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57화

Author: 라오
오성호가 깜짝 놀라 물었다.

“당신 혁수 만나러 갔어?”

소현정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우리 엄마가 아프셔서 내가 병문안을 갔는데 마침 병원에서 혁수를 만났지 뭐예요. 어느 미친년에게 교통사고를 당해서 머리에 온통 피범벅이라 내가 몇 마디 관심해 줬는데 조금도 고마워할지언정 나에게 욕설을 퍼부었단 말이에요!”

“당연한 소릴 하고 있어! 당신이 어떤 신분이고, 걔가 어떤 신분인데 당신에게 좋은 태도로 대할 수 있겠어?”

소현정은 듣자마자 더욱 큰소리로 엉엉 울어댔다.

오성호는 화가 치밀어 언성을 높여 말했다.

“당신 또 이렇게 함부로 굴어봐! 고의로 그에게 접근했다가 일이 발각되면 아들이 양씨 가문을 계승할 생각은 하지도 마!”

소현정은 흐느끼며 울부짖었다.

“상속 안 하면 안 했지, 지금 상황이 이런데 돈만 있으면 무슨 소용이에요! 내 아들이 나를 인정하지 않는데!”

“우리 아들이 당신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그럼, 지원이는? 지원이는 나와 쟤 딸을 얼굴도 본 적이 없다고!”

오성호는 얼굴이 극도의 분노로 새파랗게 질려있었다.

“애초에 당신을 위해 두 아이를 바꿨는데, 지금 또 이 바보짓을 한다고?! 당신은 정말 내가 죄책감이 없다고 생각해? 지원은 나의 초혼 아내야!”

이 말을 듣자, 소현정은 울음을 그쳤다.

그녀를 위한 거고 뭐고, 이 따위 말은 모두 그의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양지원의 아이는 딸로 태어났는데 해산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자궁을 뗐고, 오성호는 또 일편단심으로 아들을 원했기 때문에 아이를 바꾸는 일이 생겼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말을 당연히 입 밖으로 내보내지 않을 것이었다.

“당... 당연히 속이 타서 그랬죠. 혁수를 못 본 지 1년이 넘었는데.”

그녀가 아직 제정신인 것을 보고 오성호는 태도를 누그러뜨려 소파에 털썩 앉았다.

“다시는 걔 앞에서 얼씬거리지 마, 뜻밖의 일이 생기면 어쩌려고. 반년만 더 있으면 어르신께서 수혁이를 이사회에 들어오게 할 생각이야.”

“정말?”

소현정은 놀라서 되물었다.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58화

    안시연은 양혁수의 연락처를 몰라 목걸이를 돌려줄 방법이 없었다.오후 내내 쉴 새 없이 바빴던 그녀는 황급히 집에 돌아가 씻고 정리하고는 이 일을 금방 잊어버렸다.연정훈이 직접 차를 몰고 집 아래까지 데리러 왔다. 그녀가 계단을 내려갈 때 마침 황혼 무렵이었고, 저녁놀의 여운이 하늘에 아름답게 걸려 있어 마치 황금 비단을 수놓은 것 같았다. 남자는 주름 한결 안 잡힌 말끔한 수트를 차려입고 차 옆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단지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남다른 고귀한 분위기를 자랑했다.그녀는 종종걸음으로 그에게 달려갔다.“운전기사는요?”연정훈은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쭉 훑어보았다.그녀는 흰색 슬림핏 롱드레스에 검은색 가디건을 걸친 채 온몸의 주얼리라고는 손가락에 끼고 있는 보석 반지 하나뿐이었으나 전체적으로 매우 고급지고 우아하면서도 속되지 않았다.“내가 직접 운전한다면, 싫어?”안시연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연 교수님에게 이런 궂은일을 시킨 것 같아서 괜히 마음이 불편하네요.”연정훈은 그녀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그러자 그녀는 두 손을 등 뒤로 한 채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교활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연정훈이 그녀에게 키스하려고 한 것을 그녀가 눈치 빠르게 예측했기 때문이다.그는 입가를 살짝 올리며 조금도 어색한 기색 없이 시선을 그녀의 뒤로 향했다.“뭘 들고 있어?”안시연은 쑥스러워하며 반대로 물음을 그에게 던졌다.“저녁 드셨어요?”“아직 안 먹었는데.”“배고프실까 봐 디저트를 조금 싸 왔어요.”안시연은 이렇게 말하며 뒤에 숨긴 물건을 꺼냈는데 아기자기하고 네모난 도시락이었다.연정훈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그녀에게 잠시 후 참석할 저녁 연회에 배불리 먹어도 남을 만큼 한 음식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다.하지만 초롱초롱한 그녀의 눈망울에 담겨있는 진심을 보며 차마 입을 열 수가 없었다.“고마워. 마침 배고팠어.”안시연은 흐뭇했다.차에 오르기 전,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도시락 뚜껑을 열고 두 손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59화

