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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제안의 모든 챕터: 챕터 131 - 챕터 140

1272 챕터

제131화

벨 소리가 몇 초 울리자마자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온하랑은 아직도 꿈인 줄 알았다.이윽고 주변에서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방문이 열리고 닫혔다.온하랑은 그제야 눈을 떴다. 방은 어두웠고 희미한 달빛을 빌려 옆을 쳐다봤을 때, 옆자리는 비어있었다.그러니까 꿈이 아니라 누군가가 부승민한테 전화를 건 것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문고리가 천천히 돌려졌다. 부승민이 조용히 들어와 잘 자고 있는 온하랑을 보더니 조용히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옷을 갈아입고 난 후 그는 또 방을 나갔다.방문이 닫히고 남은 건 정적뿐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래에서는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온하랑은 눈을 뜨고 어둠 속에서 천장을 응시했다.추서윤이 건 전화라는 직감이 들었다.묻고 싶었지만 물을 수 없었다.온하랑은 진실을 알아버리면 힘들어질까 봐 두려웠다.어차피 그녀가 말린다고 해도 부승민은 듣지 않을 테니까.온하랑은 눈을 감았다. 하지만 잠은 이미 완전히 깨버려 다시 잠에 들기 어려웠다.날이 거의 밝을 때, 밑에서 엔진 소리가 또 들려왔다.이윽고 방문이 열리고 부승민이 옷을 갈아입은 후 온하랑의 곁에 누워서 잤다. 마치 처음부터 나간 적이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온하랑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 연기에 동조해주었다. 아침 여섯 시 반. 부승민은 일어나서 아침 조깅을 시작했다.그가 떠난 후, 온하랑은 천천히 눈을 떴다. 눈은 약간 충혈되어 있었는데 제대로 쉬지 못한 것 같았다.침대에 더 누워있던 그녀는 일곱 시가 넘었을 때 일어나 세수를 했다.옷을 입고 내려가자 부승민은 이미 소파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일어났어? 아침 먹자.”부승민은 신문을 내려놓고 소파에서 일어나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물었다.“어제 제대로 못 쉬었어?”은하랑은 대충 대답했다.“요즘 좀 힘들었나 봐.”부승민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온하랑이 회사에 도착하자 비서팀의 조 비서가 갑자기 그녀를 단체 카톡방에 초대했다.단톡방의 이름은 온천 리조트였다.공지에는 MQ, 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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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단톡방에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내일 퇴근 후 회사 문앞에서 집합한다고.회사에서 버스를 대여해 그들을 데리고 미리 교외의 온천 리조트로 간다는 뜻이었다. 세 부문의 사람들을 합치면 도합 40여 명이었기에 차가 두 대 필요했다.이튿날, 사람들은 출근하면서 갈아입을 옷과 개인용품들을 챙겨왔다. 그리고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바로 밖으로 나갔다. 다들 온천 리조트에 대한 기대가 큰 모양이었다.온하랑이 내려왔을 때, 버스에는 사람이 꽤 많이 앉아있었다. 온하랑은 가방을 들고 차에 타서 뒤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뒤에서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직원들이 더 타서 버스에는 거의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온하랑 디렉터님, 저 여기 앉아도 돼요?”한 남자가 다가와 물었다. 온하랑은 고개를 들어 그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앉으세요.”