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위태로운 제안 / Chapter 31 - Chapter 40

All Chapters of 위태로운 제안: Chapter 31 - Chapter 40

1270 Chapters

제31화

“이게 안 심각한 거야? 어쩌다 이렇게 됐어?”“내가 요즘 운이 안 따르네, 재수가 좀 없다고 해야 하나...”온하랑은 어설픈 미소를 지었다.“그래? 흠... 내가 요즘 며칠 쉬거든. 엄마가 아침에 절에 같이 안 갈 거냐고 하던데, 가서 스님한테 부적 한 장 써달라고 할까?”“그러면 나야 땡큐지.”온하랑은 전면 카메라로 전환하며 말했다.“음... 너 어디 살아? 네가 못 오면 내가 널 보러 가면 되겠다.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얘기해. 내가 가는 길에 사 갈게. 그럴까?”무심한 척하며 이주혁이 넌지시 물었다.그는 온하랑과 어릴 적 친구였지만 오랫동안 연락이 별로 없이 지내다가 작년에야 다시 만났다. 게다가 매일 눈코 뜰 새 없을 만큼 꽉 차버린 그의 일정 때문에 사적으로는 고작 몇 번 본 게 전부였다. 둘은 매번 밖에서 만나 식사하거나, 혹은 온하랑이 그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린다고 집에 오기도 하였다. 어쩌다 보니 그는 온하랑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어디서 사는지, 누구랑 사는지... 그녀가 부씨 집안에 입양되었다는 건 들어서 알고 있었다.이주혁이 보러 오겠다는 말에 온하랑은 거부감이 없었다. 어차피 부승민도 집에 없는데 못 올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그럼. 여기는 더원 파크힐이라고, 서래동에 있는 단독주택단지야. 단지 입구에 경비가 있으니까 도착하면 나한테 문자 보내. 음... 오는 길에 여운로에 있는 그 맛집 족발이랑, DK 플라자 1층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블랙 포레스트도 사다 줘.”“야, 이... 그 둘은 완전 반대 방향이잖아...”“그럼 좀 돌아서 다녀. 어쩌다 나 보러 오는데, 그 정도도 못 해주냐?”“허허...그래, 알았어. 금방 갈게.”저편에 있는 이주혁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지만 그녀가 귀엽기만 하다.이주혁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정오에 가까웠다.경비원이 화상통화를 걸어와 확인하고 난 후에 그를 단지 안으로 들여보냈다.온하랑은 도우미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2층에서 내려와 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

제32화

온하랑은 다시 침실로 들어와 낮잠을 청했다.오후 3시가 넘은 시각에 부승민은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 뭔가 어수선한 행색이 그간 많은 일이 있었음을 말해주었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주방으로 직행해 물 한 잔 따라 목부터 축이다가 곁눈질로 구석에 산더미처럼 쌓인 선물꾸러미들을 발견하였다.“아주머니, 누가 왔다 갔어요?”도우미는 사실대로 얘기했다.“사모님 친구분께서 오늘 다녀가셨습니다.”아주머니는 뭔가 더 할말이 있는 것처럼 우물쭈물하였다.“그런데요?”“사모님이 저한테 친구 앞에서 아가씨라고 부르라고 하셨어요.”부승민은 미간을 찌푸렸다.“친구가 남자예요?”“네...”온하랑이 좋아하는 사람이었을까.미혼인 척했다는 건 그 사람이 무척 좋아서 자신이 결혼했었다는 사실이 혹여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는 걸로 그는 해석했다.물컵을 쥔 손에 힘이 약간 들어갔다. 그는 물 한 모금 더 마시고 또 물었다.“남자가 어떻던가요? 내 말은, 생김새가...”“어느 티브이에서 나오는 연예인인 것 같던데요?”요즘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아주머니는 그저 눈에 살짝 익은 정도였지 이름은 생각나지 않았다.연예인이라...부승민은 그날 스튜디오 입구에서 마스크와 모자로 완벽하게 얼굴을 감춘 연예인 포스가 물씬 풍기던 한 남자를 떠올렸다.그 남자가 바로 하랑이가 좋아하는 사람일 거라는 확신이 더 들었다.물을 한 모금 더 마시고 그는 컵을 내려놓은 뒤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온하랑은 잠에서 깨어났지만 일어나기가 귀찮아 침대에서 뭉그적대고 있었다.눈앞의 천장을 보며 한참 넋이 나가 있는데, 문밖에서 나는 발걸음 소리가 귓가에 전해져 자연스레 눈길을 문 쪽으로 향하였다. 이어 부승민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가 어제 이 시간에 돌아왔다면 그녀는 아마 너무 기뻐 달려가 품에 안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오랜 기다림으로 지쳐버린 지금은 그의 모습을 보고도 마음속에 큰 파란이 일지 않았다. 오히려 차분하게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심정이었다.이 시간에 돌아왔다는 건 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

