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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111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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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그날 밤 안시연은 연정훈의 서재에 가지 않았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연정훈이 지금 자기와 만날 기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연정훈은 11시가 다 되어서야 침실로 돌아왔다.그는 이불을 젖히고 그녀의 옆에 누웠다.안시연이 눈치 있게 돌아눕자, 남자는 그녀를 품에 안았다.“아직 안 잤어?”안시연이 나지막이 대답했다.“당신을 기다리고 싶었어요.”여인의 따뜻한 한마디는 연정훈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오래된 주름살을 펴주었다. 그는 살며시 몸을 뒤집어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탔다.연정훈이 흥분하며 스탠드 조명을 어둡게 조절하자, 안시연은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고 받아주는 자세를 취했다.그녀는 키스할 때 몸이 나른해지고 고양이처럼 가볍게 읊조리는데 그것이 정말 매혹적이다.연정훈은 안시연 같은 여자가 집에 두고 데리고 놀기 좋다고 생각했었다. 몸매가 예쁘고 나른해 빠져들게 된다.다만 오늘 밤 그는 그녀의 몸을 구석구석 누비다가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눈가를 어루만졌다. 그녀의 눈가는 촉촉했다.그녀는 매혹적이고 충분히 농염한 요물이다.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고혹미만 있고 사랑은 없다.연정훈은 갑자기 동영상에서 그녀가 당당하게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그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 순간 문득 궁금해졌다.이 생동한 눈동자에 사랑을 담아 한 남자를 바라본다면 어떤 유혹일까?남자의 원시적인 영역 본능이 작용한 것인지, 연정훈은 갑자기 손에 힘을 주더니 안시연의 귀에 키스하며 저음의 유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전에 주지혁과 이런 거 했었어?”안시연은 온몸이 저릿저릿했다. 저도 모르게 허리를 움직여 그에게 다가가던 그녀는 갑자기 이 질문을 듣고 즉시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남자의 속마음은 다 똑같다는 것을 안다.연정훈 같은 남자는 여자의 순결을 더 중요시할 것이다.그녀는 남자의 목을 끌어안고 목에 키스했다.“저의 첫 경험은... 교수님과 했어요.”연정훈은 당연히 안다. 다만 그날 밤 차 안에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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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연정훈은 안시연에게 돈과 보석만 준 것이 아니다.그날 밤이 지나고 안시연은 외할머니의 주치의와 간병인이 모두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진수빈이 직접 처리한 것이다. 어르신이 눈치챌까 봐 걱정되지 않았다면 연정훈은 병원까지 옮길 생각이었다.집도 이내 구했고, 진수빈이 안시연의 취향에 따라 긴박하게 인테리어를 진행했다.심지어 회사에서도 안시연은 아랫사람을 잘 이끌고 키우는 베테랑 팀장 밑에서 일하게 됐다.처음에는 감동했다. 하지만 얻는 것이 많아지니 갑자기 마음이 공허해졌고 이 모든 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훔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자신에게 선을 넘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어느 날 오전 결국 참지 못하고 빙빙 돌려서 아주머니에게 연정훈의 전 애인에 대해 물었다.아주머니는 말을 아끼는 눈치였지만 그녀가 화를 낼까 봐 몇 마디 했다.“전에 한 분이 계시긴 했지만 이미 헤어졌으니 신경 쓰지 마세요.”안시연은 의아했다. 