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Chapter 691 - Chapter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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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송지안의 집은 고택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날 일 자 형태의 천정이 있는 집이다.평소 송지안의 부인 황씨는 저녁 식사 후 시어머니와 함께 자수 일을 하거나 뱃속의 아이에게 옷을 만들어 주거나 두 아들에게 장난감을 만들어 주곤 했다.그런데 오늘 밤 며느리는 오지 않았고 두 아이의 노는 소리마저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자 이상하다고 느낀 송씨 어머니는 석씨 아주머니를 보내 확인하게 했다. 석씨 아주머니가 황씨의 집에 가서 묻자 시녀 하늘이 의아해하며 말했다. “소부인은 부인 댁에 수놓으러 갔는데 이미 30분이 지났습니다.. 도련님 두분도 다 데리고 함께 갔는데 말이예요.”석씨 아주머니는 깜짝 놀랐다. “아니, 소부인이 오지 않아서 부인이 저에게 와 보라고 한 겁니다.”하늘이 반문했다. “그럴 리가요. 정말 갔습니다. 저녁 먹은 후 안태약을 먹고 갔습니다.”“정말 부인에게 간다고 한 겁니까?”"예. 노을이도 전에 따라가지 않았습니까. 가기 전에 소부인이 소인에게 복도 청소를 시켜서 제가 함께 가지 못했습니다.”석씨 아주머니가 말했다. “못 만났는데… 다른데 간 건 아니겠지요? 어서 저택에 가서 물어보시오. 저는 옆집에 가서 셋째 부인께 여쭤보겠습니다. 오늘 낮에 셋째 부인께서 도련님을 데리고 놀겠다고 하셨습니다.”셋째 부인은 송세안의 부인이고, 두 집은 담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이었다.송세안은 지금 태공을 따라다니며 가문의 자손들의 일을 처리하고 있어서 송씨 가문의 존경을 받고 있다. 전에 송석석이 장군부를 떠날 때도 송세안이 가문의 자손들을 데리고 가서 혼수를 옮기는 일을 도왔다.석씨 아주머니와 하늘은 급히 가서 물었는데, 그 결과 아무도 황씨와 두 형제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송세안은 이 일을 듣고 수상쩍게 여겼다. 황씨는 예전에 지안과 함께 수주에 사로고 있었고 진성에는 거의 돌아오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 임신 중이라 거의 밖에 나가지도 못해 기껏해야 고택이나 자신의 집에 올 뿐이였다. 낮에도 나가지 않는데 밤에는 더 나가지 않을 게 당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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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사여묵은 염선생의 손에 쪽지가 쥐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그가 세 모자의 행방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고는 진복이 왜 사람을 많이 보내서 찾지 않은 점이 의아했다. 이렇게 늦은 밤에 빨리 찾아야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때는 이미 늦기 때문이다. 송석석은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아 사여묵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진복, 염선생의 말대로 하거라. 사람을 몇 명만 데리고 찾거라. 송씨 가문에게는 더 이상 말하지 말고, 왕부에서도 사람을 보내 찾을 것이라고만 전하거라. 내일까지 찾지 못하면 경조부에 가서 신고하라고 하고.”장군이 말을 하자 진복이 대답했다. “예, 전부 시경님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진복이 떠나자 시만자가 뛰어들어왔다. 시만자는 방에서 목욕을 마치고 진복이 국공부에 찾아왔다는 말을 듣고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급히 달려왔다.“무슨 일입니까?” 시만자는 머리도 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비녀를 꽂았다.