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의 모든 챕터: 챕터 321 - 챕터 330

1184 챕터

제321화

이방은 모든 걸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억울하고 분했다. “저에게 사랑한다고 했던 말은 그저 일시적 충동이었나요?”전북망은 답할 수 없었다. 그 자신도 확신할 수 없었다. 이방에게 흔들렸던 건 사실이지만, 스치는 감정이었는지는 그도 알지 못했다.이방과 결혼하고, 송석석이 떠난 후, 그는 조금 후회했다. 송세안에게 송석석이 후회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한 그 순간 그는 이미 후회하고 있었다.그렇다고 이방을 사랑하지 않았을까? 분명 사랑하고 있었다.남자는 왜 두 여자를 모두 품을 수는 없단 말인가? 많은 남자들이 첩을 두었지만 송석석이 이를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그는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에 스스로 화가 나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어차피 송 부인은 이미 죽었고,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송가에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어쩌면 그는 당시 자신이 송석석을 완전히 제압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고아에 기댈 친정이 없었기 때문이고 무공이 뛰어나 그와 이방조차도 쉽게 짓밟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더군다나 전장을 누비며 많은 공을 세울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시몬을 공격할 때, 용감하고 결단력 넘치는 그녀를 직접 목격했다. 그녀는 수많은 화살비 속에서도 침착했다. 그 침착함이 연출된 것일지라도 적들에게는 충분한 위협이 되었다. 전북망도 그 모습에 압도당했다.여전히 대답이 없는 그를 본 이방은 그제야 모든 걸 깨달았다. 그녀는 그저 쓴웃음을 지었다.“이건 업보에요. 우리가 함께 송석석을 괴롭혔는데, 왜 당신은 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또 결혼하는 거죠? 게다가 백작부의 딸과 결혼해 왕씨 가문과 연을 맺었으니 이제 당신은 막힘이 나아갈 테죠.”이러한 말들이 불쾌했던 전북망은 짜증스럽게 말했다.“남녀 사이에 업보가 웬 말이요? 나는 송석석을 버렸지만, 조금도 다치게 하지 않았소. 정말로 업보가 있다면, 당신의 업보는 어디에서 비롯됐소? 혹 논분성에서 있었던 일을 잊었소? 녹분성과 송씨 가문의 참사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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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평서백부도 매우 분주했다. 왕표가 북명군을 맡고 있는 덕에 요즘 평서백부 댁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내일이 대혼일이었지만, 오늘부터 이미 시작되었다.왕청여가 이혼서를 들고 방씨 가문에서 나올 때 그들은 며느리에게 미안한 마음에 혼수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은전을 보태주었다. 심지어 방시원이 전사한 후 받은 위로금도 모두 그녀에게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토지도 따로 떼어주었다. 방씨 가문은 무장세가였다. 그들은 그녀가 홀로 남겨지지 않기를 바랐지만, 그때 왕청여는 절대로 재혼하지 않겠다고 말했기에 방씨 가문은 친정에서 남은 생을 보낼 그녀를 위해 많은 것을 주었다.왕청여는 그 재산으로 새로운 혼수를 준비했고 많은 물건들은 새롭게 장만했다. 그렇게 총 68개의 혼수 상자가 마련되었다. 그녀는 송석석이 왕부로 시집갈 때 혼수로 가져간 상자가 64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송석석보다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이혼한 송석석이 궁으로 들어가 얼마나 화려하게 살게 될지는 그녀 일이지만 출가하는 날 만큼은 반드시 송석석에 뒤처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장군부에서 체면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여겼다.듣기로, 심청화는 이미 진성을 떠났고, 송국공부에서는 친인척들만 참석할 거라고 들었다. 그들이 초대하지 않은 것인지, 초대받았지만, 손님들이 오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느 쪽이든 송석석이 왕부로 시집가는 모습은 매우 초라해 보였다.오직 그래야만 내일 대혼식 때, 그녀의 체면이 송석석을 능가할 것이다.북명왕은 친왕이기 때문에 직접 맞이하러 오지 않겠지만, 전북망은 직접 올 것이다. 그렇게 왕청여는 또 한 번 송석석을 짓눌렀다.송석석과 경쟁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송석석이 먼저였고 그녀가 뒤에 가는 사람으로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게다가 그녀는 그날 전소환이 와서 한 말을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믿지 말라고 하셨다. 연로한 어머니는 내실 일을 관리하느라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일에 대해 잘 모르신다.