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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제안의 모든 챕터: 챕터 91 - 챕터 100

1270 챕터

제91화

온하랑이 댄스 플로어에서 눈을 못 떼는 모습을 보자 부승민의 얼굴에는 절로 미소가 흘러나왔다."춤추고 싶어?"온하랑은 부끄럽게 웃었다."나 잘 못 춰.""내가 가르쳐 줄게."온하랑은 두 눈이 번쩍 뜨였다.부승민은 온하랑를 마주하고 서서 허리를 굽히고는 손바닥을 내밀었고 온하랑은 살며시 손을 내밀었다.부승민은 온하랑의 손을 잡고 천천히 댄스 플로어로 걸어가며 매혹적인 미소를 띠었다. "내 어깨에 네 손을 얹고 내 발걸음을 천천히 따라오면서 리듬에 몸을 맡기면 돼."잔잔한 음악에 맞춰 그들은 천천히 스텝을 밟았다.부승민은 온하랑한테 바싹 기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박자를 세었다.부승민의 뜨거운 숨결이 귓가에서 느껴지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온하랑은 삐걱거리다가 부승민의 스탭을 겨우 따라가다가 실수로 그의 구두를 밟았다."미안해." 온하랑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다가 너무 가까운 얼굴사이 거리에 당황했다.부승민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괜찮아."온하랑은 그대로 넋이 나가버렸다. 무대 위의 조명은 유난히 반짝였고 그의 잘생긴 얼굴을 비추어 마치 고대 그리스의 조각처럼 각진 이목구비를 돋보이게 했다.부승민은 입꼬리가 위로 한껏 올라간 채 보석처럼 반짝이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내 미모에 반했어?""아니거든." 온하랑은 황급히 고개를 돌리다 자칫 자신의 발을 밟을 뻔했다.부승민은 조용히 웃었다.온하랑의 귀 끝이 어느새 빨갛게 달아올랐다.잠시 후, 그녀는 어느 정도 스텝에 능숙해졌다.치맛자락이 펄럭이고 스텝은 가볍고 춤 선은 우아했다.부승민은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잡고 온하리에게 리듬을 맡기고 그저 따라갔다."이제는 어떻게 추는지 감이 와?"부승민은 귓가에 대고 소곤소곤 물었다."응."그때, 온하랑은 갑자기 누군가와 부딪쳤다.그녀는 순간 평형을 잡지 못해 부승민의 넓은 가슴통에 머리를 토갰다.그러자 부승민은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괜찮은지 물었다. "나는 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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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부드럽고 따뜻한 입술이 서로 맞닿자 온하랑의 심장은 두근거렸다.부승민이 그녀의 입술을 깊이 입으로 빨아들이자 격렬한 접촉에 온하랑의 입술은 이내 빨개졌다. 부승민의 혀끝은 날렵하게 그녀의 입안 곳곳을 헤집으며 달콤한 입맛을 마음껏 맛보고 있었다.온하랑은 두 손을 그의 어깨에 걸치고 손가락은 그의 목덜미를 스치자 그의 말끔한 머리카락이 그녀에게 사랑스럽게 대꾸했다.두 사람의 숨결이 가쁘게 교차했다.밀폐된 차 안에 두 사람의 숨소리가 더욱 굵어졌다.부승민의 숨이 뜨거워지며 그의 손은 자기도 모르게 그녀의 몸 선을 따라 서서히 아래로 내려갔다.정신이 번쩍 든 온하랑은 다급하게 그의 손을 붙잡아 그를 제지하며 흐리멍덩하게 말을 했다."그만해, 지금 밖에 사람들 있어."부승민은 어쩔 수 없이 동작을 멈추고 그녀의 따뜻한 입술을 한 번 더 맛보고는 천천히 손을 뗐다.한 줄기의 투명한 줄이 늘어지더니 부승민이 멀어짐과 동시에 줄이 탁 끊어지더니 두 사람의 옷깃에 떨어졌다. 좁은 차 안에는 애매한 기운이 흘렀다.부승민은 깊게 심호흡을 하고 곧바로 시동을 걸었다. 그의 하얗고 긴 손은 핸들을 꽉 잡았다.차가 출발한 지 한참 후에야 온하랑은 창밖의 풍경을 보고는 이 길이 병원으로 가는 길이 아님을 눈치챘다."병원에는 안 가?"부승민은 고개를 돌려 덤덤하게 미소를 지었다. "오늘 밤 먼저 집에 가고 내일 아침에 병원에 가자.""그래."차는 더원파크힐로 들어가 집 앞 마당에서 멈춰섰다.부승민은 안전벨트를 풀고 옷깃을 느슨하게 한 다음 바로 온하랑을 향해 덮쳤다. 그는 그녀의 입술을 물고 핥고 뜯고 하면서 두 혀끝이 뒤엉켜 진액이 섞이고 거친 숨결이 서로 얽혔다.