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 Chapter 151 - Chapter 160

All Chapters of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Chapter 151 - Chapter 160

540 Chapters

제151화

조이현은 지난번 연정훈이 주지혁을 크게 혼내준 일을 알고 있었고 그 일로 인해 그녀와 주지혁의 혼담이 깨질 뻔했었는데, 다행히 그녀가 임신 중이어서 그녀의 아버지가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으셨다.조이현이 먼저 다가와 말을 건넨 것은 주지혁에 대한 연정훈의 태도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었다.그래서 연정훈이 먼저 묻자, 그녀는 속으로 은근히 기뻤다.“그래요, 저의 아버지께서 일부러 시련을 시킨 것이죠.”연정훈은 의자에 기대어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말했다.“주 대표님은 안목이 독특하셔서 앞날이 기대되네요.”그가 무슨 의도로 일부러 주지혁의 안목을 칭찬했는지 주지혁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남보다 한 수 아래여서, 좋아하는 사람이 연정훈의 손아귀에 있는 것을 거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그는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억누르고 이후에 꼭 이겨서 빼앗아 오겠다고 맹세했다.“대표님이 기대하는 앞날은 보장 못 하겠으나 그래도 대표님께서 한 번 기회를 주시기를 바랍니다.”“주 대표님은 너무 겸손하시네요.”연정훈은 짧게 한마디 내뱉고 머리를 돌려 안시연의 뺨 옆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며, 그녀가 두 모금밖에 마시지 않은 대추차를 보며 부드럽게 타일렀다.“조금 더 마셔.”안시연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주위의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둘만의 세상에 푹 빠진 그들의 모습을 보며 조이현은 더 이상 머물 생각이 없었고, 약혼 신랑도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여 그녀는 몇 마디 하고는 즉시 사람을 끌고 나갔다.그들이 가자마자 안시연은 연정훈을 한 눈 쳐다보았다.연정훈은 그 눈길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마주 보고 있었다.“교수님, 일부러 그러셨어요?”“뭘?”연정훈은 그녀의 말뜻을 순순히 이어주지 않았다.그러자 안시연은 고개를 숙여 그릇에 담긴 대추 몇 알을 숟가락으로 모두 골라내어 재빨리 남자의 입술에 갖다 댔다.연정훈이 잠시 멍때릴 시간 안시연은 이미 빠르게 숟가락을 밀어 넣었고, 눈 깜빡할 사이에 또 숟가락을 그의
Read more

제152화

안시연은 요즘 따라 연정훈이 지금까지 아예 여자를 만나 본 적이 없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그날 밤 이후로 연정훈은 마치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문을 발견한 것처럼 일주일 내내 밤낮으로 그녀의 몸을 뒤척이며 못살게 굴었고, 그들의 이런 나날을 방탕하다고 형용하기에도 역부족이었다.그는 그녀의 몸을 여러 가지 방식, 각도, 또 다양한 힘으로 보이는 곳부터 안 보이는 곳까지 샅샅이 뒤져보듯 탐색하였다.매일 밤 어슴푸레한 등불 아래서, 그녀의 나른한 신음이 은은하게 들려왔다.자극적인 쾌감은 그녀가 모든 것을 잊게 했다.가장 뜨거웠던 적은, 햇볕이 한창 쨍쨍 내리쬐고 있는 오후, 그녀는 연정훈에 의해 대기실 침대 위에 눌려 그런 일을 하고 있었고 침대 머리맡의 전용선이 계속 깜박거리고 있었지만, 연정훈은 못 들은 척했다.그녀는 몸을 꼬아 눈물이 글썽글썽한 채 이불 위에 엎드려 간신히 말을 꺼냈다.“어... 어서 받아...”그녀가 겨우 말을 마치자 또 새로운 부딪치는 쾌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연정훈은 뒤로부터 그녀에게 키스하며 동시에 전화기를 스피커폰으로 눌렀다.그녀는 신경이 극도로 곤두서서 아무 소리도 감히 내지 못했다.비서의 목소리가 조리 있고 차분하게 들려왔다.연정훈은 아쉬운 듯 여인의 입술에서 떠나 몸을 일으키며 절제된 목소리로 대답했다.안시연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았지만 모든 것은 계속되고 있었다.연정훈은 조금도 당황한 기색 없이 침착한 태도로 전화선까지 늘려 그녀의 고통을 무한대로 연장했다.마침내 비서는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놓는 순간 안시연이 비명을 질렀다.그리고 더 격렬하고 치명적인 부딪힘을 견뎌야 했다.드디어 끝난 후 그녀는 베개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 행동이 너무 올바르지 못하다고 느꼈다.연정훈은 그녀를 품에 안고 달래는 목소리로 말했다.“남녀가 사랑하면 이런 일은 당연한 거야.”“하지만...”“다음엔 안 올라올 거야?”남자가 되 물자 안시연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그
Read more

