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 Chapter 61 - Chapter 70

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61 - Chapter 70

536 Chapters

제61화

연정훈의 사무실은 호화롭고 안락했다. 하지만 안시연은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새벽 일찍 깨난 안시연은 몰래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진수빈은 안시연보다 더욱 빨랐다. 그리고 조용하게 아침을 테이블 위에 놓고 글을 적었다.[시연 씨, 연 대표님께서 아침을 다 드시고 가라고 하셨습니다.안시연은 그 글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어젯밤 그렇게 바빴으면서 자기의 아침까지 챙겨주다니.연정훈은 아마 아직 깨어나지도 않았을 텐데.머릿속에 생각이 많아져 아침을 먹고 싶은 생각도 사라졌다. 아무렇게나 몇 입 먹은 안시연은 사람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내려갔다. 과학기술사로 돌아와 보니 이미 출근한 동료가 있었다.오래된 직원이 그녀에게 물었다.“어떻게 됐어요?”안시연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동료는 또 한숨을 쉬면서 얘기했다.“찍힌 거 아니에요?”안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누구한테 찍힌 것인지는 그녀도 잘 알고 있다.데이터 정리는 여전히 그녀 혼자서 한다. 오전에 주효진이 안시연을 시켜 두 빌딩을 오가면서 사인을 받아오게 했다.그래서 온몸이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저녁에는 식당에서 진수빈을 만났다. 진수빈은 아예 빌딩과 연정훈의 사무실을 드나들 수 있는 카드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카드를 쥔 안시연은 기분이 이상했다.오늘 밤, 어쩌면 정말 빚을 갚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사무실에 올라갔지만 연정훈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소파에 그녀가 갈아입을 옷이 마침 있었다. 이런 게 바로 암시가 아닐까 생각한 안시연은 옷을 가지고 휴게실로 가서 샤워했다.나오면 연정훈을 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그녀가 침대에 누워서 노트북으로 일을 거의 끝낼 때까지도 연정훈은 나타나지 않았다.이튿날 아침, 테이블에는 또 아침이 차려져 있었다.안시연은 그 음식들을 보면서 생각이 또 많아졌다.진수빈이 들어와 안시연에게 사과를 했다.“연 대표님이 요즘 많이 바쁘세요. 어젯밤에도 임유정 아가씨와 회의를 하다 보니 잊어버리신 것 같았다.젓가락을 쥔 안시
Read more

제62화

“프로젝트 상황 보고 회의에 모든 사람이 다 참가해야 합니다.”사무실 안의 주효진이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안시연을 보면서 얘기했다.“정리한 데이터, 나한테 보내주세요.”안시연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옆의 직원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누군가가 잔뜩 긴장한 채 문을 두드렸다.“얼른 다들 노트북 들고 1호 회의실로 와요. 연 대표님이 오셨으니까!”모든 사람이 놀라서 굳어버렸다.안시연도 굳었다.연정훈은 보는 건 거의 하늘의 별 따기가 아니었나.이 대표가 빠르게 사무실에서 달려 나갔다. 뱃살이 출렁거리고 숨이 턱 끝까지 찼지만 그래도 달려야 했다.정인 과학기술은 연정훈이 대표로 올라온 후 창립된 것이긴 하지만 정인 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이고 또 위에 수많은 기업들이 있기에 비산 과학기술과 합작하는 건 연정훈에게 있어서 아주 작은 일이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연정훈이 직접 왔다.이 대표는 흥분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임유정은 연정훈의 예비 신부가 맞았다. 그녀에게 잘 보이는 건 미래의 사모님에게 잘 보이는 것과 같지 않은가!회의실에는 사람이 가득했다.안시연은 구석에 앉아 테이블 가까이에도 가지 못하고 그저 추가된 의자에 앉아만 있었다.그녀 앞에 다른 사람까지 있어 안시연은 연정훈의 얼굴을 잘 볼 수도 없었다.그저 연정훈이 깔끔한 정장을 입고 있다는 것과 그의 오똑한 콧대 위에 은테 안경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정훈은 자리에 앉아서 우아한 자태를 유지했다. 회의실의 사람들은 그의 아우라에 압도되었다. 회의실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다 들릴 것 같았다.임유정은 투자자의 고문으로서 늦게 왔지만 자연스레 연정훈의 왼쪽에 와서 앉았다. 그리고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이 대표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연 대표님, 이제 시작할까요?”“네.”연정훈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 대표는 눈짓으로 주효진더러 올라가라고 했다.주효진은 환하게 웃으면서 하이힐을 신고 올라갔다.말
Read more