    “안시연.”“아니, 이름을 물어보는 게 아니라, 너랑 무슨 사이냐고.”이승우가 팔짱을 끼고 말했다.모두가 궁금해하며 연정훈의 대답을 기다렸다.한우빈이 건넨 술잔을 받아 든 연정훈은 안시연을 한 눈 쳐다보며 그에게 되물었다.“네 생각엔?”“생각할 필요가 있어? 당연히 여자 친구 아냐?”이승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장난기 가득한 태도로 말했다.“우리 연 대표님은 여성분들의 감정을 가지고 노는 그런 인간 아니고 진지한 분이시지.”안시연은 그녀를 에워싸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감당하기 어려워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연정훈은 그때 구혜은 등 사람들 앞에서 그녀가 자신의 여자 친구라고 한 적이 있지만, 오늘 이 사람들은 달랐다. 이들은 모두 그와 알던 사이였고 이후에도 계속 접점이 생길 사람들이었다.‘설마 그러시진 않을 거야...’“내가 진지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 앞으로 그런 쓸데없는 말은 삼가.”연정훈의 차분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들려왔다.안시연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주위가 금방 떠들썩해졌고 벌써 그녀가 어디에서 일하는지 묻는 사람이 있었다.그녀는 놀라움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본능적으로 이미 상대방에게 대답하고 있었다.“정인 과학기술이요.”“진짜 여자 친구 맞네요. 어느 정도로 아끼고 숨겨두고 계셨으면...”상대방이 웃으며 농담했다.안시연은 수줍은 기색이 드러났고 귓가의 온도가 점점 상승하고 있었다.연정훈은 그녀의 손을 잡고 하얀색 큰 텐트 아래로 천천히 걸어갔다.그동안 그의 손바닥으로부터 전해지는 온도는 그녀의 초조한 마음을 따뜻하게 달래주었다.텐트는 상당히 컸고 달빛만 살짝 가렸을 뿐 사방이 뚫려 있었으며 어두운 불빛이 몽롱하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안시연은 미리 준비한 선물을 한우빈에게 건네주며 말했다.“한 대표님, 개업 축하합니다.”“감사하네요.”그때 누가 걸어와 연정훈과 얘기를 나누기 시작하자 안시연은 그의 곁에 조용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우빈은 금방 눈치채고 매너 있게 그녀더러 여자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60화

    날이 점점 어두워졌다.한우빈은 사람들을 이끌고 와이너리 내부로 들어가 2층 플랫폼에서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안시연은 물배만 가득 채우고 서둘러 화장실에 갔다.화장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안에서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잘난 척 쩐다, 진짜. 우리랑 놀기 싫다고?”“설마 연 대표님이 말한 여자 친구가 진짜 서로 사랑하는 여자 친구라고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이 말을 한 여인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이승우 씨는 나랑 자고 난 다음날에 내 이름도 모르면서 친구를 만났을 땐 그래도 여자 친구라고 불렀잖아.”문밖에서 듣고 있던 안시연은 누군가 머리 위에 찬물을 끼얹은 것만 같았다.하룻밤 사이에 쌓아두었던 기쁨이 한순간 무자비하게 무너져버렸다.그녀는 재빨리 몸을 돌려 여인들이 나오기 전에 위층으로 올라갔다.넋 나간 사람처럼 화장실에 다녀온 그녀는 싱크대 가장자리를 짚고 찬물을 얼굴에 두 번 끼얹었다.그녀는 줄곧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스스로를 타일렀지만, 자신이 연정훈을 좋아한다는 마음에 확신하고 연정훈이 그녀를 아무 조건 없이 아껴준 후부터는 판단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연정훈은 많은 사람 앞에서 그녀를 자신의 여자 친구라고 대범하게 인정했는데, 그녀는 뜻밖에도 이 말을 진짜로 여겼다.연정훈 같은 사람들은 일을 할 때 항상 체면이 일 순위라는 사실을 그녀는 잠깐 잊고 있었다.‘여자 친구’라는 네 글자는 그와 침대 위에서 있었던 일들을 합리화하는 수단일 뿐이었다.찬바람이 복도에서 불어 들어오자, 그녀는 추위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머릿속이 점차 맑아졌고 그녀는 자신의 겉모습을 정리한 뒤 플랫폼으로 돌아갔다.플랫폼 중앙에는 연정훈 등 사람들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테이블 한 바퀴가 모두 남자인 가운데 유일한 여자인 양민지가 끼어있었다.그녀는 담담하고 침착한 태도로 말을 이어가고 있었고 연정훈 등이 그녀의 관점을 진지하게 듣고 분석하고 있음을 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안시연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61화

    안시연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하지만 이승우의 말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그녀는 고개를 저었다.이승우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날 못 믿겠어요?”“그게 아니라...”“이렇게 해보죠. 내가 원리를 좀 설명해 줄게요.”안시연은 “...” 이승우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한 남자가 당신을 좋아한다면, 당신이 다른 남자와 어울리는 걸 질투하지 않겠어요?”안시연은 잠시 말이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이승우는 몸을 바로 세우고 그녀 쪽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가만히 있어요.”안시연은 의아해했다.하지만 사람들이 많은 공개된 장소였기에 이승우가 함부로 행동하진 않을 거라 생각하고 그녀는 정말 가만히 있었다.갑자기!이승우가 아주 자연스럽게 그녀를 안았고, 다음 순간 그의 얼굴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뺨에 스쳐 지나간 감촉에 그녀는 눈을 크게 떴다.이승우는 재빨리 그녀를 놓아주었지만, 그녀는 얼굴이 붉어져 그를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보았다.근처에 있는 연정훈이 생각나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이승우가 그녀를 멈춰 세웠다.“움직이지 마요! 절대 움직이면 안 돼요! 움직이면 연정훈의 마음을 얻을 수 없어요.”안시연은 “...”그녀는 순간 굳어버렸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이승우가 웃었다.“연정훈이 그렇게 좋아요?”안시연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고, 고개를 숙였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말했다. “승우 씨, 뭐 하시는 거예요!”이승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못 알아보겠어요? 연정훈이 질투하는지 시험해 보는 거죠.”안시연의 시선은 완전히 그에게 가려져 연정훈의 반응을 전혀 볼 수 없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연정훈이 있는 쪽을 보려 했다.하지만 이승우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어이, 조급해하지 마요. 조금만 참아요.”안시연은 그의 말에 더욱 당황스러워졌다.멀지 않은 곳에서 부승원 등은 이쪽 상황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그들의 시선에서 보면 이승우가 거의 안시연에게 입을 맞춘 것처럼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62화

