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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71 - Chapter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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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화

안시연의 표정을 보면서 주지혁은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그때의 주지혁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안시연은 그와 동고동락하면서 그 시절을 버텨주었다.주지혁은 앞으로 안시연에게 가장 좋은 것만 주겠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안시연이 행복하지 않으니 그도 마음이 아팠다.조이현을 집에 데려다준 후, 그는 참지 못하고 안시연의 집으로 왔다.“시연아, 널 보러 왔어.”그는 여전히 안시연을 사랑하는 사람처럼 얘기했다. 안시연은 주지혁이 정신분열증에 걸린 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다.그녀는 바로 돌아섰다.“시연아!”주지혁은 빠르게 그녀를 따라잡았다. 안시연은 주지혁이 따라잡기 전에 뒤로 물러나 얘기했다.“계속 나한테 집착하면 경찰을 부를 거야. 그때가 되면 조이현 씨가 널 데리러 오겠지!”주지혁의 눈빛이 약간 차가워졌다.안시연의 거절에 그는 불쾌했다. 하지만 안시연도 비슷한 것을 겪었으니 화를 내는 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이성을 되찾은 주지혁은 그녀를 타이르며 얘기했다.“오늘 밤, 너를 도와주지 못한 건 내가 미안해.”안시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려 그를 비웃었다.주지혁은 계속 얘기했다.“저번에 얘기했지. 연정훈을 가까이해서 좋을 거 없다고. 오늘 밤의 일은 차 대표의 탓 같지만 사실은 임유정이 널 괴롭히려고 한 거야.”안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주지혁은 안시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계속 얘기했다.“임씨 가문은 경인시에서 권력이 센 가문이야. 연정훈이 널 진심으로 지켜주려는 게 아니면 넌 임유정 때문에 경인에서 살아남지 못할 거야. 시연아, 연정훈 같은 남자는 그냥 널 갖고 놀려는 거야. 지금도 널 지켜주지 못하잖아, 안 그래?”안시연은 주지혁 때문에 토가 나올 것만 같았다. 이미 그의 밑바닥을 봤었기에 안시연은 더 이상 가슴이 아프지 않았다.하지만 주지혁이 연정훈을 얘기하자 안시연은 저도 모르게 아까의 키스를 떠올렸다.그녀는 연정훈을 다치게 했다.연정훈은 아마 화가 났을 것이다.주지혁은 연정훈이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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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얼마 전, 안시연은 주지혁과 생리에 관한 얘기를 했었다. 하지만 주지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게다가 안시연은 그저 그를 붙잡기 위해 말한 것이라고 했으니 주지혁도 그 말을 믿었다.하지만 안시연의 행동을 보면서, 주지혁은 안시연이 임신했다는 것을 거의 확신했다.그 생각에 주지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그는 손도 대지 않은 여자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니.”주지혁은 순간 미쳐버릴 것 같았다.“안시연!”애증이 가득한 그 이름이 주지혁의 입에서 뱉어져 나왔다. 안시연은 요즘 위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저녁에 술까지 마셨으니 토를 할 법도 했다.몸을 일으킨 안시연은 주지혁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더는 신경 쓰고 싶지 않아 차갑게 얘기했다.“꿈꾸지 마. 난 해외로 나가지 않을 거야. 경인은 내가 어릴 때부터 살아온 곳이야. 난 어디도 가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안시연이 그대로 돌아섰다.주지혁은 따라가지 않았다.그는 멀어져가는 안시연을 보면서 붉어진 눈으로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미친 것처럼 핸들을 쾅쾅 내리쳤다. 고막을 찢을 듯한 클랙슨 소리는 꽤 듣기 싫었다.지나가던 사람이 창문을 두드려 도움이 필요한지 물었다.주지혁은 크게 고함을 질렀다.“꺼져!”행인은 깜짝 놀라 미친놈이라고 욕하면서 지나갔다.주지혁은 분노를 뿜어내다가 맥이 풀려 조수석에 누웠다.그는 차 천장을 보면서 안시연과 함께했던 나날들을 떠올렸다.떠올릴수록 더욱 그리워졌다.안시연... 그의 안시연...그래, 안시연은 주지혁의 것이다.임신을 했어도, 더러워졌어도 안시연은 주지혁의 여자다.안시연의 날개를 꺾고 발을 묶어 주지혁 밖에 볼 수 없도록 하면 된다.그때가 되면 주지혁은 낙태 수술을 시킬 것이다.안시연은 주지혁의 아이만 임신해야 한다! 안시연은 주지혁의 여자니까!그렇게 생각한 주지혁은 얼른 이성을 찾고 조이현에게 전화를 걸었다.조이현은 매우 기뻤다. 