제153화

안시연은 그들의 무리에 잘 어울리지 못해서 원래 연정훈의 친구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연정훈이 말했다.“앞으로 이런 자리에 자주 데리고 나올 테니 너도 슬슬 익숙해져야 해.”그들의 관계를 모든 사람에게 다 알릴 필요는 없었다.하지만 그가 무심코 내뱉은 이 말은 왠지 모르게 그녀를 모든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뜻이 들어있는 것 같았다.그 때문에 안시연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꺼냈다.“어떤 스케일이죠? 제가 어떤 옷을 입어야 하나요?”“드레스요?”“아니면 그냥 치마?”그녀는 연신 물으며 또 화장대를 가리켰다.“액세서리도 해야 하나요?”연정훈은 그녀가 이렇게 긴장하는 모습을 보며 웃음을 금치 못했다.그는 대답 대신 오히려 문 쪽으로 걸어갔다.“아무거나 입어.”“네?”“옷은 결국 사람이 받쳐 주는 거야. 시연이가 자신감을 가져야지.”그는 문 앞에서 몸을 돌려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넌 해진 치마를 입어도 눈에 띄게 예뻐.”안시연은 두 손을 등 뒤로 한 채 그의 말에 조금 기뻤다.그녀는 줄곧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쁘다고 칭찬을 받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그녀는 그를 따라 문밖으로 배웅해 주고 발꿈치를 들어 그의 턱에 가볍게 입맞춤했다.“저녁에 봐요.”‘교수님.’연정훈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안시연은 간단히 정리를 하고 서둘러 회사로 달려갔다.장가희는 그녀의 피곤한 안색과 감출 수 없이 새어 나오는 미묘한 여성스러운 느낌을 빠르게 눈치채고 장난치듯이 말했다.“요즘 밤 생활이 아주 행복했나 보네요.”안시연은 얼굴을 붉혔다.때마침 주임이 그들에게 함께 본사 빌딩에 계약서를 보내러 가라고 했다.아래층을 지날 때 마침 연정훈이 사람들을 데리고 문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모두 길을 비켜주었고 안시연도 고개를 숙이고 한쪽으로 비켜섰다.연정훈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며 장가희는 감탄하듯이 말했다.“연 대표님은 저희랑 거리가 정말 머네요. 항상
Read more

