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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독점적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171 - 챕터 180

540 챕터

제171화

“오늘 밤에는 일이 좀 있어서 강남 시티로 돌아가야 해.”연정훈이 말했다.안시연도 순순히 알겠다고 했다.그들은 회사에서 9시가 넘도록 머물다가 강남 시티로 내려갔다.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잠깐 걷는 동안 연정훈은 안시연의 손을 잡았고 그것 때문에 안시연은 몰래 기뻐했다.강남 시티로 돌아와서 연정훈이 위층으로 올라가 일을 보고 있을 때, 그녀는 옆에 앉아서 그의 원고를 빤히 쳐다보았다.안시연은 원래 그날 밤 구혜은에게 연락을 하려 했다.“서두르지 마. 지금 급한 건 네가 아니라 그쪽일 거야.”이렇게 말하는 연정훈의 말을 듣고 그녀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사람의 마음을 알아보는 것에 있어서 안시연은 배운 적이 있었다.추석 무렵이라 정원에는 추석을 맞이하는 장식품들이 가득 걸려 있었다.안시연은 좀 심심했는지 창가에 엎드려 밖을 내다보았다.연정훈이 일을 끝냈을 때, 그녀가 눈을 크게 뜨고 정원의 디자인을 훑어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연성훈은 문득 그녀와 엮이기 시작하고 나서 침대에서만 제대로 된 대화를 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안시연을 데리고 나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게 어렴풋이 떠 올랐다.“야식 먹고 밖으로 나가볼까?”연정훈이 먼저 이렇게 제안했다.안시연은 의외이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쉬지 않아도 돼요?”“어제도 이렇게 일찍 쉬진 않았잖아.”안시연의 얼굴이 빨개졌다.어제 이맘때쯤이면 그들이 몸을 섞고 있을 때였다.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더니 입을 열었다.“그럼 전 내려가서 아주머니더러 만두를 삶아달라고 할게요.”말을 마친 안시연은 토끼처럼 활기차게 뛰어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런 그녀를 보는 연정훈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그들이 함께 야식을 먹고 아파트에서 나왔다. 바람이 살살 부는 게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길을 걷다 보면 신기한 식물들이 많을 뿐, 놀거리는 딱히 없었다. 강남 시티 외곽에서 멀지 않은 곳까지 걸어간 그들은 복권 자판기를 발견했다.“한 장 살까요?”안시연이 묻는다.연정훈이 휴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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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먼저 뽀뽀를 한 안시연은 조용해졌다.그는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물었다.“나왔어요?”연정훈은 복권을 긁던 동작을 계속하지 않고 그녀를 한 번 쳐다보았다.“돈을 원하면 돈만 바라야지. 중간에 갑자기 생각 바꾸기 있어? 나를 먼저 갖고 싶었나 봐.”안시연은 두 손을 뒤로 한 채 입술을 깨물었다.“마지막 숫자 하나만 남았으니 당첨된다고 해도 그렇게 큰돈은 아닐 거야.”그녀는 속삭이듯 말하며 그를 다시 쳐다보았다. “돈을 바랐지만 이미 실패했으니 다른 곳에서 만회해 보려고요.”연정훈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맞는 말이네.”안시연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리스크를 미리 알아내고 예방하는 거죠.”연정훈이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맞아.”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칭찬했다.“총명하네.”그는 마침내 마지막 숫자를 긁어냈다.안시연이 고개를 내밀어 보았다.“정말 있어요!”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 눈동자는 기쁨으로 가득 찼다.