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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의 독점적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191 - 챕터 200

544 챕터

제191화

안시연이 손을 떼는 순간 뒷좌석 분위기는 확연히 식어졌다.그녀는 짐짓 모르는 체하며 연정훈의 그 손을 못 본 듯 눈을 감은 채 자세를 가다듬고 더 이상 그가 있는 쪽을 향하지 않았다.차 안은 몹시 조용했다.얼마나 지났는지 차의 속도가 점점 느려졌다.안시연은 창밖을 내다보았다.휙 지나가는 동네 이름은 벚꽃동이었다.연정훈은 그녀를 강남 시티로 데려가지 않았다.‘그래도 뭐, 좋아. 오후에 그곳에서 벌어진 난처한 일 때문에 마침 당분간 강남에 가고 싶지 않았어.’차가 멈추자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지만, 연정훈은 오히려 한 걸음 먼저 차에서 내린 후 그녀 쪽의 문을 열었다.그녀가 두 번이나 말했다.“저절로 걸을 수 있어요.”하지만 연정훈은 못 들은 척 그녀를 껴안고 위층으로 올라갔다.남자는 그녀를 응대하지 않았고 한 마디도 없었다.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그녀를 침실 침대에 눕혔다.“어디 아픈 곳 있어?”그는 의사를 부를 작정인 듯 그녀에게 물었다.안시연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없어요.”옆에 서서 손목시계를 벗던 연정훈은 대답을 듣고 그녀의 이마를 한 번 쳐다보았다.안시연은 그 눈빛의 의미를 깨닫고 말했다.“그냥 부딪혔을 뿐 괜찮아요.”“의사 선생님에게 보이자.”연정훈은 이렇게 말하고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필요 없어요!”안시연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목소리를 부쩍 높였다.방 밖에서 연정훈은 걸음을 멈추었다.그는 방안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졸리고 피곤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오늘은 이만 잠 좀 자도 될까요? 일이 있으면 내일 다시 얘기해요.”연정훈은 침묵했다.잠시 후에야 그는 그녀에게 답장했다.“피곤하면 쉬어.”안시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시선을 돌려 간신히 침대에서 내려오며 어지러움을 이겨내고 옷을 정리했다.연정훈은 거실에 있었고 그녀는 침실에 있었는데, 한 층 벽을 사이에 두고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20분 후 안시연이 가운을 두르고 욕실에서 나오자,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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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연정훈은 거의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새벽녘에야 안시연 곁에 기대어 잠시 눈을 감았다.그런 그를 잠에서 깨운 것은 주방의 미세한 움직임이었다.방문을 열자 눈부신 햇빛이 거실을 환히 비추고 있었다.안시연은 그를 마주하지 않은 채 아침을 식탁 위에 올렸다.지난 한 달 동안 매일 이랬지만 오늘 아침은 왠지 모르게 실감이 나지 않았다.안시연은 돌아서서 그를 보더니 환하게 웃었다.“일어나셨어요?”“응.”“아침 드실래요? 제가 다 해놨어요.”안시연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그녀가 뚝배기 뚜껑을 열자 모락모락 피어오른 김은 그녀의 얼굴을 감싸 입가의 곡선을 몽롱하고 부드럽게 풀어주었다.연정훈은 그녀의 옆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방으로 돌아가 말끔히 씻었다.모든 것이 어제와 다름이 없었다.그가 셔츠를 갈아입을 때 안시연이 걸어 들어와 넥타이를 고르는 것을 도왔다.그녀의 동작은 가볍고 침착하며 심지어 어제보다 더 부드러웠다.그녀가 돌아서서 얼굴을 마주하니 그의 시선은 그녀의 얼굴에 고정되었고 입꼬리를 약간 움직였다.안시연은 그를 쳐다보지 않은 채 먼저 입을 열었다.“양혁수 씨의 일을 물어보시려는 거죠?”연정훈은 말이 없었다.안시연은 혼잣말하는 셈 치고 계속 말했다.