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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Penulis: 유애
사여묵은 염선생의 손에 쪽지가 쥐어져 있는 것을 보고는 그가 세 모자의 행방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고는 진복이 왜 사람을 많이 보내서 찾지 않은 점이 의아했다. 이렇게 늦은 밤에 빨리 찾아야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때는 이미 늦기 때문이다.

송석석은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아 사여묵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진복, 염선생의 말대로 하거라. 사람을 몇 명만 데리고 찾거라. 송씨 가문에게는 더 이상 말하지 말고, 왕부에서도 사람을 보내 찾을 것이라고만 전하거라. 내일까지 찾지 못하면 경조부에 가서 신고하라고 하고.”

장군이 말을 하자 진복이 대답했다. “예, 전부 시경님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진복이 떠나자 시만자가 뛰어들어왔다. 시만자는 방에서 목욕을 마치고 진복이 국공부에 찾아왔다는 말을 듣고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급히 달려왔다.

“무슨 일입니까?” 시만자는 머리도 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비녀를 꽂았다.

염선생은 손에 계속 쪽지를 쥔 채 몽동이를 시켜 사람을 데리고 밖을 지키라고 하였다. “저희가 장공주부에 보낸 사람이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오늘 밤에 장공주의 시위장 도준이 사람 몇을 데리고 나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 둘과 임신한 부인을 업고 옆문으로 들어와 지하 감옥으로 갔다고 합니다.”

시만자는 아직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갔지만 장공주부에도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고 자기도 모르게 존경심이 생겼다. “장공주부에도 사람을 들여보낼 수 있습니까? 염선생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염선생님이 보낸 사람, 장공주도 중용하고 있으시지요?”

“예, 중용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없어서는 안 될 정도입니다.” 염선생은 정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변소 청소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이다. 없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이 일을 하면 밤에 곳곳의 변소를 둘러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의심을 사지도 않는다. 아무도 더럽고 냄새나는 그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고 보기만 해도 코를 막고 피했다.

