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존님은 딸바보: Chapter 91 - Chap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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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임찬혁은 양홍선이 뭘 걱정하는지 알고 있기에 마음이 아팠다.평생 임찬혁을 위해 속을 태우며 고생했으니 이젠 행복을 누릴 때도 됐다.“새 집 하나 마련할게요.”임찬혁은 양홍선을 낡고 오래된 집에 보낼 수 없었다.“집을 사려면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데, 나 그냥 그 집에서 살 거야.”양홍선은 또 거절했다.임찬혁은 잠시 머리가 아팠지만 이내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친구가 있는데 집이 여러 채나 된다고 들었으니까 혹시 빈 집이라도 있는지 한 번 물어볼게요.”임찬혁은 바로 청룡에게 전화를 걸었다.“지존, 말씀하세요.”금세 전화가 연결되더니 청룡의 공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우리 어머니한테 지낼 곳을 마련해 드리고 싶은데 혹시 적당한 곳이 있을까?”용국의 가장 큰 지하 세력인 용호파에는 아주 많은 산업이 있기에 지낼 곳을 얻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그렇게 되면 양홍선도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빌레오에 별장을 마련해 드릴 테니 어머님을 모시고 가십시오. 그리고 관리자한테서 바로 열쇠 받으시면 됩니다.”이런 작은 일은 청룡에게 있어 아주 쉬운 일이다.이내 청룡은 뭔가 떠오른 듯 입을 열었다.“아, 빌레오의 1호 별장은 옛 지존의 강주 행궁이자 최고의 수련 귀지입니다. 옛 지존은 한 번도 들어가 사신 적 없으니 관리자에게 1호 별장 열쇠도 드리라고 이르겠습니다.”“그래.”임찬혁이 대답했다.워낙 하나면 충분하지만 워낙 1호 별장은 너무 눈에 띄어서 임찬혁만의 아지트로 삼기 딱 좋았다.그리고 다른 별장 한 채를 골라 양홍선에게 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임찬혁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꾀죄죄한 사부가 강주에 행궁까지 두었다니. 마치 고려시대 임금처럼 말이다.“어머니, 교도소에서 알게 된 친구가 빌레오에 별장이 여러 채 있다고 하니 가서 하나 고르면 돼요. 돈 한 푼도 쓸 필요 없어요.”임찬혁이 헤헤 웃으며 말했다.“별장은 무슨, 오래된 동네면 돼. 아무리 친구 집이라 해도 월세는 내야 하잖아.”별장이라는 말에 양홍선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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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양복 차림의 정우명은 안색이 아주 밝았으며 한눈에 봐도 재벌 집 도련님같았다.물론 하정연도 트렌디하고 섹시한 패션으로 몸매를 드러냈다.두 사람이 판매처로 들어서자 모든 시선은 그들을 향했다.유효진에게 매장당한 후 고생이 많았지만 이내 송시후를 등에 업고 상황을 호전시켰다.게다가 이제 막 결혼해서 수중에 돈도 꽤 있었기에 오늘 대출로 별장을 구매하기 위해 이곳으로 찾아왔다.“임찬혁?”이때 그들도 임찬혁과 양홍선을 발견했다.정우명은 양홍선을 발견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온세리가 죽인 거 아니었어? 어떻게 살아있지?”그들은 아침에 온세리와 같은 장소에서 술을 마셨고 떠날 때도 온세리의 뒤를 따랐기에 두 눈으로 확실하게 보았다.양홍선을 죽이기로 마음먹은 온세리는 심지어 친구들에게 병원 측에 이미 모든 걸 준비했으니 운이 좋아서 죽지 않았다고 해도 병원으로 옮긴 뒤 바로 화장장으로 보내질 거라고 했다.이미 재가 된 줄 알았는데 저리 멀쩡하게 눈앞에 나타났다니?귀신이 곡할 노릇이다.임찬혁이 싸늘하게 말했다.“우리 엄마가 워낙 복이 많으신 분이라 네가 죽어도 우리 엄마는 끄떡없어.”양홍선은 슬픈 표정으로 하정연을 바라보았다.“정연아, 왜 날 속인 거니?”양홍선은 하정연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처음으로 그녀와 마주쳤다.옛일을 생각하니 저도 몰래 눈물이 차올랐다.임찬혁이 감옥에 갇힌 몇 년 동안, 그녀는 하정연이 임찬혁을 기다려주길 바라며 모든 수입을 하정연에게 입금했는데 결국 사기극이었다니?“본인 탓이나 하세요. 게다가 임찬혁과 함께 한 시간이 얼만데 내가 그만한 정신적 손해비용을 받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하정연은 당연하다는 듯 뻔뻔스럽게 입을 열었다.“너......”양홍선은 한때 자기 마음에 쏙 들었던 며느리가 이런 파렴치한 사람인 줄 생각도 못 했다.임찬혁도 더는 이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싫었다.양심을 개한테 줘버린 남녀에게 무슨 낯짝이 있을까?“어머니, 상대하지 마세요. 저런 파렴치한 인간들은 언젠가는 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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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대출? 미안한데 그건 두 사람이 생각할 일이고, 난 이미 여기 전액으로 샀거든. 여기 있는 모든 별장, 내 마음대로 입주할 수 있어.”