금방 그녀를 바래다준 후 또 전화까지 해서 안부를 전하다니, 얼마나 다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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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대표님, 저 찾으셨나요?”안시연이 먼저 입을 열었다.임유정이 정신을 차렸다. 어젯밤 조이현과 한 통화를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임유정은 서류를 꺼내며 담담하게 말했다.“이 서류 차 대표님 사무실로 보내요. 차 대표님 사인이 필요해요.”임유정은 건네받으며 내용을 힐끔 스캔했다.아주 일반적인 의향서였다.일반적으로는 온라인으로 결제하는 서류에 해당하였다.하지만 어젯밤 일로 안시연은 임유정에게 경각심을 더 세웠지만 티 내지 않고 서류를 잘 챙겼다.“언제까지 제출하면 될까요?”임유정이 말했다.“오늘 퇴근 전이요.”“네.”안시연이 공손하게 대답하더니 몸을 돌려 사무실에서 나왔다.그때 임유정이 갑자기 그녀를 불러세웠다.안시연이 다시 몸을 돌렸다.“다른 지시 사항 있으신가요?”임유정이 조용히 그녀를 쳐다보더니 입꼬리가 슥 올라갔다.“그냥요. 안색이 안 좋아 보이길래. 혹시 어디 아파요?”안시연은 가식적인 임유정의 태도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아닙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관심 감사합니다.”“다행이네요.”둘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았다.안시연은 그제야 문을 열고 나왔다.안시연이 나가자마자 임유정은 얼굴이 굳어졌다.솔직히 말해서 임유정은 연정훈이 그렇게 쉽게 여자를 임신시킬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안시연의 여우 같은 얼굴을 확인하니 그럴 법하다고 생각했다.원래는 바로 연정훈의 어머니 김세연에게 알리려 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것 같아 고민 끝에 먼저 시험해 보기로 했다.그 시험에 이용하기 좋은 사람이 바로 차시훈이었다. -안시연은 임유정과 차시훈을 똑같이 경계했다.같은 여자지만 안시연에게 차시훈이나 임유정이나 별반 다를 바 없었다.안시연은 차시훈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게 싫었기에 LC그룹으로 가기 전에 차시훈에게 연락했다.“지금 바쁘신가요?”“괜찮아요. 회사 로비에 있는 커피숍에서 기다릴게요. 커피도 한잔 같이할 겸요.”“네, 그럼.”전화를 끊고 나서야 안시연은 한숨 돌릴 수 있었다.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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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안시연이 걸음을 멈췄다.“뭐라고요?”주효진은 진작에 조이현에게서 들어서 알고 있었다. 안시연이 연정훈을 꼬셨다고 말이다. 하지만 주효진은 믿지 않았다. 하지만 아까 올라온 사진을 보자마자 바로 안시연이 생각나 순간 화를 참지 못했다.주효진은 심호흡을 하더니 도발적인 미소를 지으며 안시연에게 말했다.“발랑 까진 여자가 많다고요.”안시연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안시연은 오늘 화장에 조금 힘을 주었기에 평소와 다르게 청초함보다는 여성미가 더 돋보였고 눈동자가 매우 매혹적이었다.주효진이 이렇게 나올 거라는 걸 예상한 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말했다.“맞아요. 참 발랑 까진 여자가 많아요.”안시연은 이렇게 말하더니 주효진을 아래위로 훑으며 눈으로 욕했다.주효진은 안시연이 자기를 비웃을 줄은 몰랐기에 순간 눈동자가 커졌다.하지만 주효진이 화를 내기도 전에 안시연은 오만하게 고개를 살짝 들어 올리며 그녀를 지나쳤다.주변에 사람이 많았고 입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기에 주효진은 일을 크게 벌일 엄두가 나지 않아 안시연을 그냥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일단 입씨름에서라도 이겼으니 안시연은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하지만 그래도 살 도리는 해야 했다.약속 시간에 맞춰 LC그룹 로비에 있는 카페에서 차시훈을 기다렸다.밥때가 거의 되었기에 차시훈은 자리에 앉자마자 일보다는 안시연에게 밥을 사겠다고 했다.안시연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대표님, 죄송합니다. 요즘 다이어트 중이라 점심에는 샐러드만 먹습니다.”말이 끝나기 바쁘게 안시연은 커피숍의 메뉴를 가리켰다.“괜찮으시면 제가 사겠습니다.”차시훈은 웃더니 장난기 섞인 눈빛으로 말했다.“안시연 씨는 전혀 틈을 안 주네요.”안시연은 대꾸하지 않았다.메뉴가 나오기 전에 안시연은 서류를 꺼냈다.안시연은 대수롭지 않게 사인했지만 딱히 서류를 돌려주지는 않고 오히려 그녀와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그 사이에 메뉴가 전부 나왔다.차시훈은 포크와 나이프를 가지다가 실수로 커피를 건드려 절반쯤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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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병원.안시연은 의자에 기대 의사의 진료를 기다렸다.테이블에 놓인 각종 보고서는 모두 아까 진행한 검사 결과였다.이승우가 옆에서 여유롭게 다리를 꼬고는 의사의 판단도 듣기 전에 맞은편에 앉은 부부에게 물었다.