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Chapter 701 - Chapter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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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숙청제의 지휘 아래 송씨 가문은 다행히도 혼란에 빠지지는 않았다. 그는 다시 경위영, 순방영에 사람을 보내고 경조부가 개청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사건을 보고하도록 했다.송씨 가문은 정당한 절차를 밟고 있었기에 왕야와 송석석이 이 일을 알게 되면 결코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었다. 송씨 가문은 이제 대부분이 상인과 서민이니 그들만의 방식으로 대처하기로 했다.경조부는 즉시 조사를 시작했다. 밤중에 모자 세 사람이 정문도 측문도 통과하지 않고 사라졌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납치당한 것이 분명했다.경조부는 관례대로 진성에 돌아온 이후 누군가의 미움을 산 적은 없는지 알아보았고 사람을 찾으면서 진술도 놓치지 않았다. 이 사건은 황제마저 경악하게 했다. 이날은 조정에 나가지 않았으나 경위 필명이 상주하여 송지안의 처와 자식들이 밤중에 이유 없이 실종되었다고 보고했다.숙청제는 송씨 가문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그때 내부에서 보고가 들어왔고 북명왕부에서 궁녀 한 명을 돌려보냈다는 것이었다. 이 궁녀는 전에 태비 곁에서 시중을 들며 동주 귀걸이 한 쌍을 훔쳤고 또 그녀의 방에서 많은 값비싼 장신구와 재물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그 장신구와 재물들은 북명왕부의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궁에서 다른 이들의 장신구를 훔쳤을 가능성이 의심되어 내부로 돌려보내져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다.이 도난 사건을 보고 받은 숙청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런 일은 내부에서 처분한 후 황후에게 보고하면 될 일이다."말을 뱉고 난 숙청제는 이상함을 느껴 다시 덧붙였다.“그것들이 어디서 온 것인지 엄히 조사하라"태비의 곁에서 시중을 들던 사람이 어찌 후궁들의 장신구를 훔칠 수 있었단 말인가? 애초에 들어갈 수조차 없었을 것이고 설령 들어간다 해도 단독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오직 궁전에서 시중을 들던 궁녀나 창고를 지키는 자만이 기회가 있을 터였다. 하지만 태비의 곁에서 시중을 들던 자는 다른 후궁들과 아무런 교류도 없었다.따라서 북명왕부에서도 조사하기 어렵다고 느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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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숙청제의 얼굴에 기쁨도 분노도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오대반은 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분노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회왕비가 그럴만한 그릇이 못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이렇게 많은 장신구로 궁녀를 매수할 능력이 없었다. 그녀는 오로지 스스로를 챙기기 바쁜 사람이었으니 말이다.이 일에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만약 아우가 이를 수상하게 여기지 않았다면, 궁에 돌려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무언가를 발견했지만, 조사하지 않고 궁으로 돌려보냈다는 것은 너무 많은 문제에 휘말리기 싫다는 것을 의미했다.그러나 사람을 돌려보냈음에도 아무런 실마리도 얻지 못하였으니 숙청제로서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숙청제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말했다. “태의를 불러 목숨을 붙들어 두도록 하고 끝까지 심문하거라.”이 사건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그를 주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마치 누군가가 거대한 함정을 파놓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느낌이었다.“예!” 오대반은 명을 받고 물러났다.그렇게 다시 반나절 동안 심문이 이어지고 오대반이 마침내 다시 보고하러 왔다. “전하, 그녀가 한 사람을 자백했사옵니다. 바로 장공주가 그녀에게 지시했다고 하였사옵니다. 회왕비를 지목한 이유는 장공주가 그녀의 가족을 해칠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죽었느냐?” 숙청제가 대뜸 물었다.“태의께서 가망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자리를 뜰 때 숨을 거두기 직전이었으니, 아마 죽었을 것입니다.”숙청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은 외부에 알리지 말고, 심문했던 자들의 입을 막아라. 내일 아우를 궁으로 부를 것이다. 그와 이야기를 나눈 지도 오래되었구나. 