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빌레오의 별장은 너무 비싸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출금도 내기 힘들다.게다가 정상과 가까운 열 채의 별장은 가격이 무려 수백억을 훨씬 넘었고, 심지어 이천억짜리도 있었는데 그곳에 사는 사람은 모두 용국 각계의 거물들이다.정상에 위치한 1호 별장은 더욱 귀중한데 그 가격으로 도시 하나도 살 수 있었다.그런데 임찬혁이 전액으로 샀다고? 마음대로 입주할 수 있다고?“푸하하! 다들 들었어? 이 자식 지금 뭐라는 거야? 그래 그렇다면 한 번 확인해 볼까?”정우명은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싸늘하게 웃었다.경제난에 시달리는 유효진이 그에게 돈을 줄 리가 없는 데 혼자 힘으로 빌레오의 별장을 산다는 건 말도 안 된다. 게다가 전액?정우명을 오만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그의 편이 되었다. 다들 임찬혁에게 어이없다는 시선을 보냈다.“여보, 신혼집 빌레오에 마련한다는 말 설마 임찬혁처럼 허세는 아니겠죠?”하정연은 탐스러운 몸을 정우명에게 비비적거리며 애교를 부렸다.그녀는 허세만 가득한 임찬혁이 너무 하찮아 보여 자기의 비웃음을 살 자격조차 없다고 생각했다.정우명은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힘차게 끌어안더니 손바닥으로 연신 문지르며 욕망의 눈빛을 발산했다.“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너 여기 별장에 살게 해줄 테니까 빨리 새로운 자세 좀 배워봐. 그리고 여기 신혼집에서 아주 뜨겁게 불태우자고.”하정연은 수줍은 듯 정우명을 한 대 때리며 앙탈을 부렸다.“아잉, 나빠요.”정우명은 통쾌한 듯 하정연을 끌어안고 임찬혁을 향해 말했다.“여기서 별장 산다고 했지? 그렇다면 누가 더 비싼 거로 사는지 내기할래? 지는 사람이 소원 들어주기. 걱정하지 마. 절대 법을 어기는 일과 널 다치게 하는 일은 시키지 않아. 대신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라고 하면 반드시 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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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1호 별장 주인의 신분이 공개된다면 시장이 직접 그를 만나러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런 거물에게 관리자는 당연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우선 별장부터 고르죠.”임찬혁은 관리자의 말을 끊었다.어쨌든 1호 별장은 중요한 곳이기도 하고 그의 아지트로 사용할 예정이라 비밀로 하고 싶었다.눈치 빠른 관리자는 바로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감격을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혹시 원하시는 별장 있으세요?”관리자는 애써 정서를 억눌렀다.임찬혁은 모형을 보며 천천히 고르기 시작했다.“찬혁아, 우리 그냥 가자.”양홍선은 약간 겁에 질려 임찬혁의 팔을 당기며 말했다.아무래도 이곳의 집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이때 정우명이 콧방귀를 뀌었다.“관리자님이 프로라 널 쫓아내지 않은 것뿐인데 그것도 모르고 어디서 고르는 척이야?” “임찬혁, 내가 보기엔 넌 망상증에 걸린 것 같아. 너한테 이 별장 살 돈 있어? 언제까지 연기하나 두고 보자.”하정연도 임찬혁을 비웃었다.양홍선이 주눅이 들었다는 건 임찬혁에게 그런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여기로 할게요.”임찬혁은 36호 별장을 가리켰다.36호 별장은 위치와 구조가 아주 훌륭한 곳이다.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비록 36호 별장은 10위에 드는 별장에는 못 미치지만 가격이 무려 천억이다.그들은 임찬혁이 천억을 미리 냈다는 말을 믿을 수 없었다.“하하, 너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네가 저 별장 살 수 있다면 나 여기서 바로 죽어버릴게.”하정연은 임찬혁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빈정거렸다.“좋아. 후회하지 마!”임찬혁은 하정연을 힐끔 보았다. 굳이 본인 절로 죽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었다.“그만하고 빨리 카드 긁어.”정우명이 재촉했다.그는 임찬혁이 이미 전액을 지불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이 별장 천억이야. 대출금만 이백억인데 네가 유신 뷰티 컴퍼니를 팔아넘겨도 이백억이 안 돼. 그런데 전액은 개뿔.”모두의 시선이 임찬혁에게로 몰렸다.이곳의 별장을 살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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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하지만 제일 놀란 사람은 바로 정우명과 하정연이다. 두 사람은 마치 뒤통수를 맞은 듯 털이 곤두섰고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그들은 임찬혁의 바닥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돈도 없고 권력도 없던 임찬혁이 유효진을 만나고 겨우 그들 앞에서 유세를 떨기 시작했는데......