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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작가: 유애
숙청제의 얼굴에 기쁨도 분노도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오대반은 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분노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회왕비가 그럴만한 그릇이 못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이렇게 많은 장신구로 궁녀를 매수할 능력이 없었다. 그녀는 오로지 스스로를 챙기기 바쁜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이 일에는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만약 아우가 이를 수상하게 여기지 않았다면, 궁에 돌려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무언가를 발견했지만, 조사하지 않고 궁으로 돌려보냈다는 것은 너무 많은 문제에 휘말리기 싫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사람을 돌려보냈음에도 아무런 실마리도 얻지 못하였으니 숙청제로서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숙청제는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말했다.

“태의를 불러 목숨을 붙들어 두도록 하고 끝까지 심문하거라.”

이 사건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그를 주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마치 누군가가 거대한 함정을 파놓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가 가장 싫어하는 느낌이었다.

“예!”

오대반은 명을 받고 물러났다.

그렇게 다시 반나절 동안 심문이 이어지고 오대반이 마침내 다시 보고하러 왔다.

“전하, 그녀가 한 사람을 자백했사옵니다. 바로 장공주가 그녀에게 지시했다고 하였사옵니다. 회왕비를 지목한 이유는 장공주가 그녀의 가족을 해칠까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죽었느냐?”

숙청제가 대뜸 물었다.

“태의께서 가망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자리를 뜰 때 숨을 거두기 직전이었으니, 아마 죽었을 것입니다.”

숙청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은 외부에 알리지 말고, 심문했던 자들의 입을 막아라. 내일 아우를 궁으로 부를 것이다. 그와 이야기를 나눈 지도 오래되었구나. 그리고 송지안의 일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보아라. 지금쯤이면 진전이 있을 것이다.”

오대반은 밖으로 나가 지시를 내린 후, 다시 궁으로 돌아와 시중을 들었다.

차를 따르던 오대반은 생각에 잠긴 숙청제를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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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외에서의 전쟁 또한 싸우면서 물러설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한 위치에 있기만 하면, 상황은 쉽게 되돌릴 수 있었다.그래서 방시원은 그들의 퇴로를 차단하고 이길 때까지 그들이 도망갈 수 없게 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한편, 연주 성내에서 무상도 붙잡혀 연왕 등의 사람들과 함께 갇혔다.그 모습에 회왕이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무상 선생, 당신은 대체 왜 잡힌 것이오? 추몽이 전패했소?”무상의 옷은 엉망진창이 됐고 온몸에 상처가 났으며 입가의 고인 피는 굳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연왕은 아직도 자신이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고 밤새도록 왜 아무도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는지 걱정만 했다. 그러고는 추몽을 바랄 수는 없는 것 같으니,하상지라도 오길 바랐다. 왜냐하면 하상지는 반드시 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하지만 무상까지 갇힌 것을 보자, 마지막 희망조차 사라져 버렸다.그는 이전에 자신의 몸으로 적을 성으로 유인하려고 할 때 실패할 가능성을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반면, 회왕은 아니었다. 그는 줄곧 추몽과 하상지가 도착하기만 하면 경군을 모조리 섬멸할 수 있다고 했기에, 무상이 갇히는 것을 보고 당황해하며 말했다.“어서 말해보시오! 대체 어떻게 된 거요? 추몽이 전패한 것이오, 아니면 오지 않는 것이오?”무상은 입을 오므리고 있었는데, 그의 눈 밑에는 여전히 굴복하지 않는 기색이 띠었다.그는 결국 두괴산으로 도망치기로 결정했고 상황이 돌이킬 수 없을 때가 되어서야 곧장 진성으로 달려가 영군왕에게 의지하려 했지만 너무 늦은 뒤였다. 두괴산은 이미 경군에 의해 봉쇄되어 도망칠 수 없었기에, 무상은 그렇게 그들에게 체포가 된 것이었다. 그러자 회왕이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소리쳤다.“말을 안 하는 걸 보니, 정말 추몽이 안 왔다는 말이오?! 추몽이 왔다면 하룻밤 만에 전패하지는 않을 것인데. 우린 그들에게 속은 것이오… 무상, 모두 당신 때문이오. 당신이 영군왕에게 의탁하고 셋째 형을 배신하라고 하지 않았소? 우린 당신과 영군왕에게 속은 것이오!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68화