제63화

안시연은 고개를 숙이고 억울함을 꾹 눌렀다.이 대표는 여전히 주효진을 칭찬하고 있었다.연정훈은 자리에 앉아 담담하게 얘기했다.“잘했네요.”주효진을 칭찬하는 말에 주효진은 눈에 기쁨이 가득했다.안시연은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 우울함을 달랬다.임유정은 그 소리를 듣고 입술을 작게 끌어올렸다.임유정은 주효진 같은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그녀는 그저 연정훈이 안시연을 대하는 채도를 보고 싶었다.아까 안시연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임유정이 봤으니 연정훈도 봤을 것이다. 하지만 연정훈은 안시연의 편을 들어주고 있지 않았다.그렇다면 연정훈에게 안시연도 그저 그런 사람일 뿐인 것 같았다.연정훈은 그저 잠깐 시간을 내서 온 것이었다. 주효진의 보고를 들은 후 그는 먼저 자리를 떠났다.그가 떠나자 이 대표가 바로 그를 따라 나가며 배웅해 주었다.주효진도 따라 나가고 싶었지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이때를 틈타 회의를 주최했다.안시연은 손에 쥔 서류를 천천히 보고 있었다. 주효진이 하는 말은 하나도 듣지 못했지만 연정훈이 나갈 때, 임유정이 그에게 하는 말은 들었다.“오늘 밤 같이 저녁 먹을래요?”연정훈의 대답은 듣지 못했지만 연정훈이 거절할 것 같지는 않았다.미인과 밥을 먹는 것은 즐거운 일이니까.“팀은 일단 이렇게 나누겠습니다. 1팀에서는 이번 주 안에 세 가지 기획안을 내오길 바랍니다.”주효진이 명령을 내렸다.동료가 또 주효진을 욕하면서 안시연에게 얘기했다.“미친 거 아니에요? 우리 팀을 죽이겠다는 거 아니냐고요.”안시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동료가 힘들게 된 건, 어쩌면 안시연의 탓일지도 모르니까....임유정은 연정훈을 떠나보낸 후 기분이 좋지 않았다.왜냐하면 연정훈이 그녀를 거절했기 때문이다.사무실에 돌아오니 주효진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저급한 출신에 연정훈과 엮이고 싶어 하는 여자들과는 전혀 말을 섞고 싶지도 않았다.하지만 주효진은 최대한 임유정에게서 점수를 따려고 했다.말을
Read more

