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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제안의 모든 챕터: 챕터 121 - 챕터 130

1272 챕터

제121화

사실 이 소문들은 온하랑이 마케팅 계정 이용해 일부러 퍼뜨린 것이었다.그녀는 이번에 진짜로 직접 나설 생각이었다. 대중들이 그녀에게 주는 관심이 아직 채 가시지 않았을 때 나서면 MQ발표회에 적지 않은 화제성을 몰고 올 수 있다.게다가 부승민과 추서윤은 발표회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기자회견 전날, 부승민이 퇴근 전에 미리 온하랑에게 문자를 남겼다.[저녁에 나 기다렸다가 같이 돌아가자.][그래.]온하랑은 퇴근 후 사무실에서 잠깐 야근하다가, 차에서 그를 기다리겠다고 그에게 문자를 남겼다.그녀는 지하 1층 주차장으로 내려가 뒷좌석에 앉아 잠시 휴대전화를 보았다.대략 10여 분이 지나서야 부승민이 지하 주차장에 나타났다.뒷좌석 문을 열고 차에 탄 그가 기사에게 말했다."가죠.”운전기사가 차에 시동을 걸자 차는 부드럽게 주차장을 빠져나왔다."정인아 씨가 아프다고 들었어."부승민이 온하랑에게 물었다."맞아. 이틀 전에 아파서 입원했는데 어제 병문안 갔었어.”온하랑이 솔직하게 대답하자 부승민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내일 발표회에 정말 네가 나설 거야?”그는 실시간 검색어의 기사를 보고는 한눈에 온하랑이 손을 쓴 것임을 눈치챘다.온하랑의 이번 마케팅은 정말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온하랑이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안돼?”"안 될 게 뭐가 있어. 네가 두렵지만 않다면야.”"두려울 거 없어."온하랑이 깊게 심호흡했다.그녀는 카메라를 싫어하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을 싫어했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그것들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니었다.그녀의 아빠는 기자로서 수많은 사람들과 당당하게 마주했었다. 그렇기에 딸인 그녀도 할 수 있다."괜찮아, 내가 있잖아."부승민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는 마치 어린아이를 혼자 강가에 내놓은 부모처럼 온하랑을 걱정하었다.발표회는 9월 5일 오후 3시부터 정식으로 시작한다.오전에 리허설을 두 번 해야 하기에 온하랑은 이른 아침부터 현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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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추서윤이 기대를 담아 온하랑을 바라보았다.추서윤만으로도 온하랑은 이미 기분이 충분히 나빴는데, 부승민까지 와서 거들자 그녀는 지금 당장 구역질을 할 듯 속이 메스꺼웠다.‘서윤이가 너무 착해서 그녀에게 뭐든 해주고 싶다’고 했던가.정말 웃겼다.추서윤을 착하다는 말로 표현하다니, 정말 ‘착하다’는 단어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었다.온하랑이 아무 말도 없자 추서윤이 계속 말했다."하랑아, 네가 아직도 날 미워하는 거 알아... 그렇게 싫으면 이리 줘, 내가 버릴게.”추서윤이 온하랑의 손에서 종이봉투를 도로 가져가려 했다."됐어요, 그냥 받을게요. 추서윤 씨는 리허설 하러 가세요."온하랑이 말했다.지금 옆에는 부승민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 심지어 CCTV까지 있었으니, 그녀가 선물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또 어떤 소문이 돌지 몰랐다.내일 당장 CCTV 동영상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며 온하랑이 추서윤을 괴롭힌다는 기사가 포털을 도배할지도 몰랐다.추서윤이 기쁜 듯 웃으며 말했다."고마워, 하랑아.”"승민아, 난 리허설 하러 먼저 갈게. 하랑이가 케이크를 먹는지 안 먹는지 꼭 확인해, 알겠지?”말을 마친 추서윤이 비서의 뒤를 따라 떠났다.온하랑이 케이크를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떠나려 하자 부승민이 그녀를 불러세웠다.“요즘 많이 바빴지? 앉아서 잠깐 쉴래? 케이크도 좀 먹으면서.”부승민이 종이봉투에서 조심스럽게 케이크를 꺼내 포크를 꽂고는 온하랑의 앞으로 밀었다.