제154화

병실 안.점심에 간호사가 잠시 볼일이 생겨서 할머니에게 휴가를 신청했다.할머니께서도 기분이 좋았던 참이라 어서 가보라고 했다.간호사가 금방 떠나고 얼마 안 있어 누군가가 병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할머니는 어리둥절해하며 입을 열었다.“들어오세요.”병실 문이 열리더니 나이와는 다르게 관리가 엄청나게 잘 된 한 중년 여인이 들어섰다.들어온 사람의 신분을 확인하고 할머니는 잠시 멍해 있더니 곧 벼락을 맞은 듯 깜짝 놀라 심장 박동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소현정은 비록 몇 년 동안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지만, 어머니의 건강 상태는 잘 알고 있었으므로 서둘러 병실 안으로 들어와 어머니를 다독여 주었다.“어머니, 괜찮으세요?”몇 년 만에 다시 듣게 되는 “어머니”라는 말에 할머니는 정신이 어질어질해 쓰러질 뻔했다.한참 동안 가까스로 숨을 돌린 후에야 할머니는 침대 옆 가드레일을 움켜쥐고 격동된 어조로 그녀에게 소리쳤다.“이제 돌아와서 어쩌자는 거냐!”어머니의 늙고 병든 모습을 보면서 소현정도 양심의 가책을 느꼈고 가슴이 아파졌다.“그동안 죄송했어요.”“나한테 죄송해할 거 없고 네 딸내미한테는 미안하지도 않냐?!”안시연을 언급하자 소현정은 눈살을 약간 찌푸리더니 별다른 감정이 없어 보였다.“일단 물 한 잔 따라드릴게요.”아무래도 친딸이라 그런지 어르신네는 더 쌀쌀하게 굴지 못했다.그러다 보니 분위기가 점차 누그러졌다.그 두 모녀는 서로 눈물을 훔치며 이 몇 년 동안의 사정을 이야기했다.“네가 어떻게 지내든 상관없다. 그런데 네 딸 시연이가 곧 결혼이잖니. 돈이라도 좀 마련해 두거라.”“결혼이라니?”소현정은 잠깐 멍해졌다.“누구랑요?”할머니가 말했다.“시연이 대학 동기라는데 참 노력하는 아이여.”말만 들어도 평범한 사람인 것 같았는데 소현정은 오히려 피식 웃었다.“좋네요.”“때가 되면 집 한 채를 선물로 보내드리죠.”그녀는 담담하고 여유롭게 말했으나 할머니는 듣더니 눈살을 찌푸렸다.그해 소현정은 안시연의 아버지와
Read more

제155화

운전기사는 애초에 경찰에게 신고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양혁수와 엮인 일이라면 일단 그를 병원으로 데려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안시연도 자연히 이 도리를 알고 있다.그녀도 차에 타고 있었으므로 그냥 가버리기에 좀 무례한 것 같아서 양혁수랑 같이 병원에 가기로 했다.병원으로 가는 도중 그녀는 연거푸 사과했다.“그만해, 같은 말을 두세 번 하는 게 안 지겨워?”양혁수가 언짢은 말투로 그녀를 찔렀다.안시연은 난처해하며 입을 다물었다.양혁수의 이마에서 아직도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이 장면은 꽤 섬뜩했다.안시연은 종이 두 장을 뽑아 그에게 건네주려고 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그녀가 종이를 다시 가져가자, 그는 또 뭐가 내키지 않은 지 가시 돋친 말만 골라서 내뱉었다.“내가 과다 출혈로 네 차에서 죽어버리면, 넌 나와 함께 땅속에 묻힐 각오를 해.”“...”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휴지를 들고 그의 상처를 꾹 눌렀다.그녀의 손은 이미 충분히 힘을 뺀 상태였지만 양혁수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살살해.”“... 네.”안시연은 이렇게 그의 상처를 눌러주는 자세로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버텼다.다행히 운전기사는 빠르게 움직여 미리 응급실을 예약해 두었다.양혁수의 상처는 보기에 섬뜩했지만 사실 별로 심하지 않았고 간단한 소독 처치 후 붕대로 싸매기만 하면 끝이었다.안시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양혁수는 의자에 앉아 간호사에게 치료를 받는 내내 여전히 심기 불편한 모습이었다.운전기사는 약을 가져오며 안시연에게 신신당부했다.“연 씨와 양 씨 두 가문은 사이가 아주 좋답니다. 이 도련님은 양씨 가문의 외아들이에요.”이 말뜻은 꼭 양혁수의 눈에 찍히지 않게 그를 잘 달래야 하고, 안 그러면 언젠가는 연정훈의 사랑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셈이었다.안시연은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뭐라고 할 수 없었다.응급실 내에서 간호사는 손길이 거칠어 양혁수가 아프다고 느꼈는지 한창 욕을 먹고 있었다.안시연이 걸어 들어
Read more