제64화

안시연은 침착하고 담담하게 얘기했다.“임 대표님, 제게는 아버지가 있어요.”임유정은 흠칫하더니 바로 사과를 했다.“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그저 시연 씨의 신세가 불쌍해서 그래요.”아까까지만 해도 안시연은 임유정이 안시연과 연정훈의 일을 아는지 모르는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확신할 수 있었다.임유정의 행동은 주지혁과 비슷했다.임유정은 그녀를 연정훈한테서 떼어내려고 했고, 주지혁은 그녀를 소유하려고 했다.“다 같은 여자로서, 시연 씨보다 두 살 큰 언니로서 솔직하게 얘기하는 거예요. 다 시연 씨를 위해서 하는 말이고요. 사람을 멀리 볼 줄 알아야 해요. 사업은 남자보다 훨씬 중요하니까요.”임유정은 부드럽게 얘기하면서 뜻을 숨겼다. “이런 기회 흔치 않아요.”그냥 들었을 때는 확실히 그럴듯했다.이 기회가 안시연의 실력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면 안시연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던져주는 기회라면 그게 꿀인지 독인지는 모르는 일이다.입술을 말던 안시연이 부드럽게 얘기했다.“임 대표님, 저를 생각해 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하지만...”안시연은 시선을 약간 돌리고 얘기했다.“마음만 받도록 하겠습니다.”임유정의 입꼬리를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의아해하면서 물었다.“왜죠?”“저는 정인 과학기술의 직업을 좋아해요. 착실하게 노력해서 인턴 기간을 버텨야죠.”안시연이 얘기했다.임유정은 표정이 약간 굳었다.“정인 과학기술은 좋죠. 하지만 정인 과학기술은 창립된 지 얼마 안 되는 회사예요. 게다가 회사 직원보다는 철밥통인 공무원이 좋지 않아요?”“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재정부에 가도 공무원 대접을 못 받을걸요.”임유정은 말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묵묵히 안시연을 쳐다보았다.‘하, 내가 너무 얕봤네.’하지만 표정에 드러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얘기했다.“그래도 한번 생각해 보는 게 어때요? 쉽지 않은 기회니까요.”“알겠습니다, 임 대표님.”“괜찮아요.”임유정은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웃더니 눈짓했다.“가서
Read more

제65화

“안시연 씨?”차시훈은 입속에서 이 이름을 굴렸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안시연의 얼굴을 확인하고 저도 모르게 놀란 기색을 내비쳤다.“이름이 예쁘네요.”“얼굴도 예쁘죠?”옆의 사람이 장난스레 얘기했다.안시연은 자연스레 차시훈 옆에 앉게 되었다.같은 여자이긴 하지만, 차시훈이 다가와서 얘기할 때, 안시연은 몸에 소름이 끼쳤다.“어디 사람이에요?”“경인시요.”“어쩐지, 경인시 사람들은 다 예쁘더라고요.”듣기에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대화였다.하지만 상대방에게서 느껴지는 남자 향수의 향이 안시연을 덮쳐오자 안시연은 불편함을 느꼈다.차시훈은 확실히 안시연에게 흥미를 느끼는 듯했다.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안시연에게만 말을 걸고 있었으니 말이다.그러다가 식사가 시작되고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술을 권하기 시작했다.안시연은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최대한 적게 마시고 있었다.하지만 그러다 보니 누군가가 불만을 품고 안시연 더러 두 잔을 마시라고 했다.차시훈이 웃으면서 막아 나섰다.“왜 굳이 시연 씨한테 그래요?”“아이고, 우리 차 대표님이 아주 애지중지하네요!”이리저리 장난스레 얘기하는 말에도 차시훈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안시연은 몸 위에 벌레가 가득한 기분이었다. 메스꺼움이 점점 올라오고 있었다.차시훈은 안시연에게로 몸을 돌려 낮게 얘기했다.“크게 신경 쓰지 말아요. 이 사람들이 좀 투박해서 그래요.”차시훈의 뜨거운 숨결이 안시연의 귀에 닿았다. 일부러 그런 것인지 실수인지는 아무도 몰랐다.안시연이 밀어내려고 할 때, 차시훈의 손이 안시연의 허벅지에 닿았다.안시연은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차시훈도 눈치챈 것 같았다. 차시훈은 또 안시연에게 음식을 짚어주며 얘기했다.“먹어봐요. 맛있으니까.”“감사합니다, 차 대표님.”안시연은 메스꺼움을 꾹 참고 젓가락을 들었다.맞은 편의 임유정은 앉아서 직원들이 권하는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러면서 안시연 쪽의 상황을 보더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경인시에 남아서, 정인 그룹에 남
Read more