“그들? 한 사람만이 아닙니까?” 시만자는 질문을 한 후에야 갑자기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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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만자가 물었다. “장공주부의 지형도가 있습니까? 지하 감옥이 어디에 있습니까?”사여묵이 대답했다. “지형도가 있기 마련이지. 내일 밤에 움직여야 하는데 지형도가 없을 수 있겠나?”시만자는 좌절감을 느꼈다. 그녀와 홍시는 정보 사업을 하였지만 아무런 유용한 정보도 캐내지 못했다. “어떻게 사람들을 끼워 넣었습니까? 어떻게 하면 아무도 모르게 장공주부에도 사람을 끼워 넣을 수 있었던 거지요? 장공주부가 가장 어려운 곳이고 게다가 그렇게 중요한 일을 참.. 한 명도 아니고..”염선생은 변소 청소를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서 본론으로 말을 돌렸다. “지금 초보적인 계획은 시경님이 먼저 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 안으로 소식을 전할 수도 없으니 시경님이 자신의 능력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공주부의 병력 배치와 순찰 상황을 알고 있다는 건 다행이지긴 하지만요. 핵시가 가장 적절한 시기인데 이미 자시가 다 되었으니 가장 좋은 시기도 놓친 셈이지오.”사여묵이 말했다. “본왕이 야행복만 갈아입고 바로 출발하마.”사여묵은 송석석을 바라보며 위로했다. “걱정 마시오.”송석석은 사여묵을 믿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조심하시오.”“그래.” 사여묵은 송석석을 향해 따뜻하게 웃어 보였다. 그는 성공할 자신이 있었다. “공주부의 호위든 부병이든 모두 쓰레기이다. 밤에 사람을 납치하는 일이나 하지, 어려운 점이라면 조용히 지하 감옥에 잠입하여 숨는 것인데, 이전에 지하 감옥의 지형도를 본적이 있어 괜찮을 겁니다.”“예, 모든 일에 조심하시오.”송석석은 공주부의 경비가 그렇게 허술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북명왕부와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조용히 잠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공주부에 500명의 부병은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에 태반이 나태하다 하더라도 뛰어난 사람은 있었다. 예를 들면 시위장 도준 같은 사람 말이다. 송석석이 말했다. “정심도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됐구나. 정심이 우리가 요즘 10월 15일 장공주부에서 소란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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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석석 대답하지 않고 말했다. “내일 왕과 성을 나가야 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싫으니 지금 나의 손톱을 정리해주거라.”“아가씨, 내일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그럼 노비도 데려갑니까?” 보주가 기뻐하며 물었다.“아니.” 송석석은 보주를 한 번 노려보았다. “아주.. 나갈 생각만 하지!”정심은 계속 여기저기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이상하다. 분명 왕과 왕비는 함께 방에 들어왔는데.. 왜 지금 왕비밖에 없지? 왕은? 분명 문이 잠겨져 있었으니 문으로 나간건 아닐 테고.. 아니면 혹시 창문으로 나간 걸까? 근데 왜 이렇게 은밀하게 움직이지?’매니큐어를 꺼낸 후, 두 사람은 송석석의 손톱에 바르려고 했다. 이때 시만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석석아. 네가 준 동주 귀걸이 없어졌다. 내가 여기 놓고 가지 않았나?”시만자는 성큼성큼 들어와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한번 찾아봐 줘. 여기에 있는지.”“넌 내 방에서 화장을 지운 적도 없는데, 어떻게 여기에 있겠어? 그냥 다른데다가 두고 잊어버린 거 아니야? 잘 찾아보기는 했어?”시만자는 송석석의 화장대를 열어보고 옆에 놓인 장신구 상자 몇 개도 확인하였다. “다 찾아봤어. 내일 그 귀걸이를 할 생각이었는데 여기 둔 것이 아닌가 해서..”송석석은 장신구가 많다. 여기 있는 것들은 그녀가 자주 사용하는 일부분일 뿐이다.시만자는 장신구 상자를 샅샅이 뒤졌지만 동주 귀걸이를 찾지 못했다. 시만자는 조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설마.. 누가 가져간 건 아니겠지? 우리 집에 손버릇이 나쁜 사람은 없을텐데.”“그럴 리가. 우리 집에서 이런일은 한 번도 일어난적 없어.” 송석석이 말했다. “네가 원래 부주의하잖냐. 물건을 함부로 여기저기에다 버리고 다니고. 그래서 바닥이나 상자 밑에 떨어지지 않았을까? 양 마마에게 사람 불러 찾으라고 할게. 보주, 정심, 너희도 얼른 가서 찾아보거라.”시만자는 기운이 빠져 해탈해 버렸다. “그래, 너희들도 나를 도와 찾아 주거라. 그 두 동주 비싼 거다. 대충 팔아도 천 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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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심이 끌려들어 왔는데 그녀의 낫빛은 잿빛같이 어두웠고, 양 마마는 그녀의 침대 밑에서 찾아낸 나무 상자를 들어 올려 안에 있는 물건을 모두 탁자 위에 쏟았다. 동주 귀걸이 외에도 다른 많은 장신구들이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싼 물건이 아니었다. 게다가 안에 있는 나무 상자 밑에 은표 몇 장이 있었는데 펼쳐보니 모두 백 냥짜리였다. 그리고 금괴 두 개와 은괴 다섯 개, 동전 몇 푼이 있었다. 혜 태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차를 끓인 후에 일어나 앉아 탁자 위에 놓인 물건을 보며 금비녀를 들고 위에 박힌 보석을 보았다. 혜 태비는 이 물건들이 너무나도 익숙했다. 이것들은 금루의 물건이고 금경루를 따라 만든 물건들이었다. 그녀는 다시 팔찌를 하나 들어 보았는데 자신의 팔지와 공예도 비슷했다. 이러한 장신구가 십여 개정도 있었는데 은표와 금은을 포함해서 대략 계산해 보니 수천 냥이 넘었다. 혜 태비는 처음엔 그녀가 훔친 줄 알았지만 자세히 보니 황실에서 금루의 장신구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가 원래 가지고 있던 물건도 팔아서 금루와 선을 그어 금루의 장신구는 하나도 없었다. 이때 송석석이 입을 열었다. “양 마마, 일단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나가주게. 나와 태비께서 직접 심문하겠다.” “네.” 양 마마는 손을 저으며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내려갔고, 소월과 소란도 그 뒤를 따랐다. 떠날 때 그 두 사람은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그 두 사람은 정심과 한 방에서 지내면서도 그녀가 이렇게 많은 은표와 장신구를 가지고 있는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시만자는 들어와 문을 닫고 정심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턱을 잡고 물었다. “증거까지 확보했는데 또 무슨 할 말이 있냐?” “동주는 내가 훔친 게 아닙니다.” 정심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몸을 떨며 말했다. 그녀는 오늘 이 일이 자신을 노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송석석이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 “동주는 당신이 훔친 게 아니라고 치자. 그럼 이 은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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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지안이 두려운 목소리로 다급하게 물었다. “왜 우리 식구를 납치한 것이오? 우리가 어떻게 댁의 기분을 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못을 했다면 여기서 사죄하겠소. 다만 제 부인과 이이들은 죄가 없으니 풀어주시오. 무슨 일이 있으면 나와 얘기하시오.” 그러자 고부진이 차갑게 말했다. “입 닥쳐. 정말 널 죽이려고 한다면 부인과 아이 뒤에 숨을 것이면서.” 송지안은 작은 창문에 엎드려 밖을 바라보며 말했는데, 해탈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지 않을 것이네. 부인과 자식만 놓아준다면 난 죽어도 상관없소.” “본 부마는 당신같이 잘난 체하는 사람을 가장 싫어해.” 고부진은 차갑게 말을 하고 감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공주가 한의절에 오지 말라고 해서 그는 지하감옥에 숨어 봉아를 보러 온 것이었다. 그는 지하감옥을 지키는 사람을 모두 매수했지만 그들을 풀어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그가 들어오려면 장공주의 허가까지 필요는 없었다. 다만 그녀에게 허락을 받는 것은 아직 모든 것이 그녀의 통제 하에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송지안은 그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부마라고? 부마라면 대체 어느 공주의 부마란 말인가?’ 송지안은 미친 여자가 한 짓과 지금의 상황을 결합해 보니 바로 옛일이 하나 생각났다. 그 일이 일어났을 땐 송지안이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었다. 장공주가 형인 송회안을 마음에 두고 당시의 황제폐하께 혼인을 청했지만 황제폐하께서는 혼인을 허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형님도 그녀를 좋아하지 않고 부마가 되고 싶지 않아 그녀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장공주가 송 씨 집안의 사람들을 미워하게 된 것이었다.옛일을 떠올리며 그는 아버지가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아버지는 송 씨 집안에 이렇게 많은 아들들이 있지만 태조부가 물려준 혈통 중에 그와 형님인 송회안이 가장 비슷하다고 했었다. 그는 갑자기 온몸이 차가워지더니 숨이 쉬어지지 않아 한참을 괴로워하다가 숨을 헐떡였다. 그는 너무 황당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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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빈은 입을 반쯤 벌린 채 멍하니 굳어버렸다. 머릿속이 새하얘졌지만, 태후의 말투를 보아하니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하지만 그들은 이 일을 더 깊이 파헤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는데, 그녀 자신은 정말 그들이 철저히 조사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일까? 만약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가장 먼저 죄를 뒤집어쓰게 될 사람은 바로 자신이었다.그녀는 자신이 이곳에 와서 사실을 털어놓은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무릎을 꿇어 머리를 조아린 뒤, 휘청거리며 궁을 나섰다.태후는 수빈의 초라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가 처음 입궁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녀는 뛰어나게 아름다웠고, 성격은 오만하고 고고했으며, 황제의 총애를 받은 뒤에는 거침없을 정도로 방자해지기까지 했다.최근 몇 년 동안은 많이 조심스러워지긴 했지만, 그녀의 본질적인 자존심과 야망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작은 야망이 결국 그녀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것이었다.권력이란 참으로 사람을 미치게 만들었다.태후는 사태가 더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즉시 황후와 덕비에게 경문을 필사하도록 명하여, 제야까지 궁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그리고 대황자와 이황자는 낮에는 서방에서 공부하고, 밤에는 황숙과 무예를 익히며 지속적으로 지안궁에서 숙식하게 했다. 황후와 덕비가 그들을 만나는 것 또한 금지되었다.사여묵은 현철위를 배치하여 황자들의 서방 출입과 무예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것, 그리고 궁으로 돌아오는 모든 과정까지 철저히 호위하도록 조치했다. 그들의 식사는 모두 지안궁에서 해결되었으며, 지안궁은 그 자체로 철통 같은 경계 속에 있었으므로 적어도 식사로 해를 입을 위험은 없었다.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수빈이 거처를 옮긴 것은 복소의의 태아를 해쳤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궁중에 떠돌기 시작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수빈은 무고하며 실제 복소의의 태아를 해한 자는 황후이며, 수빈은 황후의 죄를 뒤집어쓴 희생양일 뿐이라는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다.이 소문은 너무 빠르고 강하게 퍼져 결국 황후의 귀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26화