    이승우는 셋째 이야기를 하려다 일부러 오래 멈췄다.안시연은 호기심이 생겨 그가 무슨 말을 더 할지 기대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그녀의 순진한 표정에 이승우는 여러 번 웃음을 참아야 했다.그녀가 조급해하는 것을 보고서야 그는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셋째, 그가 끝까지 아무 말 없이 모르는 척하다가 집에 가서 침대에서 당신을 마음껏 굴리고 나서, 다 끝나고 나서야 무심한 듯이 내가 당신한테 뭐라고 했는지 물어본다면, 당신은 그를 봐주지 말아야 해요.”안시연은 그가 갑자기 그런 얘기를 꺼낼 줄 몰라 당황스러워 손을 꽉 쥐었지만, 그래도 계속 듣고 싶어 참았다.이승우는 잠시 멈췄다가 또박또박 말했다. “봐주지 마요.”안시연의 얼굴이 완전히 붉어졌다.이승우가 물러섰다.그녀의 얼굴이 아침노을처럼 붉어진 것을 보고 그는 또 장난스럽게 다가갔다.안시연은 그가 또 얼굴을 비비려나 싶어 얼른 얼굴을 가리고 한 걸음 물러났다.이승우는 상처받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뭐야, 보통 사람이라면 내가 얼굴을 비비고 싶어 하지도 않을 텐데.”안시연은 마침내 연정훈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여전히 등을 돌린 채 아까와 같은 모습이었다.그녀는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고, 이승우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장난치세요.”이승우도 연정훈 쪽을 한번 보았다.그는 다시 안시연 옆으로 다가와 나란히 서서 재빨리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연기하는 거예요, 긴장하지 마요.”“...”그녀는 약간 무력한 듯 다시 둘 사이의 거리를 벌렸다.“더 이상 저를 놀리지 마세요.”이승우는 웃으며 샴페인 잔을 들어 반쯤 마시고는 여유롭고 멋진 자세를 취했다.농담이라고.연정훈이 마음이 멀었다고 해서 자기까지 눈이 멀 순 없지.실내 분위기가 묘해지고 있을 때, 갑자기 테라스의 유리문이 열렸다.쾅!꽤 큰 소리가 났다.키가 큰 젊은 여자가 들어왔다.그녀는 20대 초반으로 보였고, 살짝 웨이브가 있는 중간 길이의 머리를 높게 묶었다. 순수한 검은색 청바지 반바지에 흰색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63화

    순간 안시연은 상대방의 선악을 판단하기 어려워 무의식적으로 연정훈의 손목을 잡았다.하지만 연정훈은 아무 내색 없이 손을 빼냈다.그녀의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다음 순간, 남자의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자연스러운 동작이었다.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의 표정을 살펴보았으나 기분 좋아 보이진 않았다.부승희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 얼굴로 임유진은 불문하고...”그녀는 양민아를 흘깃 보며 빈정거리듯 말했다. “민아 언니도 당신 신발 끈 묶어주기도 버거울 거예요.”이 말은 겉으로는 칭찬 같았지만, 오히려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았다.하지만 양민아는 침착하게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옆에 있던 이승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민아가 시연 씨 신발 끈을 묶어준다고? 넌 뭘 하고 있는 거야?”“나? 난 비교할 필요가 없지.”부승희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 “난 정훈 오빠 아내가 되고 싶지도 않고, 연정훈 오빠의 몸에 욕심내지도 않아. 내가 뭘 비교한다는 거야?”그녀는 과일 주스를 한 모금 마시고는 다시 양민아를 바라보았다.“그렇지 않아요, 민아 언니?”공기 중에는 화약 냄새가 가득했다.연정훈의 품에 안겨있던 안시연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듯했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긴장시킨 건 연정훈의 침묵이었다.테이블 위의 설전을 그는 한마디도 듣지 않은 것 같았다.그녀가 몇 번이나 그의 품 안에서 움직이려 했지만, 그는 더 큰 힘으로 그녀를 붙잡았다.맞은편에서 양민아가 말했다. “네 승우 오빠도 시연 씨를 많이 좋아하더라.”안시연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그녀는 재빨리 이해했다. 이 아가씨가 십중팔구 이승우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과연 부승희의 얼굴에 순간 당황한 기색이 스쳤다가 이내 고개를 꼿꼿이 들며 말했다. “그가 좋아한다고 뭐해요? 안시연 씨의 눈은 크고 반짝이는데, 보면 알 수 있잖아요. 멀쩡한 눈을 가졌는데 연정훈 오빠 놔두고 그를 택하겠어요?”그녀는 어색한 분위기를 완화하려는 듯 안시연에게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64화

