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위태로운 제안 / Chapter 211 - Chapter 220

All Chapters of 위태로운 제안: Chapter 211 - Chapter 220

1272 Chapters

제211화

하지만 그 누구도 휴식 시간에 온하랑과 같이 화장실에 가려고 하지 않았다.그 친구들은 결국 성적이 좋은 온하랑에게 편하게 질문을 하기 위해 겉으로나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수능이 끝난 후에야 온하랑은 그 친구들의 진심을 알 수 있었다.그리고 이 일은 온하랑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그녀는 예전에 국어 선생님이 자신을 보고는 경계심이 너무 많은 것 같다며 한숨을 쉬던 것을 기억한다. 선생님은 온하랑만큼 경계가 심한 학생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그녀가 고양이라면 아마 땅에 바짝 엎드린 채 하악질을 하며 언제나 달려들 준비가 되어있는 고양이가 아닐까. 절대 그 누구에게도 약점인 배를 보여주지 않는 경계심 많은 고양이.심지어 그녀는 부승민에게도 마음을 완전히 열지 않았었다.온하랑은 그와 같이 지내는 동안 그의 마음속에 들어갈 수도, 그를 완전히 자신의 마음속에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오랫동안 부승민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릴 용기도 없었다.부승민과 함께 지낸 3년 동안 겉으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사실 부승민을 완전히 신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온하랑이 이마의 잔머리를 쓸어내렸다.인복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살지 뭐.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그녀는 BX 그룹에 오래 있지 못할 것 같았다.화장실을 나와 사무실로 걸어가는 동안 온하랑은 몇몇 직원들의 시선이 진득하게 달라붙는 걸 느꼈다.사무실에 도착한 그녀는 평소처럼 일을 시작했다.점심이 되었을 때 김시연에게서 카톡이 왔다.[하랑 씨, 하랑 씨. 기사 봤어요?][봤어요.][부 대표님이랑 무슨 사이예요 대체? 이 기사, 왜 보면 볼수록 진짜 같지?][음... 진짜도 섞여 있긴 해요.][네? 뭐라고요?????]김시연이 물음표 다섯 개를 보내며 깜짝 놀란 티를 팍팍 냈다.[부 대표님이랑 만나는 거예요?][네.]그러자 김시연에게서 답장이 오지 않았다.온하랑은 그녀가 이주혁처럼 놀라서 말을 잃은 거로 생각했다.그러다 잠시 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7
Read more

제212화

설사 부승민이 대놓고 바람을 피지는 않았다고 해도 그와 추서윤이 서로 썸 타는 사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고, 김시연의 기준에서는 그게 바람이었다.온하랑도 부승민을 두둔하지 않았다.[지금 할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세요. 그리고 저희가 이혼하는 걸 원하지 않으시고요.]게다가 온하랑은 편부모 가정에서 자랐기에 자신의 아이는 같은 일을 겪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하지만 지금 온하랑과 부승민의 사이를 봤을 때, 그들이 정말 아이에게 행복한 가정을 꾸려 줄 수 있을까?[당사자가 아무래도 더 잘 알겠죠. 저도 하랑 씨의 일에 대해 다 아는 건 아니니까 더 이상 말하지 않을게요. 알아서 잘 할 거라고 믿어요.]김시연이 이어서 말했다.[그럼 앞으로 어떡하려고요? 지금도 댓글창에 하랑 씨 욕이 계속 달리고 있는 거 알고 있어요? 저라면 제가 떳떳한 부인인데 차라리 다 공개하고 말겠어요. 추서윤 개망신 당하게.][저희는 아직 공개할 생각이 없어요. 욕할 사람들은 욕하라고 해요.][하하, 부승민 씨가 무슨 생각인지 제가 한번 맞춰 볼까요?]온하랑이 답장하지 않자 김시연이 말을 이었다.[두 사람이 결혼한 사이인 거 밝혀지면 부승민 씨는 빼박 바람남이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절대 공개하지 않으려 하겠죠. 진짜 영악한 남자네요, 덕분에 하랑 씨만 힘들게 됐네.]온하랑이 웃프다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지금 그녀의 심정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이모티콘이었다.[맞다, 그럼 그때 SNS에 올린 남자 친구가 부승민 씨인 거예요? 몸매 진짜 좋던데. 어때요? 부승민 씨는 잘해요? 느낌은 좋아요?][?]온하랑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저기요, 음란 마귀 씨. 저희 지금 진지한 얘기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요?][얼마나 기냐고 직접적으로 물어보진 않았잖아요. 이 정도면 진지한 거 아니에요?]그 말을 끝으로 김시연은 자신의 볼일을 보러 갔는지 더 이상 문자가 오지 않았다.얼마 후, 온하랑은 주현으로부터 또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7
Read more