연정훈은 아직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밝은 곳에 가서 보니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수 없었다.‘만 원에 샀는데 천 원 당첨해 놓고 뭐가 그렇게 기쁜 건지.’하지만 안시연은 너무 기뻐했다.“지금 바로 환전할까요?”안시연은 처음에 환전하려고 했지만 그러면 복권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에 고개를 저었다.연정훈은 이상하게 여겼다.“천 원이 너무 적어서 그래?”안시연은 활짝 웃어 보이더니 복권을 가져오면서 말했다.“제가 잘 소장할 거예요.”그 복권은 처음으로 밤 산책을 나왔을 때 연정훈이 사준 것이기 때문이었다.연정훈은 그녀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복권 한 장일 뿐인데 무슨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하지만 안이연이 원한다고 했으니 상관없었다.“그럼 그렇게 해.”“네!”안시연은 복권을 보물처럼 잘 챙겼다.돌아가는 길에, 연정훈은 그녀보다 한 발짝 늦게 걸었다.그녀의 경쾌한 발걸음 그리고 이따금 표정에서 드러나는 사소한 감정들을 보며 그녀가 왜 기뻐하는지 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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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민아야, 정훈이 만났어?”양민아는 도시락통을 쓰다듬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일이 있어서 강남 시티에 없는 것 같아요.”“없다고?”김세연은 뭔가 의심이 들었다. 그녀는 미리 강남 시티에 있는 아주머니한테 전화를 걸어 연정훈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양민아를 보낸 것이기 때문이었다.그녀는 갑자기 아주머니가 전화를 받을 때 우물쭈물하던 것이 생각났다.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것이었다.“아이고, 미안해서 어떡해? 내 실수로 헛걸음을 시켰네.”“괜찮아요. 저도 마침 지나가는 길이었고요. 게다가 어머님께서 직접 만든 음식을 먹었는데 이 정도는 해야죠.”김세연은 웃으면서 속으로 더욱 그녀가 만족스럽다고 생각했다.비록 양지원의 친딸은 아니었지만 양민아는 유일한 아가씨였다. 이렇게 귀한 신분을 가졌음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친절하게 다하다니, 임유정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다.“시간도 늦었으니 밖에서 머물지 말고 일찍 쉬어.”“네, 그럼 어머님 안녕히 계세요.”김세연이 전화를 끊었다.차 안에서, 미소가 사라진 양민아는 연정훈과 안시연이 떠나는 방향을 바라보며 스스로를 타일렀다.저런 여자와 같게 굴지 말라고, 그럴 가치도 없다고 말이다.그녀는 양씨 가문의 유일한 아가씨였다. 양씨 가문이 존재하는 한, 연정훈의 아내로 될 사람은 그녀뿐이었다.이렇게 생각한 그녀는 조용히 차를 몰고 떠났다.연씨 가문 본가.김세연은 전화를 끊고 남편에게 불평했다.“당신 아들이 점점 더 한심해지고 있어. 연씨 가문의 자식이 아니랄까봐... 겉으로 보면 멀쩡해 보여도 사실 누구보다 심하게 놀지.”연재혁은 한참 동안 말문이 막혔다.‘아들을 욕하면 아들을 욕할 것이지, 왜 나까지 욕 해.’그는 소파에 기대어 서류를 보면서 머리도 들지 않았다.“아직 젊으니 좀 노는 것도 괜찮지, 뭐. 그렇다고 품위에 영향이 가진 않을 거야.”김세연이 베개로 그를 때렸다.“언젠가 밖에서 데려온 년을 집에 들이면 얼마나 심한 문제인지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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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안시연은 구혜은의 초청을 받아 초연 전시회 기획에 참가하기로 했다.그녀는 전문적인 면에서는 구혜은보다 훨씬 못했지만 주요 목적은 기획과 마케팅을 배우는 것이었다. 그래서 매일 틈만 나면 전시관으로 달려갔고 문제가 생기면 연정훈을 찾아 조언을 구했다.책 향기가 가득한 서재에서 그녀는 계속해서 질문을 했고 연정훈은 빈틈없이 대답해 주었다. 