그리고 송지안의 일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아라. 지금쯤이면 진전이 있을 것이다.”오대반은 밖으로 나가 지시를 내린 후, 다시 궁으로 돌아와 시중을 들었다. 차를 따르던 오대반은 생각에 잠긴 숙청제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가 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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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고개를 숙인 오대반의 얼굴이 미세하게 변했다. 그는 공손히 대답했다. “저도 들었사오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북명왕께서 전하의 어명을 받들고 남강 전장으로 가셨고, 남강을 수복하여 전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니 이는 분명 공이옵니다. 황제께서도 공을 칭송하시고 천하에 알리셨으니, 제 생각으로는 북명왕께서 신하로서 공을 세우신 것은 분명하나, 공업이 기록될 때에는 전하를 먼저 기리고, 주로 삼아야 마땅하다 생각하옵니다.”숙청제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도 이제 내 눈치를 보는구나. 오대반, 나는 그리 속 좁은 사람이 아니다. 공이 높아 군주를 위협한다는 말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다만 한 가지 의심스러운 것은 전신묘를 세우겠다는 말이 남강을 수복하고 돌아왔을 때가 아닌 왜 지금에서야 그 얘기가 나왔느냐는 것이다. 그때가 백성들이 가장 격동되었을 때가 아니었느냐?”잔을 들어 올린 숙청제는 깊은 의미를 담은 눈빛으로 말했다. “그리고 그때 이미 여러 현사들이 그를 칭송한 바 있었다. 그런데 또 같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혹시 같은 자들이 아닌지 묻는 것이다.”오대반은 한숨을 살짝 내쉬고는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하를 속이려는 것은 아니옵니다. 다만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어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전하께서 말씀하신 대로라면, 전신묘를 세우자는 제안은 남강을 수복한 직후 나왔어야 했을 터인데 흥분이 가라앉아 일상에 집중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리도 소란스러우니 저도 당황한 것뿐입니다.”숙청제는 붓을 들고 상소문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오대반은 숙청제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자, 알아서 입을 다물었다. 황제는 사실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란을 듣고 마음이 불편해져 누가 먼저 이런 소동을 일으켰는지, 북명왕부와 관련은 없는 것인지 알아보게 하였다.조사 결과, 왕부는 이 일을 전혀 개의치 않았고 심지어 칭송하는 글을 보게 된 북명왕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남강을 수복하는 것은 선황제께서 뜻을 세우셨고, 황제께서 계획을 세우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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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그들이 태후를 기쁘게 하려는 마음으로 온 것을 알고 있었던 장공주는 내심 분노하면서도 감히 거절할 수 없었다. 평소에도 교류가 있었기에 심기를 건드리면 안 되었다. 특히 황형이 방금 진성으로 돌아온 시점에서 그들을 거절하는 것은 적절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곧 다가올 10월 15일에 있을 송석석의 계획에도 그들을 이용할 수 있었기에 장공주는 고민할 것도 없이 그들을 모두 초대했다.안태부 부인이 손녀 안여옥과 함께 가장 먼저 도착했다. 장공주는 상황을 간략히 설명하며 태후가 재물을 내려주신 덕에 후궁의 빈비들까지도 자비의 마음으로 많은 부인들이 참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에 태부 부인은 문제 될 것 없다며 선한 마음이지 않냐고 개의치 않았다.태부 부인은 오랜 세월 불교를 믿으며 자비로운 마음을 가졌고 가끔 목 승상 부인과 함께 연회에 참석하기도 했으나, 이처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사는 매년 한 번씩 열리는 한의절뿐이었다. 그녀는 돌아가신 영혼을 초도하기 위해서였고 고승들에게 불법을 배우기 위함이었다. 원래 안여옥은 오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안여옥이 스스로 따라가겠다고 했다. 손녀가 불교에 믿음이 없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착한 심성에 항상 타인의 신앙을 존중했기에 기꺼이 동행하기로 한 것이었다. 오늘은 밤새워 경을 읽어야 할 예정이었다.정청 밖에는 이미 향단이 차려졌고, 경을 읊는 단이 준비되어 있었다. “지연 대사께서는 오셨는지요?”태부 부인이 물었다. “이미 도착하였습니다. 지금은 진지를 드시고 있고 밤이 되어야 시작할 것입니다. 먼 길을 오신 탓에 쉬도록 했습니다.”“그렇다면 우리는 계속 경문을 베끼기로 합시다. 이미 많이 베꼈지만 많을수록 좋은 거니까요.”장공주는 사람을 보내 상황을 알아보려 했으나 승상 부인의 마차가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고, 태부 부인이 문방사우를 준비해 놓았으니 어쩔 수 없이 그만두었다. 