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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제안의 모든 챕터: 챕터 71 - 챕터 80

1270 챕터

제71화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이미 사람 시켜서 언론 막으라 했으니, 서윤이에게 피해 가지 않을 거예요.”“진짜 그렇게 됐으면 좋겠네요. 대표님 혹시 전에 스타 엔터테인먼트 관련된 일 기억하세요? 대표님이 해명하지 않는다고 해서 해명할 다른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부승민은 단번에 그녀의 뜻을 알아들었다.“제가 처리할게요.”그가 온하랑과 결혼한 사실은 극소수만 알고 있고, 온하랑을 도와 해명할 수 있는 사람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밖에 없었다.“그러면 감사드립니다, 대표님. 서윤이 보러 안 오실래요? 지금 서윤이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요.”“알겠어요.”전화를 끊은 뒤 부승민은 또다시 연민우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더러 이 일에 대해 끝까지 신경은 쓰되, 절대 해명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그는 이 일이 잠잠해진 뒤 직접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설명할 예정이었다.이윽고 부승민은 온하랑의 핸드폰을 다시 그녀의 방에 가져다 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방문 앞까지 걸어간 순간 뭐가 생각난 듯 그녀의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도로 넣었다.그는 거실에 내려간 뒤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말했다.“뉴스 관련된 사실은 사모님께 알려주지 말아요.”인터넷은 허황한 곳이고, 네티즌들도 욕을 하다 며칠 뒤면 그 사실을 다 잊어버릴 것이다.그 말에 도우미 아주머니가 머뭇거리며 답했다.“혹시 사모님이 직접 뉴스를 보기라도 했으면…”“그건 걱정하지 마요. 아주머니만 아무 말 하지 않으면 돼요.”도우미 아주머니는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렇게 모든 당부를 마친 뒤에야 부승민은 추서윤을 보러 갔다.한편 잠에서 깬 온하랑은 무의식적으로 베개 쪽을 더듬거렸고, 더듬거리다 핸드폰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녀는 눈을 뜨고 기지개를 켠 뒤 베개 쪽에서 핸드폰을 찾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하여 이마를 받치고 어제저녁에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기 시작했다.‘어제 부승민을 데리러 갈 때 핸드폰을 가지고 갔고, 돌아온 뒤 바로 다른 방에 와서 잠을 잤으니, 내 원래 방에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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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온하랑은 밥을 한다는 그 한마디에 그 자리에서 굳어졌다.왜냐하면,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부승민과 밥을 하는 그의 모습이 전혀 상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하랑아, 너 승민이 요리 솜씨 엄청 좋은 거 모르지? 대학교 다닐 때 승민이 혼자 자취하면서 나한테 자주 밥해 주고 그랬어. ”온하랑은 추서윤이 일부러 그런 말로 자신을 자극한다는 걸 이미 눈치챘다.그녀의 마음은 칼로 찌르는 듯 아팠다.한 남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직접 밥을 한다는 건 분명히 엄청 상대방을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그들의 3년 결혼생활에서 부승민은 단 한 번도 밥을 한 적이 없거니와, 심지어 그녀는 부승민이 요리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도 몰랐다.요리하면서 부부간의 금실도 좋아진다고 들었지만, 일단 집에 도우미 아주머니가 있어 온하랑 또한 가끔 요리하곤 했다. 하지만 부승민은 단 한 번도 그녀를 도와준 적이 없었다.이게 바로 사랑하는 것과 사랑하지 않는 것의 차이이다.