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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제안의 모든 챕터: 챕터 61 - 챕터 70

1272 챕터

제61화

부승민이 전에 말했었다. 출장 갔다 돌아오면 이혼 수속을 마치자고.출장 갔다 돌아온 뒤 부승민이 아무 말이 없기에 온하랑도 말하지 않았다.온하랑의 마음 같아서는 이 결혼을 어떻게라도 좀 더 끌어가고 싶었고 심지어 부승민이 영원히 이 일을 잊어버리길 바랐다.하지만 착각은 영원히 착각일 뿐이다.부승민이 다시 말을 꺼내지 않은 건 잠시 잊었다 쳐도 언젠가는 반드시 직면해야 할 사실이고 두 사람이 가야 할 길이다.온하랑은 잠깐 착각했었던 적이 있다. 만일 추서윤이 없다면 날 사랑하지 않을까? 하는 착각.그녀의 착각에 대한 정답을 온하랑은 들어버리고 말았다. 추서윤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부승민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모르는 다른 점원이 다가와서 말한다.“사모님 혹시 카드 찾으러 오신 건가요? 방금 사모님이 나가실 때 호주머니에서 흘러나온 것을 제가 봤어요.”점원은 카드를 하랑이에게 돌려주었다.온하랑은 카드를 받아서 점원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 몸을 돌려 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부승민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보니 온하랑의 외롭고 결연한 뒷모습만 보였다. 그는 갑자기 몸이 불편한 듯 느껴졌다. “승민 씨, 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야.” 부승민은 시선을 거두고 고개를 저었다. 온하랑은 되 찾은 블랙카드를 손에 꼭 쥐고 큰 결심을 한 듯 김시연의 앞으로 다가갔다. “시연 씨, 우리 딴 데 가 볼까요?”두 사람은 4층에서 가방과 액세사리를 샀다. 지친 두 사람은 5층에서 식당 하나 찾아 대충 밥을 먹고 6층에 가서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오후 5시까지 돌아다니다 저녁을 먹었다. 저녁은 김시연의 요구에 따라 샤부샤부를 먹었다. 고기를 데치면서 하랑이는 무슨 생각에 빠졌는지 기름방울이 손등에 튕기는 줄도 몰랐다. 통감을 잃은 듯하다. “하랑 씨, 하랑 씨,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 거예요?” 김시연은 티슈 한 장으로 급히 온하랑의 손등에 튕긴 기름을 닦아냈다. 온하랑이의 손등은 금세 벌겋게 부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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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온하랑은 옷깃을 꽉 잡았다.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씁쓸함이 피어오른다. 추서윤의 말이 맞다. 온하랑은 부승민을 사모한다. 부씨 집안에 갓 왔을 때 그녀는 부승민이 본가에 오면 탁자 곁에 서서 조심스레 쳐다보는 걸로 만족하곤 했다. 당시 부승민의 곁에 보란 듯이 서있었던 사람이 바로 추서윤이다.“그 뒤 그 어떤 사건 때문에 나는 이별을 선택하고 승민 씨랑 헤어지기로 했어. 내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을 것이라고 하랑 씨는 생각 못 했을 거야. 단지 승민 씨가 안 받아들였던 거야. 매년 7월이 되면 승민 씨가 꼭 출장을 간다는 것을 알고 있지? 나를 만나러 오는 거야. 왜냐면 7월은 우리 두 사람의 만남의 계절이거든.”온하랑은 숨을 참았다. 머릿속은 하얗게 질려간다. 가슴이 떨려온다. 온하랑은 추서윤의 말을 믿고 싶지 않았고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녀는 반박할 수가 없다.추서윤의 말한 모든 것은 사실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다. 부승민이랑 결혼한 첫해부터 부승민은 매년 7월이면 꼭 출장을 갔으며 시간도 각별히 길었다. 온하랑은 두 사람이 다시 연락이 닿은 것이 얼마 전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오래전부터 연락을 해왔다.이렇듯 정 깊은 남자였었구나. 