부승민은 온하랑의 안전벨트를 풀어 자신의 다리에 앉힌 채 한 손으로는 그녀의 뒷머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치맛자락을 걷어내며 속을 기웃거렸다."앗...음..."온하랑은 눈을 감은 채 두 손으로 그의 옷깃을 움켜쥐고 두 볼은 뜨겁게 달아올라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부승민의 뜨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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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전화기 너머로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부승민의 얼굴은 어느새 더욱 굳어있었다. "그래, 알았어, 금방 갈게."그는 곧바로 옷깃을 정리하고 외투를 입은 뒤 온하랑에게 말했다."나 잠시 어디 좀 다녀올게.""무슨 일이야?"온하랑은 이불을 어깨까지 덮어 쓰고 몸은 반쯤 괴고 있었다."이 늦은 시간에 꼭 가야 돼?"부승민은 옷을 정리하다 손을 멈칫했다."안 매니저? 설마 안수빈이야? 서윤 씨 한테 뭔일 생긴 거야?"그의 침묵에 온하랑의 눈엔 걱정이 가득했고 온몸은 차가워 졌다."추서윤이 연락이 안된대.""연락이 안돼? 그럼 경찰에 먼저 신고해야지, 지금 가도 도움이 안되잖아."온하랑은 추서윤이 그가 찾으러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서윤의 심리가 불안정한 상황에 혼자 떠돌아 다니게 냅두면 너무 위험해. 게다가 걔는 공인이여서 경찰에 신고하면 피해가 너무 커. 약속할게. 가능한 한 빨리 걔를 찾아서 돌아올게."부승민의 완강한 표정을 보니 온하랑은 가슴이 아팠다.관심이란 어지러운 것이다.이건 아마 추서윤이 부승민을 불러내기 위한 꼼수일 것이다. 온하랑은 바로 알아차렸지만 안타깝게도 부승민은 아니었다.그의 눈에 추서윤은 한 치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그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온하랑은 부승민이 이대로 가면 절대 돌아오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내가 오빠를 보내기 싫다면?"온하랑은 입술을 깨물고 용기를 내고 말했다."온하랑, 애처럼 떼쓰지 마.""오빠가 할아버지한테 약속한 말 잊었어?"온하랑은 서러움을 참고 다시 한번 잡아보았다.그는 마음속으로 추서윤을 걱정하고 있었다. 추서윤에게 무슨 일만 생기면 쏜살같이 달려가는데 그녀와 함께 지내겠다고 한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언제든 다른 여자에게 불려갈 수 있는 남편을 곁에 두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난 그저 할아버지한테 너랑 잘 지내겠다고 한 것 뿐이야, 약속을 한 것도 아니고. 지금 한 사람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꼭 나랑 싸워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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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부승민이 추서윤을 데리고 할아버지를 만나러 온 것이다.그는 감히 애인을 데리고 할아버지를 뵈었다.바람결에 쏟아지는 차가운 빗방울과 같은 따뜻한 마음의 그늘이 그녀를 흠뻑 적셨다.온하랑은 그가 왜 자신한테 이토록 가혹하게 구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그들이 잠자리를 가지려는 중, 추서윤의 전화 한 통에 불려가고는 아무런 소식도 없이 추서윤을 데리고 할아버지를 뵈러 왔다.부승민은 도대체 아내인 그녀를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 걸까.온하랑은 병실 문 앞에 서서 안에서 나누는 대화 소리를 조용히 듣고 있었다.추서윤은 환심을 사려는 듯했지만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태도는 무뚝뚝했다."아가씨의 좋은 말씀에 감사드려요."이야기하는 동안 할머니는 부승민에게 화제를 돌렸다. "승민아, 너 어제 하랑이랑 같이 돌아가지 않았니? 오늘은 왜 너 혼자 이 아가씨랑 같이 왔어? 이 아가씨는 일이 바쁘실 텐데. 