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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Author: 라오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9-03 14:46:32
안시연은 그를 집 안으로 들인 뒤 먼저 물을 따랐다.

연정훈은 식탁 가장자리에 기대어 미간을 짚고 쉬고 있었다.

안시연이 물을 그의 손 옆에 놓자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천장 조명을 거슬러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말없이 일을 하며 안색은 평온했고 입술은 살짝 오므리고 있었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으려 했으나 그녀는 이미 몸을 돌리고 말했다.

“과일 좀 씻어올게요”

연정훈의 손은 허공을 잡았지만 그는 전혀 화내지 않고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띠었다.

안시연은 주방에서 일부러 시간을 끌었고 다시 나왔을 때는 방울토마토 한 묶음을 들고 있었다.

그녀는 연정훈의 맞은편에 앉았다.

연정훈은 천천히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리 와.”

안시연이 그를 한 번 쳐다보았다.

그는 손으로 옆 자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안시연은 결국 그의 말과 반대로 행동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마치 자신이 그와 싸우자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녀는 그의 옆에 앉았으나 그의 품에 안기지는 않았다.

연정훈은 다리를 꼬고 편안한 자세로 소파 등받이에 얼굴을 기댔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흐트러진 긴 머리카락을 살짝 쓸어올리며 농담조로 말했다.

“낮에는 그렇게 네 얼굴에 자존심을 세워줬는데 밤에는 나한테 좋은 태도도 안 보여주는 거야?”

안시연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녀도 자신의 태도가 지나쳤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고 입을 열려고 했지만 그는 이미 몸을 바로 세우며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를 안았다.

“기분이 안 좋아?”

그의 뜨거운 눈빛에 안시연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그를 쳐다보았다.

“... 당신 몸에서 술 냄새 나요.”

연정훈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는 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녀를 더 품 안으로 끌어안았다.

안시연은 말없이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남자는 얼굴을 옆으로 돌렸고 따뜻한 숨결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고 그녀에게 말했다.

“앞으로는 일찍 올게, 기다리게 하지 않을게”

그 순간, 그녀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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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시연은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말했다.“일반적으로 누굴 괴롭히는 스타일이 아니에요.”“만약 날 괴롭힌다면?”“그럼 정훈 씨가 그럴 만한 일을 했나 보죠.”“...”양시연은 몰래 연정훈의 표정을 살폈다. 연정훈이 따로 말이 없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양지원과 양석진의 관계는 비밀까지는 아니었지만... 보아하니 연정훈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에이 됐어.’‘이미 결혼까지 한 사이인데 연정훈 위치에서 얼마든지 알 수 있는 일이잖아.’그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맞은편의 연정훈이 양시연이 까준 달걀에서 노른자위만 빼고 다시 양시연의 앞접시에 내려놓았다.고개를 드니 연정훈이 자신을 바라보는 게 보였다.“먹어.”“네.”양시연은 고개를 숙여 밥을 한 큰술 떠먹다가 흰자위를 입에 넣었다.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편해졌다.부부는 바로 양씨 저택으로 떠날 생각이었으나 양지원이 전화를 걸어와 어젯밤 너무 힘들어 오늘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고 조금 늦게 오라고 했다.“정훈 씨 집에도 연락해요. 우리 점심시간에 맞춰갈 수는 없을 것 같아요.”양시연의 말에 연정훈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소파에 앉아 잡지를 뒤적였다.9시 30분, 두 사람은 양씨 저택으로 떠났다.양씨 저택은 어제 걸어 놓은 장식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입구에 도착하자 집사가 환히 웃으며 두 사람을 반겼다. 집사부터 도우미까지 감히 아무도 연정훈을 양지원처럼 무시할 수가 없었고 공손히 거실로 모셨다.집안으로 들어서고 두 사람은 미리 준비해 둔 선물을 건넸다. 그러나 양석진과 양홍두만 보일 뿐 양지원이 아직 보이지 않았다.양석진이 양시연에게 말했다.“너희 엄마는 아직 메이크업이 끝나지 않았어, 금방 내려올 거야.”양시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난 또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네.’양석진이 연정훈을 힐끗 바라보다가 양시연에게 물었다.“어젯밤엔 우리 집이 아닌 곳에서 보낸 밤인데 적응은 돼?”양시연은 잠시 고민했다.‘이 질문은 아마도 연정훈이 잘 챙겨주는지 물어보는 거 맞겠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78화

