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시 무렵, 자객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을 든 자객들이 한 줄로 나란히 야행복을 입고, 조용히 장공주부에 침입하였다. 그때 공주부의 정원에서는 고승들이 경을 읊고 있었고, 부인들은 베낀 불경들을 모두 태웠고 일부는 계속해서 경을 베끼고 일부는 외우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한 여인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객이다!" 비명소리는 밤하늘을 가르며 장공주의 심장을 내리 찔렀다. 정원에 있었던 장공주는 자객을 보지 못했기에 중원과 후원으로 침입한 것임을 직감했다. 그녀는 곧바로 뛰어나가려 했으나, 안여옥이 급히 장공주를 붙잡으며 말했다. “장공주님, 자객이 있습니다. 밖은 위험합니다.” “놔라.” 장공주는 매서운 표정으로 안여옥의 손을 뿌리쳤다. 그 표정에 주변 사람들이 화들짝놀랐다.정원은 순식간에 어수선해졌으나, 고승들과 몇몇 태부인들만이 침착했다. 지원 스님은 목소리를 내리깔며 말했다. “자객은 사위와 병사들이 상대할 것이니, 장공주께서는 위험을 무릅쓰지 마시고 계속 경을 읊으시오.” 장공주는 경단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지원 스님을 바라보았다. 두 손을 모은 그는 자비롭고 경건한 모습이었으나, 눈빛에는 뭔가 번뜩였다.경호병들이 후원으로 급히 달려가는 발소리를 들은 장공주는 문득 무언가를 깨닫고 몸이 떨렸다. 송석석은 15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 밤 움직인 것이다. 그녀는 남편을 속였고, 정심을 속였다. 이 자객들은 송석석이 보낸 사람들이었다. 그녀가 하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혹시 지하 감옥에 갇힌 고청란의 어머니를 구하러 온 것인가? 지하 감옥! 불길함을 느낀 장공주는 주변의 만류는 뒤로하고 서둘러 서원으로 뛰어갔다. 자객들은 이미 경호병들과 격돌 중이었다. 도준은 부병의 일부를 고승들과 부인들을 보호하는 데 배치해, 그들이 공주부에서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했다. "자객이라니! 너무 무섭구나! 얼른 도망쳐야 하지 않느냐?" 잔뜩 겁에 질린 시민주가 계속해서 김도연에게 묻자, 경
Last Updated : 2024-10-2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