너도 그래! 굳이 이렇게 오라고 귀찮게 할 필요가 있었냐? 만약 또 어느 언론사 기레기에게 찍혀서 한바탕 기사를 휘갈겨 쓴다면 아가씨한테 피해 끼치지 않겠어?"추서윤은 발 빠르게 부승민을 옹호하고 나섰다. "할머니, 제가 직접 오겠다고 했어요. 할아버지가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걱정돼서 승민한테 데려다 달라고 한 거에요."할머니는 눈살을 찌푸렸다. "승민아, 너는 왜 모든 일은 남한테 떠벌이고 다니는 거냐? 아가씨, 나는 지금 그쪽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만약 다른 외부 사람들이 할아버지가 입원해 있다는 것을 알고 물건을 사 들고 와서 뻔뻔하게 들러붙어 사람 짜증 나게 할까 봐 걱정돼서 그러는 거야."부승민과의 평온한 결혼생활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할아버지한테 까지 찾아와 날뛰니 할머니는 최대한 정중하게 경고를 날렸다.추서윤은 얼굴이 창백해져서 억울한 표정으로 부승민을 쳐다보았다."할머니, 죄송해요. 제가 먼저 서윤이를 데리고 오려고 한 거에요. 탓을 하려면 제 탓을 하세요."부승민은 모든 질책을 떠안고 말했다.그는 어젯밤에 한참 동안 돌아다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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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추서윤은 온하랑한테 슬렁슬렁 다가갔다."며칠 전 교통사고가 났다고 들었는데 사고 낸 사람이 내 팬이야. 내 팬이 왜 그랬는지 알아?"온하랑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추서윤을 바라보았다."네가 바로 나와 부승민 둘 사이에 훼방 놓은 불륜녀니까!"온하랑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감히 제 앞에서 당당히 말하시네요. 도대체 누가 제3자인지 서윤 씨도 잘 알고 있을 텐데요. 근데 말이죠, 서윤 씨가 이렇게 제 앞에서 날뛰시면 제가 언론에 까발려서 서윤 씨가 불륜녀로 낙인 찍힐까 봐 두렵지 않으세요?"추서윤은 하하 비웃었다."왜 웃어요?"온하랑은 저 웃음의 의미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내가 웃는 게 뭐? 너 정말 어리석어서 웃음이 다 나오네. 지금 언론과 네티즌들한테도 네가 불륜녀야!"온하랑이 침묵하자 추서윤은 계속 보탰다."이렇게 오래 지났는데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네. 네가 네 인스타를 보고만 와도 이런소리 못할 텐데."온하랑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요즘 눈앞이 흐릿해 핸드폰을 볼 때 증상이 더 심해져서 거의 보지 않았고 인스타 역시 들어가 보지 않은 지 오래였다.그녀는 요 며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불안해 났고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는지 원망도 하다가 부승민이 자신을 속인 건가 의심하기 시작했다."왜? 못 보겠어?"온하랑의 양쪽으로 떨어진 두 손은 꽉 움켜쥐어 손바닥에는 검붉은 자국을 남겼다.그녀는 이건 추서윤이 그녀를 자극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추서윤이 시비를 걸수록 그녀의 뜻대로 흘러가게 가만있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하하, 하랑아, 네가 승민의 아내라고 자신만만해 하면서 이런 용기도 없어? 부승민이 너를 좋아하지는 않는거 너도 잘 알잖아. 봐, 내가 어제 부승민 한테 전화 한 통만 걸어도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 나를 데리고 왔잖아. 너만 아니었으면 부승민은 나와 진작에 결혼했을 거야. 승민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야, 네가 우리 사이에 끼어든 거야.""서윤 씨, 대체 누가 불륜녀인지 저보다 그쪽이 더 잘 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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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온하랑은 온몸이 굳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혔다. 