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오래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온하랑이 깨어났을 때 가장 먼저 소독약 냄새를 맡았다.그녀는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자신이 병실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하랑아, 깨어났어? 몸은 좀 어때?”눈을 뜬 온하랑의 눈에 들어온 것은 잘생긴 부승민의 얼굴이었다.온하랑은 자기도 모르게 손을 배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괜찮아.”창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바로 이때 온하랑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배고파? 사람을 시켜 음식을 가져오라고 할까?”“그러면 너무 느려. 나 지금 너무 배고프단 말이야. 오빠가 내려가서 사다 주면 안 돼?”온하랑이 고개를 쳐들고 그를 바라보았다.부승민은 처음 보는 온하랑의 순하고 여린 모습에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내가 가서 사 올게. 혼자서 조심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간호사를 불러. 네 멋대로 침대에서 내려오지 말고.”온하랑이 고개를 끄덕였다.부승민이 떠나자, 온하랑은 벨을 눌렀고 간호사가 금방 달려왔다.“환자분, 뭘 도와드릴까요? 혹시 몸이 불편해요?”“간호사 선생님, 제 아이가 어떻게 됐는지 알고 싶어요.”“환자분,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는 무사해요. 태동이 조금 불안정한 것만 빼면요. 그리고 발을 다쳐서 며칠 동안은 가급적이면 침대에서 내려오지 마세요.”자신이 원하던 대답을 들은 온하랑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알았어요. 고마워요, 간호사 선생님.”“천만에요. 임신 중이라 내복약은 처방하지 않고 외용약만 처방했어요. 발목에 펴 바르고 붕대를 제때 갈아주기만 하면 돼요. 내일 퇴원할 수 있어요.”“네, 고마워요.”얼마 지나지 않아 부승민이 음식을 사 들고 돌아왔다.그는 병원 식당에서 음식을 포장해 왔다. 고기, 채소, 국물, 밥 한 그릇과 더불어 배 한 개와 우유 한 팩을 사 왔다.온하랑은 도시락을 열어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아니면 오빠 먼저 돌아가. 간호사 선생님이 계시니까. 내일 퇴원할 때 데리러 오면 돼. 바쁘면 운전기사만 보내고.”“내가 같이
Last Updated : 2024-01-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