승상 부인이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태부인과 육태부인도 도착했다. 그들 역시 각각 자손들을 데려왔다. 이태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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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장공주가 서둘러 상황을 정리하고 김도연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며 시민주를 잘 감시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김도연 또한 불쾌했다. 하지만 측비 신분이라 시민주가 사람들을 붙잡고 인사를 나눌 때 직접 개입하기가 어려웠다. 여기에 오기 전 그녀도 미리 경고했었다. 오늘 밤은 엄숙하게 보내야 하고 사람들과의 교제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고 말해두었다. 침묵 속에서 경문을 베끼고 경을 읊어 자비심을 드러내는 것이 가장 좋은 태도라 했거늘 시민주는 도착하자마자 인사를 나누며, 마치 연회에 참석한 것처럼 행동했다. 그 탓에 몇몇 태부인들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김도연은 앞으로 다가가 몸을 숙이고 조용히 말했다. “왕비님, 우리 함께 경문을 베낍시다.” 그녀는 ‘지장보살본원경’과 ‘태상구고’을 챙겼다. 그녀는 궁에서 병자를 돌보며 몇 차례 베낀 적이 있었다. 시민주는 마지못해 방석에 앉아 경문을 베끼기 시작했다. 경문은 난해하고, 글자는 쓰기 어려웠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손목이 아파왔다. 하여 붓을 내려놓으려 했으나, 장공주의 차가운 시선이 날아와 어쩔 수 없이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시민주가 있는 한, 장공주는 그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계속해서 부인들이 도착하고 있었고 특별히 대접할 필요는 없었지만 손을 모아 인사를 나누는 정도는 해야 했다. 경단 밖에는 이미 제물을 공양하는 상이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고, 최고의 단향과 촛불이 준비되었다. 비용은 장공주가 혼자 부담하는 것이 아니었고, 참석한 사람들이 함께 부담할 예정이었다.고승들은 이미 식사를 마쳤다. 지원 스님을 필두로 7명의 명망 있는 스님들이 등장했다. 사람들은 일어나 두 손을 모으고 스님들을 맞이했다. 태부 부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올해도 지원 대사와 여러 고승들을 뵐 수 있어 기쁩니다.” 가사를 걸친 지원 스님도 두 손을 모으며 인사했다.그는 이미 여든을 넘었으나, 육십 정도로 보였고 길고 흰 눈썹과 자비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부인의 건강이야말로 기쁨이지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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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오늘 밤 장공주부에서 벌어질 일에 대해, 그들은 오히려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자객이 출동했으니, 지하감옥은 반드시 침입할 것이기 때문이다. 장공주부의 법회로 인해 많은 고승들이 모였고, 순방영과 경위도 그곳을 중점으로 순찰할 것이기에 자객이 나타나면 염 선생이 준비한 사람들이 크게 소리치며 그들을 유인할 것이다. 자객은 장공주부의 구조를 알고 있었고, 지하감옥의 입구도 알고 있기에 그곳으로 유인할 계획이었다.송석석은 이 모든 상황이 쉬이 이해되지 않았다. 태후께서 물품을 내려 장공주를 지원했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 몰려들었다. 태후는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그동안 태후께서도 이러신 적이 없었으니, 황제께서 준비한 것이 틀림없다.정심이 궁에 돌려보내져 심문을 받았으니, 그 과정에서 장공주의 이름이 나왔을 것이다. 아마도 그 때문에 황제께서도 오늘 밤의 법회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저 더 많은 사람을 불러들일 뿐 아닌가?모든 분석을 마친 송석석이 염 선생에게 물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장공주와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을 유인하려는 것이냐? 필경 사이가 돈독하지 않다면 초대도 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그러자 염 선생이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저는 오히려 오늘 밤 장공주부에서 무언가 일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왕비님 말씀도 일리가 있지만, 황제의 목적은 장공주부에 도대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알아보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그 말에 깜짝 놀란 시만자가 물었다.“우리의 계획을 황제께서 알고 있다는 말입니까?”“확실하진 않습니다.” 염 선생은 시만자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의심이 많고, 속을 알 수 없는 분이라 왕부에 누군가를 심어두었는지도 모릅니다. 