아주머니의 말에서 그녀는 연정훈의 곁에 오래 있은 사람들조차 전 애인이 연정훈과 어떤 사이였는지, 여자친구였는지, 아니면 그녀와 같은 존재였는지 모른다고 느꼈다.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아주머니조차 그 여자 때문에 연정훈과 싸우면 이득 되는 게 없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다.그녀는 방긋 웃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여가 시간에는 대학 동창 정이슬이 천문 전시회를 보러 가자고 했다.대학교 때 천문학회 멤버였던 안시연은 전시회 주제가 ‘제주 별구경’이라는 말에 가슴이 설렜다.“관계자 티켓인데 좀 기다려 봐. 내가 구혜은한테 두 장 달라고 할 테니 같이 가자.”안시연은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하지만 오후에 정이슬에게서 미안하다는 문자가 왔다.[구혜은 말로는 티켓이 부족하대.]안시연은 이내 상황을 이해했다. 대학교 때 그는 구혜은 선배와 약간 껄끄러운 사이였다.그녀는 아쉬웠지만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퇴근 후 연정훈이 지하 주차장으로 오라고 했다.그녀는 연정훈의 차를 보고 종종걸음으로 달려가 재빨리 문을 열고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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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문에 들어서니 은은한 꽃향기가 풍겼고, 현관 쪽 선반에는 화분이 줄지어 있었다.안을 들여다보니, 얇은 리넨 커튼으로 가려진 구석 쪽 공간에 가야금이 놓여 있고 선반에는 피리가 걸려 있었다.연정훈은 놀라는 그녀의 뒤에 말없이 서 있었다.눈시울이 뜨거워진 그녀는 한참 후에야 안으로 들어갔다.식탁, 책꽂이, 책상 등 어느 것 하나 익숙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새로 추가된 가구도 있었지만, 이런 익숙한 물건들은 그녀를 외할머니와 함께 20년 가까이 살았던 집으로 돌아가게 했다.그녀는 식탁 옆에 멍하니 서 있었다. 한참 지나 정신을 차린 그녀는 코끝이 찡했고 본능적으로 돌아서서 뒤에 있는 남자의 목을 꽉 껴안았다.연정훈은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토닥이며 소리 없이 위로했다.안시연은 코를 훌쩍이며 나지막이 물었다.“교수님, 이걸 어떻게 했어요?”“네가 살던 집을 구매한 사람이 집 구조를 바꾸지 않았어.”그렇구나. 그에게는 말 한마디면 되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녀는 너무나도 감동이었다.연정훈은 그녀를 안아주고 귀에 입맞춤했다.“울지 말고 베란다로 가봐. 선물이 있어.”안시연은 손을 놓고 눈시울을 붉히며 그를 쳐다보았다.“또 선물이 있어요?”“집을 꾸미는 것을 선물로 친다면 너무 달래기 쉽잖아.”연정훈이 눈썹을 치켜올리자, 안시연은 씩 웃었다.그녀는 돌아서서 그가 말한 대로 베란다 방향으로 갔다.폐쇄형의 베란다에는 전동 문이 설치돼 있었다.문이 천천히 열리고 선물의 형태가 점차 안시연의 눈에 들어왔다.천체망원경이다! 이번에는 정말 놀랐다. 그녀는 연정훈이 그녀의 속마음을 어떻게 아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걸음을 옮겨 망원경에 가까이 다가갔다.이 집은 안시연이 예전에 살던 집의 두 배 정도로 매우 큰 면적인데도 망원경을 베란다에 놓으니 공간이 협소해 보였다.천문학 지식이 좀 있는 안시연도 한순간 망원경 모델을 알지 못해 조심스럽게 만졌다.그녀는 너무 흥분해서 한참 동안 지켜보았고, 흥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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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침실 바닥에 남자의 셔츠, 정장 바지와 여자의 롱스커트, 브래지어가 야리꾸리하게 널려 있고 플로어 스탠드 조명이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침대 위에서 안시연은 연정훈의 다리에 앉아 참을 수 없는 소리를 냈다.그녀의 몸에 난 상처가 거의 다 나았고, 오늘 밤 분위기도 괜찮으니 연정훈이 그녀를 완전히 가질 것 같다.연정훈은 확실히 그녀의 몸을 시험했다. 하지만 그녀가 너무 긴장했다.연정훈은 개의치 않고 손바닥을 그녀의 허리에 대고 달래는 자세를 취했다.