들어 멍이 든 곳을 살살 매만지며 물었다.“아파요?”유강후는 까만 눈을 그녀의 두 눈에 고정한 채 말했다.“깨무는 게 좋으면 몇 번 더 물어도 돼.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안 닿는 곳을 물어.”그 말에 온다연은 얼굴이 빨갛다 못해 터질 것 같았다.이 남자는 꼭 이런 부끄러운 말을 입에 내야 속이 시원한 걸까?그녀는 그를 째려보았다.“삼촌 진짜!”유강후는 그녀가 쑥스러운 듯 얼굴을 붉히는 모습을 좋아했다. 그리고 지금처럼 살짝 삐진 듯 구는 모습 또한 사랑스러웠다.그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다른 쪽 어깨를 가리키며 말했다.“이쪽도 물어봐.”온다연은 이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마조히스트인가? 지금도 이렇게나 아파 보이는데 또다시 물라고?유강후는 웃는 듯 마는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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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얼마 안 가 유강후는 옷을 전부 다 벗어버리고 가운 하나만 걸친 채 욕실로 들어갔다.물소리가 들려오고서야 온다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의 침실은 바로 옆방이었다.이대로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면 오늘 저녁은 그냥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그 생각으로 몸을 천천히 움직여 침대에서 내려오려는데 갑자기 유강후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그리고 이내 물소리가 멎더니 그가 물기 가득한 채로 욕실에서 나왔다.온다연은 그를 힐끔 보고는 얼굴을 붉혔다.유강후는 지금 허리춤에 타올 하나만 두르고 있어 잔 근육들로 뒤덮인 몸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리고 물기를 닦지 않은 탓에 작은 물방울들이 그의 목을 따라 가슴으로 내려가 이내 복근까지 흘러내렸다.그는 이쪽으로 걸어오며 손에 든 마른 타올로 젖은 머리카락을 털었다. 그 움직임으로 근육들이 미세하게 떨리며 언뜻언뜻 핏줄도 튀어나왔다.게다가 그가 허리춤에 있는 타올을 세게 밑으로 내린 바람에 지방 하나 없는 듯한 치골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정말 섹시함을 그대로 두르고 나온 듯했다.온다연은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고 머릿속으로는 그가 자신의 두 손을 꼭 잡은 채 밀어붙이던 장면이 떠올랐다.그녀의 심장은 멋대로 뛰었고 이제는 목까지 빨개져 버렸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지워버리고 싶지만 생각을 그만하려고 하면 할수록 고개는 자꾸 위로 들리고 시선은 자꾸 그를 찾았다.고개를 들어 그를 본 순간, 유강후의 까만 눈동자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마치 블랙홀처럼 그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그녀를 끌어당겨 버렸다.온다연은 화들짝 놀라 고작 1초 정도 보고는 금세 다시 고개를 숙여버렸다.유강후는 온다연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전화기 너머 상대에게 무언가 얘기하더니 곧바로 다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한 걸음 한 걸음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유강후가 이렇게 다가오는 것이 그저 무섭기만 했는데 지금은 심장이 고장 날 듯한 떨림만 있었다. 그리고 그가 다가오면 올수록 입술이 바싹 마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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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그리고 그 말은 유강후에 몸을 완전히 맡기면 그녀가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줄 수 있다는 것이기도 했다.온다연은 조금 반항하는가 싶더니 이내 천천히 눈을 감고 혀로 그의 입술을 조금씩 두드렸다.미세한 움직임이었지만 유강후는 대단한 자극이라도 받은 듯 몸이 굳어지더니 이내 그녀의 입술을 피가 날 듯이 깨물었다.이에 온다연은 아프다며 소리 냈다.“아파...”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풀어주고 거친 숨을 내쉬며 말했다.“온다연, 날 이렇게 만든 건 너야.”그러고는 한 손으로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의 옷 안을 휘저었다.온다연은 지금 속옷을 입고 있지 않았기에 유강후는 아주 손쉽게 그녀의 속살을 움켜쥐었다.말랑한 감촉에 이성을 잃은 뻔하면서도 다른 한 손은 허리에서 천천히 내려오더니 그녀의 다리를 서서히 벌려갔다.온다연은 그의 손길에 머리가 아득해져 저도 모르게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이 행동은 그에게 있어 응하겠다는 사인과 다름없었다.얼마 안 가 온다연은 자신의 허리에 뜨거운 무언가가 닿는 느낌에 화들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그리고 그제야 자신의 가운이 전부 다 젖혀져 몸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것을 깨달았다.순간 너무 놀랐던 것인지 그녀는 그의 목을 끌어안은 채로 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그걸 눈치챈 유강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달랬다.