온하랑은 그가 이 정도로 추서윤의 말을 잘 들을 줄은 몰랐다. 아주 그냥 추서윤이 시키는 건 뭐든 다 해줄 기세였다."너 이거 좋아하지 않았어?”온하랑이 꼼짝도 하지 않자 부승민이 이어서 말했다.“아니면 서윤이 때문에 안 먹는 거야?”온하랑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포크를 집어 케이크를 한 조각을 떠서 입에 넣었다.분명 예전과 같은 맛이었는데, 예전에는 그렇게 맛있었던 케이크가 지금은 위에 들어가자마자 속을 울렁거리게 만들었다."우욱-"온하랑이 입을 가리고는 다급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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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각 플랫폼 라이브 방송에는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부승민이 확실히 잘생기긴 잘생겼네.][쓰레기 같은 남자.]별의별 댓글들이 다 있었다.부승민 뒤에는 BX그룹 고위층 사람들이 있었고 그 뒤에 온하랑이 있었다.지난번 병원 근처에서 온하랑을 취재하던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에서 가장 널리 퍼졌다.그 당시에 온하랑의 얼굴색은 무척 어두웠고 게다가 카메라가 좋지 않아 화질이 흐릿했다. 사람들은 이 동영상을 캡처하여 온하랑과 추서윤의 외모를 비교했다.온하랑은 이번에 정식으로 매체에 노출될 것이다. 그녀는 잠시 후 브랜드 대변인 신분으로 무대에 올라가 제품을 소개하고 게스트와 작은 이벤트에 참가할 계획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오늘 전문가에게서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받았다.카메라 앞에서 그녀는 담담하고 태연한 모습을 보여줬다.온하랑이 카메라에 나오자, 별의별 댓글들이 많이 달렸다.그녀가 이쁘다고 칭찬하는 사람도 있었고 못생겼다고 욕하는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그녀가 왜 추서윤보다 비주얼 순위가 앞설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발표회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고 댓글도 계속 많이 달렸다.카메라에 추서윤이 나오는 순간, 추서윤을 응원하는 실시간 댓글들도 가득했다.발표회의 처음 순서는 공식 대표 인물이 무대에 올라가 축사했다. 그러자 사회자가 다시 무대에 올라가 말했다.“다음 순서로 BX 그룹의 부승민 대표님께서 축사가 있겠습니다.”카메라를 부승민 쪽으로 돌리자, 그는 옷깃을 여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양복을 입은 그는 키가 훤칠하고 몸매가 좋아 보였다. 그는 무대 위로 곧장 걸어가 사회자로부터 마이크를 받고 밑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말하기 시작했다.“게스트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부승민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오늘 이 자리에서 BX 그룹의 계열 브랜드인 MQ의 S/S 신제품의 출시를 볼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지금 제가 전체 직원분들을 대표하여...”그의 말투는 전혀 급하지 않고 여유로워 보였다. 스포트라이트가 그의 몸에 비추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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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사회자는 흥분된 어조로 말했다.“부 대표님 오늘 정말 운이 좋네요. 첫 번째 행운아가 되었습니다. 어서 무대로 올라오세요.”기자들은 끊임없이 셔터를 눌렀고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실시간 댓글 반응도 뜨거웠다.[가짜.][정해진 거네.][볼거리가 생겼군.]부승민이 일어나 무대로 올라갔다.“이벤트 시작에 앞서 간단한 인터뷰를 해볼게요. 부 대표님 오늘 첫 번째 이벤트가 무엇인지 아세요?”“모릅니다.”부승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확실히 몰랐다. BX 그룹은 여러 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여러 계열사가 있어 이러한 활동이 많았다. 