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하랑은 부승민을 따라서 앞쪽으로 걸어갔다.그때, 제일 앞줄에 앉아 있던 추서윤이 몸을 돌리더니 부승민에게 손을 흔들었다.“승민아, 여기.”그러자 부승민이 온하랑을 보며 말했다.“가자.”온하랑은 순간 몸이 굳었고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그녀는 부승민과 그녀, 단둘이 같이 앉는 건 줄 알았다.그래서 드디어 추서윤을 한번 이겨 보았다며 속으로 좋아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번에도 부승민이 그녀를 가엽게 여겨 챙겨주는 것이었다.“거기서 뭐 해?”앞으로 걸어 나가던 부승민은 온하랑이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자 뒤돌아서 보며 물었다.온하랑은 눈을 내리깔고는 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시더니 앞으로 걸어가서 부승민의 옆자리에 앉았다.“추서윤씨도 계셨네요.”추서윤은 안색이 창백해져서는 아랫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말했다.“미안해, 하랑아. 매니저가 참석하라고 해서 온 거야. 나도 너희들이 여기 올 줄은 몰랐어. 불편하면 내가 뒤에 가서 앉을게.”말을 마친 추서윤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몸을 뒤로 돌렸다.그러나 부승민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채며 말했다.“괜찮아, 그냥 여기 앉아.”추서윤이 온하랑을 보며 말끝을 흐렸다.“하지만…”“괜찮아, 얜 신경 안 써.”온하랑은 손으로 치맛자락을 꽉 잡았다. 그녀는 가슴이 너무 아픈 나머지 숨을 쉬기 힘들었다.부승민, 내가 신경 쓰는지 안 쓰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부승민, 나는 심장이 없는 줄 알아?그녀는 눈을 감은 채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부승민이 부드럽게 추서윤을 달래고 있는 걸 바로 옆에 앉아서 듣고 있자니 그녀는 마음속에서부터 질투가 끓어 올라 당장이라도 미칠 것만 같았다.온하랑은 옆에 있던 책자를 꺼내 들어 오늘 저녁에 경매에 나올 물건의 이름, 사진, 재료, 소개 등을 찬찬히 보았다.그녀는 지금 당장 주의를 돌릴 물건이 필요했다. 안 그랬다가는 정말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온하랑은 손으로 책자를 한 장씩 넘기고 있었지만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이게 마음에
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