송석석이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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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음력 12월 24일, 아침에 눈이 내렸다. 하늘은 잔뜩 흐렸고, 차가운 바람은 칼날 같았다. 양마마는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했다."오늘 우리 아가씨께서 시집가는 날입니다. 그동안 너무 가혹하게 대하셨으니, 오늘은 맑은 날씨를 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앞으로 매일 향을 피우고 하늘에 기도드리겠습니다."송석석은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야 했다. 묘의각의 양인들이 찾아와 그녀의 얼굴을 정돈하고 피부 관리를 해주겠다고 했다. 그들은 반죽 같은 것을 그녀의 얼굴에 바르고는 조용히 누워 말을 말라고 했다.어젯밤 복잡한 마음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던 그녀는 오늘 침상에 눕혀져 눈을 감고 말도 하지 못하고 있으려니 자꾸만 잠이 몰려왔다.어젯밤이 되어서야 그녀는 완전히 단념했다. 스승과 다른 이들은 오지 않을 것이고 시만자 또한 그럴 것이다. 스스로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마음이 아팠다.잠시 눈을 붙인 사이, 묘의각 소진이 그녀의 얼굴에 바른 반죽을 닦아주었다. 그녀는 손 까딱할 필요 없었지만, 잠에서 깨어났고 그저 그대로 누워서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맡겼다. 옆에서 거들고 있는 그들은 모두 서른 살 남짓했고 눈처럼 희고 매끄러운 피부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들의 피부 관리 실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시녀들은 잔뜩 흥분해 있었다. 유독 즐거워 보이는 서우를 데려욌다. 고모가 아름다운 신부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단다.서우는 고모의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 서우의 발음이 이제 꽤 많이 유창해진 것 같다.“서우도 친정 사람입니다. 제가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아요.”송석석은 서우가 보아낼 수 있을 정도로 감정 조절에 실패한 모양이다. 그녀는 서우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고모에게 당연히 친정이 있어. 고모는 지금 아주 기쁘단다. 서우가 좋아하는 아저씨와 함께 우리 이제 궁에서 살게 될 거야. 새 옷으로 입어 볼까? 고모가 한번 보고 싶구나.”"네!" 서우는 힘차게 대답했다. 보주는 미소를 지으며 서우와 함께 옷방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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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새 옷으로 갈아입은 서우가 다가왔다.몇 달 동안 키가 훌쩍 자란 서우는 맞춘 옷이 몸에 딱 맞았다. 빨간 비단에 토끼가 수 놓여 있었고 겉에는 가죽 안감을 덧댄 작은 망토를 걸쳤다. 망토의 모자는 겉은 검고 안은 붉은 색으로 되어 뒤로 늘어뜨리면 협객이 다름없었다. 단정하게 빗은 머리, 아증맞은 리본은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어쩜 이리 귀엽고 잘생겼을까?” 송석석은 서우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말했다. 방금전 시술 때문에 얼굴이 조금 따끔거렸지만,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고모가 하마터면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정말 멋지구나.”서우는 수줍은 듯 얼굴을 붉혔다. “이모, 그런 말은 어린애들한테나 하는 말입니다. 저는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란 말입니다.”“어린아이가 아니라니? 고모에게 너는 언제나 어린아이란다.” 그를 품에 안은 송석석은 가족의 온기를 느꼈다.옆에 있던 소진도 미소를 지었다.“서우 도련님, 참 잘생겼네요. 나중에 커서도 반드시 용맹하고 늠름한 사내대장부가 될 겁니다.”평소 자신을 사내대장부라고 부르는 것을 가장 좋아했던 서우는 몰래 간직하고 있던 사탕 하나를 소진에게 선뜻 내밀었다.“이모, 사탕 드세요. 고생하셨어요.”사탕을 한입에 넣은 소진이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이 사탕 너무 달콤합니다.”보주는 서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제 우리 밖에 나가서 놀아요. 아가씨께서 혼례복을 입으면 다시 보러 옵시다.”신시에 혼례물이 나갈 예정이었고, 혼례물이 나간 뒤 세 경이 지나면 신부가 출발할 예정이었기에, 지금은 혼례복을 입고 화장을 해야 했다. 결혼식은 유시에 진행될 예정이었는데, 지금은 겨울철이므로 유시쯤이면 왕부에 도착해 하늘과 땅에 예를 올려야 하니, 시간이 촉박하지는 않지만 눈 오는 날씨이기에 일찍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았다.다행히도 양마마의 기도가 통했는지, 정오가 되자 눈이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햇빛이 비추고 대지가 눈부시게 반짝여 너무 아름다웠다.