“거기 두 분, 제 친구가 심각한 부상을 당했는데 뭐라고 말씀 좀 해보세요.”이씨 가문 일곱째라는 신분이 있는데 누가 감히 그의 말에 반박할 수 있을까.차시훈의 ‘와이프’는 성질을 내려 했지만 차시훈이 이를 억지로 잡아 눌렀다.“이승우 씨,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차시훈이 난처하게 웃으며 말했다.이승우는 안시연 옆으로 다가가더니 말했다.“여신님, 배상은 얼마나 받으면 될까요?”안시연은 어안이 벙벙했다.하지만 약값을 생각해 그나마 합리한 금액을 말했다.“육...(십만 원)”이승우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육천만 원이요.”안시연은 화들짝 놀랐다.차시훈은 금액을 듣고 많이 쓰리긴 했지만 그래도 한시름 놓았다.돈으로 다른 수모를 막을 수만 있다면 좋은 일이다. 만약 안시연이 이승우와 썸씽이 있다는 걸 미리 알았으면 안시연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젊은 여자가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더 난리를 피우려 했지만 차시훈은 아예 욕설을 퍼부으며 쫓아내 버렸다. 그러더니 그 자리에서 안시연에게 수표를 건네주었다.한번 당한 걸로 6,000만 원을 번 안시연은 멍해졌다.돈을 받은 걸 확인한 이승우는 손을 저으며 그 두 ‘부부’에게 꺼지라고 했다.검사실이 다시 조용해졌다.안시연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그녀는 이승우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승우 씨, 감사합니다.”“이게 뭐라고, 별말씀을요.”이승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의사에게 자세한 상황을 확인했다.“뼈는 문제없어요. 근데 멍은 좀 들 것 같네요. 약 잘 먹고 파스 잘 붙여요.”“별문제 없다니 다행이네요.”이승우는 사람을 시켜 약을 가져오라고 하고는 안시연의 퇴원을 도왔다.주차장으로 가는 길 내내 안시연은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이승우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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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차는 한 개인 별장 앞에서 멈췄다. 이승우는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말을 이어갔다.“외국으로 연수 가라고 했는데 거절했다면서요?”“네...”“그럼 기대해요. 앞으로 많은 일이 일어날 거예요.”이승우는 안전벨트를 풀더니 편한 자세로 고쳐 앉고는 선글라스를 낀 채 나른하게 안시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떻게 대처할 거예요?”안시연이 말했다.“닥치는 대로 해결해야죠 뭐.”이승우가 고개를 저었다.“그런 생각으로 응하면 안 돼요. 내가 방법 알려줄게요. 단번에 해결할 방법.”안시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을 기다렸다.“방법이라면 오늘 밤 바로 정훈이랑 잠자리를 가지는 거예요.”안시연은 말문이 막혔다.안시연의 어이없다는 표정을 확인한 이승우는 계속 그녀를 부추겼다.“임유정이 당신을 괴롭히면 당신은 임유정이 좋아하는 남자를 괴롭히는 거예요. 말 되죠?”안시연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임유정이 안시연 씨를 그렇게 괴롭히는 데 그냥 참고만 있을 거예요?”“사람이 참고만 살면 안 돼요. 다혈질로 살 필요도 있다니까요.”“내가 안시연 씨면 지금 당장 정훈이를 찾아서 잠자리를 가질 거예요.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없게, 엄청 시끌벅적하게요. 다른 건 몰라도 임유정에게 크게 한 방 먹일 수 있으니까요.”이 말에 안시연이 풉하고 웃음을 터트렸다.이승우는 어여쁜 그녀의 얼굴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내 말 틀려요?”“모르겠어요. 근데 자꾸만 나쁜 짓 하게 부추기는 것 같아요.”“그럴 리가요. 저는 다 시연 씨를 위해서 그러는 거죠.”창밖에서 누군가 지나가더니 도어를 두드렸다.이승우가 도어를 열더니 그 사람과 몇 마디 너스레를 떨었다.“그래. 먼저 들어가. 금방 갈게.”이승우는 이렇게 말하더니 안시연을 돌아봤다.“내려서 같이 밥이나 먹을래요?”안시연은 차시훈을 얼버무리기 위해 점심에 대강 샐러드만 먹었더니 지금 배고파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저는 다시 회사로 들어가 봐야 해요...”“다시 들어가기는, 지각하든 안 하든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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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안시연은 아직 벙찐 상태였다. 하지만 이승우는 그녀를 끌고 사람들 앞으로 다가갔다.그녀는 심장이 덜컹했다.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연정훈의 시선을 피했다.연정훈 옆에 선 젠틀해 보이는 남자가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정훈 씨가 자기라고 부르는 사람이 한둘이어야지. 처음 보는 이분은 누구세요?”