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가 문을 두드렸지만 들어오지는 않았고 그녀는 연정훈에게 30분 후에 출발해야 한다고 알렸다.“또 출장을 가나요?” 안시연이 물었다.연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얼마나 다녀오세요?”그녀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연정훈은 팔로 그녀를 조금 더 끌어안으며 달래듯이 말했다. “네 생일날 돌아올 거야.”안시연은 잠시 침묵했다.왠지 모르게 그녀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마도, 그녀는 기다리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늘 자신이 기다리는 사람은 결국 오지 않을 거라고 느꼈다.연정훈은 다시 말했다. “그날 저녁에 조씨 가문의 연회에 가야하고 이후에 어른들과 식사를 해야 해. 넌 진서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어, 일이 끝나면 바로 너에게 갈게.”안시연은 그 말을 듣고 더 조용해졌다.바로 그 순간, 그녀는 자신과 연정훈 두 사람의 이름이 적힌 그 청첩장이 얼마나 악의적인지를 더욱 실감했다.조씨 가문의 약혼식에 연정훈은 단독으로 초대될 것이다.그들 둘의 이름이 같은 청첩장에 적혀 있다는 것은 연정훈의 집안을 모욕하는 것이었다.안시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불필요한 감정을 떨쳐내며 주지혁의 계략에 빠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조씨 가문의 약혼식에 혼자 가나요?” 그녀는 시험 삼아 물었다.연정훈은 속을 들킨 듯 아무 말 없이 멀리 바라보며 말했다. “청첩장이 사무실에 있어. 확인해 볼래?”그가 그렇게 말했으니 안시연은 당연히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그럼 그날... 돌아오기를 기다릴게요.”“아마 많이 늦을 거야, 네가 심심하면 친구를 불러도 돼.”안시연은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그의 목에 팔을 감고 그의 어깨에 기대었으며 얼굴을 그가 보이지 않는 방향으로 돌렸다.“연정훈 씨.”이것은 그녀가 두 번째로 그의 이름을 부른 것이었다.연정훈은 잠시 멈췄다가 그녀의 부름에 응답했다.“그날 밤, 아무리 늦어도 나는 당신을 기다릴게요.”“... 알았어.”“안 오면 안 돼요. 저는 자주 생일을 맞는 것도 아니고 혼자 보내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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