매년 옛 애인을 만나러 해외로 갔고 해외로부터 돌아오면 다시 온하랑의 좋은 남편으로 변신하고...부승민 씨, 당신 너무 잔인한 것 아니에요?그렇다면 이 3년 동안의 결혼생활 속의 나는 뭐가 되는 거예요?온하랑은 그동안의 자신이 꼭두각시 같았다. 나의 결혼은? 내가 제일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그 3년은? 모든 것이 거짓이고 사기이다. “당신들 결혼기념일이 9월이지? 9월 20일. 사실 그날이 나의 생일이야.”추서윤의 목소리는 마치 지옥으로부터 들려오는 저주와도 같았다. 온하랑은 믿을 수가 없다. “아니야. 그럴 수 없어...”“그럴 수 없을 일도 아니지. 승민 씨한테 물어보든가.” 추서윤이 비웃었다.온하랑은 삽시에 온몸이 얼어붙으면서 이가 덜덜 떨렸다. 주먹을 꽉 쥐자, 손톱이 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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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하지만 그들은 살아있는 진실한 것이다.그녀와는 다르다. 온하랑이 가졌던 그녀가 제일 아껴왔던 3년의 결혼생활은 어떤 사람이 교묘하게 짜 놓은 한판의 굿과도 같이 모든 것이 거짓이고 가짜이다.모든 것이 가짜이기에 그는 그렇게 빈틈이 없었다. 온하랑은 온몸이 으스스 떨려오면서 숨을 쉴 수가 없다.전화벨이 울렸다. 김시연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시연 씨, 방금 친구를 만나서 얘기하느라 늦었어요. 지금 가요.”온하랑은 핸드폰을 끄고 어렵게 계단을 올라 식당으로 들어가 좌석에 앉았다.온하랑은 옆에 놓인 쇼핑백들을 보았다. 부승민의 블랙카드로 계산한 것들이다.“시연 씨, 밥 먹고 이것들은 환불해야겠어요.”“환불요? 왜 환불하는데요?” 김시연은 의아한 얼굴로 묻는다.“실은 이 블랙카드가 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 거예요. 도둑질해서 쓴 것을 알면 그 사람한테 혼날까 봐서요. 가서 환불해요.”“그래요,그럼 같이 가요.”온하랑의 소비 능력을 알고 있는 점원은 예의 바르게 재빠르게 환불처리를 해주었다.환불한 뒤, 온하랑은 다시 자신의 카드를 꺼내 환불한 옷들을 계산하였다.김시연은 구시렁거린다. “귀찮게 하네요. 들아가서 돈을 이체해 주면 되잖아요.”온하랑은 웃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두 사람은 헤어졌다.그때는 이미 7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다.온하랑은 잠깐 생각을 하다가 택시를 타고 대극장으로 향했다.할머니와 약속했던 것이라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가기로 했다. 온하랑은 가기로 결심했지만 부승민이 올지는 모른다.대극장은 사람들로 북적이었고 빈자리 하나 없었다. 온하랑의 좌석은 앞 열에 위치해있었다. 자기 자리를 찾아 앉아 옆을 보니 옆 좌석은 비어있었다. 7시 반, 극장 안의 불빛이 어두워지고 무대를 비추는 등만 남았다.어수선하던 관중석도 조용해지고 소곤거리는 작은 말소리만 들려왔다. MC가 무대 위로 올라가 한바탕 떠들어대면서 연극의 시작을 알렸다.온하랑은 옆의 빈 좌석을 보면서 눈을 몇 번 깜빡이었다.역시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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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기사가 밖에 차를 세우고 기다리고 있었다. 온하랑은 차 왼쪽으로 가서 뒷좌석에 앉아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기사는 앞만 보고 달렸다.창밖의 시끌벅적한 소리와 자동차 경적이 귓전으로 들려왔지만 차 안의 조용한 분위기와는 정반대이다. 부승민은 온하랑의 암담한 얼굴을 보면서 물었다.“내가 준 카드로 계산했으면서 왜 또 환불하고 다시 계산했어?”부승민은 온하랑의 환불 메세지를 확인했었는데 그 물품들이 온하랑의 손에 들려있다는 것은 그녀가 다시 자신의 카드로 계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온하랑은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면서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그 카드로 계산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는 거지. 