“전에 기사님이 실수로 양혁수 씨의 차와 충돌사고가 생겨서 제가 병원에 같이 갔었는데, 어제 부승희 씨와 놀러 갔다가 술을 많이 마셔서 나쁜 사람을 만났을 때 저를 도와준 사람이 바로 양혁수 씨에요.”그녀는 별일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은 태도로 말했다.연정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나에게 말한 적이 없잖아.”“바쁘시잖아요,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서요.”“내가 언제 너의 일에 귀찮아했어?”안시연은 넥타이를 조이고 손을 내려놓더니 그와 눈을 마주치고 미소를 지었다.“그건 그렇다 치고, 저는 정훈 씨가 안쓰러워요. 이미 아주 바쁘신데, 저의 이런 보잘것없는 일도 처리해야 하나 싶어서요.”안쓰럽다.평상시에 그녀는 이런 말을 할 때면 틀림없이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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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마침 휴일이라 안시연은 기분 전환할 시간이 충분했다.그녀는 어제 병원 방문을 놓치는 바람에 아침 일찍 외할머니를 뵈러 가려고 했지만, 뜻밖에도 외할머니께서 먼저 전화를 걸어오셨다.“바쁘면 급하게 오지 말고 다음에 친척이 오면 그때 널 부를게.”안시연은 어리둥절했다.‘무슨 친척이 이렇게 자주 오는 거지?’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미 여러 가지 일들로 가득 차서 친척의 신분을 추리할 겨를이 없었다. 그냥 간호사에게 전화를 걸어 외할머니의 안부를 부탁했다.부승희는 어제 그녀를 잘 챙기지 못한 것에 죄책감이 들어서인지 특별히 그녀와 놀러 가자고 했다.마침 안시연에겐 부승희 같은 가이드가 부족했고 두 사람은 쇼핑몰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만난 후 부승희는 그녀의 제안을 듣고 흥미로운 듯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이미지를 탈바꿈시키려고요?”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부승희는 손가락을 딱 튕기며 말했다.“참 좋은 생각이에요. 다 갈아치우고 처음부터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거예요.”안시연은 그녀와 같은 생각이었다.그녀는 자신의 긴 생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좀 짧게 자르고 싶어요.”“저랑 같이 가요, 더 이상 청순한 스타일 말고 센 언니 컨셉으로 가보는 거예요.”안시연은 웃음을 터뜨렸다.“센 언니는 됐어요. 너무 오바예요.”부승희는 안시연의 어깨에 팔을 걸친 채 그녀를 데리고 떠났다.부씨 가문 넷째인 신분 덕에 걸림돌 없이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안시연은 긴 머리를 쇄골에 살짝 닿는 중단발 길이로 잘랐고, 차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동시에 단정하고 산뜻한 이미지였다.부승희는 옆에서 연신 감탄했다.“여신급 비주얼... 미쳤어요.”커트 외에도 그녀들은 쇼핑몰의 7개 층을 모두 돌아보았다.옷과 여러 가지 패션 아이템 외에 인테이러가구와 장식품까지 빠짐없이 둘러보았다.가방을 살 때, 안시연은 한 글로벌 한정판 명품 가방이 마음에 들었는데 직원은 약간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승희 씨, 죄송한데 이 가방은 저희 점장님께서 다른 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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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안시연은 연정훈이 준 카드를 16억 넘게 쓰고 부승희의 차에 앉아 영수증을 체크하고 있을 때 자신도 이 거액의 지출에 충격을 받았다.‘미쳤어, 진짜.’부승희는 이승우에게 미친 듯이 카톡을 보내며 사실을 과장되게 보탰다.“야, 연정훈 이제 진짜 고생 많겠다.”이승우가 답장했다.“응? 뭔 고생? 얼마나 많은데? 빨리 말해 봐.”“...”부승희는 맞은편에서 무서운 스피드로 타이핑하다가 잠깐 멈춰 안시연을 부추겼다..“혹시 저녁에 시간 나면 저랑 밥 먹으러 가요, 다 먹고 마사지도 받으러 가고요. ”안시연은 아침에 연정훈과의 약속이 생각났다.“저 이따가 돌아가서 정훈 씨에게 저녁밥을 해줘야 해요.”