제213화

그 말을 들은 장동후는 잠시 놀란 기색을 내비쳤지만 이내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부승민이 옆에 놓여 있던 서류를 장동후 쪽으로 밀며 말했다.“비서팀이랑 법무부에서 작성한 경고장이에요. 이따가 우리 회사 계정에 올리세요. 그리고 장 전무님은 인터넷 반응 실시간으로 계속 확인해 주시고요.”“네, 알겠습니다.”장동후가 서류를 집어 들어 내용물을 확인했다.예상대로 안에는 연예계에서 흔히 쓰이는 경고장이 들어있었다. 이 경고장은 그저 경고용일 뿐 법적인 효력은 없었다.경고장에는 ‘스캔들 연구소’가 부승민 씨의 명예권을 침해했다고 명시되어 있었고 ‘스캔들 연구소’는 즉시 SNS 게시물을 삭제하여 부승민 씨를 모욕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이번 일에 대해 부승민 씨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쓰여있었다.경고장은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실검에 올랐다.게시물 아래의 댓글은 조롱이 대부분이었다.[경고장? 그냥 고소하지 그래?][명예권? 뭐야, 그럼 진짜야?][부승민: 저 사람이 제 명예권을 침해했습니다.판사: 당신은 실제로 무슨 일을 하셨습니까?부승민: 방금 저 사람이 말 한 일을 했습니다.][연예계 이슈 중에 명예훼손 판정이 말도 안 되게 나온 게 한두 개도 아니고, 그걸 믿겠냐?]‘스캔들 연구소’는 자신은 두려울 게 없다는 듯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한술 더 떠 경고장을 캡처해 올리고는 [망했다, 잡혀가게 생겼네.]라는 글을 덧붙였다.추서윤 측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온하랑은 핸드폰을 끄고 의자에 몸을 깊이 묻으며 창밖을 보고 멍을 때렸다.그녀는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감정이 들었다.김시연의 말처럼 두 사람의 관계를 밝히지 않는 이상 그녀는 계속 억울한 일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이번 일이 터졌을 때, 그녀는 부승민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추측해 보았다.저번처럼 언론을 통제하고 무대응으로 대처할까? 아니면 정면으로 맞설까?온하랑은 부승민이 이번에도 저번처럼 언론을 통제한 후 화제가 사그라지기를 기다릴 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7
Read more