그래서 예전부터 무대에 올라 연설을 한 후 퇴장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활동인지 알려고 애쓰지 않았다.“온하랑 디렉터님과 같이 이벤트를 하시는 건 알고 있죠? 부 대표님은 온하랑 디렉터님에 대한 첫인상이 어떠세요?”그는 옆에 있던 온하랑을 쳐다보면서 말했다.“능력이 아주 뛰어난 친구입니다. 만약 온하랑 디렉터님이 없었다면 MQ는 오늘의 성적을 내지 못했을 겁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네요.”사회자는 목청을 가다듬고 일부터 기자들을 쳐다보면서 눈치를 줬다.“부 대표님도 아시다시피 저희가 듣고 싶은 게 따로 있잖아요.”그는 사회자가 이렇게 나올 줄 모르고 어색하게 온하랑을 쳐다보았다. 사회자 대본은 미리 작성한 것이기에 사회자가 즉흥으로 이렇게 물어볼 리가 없었다. 분명 온하랑의 뜻이었다. 부승민도 그녀의 목적을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를 이용하여 화제를 만들고 인기를 끌려 하였다.그러기에는 스캔들이 딱 맞았다. 게다가 추서윤도 지금 무대 아래에 앉아 있었다. 눈치 빠른 카메라 감독은 몇 번이나 추서윤에게 앵글을 맞췄다.사회자가 이렇게 묻자 기자들은 모두 정신을 차리고 혹시 어떤 정보라도 놓칠까 봐 조마조마하면서 기다렸다.네티즌들도 귀를 쫑긋하고 기대했으며 이 라이브 방송은 엄청난 인기를 불러일으키며 각종 플랫폼 홈페이지를 점령했다.부승민은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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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부승민과 온하랑은 눈을 마주치더니 실을 꿰기 시작했다. 부승민은 바늘을 물고 구멍을 그녀 쪽으로 대고 실을 꿰도록 맞춰주었다. 두 사람은 이마와 코끝을 맞대고 있었고 분위기는 무척 애매해졌다.눈치 빠른 카메라 감독은 일부러 클로즈업해서 두 사람을 촬영하였다. 얼떨결에 두 사람 입술은 서로 맞대면서 스쳐 갔다. 이때 카메라는 추서윤에게 앵글을 넘겼다.그러자 댓글은 폭발적이었다.몇 번인가 성공할 것 같았는데 항상 조금 모자랐다. 쉬워 보이는 게임이었는데 이렇게 어려울 수가.[X발, 이 계집애가 일부러 흔드는 건 아니지?][이러는데 둘이 그냥 동료라고?][그냥 게임이잖아. 왜 다들 이렇게 진지해.]스크린에서 카운트다운을 하기 시작했다. 마지막 십몇 초를 남겨두고 드디어 구멍을 통과했다.게임 성공.“두 분 축하드립니다. 벌칙을 면하셨네요. 정말 아쉽습니다! 자, 부 대표님은 이제 자리로 돌아가 주세요. 지금부터 두 번째 게스트를 추첨하겠습니다.”스크린에서 수많은 이름이 오가고 있었다. 과연 누구 일가? 계획대로라면 추서윤이 뽑히게 된다.[무조건 계획된 거야.][기획을 참 잘해.]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추서윤이 무대로 올라갔다. 카메라는 추서윤과 온하랑을 같은 앵글에 넣었다. 두 사람이 이렇게 화목해 보이는 날이 오다니.하지만 댓글 분위기는 전혀 화목하지 않았다.사회자는 먼저 추서윤을 간단히 인터뷰했다.“다들 서윤 씨가 MQ 모델이자 이 또한 서윤 씨가 귀국하고 복귀한 첫 광고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요. 어떠한 계기로 이 브랜드 모델이 되셨나요? 특별한 에피소드 같은 게 있나요?”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그렇게 특별한 건 없고요. 그냥 서로 마음에 들어서 협업하기로 했어요.”“그렇군요. 일부 네티즌들이 서윤 씨가 MQ 브랜드 모델이 되는데 부승민 씨가 도와줬다고 하는데 이 소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이보다 더 직설적일 수는 없었다. 추서윤은 부승민을 쳐다보고 피식 웃더니 대답했다.“그런 적 없습니다.”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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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헐, 정말 스캔들 제대로 나겠는데?”카메라가 부승민의 얼굴을 찍고 있었다. 그는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검고 깊은 눈은 아무런 감정도 내비치지 않았다.많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무대에 오른 그는 추서윤 곁에 섰다.