그 책상에 그녀의 글씨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밤을 보내면서 남겼던 그녀와 연정훈의 흔적도 새겨져 있었다.“침대 위에서든 밖에서든 연 교수님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걸 잘하시나 봐요.”정이슬이 그녀를 조롱했다.전시관의 텅 빈 곳에서 휴대전화로 정이슬과 문자를 주고받던 안시연은 정이슬의 말에 얼굴을 붉혔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정이슬은 계속해서 그녀를 놀리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그녀는 또 오전에 있었던 일을 끄집어냈다.“초연 예술관은 아직 개관도 안 했는데 너랑 연정훈 씨 이야기는 이미 인터넷에 퍼졌어.”이게 바로 안시연으로 하여금 가장 골치 아프게 하는 것이었다.한 달 동안 그녀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따라 전시회를 기획해 왔다.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일상이었다.그런데 엊그제부터 어디선가 들리는 바에 의하면 연정훈이 30억에 가까운 돈을 들인 초연 예술관은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만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것이다.특히 그 ‘N’자 로고는 그 여자의 이름에 들어가는 알파벳이라고 할 정도로 다들 수많은 해석을 하고 있었다.“네 이름에 마지막 알파벳이잖아. 예술관 이름에 연 자가 들어간 것도 그렇고.”정이슬이 계속해서 말했다.“초연에 들어가는 알파벳이겠지.”“어쨌든 달달해서 좋아. 나는 네 이름에 있는 알파벳이라고 생각할 거야. 초연에 있는 알파벳이고 뭐고 난 몰라!”안시연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사실 그녀도 좀 기대를 했다.엊그제 연정훈 사무실에 가서 밥을 먹었을 때도 비서님께서 은근히 그녀를 놀렸던 것이었다. 이 알파벳이 그녀의 이름과 꼭 맞다고 말이다.연정훈이 의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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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여자들에게는 정말 타고난 촉이 있는 것 같았다.양민아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안시연은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연정훈을 좋아한다는 것을 말이다.비서의 말을 들은 그녀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기다릴게요.”“네.”비서가 막 가려고 하는데 안시연이 갑자기 그녀를 불러세웠다.“무슨 일 이시죠?”“초연 예술원 아세요?”안시연이 물었다.“좀 알긴 합니다만...”“그럼 동쪽 A 전시관에 누가 전시를 할 예정인지는 아시나요?”비서는 알고 있었다.“대표님께서 양 아가씨에게 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양 아가씨는 그곳에서 마지막 천문 전시회를 열 거라고 들었고요.”안시연은 잠자코 있다가 곧 빙긋 웃었다.“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비서는 물러갔다.창가에 앉아 있는 안시연은 마음이 복잡했다.구혜은은 고의로 그녀에게 이런 시련을 안겨준 것이 분명했다. 전시관을 위해서 그녀를 찾은 것뿐이 아니라 양민아의 천문 전시회와 비슷한 간에 개막을 하기로 결정했다. 두 집안의 대결인 셈이었다. 장 교수님이 업계에서 영향력이 좀 있다고 해도 양씨 가문의 세력과는 비교가 안 될 것이었다.그러면 손님 수는 양민아보다 눈에 띄게 적을 것이었고 그렇게 되면 장 교수님을 뵐 면목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차라리 안시연을 끌어들여 연정훈을 이용해 양민아와 겨뤄 보려는 작전이었다.이런 속임수를 그녀는 처음에 알아채지 못했다.하지만 연정훈은?그도 눈치채지 못한 걸까?그런 스캔들이 있는데 개의치 않는 건가?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참에 사무실 문이 열렸다.그녀는 사무실에서 나오는 연정훈과 시선을 마주쳤다.“끝났어요?”그녀가 일어서며 물었다.연정훈은 겉옷을 벗으며 말했다.“아직. 저녁 약속이 있어서 말이야.”