머리카락이 촉촉이 젖을 때쯤, 안시연은 볼이 빨갛게 상기된 채 그의 품에 기댔다.그녀는 긴장을 풀려고 했지만, 연정훈의 자극에 너무 흥분되어 몸을 통제할 수 없었다.그녀는 살짝 화가 나서 얼굴을 파묻고 말하지 않았다.연정훈은 그녀의 턱을 잡고 그윽하게 바라보았다.“시연아, 내가 무서워?”건드리기만 하면 움츠러드니 묻는 말이다.안시연은 얼굴이 화끈거려 그를 더 꽉 껴안았다. 그녀는 한참 후에야 그의 귓가에 입을 대고 말했다.“지난번에 아팠어요...”그때 차 안에서 그녀는 약물의 작용으로 영혼이 남자에게 탈탈 털린 듯 통제가 되지 않았는데, 끝나고 집에 돌아온 후 며칠 동안 부어 있었다.연정훈은 당연히 안다. 그때는 정말 거칠었고 끝난 후 약을 발라주는 기회에 또 한 번 괴롭혔으니 지금까지 두려움이 남아 있는 것이 당연하다.여인은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면서도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그가 내려다보자, 그녀는 두려운 듯 눈이 마주치자마자 얼굴을 한쪽으로 돌렸고, 지극히 의지하는 자세로 그의 목에 얼굴을 파묻었다.조금 전에도 시원치 않았는데, 그녀가 이렇게 무심한 눈빛으로 유혹하는 것을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이불 위에 있던 성난 팔뚝이 다시 이불 밑으로 들어갔다.안시연은 입술을 깨물며 신음소리를 냈다.그녀가 몇 번 피하자, 연정훈은 그녀를 달랬다.“너 허벅지 멍이 아직 다 가시지 않았으니 오늘은 하지 않을 거야.”안시연은 의아해하다가 이내 얼굴을 붉혔다.연정훈이 몸을 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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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 안시연은 이미 이상하게 생각했다.그가 다시 한번 생일을 언급하자, 그녀는 조용히 연정훈을 올려다보았다.“제 생일은 어떻게 알았어요?”연정훈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나와 잠자리를 같이하는 여자가 언제 태어났는지 관심을 가지는 게 그렇게 이상해?”안시연은 묵묵히 연정훈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가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감동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그녀는 주지혁과 3년 만났지만 중간 생일밖에 쇠지 못했다. 시작할 때는 주지혁이 그녀의 생일을 몰랐고, 끝날 때는 주지혁이 그녀의 생일을 잊었다.연정훈은 그녀의 감정을 눈치챘지만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았다.“뭘 갖고 싶어?”안시연이 나지막이 대답했다.“갖고 싶은 것이 없어요.”요즘 그녀는 충분히 많은 것을 받았다.“기회를 놓치면 아무것도 없어.”연정훈이 농담처럼 말하자, 안시연은 방그레 웃었다.그녀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갑자기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천문 전시회 티켓을 두 장 구해줘요.”“천문 전시회?”“네, 제주 별구경을 주제로 하는데, 시내 중심 전시장에서 열려요.”연정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어렵지 않아. 두 장?”“동창이랑 같이 갈 거예요.”그런데 연정훈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드러누워 눈을 감을 줄이야.“그럼 됐어.”안시연은 의아해하며 몸을 일으킨 후 겁 없이 손가락으로 그의 얼굴을 콕 찔렀다.“아까는 어렵지 않다더니.”연정훈은 눈도 뜨지 않고 입을 삐죽거렸다.“아까는 두 장 중에 적어도 한 장은 내 것인 줄 알았지.”“...”그녀는 입술을 깨물더니 몸을 일으켜 그의 얼굴에 키스했다.“당신이 시간이 없을까 봐 그래요.”연정훈은 얼굴을 돌리고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안시연은 어쩔 수 없이 그의 품으로 파고 들어가 어깨에 기대며 귓가에 입을 대고 속삭였다.“그럼, 저랑 같이 갈 시간이 있어요?”연정훈은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부드러워졌다.“당신이랑 같이 가고 싶어요...”이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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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화