이승우는 연정훈을 한번 쓱 훑더니 일부러 안시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안시연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놀란 토끼 눈으로 이승우를 쳐다봤다.하지만 이승우는 이를 무시한 채 오버하며 말했다.“자기 중에서도 제일 아끼는 자기죠. 일반적인 장소에는 아까워서 부르지도 않아요.”질문을 던진 남자는 분칠하지 않아도 빼어난 안시연의 미모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럴만하네요.”“그렇죠?”이승우는 입을 샐쭉거리더니 연정훈을 향해 턱을 빼 들며 말했다.“연 대표는 어떻게 생각해?”연정훈은 와인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안시연에게는 아예 시선도 주지 않았다. 그러고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괜찮네.”사람들이 놀랐다.연정훈이 여자를 칭찬하는 건 드물었기 때문이다.이승우는 속으로 그런 연정훈에게 콧방귀를 뀌었다.‘괜찮네? 좋아 죽으면서.’이승우가 입을 열려는데 연정훈이 그를 쳐다보며 유유히 입을 열었다.“너랑 있기엔 아깝다.”연정훈의 허를 찌르는 공격에 이승우는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화제의 중심에 있는 안시연은 말할 틈이 없었다.이 자리가 너무 불편해 살짝 몸을 돌려 이승우에게서 벗어나려 했다.그때 위층에서 소리가 들려왔다.“무슨 말 하는데 이렇게 즐거워요?”여자 목소리였다.그 소리를 들은 안시연은 순간 얼굴이 굳었다.여느 사람들처럼 위로 시선을 돌리니 아니나 다를까 임유정이 2층에 서있었다.임유정도 안시연을 보고 멈칫하더니 이내 긴장한 듯한 기색이 스쳤다.안시연은 당하지 않아도 될 변을 당한 걸 생각하니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승우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지금이에요. 한 방 제대로 먹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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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뼈는 안 다쳤대요. 큰 문제 아닙니다.”안시연이 대답했다.연정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비용은 회사에 청구해요.”“감사합니다. 대표님.”무미건조한 대화였다.이승우는 성에 차지 않는 듯 앞으로 걸어와 말했다.“비용만 처리해 주면 끝인가? 연 대표,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은데? 우리 자기 다친 거 안 보여? 심각한 문제 아니라 이거지?”이승우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뻗어 안시연의 옷깃에 갖다 대더니 단추를 풀려는 시늉을 했다.안시연이 화들짝 놀랐다.맞은편에 있던 연정훈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옆에 선 사람도 이를 말렸다.이승우는 중도에서 동작을 멈췄다. 그는 주위를 빙 둘러보더니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연정훈을 바라봤다.“무슨 생각하는 거예요? 진짜 보여주기라도 할까 봐요? 그러기엔 너무 아깝지.”이승우는 혀를 끌끌 차더니 말했다.“참 꿈도 야무져.”구경하던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안시연은 그제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연정훈 쪽을 힐끔 쳐다봤다. 하지만 연정훈은 이미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말이다.“이리 와 앉아요.”이승우는 그제야 장난을 멈추고는 그녀를 소파로 데려가 음식을 이것저것 적지 않게 집어줬다.안시연이 자리에 앉자마자 임유정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앉더니 친절하게 다친 상황에 대해 물었다.“약은 받았어요?”안시연은 덤덤한 태도로 대꾸했다.임유정도 딱히 신경 쓰지는 않았다.“안색이 별로인데 다른 불편한 데는 없어요? 약은 함부로 먹으면 안 돼요. 아는 한의사가 한 분 계시는 데 조금 있다 같이 가볼래요?”“의사가 준 약인데 왜 먹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이승우가 유령처럼 나타나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임신한 것도 아닌데.”임신이라는 두 글자에 임유정은 가슴이 조여왔다. 하여 얼른 안시연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안시연은 고개를 들더니 이승우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장난이 짓궂으시네요.”그 말은 임신을 부정하는 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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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이승우가 말하면 할수록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갔고 분위기도 야릇해졌다.남자들끼리 모여있으면 평소에 얼마나 점잖든 간에 살짝만 긴장을 풀어도 화제가 이상한 쪽으로 튀게 된다.