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연 씨, 제 사무실로 오세요.”부승민의 말투는 담담하고 조금 차가웠다. “네.”오미연은 거울을 들고 보다가 머리카락을 정리한 후, 마음을 굳게 먹었다. 부승민은 누가 약을 탄 것인지 아직 모른다.그녀는 일어나 대표 사무실로 걸어갔다.노크를 두 번 하고 들어간 오미연은 테이블 앞에 서서 물었다.“부 대표님, 무슨 일로 찾으셨어요?”부승민은 고개를 들어 오미연을 보더니 서류를 들고 그녀 앞에 놓았다.“인사이동 명령입니다. 자회사로 배정할 생각인데, 오미연 씨 의견은 어떻습니까?”오미연의 의견을 묻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오미연에게 선택의 여지도 주지 않고 있었다.오미연은 그대로 굳어서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부승민을 쳐다보았다.“부 대표님? 왜죠? 왜 갑자기 저를 전근 보내는 겁니까?”좋아하는 건 죄가 아니었다. 부승민은 곁에 그를 좋아하는 직원을 남겨둘 수는 있었지만 그를 좋아한 나머지 그에게 약을 타는 직원을 남겨둘 생각은 없었다.부승민은 의자에 기대 손깍지를 끼고 얘기했다.“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곳으로 알아볼까요?”본사의 자리는 지키기도 어려운 자리다. 그러니 다른 팀에는 빈자리도 없을 것이다. 오미연이 본사에 남으려면 전무 자리는 지키지 못한다. 자회사에 가면 전무 자리를 지킬 수 있지만 권력의 중심과 약간 멀어지게 된다.오미연은 그제야 알았다.표정이 굳은 오미연은 겨우 입술을 뗐다.“부 대표님,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부승민은 시선을 들어 오미연을 보면서 서류를 가리켰다. “인사발령은 다음 주부터 유효합니다. 이번 주 안에 인수인계 끝마치세요.”모르는 척해도 소용없었다.“부 대표님, 제가 순간 미쳤었나 봅니다. 제발 저에게 기회를 한 번만 더 주세요. 절대로 그러지 않겠습니다.”오미연이 애걸복걸했다.“나가세요.”부승민이 차갑게 얘기했다.오미연은 떨리는 입술로 서류를 들고 나가려다가 멈춰서서 부승민을 돌아보았다.“부 대표님, 왜 온하랑은
최신 업데이트 : 2024-03-27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