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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위태로운 제안: Chapter 151 - Chapter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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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화상을 입었다던데 얼마나 크게 다친 거죠?”“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화상 부위가 피부의 23퍼센트 정도라고 해요. 구출될 당시 어떤 부위는 살과 피가 뒤섞인 채 진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서윤이가 기절해서도 아파서 끙끙대는 걸 보니 제 맘이 너무 아프더라고요.”안수빈의 설명을 듣던 부승민은 추서윤이 당시 얼마나 아팠을지 상상하며 그녀를 걱정했다.추서윤의 병상 옆에 앉아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는 부승민의 양미간에 안쓰러움이 가득했다.“그리고 의사 선생님 말로는 무엇보다 서윤이의 심리상태가 문제라고 하셨어요. 이번 일로 너무 충격을 받아서 병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그러시더라고요. 서윤이가 귀국하고부터 왠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는데 누군가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예요.”“제일 좋은 의사를 알아봐서 서윤이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대표님, 그런데 왜 핸드폰을 끄고 계셨어요?”부승민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자 안수빈이 웃으며 말했다.“아니, 별건 아니고요. 서윤이의 핸드폰을 보니 대표님께 두 번이나 전화를 걸었더라고요. 전화 건 시간을 보니까 안에 갇혔을 때였던 것 같던데, 서윤이도 너무 놀라서 혹시나 대표님이 구해주러 와주진 않을까 싶어서 전화한 거겠죠. 그때 만약 대표님이 전화를 받고 촬영팀에게 상황을 알렸으면 서윤이도 빨리 구출될 수 있었을 테고 이렇게 다칠 일도 없었겠죠.”부승민이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그때 일이 좀 있어서 전화를 못 받았습니다. 서윤이에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저도 생각지 못했습니다.”들은 소식에 의하면 추서윤에게 일이 생겼을 때 부승민은 온하랑과 함께 외식하고 있었다. 평소 부승민이 추서윤의 전화를 안 받았던 적은 없었으니, 전화를 끊고 핸드폰 전원을 꺼놓은 사람은 온하랑일것이다.그런데 지금 부승민이 이 일의 책임을 자기한테 돌리며 온하랑을 비호하고 있으니, 추서윤이 평소에 걱정하던 것도 이해가 되었다.“안타깝네요. 전화 연결만 제대로 됐어도 서윤이는 이런 일을 겪지 않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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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네, 그러세요.”안수빈은 자신이 설득에 성공했음을 눈치챘다.부승민이 밖으로 나가자 찬바람이 갑자기 불어닥쳤다.그는 계단 쪽으로 걸어가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는 핸드폰을 꺼내 온하랑에게 전화했다.오늘 저녁, 그는 여기 남아있어야 했다.그는 추서윤이 다급하게 걸어온 전화를 온하랑이 일방적으로 끊었다고 해서 그녀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왜냐면 온하랑이 나쁜 마음으로 그런 게 아니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그녀는 그저 오늘 같은 날 그가 추서윤과 함께 보내는 게 싫었을 뿐이었다.그렇다고 추서윤의 탓을 할 수도 없었다.그녀가 급한 와중에도 그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한 것은 그만큼 그를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잘못이 있다면 온전히 부승민의 잘못이었다.그는 이번 일에 책임이 있었다.온하랑이 전화를 받지 않자 부승민은 다시 한번 전화를 걸었고, 두 번째로 전화했을때는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알림음이 들려왔다.