안시연은 그의 겉옷을 건네받으며 말했다.“제가 골라줘요, 겉옷?”“응.”연정훈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옆으로 지나갔다.“좀 점잖은 색으로 골라줘.”안시연은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안방으로 들어갔다.며칠 동안 그의 이런 일들은 항상 그녀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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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안시연은 할 말을 잃었다.양민아는 안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 계속 말했다.“양씨 가문과 연씨 가문은 오래전부터 떼어 놓을 수 없는 사이였어. 저랑 정훈이의 조상 부터 모두 절친이었어. 우리 쪽에 와서 어떻게 이런 보잘것없는 일로 서로 얼굴을 붉힐 수 있겠어? 폐막식의 장소를 예술관으로 정한 것도 정훈이를 돕기 위해서야.”‘보잘것없다고?’알고 보니 이 전시회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안시연의 마음은 가루약이라도 씹은 듯 씁쓸했다.양민아는 그녀를 한 눈 쳐다보고 말했다.“인터넷에 올라온 글들 다 봤지?”안시연은 애써 침착한 척했다.“조금만 봤어요.”“신경 쓰지 마. 홍보를 위해서라면 홍보팀에선 어떤 원고든 쓸 수 있어.”“그렇죠.”그녀는 말끝을 흐리더니 또 입을 열었다.“정훈이가 너에 대한 감정도 분명 진심이일 거야.”그녀는 조금도 사심이 없는 것처럼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안시연은 그녀의 말 속에 숨어 있는 다른 뜻을 못 알아들을 만큼 멍청하지 않았다. 그녀의 진정한 목적은 안시연에게 연정훈이 그녀를 위해 한 일들은 전부 경인 예술관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잔인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었다.그녀는 속으로 심호흡하며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알고 있어요.”양민아는 미소를 지었다.마침, 차가 도심 한복판을 지나가고 있었다.거대한 모니터에는 예술관 홍보가 한창이었고 왼쪽 상단에 있는 ‘N’ 자가 시선을 끌었다.양민아는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냈다.“난 처음 이 ‘N’ 자를 봤을 때부터 Nancy를 생각했어.”안시연은 그녀가 초등학교 영어 교과서에 나오는 인물로 농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을 이으려고 할 때 양민아는 갑자기 한숨을 쉬었다.“한때 걔는 나를 사랑의 라이벌로 여기고 날 찾아와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어.”안시연이 문득 깨달았다.‘양민아 씨가 말한 사람이 소현주...?’안시연이 계속 말이 없자 양민아는 이제 막 실수를 깨달은 듯 웃으며 덮었다.“미안, 혹시 소현주 몰라?”안시연은 짐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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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안시연은 침착하게 맞섰다.“선배, 저희 전시관은 홀 동쪽에 있잖아요. 연 대표님이 이쪽으로 오시려면 길을 돌아야 한답니다.”구혜은은 웃으며 말했다.“후배가 여기 있는데 조금 먼 길을 돌아올 가치도 없겠어요?”안시연도 똑같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는 비즈니스인 이니 사소한 일 대신 전체적인 형세를 돌봐야 하죠. 선배, 우리 일이나 잘하는 게 어떨까요?”“시연 씨의 말이 맞네요.”구혜은은 화를 내지 않았다.인간관계를 정세에 따라 교활하게 처리하는 것은 그녀만의 스킬이었다.예전에는 안시연을 험담하느라 바빴지만 지금은 이익을 위해 안시연의 비위를 맞춰 줄 수도 있었다.안시연은 몸을 돌려 떠났다.그녀는 창가에 서서 대문 쪽을 바라보았다.연정훈이 먼저 어디로 가는지는 상관이 없었고, 대신 그가 그들의 일을 가지고 떠벌리고 있는지 신경 쓰였다.그녀는 이익 극대화에 대해 동의하는 편이었지만 그들의 관계는 특별했고 네트워크의 힘은 어마어마했으므로 만약 그녀의 정보가 유출된다면 그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상상할 수 없었다.