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습니다.”전화를 끊은 온하랑은 BX그룹 법무팀의 변호사에게 전화해 부탁했다.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조차 부승민에게서는 아무런 소식도 오지 않았다.그녀는 할 수 없이 실망을 안고 잠에 들었다.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부승민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그녀는 오래전부터 부승민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리라 결심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병원에서 나온 온하랑은 바로 회사로 갔다.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비서는 온하랑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마자 빠르게 말했다.“전무님, 대표님께서 잠깐 들르시랍니다.”온하랑이 쓰게 웃으며 부승민의 사무실로 걸어갔다.지난번에는 할아버지에게 추서윤의 일을 일러바친 게 온하랑이 아닌지 묻더니, 이번에는 또 무슨 일로 부른 걸까.사무실에 들어선 온하랑은 책상 앞에 서서 말했다.“부대표님, 부르셨어요.”그러자 부승민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가 어제랑 다른 옷차림을 한 것을 확인하고는 손에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의자에 깊이 몸을 기댔다.“왔어?”“응.”“도우미 아줌마가 말하던데, 어제저녁에 안 들어갔다며?”부승민이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쳐다보았다.“응, 일이 좀 있었어.”온하랑이 고개를 끄덕이며 담백하게 대답했다.“무슨 일? 혹시 내 도움 필요해?”어젯밤 그녀가 가장 연약하고 가장 도움이 필요했을 때, 그녀는 부승민에게서 연락이 오기를, 그리고 그녀를 위로해 주기를 간절하게 바랐다.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더 이상 그의 관심이 필요하지 않았다.“아니, 별일 아냐.”온하랑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지만 부승민은 굳은 눈빛을 한 채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의자의 팔걸이에 놓인 손가락이 규칙적으로 의자를 두드리고 있었다.“다른 일 없지? 그럼 난 먼저 가볼게.”온하랑이 몸을 돌려 문으로 다가갔을 때, 부승민이 다시 입을 열었다.“어젯밤에 이주혁이랑 계속 같이 있었어?”어젯밤, 부승민은 자신이 추서윤과 함께 있
최신 업데이트 : 2024-03-0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