정오가 지나자, 송석석도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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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양마마가 묘의각의 여인들을 불러 식사를 대접했다.식사가 차려졌다. 그들은 미리 배를 불려야 했다. 신시 이후가 되면 신부는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췬 뒤에도 묘의각의 여인들은 곧바로 떠나지 않고, 그중 한 명이 왕부까지 동행하였다. 합근주를 마신 후, 신랑과 신부는 차를 올리는 예를 갖추어야 했기에, 한 명이 신부의 화장을 고치기 위해 따라가야 했다. 왕부에는 손님이 많아 자주 차와 술을 권해야 했으므로, 화장이 쉽게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신시가 되어 혼수가 출문했다. 징이 울리고 경쾌한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송씨 가문의 자제들이 직접 혼수를 메고 길을 나섰다. 육십사 가마의 혼수에는 값지고 귀중한 물건들이 가득했고, 그중 하나는 심청화의 그림으로, 매우 소중한 것이었다. 평서백부와 국공부는 두 개의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있었으며, 그들도 신시에 혼수를 내보냈다.왕청여도 가례 복을 입고 혼수가 출문한 후, 유시에 전북망이 맞이하러 오기를 기다렸다. 그녀는 사람을 보내 국공부의 혼수가 출문하였는지 확인하게 하고, 육십사 가마가 맞는지 세어 보게 하였다. 시녀 유월이가 나가서 세어보니, 육십사 가마가 맞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 국공부의 공주가, 혼수는 나 같은 백부의 딸보다 못하구나.” 그녀는 송석석의 혼수가 얼마나 값진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왕청여가 조금 우쭐해하고 있을 때, 밖에서 누군가가 징과 북을 울리며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강남 시씨 가문에서 송 장군께 혼수를 더 드리나이다. 금사오십필, 금상옥 머리장식 세 세트, 옥여의 한 쌍, 용봉 팔찌 십팔 쌍을 더합니다.” 그녀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렇게 큰 소리로 외치다니, 가짜겠구나?’ 바로 사람을 보내 알아보려 할 때,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청옥방에서 국공부 송 장군께 혼수를 더 드리나이다. 현철검 두 자루, 장창 한 자루, 금옥도 한 자루, 금은보석 한 상자.”그 소리는 내공을 사용한 듯, 징 소리보다 더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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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적염문 후에는 진성에 위치한 약왕당이었고, 각종 귀중한 약재와 백년삼, 설연 등을 보내왔다. 약왕당의 보고 후에는 동해파였으며, 동일하게 희귀한 보배를 보내왔고, 그중 동주가 가장 귀한 것에 속했다. 그들은 마치 적염문을 압살하려는 듯했고, 동주 외에도 각종 보석으로 가득 찬 상자가 무려 세 개가 있었다.왕청여는 들으면 들을수록 온몸이 떨려왔고, 송석석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온몸을 떨며 예단을 거의 듣지 못하고 문파의 이름만 들릴 뿐이었다. 많은 문파들이 그녀와 전혀 접촉이 없는 곳이었는데, 어떻게 예물을 보내올 수 있단 말이지? 사부가 그들에게 알려준 것이 틀림없다. 마침내 예닐곱 문파를 더 들은 후, 송석석은 다섯 사형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만종문 문주께서 따님을 시집보내시니, 혼수 108 짐과 수도 내 상점 열 채, 매산 아랫집 두 채와 황금 만 냥을 바치겠나이다.”그 목소리가 거리에 울려 퍼졌고, 인근 10개의 거리에 있는 사람들도 다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만종문에서 딸을 시집보낸다고? 송석석이 만종문의 제자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냥 제자는 아니지 않은가? 이 혼수의 무게는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충격을 안겨주었다. 왕청여는 묘의각의 낭자에게 화장을 부탁했는데, 그녀의 흰 피부에 주근깨가 몇 개 있었기 때문에 화장은 조금 두꺼웠지만, 연지도 발라주니 화장이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다만 여러 거리를 뒤흔드는 외침을 들었을 때, 화장을 한 그녀의 낯빛이 심하게 어두워졌다. 뭐라고? 만종문에게 혼수 108짐과 수도 내 상점 열 채, 매산 아랫집 두 채와 황금 만 냥을 보내다니? 이럴 리가 없다, 황금 만 냥이면 무게가 얼마나 되는데, 게다가 그렇게 많은 혼수라니, 이는 가짜임에 틀림없다. 이럴 리가 없는데, 그게 얼마나 천 탈의 금이냐고요? 어떻게 들어 올리나요? 가짜임이 틀림없다.“유월, 빨리 나가서 살펴보거라.”그녀가 소리쳤다. 국공부에서 송석석은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미친 듯이 눈물을 흘렸다. 아, 사부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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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혼수가 이미 나왔기 때문에, 반 시진도 채 지나지 않아 혼인이 성사될 것이다. 