이윽고 온하랑은 아픈 가슴을 억누르며 말했다.“오빠 바꿔줘요. 제가 물어볼 게 있어서요.”“뭔 일인데? 내가 대신 전달할게.”이건 그 누가 봐도 크나큰 도발이다. 현재 부승민과 온하랑은 아직 부부 사이인데, 둘 사이의 일을 추서윤 통해서 이야기해야 하다니, 이 또한 얼마나 웃긴 일인가?비록 지금 부성민과 이혼할 마음이 있다고 해도, 절대 추서윤이 저러는 꼴은 봐줄 수 없었다.“오빠한테 핸드폰 줘요! 직접 오빠한테 물어볼 거 있으니까요!”추서윤이 뭐라고 말하려던 찰나, 온하랑이 바로 그녀의 말을 잘랐다.“지금 자동 녹음되고 있어요. 만약 이 녹음이 오빠 귀에까지 들어가지 않게 하려면, 지금 당장 핸드폰 오빠 줘요.”추서윤은 부승민이 이런 작은 일로 자신과 헤어지지 않을 거라 믿고는 있지만, 그래도 부승민의 앞에서 좋은 이미지로 남고 싶어 할 수 없이 핸드폰을 주방에 있는 부승민에게 바꿔주었다.그렇게 아무 말 없이 십몇 초간 시간이 흘러갔고, 갑자기 전화기 너머로 추서윤의 목소리가 들려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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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이때 부승민이 담담하게 말했다.“난 하랑이가 그 기사 보고 해명이라도 하겠다고 할까 봐 그러는 거야. 그러면 너한테도 영향이 갈 거잖아. 시간을 끌면 끌수록 좋은 거니까, 이 일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그래야 모두한테도 영향을 끼치지 않지.”그 말을 들은 추서윤은 두 눈을 반짝이며 괜히 미안한 척 그에게 말했다.“근데 그러면 하랑이한테는 안 좋은 거잖아. 아니면 그냥 우리 하랑이 대신 해명하자. 나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어.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더라도 나 당당히 너랑 함께하고 싶단 말이야.”그러자 부승민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근데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야. 여론 쪽도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고. 넌 연예인이라 네가 만약 해명한다면 네 커리어에도 영향이 갈 거라고.”그 말에 추서윤은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대체 진짜로 그녀의 커리어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그가 공개하고 싶지 않아서인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난 그냥…”“서윤아, 이 일은 더 이상 신경 쓰지 마. 이 일은 내가 너를 해명하지 못하게 한 거라, 하랑이도 탓한다면 나를 탓해야 해.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할 테니까, 넌 그냥 네 일만 신경 써.”추서윤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부승민의 등 뒤에서 그를 끌어안았다.“승민아. 너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 거 아니야?”“됐어. 나가서 기다려봐. 밥 준비 거의 다 됐으니까.”“그래.”추서윤은 대답과 동시에 주방을 나갔다.부승민은 고개를 돌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몇 초간 멍하니 있다가 다시 이어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그는 거짓말을 했다.온하랑이 기사를 보고 해명할까 봐 겁나서가 아니라, 온하랑이 인터넷 언론 때문에 상처받을까 봐 걱정돼서였다.하지만 추서윤이 그에게 물었을 때,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이 나가게 된 것이다.“사모님, 나가게요?”“네, 오늘 제 할아버지 제삿날이라 제사 지내러 가려고요. ”온하랑은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웃어 보인 뒤 거실을 나왔다.시골 출신인 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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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아빠, 이번에 할아버지 제사 지내러 온 것 외에 알려드릴 거 있어서 왔어요. 나 그 사람이랑 이혼해요.”“이 소식 듣고 엄청나게 놀라셨다는 거 알아요. 