여러 차례 조사했지만 깊이 잠입한 생태라면 거듭 조사한들 무용지물일 것입니다.”송석석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 해도 놀랍지는 않다. 하지만 이 일을 아는 자는 우리들뿐이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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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술시 무렵, 자객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을 든 자객들이 한 줄로 나란히 야행복을 입고, 조용히 장공주부에 침입하였다. 그때 공주부의 정원에서는 고승들이 경을 읊고 있었고, 부인들은 베낀 불경들을 모두 태웠고 일부는 계속해서 경을 베끼고 일부는 외우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한 여인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자객이다!" 비명소리는 밤하늘을 가르며 장공주의 심장을 내리 찔렀다. 정원에 있었던 장공주는 자객을 보지 못했기에 중원과 후원으로 침입한 것임을 직감했다. 그녀는 곧바로 뛰어나가려 했으나, 안여옥이 급히 장공주를 붙잡으며 말했다. “장공주님, 자객이 있습니다. 밖은 위험합니다.” “놔라.” 장공주는 매서운 표정으로 안여옥의 손을 뿌리쳤다. 그 표정에 주변 사람들이 화들짝놀랐다.정원은 순식간에 어수선해졌으나, 고승들과 몇몇 태부인들만이 침착했다. 지원 스님은 목소리를 내리깔며 말했다. “자객은 사위와 병사들이 상대할 것이니, 장공주께서는 위험을 무릅쓰지 마시고 계속 경을 읊으시오.” 장공주는 경단 위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지원 스님을 바라보았다. 두 손을 모은 그는 자비롭고 경건한 모습이었으나, 눈빛에는 뭔가 번뜩였다.경호병들이 후원으로 급히 달려가는 발소리를 들은 장공주는 문득 무언가를 깨닫고 몸이 떨렸다. 송석석은 15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 밤 움직인 것이다. 그녀는 남편을 속였고, 정심을 속였다. 이 자객들은 송석석이 보낸 사람들이었다. 그녀가 하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혹시 지하 감옥에 갇힌 고청란의 어머니를 구하러 온 것인가? 지하 감옥! 불길함을 느낀 장공주는 주변의 만류는 뒤로하고 서둘러 서원으로 뛰어갔다. 자객들은 이미 경호병들과 격돌 중이었다. 도준은 부병의 일부를 고승들과 부인들을 보호하는 데 배치해, 그들이 공주부에서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했다. "자객이라니! 너무 무섭구나! 얼른 도망쳐야 하지 않느냐?" 잔뜩 겁에 질린 시민주가 계속해서 김도연에게 묻자, 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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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전북망은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과 고승들이 모여 있었기에, 만약 그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큰일이었다. 하여 급히 지원 스님에게 다가가 말했다. “대사님, 일단 안으로 피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객들을 잡고 난 뒤 다시 경을 이어가셔도 늦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원 스님은 고개를 저었다.“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그대는 그대의 임무를 수행하시지요. 경단은 열렸으니, 경을 다 읊기 전에는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전북망은 다급해졌다.“자객들이 침입했습니다. 위험하단 말입니다.” 하지만 지원 스님은 두 손을 합장하며 조용히 말했다. “자객은 제가 목표가 아닙니다. 만약 제가 다치거나 죽는다면, 그것 또한 제 운명입니다.” 스님을 설득할 수 없음을 깨달은 전북망은 남겨진 경호병들에게 말했다. “여기서 스님과 부인들을 보호하여라.” 말을 마친 전북망은 검을 들고 안으로 뛰어들었다. 서원에 도착한 장공주 30여 명의 경호병들과 함께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여기는 지하 감옥의 네 개 입구 중 가장 중요한 곳이었다.장공주는 송석석이 고청란의 어머니를 구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여자를 구한다 해도 이미 죽음의 문턱에 서 있었기에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 서원만큼은 결코 뚫려서는 안 되었다. 필명이 병사들을 이끌고 서원에 도착했을 때, 자객이 보이지 않자 급히 다가가 공손히 말했다. “장공주님, 일단 안으로 들어가 피하십시오. 자객은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필명을 본 장공주는 차가운 눈빛을 쏘며 말했다.“필요 없다! 당장 나가거라. 공주부의 병사들로도 충분하니 너희들이 끼어들 필요 없다.” “자객들은 무공이 뛰어나 공주부의 병사들만으로는 역부족일 것입니다.” 장공주는 급기야 분노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 내 병사들이 어찌 몇 명의 자객을 당해내지 못하겠느냐? 당장 물러가라! 