안시연은 화제가 계속 연정훈의 입에 난 상처를 둘러싸고 점점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자 핑계를 찾아 자리를 비켰다.“야야, 그만해. 아가씨가 부끄러워하잖아.”누군가 이렇게 말했다.그러면서 임유정을 쳐다봤다.“임유정 씨야 뭐 우리랑 하도 오래 봐서 표정 하나 변하지 않지만 말이야.”임유정은 허를 찌르는 그 말에 숨이 턱 막혔다.수줍어하는 안시연과 다르다는 건 임유정의 낯이 두껍다는 말과도 같았다.임유정은 입을 앙다물고는 말했다.“어쩔 수 없죠. 어떤 사람인지 다 아니까 습관이 된 거지.”이승우는 입을 샐쭉거렸다. 임유정의 민낯을 까밝히기 귀찮은 듯한 눈치였다.그의 앞으로 연정훈이 그를 등진 채 살짝 고개를 돌리고 창문 쪽을 바라봤다. 그 각도에서 마침 떠나가는 안시연을 관찰할 수 있었다.안시연은 화장실에서 나왔지만 그렇게 빨리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이승우가 그렇게 쉽게 보내줄 것 같지 않았다. 이승우는 나쁜 마음은 없어 보였지만 장난기가 너무 심했다.이렇게 생각한 안시연은 주방으로 들어가 직접 야채 과일 주스를 한잔 만들려고 했다.과일을 잘 썰어 믹서기에 넣었다.그러고는 싱크대에 기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돌아보니 연정훈이었다.안시연은 약간 안절부절못했다. 하지만 이내 연정훈의 태도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아까 밖에서 봤을 때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왠지 모를 실망감이 그녀를 덮쳤지만 이내 다시 차분해졌다.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물 뜨러 왔어요?”“커피.”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연스럽게 원두를 찾았다.하지만 몸을 돌리자마자 아까 연정훈이 술을 마셨던 게 떠올랐다.그녀는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금방 술 마셔놓고 또 커피 마시게요?”연정훈은 대답하지 않았다.안시연은 믹서기를 가리키며 말했다.“야채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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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주방에는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잠시 후 연정훈이 덤덤하게 말했다.“그냥 머리띠 돌려주려고 간 거였어.안시연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그녀의 추측이 맞았다.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알면 문제를 해결하기가 쉬워진다.그녀는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약속을 잡은 건 아니에요. 그냥 일방적으로 찾아온 거지. 나를 외국으로 연수 보내고 싶어 하더라고요.”연정훈은 손가락으로 싱크대를 톡톡 두드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시연이 말을 이었다.“하지만 내가 거절했어요.”단도직입적으로 설명했다.얼어붙은 분위기를 아주 쉬운 방법으로 풀어주자 알아서 잘 흘러가기 시작했다.연정훈이 끝내 대꾸했다.‘입술을 깨문 건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겠네.’안시연이 이렇게 생각했다.하지만 빚진 건 아직 갚지 못했다.오늘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연정훈이 하루라도 빨리 빚진 걸 갚으라고 재촉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얼른 갚고 정리하려고 했다.하지만 임유정이 너무 쪼아서 그런지 아니면 이승우의 시답잖은 농담에 동한 건지 잘 참았다가 임유정에게 크게 한방 먹이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올랐다.연정훈이 대꾸하자 그녀는 어떻게 말을 이어갈지 고민했다.하지만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하이힐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안시연은 이미 누군지 알아챘다. 하여 입꼬리를 내리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연정훈은 안시연의 정서가 나타나는 제스처를 보고는 티 나지 않게 눈썹을 추켜세웠다.임유정이 그쪽으로 걸어갔다.둘만 있는 걸 발견하고는 몰래 이를 악물었지만 이내 환하게 웃으며 연정훈에게 물었다.“전에 내가 도와달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연정훈은 야채 과일 주스를 다시 집어 들더니 한 모금 들이켰다.“요 며칠 다시 전화해서 확인해 볼게.”임유정은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부탁한 일이 연정훈에겐 작은 일이라는 걸 말이다. 하지만 며칠이 지났는데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건 그냥 얼렁뚱땅 흘려넘기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임유정은 안시연 앞에서 체면이 구겨지는 건 싫어 흠잡을 데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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