“쉬, 착하지. 무서워하지 마. 아프지 않을 거야.”온다연은 이다음으로 그가 무엇을 할 건지 알고 있다. 그래서 떨리는 손으로 그의 가슴팍을 밀어내며 발버둥 쳤다.하지만 유강후가 그걸 가만히 놔둘 리가 없었고 그녀의 손을 잡아 또다시 거칠게 위로 올렸다.온다연은 심장이 쿵쾅쿵쾅 뛰는 걸 느끼며 흐느꼈다.“아파요, 삼촌. 아프다고.”유강후의 숨소리는 점점 더 거칠어졌고 온몸에 열기가 돌았다.“조금만 있으면 아프지 않을 거야.”온다연은 이제 곧 울 것 같았다.“상처가 아프다고. 너무 아파. 상처 벌어진 것 같아요.”그 말에 유강후의 몸이 뚝 하고 굳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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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어둠 속 유강후은 손가락으로 온다연의 입술을 매만지다가 마지막에는 입꼬리 근처를 배회했다.그는 한껏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너한테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온다연은 입술을 깨물며 그의 눈치를 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그렇다고 확실히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녀에게 그럴 만한 담은 없었다.“조금, 아주 조금요.”그 대답에 분위기가 순식간에 싸해졌다.그걸 눈치챈 온다연은 저도 모르게 이불을 쥔 손에 힘을 주며 기어들어 가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정말 조금이요...”그때 유강후가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덥석 잡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온다연 그런 쓸데없는 생각할 시간에 하루빨리 날 받아들일 생각이나 해. 내가 오늘은 넘어간다고 해도 내일도 너를 가만히 놔둘까?”그는 갑자기 그녀의 귓불을 입에 물었다.“마음 같아서는 널 지금 당장 씹어먹고 싶어.”그 말과 함께 세게 깨무는 바람에 온다연은 숨을 헙하고 들이켰다.“아파요.”유강후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이제야 아파? 아까 발이 그렇게 됐을 때는 왜 아프다는 소리를 안 해?”온다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주위가 어두웠기에 지금 그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그의 호흡과 심장 소리는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시각이 기능을 못 하는 탓인지 나머지 감각들이 더 예민해지는 것 같았다.온다연은 방안 곳곳에 온통 유강후의 냄새로 꽉 찬 것 같았다. 시원한 우디향과 그의 숨결이 어우러져 공기 중에 떠돌아 그녀의 귀와 코 그리고 눈과 피부 등 공기와 맞닿은 모든 것에 스며들어 혈관 깊숙이 들어와 이윽고 심장에 뿌리를 내려 그녀의 몸과 마음 그리고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듯했다.그리고 거기서 벗어나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불행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온다연은 자기가 생각하고도 화들짝 놀라 왼쪽 가슴을 꾹 눌렀다. 정말 유강후의 숨결이 심장에 자리 잡은 것 같아 순간 겁이 나기 시작했다.그때 유강후가 갑자기 그녀를 감싸던 이불을 끌어 내리고 그녀에게 몸을 겹쳐왔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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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유씨 집안 사람들이 없으니 이 호텔도 나름 편하게 느껴졌다. 정원도 예쁘고 온천도 좋았고 휴식 코너에는 무료로 제공되는 신선한 과일들과 맛있는 디저트가 놓여있었다.온다연은 디저트를 하나 들고 휴식 코너의 의자에 누워 느긋하게 뉴스를 시청했다. 그러다 며칠 전 밥 먹을 때 만났던 안경 쓴 남자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그는 양복 차림에 머리를 한 올도 남기지 않고 싹 다 뒤로 올렸으며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온다연은 어딘가 모르게 이 남자가 불편했다. 웃을 때면 소름이 돋았고 시선이 마주칠 때는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이에 그녀가 몸을 일으켜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자 남자가 한발 빠르게 옆으로 다가와 그녀의 옆에 앉아버렸다.“나 그쪽 누군지 알아요. 유씨 집안 막내 도련님이 데려온 파트너, 맞죠?”온다연은 이대로 가버리고 싶었지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남자는 온다연을 아래위로 몇 번 훑더니 안경을 매만지며 씩 웃었다.“유강후 씨 안목이야 뭐 예전부터 좋았죠. 매번 유강후에게 지목당한 여자는 몸값이 몇 배로 뛰었고요. 나한테로 올래요? 이전 몸값의 3배를 줄게요.”온다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두어 걸음 떼기도 전에 그가 손목을 덥석 잡아 왔다.“내 말 아직 안 끝났는데?”남자는 양아치 기질이 다분했고 온다연을 하찮은 여자 보듯 바라보았다.온다연은 침착하게 대꾸했다.“저기요. 저는 그쪽이 누군지도 모르고요, 지난번에 얼굴 한 번 본 게 다예요. 그리고 당신과 얘기 나눌 생각 없으니까 당장 이손 풀어요.”남자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날 모른다고? 경원시에서 어떻게 날 모를 수가 있지? 