부승민은 온하랑이 화가 나서 그와 대화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으로 짐작했다.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녀에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서윤이가 많이 다쳤어. 아까 나한테 전화한 건 화재 상황에서 구해달라고 전화한 거였대. 나는 이번 일에 책임이 있어, 그러니까 오늘은 여기 남아서 서윤이를 보살펴야 할 것 같아. 내일 돌아가서 자세히 얘기하자,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문자를 보낸 부승민은 잠시 밖에서 바람을 쐬다가 병실로 다시 들어갔다.다음 날 아침.부승민이 핸드폰을 들어 메시지를 확인했지만, 아직 온하랑에게서는 답장이 오지 않았다.복도로 나가 온하랑에게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봤지만 여전히 전화기가 꺼져있었다.부승민은 잠시 고민하다가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네, 대표님. 무슨 일이세요?”“아주머니, 하랑이 좀 바꿔주세요. 할 말이 있어요.”“네.”아주머니는 대번에 대표님이 사모님을 화나게 하셔서 사모님이 전화를 피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걸 눈치챘다.시간이 좀 흐른 후, 전화기 한편에서 미안한 기색의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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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밖에 나온 부승민은 목적 없이 걸었다.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난 후 그는 촬영팀의 사람들이 돌아갔을 거라고 짐작하고 다시 병실로 걸음을 옮겼다.병실에 거의 도착할 때쯤 복도의 한 모퉁이에서 제작사의 사람과 이민혁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걸 우연히 듣게 되었다.제작사의 사람이 말했다.“주혁씨도 그때 현장에 있으셨죠?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지 않았어요?”이주혁이 당시의 일을 떠올리며 대답했다.“그때 다들 놀라서 서로 챙길 정신은 없었어요. 근데 다행히 불이 그리 크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해요. 왜냐면 금방 구출되었을 때 제 기억엔 서윤씨는 그냥 왼쪽 바지 끝자락만 탄 정도였거든요. 제가 제대로 본 게 맞다면 다른 곳은 전혀 타지 않았어요.”“민혁 씨가 잘 못 본 게 아닐거예요. 저도 모승준 씨한테 들었는데 왼쪽 옷자락만 탔다고 하더라고요. 뭐 심하게 다치면 얼마나 심하게 다쳤다고. 아무튼 요즘 매니저들은 별것도 아닌 일로 트집잡고 부풀리고 그런다니까요. 이번 일이 밝혀지면 추서윤 팬들이 또 촬영팀을 얼마나 욕하고 갈구겠어요. 추서윤씨 본인은 피해자 코스프레 하면서 좋아하겠죠. 그러게 그때 내가 조심 좀 하라고 했는데...”제작사 측의 사람은 추서윤과 안수빈이 화상자국을 심하게 과장해서 이번 거래에서 우위를 점할 생각이라고 짐작했다.예를 들면 분량이나 스토리를 더 달라고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미 추서윤의 팬들이 그녀가 드라마를 찍는 도중에 사고를 당했기에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인터넷에서 떠들고 있었다.제작사에서도 난감하기 그지없었다.수운성은 원작이 무협소설인 드라마로, 이주혁이 연기하고 있는 남주 임찬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식이었다. 그러니 이주혁의 분량이 추서윤보다 많은 건 당연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 갑자기 추서윤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가 난데없이 들어가면 작품성에 영향을 미칠게 뻔했다.“일단 이건 신경 쓰지 맙시다. 뭐가 됐든 촬영팀의 실수로 추서윤씨가 피해를 본 건 사실이니까요. 진 감독님도 최대한 맞춰주시겠다고 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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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노준형이 다급하게 말했다.