부승희는 어이가 없어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산 사람이 굶어 죽기라도 하겠어요?”안시연은 가볍게 웃으며 쥐고 있던 가방을 들었다.“잊었어요? 나는 그의 여자 친구예요.”그녀는 여자 친구라는 네 글자를 또박또박 강조하며 약간 자신을 비웃는 듯 말했다.“정훈 씨가 굶기라도 하면 죽는 건 그가 아니라 저 일걸요.”부승희는 신발 앞 끝으로 그녀의 발을 툭툭 건드렸다.“한마디만 하세요. 연정훈을 바람맞힐 수 있는지 없는지.”짧은 침묵이 흘렀다.부승희는 계속해서 부추겼다.“저녁에 꼭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남자들은 다 그래요. 아침과 저녁에 한 말만큼은 절대 믿으면 안 돼요.”안시연이 곰곰이 생각해 보자 틀린 말은 아니었다.아침은 침대 위에서 시작되고 저녁도 침대 위에서 끝나기 때문에 본심을 어기는 말을 꺼낼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두 타이밍이었다.하지만 그는 전에 확실히 매일 그녀가 만든 저녁을 먹으러 꼬박꼬박 집에 돌아왔다.그녀가 끙끙대며 고민에 빠진 사이 부승희는 답답한 마음에‘쯧’하고 혀를 찼다.“용기가 없어서? 아니면 그 사람이 아까워서?”그녀에게 용기가 없다고 한 것은 그렇다 치고, 아깝다고 한 건 마침 안시연의 예민한 신경을 자극했다.안시연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그래요, 같이 가요.”부승희의 꿍꿍이가 실현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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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밤 여덟 시.안시연은 룸에서 빠져나와 잠시 소란스러움을 뒤로 하고 한숨을 돌렸다.핸드폰에는 부재중 전화도,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그녀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그는 역시 말로만 큰소리를 칠 뿐 직접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그녀는 부승희가 남자들을 형용하는 말이 떠올랐다.‘쓰레기 같은 X.’정말 그와 찰떡이었다.“누나?”뒤에서 어떤 남자애가 고개를 내밀고 턱을 그녀의 어깨에 기댄 채 핸드폰을 들여다봤다.안시연은 낯선 사람의 스킨십에 당황에 얼굴을 살짝 피했다.“남자 친구예요?”그녀보다 나이가 조금 어려 보이는 남자가 물었다.안시연은 연정훈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소개했을 때의 호칭을 떠올렸고, 그녀는 술김에 촉촉해진 눈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그를 바라보았다. “맞아, 남자 친구야.”“아, 그래요?”남자는 전혀 당황하지 않은 채 한쪽 눈썹을 치켜들고 말했다.“누나 노래 엄청나게 잘 부르시던데, 남친한테 알려주지 말고 우리끼리 비밀로 해요.”안시연은 술김에 벽에 기대어 가볍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남자가 부축하러 가깝게 다가오자 그녀는 거절하지 않았고, 그렇게 룸으로 돌아가 부승희와 함께 미친 듯이 노래를 부르며 마음껏 즐겼다.한편, 벚꽃동에서.연정훈은 이미 세 번째로 서재의 문을 열어 보았지만 거실은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9시가 가까워도 안시연은 돌아오지 않았고 핸드폰에도 그녀의 소식이 없었다.테이블 위의 요리는 이미 차갑게 식었다.그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었고 여전히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는 것 같았다.다만 소파에 홀로 앉아 있을 때 그 잘생긴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비치면서 입꼬리를 최대한 내리누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시곗바늘이 9시를 금방 지날 때 그는 눈을 조용히 감았다.그는 지금도 여전히 안시연이 돌아올 것으로 생각했다.‘밤새 돌아오지 않을 리는 없을 거야.’그는 거실에 앉아서 업무를 보고 있었는데, 오직 조명을 위한 것인지 마음이 찝찝해서인 탓인지 집 안의 불을 모두 켰다.