    김수덕도 어리둥절해서 말했다. “나도 모르겠소. 분명히 추몽 선생이 직접 말씀하셨는데 말이오.” 그러자 무상은 점점 두려움이 앞섰다. 추상이 평소에 시간을 정하면 일찍 오면 왔지 늦은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설마 도중에 매복이라도 당했단 말이오? 그럴 리가 없소. 전에 조사한 바로는 목종욱의 병마가 분리되어 비적을 토벌하고 있다고 했소. 지금쯤 이미 월지로 갔으니 돌아올 리가 없소.” “만약 병마가 도중에 가로막았다면 추몽 선생은 바로 사람을 보내 통지할 것이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그들에게 정탐꾼이 있는 것 같소.” 김수덕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공포에 가득 찬 말투로 물었다. ‘무상 선생, 이제 어떡한 단 말이오? 우리는 경군을 이길 수 없소.” 무상은 심호흡을 몇 번 한 후에 진정하고 말했다. “그러니 지금 우린 탈출하여 추몽과 합류할 수밖에 없소.”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연주는 함락될 것이오.” 김수덕이 조급해져서 말했다. “가족이 이렇게나 많은데 어찌 탈출한 단 말이오? 그들이 성문을 막고 있는 탓에 두괴산으로 밖에 도망갈 수 없소. 노약자와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데 대체 어찌 두괴산으로 도망간단 말이오?” 그러자 무상이 연황실의 하인과 호위를 지휘하며 말했다.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소. 일단 우리 먼저 탈출하고 다시 계획을 짜봅시다. 방시원은 평민을 죽이지 않으니 가족들은 무사할 것이오.” 김수덕이 급히 뒤뜰로 달려갔는데, 측비 김 씨는 이미 소식을 들은듯 짐을 싸고 있었다. 그녀는 무상의 분석을 듣지 않아도 지금 도망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연왕의 아들 딸들 또한 모두 놀라서 비싼 물건을 정리하려고 했으나 하인들은 전혀 말을 듣지 않았고, 심지어는 장신구를 모두 빼앗아 뒷문으로 도망쳐 버렸다. 김수덕이 검을 들고 연달아 몇 명을 죽이고 나서야 하인들이 더 이상 날뛰지 않았다. 측비 김 씨가 오라버니의 손을 덥석 잡고 말했다. “오라버니, 얼른 사람을 파견해 우리가 도망가는 것을 보호해 주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67화

    두 지역에서 전쟁이 벌어질 때 무소위는 이미 무림인들을 데리고 영주에 도착했다. 시간까지 모두 잘 맞춰져 있었는데 이때쯤이면 영주에 일을 결정지을 만한 사람이 없었고 싸울 수 있는 병사들은 거의 출동하여 천 명의 사람과 관아의 관리만이 남아서 영주를 지키고 있었다. 무소위는 영패를 들고 곧장 지부의 관아로 가서 지부를 파면하고 관아를 차지했다. 그와 동시에 시 씨 가문의 가주는 직접 여러 표국과 상회의 호위들을 이끌고 왔다. 노 휘왕의 영패가 있어 영군황실이 모두 봉쇄되었기 때문에 영주는 가장 공략하기 좋은 곳이었다. 더불어 영군황실에는 더 이상 노휘왕의 사람은 없었고 예전의 사람들은 모두 마을로 쫓겨난 상황이었다. 무소위는 관아를 점거한 후, 사람을 이끌고 영군황실로 가서 사람들을 모두 체포하고 고문 끝에 그들이 연락하는 암호를 모두 알아냈다. 게다가 추몽이 기르던 전서구까지 모두 챙겼다. 전서구는 정해진 노선이 있었는데 그중 몇 마리는 특별히 영군왕에게 연락하는 데만 사용되었다. 추몽이 대승하면 전서구의 다리에 붉은 비단을 묶고 실패하면 전서구의 다리에 흰색 비단을 묶었다. 만약 전황이 교착되어 승부를 가리기 어렵다면 전서구의 다리에 아무것도 묶지 않고 보내 소식을 알린 것이었다. 그리고 각종 은밀한 언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전서구가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했다. 심지어, 참모들이 제출한 암어록에는 암어의 뜻이 모두 기록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돼지, 개, 소, 말, 늑대, 호랑이, 뱀, 여우 등의 호칭이 있었는데 참모들의 진술에 따르면 모두 지정된 상대가 있다고 했다. 돼지는 연왕, 개는 회왕, 뱀은 숙청제, 늑대는 송석석, 호랑이는 사여묵, 그리고 용은 자기 자신이었다. 그중 승상과 육부상서는 그들만의 호칭이 있다고 했다.그리고 영군왕과 역모를 꾸민 사람들이 주고받은 편지도 찾아냈는데 그중 많은 단어들을 알아볼 수 없었다. 다만 시 씨 가주와의 서신 왕래는 명확했는데 생명을 구해준 은혜로 그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66화