제214화

일이 이 지경까지 되자 온하랑은 최대한 부승민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그런 온하랑의 노력에도 부승민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온하랑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식사를 함께 했다.온하랑은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들로만 진수성찬이 차려진 테이블 옆 소파에 앉았다. 그 맞은편에서 자신을 위해 세심하게 수저를 놓아주는 부승민을 바라보며 그녀는 문득 꾹꾹 참아왔던 질문을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정말 둘이 공개를 할 수는 있을까?’하지만 그녀가 입을 열어 질문을 던지기도 전에 부승민이 먼저 말을 꺼냈다.“하랑아, 인터넷에 올라온 그 일은 내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말이야. 사실 나도 우리 사이를 공개하려고 했었어. 하지만 너도 알다시피 우리 사이를 공개해버리면 모든 화살이 서윤이를 향할 텐데, 그럼 서윤이는 정말 이 분야에서 더는 발을 붙일 수가 없게 돼. 지위도 명예도 다 잃고 언론도 쉽게 잠잠해지지는 않을 거야. 오히려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질 게 분명해…”“그 정도는 나도 아니까 굳이 얘기 안 해도 돼.”부승민의 말에 온하랑은 순간적으로 입맛이 뚝 떨어져 입에 넣은 반찬을 삼키기가 힘들어졌다.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온하랑의 머릿속에서 작은 의문점이 피어올랐다.‘서윤 씨는 대체 승민 오빠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 걸까?’‘여태껏 오빠가 해온 모욕과 기만을 좋아하는 건가?’조금 전까지만 해도 부승민의 자상한 모습에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던 온하랑이었다.‘내가 미쳤지!’사무실은 한순간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부승민이 아직 할 말이 남았는지 입술을 달싹였다.하지만 결국 계속되는 침묵에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걸음을 옮겼다.그 순간,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온하랑은 손을 뻗어 휴대전화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순간적으로 뭔가를 떠올리고는 다급히 아무것도 못 들은 척 휴대전화로 향하려던 손을 다시 뒤로 뺐다.아무도 받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7
Read more

제215화

“넌 내가 가봤으면 좋겠어?”온하랑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건 자신이 바라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추서윤이 먼저 포기하고 물러날지 말지의 문제라는 것을.아니나 다를까, 점심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이 휴게실에서 쉬고 있을 무렵 안수빈에게서 또다시 전화가 걸려왔다.부승민은 온하랑과 함께 있는 휴게실에서 망설임 없이 바로 수신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았다.온하랑은 부승민의 통화내용을 그대로 듣고 있었다.“진정제는 써봤나요?”“진작에 써봤죠. 근데 서윤이가 요즘 진정제를 너무 많이 맞아서 내성이 생겨버린 건지, 별로 소용이 없어요.”“이미 의사 두 명이 서윤이 때문에 다쳤어요...”“...”잠깐 침묵을 지키던 부승민은 바로 전화를 끊고 고개를 돌려 온하랑을 바라보았다.온하랑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투명한 눈빛으로 부승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별로 상관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병원 가보게?”온하랑의 맑고 투명한 눈을 바라보던 부승민은 순간적으로 숨이 막혀오는 듯한 느낌에 해명하기 시작했다.“서윤이가... 손목을 그었대...”해명하는 부승민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여기서 자신이 어떤 말을 하든 다 별로 소용없을 거라는 걸 부승민도 잘 알고 있었다.부승민은 다른 걸 다 떠나서 그저 추서윤이 이대로 잘못되는 것을 수수방관하고 싶지 않았다. 어찌 됐든 그녀는 병이 제대로 도지는 순간 무슨 짓이든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말이다.“응, 나도 알아.”부승민의 말에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인 온하랑이 다시 입을 열었다.“가봐.”사실 온하랑은 병이 도진 추서윤이 투신을 시도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애석하게도 그녀는 온하랑의 예상과는 달리 손목을 그었다. 하지만 어쨌거나 둘 다 자살 시도인 것은 틀림이 없으니 비슷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같이 가자. 서윤이랑 단둘이 만나지 않겠다고 너랑 약속까지 했는데.”“내가 같이 가면 서윤 씨가 슬퍼할걸...”부승민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온하랑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그래, 알겠어.”온하랑은 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7
Read more