추서윤은 하이힐을 신고 있었지만 두 사람은 그래도 머리 하나 정도 차이가 났다.매체들은 그들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밀었다.카메라맨도 계속 그들을 찍었다. 그러다가 가끔 무대 아래의 온하랑을 찍기도 했다.사회자가 웃으면서 물었다.“관중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추서윤 씨한테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아까 얘기하시길 온하랑 디렉터님을 처음 만났을 때 온하랑 디렉터님이 열여섯 살이라고 했죠? 그럼 두 분의 첫 만남 장소는 어디입니까?”이 질문은 피디가 인이어로 사회자에게 알려준 것이다.추서윤은 입술을 말고 옆의 부승민을 힐긋 쳐다보았다.“추서윤 씨가 대답하기 싫으시면 안해도 됩니다. 하지만 다들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저는 이미 알 것 같으니까요. 여러분들은 어떠세요?”댓글이 가득 올라와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다음 질문은 부 대표님께 하는 질문입니다. 추서윤 씨와는 언제 알게 된 거죠?”부승민은 잠깐 생각하다가 대답했다.“대학 때요.”사회자는 의미심장하게 대답했다.“오~ 오랫동안 알고 지내셨군요.”댓글 창의 분위기는 아주 뜨거웠다.두 사람이 사귄다고 얘기한 적은 없지만 사람들이 봤을 때 이건 공개연애나 다름없었다.민윤 커플의 팬들은 다시 살아났다.피디는 팬들을 가스라이팅할 줄 잘 알았다.아까 온하랑과 부승민의 행동에 민윤 커플의 팬들은 많이 기분이 상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은 또다시 기력을 되찾고 부활했다.“긴말 하지 않고 다음 게임 코너로 넘어가죠.”온하랑은 부승민과 추서윤을 위해 풍선 터뜨리기 게임을 준비했다.두 사람이 풍선을 몸 사이에 끼고 힘껏 끌어안아 터뜨리는 방식이었다.준비한 풍선은 많지 않았다. 모두 세 개였다.부승민과 추서윤은 힘을 합쳐 풍선은 터뜨렸다.사회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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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재치있는 대처에 팬들이 더욱 많아졌다.온하랑은 다른 인터뷰가 없었기에 스태프와 함께 뒤처리를 하고 있었다.한 매체의 기자와 감독이 온하랑에게 인터뷰를 제의했지만 온하랑은 거절했다.기자도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이 발표회에는 이미 많은 떡밥이 뿌려져 있었으니까.MQ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인스타와 네이버에서도 수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발표회가 끝난 후에도 열기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았다.현장을 다 처리한 후, 온하랑은 직원들을 일찍 퇴근시켰다.오늘까지 홍보는 거의 끝났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상품이 출시되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스튜디오에서 나온 온하랑은 부승민이 보낸 카카오톡을 발견했다.[지하 주차장에서 기다릴게.]그 문자를 본 온하랑은 눈썹을 약간 찡그렸다.뒷정리를 도와주면서 부승민을 보지 못했기에 그녀는 부승민이 추서윤과 함께 떠난 줄 알았다.다른 사람들은 발견하지 못했겠지만 온하랑은 부승민의 표정이 굳어있다는 것을 알았다.부승민은 돈 많은 재벌집 자제들 중에서도 조용한 편이었다.아무리 팬이 많아도 개인 인스타를 만들지 않았다.인터넷에서 그가 바람을 피운다고 욕하는 사람들이 많긴 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사생활을 일일이 보고해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하지만 오늘의 발표회는 마치 부승민을 아이돌처럼 여기며 진행했다. 연예인들처럼, 예능에서 재밌는 게임으로 팬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 말이다.이건 BX 그룹의 대표에게 있어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다. 그것도 상대를 바꿔가면서.화를 꾹 참고 무대에서 내려온 건 온하랑의 얼굴을 봐서였다.온하랑은 부승민이 이따가 어떻게 화를 낼지 걱정되었다.하지만 언젠가는 마주해야 한다. 온하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와 부승민이 보낸 위치로 걸어갔다.