당신이랑 상관없는 일이야.”“내가 추서윤이랑 함께 있어서 화 난거야?”“당신이 추서윤에게 해 준 게 어디 한두 가지야? 같이 쇼핑한 게 내가 화날만한 일이야?”하랑은 비웃음이 찬 얼굴로 웃더니 등받이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그럼 왜 그러는 거야?”“내가 뭘 어쨌는데?”그녀도 알고 싶다. 자신이 왜 이러는지.갑자기 피로가 확 몰려오면서 마음속이 텅텅 비어버렸다. 동력을 잃은 기계처럼 운행을 멈췄고 배터리가 닳은 핸드폰처럼 전원이 끊겨버렸다. 전에는 하랑은 결혼 3년 동안 부승민이 그래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자기 자신을 위안했었다.하지만 지금 눈앞의 부승민을 보는 순간 뇌리에 추서윤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하랑은 그에게 묻고 싶다. 그렇게 추서윤을 사랑하면서 잊지 못할 거면서 왜 자기랑 결혼했냐고?“손은 또 왜 그래?” 부승민은 벌겋게 부어오른 온하랑의 손을 잡으면서 물었다.“밥 먹을 때 데었어.”“처치를 안 했어? 아저씨, 병원으로 가줘요.”온하랑은 눈을 뜨고 부승민을 바라보았다. 걱정스러운 눈길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지만 온하랑은 왠지 그 모습이 우스웠다. 그녀는 손을 빼면서 말했다. “괜찮아. 별 것 아니야.”부승민의 이런 모습을 전에 봤을 때는 온하랑은 몹시 설레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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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아빠가 돌아가시고 난 뒤 그녀는 그 누구의 앞에서도 울어본 적이 없다.그녀는 외롭고 예민하면서도 당당하지 못하기에 항상 두꺼운 껍데기로 자신을 무장하곤 한다. 그녀는 일개 일반인으로 행운이라면 부씨 집안에 입양된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하여 그녀는 항상 조심스럽게 전전긍긍하면서 눈치를 봐가면서 살아야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제외한 부씨 집안의 사람들은 그녀를 무시해 왔다. 그중 부승민만이 그녀에게 가끔 관심을 보여주곤 했다. 온하랑은 간혹 부승민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더라고 그동안 쌓아 온 정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모든 것이 착각이었다. 크나큰 착각이다.만일 부승민이 자신을 가족으로나마 생각했다면 자신을 이렇게 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녀는 그로 놓고 말하면 타인보다도 못한 존재이다. 그는 부 씨 가족들과 별 다를 바가 없다. 심지어 그 사람들보다 더 냉혹하다. 단지 부승민은 자신의 기분을 감추고 겉으로만 예절 바르게 행동하면서 그녀를 속여왔다. 차 안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조용하다.부승민은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눈물범벅이 된 온하랑을 바라보니 가슴이 아파왔다. 한 번도 이런 모습의 온하랑을 본 적이 없다.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이런 모습의 온하랑을 보자 부승민은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을 쉴 수가 없다. 한참 동안의 침묵이 흐른 뒤 부승민은 정적을 깨고 말한다. “내가 정말 미안해.”또 사과야? 무슨 일이 발생했든 간에 그는 일괄 사과로 모면하려 한다.“미안하다는 말 외에 다른 말은 할 줄 몰라? 이제야 알겠지만 당신은 얼음같이 냉정한 사람이야.”온하랑은 기분을 가다듬으려고 크게 숨을 내쉬면서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보상해 줄게.”하랑은 웃으면서 묻는다.“하하, 보상? 또 보상인가? 어떻게 보상 해줄 셈이었어? 이혼을 취소하는 거야? 아니면 나보고 사직하고 여길 떠나라는 거야? 내가 갖고 싶은 걸 당신은 줄 수 없는데 무엇으로 날 보상해 줄 거야?”부승민은 다시 침묵에 빠졌다. 