제66화

안시연은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몰랐다.중개상과 밥을 먹는데 메인 요리는 바로 안시연이었다.안시연은 연정훈과 멀어지겠다고 얘기하면서 홀로 직장을 찾았다. 하지만 결국 다른 사람에게 놀아나고 있었다.안시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연정훈은 담담하게 얘기했다.“어느 중개상?”“LC 그룹이요.”연정훈은 머릿속을 뒤집으며 생각했다.“출시를 맡은 사람의 성이 차씨던가?”여기까지 얘기하자 안시연은 알 것만 같았다. 연정훈도 차 대표에 대해서 잘 알 것이다.그 순간, 안시연은 그녀의 밑바닥까지 공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만약 그녀가 연정훈이었다면 큰 소리로 비웃을 것이다.두 사람의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났다.바람이 또 불어왔다.안시연은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연정훈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턱을 잡았다.안시연이 멍하니 서 있을 때, 연정훈은 손수건으로 그녀의 땀을 닦아주고 있었다. 아무런 표정이 없는 연정훈은 마치 기계를 닦아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안시연과 시선을 마주쳤을 때도 그저 담담하게 지나칠 뿐이었다.손을 뗐지만 연정훈의 담배 냄새가 안시연의 몸에 남았다. 그 담배 냄새는 차시훈이 뿌린 저급한 남자 향수의 냄새와 크게 비교되었다. 거의 하늘과 땅 차이였다.안시연은 마음이 약간 설렜다.연정훈은 한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물었다.“그 데이터 정리, 혼자 한 거야?”안시연은 약간 놀랐다.연정훈이... 알고 있었다.안시연은 그의 눈을 바라보면서 무슨 대답을 할지 생각했다.그녀를 놀리고 비웃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고발할 기회를 주는 것인지 몰랐다.하지만 어느 쪽이든지, 안시연은 그에게 곧이곧대로 말할 용기가 없었다.처음부터 그를 떠나려고 한 건 안시연이다.“... 다 같이 한 거예요.”연정훈이 침묵했다.그의 시선은 오랫동안 안시연에게 닿았다. 그러다가 이내 시선을 떼고 얘기했다.“돌아가.”그는 여전히 차갑게 얘기했다. 안시연은 그 말투에서 연정훈이 불쾌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안시연은 그 자리에서
Read more

제67화

주지혁이 일어나서 정리를 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조이현이 그의 팔을 잡고 애교를 부렸다.“지혁 씨, 나 새우 좀 까줘.”주지혁은 그대로 굳어버렸다.1초 동안 생각한 주지혁은 바로 안시연을 도우려는 생각을 접고 조이현을 그러안으며 얘기했다.“알았어.”안시연은 그 모습을 보면서 씁쓸하게 웃었다.외치는 소리는 여전했다.흥분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서, 안시연은 메스꺼움을 느꼈다.차시훈은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손을 들어 사람들을 진정시켰다.“됐어요, 됐어. 그만 해요. 다른 사람들이 컴플레인을 걸겠어요.”차시훈은 자기도 어쩔 수 없었다는 듯, 일어나서 안시연의 어깨를 두드리며 얘기했다.“얼른 마시고 저 사람들을 조용히 시키자고요.”“오~”사람들은 또 소리를 질렀다.안시연은 살짝 굳어서 고개를 들었다. 억지로 성인 남자처럼 만들어진 여자의 얼굴을 역광으로 보면서 메스꺼움이 가슴까지 올라오는 것 같았다.그녀는 약간 입을 열었다.“차 대표님, 저...”“그냥 술 한 잔일 뿐이에요.”차시훈은 이미 그녀에게 술을 부어주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의 팔을 잡고 그녀를 의자에서 끌어 올렸다. 안시연은 그저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옆의 주효진과 임유정은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다.주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새우만 까고 있었다. 차시훈은 억지로 안시연의 손에 술잔을 밀어 넣어주었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그녀의 손을 잡았다.그 뜨거운 온도에 안시연은 불쾌함이 밀려왔다.“러브샷! 러브샷!”사람들이 또 분위기에 휩쓸려 외쳤다.“괜찮아요. 걱정하지 말고...”토닥이는 차시훈의 말에 사람들은 더욱 흥분했다.안시연은 사람이 이렇게 추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천천히 술잔을 들어 올렸다. 쿵. 쿵. 쿵.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모든 것이 꿈이었던 것처럼 조용해졌다.안시연은 정신을 차리고 술잔을 내려놓고 입구를 쳐다보았다.“음식이 온 건가요?”누군가가 얘기했다.안시연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Read more