제33화

하지만 그녀는 더는 그의 설명을 듣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이혼할 사이인데 설명을 들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어차피 그와 추서윤이 연인 사이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으니 말이다.“말해.”“내일 우리가 이혼하고 말이야. 나 일 그만두고 싶어.”그녀의 말이 떨어진 후, 침실 안에는 한동안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한참 후 부승민이 물었다.“온하랑, 확실해? 정말 일 그만두려고?”“응.”온하랑이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회사 그만두면 뭐 할 건데? MQ 브랜드 디렉터가 성에 안 차?”부승민은 그런 그녀를 이해할 수 없는지 미간을 구겼다.“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무엇을 하든 내 계획이야. 이혼을 합의할 때도 나에게 그렇게 많은 돈을 준다며. 그러면 내가 왜 출근을 해야 하는데?”부승민은 실소를 터뜨렸다.예상 밖의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다.부씨 일가에 온 몇 년 동안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온하랑을 매우 예뻐하셨다. 그녀에게 준 용돈만으로도 충분히 일하지 않고 편히 살 수 있었지만 온하랑은 그동안 열심히 일해 왔다.그녀는 절대 돈이 있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가만히 누워있을 사람이 아니었다.“만약 앞으로의 계획을 똑바로 말하지 않는다면 난 네가 그만두는 걸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야. 나 그렇게 보지 마. 할아버지가 아셨어도 이렇게 했을 거야.”“별다른 계획 없어. 그냥 그동안 너무 힘든 것 같아서 이 기회를 빌려 외국에 나가 여행하면서 좀 쉬려고. 우리가 곧 이혼하는데 내가 계속 여기에 남아있으면 할아버님 할머님 앞에서 부부인 척 연기해야 하잖아. 오빠한테도 부담이 아니야?”부승민이 눈썹을 치켜들고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지금 서윤이랑 일하는 게 피곤해서 그래?”MQ는 그녀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부승민은 온하랑이 MQ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전까지 아무 말도 없다가 왜 갑자기 포기한다는 걸까?온하랑은 어금니를 깨물고 아무 말도 안 했는데 그의 말을 묵인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