    따뜻한 햇살이 방안을 비추고 양시연이 두 눈을 뜨자 잘생긴 외모의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시간은 마침 아침 8시가 되었다.이어 나른하게 기지개를 켠 양시연은 늦장을 부리기 위해 연정훈을 툭툭 밀었다.“오늘 양가 부모님 뵈러 가야 하는데...”눈을 뜬 연정훈은 고개를 돌려 양시연을 바라봤다. 양시연은 바로 자신의 옆자리에 꼭 붙어있었고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었다.연정훈은 고민도 하지 않고 양시연을 꼭 껴안았다. 아직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양시연은 얼떨결에 그 품에 안기게 되었다.눈을 깜빡이던 양시연이 고개를 들어 연정훈을 바라보았다.‘뭐 하는 거야?’연정훈도 고개를 숙여 양시연과 시선을 마주했다.한참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연정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 눈에 뭐 있어.”‘눈에?’‘아침 댓바람부터 눈에 뭐가 있다고... 설마 눈곱?’양시연은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지고 빠르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남자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이를 악문 양시연은 이미지 신경 쓸 겨를 없이 손을 뻗어 연정훈의 볼을 잡아당겼다.“나만 있고, 정훈 씨는 없는 줄 알아요?”“난 없어.”“고개 돌려봐요. 한 번 보게!”연정훈은 절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그저 양시연의 손을 잡고 얼굴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그러자 양시연은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연정훈의 얼굴을 제 앞으로 당겼다.연정훈은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이어갔다. 한편으로 피하며 다른 한편으로 양시연의 두 손을 꼭 쥐었다.양시연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다.“자신 있으면 피하지나 말던가요!”“이젠 일어나서 씻어야 하니까 장난은 여기까지.”“쳇. 누구 마음대로. 빨리 고개 돌려봐요! 한 번만 보게!”“양! 시! 연!”아침 일찍 식사 준비를 하던 도우미가 그 소란에 참지 못하고 위층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다른 도우미와 몰래 눈짓을 주고받았다.‘신혼이 좋긴 좋네.’위층의 연정훈은 빠르게 일어나 화장실로 도망갔고 서둘러 세수했다.양시연은 치사하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이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77화

    부승원은 집에 도착해 샤워를 마쳤다.도우미가 부승원을 찾아와 물었다.“도련님, 소파 위의 때 묻은 가방을 가져올 가요?”‘때 묻은 가방?’부승원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저도 모르게 꼭 끌어안고 있던 두 남녀가 떠올랐다.그래서 부승원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버려요.”‘네?’도우미는 의아했지만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버릴 쓰레기였다면 왜 고이 갖고 온 거지? 완전 헛수고잖아.’도우미가 가방을 들고 버리려고 가는데 아직 그곳에 남아 있던 부승희와 마주쳤다.“아가씨.”부승희가 가방을 받아 쥐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따가 만약 오빠가 가방에 관해 묻는다면 마당에 있는 큰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하세요.”도우미는 어리둥절했지만, 또 고개를 끄덕였다.부승원은 워커홀릭이었지만 그래도 12시가 되면 잠에 들었다. 그러나 오늘에는 업무가 많은 편인 건 지 12시가 넘어도 방의 전등이 꺼지지 않았다.12시 30분경, 핸드폰이 울렸다.반우희가 걸어온 전화였는데 부승원은 수신 거부 버튼을 눌렀다.한참 뒤, 반우희가 또 전화를 걸어왔다.수신 거부.그러다가 반우희는 조심스레 문자 한 통을 남겨 이유를 설명했다.벨 소리가 거의 끊어지려는데 부승원이 굳은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변호사님?”반우희는 코를 훌쩍이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부승원이 인상을 찌푸렸다.‘울었어?’“무슨 일이야?”“제 가방... 혹시 변호사님한테 있는 건가요?”부승원은 고민도 하지 않고 말했다.“쓰레기인 줄 알고 버렸어.”그 말에 핸드폰 너머가 조용해졌다.“아...아...”반우희는 다른 말도 하지 못하고 작게 탄식을 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탄식 사이에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알겠습니다...”반우희는 서둘러 통화를 종료하려 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창피하게 엉엉 울어버릴 것 같았다.그때 부승원이 혼을 내기 시작했다.“본인이 잃어버린 물건인데 운다고 뭐가 달라져?”“그게 아니라...”“근무일에 결혼식 한번 다녀와 실컷 먹고 놀고 했더니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76화