제68화

차시훈은 아무 이유나 찾아 떠났다.그러자 사람들은 금세 재미를 잃었다.임유정은 화를 꾹 참고 있느라 다른 사람들을 관여할 사이가 없었다.주효진은 사람들을 시켜 안시연에게 술을 먹이려 했지만, 주지혁의 눈짓에 그만두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회식은 끝났다.룸에서 걸어 나온 안시연은 마치 100년이 지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이때 핸드폰이 울렷다. 꺼내서 확인해 보니 연정훈이 위치를 보낸 것이었다.한남원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안시연은 핸드폰을 꼭 쥐고 사람들이 보지 않는 틈을 타 외진 곳으로 도망간 후 목적지로 향했다.하이힐을 신고 있었지만 발걸음만은 가벼웠다.아파트의 가로등 아래에서 검은색 벤틀리가 기다리고 있었다.진수빈은 옆에 서 있다가 안시연을 발견하고 그녀에게 문을 열어주었다.연정훈은 술을 많이 마셔 의자에 기대앉아있었다. 문이 열리자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밖을 쳐다보았다. 먼저는 연약한 몸이 눈에 들어왔고 이내 급박한 호흡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뛰어온 건가?안시연이 몸을 숙이고 차에 탔다. 그리고 안경 너머의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를 마주했다.약간의 침묵이 흘렀다.진수빈이 먼저 얘기해 주었다.“시연 씨, 연 대표님께서 술을 많이 드셔서 바람을 쐬면 안 좋습니다.”안시연은 작게 대답한 후 차에 올라탔다.차 문을 닫고 진수빈은 운전석으로 가 천천히 차를 운전해서 떠났다.뒷좌석은 조용하기만 했다.안시연은 약간씩 깊어지는 남자의 호흡을 들으면서 술을 많이 마셔서 힘든가 보다 생각했다.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시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차 안의 빛은 어두웠다. 그래도 몇 번이나마 멀리서 마주 오는 차들의 헤드라이트 덕분에 시야가 환해지기는 했다. 연정훈은 조용히 눈을 뜨고 그 빛을 빌려 거울 속에서 안시연의 얼굴을 마주했다.창문이 굳게 닫혀있어서 야경을 볼 수는 없었지만 안시연은 창문을 보면서 멍을 때리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연약함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이 있는 것 같았다. 안시연만 보면 그녀
Read more