제34화

부승민의 얼굴색이 한껏 어두워지더니 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내가 네 일에 참견할 자격이 없다고? 넌 지금 내 아내고 내가 지켜줘야 하는 동생이야. 그 사람이 왜 외국으로 오라고 하겠어? 네가 외국에 가면 의지할 사람이 하나 없는데 그때 가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무슨 일이 일어날지 온하랑은 몰랐다.그녀는 그저 지금 자신의 분노 게이지가 한계치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짜증이 나 이불을 툭 거둬 찼다.“쓰읍.”다친 발목이 어딘가에 부딪혔는지 갑자기 극심한 고통이 몰려왔다.온하랑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면서 눈물까지 흘릴 셈이었다.부승민이 이불을 거두고는 다친 그녀의 발목을 잡으며 말했다.“왜 그래? 또 다친 거 아니야?”온하랑은 눈물을 머금은 채로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부승민은 약을 가져와 발목을 감싼 거즈를 다시 풀어 헤치고는 깨끗이 씻은 후 부드러운 손길로 주물렀다. 그리고 또 시원한 연고를 발라 통증이 한결 가라앉았다.부승민이 약을 제자리에 놓은 뒤 다시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온하랑,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네가 퇴사하는 걸 동의하지 않아. 앞으로 이 얘기는 다시 꺼내지 마.”온하랑이 한숨을 푹 쉬고는 짜증이 나는 마음에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부승민이 침대 옆에 앉으며 말했다.“그리고 우리 아직 이혼한 거 아니잖아. 함부로 모르는 사람을 집에 데리고 오지 마.”온하랑이 고개를 들고는 물었다.“친구를 데려와도 안 돼?”“그 사람과 친구 사이야?”온하랑이 씩씩거리며 고개를 돌렸다.‘정신이 이상한 거 아니야? 말도 섞고 싶지 않네!’“오빠랑 얘기하고 싶지 않아.”‘짜증 나 죽겠네!’저녁 식사 후, 온하랑은 씻으러 위층으로 올라왔는데 침실 테이블에 서류 하나가 놓여 있는 걸 발견했다.‘설마 부승민이 추서윤의 집에서 온 게 아니라 회사에서 돌아온 거야?’그녀는 테이블 가까이 가고서야 그 위에 놓인 건 회사 서류가 아닌 현대병원의 진료서인 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

제35화

사진이 찍힌 각도나 화질로 봤을 때 온하랑은 이건 내부자의 소행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하지만 기사의 중점은 이것이 아닌 추서윤의 사진이었다. 현장에서 찍힌 추서윤의 메이크업은 유난히 기괴했다.메이크업으로 추서윤의 분위기가 더 강조되었다.광대뼈가 너무 튀어나와 그녀의 세련되고 차가운 인상은 험악하게 변했고, 일부러 도톰하게 그린 풍만한 붉은 입술은 변두리가 날카로워져 카리스마 있어 보였는데, 또 인중과 입술의 거리가 좁혀져 평소보다 훨씬 어려 보여 그야말로 메이크업 부조화였다. 그리고 눈썹은 너무 곧고 딱딱해 팬들의 불만을 자아냈다.현장 사진으로만 봤을 때 기사는 이번 MQ 광고가 반드시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단언했다.그리고 그 밑으로 악플이 쏟아졌다.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건 임리안의 팬들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추서윤의 실패는 당연히 반가운 소식이었기에 그들은 곧바로 MQ 공식 계정 밑으로 비아냥거리는 댓글을 달았다.[그러게 우리 리안이를 뽑지 그랬어.]그중에는 또 진실을 모르는 머글과 악플러들의 댓글도 섞여 있었다.그들의 ‘노력’으로 이 기사는 순식간에 실검에 올랐고 더 많은 사람들의 토론을 불러일으켰다.많은 팬들은 공식 계정에 댓글을 달며 MQ, 그리고 BX에게 추서윤에 관한 책임을 묻게 했다.[정말 똥 같은 메이크업이네. 괜히 우리 언니 얼굴만 아깝게 됐어!][메이크업을 발가락으로 한 거야? 언니 예전의 화보를 좀 보라고. 왜 보고 따라 하는 것도 못 해?][정말 어이가 없네. 누나가 사모님인데 이렇게 대충 한다고?][이럴 줄 알았어. 국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해외 아티스트보다 잘할 리가 있겠어?][아니, 누나가 이번에 돌아오는 게 아니었는데. 국내 메이크업 아티스들이 딱 이 수준이지.]팬들의 분노와 원한이 담긴 댓글 사이로 다른 연예인 팬들까지 뒤섞여 난투극이 벌어졌다. 그중에서 특히 임리안과 추서윤의 팬덤 싸움이 대단했다.MQ 공식 계정의 댓글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었다.온하랑은 곧바로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