조용히 생각하던 차에 갑자기 전시홀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구혜은이 제일 먼저 나서서 팀원들을 모두 불러 루틴에 따라 일 처리를 진행했다.안시연은 서둘러 마스크를 착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깥에 과연 많은 미디어 기자가 떼를 지어 몰려들었다. 두 팀의 경호원이 앞장서서 길을 내주자 연정훈과 몇몇 상사들이 비로소 전시홀로 향했다.안시연은 앞으로 더 나아가지 않았고 이런 얼굴을 드러내야 하는 순간을 그녀는 장 교수와 그의 팀에게 남겨주었다.연정훈은 검은색 수트를 입고 있었는데 신사처럼 고급스러우면서도 우아했고, 잘 다려진 바짓가랑이는 그가 걸어 다닐 때 그의 훤칠한 다리를 더 꼿꼿하게 부각해 주었고, 배가 불룩 나온 기름진 중년 상사들 사이에서 특히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안시연은 그렇게 빛나는 그를 보며 마음속에서 맴돌던 의문은 잠시나마 풀려졌다.그녀는 그가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여유 있게 연설하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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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화

매체 기자들 앞에서 연정훈과 양민아는 매우 여유로웠다.그 이야기에 대하여 그들은 회피하고 더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두 사람은 나란히 무대 위에 서서 화제의 중심을 모두 예술관으로 이끌었다.하지만 여전히 포기할 줄 모르고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려는 기자가 있었다.양민아는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연정훈을 한 눈 보고 말했다.“여러분, 연 대표님은 항상 공사 구분이 확실하신 분이에요. 예술관의 준공은 아무 개인적인 이유 없이 오직 경인시의 관광을 돕고 경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것입니다.”그러면서 카메라는 연정훈으로 향했다.연정훈의 답변은 양민아가 한 말과 별다르지 않았다.안시연은 무대 아래쪽에 서서 카메라의 규칙적인 작동 소리를 무심코 들으며 침묵을 지켰다.옆 사람은커녕 그녀 자신도 연정훈과 양민아가 매우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의 사고방식 또한 완전히 일치했다.몇 마디 주고받는 사이에 그들은 이미 장내의 흐름을 손에 넣었다.이런 능력은 그녀에게 아마 한 평생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진행자가 주의를 주기 전까지 그녀는 생각에 빠져 무대 위의 말들이 하나도 안 들렸다.“다음 순서로 연 대표님과 여러 상사분께서 함께 이번 전시회 제막식 기념 테이프 커팅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장 교수는 안시연을 불러내고 구혜은과 같이 팀을 대표하여 무대에 오르게 했다.단지 연정훈의 체면을 봐서 한 말이라는 것을 안시연은 알고 있었다.그녀는 평온하게 웃더니, 자신보다 더 무대에 설 자격을 갖춘 선배를 추천하고 자신은 인파 속으로 조용히 숨어버렸다.무대 위, 연정훈과 장 교수가 중앙에 서 있고 그들 옆에는 양민아가 서 있었다.기념 테이프가 잘린 동시에 ‘찰칵’, 완벽한 단체 사진이 완성되었다.귓가에선 박수 소리와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안시연은 마치 진정한 스태프처럼 자질구레한 일을 차분하게 처리하며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바쁘게 움직였다.도중에 연정훈이 그녀에게 전화를 한 통 걸었다.서로 한 층만 떨어져 있는 거리에서 그는 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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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당신을 때린다고요? 내가 때리는 건 아무것도 아닌 거예요. 이런 곳에 누구 마음대로 오는 건데요.”