사여묵은 이전에 신부를 맞이하겠다고 했으니, 그녀가 울어서 망가진 화장을 또다시 묘의각의 낭자에게 부탁해야 했다. 하지만, 송석석은 눈물을 참지 못하고 사부님과 첫째 사형의 어깨를 두드렸고, 둘째 사저는 도무지 칠 수가 없어서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둘째 사저, 저는 사부님과 사형, 사저들이 안 오는 줄 알고 너무 괴로웠습니다, 더 이상 나를 원하지 않는 줄 알았어요.”그러자 둘째 사저 평무종은 웃으며 그녀의 눈물을 서툴게 닦아주었다. 사매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고, 얼마나 많은 짐을 짊어졌던가. 평무종은 가슴이 미어지며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고는 부드럽게 말했다. “자, 이제 울지 말자. 오늘은 가장 기쁘고, 가장 예뻐야 하는 날인데 이렇게 울어서 되겠어?”평무종은 몸매가 늘씬하고 용모가 수려했으며, 언뜻 보기에는 대갓집 규수처럼 보였다. 그녀의 경공은 매우 뛰어났고, 은폐와 위장술은 더할 나위 없이 대단한 것을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그녀는 현재 무림 제일의 정탐원이며, 만종문의 둘째 사저일 뿐만 아니라 운익각의 각주이기도 했다. 다만 그녀는 운익각을 부각주에게 맡겼고, 그녀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에 익숙했다. 오늘 온 사람도 운익각 사람이었고, 그녀가 단독으로 운익각 이름으로 혼수를 보낸 것이다. 묘의각의 낭자도 큰판을 본 셈이며, 갑자기 무림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왔고, 게다가 보통 강호의 사나이들처럼 옷차림도 평범하지 않고 화려하게 입었기에 처음 본다면 호족 대가인 줄 알았을 것이다. 소진은 송석석의 화장을 고쳐주고 싶었지만, 그녀가 여전히 울고 있는 것을 보고는 옆에 서서 그녀가 이야기를 다 끝내고 정리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송석석은 눈물을 닦아내고, 사숙이 첫째 사형의 곁에 서 있는 것을 보고는 또 한바탕 억울한 듯 말을 꺼냈다. “사숙, 저는 우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겁니다.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지만 저를 벌하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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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이때, 진복이 눈물을 닦으며 다가와 말했다. “아가씨, 꽃가마가 곧 도착하니 서둘러 화장을 정리하시기 바랍니다.”송석석은 사부님과 사형들을 만나 몇 마디밖에 나누지 못하고 바로 떠나려 하니, 섭섭한 마음에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한 시진만 더 늦출 수는 없느냐?”“안 됩니다 아가씨, 반드시 길시에 의식을 치러야 합니다.”그러자 평무종은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가거라, 가서 화장을 잘 고치고. 이렇게 기쁜 날에 울고불고하는 것이 말이 되니? 우리는 널 시집보내러 온 거고, 곧 너와 같이 갈 거야. 북명 황실에 우리의 자리도 있을 거고 혼인 잔치에도 참석할 거다.”송석석은 눈을 깜빡였고, 눈물 때문에 앞이 흐릿한 채로 말했다. “그 말은 왕께서 여러분이 온 걸 알고 계셨다는 건가요?”“그래, 하지만 왕께서는 네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셔.”그렇다면 왕이 알고도 보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송석석은 마음을 가다듬고 일어나 자신을 축복하러 온 문파 장문들과 제자들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려 했다. “됐다, 가서 화장을 고치거라.”임양운이 손을 흔들며 말하자, 송석석은 돌아서며 속으로 사부는 정말 예의 하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가 화장을 하고 있을 때, 문밖에서 징과 북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며 누군가 다급하게 와서 보고했다. “신부를 맞이하는 북명왕의 행렬이 도착했습니다. 왕께서 친히 맞이하러 오셨습니다!”사숙 무소위는 이런 호들갑을 견디기 힘들어하며 말했다. “뭐지? 장가를 가서 직접 신부를 맞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더냐? 그런데 왜 이런 호들갑을 떠는 것이지? 그가 감히 오지 않으면, 내가 그의 귀를 잘라 버리겠다!”사숙의 날카로운 눈동자를 본 문지기는 순식간에 황당한 얼굴로 물러났다. 왕청여는 현재 자신이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는 전북망이 직접 와서 아내를 맞는 것이고, 친왕인 사여묵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사여묵이 신부를 맞이하는 행렬을 데리고 일찍 왔다는 소식을 듣자, 그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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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송석석은 무의식적으로 사부의 손을 잡았지만, 다른 손 하나가 다가왔다.