    며칠 후, 태후궁에서 궁녀의 시신 한 구가 들것에 실려 나왔다.그날 숙청제는 즉시 칙령을 내려 수빈을 혜의궁에서 쫓아내고, 삼공주와 삼황자를 데리고 계란궁으로 이주하게 했다.계란궁은 황궁의 서북쪽 끝, 냉궁과 가까운 곳에 있어 평소 찾아오는 이조차 드물었다.칙령이 내려졌을 때, 수빈은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오랜 시간 멍하니 굳어 있었다.그녀는 한참이 지나서야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나직이 명령했다."짐을 챙기거라."그녀는 이제 자신과 삼황자가 완전히 배제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사실, 그녀는 크게 놀라지 않았다. 복소의의 아이가 사산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이미 각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너무 빨랐다. 그녀가 탄 약의 양은 극히 적은 탓에, 반드시 보름 동안 먹어야만 효과가 나타나도록 조절했기 때문이다.그런데 하루 만에 유산이 되었다는 것은 그녀가 심어둔 사람 중 누군가가 황후나 덕비에게 붙었다는 뜻이었다.그러나 그녀는 이제 그 배신자가 누구인지 따질 필요조차 없었다. 그건 더 이상 의미 없는 일이었다. 황제가 그녀의 거처를 옮기기로 했다는 것은 그가 이미 수빈이 복소의의 태아를 해하려 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으니 말이다.만약 더 발버둥 친다면, 궁을 옮기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곧장 냉궁으로 내쳐질 터였다.이번 처분이 오히려 최선일 수도 있다. 추후에 더 가혹한 처벌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었다.곧 후궁 전역에 수빈의 이주 소식이 퍼졌다.불과 얼마 전만 해도 혜의궁으로 옮겨갔을 때의 화려했던 순간이 모두의 기억에 선명한데, 이제는 냉궁 근처로 밀려난 신세가 되었다. 후궁의 많은 이들이 이번 사건이 복소의의 유산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의심했다.하지만 황제의 교지에는 삼황자의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에 조용한 환경에서 요양해야 하므로, 보다 한적한 계란궁으로 이주하게 한다고 쓰여 있었다.또한, 수빈이 삼황자를 돌보아야 하므로 후궁을 관리하던 권한 당분간 내려놓을 것이며, 덕비와 함께 후궁을 보좌할 적절한 인물을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25화