제가 전에 추석 때까지만 해도 그 사람이 저한테 엄청나게 잘해준다고 했죠? 근데 갈라서려고요. 엄청 당황스럽고 웃기죠? 솔직히 말해 저도 웃겨요. 그 사람이 저한테 이혼하자고 한 뒤로부터 계속 어딘지 모르게 혼란스러운 상태예요. 어쩌다가 이혼 지경까지 이르렀는지…”“만약 그때 추석에 누군가가 저한테 몇 달 뒤 부승민과 이혼할 거라고 알려준다면, 저는 아마 믿지도 않았을 거예요…”“내가 그 사람 그렇게나 사랑하는데 이혼이라뇨? 근데 그런 일이 실제로 발생했지 뭐예요…”“말하자면 긴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 지금 임신 상태에요. 아빠 외손주 보게 생겼다고요. 만약 하늘에서 보고 계신다면 제 배 속 아이 끝까지 지켜주세요… 솔직히 말해 저 아직도 그 사람 좋아해요. 10년이나 그 사람 좋아하고, 3년 동안 부부였는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잊을 수 있겠어요? 저 지금 너무 괴로워요. 우리는 진짜 인연이 아닌가 봐요…”“그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은 그 전 여자 친구예요. 저 3년이 지나도 그 사람 마음 움직이지 못했다고요. 이렇게는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서 포기를 한거고요. 저 실패한 삶일까요? 만약 아빠가 계셨다면 저더러 놓아주라고 저를 설득했겠죠? 저는 아마 끝까지 놓기 힘들어할 거고요.”온하랑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어서 말했다.“저 그 사람 10년 동안 좋아하고 결국에는 그 사람 와이프까지 돼서 3년 동안 행복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레 이혼이라니…”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걸까?온하랑은 아버지의 묘비 앞에서 혼자 중얼거리며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더니, 그제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그리고 현재는 이미 이혼하기로 결정된 상황이다.이왕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거면 겸허히 받아들여야지 않겠는가.게다가 그녀에게는 아이까지 있다. 그녀는 아이를 낳아 성도 자신의 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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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그 차는 온하랑이 속도를 늦춘 걸 보고 본인도 더욱 늦게 운전하기 시작했다.이렇게 가다간 온하랑이 차를 멈춰야만 끝날 듯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 차를 멈출 수 없는지라 온하랑은 다시 노선을 변경했다. 그러자 그 차도 똑같이 노선을 변경하며 그녀의 차 앞에서 얼쩡거렸다.온하랑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그녀는 본인이 노선을 변경해 그 차를 초월했다 하더라도 검은 차가 속도를 내지 않는 한 그 차를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그녀의 운전 기술이 좋다 하더라도 본인의 목숨과 배 속의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그런 위험한 짓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온하랑은 안전한 곳을 찾아 신호등이 깜빡일 때 길옆에 차를 멈추고 경찰서에 신고하려 했다.이때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에어백이 터졌다.온하랑은 머리가 아파 나면서 어지러워 났고,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뒤에 흰색 차도 계속 자신의 뒤를 밟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렇게 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가 귓가에 울리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자동차 전체가 폭발했다. 그러고는 큰불이 나기 시작했고, 자동차 뼈대 하나만 남게 되었다.익숙한 장면이 한번 또 한 번 반복되면서 머릿속에서 재생되었고, 눈을 뜨니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났다.