마음은 칼로 베인 듯 아팠다. 그녀는 단지 이 일을 생각하고 싶지 않아 문제를 의식하지 못한 것처럼 굴었다."승민이가 일부러 너를 속였으니까. 그날 정말 승민이가 별생각 없이 네 핸드폰을 가져간 줄 알았어? 아니, 일부러 그런 거야. 네가 뉴스를 보면 분명 해명할 거라고. 그래서 네 핸드폰을 가져가고 너희 아주머니한테도 입단속을 시켰지."추서윤의 득의양양한 목소리가 지옥의 잔인한 수라처럼 들려왔다."왜 아무도 해명하려 나서지 않는지 맞춰봐. 승민이가 다 차단했거든. 걔가 직접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찾아가 해명할 기회도 모두 짓밟은 건 내가 불륜녀라는 소리를 듣게 하고 싶지 않아서야. 승민이의 마음속에 진정한 아내는 나거든, 제일 사랑하는 사람 역시 나야!""하지만 너는 부승민 마음속에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고 나를 대신해 욕받이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고 걔 마음속에 제3자야!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 제3자인거야!"온하랑의 머리는 어질어질 해났다.그녀는 믿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정신없이 핸드폰을 열어 김시연과의 카카오톡 채팅 기록을 찾았다.여태껏 확인하지 못했던 채팅 기록들을 본 그녀의 마음은 차갑게 식었다.추서윤이 말한 것은 모두 사실이었다.김시연이 보내온 톡이 었다. "하랑 씨, 실검 봤어요? 하랑 씨와 대표님이 파파라치에 찍혔던데요. 제가 두 사람이 그런 관계가 아닌 걸 몰랐다면 보고 바로 믿을 정도던데요."그 톡 밑에는 온하랑의 생소한 답장이 보내져 있었다. "고마워요. 이제 알았으니까 제가 처리할게요."하지만 온하랑은 이 답장이 자신이 보낸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채팅 기록을 계속 밑으로 밀어내면 다른 친구들에게도 비슷한 답장이 보내져 있었다. 전화 기록을 뒤집어 보니 그날 통화 기록이 몇 개 있었지만 온하랑은 그날 핸드폰을 손에 넣기도 전에 교통사고를 당해서 전화를 아예 받지 못했다.이것들은 모두 부승민이 대신 처리해 준 것이었다.그는 줄곧 그녀를 속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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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온하랑도 처음에는 할아버지께서 기뻐하실 수만 있다면 같이 연기해 주고 그를 귀찮게 할 생각은 없었다.애초에 희망을 품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온하랑의 반응을 본 추서윤은 기분이 매우 고소했다."하랑아, 이제 알겠지, 승민이의 마음속에서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승민이가 진정으로 마음에 품은 사람은 나야. 지금 할아버지의 건강을 위해 너와 잘 지내보겠다고 약속했어도 결국엔 내 곁으로 돌아올 거야. 네가 승민이를 좋아하는 거 알아. 그럼 나머지 시간 동안 소중히 여겨. 내가 굳이 너와 뺏지는 않을게."온하랑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고는 말했다. "말 다 하셨어요? 다 말했으면 저는 이만 먼저 가볼게요."온하랑은 추서윤이 그녀보고 실패자라 해도 좋고 무능하다 해도 상관없으니 빨리 이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잠깐만." 추서윤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온하랑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아!"추서윤의 비명과 함께 그녀는 옆으로 밀려나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부승민은 언제 나타났는지 쏜살같이 달려가 추서윤을 부축하고 관심 어린 눈길로 바라봤다. "서윤아, 괜찮아?"눈앞의 어울리는 두 남녀를 바라보며 온하랑은 속으로 웃음을 참지 못했다.온하랑은 자신이 너무 우스웠다.온하랑은 부승민이 추서윤 한 사람만을 사랑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가 돌아오길 바라고 있었다.