    무상이 직접 보내 연왕과 회왕은 함께 성문에서 압송되었다. 회왕은 인수할 때 무상이 자신을 풀어줄 줄 알고 있엇는데, 경군들이 그들을 억류할 때까지 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자 당황해서 허우적거리며 의문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무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에게 안심하라는듯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전에도 그를 묶어 놓고, 나중에 같이 나간다고 했지만 결국엔 셋째 형만 넘겨주겠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무상이 자신까지 경군에게 넘기는 것을 본 회왕은 그가 자신까지 진성으로 보내려고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자 당황해서 크게 소리쳤다. “나는 무죄요! 내가 연왕을 체포한 것이니 난 놔주오!” 그러자 방시원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어리석긴.” “무상…!” 회왕의 얼음처럼 차가워진 눈빛으로 무상을 바라보았다. 그는 사나운 표정에서 이내 애원하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무상 선생, 당신은 내가 억울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소…? 얼른 방 장군에게 말해주시오!” 하지만 무상은 눈을 내리깔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저희 황제폐하께서 유무죄를 잘 판단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니 전하께서는 안심하십시오.” ‘저희 황제폐하’라는 말을 힘 있게 말하자 회왕은 일말의 희망을 잡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지. 때가 되어 추몽이 병마를 이끌고 쳐들어오면 경군의 목숨은 모두 연주에 남게 될 테니 난 당연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야. 하지만 정말 그런 거라면 무상이 왜 미리 말하지 않는 것이지?’ 그는 마음속으로 걱정하면서도, 자신을 위로했다. ‘나는 그들의 비밀을 알고 있어. 그들이 정말로 날 버린 것이라면 직접 죽이겠지 왜 방시원의 손에 넣겠어? 내가 추몽이 병마를 이끌고 성을 포위해서 습격할 것을 말할까 봐 두렵지도 않나?’그가 다시 고개를 들어 무상을 바라보자, 무상이 그를 향해 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는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 어떻게 되었든 경군은 연주를 떠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65화

