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 소리가 한참 동안 울려서 곧 끊어질 무렵에야 상대방에서 전화를 받았다. 휴대폰 건너편에서 최동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아버지, 무슨 일이세요?”“무슨 일 있냐고? 무슨 낯짝이 있어서 나한테 물어? 네놈이 무슨 짓을 했는지 네놈 혼자 몰라서 묻는 거야?”최국환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으며 화가 이미 상투 밑까지 올라와서 걷잡을 수가 없었다.최동철은 잠깐 침묵한 뒤 이내 웃으면서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아버지, 요즘 제가 처리한 일이 너무 많아서 아버지가 말씀하시는 일이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어요.”“시치미를 떼는 거야?”이 시각 최국환은 최동철은 그와 맞서기 위해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을 절실하게 느껴졌다.“네가 박씨 가문의 사람을 시켜서 과거의 일을 인터넷에 뿌린 거 아니었어?”“아, 아버지가 그 일을 말씀하시는 거였어요? 맞아요, 제가 한 일 맞습니다. 그런데요? 무슨 문제가 있는데요?”최동철의 가벼운 어투는 최국환의 분노를 제대로 일으켰다. 그는 당장이라도 전화 회로망을 타고 가서 건너편에 있는 최동철의 목을 조여 죽이고 싶은 충동이 솟구쳤다.그는 터지는 울화를 억제하지 못한 채 목에 핏대를 세워서 휴대폰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무슨 문제가 있냐고! 넌 네가 이런 짓을 한 결과가 네 아줌마와 회사의 이미지에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몰라서 묻는 거냐! 네 아줌마가 육체상에서 받은 상처만 해도 이미 아주 큰데 심리상에서 또 그 많은 욕설과 부정적인 언론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단 말이다! 동철아, 네가 미워했던 사람은 부선월이 아니었어? 그 여자가 천벌 받기를 바라온 거 아니었니? 네가 이렇게까지 해서 얻자고 하는 것이 대체 뭐야!”최동철은 여전히 아주 차분하지만, 도발이 담긴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버지, 아버지는 늘 이렇게 흥분하길 좋아하시네요. 지난번에 쓰러지신 지 겨우 얼마 지났다고 또 흥분하셔요? 흥분하시면 신체에 좋을 건 하나도 없어요.”최국환은 화나다 못해 어이가 없었다.그는 지금 최동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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