“감사합니다.”“괜찮아요.”온하랑은 옆에 앉은 남자를 알고 있었다. MF 부문의 직원인데 이름은 황세운이었다.원래 MQ의 사람이었는데 후에 MF로 간 것이었다.게다가 황세운은 전에 온하랑에게 관심이 있었다.그래서 온하랑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얘기했다.그러다 갑자기 누군가가 큰소리로 외쳤다.“부 대표님도 가시게요?”온하랑이 고개를 돌리자 손에 캐리어를 든 부승민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어제 부승민은 운전해서 데려다주겠다고 했었다.하지만 온하랑은 동료들이 오해할까 봐 거절했다.“왜요? 부 대표님도 쉴 수 있는 거죠.”누군가가 웃으면서 얘기했다.그러자 사람들이 한마디씩 보태면서 장난을 쳤다.버스에는 이제 자리가 얼마 남지 않았다.안쪽에 앉거나 뒤쪽에 앉아야만 했다. 부승민은 들어가면서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황세운은 시선을 돌리고 놀라서 얘기했다.“부 대표님도 가실 줄 몰랐어요. 부 대표님은 일밖에 모르는 워커홀릭인 줄 알았는데.”온하랑과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혼잣말 같기도 했다.온하랑은 대답하지 않고 차창문에 기대 눈을 감았다.버스가 온천 리조트를 향해 출발했다.버스 안은 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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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부승민이 보낸 문자였다.[내 방 번호 0104.]동료들의 방은 이미 준비되어있었다. 여자는 2인실, 남자는 4인실이었다 그리고 부승민은 홀로 스위트룸을 쓰고 있었다.온하랑이 답장했다.[괜찮아요.]그녀에게는 룸메이트가 있었다. 만약 그녀가 부승민의 방에서 잔다면 괜한 소문이 날 수도 있다.[내 방에는 개인 온천이 있는데.]“...”온하랑은 머뭇거렸다. 회사에서 돈을 내서 가는 워크샵이니 모든 사람에게 단독 온천이 차려질 수는 없었다.하지만 온하랑은 다른 사람들과 온천욕을 하는 것이 살짝 꺼려졌다. 단독 온천이라니. 온하랑은 확실히 설렜다.버스가 온천 리조트에 도착해 멈춰 섰다. 사람들은 차에서 내려 조 비서와 함께 가서 방 키를 가졌다.이윽고 조 비서는 단톡방에 문자를 보냈다.[저녁에는 자유활동하고 내일 점심은 2층 식당에서 모여서 먹으면 됩니다.]그리고 리조트의 지도 한 장을 보냈다.온하랑과 같은 방을 쓰게 된 건 장서연이라는 MF의 직원이었다.두 사람은 먼저 방으로 돌아가 짐을 풀었다.장서연은 문자를 하더니 온하랑과 얘기했다.“온하랑 디렉터님, 저 다른 직원들이랑 같이 밥 먹기로 했는데 같이 가실래요?”온하랑이 대답했다.“먼저 가세요. 전 아직 배가 고프지 않아서 이따가 가려고요.”“알겠습니다.”장서연이 나간 후, 온하랑도 방을 나가 0104방 문을 두드렸다.부승민이 나와 온하랑을 보고 얘기했다.“들어와.”온하랑은 0104에 들어가 방을 구경했다. 스위트룸이라 그런지 확실히 호화롭고 좋아 보였다. 모든 물건은 다 최상급으로 준비되어있었다.온하랑의 방보다 100배는 나았다.방 밖에는 단독 온천이 따로 있었다.“오늘 여기서 잘 거야?”“안돼. 저녁에는 돌아가서 자야 해. 내일 여기 와서 온천욕이나 하려고.”“오늘 밤에도 와서 온천에 들어가면 좋잖아?”온하랑은 살짝 설렜다.“먼저 들어가 있어. 사람을 시켜서 음식을 가져올 테니까. 그러면 밥을 먹으면서 온천을 할 수 있잖아.”온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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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온하랑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거의 부승민의 품에서 녹아내리고 있었다. 얼굴은 약간 달아올라 있었고 입술 사이로 가쁜 호흡이 뱉어졌다.그녀의 몸이 바르르 떨리는 것을 본 부승민은 손을 뺐다.“어때? 긴장이 다 풀렸지?”온하랑은 부승민의 품에서 움직일 힘도 없이 겨우 “응”이라고 대답했다.부승민은 두 팔로 그녀를 안아 자기 허벅지 위에 올렸다.그의 뜻을 안 온하랑은 온몸으로 버둥거렸다.“안 돼... 안 돼...”더 하게 된다면 힘들어질 것 같았다.부승민이 속삭였다.“괜찮아, 내일은 출근 안 하잖아.”그는 이미 2개월을 참았다.