혹시 뭐 괜히 튕기는 거야? 몸이나 파는 년 주제에 유강후한테 대주면서 나한테는 못 대줘?”온다연은 그의 모욕적인 말에 언성을 높였다.“지금 당장 이거 놓으세요!”임도현은 혀를 찼다.“유강후랑 침대에서 좀 뒹굴었다고 몸값이 하늘로 치솟은 것 같아? 막 부잣집 아가씨라도 된 것 같고 그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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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아직 이른 시간이라 라운지 바 안은 무척이나 조용했고 모든 룸의 문이 닫혀 있는 가운에 제일 안쪽에 있는 큰 룸 앞에만 두 명의 웨이터가 허리를 꼿꼿이 편 채 룸을 지키고 있었다.온다연은 자기가 왜 이곳으로 왔는지 몰랐다. 그렇게 다시 정신을 차리고 나가려는데 방금 봤던 그 룸 문이 거칠게 열렸다.“꺼져. 앞으로 이 근처에는 얼씬거리지 마. 내 말을 어기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지?”천 쪼가리 하나만 입은 젊은 여자 한 명이 거칠게 땅바닥에 내쳐졌다. 문을 열어젖힌 남자는 오만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어딜 감히 도련님 물건을 건드려? 죽으려고. 당장 꺼져. 앞으로 내 눈에 띄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너는 앞으로 이 바닥에서 끝이야.”내쳐진 여자는 그 말에 사색이 되어서는 바닥을 기며 싹싹 빌었다.“죄송합니다. 한 번만 봐주세요. 저한테 딸린 식구가 있어요. 그러니까 제발 불쌍한 사람 하나 구제하신다 생각하고 한 번만 봐주세요.”“안 꺼져?!”여자는 남자의 발에 의해 멀리 날아갔고 맞은편 벽에 허리를 세게 부딪혔다.룸 문이 매정하게 닫히고 여자는 이렇게 물러날 수 없다는 듯 몸을 힘겹게 일으키며 문을 두드리며 울며불며 빌었다.그러자 문밖을 지키고 있던 두 명의 웨이터가 그녀의 양팔을 붙잡고 질질 끌고 나갔다.온다연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그 광경을 지켜보다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그때 어떤 남자가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고 룸 쪽으로 끌고 갔다.“뭘 멀뚱멀뚱 보고 있어. 빨리 들어가지 않고.”그리고 어느새 뒤에는 두세 명의 남자가 더 서 있었다. 그들 뒤에는 젊은 여자들 여러 명이 예쁘게 단장한 채 서 있었다.남자는 거칠게 온다연의 손목을 잡고는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온다연은 지금 스포티한 옷을 입고 있었고 속살 하나 드러내지 않았다. 배를 까고 얇은 천 하나만 입은 여자들 사이에 그녀는 단연 눈에 띄었다.뒤에 있던 남자가 온다연의 어깨를 잡으며 물었다.“옷이 이게 뭐야? 왜 안 갈아입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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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온다연은 다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그때 두 명의 남자가 다가와 그들을 앞으로 끌고 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너희들한테 기회야. 지금 제일 중앙에 앉아 있는 남자는 경원시 제일 유명한 유씨 가문의 막내 도련님, 유강후고 그 왼쪽에 있는 남자는 한씨 가문의 후계자 한이준이야. 그 옆의 두 명은 옆 나라의 재벌가 도련님들이고 오른쪽에 있는 두 명의 중동 남자는 석유 왕국의 왕자님들이지. 내가 이런 정보를 주는 이유가 뭔지 알지? 오늘 너희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야.”남자가 말을 마치자 어느새 온다연을 포함한 여자들이 남자들 가까이에 도착했다.뒤에 있던 남자는 어느새 앞으로 나와 허리를 꾸벅 숙이고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대표님들, 아까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신입들을 데리고 왔습니다.”남자가 여자들을 소개할 때 온다연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뒤로 물러서 여자들 뒤에 숨더니 조용히 룸을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그때 인사를 마친 남자가 도망가는 온다연의 손목을 잡아 거칠게 끌어당기더니 제일 앞에 세워놓았다.“누구 손 한번 탄 적 없이 모두 깨끗합니다. 보다시피 이제 막 성인이 됐고요.”남자가 힘을 가한 탓에 온다연은 중심을 잡지 못하고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게다가 하필 넘어진 곳에서 고개만 들면 유강후가 보였다.순간, 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온다연에게로 쏟아졌다.온다연은 고개를 한껏 숙인 채 눈앞에 있는 남자의 구두만 바라보았다. 그건 유강후의 신발이었다.순간 비참하고 모욕적인 감정이 마음속에서 끓어올랐고 이대로 그냥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주먹을 꽉 말아쥐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그때 남자가 아부하기 위해 유강후를 콕 집어 말했다.“도련님, 어떠십...”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유강후가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남자의 무릎을 세게 걷어차 버렸다.