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혁이 마스크를 벗고는 앞으로 나서서 인사했다."할아버지, 할머니. 하랑이를 데려다줄 때 할아버지께서 아프시다는 걸 듣고 인사 겸 올라왔어요. 할아버지 몸은 좀 괜찮으세요?”"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난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아요."할아버지가 허허 웃으시며 말씀하셨다."알겠습니다. 하랑이도 데려다줬으니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하랑아, 다음에 보자.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 부승민씨도 안녕히 계세요."말을 마친 이주혁은 마스크를 쓰고 병실을 나갔다."하랑아, 저 친구 참 잘생기고 사람 괜찮다 얘."할머니가 웃으며 말하고는 몰래 부승민을 쳐다보았다.그녀의 오랜 경험에 따르면 이주혁은 분명 온하랑에게 관심이 있었다.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주혁은 추서윤보다 훨씬 눈치가 빨랐다.온하랑은 할머니의 깊은 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맞장구를 쳤다.“할머니, 저 친구 사실 엄청 유명한 스타예요. 쟤 좋다고 따라다니는 여자애들이 줄을 섰어요.”"그래? 그럼 너희 둘은 어떻게 알게 됐어?”"어릴 적 이웃집에 살던 애라서 알게 됐어요. 그러다가 이사 가는 바람에 연락이 끊겼었는데 지금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어머, 인연이네!"할머니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죽마고우인거지?”"그런 셈이죠.”부승민은 소파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고 둘의 대화를 듣고 있었는데, 그의 낯빛은 점점 더 어두워졌고 눈에는 알 수 없는 감정이 요동쳤다."하랑아, 오늘 하루 종일 출근하느라 피곤했지. 할아버지, 할머니는 괜찮으니까 얼른 돌아가서 쉬어. 승민아, 빨리 하랑이 데려다주지 않고 뭐해?”'출근'이라는 말은 부승민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둘러댄 핑계에 불과했다.두 어르신 모두 이 부부 사이에 또 문제가 생겼다는 걸 눈치챘다. 부승민이 아침 일찍 추서윤을 데리고 병문안 왔는데 온하랑은 하루 종일 얼굴을 비치지 않다가 이제야 나타났다. 그리고 방금 온하랑이 병실에 들어와서는 부승민을 보고도 아는 척도 하지 않는 태도에서 짐작하고도 남았다.
최신 업데이트 : 2024-03-13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