게다가 요즘은 그녀를 편하게 해주느라고 더욱 힘들었다.온하랑이 버둥대고 있을 때,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온하랑은 한숨을 돌리고 얘기했다.“얼른 가서 문 열어.”부승민은 눈을 감고 작게 욕설을 내뱉었다. 아마도 식사를 가져온 사람일 것이다.그는 샤워가운을 입고 문앞에 가서 밥을 챙겼다.저녁 식사는 꽤 풍성했다. 부승민은 요리를 온천 옆에 가져다주었다.온하랑은 온천 속에서 밥을 먹었다. 얼마나 꿈 같은 시간이었는지, 하늘을 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저녁을 먹은 후, 온하랑은 온천에서 일어나 샤워타올을 몸에 감고 얘기했다.“난 먼저 돌아갈게. 천천히 먹고 있어.”부승민의 이마에는 핏줄이 설 지경이었다....온하랑이 간 후, 부승민은 간단히 밥을 먹은 후 온천에서 나와 주변을 정리했다.거실로 돌아온 부승민은 소파 안에서 핸드폰을 들었다. 잠금을 해제하려고 보니 그의 핸드폰이 아닌 온하랑의 핸드폰이었다.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그는 손쉽게 핸드폰 잠금을 풀었다.온하랑은 아까까지 인스타를 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그는 온하랑의 인스타를 내리다가 그대로 굳어버렸다.그건 추서윤이 이틀 전에 올린 글이었다.[새벽에도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사진을 보니 그건 부승민의 손이었다.그리고 글을 올린 시각은 바로 그가 온하랑을 재우고 추서윤에게 갔던 날이었다.부승민은 미간을 찌푸렸다. 마음속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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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추서윤이 아는 온하랑은 그 인스타를 부승민에게 보여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대담하게 올린 것인데 부승민이 그걸 보게 될 줄은 몰랐다.부승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인스타를 본 순간, 그가 알던 추서윤은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추서윤은 계속 변명하면서 그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승민아, 제발 날 용서해줘. 지금 바로 온하랑에게 가서 빌게. 제발 날 버리지 말아줘. 난 네가 없으면 안 된단 말이야.”“이번 한 번뿐이야. 인스타를 지워.”“알겠어. 지금 당장 지울게. 승민아, 날 용서해 준거지? 미안해, 승민아. 널 실망하게 해서. 내가 어떻게 온하랑에게 그럴 수 있겠어. 또 하랑이한테 상처를 줬으니 날 미워하고 있을 거야.”“못 봤을 거야. 그러니까 자책하지 말고 온하랑과 멀어져.”“알겠어.”추서윤은 그렇게 말하면서 속이 불편했다.온하랑이 이 인스타를 보지 못했다니, 얼마나 아쉬운가.전화를 끊은 후, 부승민은 온하랑의 핸드폰으로 다시 인스타를 들어가 보았다. 추서윤의 글은 이미 사라졌다.그제야 부승민은 한숨을 돌렸다.이렇게 하면 온하랑은 그날 밤, 부승민이 나갔다 왔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이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문앞에 다가가 보니 온하랑이였다.온하랑은 부승민을 보며 얘기했다.“핸드폰을 여기에 둔 것 같아.”“여기.”부승민은 그녀의 핸드폰을 돌려주었다.“고마워.”온하랑은 떠나려다가 무언가가 떠올라서 얘기했다.“맞다, 뭐 좀 도와줄 수 있어?”“들어와서 얘기해.”온하랑이 들어오자 부승민은 문을 닫았다.“솔직하게 얘기하면 되지. 우리 사이가 부탁해야 할 사이야?”“오빠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에 올려도 돼?”부승민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저도 모르게 입술을 핥으며 얘기했다.“내 사진을 인스타에 올리려고?”설마 추서윤이 올린 그 글을 이미 본 건가?온하랑이 해명했다.“차에서 황세운 씨가 나한테 남자친구가 없냐고 물었어. 날 좋아하나 봐. 남자친구가 있다고 얘기했더니 안 믿는 거 있지.