제216화

추서윤은 한껏 위축된 표정으로 부승민의 품속으로 파고들며 절대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 그의 옷깃을 꽉 붙잡았다. 그러면서도 울음기를 잔뜩 머금은 목소리로 말했다.“승민아, 난 네가 진짜 나 버리는 줄 알았다고! 왜 이제 왔어...”추서윤의 돌발행동에 순간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던 부승민은 뒤늦게 천천히 손을 뻗어 추서윤의 등을 토닥이며 조용히 그녀를 위로했다.“괜찮아, 무서워할 거 없어...”부승민의 다정한 음성에 추서윤은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겨 몸도 제대로 가누기 힘들 정도로 울어댔다.능력 있는 남자와 아름다운 여인의 조합, 두 사람이 서로를 꼭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영락없이 애틋한 부부의 모습이었다.온하랑은 멀지 않은 곳에서 무표정으로 그 둘의 모습을 바라보았다.‘지금 불편한가? 그렇게 불편한 것 같지는 않네.’온하랑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예상하던 상황이었다.그녀는 둘의 다정해 보이는 모습에 자신이 슬픔과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것이라 예상했었다.하지만 정작 예상했던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데도 그녀의 마음은 이상하게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기 그지없었다.“아직도 피가 안 멈추고 있잖아. 우선 의사 불러서 치료부터 받자.”부승민은 다친 추서윤의 손목을 가볍게 쥔 채 고개를 들어 옆에 있던 의사에게 가볍게 눈짓했다.하지만 의사가 가까이 접근하기 시작한 그 순간, 추서윤은 미친 듯이 거부하며 부승민의 등 뒤로 몸을 한껏 움츠리고 외쳤다.“안 꿰맬 거야! 안 꿰맬 거라고! 가까이 오지 마!”의사는 막막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부승민을 바라보았다.부승민은 가볍게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서윤아, 지혈은 해야지. 안 그럼 너 정말 죽어!”눈물을 가득 머금은 눈망울로 부승민을 애틋하게 바라보던 추서윤이 답했다.“네 품에서 죽는 거라면, 난 언제든 환영이야!”“헛소리하지 말랬지!”순식간에 표정을 차갑게 굳힌 부승민의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온하랑에게 향했다.부승민의 시선 끝에 닿은 온하랑은 평온한 표정으로 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7
Read more

제217화

“이 얘기는, 서윤 씨한테 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아무리 애틋한 사이라고 해도, 그게 남의 결혼에 눈치 없이 함부로 끼어들 만한 이유가 되진 못 한다고 생각해요. 오늘 오전에 말이에요, 시연 씨는 그 뉴스가 진짜인 줄 알고 있더라고요. 갑자기 저 찾아오더니 뭐라고 한 줄 알아요? ‘난 불륜녀 친구 둔 적 없어.’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옛말 틀린 거 하나 없죠? 인간은 끼리끼리 만난다더니, 정말 끼리끼리네요.”온하랑의 말에 표정이 급격하게 굳은 안수빈이 무어라 반박하려 하던 그 순간이었다. 두 사람의 뒤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그 발걸음 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병실에서 걸어 나오던 부승민이었다. 그는 병실을 나서자마자 바로 온하랑의 등 뒤로 다가가 말을 꺼냈다.“가자.”“봉합은 끝났어?”등 뒤에서 들려오는 부승민의 음성에 몸을 돌린 온하랑이 물었다.“응.”병실 안에서는 놀란 듯한 추서윤의 비명이 들려왔다.“대표님, 더 있다 가시지 그래요? 서윤이...”몇 마디 얹으려던 안수빈은 날카롭고도 서늘한 부승민의 눈빛을 마주한 순간 하려던 말을 도로 삼킬 수밖에 없었다.온하랑도 부승민에게로 시선을 옮겼다.부승민은 그런 온하랑의 작은 손을 움켜잡고 나란히 병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병원 밖으로 걸어 나오는 두 사람을 발견한 운전기사는 피고 있던 담배를 급히 버리고는 차 문을 열어 둘을 맞이했다.“회사로 돌아갈까요, 도련님?”“응.”두 사람을 태운 차는 부드럽게 병원 정문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과속방지턱을 넘은 차량은 이내 회사로 향하는 도로에 진입했다.그러던 순간, 운전기사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아 차를 정차시켰다.갑자기 나타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차를 에워싸더니 차의 보닛 앞을 막아섰다. 차를 막아선 수십 대의 카메라들이 눈부신 플래시를 사정없이 터뜨리며 차 내부를 찍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런저런 질문들을 던지며 부승민과 온하랑이 차에서 내려 자신들의 인터뷰에 응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다.그 사람들은 다름 아닌 병원 근처에서 잠복 중이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7
Read more