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남자는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그리고 곧바로 유강후의 구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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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온다연은 이미 일어나 있었다. 그녀는 방금 유강후가 사람을 때리는 모든 과정을 전부 지켜보았다.반항 한번 없이 맞고 있는 남자를 보며 그녀는 자신이 맞았던 광경이 떠올랐다.유하령과 그녀의 친구들에 의해 바닥에 쓰러져 맞고 있을 때, 자신도 이 남자처럼 비참하고 불쌍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역시 유씨 가문 사람들은 다 같은 핏줄이라 그런지 사람 때리는 모습마저 닮아있었다.한이준의 말에 웨이터들은 피범벅이 된 남자를 룸에서 끌어냈다.온다연은 끌려가는 남자에게서 시선을 거두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제 발로 들어온 거예요, 도련님.”도련님이라는 아주 익숙하고도 낯선 호칭이 들려왔다.유강후는 몸을 돌려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온다연은 고개를 숙인 채 주먹을 말아쥐고 다시 말했다.“도련님이요.”유강후의 얼굴은 점점 더 차가워져 갔고 목소리는 점점 더 서늘해졌다.“누가 널 이곳으로 데리고 들어왔어?”온다연은 고개를 들어 그와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제 발로 들어온 거예요. 혹시 제가 즐거운 시간을 방해한 걸까요, 도련님?”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말에 가시가 있었다.평소의 그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이제껏 유강후의 앞에서 이런 식의 태도를 보인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여자는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말을 내뱉었다. 게다가 이 여자는 유강후의 손아귀에 있는 여자였다.거대한 분노가 가슴 속 깊이 밀려와 유강후는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며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온다연, 방금 한 말 다시 해봐.”온다연은 손톱으로 손바닥을 아프게 긁으며 아까 유강후의 옆에 있었던 여자들을 힐끔 바라보았다.두 사람 모두 화장을 하고 있었지만 누가 봐도 어렸다.유강후는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걸까? 마치 애완동물처럼 쉽게 다룰 수 있는 그런 여자를 좋아하는 걸까?그리고 그녀도 그의 후궁 컬렉션 중 한 명인 걸까?온다연은 순간 메슥거림이 밀려와 당장이라도 토하고 싶었다. 그리고 아까부터 줄곧 머릿속으로 이 세글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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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그때 집사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도련님께서 아가씨를 모시고 돌아가라고 하셨습니다.”이곳의 주인은 유강후이고 온다연도 그것을 알고 있기에 순순히 집사를 따라 다시 돌아갔다.도착해보니 언제 배달을 해온 것인지 흰색 장미가 거실과 침실 그리고 정원 테이블, 심지어는 온천 풀 안에도 놓여있었다.평소라면 꽃향기를 즐겼겠지만 지금은 속이 안 좋아 집사가 건네주는 약도 얼마 안 가 또다시 토해내고야 말았다.또한 간단한 디저트도 입에 넘기지 못한 채 그대로 뱉어냈다.저녁 식사 전에 맞춰 유강후가 돌아왔다.밖은 붉은 노을이 지고 있어 아직 밝았다.유강후는 정원 의자에 앉아 있는 온다연의 앞에 나타났다.흰색 스트라이프 셔츠에 검은색 바지, 그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아주 깔끔한 차림이었다.다만 겉은 이렇게 깔끔하고 고고하면서 잔인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다닌다.유시 가문 사람들은 하나같이 차갑고 매정하다. 유강후를 시작으로 유하령 그리고 유민준까지 모두 똑같은 인간들이다.찬 바람이 불어오자 온다연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찔 떨었다.유강후는 그런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표정이 어두운 것이 아까의 분노가 아직 가시지 않은 것 같았다.어색한 적막만 흐르고 두 사람 중 그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그러다 유강준이 발걸음을 옮겨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몇 분 후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갈아입은 옷은 역시 흰색 셔츠였고 다만 스트라이프가 아닐 뿐이었다. 옷에서는 유강후 특유의 시원한 우디향이 풍겼고 지금 있는 정원과 절묘하게 어우러졌다.온다연은 시선을 내려 바닥을 바라보며 드디어 작은 입을 열었다.“이번에는 어떤 벌을 줄 생각이에요?”유강후는 차가운 목소리로 되물었다.“내가 더러워?”온다연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내가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하겠어요.”무려 유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인데, 재력도 있고 권력도 있는 남자인데, 경원시의 여자들이 원해 마지않는 남자를 어떻게 감히 더럽다고 생각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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