온하랑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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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이혼 합의서에 대해 다시 너랑 논의하고 싶어서 말이야. 서재로 들어와.”“그래, 알겠어.”온하랑은 수건을 내려놓고 부승민을 따라 서재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부승민은 이혼 합의서 원본파일을 찾아 거기에 새로운 내용 몇 가지를 추가했다. 그러고는 화면을 온하랑에게 보여주며 그녀더러 오라고 손짓하였다.“여기에 와서 내가 새로 추가한 내용 좀 봐봐.”온하랑은 한 손으로 테이블을 받친 채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화면 속에 빨간색으로 표기된 글들을 읽어봤다.새로 추가한 첫 번째 사항은, 서로 이혼하되 집은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즉, 이혼 합의서를 서로 체결한 후에도 여전히 더원 파크힐에서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여자 측은 남자 측 부모님에게 이혼 사실을 속여야 하며, 필요시 남자 측과 쇼윈도 부부행세를 하며 남자 측 가족이 이혼 사실을 눈치챌 때까지 효도해야 했다.두 번째 사항은, 남녀 쌍방은 집 밖에서 둘의 결혼과 이혼 사실에 대해 언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세 번째 사항은, 둘이 더원 파크힐에 같이 살면서 남자 혹은 여자를 여기에 데려와 밤을 보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이것 외에 또 다른 변화된 부분은 재산 분할이었다.온하랑이 원래 분할 받을 재산은 40억에 빌라 2채, 고급 자동차 2대였다.현재는 변화된 내용을 보면, 60억에 빌라 2채, 그리고 고급 자동차 2대였다.온하랑은 새로 추가된 이 몇 가지 조항을 순서대로 읽어보았다.“나 첫 번째 조항에 의의 있어.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우리 이혼 사실을 아실 때까지 우리가 더원 파크힐에 같이 살아야 한다고 쓰여 있는데, 그럼 만약 끝까지 눈치채지 못하신다면 우리는 계속 더원 파크힐에 같이 살아야 하잖아? 당신도 당당하게 추서윤과 함께 할 수 없을 것이고 말이야. 그럴 거면 이 이혼에 뭔 의미가 있어? ”“그러면 여기에 시간제한을 두는 건 어때?”그 말에 온하랑은 시간을 계산해 보며 답했다.“두 달. 이혼하고 두 달 내에 우리가 이혼한 사실을 할머니, 할아버지가 알게 해야 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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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그날 밤, 그녀의 머릿속에는 띄엄띄엄한 장면들만 남아있었다.집에 어르신은 그들의 일을 어떻게 알았는지 그들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지막에 생각해 낸 가장 적합한 방법은 그들을 결혼시키는 것이었다.그들은 결혼식을 진행하지 않고, 그냥 고향 집에서 부 씨네 일가와 같이 밥을 먹은 뒤 혼인신고서를 발급받았다.그렇게 그녀는 부승민의 아내가 된 것이다.그 당시 그녀가 속으로 얼마나 기뻐했을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누가 뭐라 하든 본인이 몇 년 동안 좋아했던 사람과 결혼했으니 말이다.또한, 그녀에게 있어 부승민 자체가 너무도 눈이 부시는 존재라, 그녀는 그냥 바라보고만 있었어야 했다.게다가 결혼 전 그들은 크게 접촉이 없었고, 온하랑은 맨 끝에서 그냥 오빠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다.그럴 때마다 그는 가볍게 “응”이라고만 답했고, 가끔은 간단히 그녀를 향해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게다가 가끔은 “응”이라고 답한 뒤 요즘 학업성적은 어떠냐고 그녀에게 묻곤 했다.이런 말은 서로 간만에 본 친척 간의 안부 인사쯤인데, 온하랑은 그래도 온 하루 기분이 좋았다.그녀는 밥 먹는 것조차 잊고 열심히 공부했었다. 처음에는 그의 눈에 띄기 위해서였지만, 마지막에는 당당히 그의 옆에 함께 하기 위해서였다.그렇게 온하랑은 그를 밤낮없이 뒤쫓아 다녔고, 궁지에 몰린다고 할지라도 절대 고개를 돌리지 않을 거라 맹세했다.결혼 뒤에도 그녀는 혹시나 그가 자신을 싫어할까 봐 여전히 조심스러웠다.