    연왕은 이번 협상이 단지 허위 계략일 뿐이며, 자신이 결국 방시원에게 넘겨져 그를 성 안으로 유인하는 미끼로 사용될 것이라는 사실을 역시나 몰랐다.방시원이 협상에 동의하며 단독으로 이동했고, 무상 또한 단독으로 이동했다. 양측 뒤에는 호위병이 따랐으나 모두 열 장 떨어진 거리에서 머물렀다.무상은 자신과 연주의 대다수 관리들이 연왕의 반란 계획을 알지 못했으며, 설령 알았던 사람들이라도 연왕의 세력에 눌려 감히 말하지 못했음을 설명했다.그러나 방시원은 이를 믿지 않았다. 방시원은 그들이 모두 오래전부터 음모를 꾸민 자들이라고 단언했었기에, 그의 태도는 매우 강경했으며, 이는 무상에게 그가 영군왕의 배후와 비밀 병력의 존재를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었다.무상은 그의 태도를 통해 확인하려 했을 뿐 아니라 추몽을 굳게 신뢰하고 있었다.이 신뢰와 존경은 그가 시씨 가문을 설득했다는 점에서 비롯되었다.무상과 연왕은 오랫동안 시간 시씨 가문을 공략했었지만, 시철진은 결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었다. 그들이 처음으로 연왕을 배신하기로 결정한 것도 바로 이 점에서 영군왕의 실력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무상은 참모이니 자연히 승산 있는 자를 따라야 했다. 연왕은 이미 몰락하였으니 그를 따라 계속 반란을 도모한다면 죽음뿐이었다.협상 과정 자체는 사실상 중요하지 않았다. 양측 모두의 목적은 성에 들어가는 것이었고, 단지 각자 계산이 다를 뿐이었다.무상은 해가 저물어가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추몽이 요구한 대로 해가 지기 전, 방시원의 군대를 성 안으로 유인해야만 했다. 지금까지 남은 시간은 한 시진 남짓이었다.그래서 협상은 오래 지연되지 않았다. 무상은 연왕을 그들에게 넘기기로 동의했지만, 방시원에게 반드시 약속을 지켜 진성으로 돌아간 뒤 관대한 처분을 황제께 청할 것을 요구했다.사실 연왕을 넘기는 것은 필수적이었다. 그래야 방시원의 경계를 느슨하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수장이 없으면 방시원은 그들이 더는 큰일을 벌일 수 없다고 생각할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64화

    방시원은 이미 첩자의 보고를 받아 몇몇 신비한 부대가 영주 밖에서 합류하여 연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보다 더 일찍, 그는 염선생으로부터 받은 서신을 통해 연왕이 항복하는 척하며 군대를 성 안으로 유인한 뒤, 안팎에서 협공을 가하려 한다는 정보를 받았었기에, 연왕이 단지 영군왕의 한 수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알았다.방시원은 오랫동안 정보 첩자로 일한 경험이 있어, 이런 두세 개의 정보만으로도 실제 상황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울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한편, 노홍과 제방은 원래 진성에 남아 있어야 했지만, 어제 갑작스럽게 연주 밖에서 그와 합류하게 되었는데, 방시원은 처음에 진성이 가장 위험할 때에 왜 이 둘을 보낸 건지 의아해했다. 하지만 송대감의 사부이자 만종문의 문주가 직접 진성에 왔고, 심지어 많은 무림인을 데리고 내려와 지원 중이라는 제방의 설명을 듣고 이내 안심했다.일반적으로 무림인은 조정의 다툼에 관여하지 않지만, 만약 반란이 발생하면 정의를 지키기 위해 산에서 내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방시원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만종문의 문주 임양운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지략과 용맹을 겸비하면서 묵가의 기술에 능했고, 특히나 기계 무기 분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 육안통 또한 그의 손에 의해 개량되었으니 말이다.그가 진성을 지키고 있으니 영군왕은 결코 뜻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이틀 후, 정말로 염선생의 말대로 연주 성벽 위에서 누군가의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방 장군, 우리는 이미 역적 연왕과 사청엽, 회왕과 사청엄을 붙잡았습니다. 많은 관리와 병사들은 그들에게 미혹당했을 뿐 반역할 의도는 없었으며, 지금은 잘못을 깨달았습니다. 공적을 세움으로써 죄를 보상하려하니 방 장군께서는 성에 들어와 상의해 주시길 바랍니다.”소리치는 사람은 김수덕으로, 측비 김씨의 오라버니였다.방시원은 천리경을 들어 확인해보았다. 김수덕 옆에는 무상이 서 있었고, 연왕과 회왕은 온몸이 결박된 채 대검이 그들의 목에 겨누어져 있었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63화