    안시연은 연정훈을 따라 자리를 떴고, 이승우는 그들을 따라 나와 계속 시연 씨라고 부르다가 마지막엔 ‘시연아’ 라고 부르기까지 했다.차가 와이너리 입구에 서자 그는 창문에 기대어 안시연에게 말했다. “시간 나면 놀러 나와요, 맨날 집에만 있지 말고.”마치 오랜 친구에게 하는 말투였다.안시연은 그가 몇 번이나 눈짓으로 신호를 보내는 바람에 속으로 무척 긴장했고, 그가 더 이상 말하지 않기만을 바랐다.운전석의 연정훈은 담배를 피우며 서두르는 기색 없이 그들이 대화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마지막으로 부승희가 나와 이승우를 놀렸다. “남이 싫어하는데 붙어다니면 재미있어?”이승우는 눈을 굴리며 또 기회를 노려 안시연에게 눈짓을 했다.“...”드디어 이승우가 물러났다.그들의 차가 와이너리를 벗어나자 안시연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또 연정훈의 표정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말을 걸려 했지만 연정훈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가슴속 열기가 점점 식어가며, 그녀는 또 “여자 친구”라는 말과 그 여자들의 조롱을 떠올렸고 옅은 서운함이 밀려왔다.그녀의 표정 변화를 연정훈은 백미러로 다 봤다.이승우와 말할 때는 괜찮더니 지금은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갑자기 차 속도가 빨라졌다.안시연은 계기판을 보며 가슴이 조여왔다.“교수님...”그녀가 그를 불렀지만 대답이 없었다.연정훈은 계속 차선을 바꾸며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안시연은 온몸이 긴장되었고, 망설이다 결국 입을 열었다.“연정훈 씨.”“천천히 가세요.”“너무 위험해요...”그녀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마치 그를 무척 두려워하는 것처럼.연정훈은 속도를 줄였지만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드디어 무사히 도착했다.안시연이 차에서 내릴 때 발바닥까지 차가웠다.올라가는 내내 둘 다 말이 없었다.그녀는 속으로 후회했다, 이승우와 장난치지 말았어야 했다.연정훈과 관계를 정리할 때 그가 세 가지 규칙을 정했었는데, 그는 다른 사람이 자기 물건을 만지는 걸 싫어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165화

    연정훈은 욕실에서 한번만 그녀를 취했고,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나오자마자 그는 서재로 갔다.안시연은 허리와 다리가 아파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을 때야 자신의 두 눈이 토끼처럼 빨개진 걸 발견했다.샤워기 물소리가 커서 나중엔 그녀가 소리 내어 울었고, 연정훈은 그녀의 입을 막으며 더욱 거칠게 그녀를 취했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은 채 흐느낄 수밖에 없었다.한 지붕 아래서 이런 냉대를 견딜 수 없어 그녀는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서재에서 연정훈은 책상 뒤에 앉아 무표정하게 화면의 문서를 보고 있었다.안시연이 문을 열 때 그의 손가락 사이엔 담배가 끼워져 있었다.방 안 가득한 담배 연기에 안시연은 기침을 두어 번 하고 환기를 시켰다.그녀는 차를 내려놓고 남자를 한번 보았다. “숙취에 좋은 차를 좀 끓여왔어요.”연정훈은 그녀를 보지 않고 일어나 프린터로 갔다.“난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어.”그는 담담하게 한마디로 그녀의 호의를 거절했다.프린터가 작동하기 시작했고, 그 소리가 둘 사이의 침묵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안시연은 잔에서 올라오는 김을 보며 눈가도 서서히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연정훈이 책상으로 와서 만년필로 종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뒤에서 들리는 미세한 콧소리에 그의 펜이 잠시 멈췄다.안시연은 한숨을 내쉬고 그의 등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화나셨나요?”남자는 대답하지 않고 만년필을 내려놓으며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그리고 무심하게 재를 크리스탈 재떨이에 털었다.안시연이 계속 말했다. “승우 씨가 저랑 말을 좀 더 나눈 것뿐이에요. 조금 친밀해 보였을 수도 있겠네요. 다음엔 조심하겠습니다.”그녀는 이미 충분히 낮은 자세를 취했다. 이래도 그가 만족하지 않는다면 그냥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방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그는 여전히 그녀를 상대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담배만 피우며 문서를 보고 있었다.됐다.안시연은 이렇게 생각하며 차를 들고 나가려 했다.막 돌아서려는 순간, 연정훈이 무심한