    부승희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또 부승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바라보는 시선에는 안타까움이 담겼다.부승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에는 찬 바람이 불었다.“집으로 운전해요.”기사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우희 씨 가방은...”“성인이 되어서 제 물건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건 본인이 알아서 책임져야죠. 내일 서류 제출하지 못하면 숙제는 두 배로 늘어날 테지만 본인이 알아서 해야 할 일이에요.”“...”‘부승원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뭐.’‘이곳으로 돌아오라고 한 것도 부승원인데. 쯧, 기름 아깝게.”기사가 유턴하려고 하자 부승희는 그 틈을 타 반우희를 부르려 했다.부승원이 바로 손을 내밀어 부승희를 잡아당기는 동시에 차창을 올렸다.“...”부승희는 굳은 얼굴로 부승원을 바라봤다.“오빠 점점 이상하게 변하는 거 알지?”부승원은 못 들은 척 제 자리에 앉았고 얼굴을 굳힌 채로 말을 잇지 않았다.기사는 천천히 유턴했다.다른 한편, 아래층의 반우희와 장서진은 한참 서로를 끌어안다가 겨우 서로를 마주 보았다.“날 찾아온 걸 보면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한데 그동안 대체 왜 말을 하지 않았던 거야!”장서진이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너한테는 세 동생도 있고 나보다 더 힘들게 뻔한데 어떻게 내 짐까지 나누겠어.”“아무리 힘들어도 예서가 아픈 것보다 큰일인 건 없어.”반우희도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우린 어릴 때부터 같이 크면서 빵 한 조각도 나눠 먹었잖아. 그런 네가 힘들다는데 내가 모른 척할 리가 없잖아.”그 말에 장서진이 눈물을 펑펑 쏟았다.눈물을 흘리는 장서진에 반우희도 눈물 꼭지가 틀어졌다.같은 보육원 출신인 두 사람은 남들보다 고달픈 삶을 살았다. 하지만 하느님은 항상 힘든 사람에게 더 많은 시련을 주는 것 같았다. 장서진이 동생을 만나 같이 지낸 건 겨우 몇 년뿐인데 그 동생이 큰 병에 걸렸다고 한다. 보험 회사에서 절반 비용을 부담한다고 해도 남은 비용은 장서진에게 큰 부담이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75화

    “승희 씨!”바깥까지 걸어온 부승희가 몰래 긴 한숨을 내쉬었다. 고개를 드니 벤츠 좌수석에 앉아 손을 흔드는 반우희가 보였다.‘오호라...’반우희가 제 오빠 부승원의 차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쯧쯧.복잡한 감정은 잠시 접어두고 부승희가 차량까지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뒤쪽 차 문을 여니 평소에 여자 보기를 돌 보듯 하는 부승원이 눈을 감고 있는 게 보였다.그래서 일부러 마른기침하며 차에 올랐다.부승원이 눈을 살짝 찌푸리며 부승희를 바라봤다.부승희는 오바 액션으로 고개를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우희 씨도 있었네요?”반우희가 고개를 돌려 헤헤 웃으며 말했다.“기사님이 두 분의 집이 제 집이랑 같은 방향이라며 태워준다고 했어요.”“그래요?”부승희는 제 집 기사를 보며 말했다.“정말 이런 우연이 다 있네요.”기사는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반우희는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했고 품에 꼭 안고 있던 작은 배 하나를 건넸다.“승희 씨, 배가 엄청 달아요. 먹어보세요.”“좋아요.”부승희가 배를 건네받고 반우희와 대화를 이어갔다.부승원은 한참 눈을 감고 있다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운전하세요.”그러자 부승희와 반우희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김이 빠진 표정을 지었고 말없이 제 자리에 조용히 앉았다.차는 한참 달려 먼저 반우희의 집 아래에 멈춰 섰다. 위층을 올려다보니 전등이 아직 켜져 있었다. 세 꼬마가 먼저 집으로 돌아가 따로 파티하는 중인 것 같았다.반우희는 안전벨트를 풀고 기사에게 인사를 건네려 했다. 그러나 기사는 몰래 손가락으로 뒷자리를 가리켰고 고개를 끄덕인 반우희가 부승원에게 말했다.“변호사님, 오늘 챙겨주셔서 감사해요.”부승원은 눈을 작게 뜨고 몰래 살폈다.“그래.”“그럼, 이만 돌아가 볼 게요.”반우희는 손을 저어 인사를 건넸고 또 부승희를 향해 손을 휘휘 저었다.부승희는 미소를 지은 채로 말했다.“그럼 또 봐요.”“네. 다음에 또 만나요.”반우희는 몸을 돌려 몇 걸음 걸다가 뭔가 떠오른 건지 빠르게 다시 차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74화

