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안시연은 주지혁과 생리에 관한 얘기를 했었다. 하지만 주지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게다가 안시연은 그저 그를 붙잡기 위해 말한 것이라고 했으니 주지혁도 그 말을 믿었다.하지만 안시연의 행동을 보면서, 주지혁은 안시연이 임신했다는 것을 거의 확신했다.그 생각에 주지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그는 손도 대지 않은 여자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니.”주지혁은 순간 미쳐버릴 것 같았다.“안시연!”애증이 가득한 그 이름이 주지혁의 입에서 뱉어져 나왔다. 안시연은 요즘 위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저녁에 술까지 마셨으니 토를 할 법도 했다.몸을 일으킨 안시연은 주지혁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더는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차갑게 얘기했다.“꿈꾸지 마. 난 해외로 나가지 않을 거야. 경인은 내가 어릴 때부터 살아온 곳이야. 난 어디도 가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안시연이 그대로 돌아섰다.주지혁은 따라가지 않았다.그는 멀어져가는 안시연을 보면서 붉어진 눈으로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미친 것처럼 핸들을 쾅쾅 내리쳤다. 고막을 찢을 듯한 클랙슨 소리는 꽤 듣기 싫었다.지나가던 사람이 창문을 두드려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다.주지혁은 크게 고함을 질렀다.“꺼져!”행인은 깜짝 놀라 미친놈이라고 욕하면서 지나갔다.주지혁은 분노를 뿜어내다가 맥이 풀려 조수석에 누웠다.그는 차 천장을 보면서 안시연과 함께했던 나날들을 떠올렸다.떠올릴수록 더욱 그리워졌다.안시연... 그의 안시연...그래, 안시연은 주지혁의 것이다.임신을 했어도, 더러워졌어도 안시연은 주지혁의 여자다.안시연의 날개를 꺾고 발을 묶어 주지혁 밖에 볼 수 없도록 하면 된다.그때가 되면 주지혁은 낙태 수술을 시킬 것이다.안시연은 주지혁의 아이만 임신해야 한다! 안시연은 주지혁의 여자니까!그렇게 생각한 주지혁은 얼른 이성을 찾고 조이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조이현은 매우 기뻤다. 금방 그녀를 바래다준 후 또 전화까지 해서 안부를 전하다니, 얼마나 다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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