제218회

역시 예상했던 대로 두 사람이 카메라 앞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는 기사는 빠른 속도로 인터넷에서 퍼져나갔다.네티즌들은 보고 싶은 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대로만 듣는 사람들이었다. 대응하면 궤변으로 치부되었고 회피로만 일관하면 암묵적인 인정으로 여겨졌다.떠들썩한 언론 때문에 일은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그런 언론을 살피며 심기가 불편해진 김시연은 화를 참지 못한 나머지 한 줄의 문장과 함께 영상 하나를 공유했다.‘양심도 없지. 인간의 탈을 쓴 악마 같은 게, 감히 누굴 건드려.’메이크업 사건 이후로 김시연은 항상 온하랑에게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필사적으로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 여러 글을 공개적인 SNS 계정에 올려왔다. 그로 인해 네티즌들도 두 사람이 각별한 친구 사이라는 것쯤은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다. 그로 인해 김시연의 인스타 계정까지 함께 차고 들어간 네티즌들은 온하랑에게만 퍼붓던 공격을 김시연에게까지 퍼붓기 시작했다.하지만 그것에 지레 겁먹고 가만히 있을 김시연이 아니었다. 자신의 게시글에 악성 댓글을 남긴 한 네티즌과 살벌하게 싸웠던 증거가 여전히 그녀의 인스타 게시물 댓글 창에 그대로 남아있었다....오후에 작은 회의 일정이 잡혀 있던 온하랑은 회의를 마치자마자 서류를 든 채 회의실을 빠져나왔다.“전무님.”근무실에 있던 연민우가 온하랑을 맞이했다.“대표님 찾으러 오셨어요?”“네, 결재받을 서류가 있어서요.””대표님 지금 회사에 안 계시는데. 급한 일 아니시면 일단 그 서류 저한테 맡기실래요? 나중에 대표님 돌아오시면 그때 제가 대신 전달해드릴게요.”연민우의 말에 온하랑은 손을 들어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시침은 어느덧 오후 4시를 가리키고 있었다.“네, 그렇게 하죠.”온하랑은 손에 들려있던 서류를 연민우에게 건네며 말했다.“거래처에서 최대한 빨리 처리해달라고 재촉하는 서류라서요. 적어도 오늘 퇴근 전까지는 저한테 다시 제출해주세요.”“물론이죠.”연민우에게 서류를 맡긴 온하랑은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일에 몰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7
Read more