익숙한 소독약 냄새가 풍겼고, 그녀 또한 여기가 병원인 걸 알고 있었다.눈을 떠보니 눈앞은 흐릿했고, 손으로 눈을 비벼보아도 여전히 흐릿한 상태였다. 그녀는 너무 오래 잔 탓에 이렇게 흐릿한 줄 알고, 몇 초간 눈을 감고 있다가 눈을 떴지만, 여전히 흐릿했다.온하랑은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고 왠지 모를 공포감에 휩싸였다.“깨어났어요?”이때 귓가에는 웬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목소리에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그 여성의 대략적인 윤곽과 옷의 색상은 어렴풋이 보였다. 하지만, 그 여성의 얼굴과 옷의 구체적인 스타일은 어떠한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녀의 옆에는 또 다른 키가 큰 남성이 있었고, 다들 비슷한 옷을 입고 있었다.게다가 침대의 양옆에는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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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온하랑은 그때의 상황에 대해 다시 자세하게 설명했고, CCTV 속의 상황하고도 거의 일치했다.이윽고 남자 형사가 온하랑의 말을 기록하며 물었다.“온하랑 씨 추측으로는 그 검은색 차와 흰색 차가 일부러 그런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그러면 진짜로 그 검은색 승용차 차주하고는 모르는 사이인가요?”“네.”“그러면 흰색 차 기사님의 얼굴은 혹시 보셨나요?”“아니요. 제 뒤에서 거리를 꽤 두고 있었어요. 노선 변경을 할 때 백미러로 두 번 보긴 했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 운전하고 있는 분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어요.”“네, 알겠습니다.”이윽고 여자 형사가 온하랑은 안심시키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요. 지금 이미 용의자 신분을 확인하고 용의자를 체포하고 있으니까요.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그렇다, 지금 어딜 가나 감시 카메라가 있어서 멀리 도망가지는 못할 것이다.“고맙습니다.”온하랑이 답했다.“이제 가족들한테 연락드려도 돼요. 그리고 사고 현장에서 핸드폰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저 집에서 나오면서 핸드폰은 갖고 나오지 않았어요. 형사님, 혹시 형사님 핸드폰으로 전화 한 번만 해주실 수 있을까요?”“그럼요. 번호 불러주세요.”그 순간 온하랑은 하마터면 부승민의 번호를 부를 뻔했다.그는 지금쯤 아마 추서윤과 같이 있을 것이다.온하랑은 쓴웃음을 지으며 결국은 도우미 아주머니의 번호를 불렀다.전화가 걸린 뒤 형사는 온하랑에게 전화기를 건네주었고, 전화기 너머로는 도우미 아주머니의 의문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누구세요?”“아주머니 저예요.”“사모님!”전화기 너머로 도우미 아주머니의 놀란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나가실 때 핸드폰도 가지고 나가지 않으시더니, 지금까지 어디 계시는 거예요?”“저 교통사고 났어요. 혹시 현대병원으로 와주실 수 있어요? 오실 때 갈아입을 옷이랑 제 지갑도 부탁드려요.”그 말에 도우미 아주머니는 조금 전보다 더욱 놀란 상태였다.“사모님, 괜찮으세요? 갑자기 웬 교통사고에요? 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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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이때, 문 앞에 누군가가 서있는 느낌이었다.온하랑은 희미한 눈으로 문 쪽을 빤히 쳐다보았고, 한참을 본 뒤에야 검은색 옷차림을 한 사람이 문 앞에 서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여기 환자분들 가족인가? 아니면 조금 전 그 며느리가 말했던 남편일 수도 있겠네. 근데 왜 문 앞에서 들어오지 않는 거지? ’온하랑은 여러 가지 의문이 들었다.이때 그 검은 그림자가 걸어들어오더니 가장 밖에 있는 침대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다.하여 온하랑은 다른 환자의 가족일 거라고생각했다.하지만 그 검은색 그림자는 온하랑의 침대 옆에 멈춰 섰고, 그녀의 침대에 다가와 앉는 것이었다.