그녀는 미친 망상을 하고 있었다!"승민아, 난 괜찮아. 온하랑 탓하지 마, 내가 실수로 넘어진 것 뿐이야."추서윤은 몸을 일으키며 부승민한테 속삭였다.부승민은 온하랑을 냉랭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는 갑자기 움찔하더니 마음을 가라앉히고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온하랑, 사과해!"그는 정말 편심이 심했다!묻고 따지지도 않고 바로 추서윤에게 사과하라고 했다.온하랑은 입술을 질끈 다물고 부승민을 빤히 쳐다보며 천천히 앞으로 다가갔다.부승민도 온하랑의 눈을 빤히 쳐다보았다. "사과해.""짝--"빰을 때리는 소리가 유독 우렁찼다!추서윤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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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온하랑은 천천히 병원을 나와 목적 없이 거리를 걸었다.그녀는 어디로 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오늘따라 햇살은 쨍쨍했지만 그녀는 춥게 느껴졌다. 가슴속으로부터 냉한이 우러나오고 있었다.온하랑은 핸드폰을 꺼내 인스타 부계정을 등록하고 그날의 자초지종을 뒤졌다.분명 인스타 댓글들이 어떨지 뻔히 알면서도 참지 못하고 봤다. 댓글의 욕설들을 하나하나 뒤져보자 자기 가슴에 칼을 내 꽂고 있었다. 그리고 유튜브와 관련 기사 아래의 댓글 창까지 뒤져본 끝에 그 원인을 알게 됐다.그녀는 논란이 된 민윤커플에 관한 카테고리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뒤적였다.부승민이 바람을 피웠다는 뉴스가 나온 뒤 민윤커플 카테고리 내 침묵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팬이 민윤커플을 응원하고 있었다.온하랑 조차도 그 영상들과 사진을 보고는 그 둘이 너무 잘 어울리고 찰떡궁합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부잣집 도련님과 출중한 외모를 지닌 스타의 조합은 천생연분이 따로 없었다.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온하랑의 존재감은 온데간데 없었고 그녀는 단지 엑스트라일 뿐이었다. 하느님의 장난인지 온하랑은 나타나지 말아야 할 곳에 나타난 것이다.온하랑은 눈을 질끈 감고 부계정으로 하나의 카테고리를 편집했다. [제3자는 온하랑이 아니라 추서윤이다.]인스타에 편집한 카테고리를 올린 지 불과 몇 초 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다른 카테고리에 의해 밑으로 깔려 버린 것이다.온하랑은 두 눈을 믿을 수 없어 재차 확인했다.이건 부승민이 추서윤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추서윤에 대한 불리한 언론은 절대퍼져 나가지 못하게 손을 쓴 것이다.온하랑은 분에 못 이겨 다시 또 카테고리를 게시했다. [온하랑은 제3자다.]이번에는 인스타에 성공적으로 게시되었다.온하랑은 홈페이지를 오가며 확인한 결과, 이 카테고리는 확실히 게시됐고 사라지지 않았다.심지어 그사이에 어떤 사람은 이 카테고리에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까지 달았다.[맞아. 이 불륜녀는 죽어버려야 해. 온하랑이 절대 아이를 낳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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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그녀는 냉랭한 표정으로 더는 그들과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지만 도통 벗어 날 수가 없었다.온하랑은 점점 짜증이 밀려와 끝내는 인내심의 극치에 다다랐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를 보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즉시 방해죄로 경찰에 신고 할거에요."기자들은 그제야 슬금슬금 물러섰다.병원 부근은 늘 사람들로 붐빈다.기자들이 떠나자 주위의 행인들과 주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온하랑에게 손가락질을했다.