    송석석은 황제라는 위치가 얼마나 갑갑한 것인지 실감했다. 이 권력의 저울질과 계산 속에서 그조차도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지금 황제는 대황자를 태자로 세우려는 듯 보였다. 그렇다면 황후는 이 일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대황자는 본래 평범한 인물이니, 만약 황후가 황자를 해하려 한 죄목까지 더해진다면 그가 태자로 자리 잡는 것도 위태로워질 것이었다.그리고 직접 손을 쓴 수빈에 대해서도 황제는 그녀의 부친을 고려해야 하기에 함부로 처벌할 수 없었다.결국, 이 사건은 절대 표면적으로 드러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한 사람도 만만한 이가 없구나."태후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절대적인 권력 앞에서는 누구라도 목숨을 걸고 한 번쯤 싸워보고 싶은 법이다."송석석이 왜 이런 이야기를 자신에게 하는지 물으려 할 때, 태후가 먼저 입을 열었다."너가 궁 안의 일들을 꼭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은 가장 다루기 어려운 것이다. 폐하께서 한때 북명황실을 경계하더니, 이제는 다시 너희를 신뢰하고 있지않느냐. 누군가 그 자리를 탐낸다면 네게서 빈틈을 찾으려 할 것이다. 후궁의 음흉한 계략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다. 어떤 일이든 한 걸음 더 깊이 들여다보고,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송석석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그러고는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물었다."그럼 이 일은 그냥 이렇게 마무리 되는 겁니까?"태후가 고개를 저었다."저지른 죄를 어찌 그저 덮어둘 수 있겠느냐. 지금은 그대로 둔다 해도, 훗날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업보를 지고 가는 법이다."송석석이 다시 한 번 물었다."이미 모든 의도를 파악하셨는데, 후궁의 평온은 이미 깨진 것이 아닙니까? 이를 막을 수 있으시겠습니까?"태후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방금 말했듯이 사람의 마음이 가장 다루기 어려운 것이다. 한순간 천국을 꿈꾸다가도, 한순간 지옥으로 떨어질 수 있지. 그들의 마음먹기에 달린 일인데, 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24화