아래층에 서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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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안시연은 꽤 의아해했다.하지만 주변에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 눈에 띄는 것이 싫어서 일단 물건을 받아 갔다. 비서는 그녀가 물건을 받는 걸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오늘 오전, 연정훈은 회사에 도착하고부터 얼굴에 먹구름을 잔뜩 드리운 채 기분이 상당히 좋지 않아 보였다.점심때쯤, 갑자기 비서를 호출하여 몇 분 동안 아무 말 안 하고 고민하다가 안시연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라는 명령을 내리었다.그녀는 연정훈과 안시연이 다투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렸다. ‘쳇. 연 대표님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다니, 시연 씨도 참 대단한 인물이야.’임무를 마친 그녀는 기분이 좋았고 가는 길에 옆 사무실을 들러 두 친구를 찾았다. 친구들과 함께 나와 쓰레기통을 지나칠 때, 곁눈질로 그 속에 처참하게 던져진 익숙한 도시락을 발견한 그녀는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머리를 내밀어 확인했다.‘헐, 뭐야... 진짜네.’핑크색의 3단 도시락이 통째로 쓰레기통 안에 누워있었다.친구가 물었다.“무슨 일인데?” “아냐, 아무 일도...” 그녀는 대충 대답하며 식사를 까맣게 잊은 채 급히 본사로 돌아갔다. ‘연 대표님 어떡해!’ 직원 식당에서.장가희는 안시연에게 계속 사과했다.“정말 미안해. 너의 보온 도시락통을 망가뜨려서...”안시연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괜찮아. 그 대신 제육볶음 먹을래.”“좋아! 먹고 싶은 만큼 먹어. 내가 사줄게.”CEO 사무실 내에서.연정훈은 큰 책상 앞에 서 있었는데 기분은 매우 저기압이었고 숨 막히는 정적이 사무실 전체를 감돌고 있었다.그는 만년필의 잉크 카트를 교체하며 비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물건은 잘 전달했어?”“네, 전달했습니다...”비서의 시선이 흔들렸다.대답을 들은 연정훈의 안색은 조금 누그러졌다.그는 어젯밤의 일에 대해서 안시연과 더 따지지 않기로 했다.잘 생각해 보니 그녀도 마음껏 기분을 풀 시간이 필요했고, 지금 그녀의 행동도 홧김에 그에게 삐친 거라고 볼 수 있었다.그녀가 토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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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안시연은 찻잔을 내려놓고 그와 같은 잔잔한 눈빛으로 연정훈을 바라보았다.“사람을 시켜 음식을 가져오게 했는데 막상 그들이 무엇을 가져왔는지는 관심이 크게 없었나 봐요?”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쓴웃음을 지었다.“점심 메뉴에는 탕수육이 없었어요.”비서는 땀을 뻘뻘 흘리며 당황했지만 연정훈은 여전히 아무 표정 없이 대답했다.“그러면 뭐가 있었는데?”“몰라요.”안시연은 무관심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잊어버렸어요. 그냥 한 번 본 거라.”“그랬더니?”“그랬더니 내가 싫어하는 것들만 가득해서 버렸어요.”비서는 그녀의 거침없는 발언에 숨을 들이켰고 연정훈 역시 아무 말 없었다.안시연은 눈을 깜빡이며 순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버리면 안 되나요?”연정훈은 대답 대신 물었다.“그럼, 점심은 뭐 먹었어?”“밖에서 먹었어요.”안시연은 손으로 턱을 살살 문지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정훈 씨 카드로 200만 넘게 썼어요.”말을 마친 후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연 대표님께서 그 돈이 아까우신 건 아니죠?”연정훈은 전혀 신경 쓰는 기색이 없이 오히려 그녀를 칭찬했다.“그럴 리가. 잘 썼어. 돈을 잘 쓰는 것도 능력이야.”비서는 어이가 없었지만 뭐라고 할 수 없었다.안시연은 어깨를 으쓱했다.연정훈은 일어나 그녀를 향해 걸어왔고 비서에게 눈길을 한 번도 주지 않은 채 말했다.“먼저 나가 있어.”