    밤이 되자, 김수덕이 첩자를 데리고 돌아와 급히 보고했다."왕야, 하상지가 이미 흩어져 있던 병력을 모두 소집하였으며, 시씨 가문의 군마 500필을 얻었습니다. 지금 돌아오는 중으로, 걸음 속도로 보아 사흘 뒤 도착할 것입니다."연왕은 벌떡 일어나며 크게 기뻐했다."정말인가?!""정말 확실합니다! 첩자가 바로 문밖에 있으니 왕야께서 직접 물어보십시오 .""어서 들여 라!"연왕의 가슴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마침내 병력을 모두 소집하게 되었지만, 시씨 가문에서 군마 500필이 나온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시만자의 사건 이후로 시씨 가문과는와는 이미 갈라선 사이였는데 말이다.그때 첩자가 들어와 한쪽 무릎을 꿇고 말했다."왕야, 하대감께서 소인을 보내 보고하도록 하셨습니다. 사병은 모두 소집되었으며, 영군왕의 참모인 추선생도 5천 병력과 500필의 군마를 이끌고 지원한다고 했습니다. 단, 영군왕의 요구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노 휘왕을 구출하는 것입니다."연왕은 영군왕이라는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다. 그는 이전에도 영군왕을 끌어들이려 했지만 그의 태도는 모호하기만 했고, 도저히 속내를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이미 영군왕을 배제한 상태였다.이번에는 오히려 처음에는 동조했던 사람들이 모두 발을 뺀 상황에서 영군왕이 나서준 것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그의 아버지인 노 휘왕은 진성에 있었지만, 실상은 인질로 잡혀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청엄이 화가 난 것은 당연했다.그는 사청엄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학문이 깊고 의젓한 군자였고, 효심이 깊어 그의 효성은 강남 전역에 알려져 있었다.노 휘왕이 홀로 진성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사청엄도 어쩔 수 없이 이쪽으로 손을 내밀었을 것이다.연왕은 즉시 사람들을 소집하여 사흘 뒤의 계획을 논의했다.그는 거짓 항복 계략에 동의했다.무상이 처음 이 계략을 제안했을 때는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이제 안팎으로 협공만 할 수 있다면 방시원을 속여 성 안으로 유인해 잡는 것이 가능할 것 같

  • 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   제1362화

    노 휘왕은 두 주먹을 움켜쥔 채 뒤따라갔다.의원이 진찰한 결과, 정삼숙의 두 다리는 부러졌고 이가 세 개나 빠졌으며 얼굴의 여러 뼈에도 골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노 휘왕을 향해 웃으려 했다. 고통에 일그러진 몰골이었지만 끝내 웃음을 잃지 않으며, 게속 괜찮다고 했다.노 휘왕은 순간 마음이 아파져 고개를 돌렸다. 평생을 함께한 사람이 이런 참혹한 꼴을 당했으니,그는 분노하면서도 동시에 무력감을 느꼈다.그의 영패는 이미 영주에 있을 때 하나 더 만들어 두었었다. 이는 혹시 누군가가 후에 영패를 훔쳐 그의 부하들을 지휘하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 다른 영패를 사용해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였다.그렇기에 지금 이 상황에서 쓰이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한편, 수로 작업의 혼란은 빠르게 진정되었고, 김창명은 관리 소홀의 책임으로 체포되어 황실 감옥에 갇힌 탓에 이후 수로 작업은 선평후가 직접 감독하게 되었다.하도사의 다른 관리들도 모두 직무 태만의 문제로 교체되었다.이렇게 모두 겉으로는 김창명이 수로 작업을 책임지고 있는 듯 보였지만, 숙청제와 송석석은 실제로 이미 내부에 또 다른 지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김창명이 죽는다고 해서 큰 영향은 없을 것이었기에 사청엄은 조금도 급하지 않았다. 그는 추몽의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만 있었다.연주에서의 연왕은 이미 마음이 불안해진듯 가만히 앉아 있질 못했다.방시원이 성을 포위한 지 2주나 넘었지만 아무런 움직임이나, 공격의 기색조차 보이지 않았기에더욱 초조해진 것이다. 성을 포위했다는 말은 외부의 소식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또한, 각지에 퍼뜨린 도적들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목종욱이 방시원과 합류했는지, 그리고 진성의 상황이 어떤지도 전혀 알 수 없었다.포위된 상황에서도 소식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었다. 단지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산길을 타고 밀림을 넘어가면 연주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즉, 만약 소식이 도착했다면 그것은 열흘 전의 상황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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