    송석석은 사여묵으로부터 복소의의 유산 소식을 전해 들었다.진왕비는 송석석에게 함께 입궁하여 문병을 가자고 제안했고, 송석석도 이를 받아들였다.본래 송석석과 진왕비는 별다른 왕래가 없었으나, 진왕이 그녀와 함께 서경을 다녀온 이후, 진왕비는 동서지간에 자주 왕래하는 것이 좋다며 송석석에게 더욱 살갑게 굴었다.하지만 진왕비는 제씨 가문의 여인으로, 황후의 종매이긴 했지만, 황후가 금족 된 이후로는 단 한 번도 황후를 찾아가지 않았다.즉, 그녀가 말하는 동서지간에 자주 왕래하는 것이 좋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귀찮은 일이 없을 때는 교류할 수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뜻이었다.예전에 황제가 북명황실을 경계하던 시기에도 진왕비는 송석석을 철저히 피하며 혹여 화를 입을까 두려워했다.사실 이번에 진왕이 특별한 공을 세웠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저 황제의 가벼운 칭찬 한마디를 들은 정도였지만, 진왕에게는 그 한마디가 두 해나 자랑할 거리였다.그들은 함께 입궁하면서도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진왕비는 그저 몇 마디 가벼운 이야기만 했는데, 송석석은 그런 진왕비가 영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때때로 일부러 어리숙한 척 행동하며, 평온하고 안락한 삶만을 바랬기 때문이다.그렇기에 단둘이 있을 때에 그녀는 더욱 쓸데없는 말을 하지도, 남에게 꼬투리를 잡힐 행동도 하지 않았다.입궁하여 복소의를 만나게 되자, 진왕비는 이 아이와 그녀의 인연이 이미 닿아 있었다며, 결국 그 인연 덕분에 품계를 올리게 된 것이니 조만간 다시 태중으로 돌아와 전생의 모자 인연을 이어갈 것이라는 위로의 말을 한 가득 쏟아냈다.그녀가 나긋한 목소리로 덧붙였다."그러니 지금 해야 할 일은 그저 몸을 잘 돌보는 것 뿐이다. 괜히 이 일로 침울해 하면 안된다. 폐하께서 정무로 바쁘신데, 소의가 매일 울기만 하면 보시기에 번거롭지 않겠는가?"진왕비의 말은 빈틈이 없어 송석석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그녀가 한참 이야기하다가 문득 송석석을 향해 한 마디 던졌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23화