제36화

박스 안의 물건이 덩달아 흘러나왔다.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이었지만 빨갛고 하얀 것이 어울려져 마치 피범벅이 된 살덩이 같아 보기 흉했다.선홍색 액체가 바닥에 뿌려져 썩은 냄새를 풍겼는데 아줌마도 깜짝 놀랐다.그녀가 정신을 차리고는 다급하게 말했다.“사모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곧바로 청소할게요.”“청소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세요.”온하랑이 코를 막고 절름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왔다.“네, 알겠어요.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할게요. 혹시 대표님에게도 알릴까요?”온하랑이 흠칫하고는 대답했다.“지금 출장 갔어요. 오빠에게는 알리지 말아요.”“네, 알겠습니다.”아줌마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은 가장 빠른 시간 내로 현장에 도착해 증거를 수집하고, 또 온하랑과 아줌마의 증언으로 조서를 작성했다.그리고 곧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아낼 수 있을 거라고 했다.경찰이 떠난 후 아줌마는 곧바로 거실을 청소했고 소독수와 방향제를 몇 번이나 뿌렸다.경찰은 쉽게 범인을 찾아냈다.그들은 CCTV과 출입 신고 등을 통해 택배기사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고, 또 그 택배기사를 통해 우편물 발송인을 확인했다.조사에 의하면 발송인은 미성년자의 학생이었는데 경찰은 곧바로 그를 체포했다.그리고 온하랑과 아줌마에게 범인이 체포되었으니 경찰서에 한 번 와달라고 했다.학생은 처음에 그가 보낸 택배라는 걸 인정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도 결국 모든 게 서투른 아이였다. 경찰은 곧이어 그의 허점을 잡았고 학생은 어쩔 수 없이 자기의 범행을 인정했다.그리고 그 이유 또한 설명했다.학생은 추서윤의 광팬이었는데 추서윤이 온하랑 밑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걸 참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런 짓을 벌인 거였다.온하랑은 BX 법무부의 친분이 있는 한 변호사에게 이 사건을 부탁했다.경찰서에서 돌아온 아줌마는 경악을 금치 못한 채로 온하랑에게 말했다.“지금 젊은 애들은 생각 없이 연예인을 쫓아다니고 그런가 봐요.”온하랑이 물었다.“혹시 내가 여기에 사는 걸 어떻게 아는지 말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

제37화

그리고 댓글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었다.그들의 댓글로 온하랑은 대충 누가 그녀에게 잘못을 돌렸다는 상황을 깨달을 수 있었다. 팬들은 그녀가 메이크업을 제멋대로 수정해 이런 결과를 초래했다며 비난했다.얼마 있지 않아 그녀는 곧이어 인터넷에서 처음으로 이런 내용 댓글의 첫 작성자를 찾아냈다.추서윤 갤러리에 누가 오픈 채팅방에서 방장이 한 말을 캡처한 사진을 올렸다.오픈 채팅방 방장은 당연히 추서윤 팀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팬 여러분들, 진정하세요. MQ공식 계정에 가서 자극적인 댓글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오히려 서윤이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거든요. 사실 저희도 이 일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어요. 아주 예쁜 메이크업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온 전무님이라는 분이 갑자기 메이크업을 수정해야 한다고 하셔서요. 다만 그분이 이번 광고 책임자라 서윤이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했어요.]그룹 채팅방에서 누가 물었다.[서윤 누나가 부승민 대표님이랑 아는 사이가 아니었어요? 그래도 어떻게 해볼 수 없었나요?]방장이 ‘쉿’ 표정의 이모티콘을 보내고는 말했다.[저도 다른 얘기는 못 해요.]곧이어 다른 오픈 채팅방의 캡처도 올라왔다.한 추서윤의 팬이 어떤 수단을 썼는지는 모르지만 온하랑의 신상을 모두 알아냈다.[어쩐지 서윤 언니가 그 전무님이라는 사람에게 꼼짝 못 하더라니. 부회장님의 수양딸이셨군요. 부씨 일가에 어느 정도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에요. 스물다섯밖에 안 된 사람이 전무라니, 뒷배가 없이 어떻게 올라올 수 있었겠어요?][어쩐지.][이런 사람들 다 엄청 자기 잘났다고 생각해요.][맞아요. 우리 언니 메이크업 다 망가뜨렸지만 본인은 예쁘다고 생각할걸요?][참, 이분 계정 있어요?][네, 찾았어요!]캡처된 내용은 여기까지였다.추서윤의 갤러리에 올려진 이 게시글에도 천 개가 넘은 댓글이 달렸다. 결코 적지 않았다. 거기에 오픈 채팅방의 팬들까지 같이 몰려 온하랑의 계정에 악플 폭탄을 던진 것이다.댓글뿐만이 아니었다.온하랑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