깜짝 놀란 온하랑은 무의식적으로 눈을 가늘게 떴지만, 아무리 가늘게 뜬다고 해도 눈앞은 여전히 흐릿했다. 그녀는 최대한의 노력으로 눈앞의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해 입을 열었다.“누구…승민 오빠?”“나야, 하랑아. 눈이 안 보여?”부승민은 걱정스레 물으며 큰 손으로 온하랑의 얼굴을 만졌다. 그러고는 그녀의 붕대 감은 이마를 빤히 바라보았다.조금 전 한참 동안 말이 없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익숙한 소리를 들은 뒤에야 온하랑은 그게 부승민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뇌에 피가 고여 시신경을 눌렀대. 그래서 시력이 흐릿해져 안 보이는 거야.”그러자 부승민은 손을 뻗어 그녀의 앞에서 흔들어 보였다.“이거 보여?”그러자 온하랑은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어 보였다.“…내가 지금 장님이 된 건 아니잖아. 어렴풋하게는 보인다고.”“근데 왜 갑자기 교통사고가 난 거야?”“오늘 할아버지 제사라 묘원에 제사 지내러 갔거든. 돌아오는 길에 어떤 차가 나를 따라왔어.”온하랑은 간략하게 답한 뒤 그제야 부승민에게 물었다.“근데 여긴 어떻게 왔어?”“집에 있는데 아주머니가 너 교통사고 났다고 해서 왔지.”그는 오후에 집에 돌아가 그녀가 묘원에 갔다는 걸 듣고 원래는 그대로 저녁을 먹으려 했었다. 하지만 계속 기다려도 온하랑이 오지 않자,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그녀가 교통사고가 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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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부승민이 물었다. "뭘 먹고 싶어?""뭘 할 줄 아는데?""뭐든 할 수 있어.""그럼 달걀 볶음밥 먹을게. 옥수수랑 햄 좀 넣고 양상추도 좀 넣어줘.""좋아. 재료 사러 갔다 올게." 부승민은 휴대폰을 책상 위에 꺼내 놓으며 말했다."내 휴대폰은 여기 있으니까 아줌마가 이따가 전화 오면 병실 번호를 말해줘.""응."부승민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온하랑의 두 눈은 휑해 있었다.온하랑은 부승민이 뜻밖에도 동의할 줄 몰랐다.부승민의 마음속에 온하랑도 있는 걸까?이런 생각이 막 떠오른 온하랑은 곧 그것을 내팽개쳤다.‘온하랑, 더는 자만하지마. 부승민은 아예 너를 좋아하지 않아.'내일은 이혼하는 날이다.온하랑은 이번에 놓치면 다시는 꺼낼 용기가 없을가봐 두려웠다.책상 위의 휴대폰이 울렸다.온하랑은 휴대폰을 들었는데 화면의 발신자 표시가 잘 보이지 않았고 희미한 녹색 덩어리만 보였다. 연결 버튼을 누르자 스피커 속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민아, 너 밥 먹었어?""저에요." 온하랑이 답했다."온하랑?" 추서윤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승민은?""장 보러 갔어요.""얘가 장 보러 간다고? 너희 집에 아줌마가 있지 않아?"온하랑은 입술을 깨물더니 갑자기 악랄한 기분이 들어 일부러 말했다. "아줌마가 없어서 승민 오빠가 채소를 사러 갔어요. 저한테 밥해준대요.""하랑… 너…." 추서윤은 화가 나 냉소하며 비아냥거렸다."승민이가 밥해준다고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 너희들은 여전히 이혼하게 될 테니까.""왜요? 추서윤 씨께서 질투하시나봐요?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지금 녹음 중이거든요." 온하랑은 차분하게 말했다.온하랑은 결코 허튼소리를 하지 않았다. 실제로 부승민은 일이 바빠서 자주 전화를 받기에 업무상 어떤 누락이나 증거 분실을 방지하기 위해 항상 자동녹음을 켜놓고 있는다."너, 너 우쭐거리지 마!" 추서윤은 화가 나서 전화를 끊었다.온하랑은 웃으며 휴대폰을 책상 위에 다시 올려놓았다.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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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네가 좋아하면 됐어.""도련님께서 요리에 재능이 있으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처음 요리하는 거 치고 너무 잘했는데요. 열심히 연습하면 훌륭한 요리사가 될 수 있겠네요." 아줌마가 말했다.온하랑은 그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부승민도 침묵했다.