염선생은 손에 계속 쪽지를 쥔 채 몽동이를 시켜 사람을 데리고 밖을 지키라고 하였다. “저희가 장공주부에 보낸 사람이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오늘 밤에 장공주의 시위장 도준이 사람 몇을 데리고 나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 둘과 임신한 부인을 업고 옆문으로 들어와 지하 감옥으로 갔다고 합니다.”시만자는 아직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갔지만 장공주부에도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존경심이 생겼다. “장공주부에도 사람을 들여보낼 수 있습니까? 염선생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염선생님이 보낸 사람, 장공주도 중용하고 있으시지요?”“예, 중용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없어서는 안 될 정도입니다.” 염선생은 정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변소 청소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이다. 없어서는 안된다.그리고 이 일을 하면 밤에 곳곳의 변소를 둘러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사지도 않는다. 아무도 더럽고 냄새나는 그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고 보기만 해도 코를 막고 피했다.“그들? 한 사람만이 아닙니까?” 시만자는 질문을 한 후에야 갑자기 생각났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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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시만자가 물었다. “장공주부의 지형도가 있습니까? 지하 감옥이 어디에 있습니까?”사여묵이 대답했다. “지형도가 있기 마련이지. 내일 밤에 움직여야 하는데 지형도가 없을 수 있겠나?”시만자는 좌절감을 느꼈다. 그녀와 홍시는 정보 사업을 하였지만 아무런 유용한 정보도 캐내지 못했다. “어떻게 사람들을 끼워 넣었습니까? 어떻게 하면 아무도 모르게 장공주부에도 사람을 끼워 넣을 수 있었던 거지요? 장공주부가 가장 어려운 곳이고 게다가 그렇게 중요한 일을 참.. 한 명도 아니고..”염선생은 변소 청소를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서 본론으로 말을 돌렸다. “지금 초보적인 계획은 시경님이 먼저 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 안으로 소식을 전할 수도 없으니 시경님이 자신의 능력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공주부의 병력 배치와 순찰 상황을 알고 있다는 건 다행이지긴 하지만요. 핵시가 가장 적절한 시기인데 이미 자시가 다 되었으니 가장 좋은 시기도 놓친 셈이지오.”사여묵이 말했다. “본왕이 야행복만 갈아입고 바로 출발하마.”사여묵은 송석석을 바라보며 위로했다. “걱정 마시오.”송석석은 사여묵을 믿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조심하시오.”“그래.” 사여묵은 송석석을 향해 따뜻하게 웃어 보였다. 그는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 “공주부의 호위든 부병이든 모두 쓰레기이다. 밤에 사람을 납치하는 일이나 하지, 어려운 점이라면 조용히 지하 감옥에 잠입하여 숨는 것인데, 이전에 지하 감옥의 지형도를 본적이 있어 괜찮을 겁니다.”“예, 모든 일에 조심하시오.”송석석은 공주부의 경비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북명왕부와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조용히 잠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공주부에 500명의 부병은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태반이 나태하다 하더라도 뛰어난 사람은 있었다. 예를 들면 시위장 도준 같은 사람 말이다. 송석석이 말했다. “정심도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구나. 정심이 우리가 요즘 10월 15일 장공주부에서 소란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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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송석석 대답하지 않고 말했다. “내일 왕과 성을 나가야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싫으니 지금 나의 손톱을 정리해주거라.”