“승민아, 오늘 저녁 나랑 같이 밥 먹자, 응? 어렵게 나온 거란 말이야. 내가 널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코너에서 추서윤의 목소리를 들은 온하랑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일단 돌아가. 오늘 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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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그럼 추서윤의 병이 그래서...“안 갈래. 안가.”추서윤은 울면서 말했다.“눈만 감으면 그날의 모습이 떠올라. 잊을 수도 없어. 내가 얼마나 너를 불렀는데... 네가 날 구하러 와줬으면 좋겠다고...”부승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온하랑도 코너에 서서 나가지 않았다.이윽고 ‘쿵’ 소리와 함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온하랑은 두 손을 꽉 쥐고 몸을 약간 돌려 밖을 쳐다보았다. 검은색 카이엔이 지하 주차장을 나서고 있었다. 온하랑은 핸드폰을 보다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일이 끝난 듯한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부승민이 추서윤에게 마음 약해질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부승민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래서 실망은 하지 않았지만 기분이 나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역시나 그럴 줄 알았다는 기분이다.부승민을 사랑하지만 기대는 할 수 없다.온하랑은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가서 택시를 잡고 집에 갔다.길에서 부승민이 문자를 보내왔다.[하랑아, 미안해.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겠어.][응, 택시 타고 갈게.]온하랑이 대답했다.[저녁 같이 먹자. 기다려.][응.]온하랑은 그렇게 대답하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부승민이 추서윤 때문에 나갔을 때마다 이튿날에 돌아오곤 했으니까.만약 저녁을 먹기 전에 돌아온다면 내일 서쪽에서 해가 뜰 것이다.추서윤의 수단이 잘 먹힌다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온종일 바삐 돌아챈 온하랑은 피곤해서 집에 돌아와 욕조에 물을 받았다.반신욕을 하고 있을 때, 핸드폰을 보면서 인스타와 각종 SNS를 확인했다. 발표회에 관해 얘기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가장 핫한 건 부승민과 추서윤이었다.두 사람이 사귀는 것이 맞다고 싸우고 있었다.머글, 안티팬, 악개팬, 커플팬. 여러 사람들이 싸우면서 댓글이 엄청나게 달렸다.하지만 발표회가 있은 후, 온하랑은 누명을 벗게 되었다.사람들은 온하랑의 신분까지 밝혀냈다.네티즌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온하랑의 아버지는 유명한 기자, 온강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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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추서윤이 무대 위에서 얘기하는 걸 보면 온하랑과 알고 지낸 지 오래된 것 같은데, 게다가 온하랑은 동생처럼 여기는 것 같았다.보통 불륜녀한테 그렇게까지 하기 쉽지 않은데 말이다.하지만 추서윤의 팬은 온하랑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사진을 찍을 때, 추서윤은 온하랑 때문에 넘어질 뻔했다.그때 카메라 감독이 마침 부승민이 추서윤을 부축하는 장면을 찍었다. 추서윤은 온하랑을 쳐다보고 있었다.네티즌들은 누가 밟았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추서윤이 온하랑을 쳐다보는 것을 보고 온하랑이 밟은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온하랑의 인스타에는 많은 댓글들이 달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DM 창을 닫아버린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온하랑의 핸드폰은 온종일 울릴 것이다.