Latest chapter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84화

    어떤 기분이라...키스가 전체적으로 달콤했던 것 같았다. 또 이승우가 마신 과일 알코올 향이 느껴져 달짝지근하니 거북하기만 했다.부승희는 애써 쿵쿵거리는 기분이 얼굴에 드러나지 않게 하려 노력했다.하지만 빠르게 뛰는 심장과 불규칙한 호흡이 벌써 부승희가 긴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그때.쪽.이승우는 부승희의 볼에 짧게 뽀뽀했다.부승희가 당황한 찰나, 이승우는 두 번째 뽀뽀를 강행하려 했고 부승희는 빠르게 손으로 가려 입술을 막아섰다.그러다 보니 이승우는 부승희의 손바닥에 뽀뽀했고 그와 동시에 한 손은 부승희의 허리에, 다른 한 손은 부승희의 손목을 잡고 뒤로 눕혀버렸다.등에 소파가 닿는 것도 잠시 부승희는 이승우가 도로 소파에 누우며 그 몸 위로 올라타게 되었다.두 눈이 마주치고 이승우는 고개를 돌려 부승희의 턱에 짧게 뽀뽀했다.부승희는 머릿속이 뒤죽박죽되었고 주먹질이나 하며 어색한 기분을 숨기려 했다.그러나 먼저 눈치챈 이승우가 부승희의 손을 잡아 자기 가슴 앞으로 내려놨다.“그만 때려. 벌써 매만 몇 번째인지 알아? 우리 대화로 하자, 응?”“지금 이게 나랑 제대로 대화하려는 사람 태도 맞아?”부승희가 낮은 소리로 말하자 이승우는 입꼬리를 올렸다.“응. 대화도 하고 다른 것도 하고.”“...”부승희는 거의 이승우의 몸 위로 겹쳤고 이승우가 덮고 있는 얇은 담요도 바닥에 떨어져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니 겨우 옷을 사이 두고 이승우의 변화가 선명하게 느껴졌다.이어 작은 몸 다툼이 벌어졌다. 부승희가 손을 빼내면 이승우가 다시 손목을 잡았고 허리를 일으키려 하면 이승우가 허리를 잡고 눕혔다. 어쨌든 절대 자신에게서 떨어지지 못하게 했다.부승희는 어느새 땀이 났고 두 사람 주변의 분위기도 후끈 달아올랐다.이승우는 여전히 부승희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승희야, 그때 나한테 몰래 뽀뽀하면서 어떤 기분이 들었어?”부승희는 이제 머릿속이 텅 비었고 아예 이승우를 꽉 깨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83화

    턱이 간질거리자 부승희는 이승우의 손길을 내치려고 했다. 그런데 이승우의 손은 쉽게 밀려나지 않았고 부승희는 아예 손목을 잡고 아래로 끌었다.“왜 그러는 거야?”이승우는 손은 어느새 아래로 끌려 부승희의 허리춤으로 내려갔고 부승희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절로 다른 쪽으로 생각이 흘러갔다.이승우는 부승희의 이마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술 꽤 많이 마셨는데 불편한 곳은 없어?”부승희는 고개를 저었다.그리고 손을 뻗어 이승우가 가져간 물컵을 도로 쥐려고 했다.하지만 이승우가 그 손을 찰싹 때렸다.“또 마시려고? 따뜻한 물로 다시 따라줄게.”“잔소리하긴.”부승희는 이승우와 실없는 다툼을 하고 싶지 않아 아예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러나 이승우가 손목을 살짝 잡아 떠나려는 부승희를 잡았다.부승희는 인상을 찌푸린 채로 고개를 돌렸다.‘뭐야? 한판 하자는 건가?’이승우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전등 켜줄게. 돌아가는 길에 넘어지지 말고.”부승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손을 뻗어 이승우의 머리를 뒤로 쭉 밀었다.그러나 부승희가 별로 힘을 주지 않았음에도 이승우는 아픈 소리를 냈다.부승희가 이승우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엄살은.”이승우는 작게 탄식하며 가까이로 상처를 보여줬다.“엄살 아니야. 네가 어젯밤 물어서 정말 아픈 거라고.”“...”‘잘 지내다가 왜 또 그쪽으로 대화가 돌아가는 거야?’어두운 거실, 부승희는 이승우의 이글이글 불타는 시선이 느껴졌다. 이승우가 결코 좋은 마음을 품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부승희도 알고 있었다. 거실로 나오기 전에 다짐하고 다짐했지만 지금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쌤통이지 뭐. 오빠가 키스하지 않았으면 그럴 일도 없었잖아.”“네가 먼저 시작한 건데 날 탓하는 거야?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렇게 쉽게 봐주지도 않았을 거야.”“웃기시네.”“빨리 봐봐.”이승우는 자연스레 부승희의 허리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피 나는 거 아니야?”부승희는 절로 침을 꿀꺽 삼켰다.“헛소리하지 마. 벌써 몇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82화

    부승희는 이승우에게 남은 마음이 없는 게 아니었다. 다만 이승우의 마음을 받아준다고 해도 그 끝이 아름답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이승우의 곁에는 수많은 사람이 지나쳤고 아무도 그 곁에 남아 있지 않았다.이승우는 타고나길 만인의 연인이었고 부승희는 이승우가 만났던 수많은 여자 중 한 명이 되고 싶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이승우가 술 한잔하며 과거 얘기를 안주 삼을 때 거론되는 그런 사이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의미였다.부승희는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 미모 좋고, 학벌 좋은 완벽한 여자였다. 그런데 굳이 그런 오점을 남길 필요가 없었다.부승희는 이런 생각을 하며 자신을 설득했다.그러나 다른 한편, 인생은 한 번뿐이니 끝이 좋지 않더라도 시도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떠나는 건 순서가 없다는 데 그러다가 영영 떠나보내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나이가 들어 본인이 이승우의 안주 거리가 될 수도 있고, 이승우도 본인의 안주 거리가 될 수 있었다.그러니 젊었을 때 첫사랑의 꿈을 이루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마침 이승우도 지금 부승희를 좋아하지 않은가?그러니 이 기회를 빌려 실컷 연애를 해보고 싶기도 했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치자 부승희는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그러나 눈을 뜨니 조용한 방이 보였고 머리에 찬물이라도 끼얹은 것처럼 환상이 깨졌다.부승희는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만날 수가 없었으며 자칫하다가 평생 이승우만 좋아할 수도 있었다.아무것도 모르던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그동안 해외를 떠나 자리를 비운 그 시간까지도 부승희의 마음속엔 이승우뿐이었다.그리고 자신을 뜨겁게 사랑하던 이승우가 점차 식어가는 상상을 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그러니 왜 굳이 사서 고생을 하겠어?’부승희는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그리고 자신에게 진정한 사랑이 뭔지 알려주지 않는 하나님을 원망했다. 이승우보다 더 끌리고 더 특별한 사람이 나타난다면 더 이상 목메지 않을 텐데 말이다.하지만 포기하기엔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81화

