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민이 추서윤을 데리고 할아버지를 만나러 온 것이다.그는 감히 애인을 데리고 할아버지를 뵈었다.바람결에 쏟아지는 차가운 빗방울과 같은 따뜻한 마음의 그늘이 그녀를 흠뻑 적셨다.온하랑은 그가 왜 자신한테 이토록 가혹하게 구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그들이 잠자리를 가지려는 중, 추서윤의 전화 한 통에 불려가고는 아무런 소식도 없이 추서윤을 데리고 할아버지를 뵈러 왔다.부승민은 도대체 아내인 그녀를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 걸까.온하랑은 병실 문 앞에 서서 안에서 나누는 대화 소리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추서윤은 환심을 사려는 듯했지만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태도는 무뚝뚝했다."아가씨의 좋은 말씀에 감사드려요."이야기하는 동안 할머니는 부승민에게 화제를 돌렸다. "승민아, 너 어제 하랑이랑 같이 돌아가지 않았니? 오늘은 왜 너 혼자 이 아가씨랑 같이 왔어? 이 아가씨는 일이 바쁘실 텐데. 너도 그래! 굳이 이렇게 오라고 귀찮게 할 필요가 있었냐? 만약 또 어느 언론사 기레기에게 찍혀서 한바탕 기사를 휘갈겨 쓴다면 아가씨한테 피해 끼치지 않겠어?"추서윤은 발 빠르게 부승민을 옹호하고 나섰다. "할머니, 제가 직접 오겠다고 했어요. 할아버지가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걱정돼서 승민한테 데려다 달라고 한 거에요."할머니는 눈살을 찌푸렸다. "승민아, 너는 왜 모든 일은 남한테 떠벌이고 다니는 거냐? 아가씨, 나는 지금 그쪽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만약 다른 외부 사람들이 할아버지가 입원해 있다는 것을 알고 물건을 사 들고 와서 뻔뻔하게 들러붙어 사람 짜증 나게 할까 봐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부승민과의 평온한 결혼생활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할아버지한테 까지 찾아와 날뛰니 할머니는 최대한 정중하게 경고를 날렸다.추서윤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억울한 표정으로 부승민을 쳐다보았다."할머니, 죄송해요. 제가 먼저 서윤이를 데리고 오려고 한 거에요. 탓을 하려면 제 탓을 하세요."부승민은 모든 질책을 떠안고 말했다.그는 어젯밤에 한참 동안 돌아다녀서
최신 업데이트 : 2024-03-0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