“승민아, 승민아. 그런 말 하지 마, 난 당연히 네 친구지.”“그럼 솔직히 말해.”“말하기 전에 너한테 먼저 물어볼 거 있어.”“물어봐.”“어제 너 간 후에 온하랑씨가 너랑 자기는 혼인신고까지 한 진짜 부부라고 그러던데, 그거 사실이야?”“응.”부승민이 낮은 소리로 인정하자 노준형은 말문이 막혔다.“야, 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언제 결혼했는데? 왜 난 몰랐어?”“삼 년 전.”“삼... 삼 년 전?”노준형을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 그럼 둘이 3년 차 부부라고?이게... 이게 말이 되나?“그럼, 승민이 너는 지금... 바람...”“먼저 내 물음에 대답해. 어제 너한테 나 찾아가라고 한 사람 누구야? 서윤이가 많이 다쳤다고 말한 사람은 누구야?”“너, 절대 내가 알려줬다고 말하면 안 된다? 서윤이가 너한테 가보라고 시켰어. 안 올지도 모르니까 좀 과장하라고 하면서.”“서윤이가?”“그래.”“어제 서윤이가 다친 뒤에 만났었어?”“아니, 어제 너랑 연락이 안 된다고 나한테 전화 왔었어. 야, 이번 일은 내 탓 하면 안돼. 서윤이가 너랑 온하랑씨가 같이 있는 것 같다고, 자기 버릴까 봐 너무 무섭다고 울면서 부탁하는데 내가 그 상황에서 어떻게 거절하냐.” “어제가 무슨 날이었는지는 알아?”당연히 서윤이 생일이지.하지만 노준형은 부승민이 원하는 답이 이게 아님을 알았다.그는 어제 두 사람을 찾으러 글로리아에 갔을 때 근사한 만찬이 차려져 있었던 걸 기억해냈다.설마...“너희 결혼기념일?”노준형이 자신없게 대답했다.“맞아.”“그... 그거참 운명의 장난처럼 어쩜 다 하루에...”노준형이 어색하게 웃었다.그는 추서윤에게 이용당했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추서윤은 두 사람이 결혼한것도 알고 어제가 결혼기념일 인걸 알면서도 부승민을 찾으러 가라고 그에게 시킨 것이었다.다행히 어제 부승민이 온하랑 대신 추서윤의 편을 들어 주어서 그렇지, 안 그랬으면 노준형과 부승민의 사이가 어색해질 수도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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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그러니까, 추서윤은 기절한 적이 없다는 뜻이네요?”“네. 추서윤 씨는 어제 병원에 실려 올 때부터 멀쩡하셨어요.”“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부승민이 자리에서 일어서 사무실을 나갔다.그가 어제 병원에 도착한 시간이 저녁 9시에서 10시 사이였고 추서윤이 깨어났다고 한 시간이 오늘 아침이었으니, 밤새 기절한 척 잠들어 있어서 들키지 않을 수 있었다.부승민은 병실밖의 복도에 서서 하늘을 보았다.만일 이 사실을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들었다면 믿지 않을 수도 있었다. 추서윤과 그녀의 매니저가 자작극을 벌여 그를 속이다니.왜 이렇게까지 해야 했을까?그는 마음속으로 이미 어느 정도 답을 도출해 냈지만 그래도 추서윤의 입으로 직접 듣고 싶었다.부승민이 병실로 들어가자 추서윤이 웃으며 그를 맞이했다.“승민아, 왔어? 그렇게 오래 나가 있을 필요 없었는데, 촬영팀 사람들은 진작에 갔어.”부승민이 담백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냥 나가서 좀 걸었어. 어때? 지금도 많이 아파?”“아파, 많이 아파. 그러니까 내 곁에 있어 줘. 네가 있으면 안 아플거 같아.”만약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면 이 말에 깜빡 속아 기꺼이 그녀의 곁에 남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녀의 연기를 보고 있자니 약간 어색한 부분이 느껴졌다.‘연기 연습 좀 더 해야겠네.’부승민이 이런 속마음을 티 내지 않으며 물었다.“어디가 아픈데?”“등이랑, 허리랑, 허벅지랑, 종아리랑, 여기저기 다 아파.”“등이 아프다고? 너 등도 다쳤어? 어젯밤 안수빈 씨 말로는 배를 다쳤다고 하던데.”추서윤이 순간 멈칫하더니 재빨리 말을 덧붙였다.“배... 배도 다쳤어. 너무 아파.”“그래?”부승민이 추서윤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그의 눈빛은 모든 거짓말을 감별해 낼 듯 차갑고도 예리했다.“그래.”추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결국 그의 뜨거운 눈빛을 견디지 못하고 눈을 피해버리고 말았다.