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훈은 담배를 한 대 꺼내 피우며 뒤에 있는 정교하고 작은 가방을 말없이 바라보았다.안시연은 완전히 변했다. 더 예뻐지고, 더 순해졌으며, 조금 더 교활해졌다.연인의 입장에서 볼 때 그녀는 더욱 완벽해졌다. ‘하지만 뭐, 괜찮아. 어쩌면 우리 둘 사이에는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걸지도 몰라.’ 손에 있는 담배를 다 피웠지만 가슴 속의 답답함이 전혀 가시지 않자 그는 다시 하나를 꺼내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라이터를 무심코 내던지자, 테이블에 부딪히며 큰 소리가 났다. 그 소음에 그는 이마를 찡그리며 잠시 침묵하다가 손에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꺼버리고는 휴식실로 들어갔다. 안시연은 서둘러 샤워를 하고 몸의 물기를 미처 닦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문이 열리자 그녀는 깜짝 놀랐다. 다음 순간 그녀의 몸은 남자에게서 뒤로 안겼다.그는 조용히 그녀의 목에 입을 맞추었고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피하려 했지만, 지금 자신의 신분이 떠올라 이를 악물고 그에게 몸을 맡겼다.그는 그녀를 안아 침대 위에 올려놓고 자기 몸으로 그녀를 완전히 덮어버렸다.그녀는 처음으로 그에게 불을 꺼달라고 요구하지 않았고 대신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눈 위에 덮었다. 시야가 흐려지면 마음도 같이 마비될 거라는 생각이었다.그리고 그녀는 완전히 긴장을 풀고 적극적으로 그의 움직임에 맞추었다.연정훈은 그녀와 이런 일을 할 때 거의 산만해하지 않았고 모든 집중력을 두 사람 몸이 와닿는 부위에 놓곤 했다.매일 밤, 그는 벚꽃동 침실에서 자신을 그녀의 몸속에 깊이 담갔다.그는 자신이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의 양옆에 팔을 지탱하고 있을 때, 그는 살며시 그녀의 손을 떼고 몸을 숙여 그녀의 눈에 입을 맞추었다.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 그녀는 그에게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아름다운 눈동자엔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 매혹적인 감정이 담겨있었다.이런 시선은 어떤 남자도 견디기 어려웠고 당장 덮쳐들었을 것이다.그런데 연정훈은 멈췄다.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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