제156화

겉으로 연약해 보이는 이 여인은 꽤 큰 힘으로 안시연을 퍽 밀었다.안시연은 약간 휘청이며 두어 걸음 물러섰다.상대방이 안시연에게 뭐라고 더 말하기 전에 양혁수가 나서서 앞을 가로막았다.젊은 남성의 듬직하고 힘 있는 뒷모습이 그녀의 시선을 완전히 가렸다. 너무 가까이 선 탓에 상대의 은은한 남성 향수 향기가 풍겨오자, 그녀는 덫에 걸린 토끼처럼 화들짝 놀라 얼른 뒤로 두 걸음 더 물러섰다.이어 양혁수의 비웃는 듯한 말이 들려왔다.“내가 누군지 당신과 무슨 상관이야.”“혁수야...”“착한 척 오지네. 낸데 먹힐 줄 알았어?”여인은 목소리가 점점 꺼져 들어갔지만 그래도 마음을 굳게 먹고 입을 열었다.“혁수야, 난 그래도 네 웃어른이야!”“가지가지 한다, 정말. 요즘 세대는 스폰녀도 어른 행세를 할 수 있었나?”“너!”“빨리 꺼져요, 당신 얼굴만 봐도 짜증 나는데.”안시연은 살벌한 분위기에 놀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입이 독하네. 아까 건드리지 않아서 다행이야...’그 여자는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던 것 같았지만 끝내 참고 입을 다물었다.안시연이 고개를 내밀고 양혁수의 등 뒤에서 나와 서자, 상대방 증오의 눈빛이 마침 그녀의 얼굴에 박혀 있었다. 마치 방금 양혁수에게 당한 굴욕은 모두 그녀 때문인 것처럼 말이다.그녀가 타고 있던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 그녀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양혁수의 농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우리 집사람이 널 잡아먹기라도 할까 봐?”안시연은 소름이 끼쳤는지 목을 움츠렸다.그녀는 가방을 메고 두 손을 몸 앞에 공손히 모아 다시 한번 사과했다.“양혁수 씨, 오늘 정말 죄송합니다.”양혁수는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태도가 산만했다.“걱정 마, 연정훈에게 고자질 같은 거 안 할 테니까 너희 둘 사이 감정에 영향이 없을 거야.”“...”엘리베이터가 다시 올라오자, 그녀는 양혁수를 한 눈 쳐다보았다.양혁수는 그녀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안시연은 들어가고 나서
Read more

제157화

오성호가 깜짝 놀라 물었다.“당신 혁수 만나러 갔어?”소현정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우리 엄마가 아프셔서 내가 병문안을 갔는데 마침 병원에서 혁수를 만났지 뭐예요. 어느 미친년에게 교통사고를 당해서 머리에 온통 피범벅이라 내가 몇 마디 관심해 줬는데 조금도 고마워할지언정 나에게 욕설을 퍼부었단 말이에요!”“당연한 소릴 하고 있어! 당신이 어떤 신분이고, 걔가 어떤 신분인데 당신에게 좋은 태도로 대할 수 있겠어?”소현정은 듣자마자 더욱 큰소리로 엉엉 울어댔다.오성호는 화가 치밀어 언성을 높여 말했다.“당신 또 이렇게 함부로 굴어봐! 고의로 그에게 접근했다가 일이 발각되면 아들이 양씨 가문을 계승할 생각은 하지도 마!”소현정은 흐느끼며 울부짖었다.“상속 안 하면 안 했지, 지금 상황이 이런데 돈만 있으면 무슨 소용이에요! 내 아들이 나를 인정하지 않는데!”“우리 아들이 당신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그럼, 지원이는? 지원이는 나와 쟤 딸을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오성호는 얼굴이 극도의 분노로 새파랗게 질려있었다.“애초에 당신을 위해 두 아이를 바꿨는데, 지금 또 이 바보짓을 한다고?! 당신은 정말 내가 죄책감이 없다고 생각해? 지원은 나의 초혼 아내야!”이 말을 듣자, 소현정은 울음을 그쳤다.그녀를 위한 거고 뭐고, 이 따위 말은 모두 그의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양지원의 아이는 딸로 태어났는데 해산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자궁을 뗐고, 오성호는 또 일편단심으로 아들을 원했기 때문에 아이를 바꾸는 일이 생겼다.하지만 그녀는 이런 말을 당연히 입 밖으로 내보내지 않을 것이었다.“당... 당연히 속이 타서 그랬죠. 혁수를 못 본 지 1년이 넘었는데.”그녀가 아직 제정신인 것을 보고 오성호는 태도를 누그러뜨려 소파에 털썩 앉았다.“다시는 걔 앞에서 얼씬거리지 마, 뜻밖의 일이 생기면 어쩌려고. 반년만 더 있으면 어르신께서 수혁이를 이사회에 들어오게 할 생각이야.”“정말?”소현정은 놀라서 되물었다.
Read more