    자신의 궁으로 돌아오자, 숙청제는 비로소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 곧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었기 때문이다.후궁에서 벌어지는 수작들은 때로는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법이다.단신의가 복소의의 태아를 보전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설령 무사히 태어난다 해도 선천적으로 허약하거나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을 아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숙청제는 한때 복소의에게 약을 직접 먹일까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이 아이가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자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끝내 결단을 내리지는 못했다.한 번쯤 걸어보고 싶긴 했다.이번 일은 누군가 개입한 것이 분명했다. 그가 최근 들어 복소의의 궁에 자주 드나들었으니, 누군가는 불만을 품었을 것이 틀림없었다.덕비는 분명 복소의를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복소의는 황제의 총애를 믿고 오만하게 굴며, 심지어는 덕비를 원망하는 마음까지 품었다. 그날 그녀에게 경고를 주었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덕비는 후궁을 총괄하는 인물이었다. 때문에 그녀와 수빈이 배치한 사람들이 후궁 곳곳에 퍼져 있었으니, 복소의의 태아를 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그렇다고 해서 덕비가 직접 손을 썼을 가능성은 낮았다. 만약 덕비가 아이를 해하려 했더라면 애초에 복소의를 보호해주지 않았을 것이었다. 게다가 덕비가 이황자를 데리고 자주 드나든 것도 반은 아들을 위한 것이었지만, 반은 복소의의 태를 지키기 위한 것이었었다.복소의가 황제에게 덕비를 험담했던 것은 반드시 덕비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었다. 덕비가 이후 더 이상 찾아오지 않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그녀가 복소의에게 손을 떼자, 마음 속에 꿍꿍이가 있던 자들이 움직이기 훨씬 쉬워졌다.그가 실망한 이유는 복소의의 태아를 잃은 것 때문이 아니었으며, 그가 바라지 않았던 후계 경쟁이 결국 벌어지고 말았다는 점이었다.그는 이 일을 벌인 자가 누구인지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 황후이거나 수빈 둘 중 하나일 것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22화

    혜의궁에서는 삼황자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삼공주는 그의 젖은 머리카락을 닦아주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했다."어제 막 머리를 감았는데, 굳이 그 고양이랑 놀겠다고 해서 온 머리와 얼굴이 털투성이가 되었잖아. 다음번에도 이러면 엉덩이를 때려줄 거야."도자기처럼 매끄러운 분홍빛 살결의 귀여운 아이가 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공주의 품에 기댔다."누이, 고양이는 재미있고 귀여워요. 작은 발로 내 몸을 밟고 지나갈 때면, 포근해서 기분이 좋아요. 안고 있으면 따뜻하기도 하고요."그러자 삼공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어마마마께서 그러셨잖아. 아바마마께서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으신다고. 그런데 넌 자꾸 아바마마께 고양이 이야기를 해서…… 그러니 요즘 아바마마께서 널 찾지 않으시는 거야."삼황자는 누이가 머리를 말려주는 대로 꼿꼿이 앉아 있으면서도 입을 다물지 않았다."아바마마와 나는 다른 사람이잖요. 당연히 각자 좋아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는 거지요. 아바마마께서 싫어한다고 해서 나까지 싫어해야 해요? 내가 고양이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내가 이 아이를 사랑하니, 아바마마께서 아무리 싫어하셔도 나한테 버리라고 하시면 안 되는 거죠."삼공주는 그의 코끝을 톡 하고 건드리며 말했다."말은 참 잘하네."삼황자는 웃으며 말했다."누이가 나를 설득 수 없는 건 누이의 말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이에요. 황숙께서 그러셨는데, 이치에 맞게 말을 한다면 그 누구도 이길 수 있다고 하셨거든요.""그래? 그런데 요즘 왜 황숙께 무예를 배우러 가지 않는 거야?"삼황자는 고개를 기울였다."무예라 해도 기본적인 것만 가르쳐 주시니까요. 그런 건 궁에서도 연습할 수 있어서 이미 다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말 타기는… 아직 말 위에 혼자 올라갈 수가 없으니까 좀 더 자라서 다리가 길어지면 그때 배울거에요.""다 할 수 있다고? 못 믿겠는데." 삼공주가 말했다."정말 할 수 있다니까요!"삼황자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황숙께서 며칠 동안 같은 걸 반복해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21화