비서는 도망치듯 급히 나갔다.소파에 앉아 있던 안시연은 연정훈이 가까이 오자 자리를 내주었고 연정훈은 그녀의 옆에 앉아 자연스럽게 그녀를 끌어당겨 무릎 위에 올렸다.안시연은 본능적으로 불편함을 느꼈지만, 곧 티를 안 내고 감추었고 그에게 살짝 미소를 지었다.연정훈은 소파에 기대어 손으로 그녀의 턱을 살짝 만지며 물었다.“어제 부승희와 재밌게 놀았어?”“네.”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으로 기뻐하는 표정으로 말했다.“뭘 좀 많이 샀어요.”“뭘 샀는데?”그가 묻자 안시연은 그에게 구체적으로 말해 주었고,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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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연정훈은 담배를 한 대 꺼내 피우며 뒤에 있는 정교하고 작은 가방을 말없이 바라보았다.안시연은 완전히 변했다. 더 예뻐지고, 더 순해졌으며, 조금 더 교활해졌다.연인의 입장에서 볼 때 그녀는 더욱 완벽해졌다. ‘하지만 뭐, 괜찮아. 어쩌면 우리 둘 사이에는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걸지도 몰라.’ 손에 있는 담배를 다 피웠지만 가슴 속의 답답함이 전혀 가시지 않자 그는 다시 하나를 꺼내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라이터를 무심코 내던지자, 테이블에 부딪히며 큰 소리가 났다. 그 소음에 그는 이마를 찡그리며 잠시 침묵하다가 손에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꺼버리고는 휴식실로 들어갔다. 안시연은 서둘러 샤워를 하고 몸의 물기를 미처 닦지도 못했는데 갑자기 뒤에서 문이 열리자 그녀는 깜짝 놀랐다. 다음 순간 그녀의 몸은 남자에게서 뒤로 안겼다.그는 조용히 그녀의 목에 입을 맞추었고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피하려 했지만, 지금 자신의 신분이 떠올라 이를 악물고 그에게 몸을 맡겼다.그는 그녀를 안아 침대 위에 올려놓고 자기 몸으로 그녀를 완전히 덮어버렸다.그녀는 처음으로 그에게 불을 꺼달라고 요구하지 않았고 대신 손을 들어 조심스럽게 눈 위에 덮었다. 시야가 흐려지면 마음도 같이 마비될 거라는 생각이었다.그리고 그녀는 완전히 긴장을 풀고 적극적으로 그의 움직임에 맞추었다.연정훈은 그녀와 이런 일을 할 때 거의 산만해하지 않았고 모든 집중력을 두 사람 몸이 와닿는 부위에 놓곤 했다.매일 밤, 그는 벚꽃동 침실에서 자신을 그녀의 몸속에 깊이 담갔다.그는 자신이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몸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의 양옆에 팔을 지탱하고 있을 때, 그는 살며시 그녀의 손을 떼고 몸을 숙여 그녀의 눈에 입을 맞추었다.눈이 마주치는 그 순간, 그녀는 그에게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아름다운 눈동자엔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 매혹적인 감정이 담겨있었다.이런 시선은 어떤 남자도 견디기 어려웠고 당장 덮쳐들었을 것이다.그런데 연정훈은 멈췄다.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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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안시연은 도대체 어떤 친척이 이렇게 중요한지 몰랐다. 그녀가 여러 번 제시간에 도착하겠다고 보장한 후에야 외할머니는 안심했다. 오후에 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았지만, 그녀는 바쁜 와중에 운전 학원 예약도 하고, 성진대의 각 전업과 수업을 훑어보고 관심 있는 것들을 모두 골랐다. ‘그래, 연애보다는 일이지.’ 연정훈을 머릿속에서 지우니 효율이 세 배는 더 높아졌다. 하지만 퇴근 시간에 주차장에서 그의 차를 보자 그녀는 다시 심리적 준비가 필요했다. 연정훈은 차 안에서 거울로 그녀가 제자리에서 기도 같은 것을 하는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 ‘내가 악마야? 기도까지 해야 해?’ 안시연은 마음의 준비를 끝낸 후 차 옆으로 뛰어갔다. 그녀가 문을 열고 차에 앉자마자 그녀만의 향기가 잔잔한 파도처럼 그에게 밀려왔다. 