    달짝지근한 술이 목으로 넘어가고 이승우의 머릿속엔 여러 가지 기억 파편이 떠올랐다.이승우는 변명이라도 하려 했다.“나 최근 몇 년 동안 아무 사람도 안 만났어.”“나도 알아. 사업 때문에 바빴잖아.”부승희는 이승우의 말에 넘어가지 않았다.“몇 년 지나고 일이 안정되면 곧 생길 거야.”“나도 좋은 사람 만나 평생 한 사람만 바라보고 살 수 있어.”부승희는 웃음이 터졌다.“오빠가 말하고도 웃기지 않아? 오빠는 절대 우리 오빠 같은 사람 아니니까 거짓말 마.”부승희는 대수롭지 않은 말투로 말했지만 속이 문드러졌고 눈가가 따가워 차라리 두 눈을 감았다.“잠시 아픈 거랑 평생 아픈 거 차이는 나도 알아.”“두 달 지나고 모연준 그 새끼가 준 상처가 사라지면 나도 소개팅 받을 거야.”그리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말했다.“혹시 알아? 그러다가 나도 찐사랑 만나게 될지.”너무 솔직한 부승희의 말에 이승우는 벌써 웨딩드레스를 입은 부승희가 떠올랐다.그래서 자리에 벌떡 일어나 앉으며 머릿속의 악몽에서 깨어나려 했다.눈앞에 부승희가 보이자 부승희가 아직 다른 사람의 옆에 서 있는 게 아니라는 게 느껴졌다.“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이승우의 말에 부승희가 손을 휘휘 저었다.“다녀와.”이승우는 빠르게 화장실로 향했고 찬물을 켜 얼굴에 끼얹었다.차갑고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까지 이승우는 멈추지 않았다.그러다가 세면대에 양손을 올려 지탱한 채로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봤다.차가운 불빛이 비쳐오고 사방이 조용한 것이, 모든 게 현실감 없이 느껴졌다.똑똑똑.노크 소리와 함께 부승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 졸린데 어느 방에서 자면 돼?”이승우는 빠르게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문을 열었다.부승희는 문 옆으로 기대 있다가 문이 열리는 찬 공기를 느꼈다. 그리고 이승우의 젖은 머릿결과 빨개진 눈가가 보였다.부승희는 못 본 척 외면하며 이승우를 재촉했다.“빨리. 나 나이가 들어 그런지 더 이상 밤새는 건 무리야.”이승우는 부승희의 옆으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80화

    부승희는 술을 한 모금 더 마시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왜 갑자기 웃어?”부승희가 고개를 돌려 이승우를 향해 말했다.“오빠는 다른 사람들이랑 좀 달랐어.”“뭐가 달랐는데?”이승우는 바로 구미가 당겨 자세를 고쳐 앉았다.“오빠는 좀 발랑 까졌잖아.”“뭐라고?”당황해하는 이승우를 보며 부승희는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그 단어는 좀 아니다.”그리고 한참 고민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좀 날티 났어.”“...”‘그게 뭔 차이가 있다고.’“난 또 착하고 바른 내 성심에 반한 건 줄 알았네.”“말이 되는 소리를 해.”“그때 우리 오빠 알지? 반듯하고 단정함의 표본이었잖아. 그런데 오빠는 연애도 실컷 하고 자유롭게 지내는 걸 보며 오빠가 좀 멋있다고 생각했어.”부승희는 이승우가 자신의 짝사랑을 몰랐다고 생각했었다. 사실 짝사랑은 다 티가 나는데 말이다.이승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고 후회가 찾아왔다.“혹시 내가 예전처럼 멋있지 않아서 날 안 좋아하는 거야?”부승희는 웃음이 터졌고 이승우를 힐끔 바라봤다.“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내가 떠나기 전에 찐 사랑 만났다고 하지 않았어?”“그 사람 결혼해서 아이도 있는데 왜 갑자기 그 사람 얘기 꺼내는 거야?”“쯧쯧. 그 여자분이 오빠 찬 거지?”“찬 건 아니고, 감정이 식어서 평화 이별한 거지.”“오빠는 참 빨리 달아오르고 빨리 식어.”부승희가 비꼬았다.“나도 알아. 그래서 지금은 고쳤어.”부승희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걸 퍽이나 믿겠어.’“그럴 필요 없어. 오빠는 그냥 신선한 사람이 좋은 거야. 다음 사람이 영원히 오빠의 찐 사랑인 거지.”이승우는 술기운이 확 깨는 기분이 들었고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이승우는 한참 부승희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데 부승희가 먼저 말을 꺼냈다.“사실 우린 같은 부류 사람이 아니었고 어릴 때부터 오빠 뒤 쫓아다니는 게 아니었어.”이승우는 입꼬리를 내린 채로 최대한 평정심을 유지하려 노력했다.“뭐가 같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79화