제38화

온하랑은 아연실색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입만 뻐끔거렸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마셨는데 마음이 괴롭고 씁쓸했다. 이 내기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부승민에게 있어서 추서윤에 비하면 온하랑은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그녀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부승민은 떨어지는 책장 때문에 다칠 수 있는 추서윤을 보호하기 위해 그녀를 밀어낼 수도 있는데 추서윤의 명예를 위해 그녀를 희생시키는 일도 당연히 할 수 있었다.게다가 그녀에게 쏟아진 비난은 오로지 인터넷을 통해 전해 온 것들이었다. 그녀에게는 추호의 물리적인 상처도 주지 않는데 말이다.오미연은 온하랑이 침묵하자 더 건방진 말투로 말했다.“온 전무, 내기할 엄두가 나지 않는 거 아니야?”온하랑은 대답하는 대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무조건 지는 게임에 굳이 참여할 필요가 없었다.부승민이 이 일에 대해 모른다고 한들 나중에 알게 된다고 해도 그는 오히려 찬성할지도 모른다.하지만 온하랑은 이대로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다.그녀는 반드시 이 일을 통해 누군가가 대가를 치르길 바랐다.스튜디오 책임자가 그녀에게 그날 메이크업 룸에 있었던 CCTV를 보내왔다.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현장 분위기와 추서윤의 행동으로만 봐도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충분히 보아낼 수 있었다.온하랑은 그중 한 장면을 캡처한 후 추서윤 팀 멤버들이 있는 그룹 채팅방에 보냈다. 그리고 추서윤 갤러리에 올라온 오픈 채팅방의 캡처도 추가했다.[지금 SNS에 당장 사과하세요. 아니면 저는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이 캡처를 인터넷에 올릴 거예요. 그때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저도 장담할 수 없어요.”사람들은 모두 침묵을 지켰다.그 누구도 답장한 사람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이 일을 위해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했다.5분 후.온하랑은 그룹 채팅방에 아무도 말이 없자 여러 기자나 유튜버들을 연락하기 시작했다.그녀는 PPL 광고를 맡아본 적이 있었기에 자주 협력하는 유튜버가 있었다.이왕 일이 커진 김에 그녀는 차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

