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연정훈의 목을 감싼 순간, 사무실 안의 모든 사람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곧이어 연정훈이 손을 뻗어 여자를 감싸안으려고 하자 임유정은 손에 들고 있던 컵을 내동댕이쳤다.쨍그랑!산산조각나는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연정훈의 품에 안겨 그의 향기와 숨결을 고스란히 느끼던 안시연은 갑작스러운 소리에 흠칫 놀라 무의식적으로 한걸음 뒤로 물러섰고, 곧이어 심연처럼 깊은 그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욕구는 파도처럼 밀려왔고 그의 셔츠를 끌어당기며 사무실 안을 목격한 그녀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 와중에 연정훈은 차분하게 손가락 마디로 그녀의 입술을 쓰다듬더니 곧이어 허리에 팔을 감았다.“안... 안시연?”조이현은 충격에 말까지 더듬었다.한편 이 모든 상황을 목격한 주지혁은 손에 든 만년필을 꽉 쥐었고,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듯한 느낌에 차마 움직일 수가 없었다.권준호는 그제야 여자의 얼굴을 확인했고 방금 억울하게 맞았던 그 직원이라는 걸 알아차리고선 끝없는 후회가 밀려왔다.진작 알았더라면 절대 경거망동하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행여나 연정훈이 원한을 품을까 봐 숨죽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잠시 얼어붙었던 안시연은 사무실에 있는 모든 사람의 표정을 똑똑히 보았다.패닉과 충격, 당혹감이 뒤섞여 있었지만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었다.그녀는 단 한 순간도 연정훈의 품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임유정의 분노와 원망의 눈길을 마주하고선 보란 듯이 그를 꽉 껴안았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통쾌함이 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쳤다.이승우의 말이 맞았다.임유정이 괴롭히면 더 심한 고통을 느낄 수 있게 되갚아주는 게 현명한 선택이었다.연정훈은 안시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끝없은 애정을 표현했다. 눈에서는 애틋함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손가락이 그녀의 입가에 생긴 상처에 닿자, 눈빛이 급격하게 흔들렸다.“사적인 일이 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사람들은 아직도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으나 연정훈은 대수롭지 않은 듯 진수빈을 불러왔다.“대표님, 부르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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