    복소의는 춘당의 입가에 스친 조소를 알아채지 못했다.춘당은 복소의가 첩여로 승급될 때부터 곁에서 그녀를 모셔왔다. 그녀는 영리하고 침착한 성품을 지녀 복소의에게 여러 차례 계책을 내주었고, 당시 황후가 그녀를 끌어들이려 했을 때도 춘당은 이렇게 말했었다.‘황후마마께서 여러 번 금족 처분을 당하신 것으로 보아, 폐하께서 이미 탐탁지 않게 여기시는 것이 분명합니다. 게다가 후궁을 다스릴 권한도 없으시니, 황후마마께는 겉으로만 응하는 척하고 실질적으로는 덕비 마마와 수빈 마마께 가까이 다가가시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그리고 춘당의 말은 역시나 옳았다. 덕비는 늘 그녀를 잘 대해주었고, 먹고 입는 것 모두 넉넉히 챙겨주었다. 그 덕분에 더 이상 감히 그녀를 깔보는 자도 없어졌다.예전의 덕비는 분명 좋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녀가 아이를 가졌다는 것을 이유로 폐하께 가까이 가려 하는 것 같아 못마땅했다."마마께서는 덕비 마마께서 오시는 것이 싫으십니까?"춘당이 그녀의 머리와 허리를 살짝 받쳐주며 말했다. 침상에 오래도록 누워만 있어 등이 아픈 그녀를 배려한 것이었다.그녀는 춘당을 신뢰했기에 자연스레 속내를 털어놓았다."내 태가 안정되었을 때는 덕비 마마께서 그리 열심히 오시지도 않으셨는데, 이제 와서 이렇게 자주 찾으시는 것이 진심이겠느냐? 분명 폐하를 의식해서 오는 것일 것이다. 게다가 폐하께서 날 아끼시기에 자주 찾아와 주시는 것인데, 매번 덕비 마마와 이황자가 끼어드는 바람에 폐하와 두세 마디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지 않느냐."춘당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하며 말했다."마마께서는 그저 몸을 잘 돌보시면 됩니다. 그 외의 일은 신경 쓰지 마세요."복소의는 한숨을 쉬었다."이렇게 밤낮으로 누워만 있어야 하다니…… 폐하께서 오실 때만 겨우 앉을 수 있구나. 이 아이는 나를 참 힘들게 한다. 부디 황자가 되어주기를 바랄 뿐이지. 내가 이 고생을 한 보람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춘당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반드시 마마께서 바라시는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520화

    복소의의 태는 안정적이었기에, 태의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겨울이 지나면서 태가 점점 불안정해져, 두 번의 출혈을 경험했다. 금태의는 그녀의 태를 지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그 덕분에 그녀는 겨우 안정을 찾을 수 있었지만 계속해서 침상에 누워 있어야 했기에 바닥에 내려갈 수가 없었다.갑자기 이런 상황이 발생하자, 태의는 신중히 식단과 궁에서 사용하는 모든 것들을 점검했다. 하지만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아마 황제가 장기간 약을 복용한 탓에 태아가 불안정해진 것일 가능성이 있었다. 숙청제는 그녀의 태에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 숙청제는 그녀가 침상에서 요양을 시작한 후 거의 이틀에 한 번씩 그녀를 보러 갔으며, 가끔은 같이 식사를 하기도 했다.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는 수빈의 궁에 자주 가지 않았고, 삼황자를 어서방에 불러 들이지도 않았다.덕비는 후궁을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었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이황자와 함께 복소의를 보러 갔고, 이로 인해 황제와 함께 몇 번의 식사를 함께했다.복소의는 첩여 시절 후궁에서 자신이 의지할 사람을 찾으려 했고, 비밀리에 수빈과 덕비에게 아첨하며 양쪽을 오갔다. 하지만 수빈은 늘 거만하게 행동했으며, 그녀가 한때 황제의 총애를 얻었기도 했기에, 복소의는 수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반면 덕비는 후궁에서 유명한 온화하고 자애로운 인물로,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며 위치가 낮은 여인들까지 보살펴 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복소의는 점차 덕비에게 더 접근했지만 지금은 조금 고심했다. 황제가 그녀에게 올 때, 덕비가 여러 번 이황자를 데리고 왔고, 그 목적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수빈의 성격에 이런 일을 할 리가 없었기에, 그녀는 오히려 수빈의 도도함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결국 불만을 마음속으로에만 토로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의지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덕비는 후궁을 관리하는 권한이 있기에 그녀를 적대할 수도 없었다. 이러한 날들이 지속되자, 그녀는 덕비가 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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