    밤하늘이 갑자기 눈에 들어오자 부승희는 깜짝 놀라다가 감탄을 이었다.“정말 오빠도 인생 원 없이 사는 것 같아.”“글쎄. 누가 와서 이걸 봐주길 내내 기다렸는걸.”부승희는 웃음을 터뜨렸다.사랑 감정을 제외하고도 두 사람은 오랜 시절 함께 한 우정이 있었다.부승희는 두 팔을 크게 벌려 소파에 기대며 별밤을 바라봤다.그리고 고개를 휙 돌려 이승우에게 물었다.“초지현 나랑 동갑이지 않아?”“그렇지 않을까?”“그런데 결혼이라니.”“너 아직도 어리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젠장, 나 아직 28살밖에 안 됐다고.”“말 좀 이쁘게 해.”“젠장, 오빠나 닥쳐!”“...”이승우는 에그타르트를 집어 부승희의 입에 넣었다.부승희는 이승우를 힐끔 노려보다가 우걱우걱 씹었다.‘젠장. 젠장. 젠장.’단 음식만 먹었더니 속이 조금 부대낀 부승희는 와인 셀러에서 예쁘게 생긴 과일 와인을 골라 따랐다. 그리고 익숙하게 담배에 불을 붙였다.그러자 이승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담배를 휙 뺏어갔다.“뭐 하는 거야?”부승희는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담배 피우려면 당장 집으로 돌아가서 너희 부모님 앞에서 피워.”“오빠 정말 싸우려고 작정했어?”그러나 이승우는 담배를 빠르게 주머니에 숨기고 다시 소파에 누웠다.“차라리 나 때려.”“...”부승희는 담배가 많이 당겼지만 어쩔 수 없어 입을 삐죽였다.이승우는 한참 생각하다가 먼저 말을 시작했다.“초지현이 누구랑 결혼하는지 알아?”“이름은 익숙한데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진여울, 축구팀 주장.”“뭐라고?”부승희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그 오빠가 얼마나 잘생겼는데! 왜 하필이면 초지현이랑 결혼하는 거야?”이승우는 부승희가 이렇게 말할 거라 예상했다.“진여울 그때도 초지현 좋아했어. 네가 둔해서 몰랐던 거지.”“그럴 리가 없어.”부승희가 고개를 저었다.앙숙이 그렇게 잘생긴 사람과 결혼한다는 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잘생긴 선배가 눈이 삐었네.”“그걸 우린 사랑의 콩깍지라고 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78화

    이른 새벽, 두 사람은 연씨 저택을 빠져나왔다.이승우는 자꾸 부승희를 졸랐고 부승희는 이승우의 차량이 더 넓고 편한 걸 이유 삼아 그 차에 올랐다.목적지로 향하는 내내 부승희는 꾸벅꾸벅 졸았고 눈을 뜨니 어느새 이승우의 집 앞에 도착했다.그래서 고개를 돌려 차가운 시선으로 이승우를 바라봤다.이승우는 헤헤 웃어 보였고 부승희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멍청한 이승우는 그런 일을 벌일 용기도 없었다.그래서 길게 기지개를 켜며 턱을 세운 채로 말했다.“먹을 것 좀 내와. 단 걸로.”“왜 단 걸 찾아? 살찔까 봐 걱정도 안 돼?”부승희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그러게. 왜 갑자기 단 게 당기지?’“내오라면 내오라고. 잔소리하지 말고.”이승우는 말괄량이 같은 부승희에 적응이 되었기에 고분고분 행동에 옮겼다.“네네. 바로 내오겠습니다.”부승희는 그 뒤를 따르며 말했다.“배달시킬 생각은 버려. 오빠가 만든 게 아니면 안 먹을 거니까.”“아 너 진짜 너무해. 몰래 시키고 내가 만든 것처럼 연기하려고 했는데 네가 벌써 그러면 나더러 어떡하라고!”“...”이 별장은 평소 이승우 홀로 지내는 별장이었다. 이씨 가문은 가족이 많았고 부모님 또한 잔소리가 많은 편이었기에 자식들은 성인이 되면 빠르게 집을 구해 본가를 떠났다. 그리고 주말마다 본가에서 모이기로 했다.부승희는 예전에는 자주 이 집을 찾았지만 해외로 나간 뒤로는 처음이었다.사실 집은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부승희는 익숙하게 게임기 앞에 자리를 잡고 좋아하는 게임을 작동했으며, 이승우는 그 옆에 앉아 패드로 음식을 주문했다.그리고 배달 음식이 도착하기 전에 간단하게 게임을 시작했다.다른 건 몰라도 이승우와 부승희는 게임 메이트로 죽이 잘 맞았다. 두 사람의 게임 취향은 거의 일치했다.“2층에 몬스터 있어. 네가 해치워.”“나 총알 부족해.”“쯧. 쓸모없긴. 내 뒤로 숨어. 내가 해치울게!”펑!부승희가 마지막 보스까지 처리하고 게임은 끝났다.어느새 잠이 깬 부승희는 나른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77화