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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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이튿날 아침. 온하랑은 다른 동료들과 함께 리조트에서 산책하면서 사진을 찍었다.점심 열두 시 반. 2층의 식당에는 커다란 테이블이 세 개 준비되어 있었다. 모든 직원들이 같이 바비큐 파티를 시작했다.여자들이 한 테이블, 남자들이 두 테이블로 나누어 앉았다.여자들은 음료수를 마셨고 남자들은 맥주를 마셨다.다들 기분 좋게 먹고 있었고 조금 취기가 오른 사람은 부승민에게 장난을 치기도 했다.부승민은 담담하게 웃어넘겼다. 직원들은 더욱 기뻐했다.점심을 먹은 후, 누군가가 게임을 하자고 얘기했다.다들 기분이 좋아서 얼른 그 제안을 승낙했다.“좋아요, 무슨 게임을 할 건데요?”“제일 간단하게 술병 돌리기 해요.”한 사람이 빈 맥주병을 꺼내 테이블에 놓았다.“술병이 지목하는 사람은 진실게임 혹은 벌칙이에요.”“좋아요.”많은 직원들이 승낙했다.부승민이 자리에 있으니 눈치 없이 빠지겠다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무리 싫어도 어쩔 수 없었다.MF의 진승철 전무가 물었다.“부 대표님도 같이 하실래요? 같이 놀아요, 다들 기대하고 있단 말이에요. 그렇죠?”“네! 맞아요. 부 대표님도 얼른 오세요.”사람들이 얘기했다.“알겠어요. 그럼 조금만 있을게요.”부승민이 승낙하자 직원들은 환호했다.조 비서를 따라 그들은 리조트 뒤의 별장에 와서 게임을 진행했다.별장에는 커다란 거실도 있고 당구장도 있고 게임기도 있었으며 영화관, 헬스장, 칵테일바까지 있었다. 이건 모두 리조트에 온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사람들은 거실에 동그랗게 앉아 중앙에 맥주병을 놓았다.진승철이 먼저 얘기했다.“자, 내가 먼저 돌릴게요. 처음으로 당첨되는 행운아가 누구인지 한 번 보자고요.”그렇게 말한 후, 진승철은 바닥의 맥주병을 돌렸다.사람들이 조용해져서 모두 그 술병을 쳐다보며 숨도 크게 쉬지 못하고 있었다.병은 돌다가 한 남자 직원을 가리켰다.자기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직원들은 얼른 입을 열었다.“장승우 씨, 운이 좋네요! 첫 타자라니. 진실게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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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만약 진실게임에 대답하지도 못하고 벌칙도 못 하면 술을 세 잔 마셔야 했다.사람이 너무 많았기에 모든 사람을 지목하려면 거의 40번 돌려야 한다.그래서 온하랑 차례까지 오지 않았다. 다른 여자 동료들도 지목당하긴 했지만 그렇게 난감한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벌칙을 수행하고 난 진승철이 얘기했다.“자 이번에는 누구를 돌려볼까.”술병이 중간에서 빙그르르 돌아갔다.사람들은 시선을 떼지 못하고 술병을 쳐다보았다. 그 술병이 가리킨 사람은 다름 아닌 부승민이었다.모든 사람들이 환호했다.진승철은 웃으면서 얘기했다.“부 대표님, 어쩔 수 없네요. 진실게임이랑 벌칙 중에서 고르세요.”“진실게임이요.”“그럼 묻죠. 첫 경험은 추서윤 씨와 했나요?”사람들은 진승철의 담대함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그래도 귀를 쫑긋 세운 채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부승민의 대답을 기다렸다.부승민은 온하랑을 쳐다보면서 얘기했다.“아니요.”그는 추서윤과 연애하면서 스킨쉽을 한 적이 없었다.부승민 본인이 혼외자였기 때문에, 그쪽 방면으로는 더욱 세게 자신을 억제했던 것이었다. 다행인 것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그를 아주 아껴주어 부승민과 부민재는 다른 이복형제들처럼 크게 싸우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이 지난 후, 온하랑과 결혼하려고 마음먹은 것이기도 했다. “그럼 누구죠?”진승철이 기세를 몰아 더 물었다.“질문은 하나만 해요. 전 이미 대답했으니까요.”온하랑은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부승민과 결혼하기 전, 부승민이 추서윤과 사귀었다는 것을 알긴 했다. 