부승민은 그녀에 대해 매우 포용하고, 부부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그녀에게 솔선수범하며 가르쳐주었다. 그렇게 그 둘 사이는 점점 익숙해졌고, 결혼생활 또한 점점 달콤해졌다.적어도 그때 그 시절은 그녀에게 엄청 달콤했다.하지만 지금 다시 돌이켜보면 그는 이미 어떤 부분에서 자신의 태도를 티 나지 않게 표현하곤 했다.결혼하고 일 년 뒤, 온하랑은 둘의 결혼생활이 이제는 안정되었다고 생각하여, 그의 품에 안긴 채 입을 열었다.“오빠, 우리 아기 갖자.”그 말에 부승민은 순식간에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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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온하랑은 하는 수 없이 옷을 입고 강민이 보내준 주소로 찾아갔다. 그녀는 차를 능숙하게 운전하여 그 룸 앞까지 도착 후 문을 열었다.문을 열어보니 소파에는 강민과 부승민 두 사람이 앉아있었다.강민은 소파에 등을 기댄 채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었고, 부승민은 소파에 등을 기댄 채 두 눈을 감고 손에는 술이 반쯤 남은 술잔을 들고 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은 그는 놀란 듯 눈을 뜨더니 곧바로 다시 감았고, 바닥에는 술병이 여러병 널브러져 있었다.그 모습을 본 온하랑은 깊게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이거 설마 다 이 사람이 마신 건 아니겠죠?”그 말에 강민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맞아요, 다 승민이가 마신 거예요.”“오빠.”온하랑은 부승민을 부르며 소파로 향했고, 그의 손에 들고 있던 술잔도 얼른 테이블에 대신 내려놓았다.부승민은 눈을 뜬 채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빤히 응시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온하랑도 그와 두 눈이 마주치자, 그가 진짜로 취한 건지, 아니면 취하지 않은 건지가 잠깐 구별이 되지 않았다.“늦었어. 집에 가자.”부승민은 손을 뻗어 미간을 주물렀고, 소파에서 일어서더니 중심을 잡지 못하고 몸을 비틀거렸다.그 모습에 온하랑은 얼른 그를 부축하며 물었다.“걸을 수 있겠어?”“응.”부승민은 갈라진 목소리로 답한 뒤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혼자 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온하랑도 얼른 그를 뒤따라가며 고개를 돌려 강민에게 인사를 건넸다.“먼저 가볼게요. 오늘 저녁 고마웠어요.”온하랑은 부승민의 옆에 걸어가서는 그가 혹시라도 넘어질까 봐 시시각각 그를 신경 썼다.그의 옆에 다가가니,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부승민의 몸에서는 진한 술 냄새가 풍겨 나왔다.‘어쩐지 이렇게 취했더라니, 그래도 지하 1층을 누를 줄은 아나 보네.’주차장에 도착한 뒤, 온하랑은 앞에서 걸어가며 고개를 돌려 부승민을 바라보았다.“차 여기 있어.”그러자 부승민은 새까만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그녀의 뒤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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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온하랑은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녀는 부승민과 결혼 3년 차이지만, 단 한 번도 그의 입에서 여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보통은 하랑이 아니면 온하랑이라고 그녀를 호칭했었다.왜냐하면 그녀는 그의 마음속 부인이 아니기 때문이다.그의 마음속 와이프는…추서윤.온하랑은 왠지 모르게 이 상황이 웃겼다. 늦은 시간에 기껏 일어나 부승민을 밖에서 데려왔더니, 눈을 감고 꿈속에서 찾는다는 게 추서윤이라니.그녀는 그가 밖에서 취하든 말든, 애초부터 그냥 놔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온하랑은 그의 손을 뿌리친 뒤 또 다른 이불을 가지고 다른 방으로 자러 갔다.