“아, 내가 잘 못 기억했어. 안수빈 씨는 어제 네가 배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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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국내가 꼭 너에게 맞다는 보장은 없어. 너 귀국하자마자 여기저기 아팠잖아. 그러니까 내 생각엔, 해외가 너에게 더 잘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아니... 내가 다시 돌아온 건 너 때문이야. 승민아, 제발 이러지 마.”“일단은 여기까지만 얘기하자. 너 아프지 않은 것도 확인했으니까 나는 이만 가볼게.”하지만 추서윤은 여전히 그를 안은 채 손을 놓지 않았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부승민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서야 몸을 움찔 떨더니 마지못해 두 팔을 풀었다.부승민이 몸을 돌려 병실을 나서더니 그 길로 차를 몰고 회사에 갔다.온하랑의 사무실을 찾아갔지만 사무실에는 사람이 없었고 컴퓨터도 꺼져 있었다.그는 지나가던 MQ의 직원에게 물었다.“온 전무님은요?”“전무님 오늘 안 나오셨어요. 휴가 내신 것 같던데요.”“알겠습니다.”그는 그 길로 다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갔다.“대표님, 오셨어요.”도우미 아주머니가 부승민을 보고 인사했다.그는 급하게 위층으로 올라가며 물었다.“안사람은요?”“사모님께서는 출장 가셨는데요.”부승민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다.“출장이요?”“네, 비서랑 같이 출장 가신다고 하던데요.”부승민은 천천히 소파에 몸을 기대고 누우며 손으로 미간을 문질렀다.그는 온하랑이 일부러 며칠 뒤에 있는 출장 일정을 오늘로 당긴 것임을 눈치챘다.그녀는 일부러 피한 것이다.부승민이 핸드폰을 꺼내 온하랑에게 문자를 보냈다.[출장 갔어? 언제 오는데?]하지만 그는 문자를 보내면서도 온하랑에게서 대답이 올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그녀는 화가 나면 항상 이런 식이었다.역시나 시간이 지나도 온하랑에게서는 소식이 오지 않았다.부승민은 여러 번 온하랑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번번이 수신거부를 당했다. 그러다가 4번째로 전화를 걸었을 때는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부승민은 어쩔 수 없이 연민우에게 전화를 걸어 온하랑의 출장 스케줄을 알아보라고 하고 비행기표와 호텔도 예약해 놓을 것을 지시했다.이 일은 뒤로 끌면 끌수록 그에게 불리했다. 그러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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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그가 꿈을 꾼 게 아니라면 방금 부승민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이 머무는 호텔과 온하랑의 호텔 방을 물었었다.비서는 예전의 일이 갑자기 떠올랐다. 예전에 그가 급한 일 때문에 온하랑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몇 번 걸어도 받지 않다가 마지막에 겨우 받았는데, 그때 뜻밖에도 전화를 대신 받은 사람이 부승민이었다.사실 그때부터 그는 온하랑과 부승민의 사이를 조금 의심했었다.그런데 회사에서 떠도는 소문과 방금 일어난 일까지 합쳐지면서 그의 의심은 더욱 커졌다.비서는 핸드폰을 잠시 보다가 욕실로 들어가 샤워할 준비를 했다.그때 그의 핸드폰이 다시 한번 울렸는데 이번에 전화를 건 사람도 역시나 부승민이었다.그가 재빠르게 전화를 받았다.“네, 대표님.”“나 지금 호텔에 도착했어. 나와 봐.”“네? 아, 네네. 지금 도착하셨다고요. 잠시만요, 제가 지금 내려갈게요...”비서가 방 카드를 들고 급하게 문을 열었다.하지만 뜻밖에도 문을 열자마자 온하랑의 방문 앞에 서 있는 부승민을 발견했다.그는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다. 이미 방문 앞까지 왔으면서 왜 나더러 나오라고 한 거지?“대표님.”비서가 얼떨떨해하고 있을 때 부승민이 온하랑의 방문을 가리키며 말했다.“이 문 두드리고 네가 왔다고 해, 내 얘기는 하지 말고.”비서는 그제야 깨달았다.