하지만 그건 모두 과거였고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녀는 잘 알지 못했고 물어볼 용기도 없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관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온하랑은 약간 기뻐했다.사람들은 실망한 눈치를 내비췄다.“진 전무님! 그렇게 물어보면 당연히 안 되죠. 누구인지 직접 물으셨어야죠.”진승철이 얘기했다.“다음에 꼭 그렇게 할게요.”마침 몇 번 지나지 않아 술병은 또 부승민을 지목했다. 이번에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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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목을 가다듬고 얘기했다.“18센치... 정도?”“그렇게 크다고요? 정말이에요?”사람들은 또 웅성댔다.온하랑은 바로 술병을 돌렸다. 질문이 끝났으니 이제는 다 지나갔다고 생각했지만 술병은 또 마침 부승민을 가리켰다.그 순간,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부 대표님, 진실게임이에요, 벌칙이에요?”온하랑이 그를 보면서 물었다.“진실게임.”이런 장소만 아니었다면 온하랑은 그에게 묻고 싶었다. 그녀한테 조금이라도 마음이 있었냐고.주변에서 사람들이 질문할 거리를 던져주었다.부승민의 크기가 얼마인지.첫 경험 때 몇 살이었는지.얼마나 많은 여자와 몸을 섞었는지. 부승민의 크기는 온하랑도 잘 알고 있었으니 물을 필요가 없었다. 혼전 사생활이 궁금하긴 했지만 모르는 게 약이라고, 물어보지 않았다.하지만 부승민에 관한 이야기들은 거의 다 알고 있기에 뭘 물어봐야 할지 몰랐다.온하랑은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추서윤 씨와는 어떻게 알게 된 거죠?”직원들도 귀를 세우고 부승민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부승민은 눈을 반짝이더니 온하랑을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온하랑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주변은 갑자기 조용해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부승민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학교 활동 때문에 같이 무대를 준비해야 해서 알게 된 거예요. 그리고 그 무대가 끝난 후 사귀게 되었죠.”“연습하다가 서로 좋아하게 된 거예요?”누군가가 물었다.“네.”그랬구나.온하랑은 마음이 찝찝했다.대학 시절의 연애는 풋풋해서 잊기 어려울 것이다.부승민을 좋아하기 전, 온하랑도 대학에서 풋풋한 연애를 하고 싶었다.하지만 부승민을 좋아하게 되었으니 그건 이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온하랑이 대학을 다닐 때, 부승민은 이미 회사에 출근하는 직장인이 되었다. 온하랑은 항상 부승민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추서윤은 부승민과 함께 아리따운 청춘 시절을 보냈으니 더욱 잊기 힘든 것이겠지.그리고 온하랑은 또 앉아서 구경하기 시작했다.핸드폰이 진동했다.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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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무릎으로 생각해도 그가 무슨 속셈인지 알 수 있었기에 온하랑은 바로 대답했다.[안 가. 쉴 거야.][확신해? 시간은 내일밖에 없는데, 설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온천에 들어가려고?]온하랑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얘기했다.[저녁에 갈게.][음식을 온천에 흘리면 안 된대. 그래서 온천에서 식사하는 건 금지야.]부승민은 온하랑이 온천에서 식사를 마친 후 도망갈까 봐 미리 얘기했다.[알았어. 그럼 밥 먹고 갈게.]