제158화

안시연은 양혁수의 연락처를 몰라 목걸이를 돌려줄 방법이 없었다.오후 내내 쉴 새 없이 바빴던 그녀는 황급히 집에 돌아가 씻고 정리하고는 이 일을 금방 잊어버렸다.연정훈이 직접 차를 몰고 집 아래까지 데리러 왔다. 그녀가 계단을 내려갈 때 마침 황혼 무렵이었고, 저녁놀의 여운이 하늘에 아름답게 걸려 있어 마치 황금 비단을 수놓은 것 같았다. 남자는 주름 한결 안 잡힌 말끔한 수트를 차려입고 차 옆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단지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남다른 고귀한 분위기를 자랑했다.그녀는 종종걸음으로 그에게 달려갔다.“운전기사는요?”연정훈은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쭉 훑어보았다.그녀는 흰색 슬림핏 롱드레스에 검은색 가디건을 걸친 채 온몸의 주얼리라고는 손가락에 끼고 있는 보석 반지 하나뿐이었으나 전체적으로 매우 고급지고 우아하면서도 속되지 않았다.“내가 직접 운전한다면, 싫어?”안시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연 교수님에게 이런 궂은일을 시킨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불편하네요.”연정훈은 그녀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그러자 그녀는 두 손을 등 뒤로 한 채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교활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연정훈이 그녀에게 키스하려고 한 것을 그녀가 눈치 빠르게 예측했기 때문이다.그는 입가를 살짝 올리며 조금도 어색한 기색 없이 시선을 그녀의 뒤로 향했다.“뭘 들고 있어?”안시연은 쑥스러워하며 반대로 물음을 그에게 던졌다.“저녁 드셨어요?”“아직 안 먹었는데.”“배고프실까 봐 디저트를 조금 싸 왔어요.”안시연은 이렇게 말하며 뒤에 숨긴 물건을 꺼냈는데 아기자기하고 네모난 도시락이었다.연정훈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그녀에게 잠시 후 참석할 저녁 연회에 배불리 먹어도 남을 만큼 한 음식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다.하지만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망울에 담겨있는 진심을 보며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다.“고마워. 마침 배고팠어.”안시연은 흐뭇했다.차에 오르기 전,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도시락 뚜껑을 열고 두 손
Read more