“아가씨, 내일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그럼 노비도 데려갑니까?” 보주가 기뻐하며 물었다.“아니.” 송석석은 보주를 한 번 노려보았다. “아주.. 나갈 생각만 하지!”정심은 계속 여기저기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이상하다. 분명 왕과 왕비는 함께 방에 들어왔는데.. 왜 지금 왕비밖에 없지? 왕은? 분명 문이 잠겨져 있었으니 문으로 나간건 아닐 테고.. 아니면 혹시 창문으로 나간 걸까? 근데 왜 이렇게 은밀하게 움직이지?’매니큐어를 꺼낸 후, 두 사람은 송석석의 손톱에 바르려고 했다. 이때 시만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석석아. 네가 준 동주 귀걸이 없어졌다. 내가 여기 놓고 가지 않았나?”시만자는 성큼성큼 들어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한번 찾아봐 줘. 여기에 있는지.”“넌 내 방에서 화장을 지운 적도 없는데, 어떻게 여기에 있겠어? 그냥 다른데다가 두고 잊어버린 거 아니야? 잘 찾아보기는 했어?”시만자는 송석석의 화장대를 열어보고 옆에 놓인 장신구 상자 몇 개도 확인하였다. “다 찾아봤어. 내일 그 귀걸이를 할 생각이었는데 여기 둔 것이 아닌가 해서..”송석석은 장신구가 많다. 여기 있는 것들은 그녀가 자주 사용하는 일부분일 뿐이다.시만자는 장신구 상자를 샅샅이 뒤졌지만 동주 귀걸이를 찾지 못했다. 시만자는 조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설마.. 누가 가져간 건 아니겠지? 우리 집에 손버릇이 나쁜 사람은 없을텐데.”“그럴 리가. 우리 집에서 이런일은 한 번도 일어난적 없어.” 송석석이 말했다. “네가 원래 부주의하잖냐. 물건을 함부로 여기저기에다 버리고 다니고. 그래서 바닥이나 상자 밑에 떨어지지 않았을까? 양 마마에게 사람 불러 찾으라고 할게. 보주, 정심, 너희도 얼른 가서 찾아보거라.”시만자는 기운이 빠져 해탈해 버렸다. “그래, 너희들도 나를 도와 찾아 주거라. 그 두 동주 비싼 거다. 대충 팔아도 천 냥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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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이렇게 소란스럽게 수사하면 틀림없이 혜 태비를 놀라게 했을 것이다.태비는 일찍 잠이 들어 잘 자고 있었는데 밖에 떠드는 소리를 듣고 같은 방에서 자고 있는 고 씨 유모에게 무슨 일인지 알아보라고 했다.저택의 하인들의 손버릇이 나빠서 시만자의 동주 귀걸이를 훔쳤다는 보고를 듣고 태비는 화가 났다. “왕부의 대우가 다른 저택보다 얼마나 많이 좋은지 모른단 말이오. 욕심이 이렇게 큰 사람은 손을 부러뜨려 버려야 하오.”“왕비님께서 오셨습니다.” 밖에서 하인이 들어와 아뢰었다.밤에 추워지자 혜 태비는 침대와 이불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왕비가 밖에서 대국을 주관하지 않고 여기 와서 무엇을 하려는 건가? 본궁 이미 잠들기 직전인데 말이야..”“어머님.” 송석석이 성큼성큼 다가왔다. 송석석은 혼자 왔다. 오늘 밤 동주 귀걸이는 정심의 침대에서 찾아낼 것이다. 정심은 원래 태비의 사람이었다. 그래서 송석석은 여기에 와서 태비를 지키고 있다가 찾아낸 후에 어떻게 처리할지 말씀드리려 했다.“어째서 왔는가? 밤에 추운데 옷이라도 더 입고 오지.” 혜 태비의 표정은 송석석을 보자 바로 더없이 다정하고 따뜻해졌다. “이리 와서 앉거라.”송석석은 먼저 인사를 올리고는 침대 옆에 앉았다. “밤에 어머님을 깨운 것이 이게 다 며느리가 집안을 잘 다스리지 못한 탓입니다.”“허허. 괜찮다. 한데 왜 이 한밤중에 이렇게 소란스럽게 찾는 건가. 내일 아침에 찾지 않고?” 혜 태비가 하품을 하며 물었다.그러자 고 씨 유모가 설명했다. “내일 다시 수색하면 물품을 빼돌렸을 수 있습니다. 그 동주 많이 비쌀 것 같기도 하고요.”혜 태비는 “응” 하고 대답하면서 고 씨 유모를 담담히 쳐다보았다. ‘너만 잘났지, 아주.’“차를 따르거라.” 송석석이 분부했다. “이 밤에 차를 마시지 않으면 견디기에 쉽지 않을 겁니다. 어머님께서도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혜 태비는 손사래를 쳤다. “아니다. 이렇게 늦게 차를 마시면 잠을 잘 수 없구나.”