그녀가 나간 뒤, 부승민은 여전히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하랑아…여보…”…그 고요한 밤, 웬 두 개의 검색어가 갑자기 도마 위에 떨어졌고, 순식간에 네티즌들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아침, 눈 부시는 햇살이 부승민의 얼굴에 내리쬐었고, 그는 손으로 햇살을 가리며 비몽사몽인 상태에서 눈을 떴다.어제 술을 마신 탓에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파 났고, 그는 눈을 감은 채 손으로 이마를 주물렀다. 그러다 한참 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고, 그제야 여기가 온하랑의 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온하랑이 온 저녁 그 방에 없었기에 다른 한쪽 침대 시트는 사람이 자고 난 흔적 없이 말끔히 정리되어 있는 상태였다.부승민은 얼른 일어나 신발을 신은 뒤, 일단 본인의 방으로 돌아가 씻기 시작했다.그리고 옷까지 갈아입은 뒤 위층에서 내려가다 주머니를 만져보니, 본인의 핸드폰이 없는 것이었다.하여 그는 다시 온하랑의 방으로 들어가 핸드폰을 찾아봤지만, 여전히 찾지 못했다.그는 힘겹게 어제 저녁에 있었던 일들을 곰곰이 회상해 보았고, 차가 아니면 룸 안에 떨궜을 거라고 생각했다.이윽고 부승민은 아래로 내려가 차에서 핸드폰을 찾기 시작했다. 찾다 보니 핸드폰 한 대를 찾긴 했지만, 그건 그의 것이 아니라 온하랑의 핸드폰이었다.그가 그녀의 핸드폰을 가지고 거실로 들어왔을 때쯤, 갑자기 온하랑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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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댓글 상황:「설마 진짜로 누가 부씨 집안 도련님 사생활이 깨끗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뭔 소설 속 남자 주인공도 아니고.」「원래부터 오픈 마인드야. 그냥 예전에는 밝혀지지 않았을 뿐.」댓글 창은 여러 댓글로 도배되었고, 일부 부승민 팬들은 그를 위해 해명하는 반면, 일부 사람들은 그더러 얼른 어떤 관계인지 밝히라고 했다.또 다른 게시물은 온하랑 관련 게시물이었다.어제저녁 발생한 일로 인해 네티즌들은 부승민의 ‘불륜 상대’ 온하랑의 인스타까지도 찾아낸 상황이었다. 그러고는 온하랑이 예전에 개인 인스타에 올린 사진으로 옷이 같은지 비교까지 해놓았다.그리고 소수 네티즌은 전에 온하랑과 추서윤이 원한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녀가 MQ브랜드의 디렉터이자 부 씨 회장의 양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온하랑의 인스타 댓글은 두 가지로 분류되었다.일부 네티즌 및 추서윤의 안티팬들은 온하랑이 부회장 양녀라 부승민과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이고, 오히려 추서윤이 그들 사이의 장애물이라고 하였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그 둘은 단순한 남매 사이일 뿐 그냥 언론에 의해 기사화된 것이라고 하였다.그리고 추서윤의 팬들은 온하랑이 추서윤과 부승민 사이에 끼어들었다며 온하랑이 일부러 추서윤을 도발하는 것이라고 하였다.그렇게 온하랑의 인스타는 빠르게 노출되었고, 지난번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었다.최신 댓글에도 여러 대댓글이 달렸고, 그녀의 팔로워 수와 디엠도 점점 더 늘어갔다.부승민은 얼른 온하랑의 핸드폰으로 연민우에게 전화를 걸어 그더러 얼른 언론을 막으라고 하였다.잠시 후, 연민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대표님, 현재 언론은 막고 있습니다만, 이번 일은 누군가 일부러 저녁에 터뜨려 막을 틈도 주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막는다고 해도, 이미 다 퍼질 대로 퍼진 상태입니다. ”“최대한 막으려고 해봐.”“네, 알겠습니다.”전화를 끊은 뒤 부승민은 상간녀, 장애물, 사과하라는 댓글로 도배된 온하랑의 인스타를 계속해서 보고 있었고, 극소수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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