진수빈은 요즘 대표님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느꼈다. 매일 아침 활기가 넘치고 기분이 좋은 것 같다.그리고 연정훈은 요 며칠 거의 일을 집에 가져가지 않았고 퇴근하면 바로 안시연한테 갔다. 아침에도 시간 맞춰 출근해 조회를 없앨 추세다.연정훈은 뒷좌석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안시연이 올린 인스타를 봤다. 바닥에 햇빛이 가득 내려앉은 사진이었다. 그녀는 매우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그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진수빈에게 천문 전시회 티켓을 구하라고 분부한 후 한마디 덧붙였다.“4일 식당을 예약해.”진수빈은 요구사항을 자세히 물었다.“생일이야.”연정훈이 대답하자, 진수빈은 즉시 알아차렸다. 또 미인의 웃음을 사려는 것이다.‘안시연 씨는 재주도 좋아. 어떻게 연정훈을 구워삶았으면 동거하는 것도 모자라 이렇게 그녀를 위해 신경을 쓰게 만들었을까?’차는 빌딩으로 향했다.연정훈은 진수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았지만 설명할 생각이 없었다.그가 안시연의 육체를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고 그녀를 아껴주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남녀 사이가 원래 이런 것이 아닌가.그는 안시연이 자기를 사랑하는지, 마음속 깊은 곳에 다른 사람이 있는 건 아닌지, 이런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매일 옆에 누워있는 여인이 산송장처럼 그에게 설레는 감정이 전혀 없다면 흥미도 많이 떨어질 것이다.그렇다면 굳이 신경 써서 안시연을 스폰할 필요가 있겠는가?말하지 않아도 서로 마음으로 이해하는 욕망과 분수에 맞게 적당한 설렘이 섞여 있는 것이 가장 편안하다.하물며 안시연은 정말 귀여운 여자가 아닌가.-안시연은 이내 티켓을 받았고, 마침 주말이라 그녀는 시간이 충분했다.하지만 당일 오전 연정훈에게 갑자기 식사 자리가 생겼다.“먼저 가 있어. 이쪽 일이 끝나면 바로 갈게.”연정훈은 전시장 근처의 백화점까지 그녀를 데려다주며 다정하게 말했다.“심심하면 쇼핑해.”안시연은 그의 카드를 손에 쥐고 약간 실망했다.그녀는 그가 다시 못 올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그녀는 백화점을 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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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구혜은은 안시연의 두 학년 선배로, 학교에 있을 때부터 두 사람은 껄끄러운 사이였다.천문학회 일도 있고, 주지혁 문제도 있었다.구혜은은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안시연을 하마터면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안시연은 A브랜드 시즌 신상 슈트를 입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힙라인을 살린 흰색 치마는 몸에 잘 맞았고 상의는 등이 반쯤 드러나는 민소매 셔츠에 검은색 재킷이었다.멀리서 보면 완전히 부잣집 아가씨 모습이다.구혜은은 대학 시절에 외모로 남자를 꾀고 다니고, 약간의 재능을 믿고 여기저기서 말재주로 잘난 체하는 후배 안시연이 눈꼴사나웠다.귀국 후, 안시연의 소문을 좀 들었는데 그녀가 주지혁에게 버림받았다는 소리를 듣고 원래 속이 시원했었다.그런데 안시연이 이렇게 잘 지낼 줄이야.그녀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달갑지 않은 감정을 숨긴 채 다가와서 원만히 수습하려고 했다.“시연아, 다 동창인데 이럴 필요 있어?”안시연도 그녀를 알아봤지만 그저 미소만 지었다.구혜은은 안시연이 넘어가려는 줄 알고 경호원을 보냈다.그런데 안시연이 다시 불러세웠다.“실례지만 이분을 내보내세요.”구혜은은 멍해졌다.전민준이 계속 미친개처럼 짖어대자, 같이 온 여자마저 창피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한창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키가 훤칠한 여자가 다가왔다.