송석석이 말했다. “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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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심이 끌려들어 왔는데 그녀의 낫빛은 잿빛같이 어두웠고, 양 마마는 그녀의 침대 밑에서 찾아낸 나무 상자를 들어 올려 안에 있는 물건을 모두 탁자 위에 쏟았다. 동주 귀걸이 외에도 다른 많은 장신구들이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싼 물건이 아니었다. 게다가 안에 있는 나무 상자 밑에 은표 몇 장이 있었는데 펼쳐보니 모두 백 냥짜리였다. 그리고 금괴 두 개와 은괴 다섯 개, 동전 몇 푼이 있었다. 혜 태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차를 끓인 후에 일어나 앉아 탁자 위에 놓인 물건을 보며 금비녀를 들고 위에 박힌 보석을 보았다. 혜 태비는 이 물건들이 너무나도 익숙했다. 이것들은 금루의 물건이고 금경루를 따라 만든 물건들이었다. 그녀는 다시 팔찌를 하나 들어 보았는데 자신의 팔지와 공예도 비슷했다. 이러한 장신구가 십여 개정도 있었는데 은표와 금은을 포함해서 대략 계산해 보니 수천 냥이 넘었다. 혜 태비는 처음엔 그녀가 훔친 줄 알았지만 자세히 보니 황실에서 금루의 장신구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가 원래 가지고 있던 물건도 팔아서 금루와 선을 그어 금루의 장신구는 하나도 없었다. 이때 송석석이 입을 열었다. “양 마마, 일단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나가주게. 나와 태비께서 직접 심문하겠다.” “네.” 양 마마는 손을 저으며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내려갔고, 소월과 소란도 그 뒤를 따랐다. 떠날 때 그 두 사람은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그 두 사람은 정심과 한 방에서 지내면서도 그녀가 이렇게 많은 은표와 장신구를 가지고 있는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시만자는 들어와 문을 닫고 정심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턱을 잡고 물었다. “증거까지 확보했는데 또 무슨 할 말이 있냐?” “동주는 내가 훔친 게 아닙니다.” 정심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몸을 떨며 말했다. 그녀는 오늘 이 일이 자신을 노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송석석이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 “동주는 당신이 훔친 게 아니라고 치자. 그럼 이 은표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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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태비는 정심이 뇌물을 받고 황실을 팔았다는 것을 알아채고 물었다. 다만 누가 정심을 매수한 것인지 모르는 것뿐이었다. 그러자 송석석은 담담하게 말했다. “장공주입니다.” 그러자 혜 태비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장공주가 대체 뭐 하려는 것이냐? 대체.. 언제부터 시작된 것이냐?!” “어머님께서 궁에 있을 때부터 정심은 장공주의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님께서 장공주와 같이 장사를 할 때 옆에서 장공주를 많이 칭찬했겠지요?” 혜 태비는 그 모습을 상상하니 화가 더욱 치밀어 오르는 것 같았다. “어디 칭찬일 뿐이냐? 장공주가 현명해서 진성의 귀족세가들에게 명성이 자자한 데다 수단이 대단해서 모두 그녀를 추켜세운다며 우리 언니보다 더 대단한 사람처럼 얘기해서 나도 그녀에게 다소 경복 했는데.” 시만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경복 한 게 아니라 무서웠던 것이겠지. 장공주 모녀에게 당했을 때도 석석이 나서지 않았다면 자신이 속았다는 걸 알고도 찾아가지 못했겠으니까.’ “장공주가 내 옆에 사람을 배치해서 뭐 하려는 것이냐?” 혜 태비는 어리둥절해졌다. “내가 후궁에 있을 때도 매일 언니와 얘기하고 황제가 등기한 후에도 난 황후와 수민과도 왕래가 뜸했는데.” 그러자 시만자가 말했다. “태비께서도 훌륭한 아들이 있으니까요.” “묵이 때문이라고? 그럼 묵이를 해칠 생각이었는가?” 혜 태비의 목소리는 점점 밝아지고 노여움도 줄어들었다. “묵이 때문이라면 왜 황실에 사람을 배치하지 않는 거냐?” 