    부승희는 이승우를 잡아당기는 척하다가 또 슬쩍 손을 놓는 장난을 하려 했었다.그런데 진지하게 손을 닦는 이승우를 보며 그 마음을 버렸다.‘이승우 뒤로 꽃이 얼마나 많은데. 또 넘어지면 그 꽃들까지 상할 거야.’‘그러니까 꽃을 봐서 이번만 봐줄게.’이승우는 부승희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섰고 그 반동을 이용해 부승희와의 거리를 좁혔다.푹 젖어버린 이승우를 보며 부승희는 질겁하며 뒷걸음질했다.“정말 똥강아지 같아.”그리고 이승우 몸에 묻은 진흙을 가리키며 말했다.“아니? 정말 똥강아지 맞잖아.”이승우는 화도 내지 않았다.“네 방으로 데려다줘. 옷만 갈아입을게.”“내 방엔 강아지 옷 없는데?”“네 옷이라도 좋아.”“말이 되는 소리를 해!”부승희는 몸을 돌렸다.“혼자 정훈이 오빠 찾아가서 새 옷 달라고 해.”“지금 이 시간에 정훈이 문을 두드리면 퍽이나 열어주겠어.”‘하긴.’부승희는 고민하다가 말을 바꿨다.“그럼 도우미나 경호원 찾아가. 아무나 도와줄 사람 한 명쯤은 있지 않겠어?”“내가 싫어.”다른 사람이 입었던 옷은 입기 싫었다.“네 방에서 조금만 기다리면 사람 시켜서 가지고 오라고 할게.”부승희는 입을 삐죽였다.‘까다롭긴.’“그럼 오빠나 방으로 돌아가. 방문 안 잠갔고 난 이만 가볼게.”부승희는 나른하게 기지개를 켜며 대문으로 향했다.그러자 이승우가 따라왔고 부승희는 불만이라는 듯 몸을 휙 돌렸다.“왜 따라와!”“술 그렇게 많이 마셨는데 운전하지 마. 사람 찾아줄게.”“오빠만 기사 있는 줄 알아? 웃기시네.”“...”부승희가 정말 떠나려고 하자 이승우는 미소를 지은 채로 다시 손목을 잡았다.“왜 자꾸 가시처럼 톡톡 쏴? 조금만 기다려줘. 옷만 갈아입으면 우리 야식도 먹고 새로 나온 게임도 밤새 하자.”“싫어. 오빠네 가서 야식 먹는 건 내가 아예 사람이길 포기한 거라고.”이승우는 혀를 차며 말했다.“그건 말이 너무 심하다.”“내가 아무리 한심한 녀석이라고 해도 너한테 무슨 짓 하겠어? 너한테 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76화

    11월의 겨울 새벽은 원래 쌀쌀하기 마련인데 이미 푹 젖은 이승우는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부승희가 속 시원하게 복수를 하도록 내버려둔 이승우는 여전히 얼굴의 미소를 잃지 않았다.그러자 부승희를 혀를 차며 재미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래서 아래층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다음에 또 그럴 거야?”이승우는 고개를 숙여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다음에도 또 그럴 거라고 말한다면 부승희는 화가 나서 펄쩍 뛸 것이다.그래서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아니. 안 그럴게.”부승희는 이승우가 진심이 아니라는 걸 눈치챘고 또 입을 삐죽였다.그래서 또 어떻게 제대로 한 방 먹일지 생각하고 있는데 이승우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했다.“그 호스 들고 있는 손 안 시려?”“...”‘그게 뭐람. 본인은 이미 온몸이 젖었는데 무슨 생뚱 같은 소리를.’‘멍청하긴.’부승희는 호스를 바닥에 던지고 달빛 아래에서 스트레칭을 했다.이어 이승우가 물었다.“술은 깼어?”“왜?”“안 깼으면 우리 야식 먹으러 가지 않을래? 먹고 푹 자는 거야.”“정말 왜 그렇게 멍청해? 이젠 잠을 잘 시간이잖아. 벌써 몇 신데.”부승희는 이승우를 노려보며 말했다.“무슨 잠을 잔다고 그래. 우린 아직 젊으니까 밤새 놀 수 있어.”“놀긴 뭘 놀아! 오빠도 벌써 서른이야. 급사하고 싶지 않으면 몸 사려.”“절대 네 탓 하지 않을 게. 죽으면 내 재산 너 줄게.”“...”‘누가 재산 달라고 했나? 웃겨.’부승희는 이승우를 무시한 채로 방으로 돌아가려 등을 돌려 섰다.이승우는 부승희가 앞문을 지나쳐야 한다는 생각에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그런데 갑자기 외마디 비명이 들려왔다.부승희는 다시 등을 돌려 아래층을 살폈다.‘뭐야? 어디 간 거야?’‘귀신이 잡아가기라도 한 건가? 그렇게 고마운 귀신이 다 있어?’부승희는 베란다 끝에서 서서 아래층을 향해 외쳤다.“오빠! 이승우!”그러나 대답이 없었다.이어 휘파람을 불며 또 외쳤다.“멍청이?”그러나 주변은 온통 조용했고 바람에 나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