제69화

연정훈은 그 검은색 머리끈을 버리지 않고 호주머니에 넣었다.안시연은 하루 종일 머리를 매고 있다가 풀어헤쳤다. 보지 않아도 머리가 헝클어졌을 것이 분명했다.연정훈에게 그런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하니 괜히 어색해져서 안시연은 저도 모르게 머리카락을 계속 만졌다.그 행동은 은은한 달빛 아래에서 더욱 여성스럽게 느껴졌다.연정훈은 안시연의 손을 잡고 자연스럽게 그녀의 허리를 안아 자리에서 일으켜 자기 몸 위로 안시연을 앉혔다.안시연은 순간 손을 어디다 놔야 할지를 몰랐다.시선을 들자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얼굴이 약간 붉어진 안시연이 아랫입술을 핥았다.원래는 감사 인사를 하려고 했다. 그러면 이 어색한 분위기가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하지만 시선이 부딪힌 그 순간, 연정훈은 그녀의 턱을 잡고 입술을 머금었다.“읏...”자물쇠와 열쇠처럼. 입술이 닿는 순간, 안시연은 자연스럽게 연정훈의 목을 그러안았다.연정훈은 섬세하게 안시연의 입술을 훑었다. 그리고 약간 힘을 주어 그녀의 턱을 잡았다.안시연은 입을 살짝 벌려 연정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뜨거운 숨결이 섞이고 거친 호흡을 내뱉고 다시금 입술을 머금는다.차 안에서는 야릇한 소리가 더욱 커졌다.안시연의 얼굴은 아예 새빨갛게 되었다.“교수님...”어느새 연정훈 밑에 깔린 안시연은 살짝 떨리는 동공으로 그를 불렀다.차 안의 공간은 그리 크지 않았기에 연정훈이 팔로 받치고 있다고 해도 안시연과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다. 거의 가슴과 가슴이 닿을 거리였다.연정훈의 눈은 감정을 알 수 없이 깊었다. 그래서 안시연은 그의 기분을 종잡을 수 없었다.고개를 숙인 그는 오피스 룩을 입은 그녀의 몸을 훑었다. 적당한 핏이 그녀의 가슴을 감싸고 있었다.연정훈은 손을 뻗어 천천히 단추를 풀어갔다.안시연은 손을 들어 자신의 눈을 가렸다.서늘한 감각이 안으로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연정훈의 손가락은 우연히 그녀의 피부를 훑으며 지나갔다.손으로 눈을 막은 안시연은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그저
Read more

제70화

안시연은 연정훈을 아프게 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멈추라고 하고 싶었을 뿐이다.하지만 생각보다 힘이 많이 들어간 바람에 비릿한 피 맛을 느끼게 되었다.약간의 신음을 흘린 연정훈이 안시연을 놓아주었다.안시연의 입술에 닿는 그의 호흡은 여전히 뜨거웠다.정신을 차린 안시연은 연정훈의 입술 위의 붉은 자국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기 옷차림도 신경 쓰지 못한 안시연은 손을 뻗어 그의 상처를 보려고 했다.연정훈은 몸을 약간 세워 그녀의 손을 피했다.안시연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뭐라고 해명하고 싶었지만 어디부터 해명해야 할지 몰랐다.연정훈은 그녀를 보더니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 여전히 감정을 알 수 없는 눈이었다.차 안에는 숨 막히는 정적이 흘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는 여유롭게 몸을 일으켜 안시연이 아까 앉았던 곳에 앉았다.벨소리는 꺼진 지 오랬다. 연정훈은 핸드폰을 옆자리에 놓았다.안시연은 머뭇거리다가 손을 뻗어 핸드폰을 받아서 들었다. 누가 전화를 건 것인지 확인할 여유는 없었다.“교수님, 죄송합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내가 오늘 술을 좀 많이 마셨어.”연정훈이 담담하게 얘기했다.안시연은 그대로 굳었다.그녀는 핸드폰을 꽉 움켜쥐었다.그러니까,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다면 이런 짓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걸 알려주는 건가?안시연은 마음속이 꽤 복잡해졌다.자기는 빚은 진 사람이니까, 연정훈이 자기를 원하는 건 당연한 줄 알았다.하지만 연정훈은 그냥 취했을 때만 그녀를 떠올린다는 것이었다.안시연은 시선을 내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연정훈은 눈을 감고 담담하게 얘기했다.“시간이 늦었으니 돌아가 봐.”차가운 그의 말투는 처음 그녀와 밤을 보냈을 때보다 더욱 멀게 느껴졌다. 아까의 일은 그저 취해서 일어난 일이라는 걸 더욱 확실하게 알려주는 기분이었다.안시연은 목이 바짝 말라 들어가 겨우 입을 열었다.“교수님도 일찍 들어가세요.”말을 마친 그녀가 차 문을 열려고 손을 뻗었다.하지만 아까의 일 때문에 놀란 건지
Read more
PREV
1
...
56789
...
5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