알고 보니 부승민은 온하랑에게 서프라이즈를 주기 위해 그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다.그가 온하랑의 방문을 두드렸다.“누구세요?”소파에 누워 드라마를 보고 있던 온하랑은 노크 소리에 몸을 일으키며 문 쪽으로 걸어갔다.“전무님, 접니다. 뭐 좀 물어볼 게 있어서요.”“잠시만요.”온하랑은 드라마를 잠시 멈추고는 방문을 열었다.“뭘 물어...”문을 연 온하랑은 문밖에 서있던 부승민을 발견하고는 삽시간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녀가 문을 다시 닫으려고 할때, 부승민이 한발 더 빠르게 앞으로 나가 구두코를 문 틈 사이로 집어넣고 팔로 닫히려는 문을 힘껏 당겼다.“온하랑, 나랑 얘기 좀 해.”온하랑이 기를 쓰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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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부승민이 왼쪽 뺨을 감싸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는 어두운 눈빛으로 겨우 말했다.“알았어, 갈게... 가면 되잖아...”오히려 온하랑이 자리에 굳어 버렸다.그녀는 원래 그를 때릴 생각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손이 나가더니 얄미운 남자의 빰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부승민이 뒤 돌아 걸어가더니 방을 나갔다.부승민이 엘리베이터 앞까지 걸어갔을 때 자리에 굳어 있던 비서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그는 부승민의 뒷모습과 방안의 온하랑을 번갈아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부승민의 뒷모습이 더없이 처량해 보였다.그때, 온하랑이 가까이 다가오자 비서가 다급하게 해명했다.“전무님, 사실은 대표님이 제게 전화해서 저희가 머무는 호텔을 물으셨어요. 그리고 저한테 전무님의 방문을 두드리라고 시키셨는데 저로서는 거절 할 수가 없었어요.”온하랑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었다.“알겠어요, 가서 쉬세요.”“네.”비서가 떠난 후 온하랑은 방문을 닫았다. 도저히 드라마를 볼 기분이 아니었다.그녀가 어젯밤의 일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쓴 게 무색하게 부승민이 직접 찾아와서 어제의 일을 다시 상기시켜 주었다.어제 그녀를 버리고 추서윤에게 갔으면서, 그의 친구가 그녀를 모욕할 때 못 본 척 그냥 넘어갔으면서, 그런데 오늘은 또 B시까지 쫓아와서 해명하려고 하다니.대체 뭘 해명하려는 걸까? 듣지 않아도 뻔했다. 아마 추서윤이 너무 걱정되어서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해 봐야 맘이 놓일 것 같았다는 내용이겠지.온하랑도 부승민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했다.하지만 부승민은 이번에도 그녀를 버리고 추서윤을 선택했다.그녀는 그날 저녁 이렇게 말했었다.“부승민, 오늘 이 문을 나가는 순간 우리 사이는 끝인 거야.”하지만 그는 이 말을 듣고도 떠나는 걸 선택했는데, 이제 와서 무슨 변명을 하든 소용이 있을까?그의 태도와 행동이 이미 모든 걸 말해주는데....호텔을 떠난 부승민은 밤비행기를 타고 다시 강남시로 돌아왔고 다음 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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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연민우가 부승민의 핸드폰 통화기록을 백업하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왔다.이건 연민우가 부승민의 많은 비밀을 알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부승민이 핸드폰을 연민우에게 건네주었다.“그럼 가서 백업한 후에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응.”연민우가 부승민의 핸드폰을 들고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부승민은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 컴퓨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그때,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갑자기 오진무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네, 대표님, 그레이트 테크의 오진무입니다. 