    “에어컨 틀어놨어요. 빨리 씻고 일찍 자요.”부승희의 말에 모연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왜 갑자기 이렇게 챙겨주는 거예요? 나한테 보상하려는 건가?”부승희는 모연준을 슬쩍 노려보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다음엔 인사불성이 되어 경찰서에 잡혀가라고 저주 중인걸요.”모연준이 웃음을 터뜨렸다.그런데 핸드폰 잠금 화면 위로 떠오른 메시지를 확인하고 살짝 표정을 구겼다.그러나 전혀 내색하지 않고 부승희에게 말했다.“시간이 많이 늦었고 형님도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승희 씨도 빨리 돌아가서 쉬어요. 이젠 나 혼자 알아서 할게요.”“그래요.”부승희는 가방을 챙겨 밖으로 걸어가며 말했다.“샤워할 때 조심해요.”“알겠어요.”부승희는 손을 휘휘 저어 인사를 건네고 방 밖으로 나갔다.문이 닫히고 모연준이 시야에서 보이지 않자 부승희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모연준이 싫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순간만 오면 왠지 조심스러워졌다.오늘 모연준이 한 발 뒤로 물러서 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생각해 보면 모연준은 여러모로 참 좋은 사람이었다. 부승희도 모연준이 참 좋았다.그러니 만족할 법도 한데 자꾸 왠지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뜨거운 사랑?부승희는 양시연에게 가장 부질없다고 말한 게 바로 뜨거운 사랑이었다. 그러나 마침 두 사람 사이에 부족한 게 바로 그것이었다.모연준의 옆에 있으면 부승희는 숙녀가 되어갔다.부승희는 제 머리를 부여잡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래층으로 내려가 부승원을 찾으려는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에이 무슨 말씀이세요. 이번에는 모두 대표님 덕분에 무사히 고비를 넘겼는걸요. 안 그러면 골치 아파질 뻔했어요.”“네네. 다음번에 경인시에 오시면 제가 직접 대표님을 모시겠습니다.”부승희는 그 자리에 멈춰서 그곳을 살폈다.이승우였다.아직도 연회장 예복을 입은 모습이었는데 얼굴이 창백한 것이 과음한 것 같았다. 이승우는 술을 많이 마시면 마실수록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73화