향은 너무 강하지 않았고 은은하게 코를 간지럽힐 정도였으며 연정훈은 오후의 피로가 싹 가셔지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 병원 가려고?” “네!” 안시연은 그를 보지 않고 대답하며 지워진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있었다. “외할머니가 집안 친척이라고 하셔서 아마 오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녀는 말하며 연정훈을 한번 쳐다보았다.“기다리지 않아도 돼요.” 연정훈은 노트북 화면을 보면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는 입을 열었다.“빨리 끝내.”그는 분명히 그녀가 빨리 돌아오길 원하는 것 같았고 안시연은 그가 점심때의 일을 계속 이어서 할 것으로 추측했다. ‘하... 점심에 해주겠다고 할 땐 도망쳐버리고 내 소중한 저녁 시간까지 뺏네.’ 그녀는 한숨을 쉬며 알았다고 대답했다. 연정훈은 그 나지막한 목소리에서 그녀의 언짢은 심정을 눈치채고 거울을 통해 그녀를 쳐다보았다. 역시 여인의 아름다움은 성격과 비례하는 것 같았다. 그는 키보드를 누르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30분.” 안시연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평소에도 성격이 좋고 그에게 호의도 있었기에 이전에 당한 불쾌한 일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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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안시연은 엄마를 만나는 수많은 상상을 해봤지만 이렇게 뺨을 맞는 당황스러운 시작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얼굴을 감싸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왜 저를 함부로 때리는 거예요?” 드디어 양지원에게 맞은 그 한 대를 그녀의 딸에게 돌려주었다는 생각에 소현정은 속이 시원했다. 그녀는 친엄마의 가면을 쓰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네 엄마니까! 네가 부끄러움도 모르고 권력 있는 남자에게 몸과 마음을 맡기며 자존심도 없는 거 보니, 이 정도면 때릴 법하지 않아?!” 안시연은 화가 치밀어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녀는 눈앞의 여자가 자신의 엄마일 거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었지만, 외할머니가 한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엄마, 엄마...’ 그녀는 눈시울이 한순간에 붉어졌고 허리를 곧게 편 채 말했다. “절 키운 적도 없으면서 저한테 함부로 말할 자격이 없어요!”소현정은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이 못된 년, 재수 없는 건 엄마랑 똑 닮았어.’ 그녀는 다시 한 대 더 때리려 했지만 안시연은 빠르게 몸을 피했다. “소현정 씨, 다시 손을 대시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소현정은 조금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녀는 외할머니가 안시연에 대해 말하는 걸 들었을 때 그녀가 매우 착하고 말 잘 듣는 성격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안시연은 요즘 따라 너무 많은 고통을 겪었고 또 연정훈에게 금방 상처를 받았으므로 이미 자신의 원칙과 자존심이 너무 무너져버린 상태였다. 그런 그녀가 자신을 낳아 주기만 하고 직접 길러주지도 않은 잔인한 엄마에게 결코 비굴하게 굴 수는 없었다.“나는 네 엄마니까 때리든 말든 내 맘대로 하는 거야!”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신분으로 눌러보려 했지만 안시연은 완전히 화가 나 있었다.“당신은 내 엄마가 아니에요!”“나는 제삼자로 살고, 자식을 버린 엄마는 없어요!”그녀는 마치 그동안의 억울함을 한꺼번에 쏟아내듯이 소리쳤다.그녀는 외할머니의 손에 의해 자랐고, 어릴 때부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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