송석석이 말했다. “그녀가 무엇 때문이든 어머님은 이 일을 크게 소문내서 궁에서 처리하도록 하면 됩니다.” 혜 태비가 그녀의 뜻을 알아채지 못하고 무심코 물었다. “왜 궁에서 처리하라고 하는 것이냐? 정심은 내가 궁 밖으로 데리고 나온 것이니 내가 처리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을 텐데. 그녀를 돌려보낸다는 건 우리 황실이 시녀 하나도 처리하지 못할 만큼 무능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 아니냐?” 그러자 송석석이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무능해 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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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한편, 사여묵은 이미 장공주부에 잠입했지만 아직 지하감옥에 도착하지는 않았다. 공주부의 지하감옥에는 입구가 네 개 있었는데, 지하감옥을 지은 장인들은 모두 죽었지만 염 선생이 십장의 아들을 찾아 구조도를 얻어 이 감옥이 어떤 구조인지는 알 수 있었다. 지하감옥은 공주부의 절반 정도 크기였는데 꽤 깊이까지 파내 안에 벽돌을 사용해 동서남북 네 곳으로 나누었다.4개의 입구는 각각 4개의 감방에 해당했다. 동쪽 감방은 서쪽 마당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아낼 수 없었다. 다만 동남쪽의 222개의 감방 건설도를 보아 사람을 가두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왜냐하면 분리되어 있지 않고 단지 두 개의 큰 지하실이기 때문이었다. 서북쪽의 두 지하감옥은 사람을 가두는데 큰 감방이 하나씩 있고 나머지는 작은 감방으로 분리된 것이었다. 네 칸의 감방은 구조도로 보아 서로 통하지 않고 격리되어 있었다. 사여묵은 송지안 일가가 어느 쪽의 감방에 갇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먼저 서쪽으로 들어가려고 시도를 했다. 양쪽이 서로 붙어 있고 입구도 그리 멀지 않았다. 공주부의 사치와 낭비는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밤마다 소비하는 등유만 해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사여묵은 몸이 빠른 데다 공주엔 건물이 많고 나무도 많아서 숨기 매우 편리했다. 서쪽의 감방은 서쪽 마당이 아니라 동쪽 마당으로 들어가야 했는데 이렇게 엇갈리게 설계한 것은 사람의 이목을 가리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까지 비열할 수 있었던 건 사람들이 그녀의 야심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공주부가 커서 뒷마당에 가도 입구를 찾을 수 없었다. 심지어는 마당이 넓고 방도 많아서 각종 정원 건축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아무도 공주부에 지하감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동쪽 마당의 가산이 서쪽 감옥의 입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순찰대가 지나간 후, 사여묵은 쉽게 지하감옥에 잠입할 수 있었다. 지하감옥은 아주 깊어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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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송지안이 두려운 목소리로 다급하게 물었다. “왜 우리 식구를 납치한 것이오? 우리가 어떻게 댁의 기분을 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못을 했다면 여기서 사죄하겠소. 다만 제 부인과 이이들은 죄가 없으니 풀어주시오. 무슨 일이 있으면 나와 얘기하시오.” 그러자 고부진이 차갑게 말했다. “입 닥쳐. 정말 널 죽이려고 한다면 부인과 아이 뒤에 숨을 것이면서.” 송지안은 작은 창문에 엎드려 밖을 바라보며 말했는데, 해탈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지 않을 것이네. 부인과 자식만 놓아준다면 난 죽어도 상관없소.” “본 부마는 당신같이 잘난 체하는 사람을 가장 싫어해.” 고부진은 차갑게 말을 하고 감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공주가 한의절에 오지 말라고 해서 그는 지하감옥에 숨어 봉아를 보러 온 것이었다. 