…온하랑이 밥을 먹은 후 아줌마는 설거지했다.지금 이미 9시가 넘었는데 온하랑은 아파서 그런지 정신적으로 힘들어 휴식을 취하려고 했다."도련님, 이젠 집에 가세요. 사모님은 제가 잘 챙기겠습니다. 내일 다시 사모님을 보러 오십시오."부승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서 외투를 집어 들고 떠났다."그래요, 그럼 내일 다시 오죠.""잠깐 기다려 봐."온하랑은 벌떡 일어났다.부승민도 걸음을 멈추고 온하랑을 바라보며 물었다."또 무슨 일이 있어?""내일 올 때 이혼 서류 챙기는 거 잊지 말고 내 것도 같이 가지고 와."부승민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며 눈살을 찌푸렸다."온하랑, 이혼은 급하지 않아. 우선 상처를 치료하는 게 좋겠어. 넌 글씨도 잘 볼 수 없어 표를 작성할 방법이 없잖아."온하랑은 입술을 오므렸다."잘 안 보이면 그냥 읽어주면 되잖아."흐릿하게 보일 뿐이지, 눈이 먼 것은 아니다."이혼 합의서에 다 사인 했어. 눈이 회복되면 며칠 늦게 이혼 증을 받으러 가면 되잖아. 이혼이 뭐가 그렇게 급해?"온하랑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나는 오빠가 아니야."부승민은 얼굴이 굳어졌다.아줌마도 그 자리에 멍하니 있었다.부승민은 다른 남자와 마찬가지로 알고 보니 겉으로는 아내와 충성스러운 관계를 유지하지만 실제로는 밖에서 다른 이성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온하랑은 그와 이미 이혼하기로 합의했다.아줌마는 줄곧 이 젊은 부부를 보면서 함께 있었는데 그들이 이렇게 빨리 이혼할 지경에 이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온하랑은 어제저녁에 부승민을 병원으로 불렀고 부승민도 온하랑이 교통사고를 당한 후에 즉시 집에서 병원으로 도착해서 아내를 위해 요리를 했다.두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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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월요일 아침, 온하랑은 일찍 일어나 씻고 환자복을 갈아입고는 아침을 먹은 후 병실에서 부승민이 오기를 기다렸다.그녀는 오전 내내 기다렸다.오후가 되어서야 부승민이 병원에 왔다."미안해. 아침에 일이 좀 밀렸어."온하랑은 웃더니 고개를 저으며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괜찮아, 지금도 늦지 않았어."부승민은 오금이 저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좀 불편해졌다. "우리가 이혼했는데 넌 기분이 좋아 보이네."온하랑은 가슴이 찡했지만 얼굴에는 오히려 미소를 띠고 말했다. "그래, 난 너무 좋아. 드디어 탈출이네."탈출.온하랑이 탈출이라는 두 글자를 쓰는 것은 이 결혼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는 증거이다.부승민은 얼굴이 약간 가라앉은 채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축하해.""가자." 온하랑은 부승민을 바라보았다."음."부승민은 몸을 돌려 병실 문을 열었다.입구에 서 있는 두 명의 경찰관이 마침 문을 두드리려는데 부승민이 나오는 것을 본 여자 경찰은 어리둥절하여 물었다. "여기가 온하랑 씨의 방입니까?"여자 경찰은 입구에 있는 이 남자가 부승민과 닮았다고 생각했다."예.""저는 이 사건을 담당한 경찰입니다. 현재 두 명의 범죄 용의자를 체포하여 재판에 넘겼습니다. 다만 현재 두 사람이 미리 계획을 모의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빠진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온하랑 씨에게 다시 한번 녹음을 부탁드리겠습니다.""좋아요." 부승민은 자리를 내주어 그들을 들어가게 했다.온하랑은 입구의 인기척을 듣고 소파를 가리키며 자리에 앉았다. "두 분 앉으세요. 수고 많습니다."아줌마는 즉시 두 경찰에게 물을 갖다주었다.부승민도 온하랑의 곁의 소파에 기대어 다리를 꼬고 앉아 평온하게 있었다.부승민은 뼛속까지 무시할 수 없는 위엄을 타고났다.부승민이 여기에 앉자 두 명의 경찰들은 아직 젊어서인지 왠지 모르게 긴장감이 좀 있었다."실례지만 누구십니까?""제 성은 부 씨 이고 온하랑의 남편이에요. 저도 제 아내가 어떻게 사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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