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댓글은 그녀에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대충 보고 난 후 인스타를 끄고 핸드폰을 내려놓았다.좋은 댓글이나 나쁜 댓글이나, 다 관심이 아니겠는가.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사모님, 저녁 준비했습니다.”“알겠어요.”온하랑은 짧게 대답한 후 욕조에서 나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내려와 밥을 먹었다.“사모님, 대표님은 오늘 돌아오시나요? 음식을 준비해 드릴까요?”“안 돌아올 거예요. 남은 건 버려요.”온하랑은 솔직하게 대답했다.“네.”온하랑은 저녁을 다 먹고 올라갔다. 도우미는 그릇을 씻고 있었다.청소를 다 하고 주방에서 나온 도우미는 부승민이 돌아온 것을 발견했다.그는 넥타이를 풀면서 물었다.“저녁 준비해줘요.”도우미는 그대로 얼어붙어 얘기했다.“대표님, 돌아오셨어요? 사모님께서 대표님이 돌아오시지 않으니 남은 건 버리라고 하셔서 이미 설거지를 끝냈는데... 지금 다시 준비해 드릴게요.”“...네.”부승민은 어두운 표정으로 바로 침실로 향했다.온하랑은 야근하지 않았기에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놀고 있었다.갑자기 방문이 열리더니 부승민이 밖에서 걸어들어오고 있었다.온하랑은 그를 보고 깜짝 놀랐다.“일찍 돌아왔네?”부승민은 침대맡에 서서 멍한 온하랑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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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오늘 발표회, 잘 준비했더라. 참 잘했어.”부승민이 칭찬하며 이를 꽉 깨물었다.역시, 올 게 왔구나.온하랑은 몸을 일으켜 그를 보고 해명했다.“미안해. 다 MQ 브랜드를 위해서 그런 거야. 우리가 관심을 받고 인기가 많아지면 브랜드한테도 우세잖아.”“그리고?”“오빠한테 그런 이상한 게임을 준비해줘서 미안해. 오빠는 그런 연예인들과 다른데 말이야.”“그리고.”그리고?그리고 또 뭐가 있지?온하랑은 더는 떠올리지 못했다.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부승민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부승민은 화가 나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왜 나와 추서윤한테 그런 게임을 준비해 준 거야?”“싫었어?”부승민의 표정은 그대로 굳었다.이건 싫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었다.온하랑은 사실대로 얘기했다.“두 사람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런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줘야 인기가 더 많아지지.”부승민은 어이가 없어 실소를 터뜨렸다. 입가가 부들부들 떨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온하랑은 마치 기회를 노리는 하이에나 같았다. 부승민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온하랑은 당당하게 얘기했다.“오늘 발표회의 열기가 아주 뜨거웠으니까 앞으로도 잘 될 거야. 난 자신 있어. 부 대표님도 이런 일로 날 탓하지 않을 것 같은데.”“아주 당연하다는 듯 얘기하네?”“이게 다 회사를 위해서지.”“욕먹는 게 두렵지는 않아?”“안 무서워. 하나도.”“다음에는 절대로 안 돼.”“감사합니다. 부 대표님.”온하랑은 그를 향해 웃었다.부승민은 아래로 내려와 밥을 먹은 후 다시 침실로 돌아가 씻고 나왔다.얼마 지나지 않아 물소리가 끊겼다. 그는 샤워가운을 입고 나와 간단하게 머리를 말린 후 침대의 다른 편에 가서 앉았다.온하랑이 핸드폰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몸을 숙여 가까이 다가가 머리를 온하랑의 어깨에 기댔다.“뭘 봐?”“아무것도 아니야.”온하랑은 얼른 폰을 닫았다.아까 그녀는 비밀 계정으로 댓글을 달고 있었다.발표회의 일들은 많은 사람들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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