제159화

“안시연.”“아니, 이름을 물어보는 게 아니라, 너랑 무슨 사이냐고.”이승우가 팔짱을 끼고 말했다.모두가 궁금해하며 연정훈의 대답을 기다렸다.한우빈이 건넨 술잔을 받아 든 연정훈은 안시연을 한 눈 쳐다보며 그에게 되물었다.“네 생각엔?”“생각할 필요가 있어? 당연히 여자 친구 아냐?”이승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장난기 가득한 태도로 말했다.“우리 연 대표님은 여성분들의 감정을 가지고 노는 그런 인간 아니고 진지한 분이시지.”안시연은 그녀를 에워싸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감당하기 어려워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연정훈은 그때 구혜은 등 사람들 앞에서 그녀가 자신의 여자 친구라고 한 적이 있지만, 오늘 이 사람들은 달랐다. 이들은 모두 그와 알던 사이였고 이후에도 계속 접점이 생길 사람들이었다.‘설마 그러시진 않을 거야...’“내가 진지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 앞으로 그런 쓸데없는 말은 삼가.”연정훈의 차분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안시연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주위가 금방 떠들썩해졌고 벌써 그녀가 어디에서 일하는지 묻는 사람이 있었다.그녀는 놀라움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본능적으로 이미 상대방에게 대답하고 있었다.“정인 과학기술이요.”“진짜 여자 친구 맞네요. 어느 정도로 아끼고 숨겨두고 계셨으면...”상대방이 웃으며 농담했다.안시연은 수줍은 기색이 드러났고 귓가의 온도가 점점 상승하고 있었다.연정훈은 그녀의 손을 잡고 하얀색 큰 텐트 아래로 천천히 걸어갔다.그동안 그의 손바닥으로부터 전해지는 온도는 그녀의 초조한 마음을 따뜻하게 달래주었다.텐트는 상당히 컸고 달빛만 살짝 가렸을 뿐 사방이 뚫려 있었으며 어두운 불빛이 몽롱하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안시연은 미리 준비한 선물을 한우빈에게 건네주며 말했다.“한 대표님, 개업 축하합니다.”“감사하네요.”그때 누가 걸어와 연정훈과 얘기를 나누기 시작하자 안시연은 그의 곁에 조용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우빈은 금방 눈치채고 매너 있게 그녀더러 여자
Read more

제160화

날이 점점 어두워졌다.한우빈은 사람들을 이끌고 와이너리 내부로 들어가 2층 플랫폼에서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안시연은 물배만 가득 채우고 서둘러 화장실에 갔다.화장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안에서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잘난 척 쩐다, 진짜. 우리랑 놀기 싫다고?”“설마 연 대표님이 말한 여자 친구가 진짜 서로 사랑하는 여자 친구라고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이 말을 한 여인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이승우 씨는 나랑 자고 난 다음날에 내 이름도 모르면서 친구를 만났을 땐 그래도 여자 친구라고 불렀잖아.”문밖에서 듣고 있던 안시연은 누군가 머리 위에 찬물을 끼얹은 것만 같았다.하룻밤 사이에 쌓아두었던 기쁨이 한순간 무자비하게 무너져버렸다.그녀는 재빨리 몸을 돌려 여인들이 나오기 전에 위층으로 올라갔다.넋 나간 사람처럼 화장실에 다녀온 그녀는 싱크대 가장자리를 짚고 찬물을 얼굴에 두 번 끼얹었다.그녀는 줄곧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스스로를 타일렀지만, 자신이 연정훈을 좋아한다는 마음에 확신하고 연정훈이 그녀를 아무 조건 없이 아껴준 후부터는 판단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연정훈은 많은 사람 앞에서 그녀를 자신의 여자 친구라고 대범하게 인정했는데, 그녀는 뜻밖에도 이 말을 진짜로 여겼다.연정훈 같은 사람들은 일을 할 때 항상 체면이 일 순위라는 사실을 그녀는 잠깐 잊고 있었다.‘여자 친구’라는 네 글자는 그와 침대 위에서 있었던 일들을 합리화하는 수단일 뿐이었다.찬바람이 복도에서 불어 들어오자, 그녀는 추위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머릿속이 점차 맑아졌고 그녀는 자신의 겉모습을 정리한 뒤 플랫폼으로 돌아갔다.플랫폼 중앙에는 연정훈 등 사람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테이블 한 바퀴가 모두 남자인 가운데 유일한 여자인 양민지가 끼어있었다.그녀는 담담하고 침착한 태도로 말을 이어가고 있었고 연정훈 등이 그녀의 관점을 진지하게 듣고 분석하고 있음을 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안시연은
Read more
PREV
1
...
1415161718
...
54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