“무슨 일이에요?”구혜은은 그 여자를 보더니 태도가 확 바뀌었다.양민아는 이번 천문 전시회를 주최한 사람으로, 거의 주인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말에 무게가 있었다.그녀는 예의를 갖추어 안시연에게 인사한 후 현장 경호원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물었다.경호원이 그녀에게 카드를 건네며 상세한 과정을 설명했다.카드를 받은 양민아의 눈에서 어두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내색하지 않고 안시연을 힐끗 보고는 카드를 돌려주었다.“관람 체험에 영향을 끼쳐서 죄송합니다.”말하고 나서 그녀는 경호원에게 말했다.“몇 명 더 불러서 저분을 끌어내세요.”그녀는 행동에 결단력이 있고, 말에 보이지 않는 고귀함이 묻어났다.안시연이 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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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화

햇볕은 여전히 뜨거웠다. 안시연이 나왔을 때 운전기사는 이미 지하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문을 나설 때 신바람이 났고 전시회 관람도 즐거웠지만 돌아갈 때는 차들로 붐비는 도로를 보면서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차 문을 여니 은은한 꽃향기와 함께 시원한 기운이 확 느껴졌다.그녀는 안을 들여다보고 깜짝 놀랐다.그녀가 앉을 자리를 빼고 전부 다양한 색상의 장미꽃으로 덮여 있었다.작업대 위에는 선물함이 놓여 있었는데, 열어보니 안에 다이아몬드가 가득 박힌 브로치가 들어 있었다.운전기사가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얼굴을 힐끗 보았다.“왜요?”안시연이 의아해하며 묻자, 운전기사가 웃으며 대답했다.“대표님이 차에 타실 때 표정을 보라고 분부하셨습니다. 여전히 화가 나 있으면, 저녁에 조심하시겠다고.”안시연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연정훈이 이런 말을 했으리라고 믿지 않았다. 십중팔구는 진수빈이 시킨 것이다.그녀가 차에 타고 출발하자마자 연정훈의 문자가 도착했다.[사죄 선물은 잘 받았어?]안시연은 등받이에 기대어 아직 물방울이 맺혀 있는 꽃을 보며 마음이 착잡했다. 그녀는 기분이 풀렸지만 이런 것에 기분 풀리는 것이 불안했다.[목걸이가 너무 예뻐요.][마음에 들면 됐어.]안시연은 손에 든 브로치를 보면서 입을 삐죽거렸다.역시 그는 진수빈이 무슨 선물을 준비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단지 지시만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 뭐 어떤가? 꽃을 보는 순간 기뻤으면 된 것이다.그녀는 휴대폰을 들고 음성을 보냈다.[진수빈이 준비한 것은 브로치예요.]건너편에서 잠시 조용하더니 한참 후에야 답장이 왔다.[다시 찾아봐.]안시연은 눈을 깜박이며 똑바로 앉아 꽃 더미를 뒤졌다. 정말 케이스가 하나 더 나왔는데, 그 안에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놀란 그녀는 한참 후에야 자신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휴대폰 진동과 함께 연정훈의 문자가 도착했다.[나를 의심해? 저녁에 무슨 벌을 줄까?]안시연은 목걸이를 손에 꼭 쥐고 가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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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화