그 손바닥은 넓고 길었으며, 굳은살이 가득했고 손톱은 가지런히 다듬어져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바닥에서 조금 위로 가면, 용무늬가 수놓아진 예복이 있다는 것이다. 친왕의 예복은 용무늬를 사용해도 되고, 조복도 가능하지만 오조구룡 무늬는 사용할 수 없었다. 그는 사여묵, 그녀의 남편이었다.잠깐의 침묵 후 그녀는 손바닥을 뻗었고, 그는 손을 잡아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먼저는 손바닥을 모아 그녀의 손을 잡았고, 몇 번이고 손을 돌려 위치를 잡은 후 마침내 그녀의 열 손가락을 마주할 수 있었다. 송석석은 가슴이 북처럼 뛰었고, 그 소리에 고막까지 떨려왔다. 그녀가 가슴이 뛰지 않았다면,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상대의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심지어 현기증까지 느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이다. 사여묵은 그녀의 손을 잡고 꽃가마로 향해 걸어갔고,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규칙에 맞지 않다고 말하는 듯했다.신부의 시중을 드는 자가 등에 업고 꽃가마로 가는 것이 규칙에 맞았지만, 그런 규칙은 개나 줘버리고 그들의 행복한 미래를 향해 나란히 걸을 것이다. 물론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없다, 그는 그녀보다 훨씬 크지만, 누가 상관이나 하겠는가?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솜을 밟는 듯했고, 이 광경은 꿈보다 더 환상적이었다. 그는 예전에 슬프고 절망적이었지만, 하늘이 그를 이렇게 구원해 주며 그에게 이런 복을 내려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사부는 그를 노려보았고, 그것은 그가 규칙을 따르지도 않고, 문안드리지도 않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제 누가 그를 통제할 수 있겠는가? 그는 벌을 마땅히 받을 수 있었고, 몇 번의 채찍질도 아프지 않을 것이다. 그의 눈에는 오직 그의 아내이자, 왕비인 송석석만 보였다. 그 자리에는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그의 눈에는 자신의 낭자만 들어왔다. 그는 기절할까 두려워 호흡을 가다듬었고, 한 걸음 한 걸음 꽃가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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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신부를 맞이하는 두 행렬이 정면으로 마주했다. 전북망은 사여묵을 바라보았고, 사여묵도 전북망을 보았다. 두 눈이 마주치자 사여묵은 감사한 마음만 남았다.송석석을 놓아주어서 감사했지만, 송석석을 괴롭힌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전북망의 눈은 복잡했고, 그 또한 한때 이렇게 의기양양하게 송석석을 신부로 맞아들였다. 그때 그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느꼈다.그러나 하늘의 뜻에 농락당했고, 송석석은 북명왕비가 되었고 그 또한 장가를 갔지만 마음은 항상 공허했다. 그는 사여묵의 복잡한 눈동자를 마주했고, 그 눈동자에는 시기와 질투, 원망, 불쾌함, 애잔함이 담겨 있었다.이 순간, 그는 자신과 송석석이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정말 깨달은 듯했고, 이제 그들 사이는 정말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이 뚜렷한 생각이 그를 스쳐 지나가자, 사여묵에게 한마디를 건넸다. “제가 원하지 않은 버려진 부인과 결혼한 것을 축하드립니다.”그는 자신이 얼마나 비이성적인지,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쩌면 북명왕의 분노에 맞서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사여묵은 그저 그를 보고 웃으며 말의 고삐를 잡고는 부드럽게 말했다.“자네의 눈이 멀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혼인할 수 있게 해주어서 고맙네.”전북망은 어안이 벙벙했고, 북명왕이 의기양양하게 대열을 이끌고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 무슨 뜻이지?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그는 어쩔 수 없이 송석석과 혼인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 자리에서 멀리 벗어난 후, 사여묵의 미소가 사라졌다. 망할 전북망 같으니라고.장대성이 앞장서서 말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이 말을 듣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손을 쓸까요?”“내일!”사여묵이 말했고, 오늘은 기쁜 날이니 피를 보고 싶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부님이 계신 것이었고, 그는 혼인 첫날밤 사부의 곤봉에 맞고 싶지 않았다.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사여묵이 말을 덧붙였다. “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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