제219화

재벌들의 세상은 법으로 통제가 가능한 범위가 아니었다. 부승민의 곁에 널린 게 바로 법조계 인물들이었다. 그만큼 그의 단순한 암시 한 번에 부승민을 위해 발 벗고 나서줄 사람도 많았다. 경찰의 징계 사유도 부승민과는 관련도 없는 타당한 사유로 마무리가 되었다.유민상의 말에 주위의 직원들이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멀대 같은 직원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애써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보려 노력했다.“민상 씨가 쓸데없이 겁만 많아서는.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인데? 우린 돈만 벌면 돼!”그 순간, 문밖에서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내가 가볼게.”컵라면을 뜨던 젓가락을 내려놓은 유민상이 몸을 일으켜 현관문을 열었다. 현관문 앞에 서 있던 남자가 누군지 제대로 확인하기도 전에 유민상의 복부로 거센 발길질이 가해졌다.무방비 상태로 복부를 걷어차인 유민상은 그대로 배를 부여잡고 털썩 뒤로 쓰러졌다.뒤이어 머리를 빡빡 민 험한 인상의 청년이 별장 안으로 들어왔다.그는 두어 걸음 옮겨 자신의 발길질에 나가떨어진 유민상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다.“일어나!”갑자기 날아온 발길질을 피하지도 못하고 정통으로 맞아버린 유민상은 매우 놀랐는지 겁에 질린 눈빛으로 청년을 바라보며 욱신거리는 배를 부여잡으며 말했다.“이... 이게 지금 무슨 짓이야... 이거 범죄야!”청년은 그런 유민상의 말을 들은 척도 않고는 멱살을 잡고 일으킨 그의 머리를 단단히 붙잡아 벽에 들이받아 버렸다.“쿵”하는 소리와 함께 유민상의 이마가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뒤이어 몰려오는 뇌가 튀어나올 듯한 극심한 통증과 어지러움에 이를 악물었다.2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벌어진 소란에 사무실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던 나머지 네 명의 직원들이 달려 나왔다. 눈 앞에 펼쳐진 끔찍한 광경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직원들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너 누구야?”“네가 뭔데 함부로 남의 몸에 손을 대?”네 명의 직원들이 뒤늦게 달려 나와 유민상을 도와주려던 그때, 문밖에서 건장한 체격의 남자 여럿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7
Read more

제220화

멀대는 입술을 몇 번 달싹이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유민상이 걱정 어린 말이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빨리 덜미가 잡힐 줄은 꿈에도 몰랐다.돌아오지 않는 대답에 부승민도 더 자세하게 따져 물으려는 생각은 없는 듯 바로 본론으로 화제를 돌렸다.“스캔들 연구소, 이슈텔러, 연예계의 모든 것. 이 계정들 다 너희들 거지?”부승민의 날카로운 질문에 사무실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멀대는 점점 빨라지는 심장 박동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조금 전의 뻔뻔하고도 당당하던 모습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말로만 듣던 그 부승민이 정말 자신들의 기사에 대한 복수를 하러 찾아왔다는데 감히 누가 나서려고 할까.그 모습을 바라보던 청년은 다른 한쪽 발을 들어 올려 자신의 발밑에 깔려있던 직원의 다친 다리를 힘껏 짓밟았다. 직원의 고통 섞인 비명이 바닥에서 들려왔다. 말로 형용하기조차 힘든 고통에 직원은 눈가 실핏줄까지 다 터져버린 건지 눈가가 빨갛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공포로 물든 직원의 얼굴 위로 식은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청년은 험상궂은 인상을 잔뜩 구긴 채 호통쳤다.“지금 묻고 있잖아!”청년의 발밑에 깔린 직원이 가빠오는 숨을 고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저희 것 맞아요. 근데 그 계정 관리자는 제가 아녜요. 저랑은 아무런 관련도 없는 계정이라고요!”부승민은 시선을 옮겨 청년의 발밑에 깔린 직원을 흘겨보았다. 이윽고 다시 고개를 들어 멀대와 다른 직원들을 바라보며 물었다.“그럼 계정 관리자가 누군데? 너희들한테 찌라시 퍼뜨리라고 시킨 사람이 따로 있을 거 아냐, 그게 누군데?”순간적으로 다리에 힘이 풀리는 느낌에 침을 꿀꺽 삼킨 멀대가 저도 모르게 조용히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다른 두 직원도 멀대와 다를 바가 없었다.그러던 중, 한 명이 엄습해오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멀대를 앞으로 밀며 겁에 질린 목소리로 솔직하게 털어놓았다.“계정 관리자는 최민수예요. 유민상이 제보를 받으면 최민수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27
Read more
PREV
1
...
2021222324
...
128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