온하랑은 복잡한 마음으로 다시 길을 걸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마침 버스 한 대가 도착했다. 그녀는 몇 호선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무작정 올라탔다.현대병원 역에서 승객들이 많이 내려 버스는 텅텅 비어 있었다. 온하랑은 맨 뒤 쪽 창가 자리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강남 시는 큰도시로서 요 몇 년 동안 다른 도시에 비해 가장 빠르게 발전했다.병원 부근이 가장 번화해서 식당과 호텔이 곳곳에 널려 있다.행인들은 분주하게 움직였고 어떤 사람들은 다른 병원의 보고서류를 들고 있었다.몇 정거장 지나자 행인이 뜸해졌고 가로변 파란 들판이 눈에 들어왔고 양쪽에는 고층 빌딩이 즐비했다.어느새 재개발 구역에 도착했다.재개발 구역을 지나고 승객들이 잇따라 내리자 버스 안에는 온하랑과 어떤 아주머니 두 명만 남았다."다음 역은 논현역입니다."버스 안은 조용하고 안내방송 소리만 났다.갑자기 핸드폰 벨 소리가 울리자 그 아주머니는 뒤를 돌아보았다.온하랑은 멍해 있다가 뒤늦게 자신의 핸드폰임을 깨닫고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자 핸드폰 화면에 부승민 세글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온하랑의 엄지손가락은 몇 초간 멈춰 있다가 버튼을 왼쪽으로 당겼다.전화를 끊어버렸다.2초도 지나지 않아 핸드폰 벨 소리가 다시 울렸고 부승민의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온하랑은 다시 거절하고 모든 앱을 종료하고 전원을 끄고 가방에 쑤셔 넣었다.그녀의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아주머니는 도시 외곽에 곧 도착하기 전 정류장에서 내렸다.버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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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온하랑은 먼저 휴대폰으로 돈을 지불하고 통화 기록을 누르자 그 안에는 부승민 한테서 온 부재중 전화가 수십 통과 부승민이 보낸 메시지 몇 통이 있었다.그녀는 차례차례 확인했다. [온하랑, 너 어디야? 내가 널 데리러 갈게.][그 기사는 내가 설명할게.][미안해.]그 세 문자를 보고 온하랑은 피식 웃었다.[미안해.]또 미안하다는 말이다.그는 영원히 이 한마디만 할 것이다.미안한 줄 알면서도 계속 미안한 짓을 한다.한참 뒤에 네 번째 문자가 보내져 있었다. [온하랑, 네가 병원 입구에서 한 인터뷰가 악의적으로 편집되어서 내가 이미 손을 써서 기사를 모두 막았어. 너 어디야? 내가 데리러 갈게, 이 문자 보면 연락 줘.”온하랑이 인스타에서 검색하자 과연 자신에 대한 찌라시를 보았고 얼마 전 여러 공식계정에서 게시했다.언론매체에서는 이 찌라시에 [부승민의 바람 상대 온하랑]이라는 별명을 붙였다.온하랑은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확인을 했다.과연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다만 여러 공식계정과 언론에서는 온하랑의 이런 태도를 보고 그녀가 찔리는 구석이있다고 판단했다. 찌라시 아래에 달린 댓글들은 모두 온하랑에 대한 비난과 외모 평가였다."비록 이 사건에 대해 잘 모르지만 지금 부승민이라는 이 사람은 도대체 뭔 생각이지? 추서윤이 그렇게 예쁜데 불륜녀를 찾으러 가다니. 이 여자는 추서윤과 비길 수도 없는데 말이지.""이건 즉 남자들이 바람 날 때 불륜녀의 외모보다 신선함에 끌린다는 거지.""아내는 첩보다 못하고 첩은 도둑질만 못하다는 말이 있지."한편 이 기간에 유튜브에는 추서윤과 온하랑의 비주얼 믹스컷이 쏟아졌다.가장 많이 재생된 영상 중 하나는 [부승민의 불륜 상대 VS 부승민 결혼 상대]라는 제목이다. 인기에 힘입어 이런 종류의 동영상은 셀 수 없이 많았다.이것들은 모두 중요치 않다.또 다른 인기 검색어는 [BX 그룹 공식계정 ‘좋아요’를 누르다] 였다.클릭 해 보니 누군가가 BX 그룹 공식계정으로 [온하랑은 불륜녀] 라는 게시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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