제39화

온하랑은 실소를 터뜨렸다.‘역시 그렇게 하진 못하는구나. 욕심이 그득그득해서 모든 걸 원하고 있지? 나랑 이혼하고 옛 연인과 재결합은 해야겠고, 또 옛 연인을 위해 총알받이가 되어줄 나도 필요하고.’“오빠도 알겠지만 사람들은 전무인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어. 그래서 퇴사하고 싶은데, 그렇게 해줄 수 있어?”“그건 안 돼. 절대 동의할 수 없어.”부승민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온하랑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어차피 부승민과 더 따져도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알았다.부승민이 그녀에게 줄 수 있는 건 돈밖에 없었다. 하지만 온하랑은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그녀는 BX그룹에서 일하는 3년 동안 이미 많은 연봉과 보너스를 벌어들였다.“그냥 끊자. 나 더 할 얘기도 없어. 그럼 이만.”온하랑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린 후 미련이 전혀 남지 않은 얼굴로 침대에 누워버렸다. 일순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휴대폰이 또다시 울렸다.온하랑이 전화를 받고는 바로 말했다.“나 그만 얘기하고 싶다고 했잖아. 전화하지 마.”“하랑아, 나야.”이주혁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온하랑이 멈칫하더니 스크린을 확인하고는 말했다.“미안, 사람 잘못 알고 받았어.”“알아. 인터넷에 일어난 일들을 봤어. 지금 어때? 괜찮아?”“괜찮아, 내가 뭐 별일이 있겠어. 그냥 욕받이가 된 것뿐인데.”인터넷으로 받은 비난은 그녀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다. 그녀의 가슴을 아프게 할 수 있는 건 부승민 뿐이었다.“괜찮다고 하니까 다행이야. 실검이 점점 내려가고 있어. 아무래도 부 대표님이 사람 시켜 실검을 내린 것 같아.”온하랑이 그 말을 듣더니 물었다.“그 사람이 한 일인 걸 어떻게 알았어?”“실검 한 번 확인해보면 알게 될 거야.”이주혁의 말을 들은 온하랑은 태블릿으로 다시 소셜 미디어 앱을 열었다.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실검 하나를 발견했는데 연관 검색어는 ‘수운성 출연진 첫 공개’였다.그뿐만 아니라 연예인과 작품 캐릭터도 연관검색어로 묶이면서 실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

제40화

온하랑은 실검을 체크하면서 이주혁에게 물었다.“이게 바로 네가 며칠 전에 나한테 말했던 그 드라마야?”“맞아, 바로 이거야.”온하랑이 웃으면서 말했다.“정말 축하해. 원하는 역할을 맡게 되어서 정말 좋겠다. 화이팅, 남우 주연상을 기대할게.”이주혁은 호감 이미지였다. 게다가 여러 장르 역할을 시도하고 있어 젊은 남자 배우들 사이에서는 그래도 눈이 많이 가는 편이었다.얼마 전에도 스릴러에서 남자 주연을 맡아 많은 호평을 받았다.“남우 주연상을 좋아해?”“당연하지. 실력파 배우를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그렇긴 하네. 그럼 내가 노력해서 남우 주연상을 한 번 노려볼게.”이주혁과 전화를 끊은 후 온하랑은 계속 보이는 대로 기사를 눌렀다.이때, 또 하나의 연관 검색어를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부승민 추서윤’이었다.온하랑은 대충 그 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결국 궁금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클릭했다.아니나 다를까, 역시 커플 케미에 관한 얘기가 많았다.팬들은 두 사람의 설레는 포인트를 찾아냈다.수운성은 추서윤이 귀국한 후 여주인공을 맡은 첫 드라마였고, 그 드라마를 투자한 회사가 바로 스타 엔터테인먼트였다. 또 스타 엔터테인먼트는 BX그룹 산하의 자회사였다.스타 엔터테인먼트가 수운성에 투자하고, 또 추서윤이 수운성의 여주인공으로 된 이 두 사건 사이에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건 팬들은 물론 온하랑도 믿지 않을 것이다.이 검색어는 많은 머글들의 관심도 불러일으켰다. 덕분에 두 사람을 응원하는 커플 갤러리 회원 수는 두 배나 늘었다.온하랑은 가슴을 쿡쿡 찌르듯이 아팠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스크롤을 내렸다. 마치 갤러리에 올려진 내용을 모두 확인하려는 듯이 말이다.그녀는 집중한 채로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는데 소매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점점 더 주게 되었다.어떤 네티즌이 부승민과 추서윤을 위한 동영상을 하나 올렸다. 뉴스에 출연한 부승민과 추서윤이 주연한 드라마를 편집해 가사까지 붙여주면 감동적인 스토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Read more
PREV
123456
...
127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