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안 심각한 거야? 어쩌다 이렇게 됐어?”“내가 요즘 운이 안 따르네, 재수가 좀 없다고 해야 하나...”온하랑은 어설픈 미소를 지었다.“그래? 흠... 내가 요즘 며칠 쉬거든. 엄마가 아침에 절에 같이 안 갈 거냐고 하던데, 가서 스님한테 부적 한 장 써달라고 할까?”“그러면 나야 땡큐지.”온하랑은 전면 카메라로 전환하며 말했다.“음... 너 어디 살아? 네가 못 오면 내가 널 보러 가면 되겠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얘기해. 내가 가는 길에 사 갈게. 그럴까?”무심한 척하며 이주혁이 넌지시 물었다.그는 온하랑과 어릴 적 친구였지만 오랫동안 연락이 별로 없이 지내다가 작년에야 다시 만났다. 게다가 매일 눈코 뜰 새 없을 만큼 꽉 차버린 그의 일정 때문에 사적으로는 고작 몇 번 본 게 전부였다. 둘은 매번 밖에서 만나 식사하거나, 혹은 온하랑이 그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린다고 집에 오기도 하였다. 어쩌다 보니 그는 온하랑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어디서 사는지, 누구랑 사는지... 그녀가 부씨 집안에 입양되었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었다.이주혁이 보러 오겠다는 말에 온하랑은 거부감이 없었다. 어차피 부승민도 집에 없는데 못 올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그럼. 여기는 더원 파크힐이라고, 서래동에 있는 단독주택단지야. 단지 입구에 경비가 있으니까 도착하면 나한테 문자 보내. 음... 오는 길에 여운로에 있는 그 맛집 족발이랑, DK 플라자 1층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블랙 포레스트도 사다 줘.”“야, 이... 그 둘은 완전 반대 방향이잖아...”“그럼 좀 돌아서 다녀. 어쩌다 나 보러 오는데, 그 정도도 못 해주냐?”“허허...그래, 알았어. 금방 갈게.”저편에 있는 이주혁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지만 그녀가 귀엽기만 하다.이주혁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정오에 가까웠다.경비원이 화상통화를 걸어와 확인하고 난 후에 그를 단지 안으로 들여보냈다.온하랑은 도우미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2층에서 내려와 거
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