전에 말씀하신 대체 에너지에 관한 건 말인데요...”부승민이 미간을 찌푸리며 블루투스 스피커를 보았다.지금 재생되고 있는 내용은 일전에 그와 오진무가 통화로 업무 얘기를 나눴을 때의 내용이었다.아마도 연민우가 백업하는 도중에 재생버튼을 잘 못 눌렀고, 마침 그의 핸드폰에 연결된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통화 내용이 재생된 것이었다.부승민이 의자에 깊숙이 기대며 미간을 문질렀다.그의 사무실에 오진무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부승민이 몸을 일으켜 블루투스 스피커의 전원을 끄려고 할 때 마침 오진무와의 통화가 끝나고 다음 통화의 내용을 재생하기 시작했다.“여보세요.”추서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저예요. 승민오빠는요?”이어서 온하랑의 목소리도 들려왔다.부승민은 전원을 끄려던 손을 멈추고 자리에 서서 통화내용을 들었다.“하랑이네. 승민이는 지금 날 위해서 밥하는 중이야.”추서윤이 이어서 말했다.“하랑아, 넌 모르지? 승민이 사실 요리를 엄청 잘해. 대학교 다닐때부터 자취하다 보니까 그때부터 요리를 배웠거든. 우리 둘이서 자주 같이 요리해 먹고 했지.”부승민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추서윤은 그녀의 기분을 전혀 숨길 생각도 하지 않고 온하랑에게 자랑했다. 지금 자기가 듣고 있는 게 진짜 추서윤의 목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평소와는 다른 말투였다.“승민오빠 바꿔주세요. 물어볼 게 있어요.”“무슨 일인데? 내가 물어봐 줄게.”추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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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부승민이 미간을 문질렀다.그러다가 갑자기 예전에 그와 온하랑이 추서윤의 개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일 때문에 다퉜던 게 생각났다.당시 온하랑의 말로는 추서윤의 메이크업이 주최 측의 요구와 전혀 부합되지 않았지만, 추서윤이 절대 메이크업을 수정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마지막에는 계약 파기로 협박하기까지 했다고 했다.당시의 그는 추서윤이 계약 파기를 입에 올렸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일은 메이크업 사고로 이어지고 말았다.지금에 와서 다시 돌이켜 보고 나서야 부승민은 추서윤이 계약 파기를 빌미로 협박했다던 온하랑의 말이 사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백업이 끝나고 연민우가 핸드폰을 돌려주었다.핸드폰에 알림음이 울리면서 추서윤에게서 문자가 왔음을 알렸다.[승민아, 미안해. 널 속이지 말았어야 했어. 이번만 용서해주면 안돼?]추서윤은 부승민이 전화를 받지 않는 걸 알고는 요 며칠간 계속 문자로 용서를 구했다.부승민이 핸트폰을 내려놓으려던 때, 문자 한 통이 더 도착했다.[승민아, 내일 내 생일파티에 와줄 거지? 내가 귀국하고 나서 여는 첫 번째 생일 파티야. 꼭 와줬으면 좋겠어.]문자의 행간에 조심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부승민이 생일 파티에 참석하기로 예전에 얘기가 다 끝났지만 이번 일이 터지고 나서 추서윤은 그가 약속을 철회할까 봐 걱정되었다.하지만 그녀의 예상 밖으로 부승민에게서 곧바로 문자가 왔다.[알겠어.][정말 고마워, 승민아. 나는 네가 아직도 나한테 화가 나서 안 올 줄 알았어.]부승민에게서 답장이 없자 추서윤이 이어서 문자를 보냈다.[승민아, 내일 내 생일파티에서 말이야, 전에 했던 약속 여전히 유효해?][응.]추서윤이 기뻐하며 문자를 보냈다.[고마워 승민아! 넌 정말 다정한 거 같아.]그녀가 이어서 문자를 보냈다.[승민아... 화 풀어... 진짜 미안해, 근데 나 진짜 너 사랑해.][다른 거 더 필요한 거 있어? 최대한 맞춰줄게.]추서윤이 속으로 기뻐하며 문자를 보냈다.[고마워, 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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