그는 지하감옥을 지키는 사람을 모두 매수했지만 그들을 풀어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그가 들어오려면 장공주의 허가까지 필요는 없었다. 다만 그녀에게 허락을 받는 것은 아직 모든 것이 그녀의 통제 하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송지안은 그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부마라고? 부마라면 대체 어느 공주의 부마란 말인가?’ 송지안은 미친 여자가 한 짓과 지금의 상황을 결합해 보니 바로 옛일이 하나 생각났다. 그 일이 일어났을 땐 송지안이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었다. 장공주가 형인 송회안을 마음에 두고 당시의 황제폐하께 혼인을 청했지만 황제폐하께서는 혼인을 허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형님도 그녀를 좋아하지 않고 부마가 되고 싶지 않아 그녀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장공주가 송 씨 집안의 사람들을 미워하게 된 것이었다.옛일을 떠올리며 그는 아버지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아버지는 송 씨 집안에 이렇게 많은 아들들이 있지만 태조부가 물려준 혈통 중에 그와 형님인 송회안이 가장 비슷하다고 했었다. 그는 갑자기 온몸이 차가워지더니 숨이 쉬어지지 않아 한참을 괴로워하다가 숨을 헐떡였다. 그는 너무 황당하다고 생각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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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그들은 여전히 온몸을 떨고 있었다. 멀쩡하던 집에 몇 사람이 난폭하게 쳐들어와 그들을 여기로 잡아온 것이었기에 그들 중 가장 큰 애가 여덟 살도 채 되지 않으니 두렵지 않을 리가 없었다.황 씨도 두려웠지만 어머니로서 두려움과 걱정을 참으며 남편과 함께 두 아들을 위로했다.그러나 눈을 마주친 부부는 절망과 무력감으로 가득 찼다.다른 쪽 감방에서 송자안과 황 씨의 말을 들은 사여묵은 장인의 정신이 송 씨 집안의 모든 사람에게 전해진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송지안은 장인어른과 접촉이 뜸했고 성실한 장사꾼에 불과한데 이렇게까지 기재가 굳세다니, 그는 태공께서 정말 잘 가르쳤다고 생각했다.그는 이게 바로 진정한 세가의 정신이라고 생각했다. 조정에서 벼슬을 하는 사람이 없어도 그들의 단결과 정신은 많은 가문을 부끄럽게 했다. 고부진도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송지안이 해냈으니 화가 난 것이었다.고부진과 림봉아는 가장 왼쪽에 있는 감방에 갇혀 있어 사여묵은 그들의 말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림봉아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고, 실망과 슬픔만이 가득했다.“그들은 당신의 딸인데 어떻게 그렇게 모질 수가 있소?”“공주를 배신하면 죽을 수밖에 없소. 만약 내가 그녀를 폭로하지 않으면 당신과 나의 목숨은 몰론이고 림 씨 가문과 고후부까지 연루될 것이오. 나도 어쩔 수가 없었소.”“또 그 소리요?!”림봉아는 흐느껴 울며 말했다.“당신이 나한테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한 게 벌써 몇 년째요? 매번 선택을 할 때마다 당신은 어쩔 수 없었다고 했소. 왜 고후부에게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 않소? 고후부에서는 반항할 능력이라도 있지 않소? 설령 능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살면 살아갈 수는 있지 않소? 그런데 왜 매번 우리와 어쩔 수 없었다고 하는 것이오? 당신이 매번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하면 누군가가 죽어가니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소. 청란은 유일하게 반항을 하려고 했던 아이였소. 딸은 기개가 있는데 왜 하필이면 당신처럼 무능한 아비를 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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