그렇지 않으면 내일 너희들을 공주부에 무단 침입한 죄로 고발하겠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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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감옥 바닥에는 묶여 있는 화살 더미와 노기, 그리고 한 줄로 늘어선 칼, 검, 활들이 있었다. 그리고 구석에는 커다란 통들이 쌓여 있었다. 그가 가까이 다가가자,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 통들은 밀봉되어 있었고 위에 여러 겹으로 덮여 있었지만 화약 냄새는 여전히 새어 나왔다. 그 통들이 있는 곳에는 등불이 없었고, 지하 감옥의 입구 쪽에만 등불이 있었다. 사여묵이 뒤를 돌아보자, 경호병들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감옥 안의 상황을 본 그들은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서 있었다. 자객을 상대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까먹은 듯했다. 검을 휘둘러 몇 명을 쓰러뜨린 사여묵은 전북망이 경위병과 함께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전북망은 아직 이곳을 둘러볼 새도 없이 자객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사여묵은 그와 몇 차례 칼을 맞대었고, 어두운 불빛 아래 전북망은 그의 눈을 마주하고 말았다. 그 순간, 전북망은 잠시 멈칫했다. 사여묵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번개처럼 몸을 날려 계단을 세 걸음에 뛰어올라 지하 감옥을 빠져나갔다. 잠시 멍하니 서 있던 전북망은 지하 감옥에 가득한 무기와 장비들을 보고 그만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숨을 깊이 들이마시던 그가 경위병들에게 외쳤다.“당장 필명 대감에게 보고하라!” 전북망은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으며 덧붙였다.“그리고 순방영의 총령 육 대감도 불러오거라! 빨리 움직여라!” 바로 그때, 지하 감옥의 문이 쾅 소리를 내며 닫혔고 장공주가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내려왔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필명을 찾아가려는 경위병들에게 겨누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모두 움직이지 말라!” 경위병들은 한 걸음씩 뒷걸음질 치자 그녀는 부병들에게 명령했다. “이들을 모두 죽여라.” 경위병들과 전북망을 포함해 모두 다섯 명뿐이었지만 부병들은 약 30명 가까이 있었다. 부병들이 사여묵 앞에서는 아무런 힘도 쓰지 못했지만, 전북망과 네 명의 경위병들을 상대하기에는 충분했다.부병들이 검을 들고 다섯 명을 향해 다가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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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자객들은 필명과 순방영의 육 대감을 이끌고 다른 지하 감옥에 침입했다. 그곳에서 송지안의 일가족 네 명과 더불어 일곱, 여덟 명의 미쳐있거나 병약한 여인들이 발견되었다. 필명은 송씨 가문의 네 식구를 보자마자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즉시 명령을 내렸다. “즉시 이들을 부인들 곁으로 호송하라. 그곳에는 경위병과 부병들이 지키고 있으니 안전하다.” 옆방에 갇혀 있던 여인들은 모두 불구 상태였다. 어떤 이는 팔이 잘렸고, 어떤 이는 다리가 잘렸으며, 또 어떤 이는 얼굴이 망가졌거나 혀가 잘려 있었다. 상처는 제대로 치료되지 않아 아물지 않았고 그중 한 여인의 잘린 다리에는 구더기가 득실거리고 있었다.눈 앞에 펼쳐진 참상에 경위병들은 이곳이 공주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이곳은 지옥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그들은 그녀들의 몸에서 풍기는 악취를 참으며 한 명 한 명 구출했다.정원에서는 지원 스님이 고승들과 함께 계속해서 경을 읊고 있었다. 경위병과 순방영의 병력은 점점 많아지자 이에 몇몇 사람들은 자객의 수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졌다.시민주를 비롯한 몇몇 부인들은 도망치고 싶었으나, 지원 스님이 그들을 저지했다. 자비롭고 온화하기로 유명한 지원 스님이 드물게도 날카로웠다.“여기까지 왔으면 끝까지 있어야 합니다. 다시 자리에 앉으시오.” 시민주는 두려움에 떨며 급기야 눈물까지 흘렸다.“자객이 있는데 왜 나갈 수 없단 말입니까? 영혼을 위로하려다 목숨까지 잃는 건 너무 어리석지 않습니까? 자비를 말하면서 사람 목숨을 위협하고 있군요.” 그러자 승상 부인이 담담하게 말했다. “경위병과 순방영이 모두 왔거늘 무엇을 두려워하시는지요? 김측비를 보시지요. 얼마나 침착합니까.” 김측비는 침착한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심장은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지경이었다.연왕과 오랜 세월을 함께한 그녀이기에 연왕의 모든 계획을 알고 있었고 장공주의 지하 감옥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만약 그 물건들이 발각된다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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