양지원은 드센 태도로 소현정의 따귀를 두 번 때리고는 화가 나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나한테 초대장이 있는데 왜 오면 안 되죠?”“초대장? 저기 마침 전시회 책임자가 계시네요.”양지원이 비웃고는 고개를 돌려 안시연을 보며 말했다.안시연은 두피가 당기는 듯했다. “양 대표님, 필요한 거라도 있으신가요?”양지원은 다른 말을 하지 않고 소현정의 초대장을 가져다가 땅에 던졌다.“이분은 다른 사람의 초대장을 남용했으니 당장 내보내 주시길 바래요.”소현정은 얼굴을 감싸고 눈을 둥그렇게 뜨고 쳐다봤다.안시연이 그 초대장을 들어 위에 있는 이름을 보니 오성호였다.이 이름은 아무 이름이 아닌 재벌 랭킹에서도 유명한 양지원의 남편이었다.양지원이 이 여성에 대한 태도를 보니 안시연은 금세 이해가 되었다.정실과 첩이 부딪쳤는데 첩이 양지원의 남편의 초대장을 가지고 있은 것이다.VIP 관람 구역에는 실명이어야 하고 오는 사람마다 다 귀빈이기에 혼인이 오지 못하여 대신 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사람을 내쫓는다면 밖에 있는 기자들에게 화젯거리를 만들어주게 된다.안시연이 생각하는 동안 양지원은 계속 부담을 주고 있었다.“이 여자는 성이 소씨 라고요.”소현정은 이 말을 듣고 말했다.“이건 내 남편 초대장이에요. 남편 대신 와도 괜찮죠?”안시연은 심장이 덜컹하는 듯했다.양지원은 이 말을 듣고 낯빛이 어두워졌다.소현정은 양지원의 모습을 보고는 득의양양해하며 안시연에게 말했다.“우리 남편한테 연락이라도 해드릴까요?”양지원은 눈을 감고 화를 억누르고 있었다.“당장 내 눈앞에서 꺼지게 하세요.”안시연은 더 이 여자를 내보내지 않으면 큰 일이 생길 것을 알고 있다.안시연은 초대장을 거두고는 소현정에게 말했다.“3층에 디저트가 있는데 올라가셔서 차라도 마시는 게 어떤가요.”양지원은 안시연을 한눈 쳐다봤다.소현정은 자신을 말을 돌려서 내보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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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0화

소현정은 수도 없이 진실이 밝혀지는 날을 환상해 보았다. 양지원이 친딸을 봤을 때 딸이 잘 지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된다면 그 장면이 얼마나 통쾌할지.그러니 안시연이 연정훈의 뒤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안시연의 얼굴을 보고 또 이름을 듣고 난 후, 이 여자애가 바로 양지원의 딸인 것을 확정할 수 있었다.소현정은 먼저 놀라고 그러고는 당황해했다. 필경 모녀는 마음이 이어져있다고 하니 이렇게 마주 향해 보면 양지원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기라도 할까 봐 걱정했다.그러고는 질투와 분노가 가득했다.천한 년.경인시 하인 굴에 처박에 넣었는데 연정훈의 다리를 잡았더니.소현정이 혼란스러울 때 연정훈은 이미 사람을 불러 강제로 3층에 데리고 가서 차를 마시게 했다.누군가 자신을 끌고 가서야 소현정은 정신을 차렸다.김세연과 양민아는 양지원더러 화를 풀라고 다독였다.연정훈은 안시연을 보호했다.화면이 머릿속에 박혀 소현정은 급히 달아났다.안시연이 연정훈을 잡은 건 그렇다고 쳐도 연씨 가문과 양씨 가문이 이렇게 가까운 사이인데 계속 연락을 하게 내버려둔다면 종이로는 불을 감싸지 못하게 된다.어떡하지.“사람이 이미 떠났고 나도 괜찮아요. 아가씨가 처리를 잘했어요. 내 조건도 만족을 시켰고 기자들이 일을 만드는 것도 피했으니 말이에요.”양지원이 안시연을 보며 말했다.안시연이 웃으며 말했다.“만족하시면 다행이에요.”말을 하고는 인사를 하고 떠나려고 했다.연정훈이 안시연의 손을 잡았다.맞은 편에 있는 김세연과 양지원 모녀는 이 모습을 똑똑히 봤다.김세연은 미쳐 돌아버릴 것 같았다.김세연은 연재혁에게 당신 아들이 하는 꼴 좀 보라고 하고 싶었다.연정훈은 엄마의 얼굴을 보지 못한 듯 말했다.“지원 이모, 전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양지원은 차분했다.“그래.”연정훈은 손을 잡고 나갔다.김세연은 어색해서 미칠 것 같았다. 미래 사돈에게 웃고는 양민아를 바라봤다.양민아는 얼굴색이 변하지 않았다.“이모, 제 전시관에 가보실래요?”김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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