    기다려.나도 네가 날 사랑하게 될 때까지 기다릴게.연정훈의 말 속에 담긴 의미는 이러했고 양시연도 이를 모르지는 않았다.양시연이 입꼬리를 올렸다.“좋아요. 어디 한 번 기다려 볼게요.”그리고 연정훈의 뺨을 톡톡 건드리며 말했다.“이젠 내려줘요.”명령에 가까운 어투였다.연정훈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내려주기는커녕 안은 채로 계속 걸어 침대에 양시연을 내려주었다.양시연이 고개를 돌자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연정훈이 보였다. 연정훈은 천천히 제 와인색의 파자마 단추를 풀고 있었다.양시연이 침을 꿀꺽 넘기며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연정훈은 아무 말도 없이 단추를 풀고 상의를 벗어 던졌다.‘뭐, 뭐 하자는 거야!’양시연은 두 눈을 깜빡이고 있었고 연정훈은 살짝 고개를 쳐들고 말했다.“이젠 자야지.”“네?”“넌 저기 붙어서 자. 이 선을 넘으면 반칙이니까 넘어오는 즉시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거야.”쳇.양시연은 입을 삐죽거렸으나 곧 미소가 입가에 걸렸다.그리고 빠르게 두 다리를 모으고 미적미적 제 이불 안으로 기어갔다.옆자리의 연정훈도 이불 아래 얌전히 자리에 누웠다.두 사람이 잠자리에 눕고 전등이 꺼졌다.고른 호흡 소리가 겹쳐 들려왔다.양시연이 고개를 돌려 농담을 건넸다.“굿나잇.”“빨리 자. 한 번만 더 입 열면 날 꼬시는 거로 알 거야.”“...”‘흥. 하지 말라고? 그럼 더 하고 싶은걸?’양시연이 이불 끝을 살짝 올리며 말했다.“굿나잇!”“...”어둠 속 연정훈은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그러나 또 겨우겨우 자신의 충동을 참아냈다.‘멍청이.’연정훈은 일찍 자리를 비웠지만 결혼식에 참가한 사람들은 새벽까지 파티를 즐겼다. 다행히 호텔 방을 미리 잡아둔 터라 대부분 사람은 호텔에서 묵었다.처음 경인시를 찾은 모연준은 인맥을 쌓기 위해 조금 과음을 했다.부승희가 모연준을 찾고 볼멘소리를 했다.“왜 이렇게 많이 마신 거예요?”모연준은 부승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자연스레 방의 전등을 켰다.“사업하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672화

    양시연이 마른기침을 했다.그러자 나비에게 간식을 먹이던 연정훈의 손이 뚝 멈춰 섰다. 그러나 마치 들리지 않는 것처럼 또 이어 간식을 먹였다.‘쳇.’양시연이 입을 삐죽이고 계단 손잡이에 몸을 기댔다.“큼큼. 셋 셀 동안 계속 모르는 척하면 오늘 밤엔 그냥 소파에서 자요.”“...”‘양시연 정말...’‘내가 손아귀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거지?’연정훈이 고개를 들어 양시연을 바라봤다.양시연은 고개를 갸웃거리고 미소를 지었다.“셋, 둘...”연정훈이 몸을 일으켰다.“...”‘흥.’양시연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의기양양해진 양시연은 턱을 살짝 쳐들고 말했다.“이젠 빨리 자요. 술도 많이 마신 사람이 왜 애꿎은 알파카를 잡고 그래요? 다른 사람이 들으면 놀릴 거예요.”연정훈은 빠르게 계단으로 올라가 양시연의 앞에 섰다.그렇게 점점 거리가 좁혀지고 양시연은 눈만 깜빡였다. 바로 코 앞까지 다가오자 양시연은 빠르게 뒤로 물러섰고 연정훈이 멈추지 않자 계속 뒷걸음질을 했다.한참 뒷걸음치던 양시연은 마음이 급해 양손으로 연정훈을 막아섰다.“뭐 하는 거예요?”연정훈이 살짝 고개를 숙여 낮은 소리로 말했다.“결혼 첫날 밤을 같이 보내지 못하게 하는 것도 꾹 참고 있는데 내가 알파카랑 대화하는 걸 창피해할 것 같아?”“...”양시연은 목을 가다듬고 다시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 그리고 연정훈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그래서 나랑 결혼한 걸 후회해요?”연정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렇게 큰 노력을 들여 겨우 한 결혼인데 소감이 어때요?”양시연이 인터뷰하듯 물었다.“...”그러자 연정훈이 몰래 이를 악무는 게 보였다. 차마 화를 내지는 못하고 꾹 참고 있는 게 보여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미안한 것도 잠시, 약점을 잡았다는 생각에 또 기쁜 마음이 스멀스멀 찾아왔다. 과거의 연정훈은 나이가 많고 가진 게 많다는 걸 빌미로 양시연을 압도했었다. 그러니 이제 과거에 저지른 자기 잘못을 고스란히 돌려받는 것 같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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