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아야, 정훈이 만났어?”양민아는 도시락통을 쓰다듬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일이 있어서 강남 시티에 없는 것 같아요.”“없다고?”김세연은 뭔가 의심이 들었다. 그녀는 미리 강남 시티에 있는 아주머니한테 전화를 걸어 연정훈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양민아를 보낸 것이기 때문이었다.그녀는 갑자기 아주머니가 전화를 받을 때 우물쭈물하던 것이 생각났다.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이었다.“아이고, 미안해서 어떡해? 내 실수로 헛걸음을 시켰네.”“괜찮아요. 저도 마침 지나가는 길이었고요. 게다가 어머님께서 직접 만든 음식을 먹었는데 이 정도는 해야죠.”김세연은 웃으면서 속으로 더욱 그녀가 만족스럽다고 생각했다.비록 양지원의 친딸은 아니었지만 양민아는 유일한 아가씨였다. 이렇게 귀한 신분을 가졌음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친절하게 다하다니, 임유정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다.“시간도 늦었으니 밖에서 머물지 말고 일찍 쉬어.”“네, 그럼 어머님 안녕히 계세요.”김세연이 전화를 끊었다.차 안에서, 미소가 사라진 양민아는 연정훈과 안시연이 떠나는 방향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타일렀다.저런 여자와 같게 굴지 말라고, 그럴 가치도 없다고 말이다.그녀는 양씨 가문의 유일한 아가씨였다. 양씨 가문이 존재하는 한, 연정훈의 아내로 될 사람은 그녀뿐이었다.이렇게 생각한 그녀는 조용히 차를 몰고 떠났다.연씨 가문 본가.김세연은 전화를 끊고 남편에게 불평했다.“당신 아들이 점점 더 한심해지고 있어. 연씨 가문의 자식이 아니랄까봐... 겉으로 보면 멀쩡해 보여도 사실 누구보다 심하게 놀지.”연재혁은 한참 동안 말문이 막혔다.‘아들을 욕하면 아들을 욕할 것이지, 왜 나까지 욕 해.’그는 소파에 기대어 서류를 보면서 머리도 들지 않았다.“아직 젊으니 좀 노는 것도 괜찮지, 뭐. 그렇다고 품위에 영향이 가진 않을 거야.”김세연이 베개로 그를 때렸다.“언젠가 밖에서 데려온 년을 집에 들이면 얼마나 심한 문제인지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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