온하랑은 침대에 기대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추서윤과 연관된 검색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추서윤 독일어]온하랑은 그 검색어를 클릭했다.추서윤이 귀국한 후 참가했던 예능이 오늘 방송되었다.그 예능의 클립 영상에서 추서윤은 독일어를 할 줄 안다고 자기소개에 썼다.다른 게스트들은 그녀더러 독일어로 얘기해 보라고 했고 추서윤은 바로 입을 열었다.“그럼 제가 독일어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그리고 추서윤은 유창하게 독일어로 말을 이어갔다.부승민이 독일어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너무 많이 들어서인지, 온하랑은 이 이야기가 익숙하게 느껴졌다.“이건 바로 ‘까마귀와 여우’라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에요. 한 까마귀가 치즈 덩이를 물어서 나무에 앉아 치즈를 먹고 있었어요. 하지만 까마귀는 먹고 있을 때 쩝쩝대는 습관이 있어요. 여우 한 마리가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까마귀한테 얘기하죠. ‘아, 까마귀님, 저는 종래로 당신처럼 예쁜 털을 가진 새를 보지 못했어요! 만약 당신께서 좋은 목소리가 있다면, 노래를 잘 부른다면 우리는 모두 당신을 왕으로 추앙할 거예요. 모든 새들의 왕으로요!’ 그 말을 들은 까마귀는 기분이 좋아져서 자기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바로 노래를 시작하려던 찰나, 치즈가 떨어졌죠. 여우는 바로 떨어진 치즈를 입에 넣고 이 어리석은 까마귀를 비웃었어요. 다들 이 이야기, 들어보셨죠?”한 게스트가 얘기했다.“어릴 때 들어본 것 같네요.”다른 게스트가 또 물었다.“추서윤 씨는 미국에서 있으면서 어떻게 독일어를 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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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저녁 여덟 시. 부승민은 온하랑에게 카카오톡을 보냈다.[저녁은 먹었어? 왜 아직도 안 와?]온하랑은 문자를 흘깃 보고 카카오톡을 끈 후 핸드폰을 잠갔다.핸드폰이 두 번 진동했다. 또 카카오톡이 도착했다.온하랑은 핸드폰을 들어 확인했다. [바로 답장해. 안 그러면 찾아갈 테니까.]온하랑은 입꼬리를 올려 웃고 대답했다.[오늘은 안 갈래.][왜? 왜 아까는 무시한 거야.][아까는 못 봤어. 오늘은 힘들어서 가고 싶지 않아.]핑계였다.딱 봐도 핑계가 확실했다.[온하랑, 솔직히 얘기해. 무슨 일인데.][솔직히 얘기한 거야. 힘들어서 쉬어야겠어.]문자를 보낸 후, 온하랑은 핸드폰은 잡고 얼마간 기다렸다.하지만 부승민에게서 답장이 오지는 않았다.온하랑은 핸드폰을 침대맡에 두고 잠에 들려고 했다.갑자기 밖에서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온하랑은 그대로 굳어버렸다.노크한 게 부승민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장서연의 침대가 문과 더 가까웠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문으로 걸어가더니 문을 열지 않고 물었다.“누구세요?”“나예요.”낮은 목소리가 문을 넘어 들려왔다.“온하랑한테 할 말이 있으니 나오라고 해줘요.”“아, 네.”장서연은 바로 대답한 후 온하랑을 보며 얘기했다.“하랑 씨, 부 대표님께서 찾으세요. 얼른 나가봐요.”부승민이 정말 여기까지 오다니.온하랑은 어쩔 수 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슬리퍼를 신고 나갔다. 그리고 바로 문을 닫아버렸다.온하랑은 부승민을 보면서 물었다.“왜 왔어? 무슨 일이라도 있어?”“몰라서 물어?”부승민은 온하랑을 쳐다보며 물었다.온하랑이 뭐라고 얘기하려는 데, 부승민의 그녀의 말을 끊고 말했다.“그런 핑계들로 넘어가려고 하지 마. 기분이 왜 안 좋은지 얘기해 줘야 알 것 아니야.”“다른 이유 없으니까 그만해.”“추서윤이 나간 예능 때문이야?”온하랑은 가만히 있었다.“질투하는 거지?”“그런 거 아니야. 혼자서 마음대로 추측하지 마. 내가 왜 질투를 해? 내가 오빠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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