전화를 받은 양민아가 장난스럽게 말했다.“바쁜 사람이 먼저 전화하다니, 웬일이야?”“미안해.”연정훈이 차분하게 말했다.“요즘 확실히 좀 바빴어.”안시연이 생각난 양민아는 입을 삐죽거렸다.“그럼 이제 바쁜 일은 다 끝났어?”“일은 끝이 없지.”연정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정인의 남구 전시홀을 계약하려 한다며?”“응, 1년 쓰려고.”“그쪽은 잠시 비우지 못해.”양민아는 입을 딱 벌렸다.“신관에 네가 쓰기에 적합한 큰 전시 구역이 있어. 이미 비워뒀으니 요 며칠 가서 계약하면 돼.”두 전시관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양민아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연정훈의 성격도 안다. 그가 결정한 일은 웬만해서 바뀌지 않는다.“좋아, 내일 직접 가서 계약해.”그녀는 차분하게 일 얘기를 마친 후 넌지시 말했다.“언제 시간 되면 내가 밥 한 번 살게.”“고객이 밥 사는 법은 없어.”연정훈은 말투가 조금 부드러워졌다.“지원 이모랑 통화했어. 부모님이 경인에 돌아오시면 환영하는 의미로 우리가 한번 초대할 거야.”“그럼, 전화 기다릴게.”“응.”오후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양민아는 전화를 끊고 휴대폰 화면을 보면서 걱정을 내려놓았다.연정훈은 여전히 연정훈이다.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그 여자는 그저 작은 애완동물 같은 존재일 것이다. 어떤 권세 있는 재벌가 남자 곁에 여자가 없을까?그녀는 홍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유유한 표정을 지었다.‘됐다. 언급할 가치도 없는 사람이야.’...안시연은 집에 돌아온 후 피곤해서 한잠 잤다. 깨어나니 방 안이 캄캄했다.소파에는 그녀가 차에서 안고 내린 장미가 놓여 있고 탁자에는 두 가지 장신구가 놓여 있었다.그녀는 어둠 속에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7시가 다 됐는데 연정훈은 오지 않았다.안시연은 국수 한 그릇을 끓여 창가에 앉아 먹었다.천문 전시회를 보고 왔기 때문에 그녀는 대학 시절의 천문학회 단톡방을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 뒤져도 단톡방이 보이지 않았다.같은 학회에 있는 동창 고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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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왜 그래?”연정훈은 그녀를 안고 창가에 앉았다.“천문 전시회를 보더니 무슨 억울한 일이 있었어?”안시연은 그의 다리에 앉은 후 왠지 갑자기 마음이 풀렸다. 그녀는 그의 어깨에 기대어 장난스럽게 말했다.“당신이 오지 않아서 오후 내내 욕했어요.”연정훈이 씩 웃었다.그는 눈을 감고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기댔다.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귀티와 나른함만 남았다.안시연은 안경을 벗기고 손으로 이마를 눌러주었다.남자는 그녀를 껴안은 채 눈을 떴다.“말해봐. 누가 널 괴롭혔어?”안시연은 조금 전까지도 화가 났지만 지금은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고개를 저었다.“아니요.”연정훈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거짓말하지 마.”안시연은 동작을 멈추고 다시 그의 어깨에 엎드렸다.“오늘 아주 바빴다면서요?”“응.”“그런데 어떻게 여기 왔어요?”연정훈은 말없이 웃었다.안시연은 눈을 살짝 내리깔고 말했다.“제 일은 다 작은 일이니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연정훈은 얼굴을 옆으로 돌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말은 듣기 좋게 잘하는데, 내가 정말 상관하지 않는다면 오늘 밤 나를 침대에서 차 버리지 않겠어?”안시연은 얼굴을 붉혔다.속마음이 들킨 그녀는 다소 민망해하며 습관적으로 그의 목을 끌어안고 모른 척했다.연정훈이 무심하게 그녀의 얼굴을 꼬집었다.“아직도 말 안 해?”안시연은 입술을 깨물고 잠시 생각하더니 덤덤하게 경과를 얘기했다.연정훈이 듣기에는 너무 시시하고 유치한 짓거리들이다.그는 이내 핵심을 짚어냈다.“그 선배가 왜 너를 공격해?”이 질문에 안시연은 멈칫했다.“그 선배가 주지혁을 좋아했었어요.”연정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 연적을 만났으니 쌍불을 켜고 달려들 수밖에.”안시연은 농담인 줄 모르고 손을 뻗어 그의 귀를 꼬집었다.그녀는 가끔 입을 삐죽 내밀고 화내는데, 그 모습이 매우 어수룩하고 사랑스럽다. 연정훈은 그녀의 입술에 뽀뽀한 후 무심하게 말했다.“이 일은 내가 처리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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