하지만 유효진은 지금 제 코가 석 자라 임찬혁에게 천억이라는 돈을 줄 수 없다.그렇다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저기요, 관리자님. 카드도 안 긁었는데 왜 열쇠부터 주세요?”정우명은 초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관리자에게로 향했다.그들 역시 그 이유가 아주 궁금했다.“저 분은 이미 전액을 미리 지불했으니 서명만 하시면 됩니다.”관리자가 정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고요했다.현장은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사람들의 숨소리조차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조용했고, 어떤 이들은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관리자의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임찬혁이 정말 전액을 미리 지불했다니?이백억만 있어도 어마어마한 재벌인데 천억짜리 저택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전 강주를 통틀어도 몇 명 없을 것이다.그런데 눈앞의 젊은 남자에게 그런 실력이 있다니?임찬혁을 의심했던 사람들은 감히 고개도 들지 못했다.이로써 임찬혁의 말은 사실로 밝혀졌으며 오히려 그들이 피에로가 되었다.“언니, 우리 딸이 그렇게 예뻐요. 아드님과 아주 찰떡이니 우리 사돈이라도 맺읍시다!”이때 화려하게 차려입은 중년 여성이 양홍선에게 다가와 공손하게 말을 걸었다.어딜 가나 무시당했던 양홍선은 처음으로 이런 대접을 받아보았다. “말씀은 고맙지만 우리 아들 결혼했어요.”양홍선은 웃으며 거절했다.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들의 얼굴에 실망이 스쳤다.저리 대단한 젊은이가 뭐가 그리 급해서 일찍 장가를 간 것일까?이 순간 정우명의 머릿속에는 폭풍이 휘몰아쳤다.그는 있는 힘껏 머리를 쥐어뜯었다.“이건 가짜예요! 지금 나 놀려요? 이 열쇠 가짜잖아요! 정말 36호 별장 열쇠 맞아요?”관리자가 싸늘하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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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정연아, 그만 가자.”정우명이 하정연의 손을 잡고 빠져나가려는 순간, 임찬혁이 그들을 막아섰다.“내 기억이 맞다면 우리 내기하지 않았어? 아까 누가 더 비싼 별장 사는지 내기하겠다며? 네가 이것보다 더 비싼 별장을 살 수 있다면 내가 깔끔하게 인정할게.”임찬혁은 여유 있게 말했다.양홍선에게 감히 건방지게 군 것도 모자라 악한 마음을 품고 내기를 제안하다니? 그렇다면 절대 가만둘 수 없다.“하하, 미친놈아. 농담한 건데 진지하게 들었어? 네가 사든 말든 나와 뭔 상관이야? 안 그래? ”정우명은 기억상실이라도 걸린 듯 모르는 체했다.“보는 눈이 이렇게 많은데 잡아떼려고?”임찬혁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사악한 표정으로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아까 당신이 먼저 내기를 제안한 걸 난 분명 보았으니 발뺌하지 마.”관리자가 눈짓을 보내자 경비원들이 우르르 몰려와 두 사람을 에워쌌다.관리자는 당연히 겉으로는 36호 별장의 소유주이지만 1호 별장까지 소유한 임찬혁을 도울 것이다.“사내놈이 말이야. 내기에서 졌으면 깔끔하게 인정해야지!”“내기에서 한 사람의 인품이 보이지. 만약 오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아주 제대로 망신하게 해 줄 거야.”“빨리 인정하고 약속 지켜! 우리가 장님인 줄 알아?”다들 정우명과 하정연을 에워싸고 분분히 휴대폰을 꺼내 두 사람을 촬영했다.이번 내기는 정우명의 확실한 패배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천억짜리 별장을 산 임찬혁과 친해지고 싶어 모두 그의 편을 들었다.순간 정우명과 하정연의 처지는 뭇매를 맞은 개처럼 처참해졌다.양홍선도 분노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비록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지만 방금 하정연과 정우명의 행동은 너무 과분했다.“여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면 안 돼요!”하정연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자산을 전부 처리하고 대출을 더 받더라도 더 비싼 별장으로 사야 해요. 그러다 정 안 되면 나중에 팔면 되잖아요!”임찬혁을 차버린 뒤로 상대는 마치 순풍에 돛단 격으로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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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임찬혁이 주먹을 꽉 쥐자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눈동자에는 한기가 스쳤고 정우명은 순간 겁에 질려 식은땀을 흘렸다.“할게! 하면 되잖아!”임찬혁 이 또라이에게 굴복하지 않는다면 어떤 후과를 맞이할지 알 수 없기에 정우명은 하는 수 없이 굴복했다.하정연은 온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정우명의 머리를 밀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풍성했던 머리카락과 눈썹, 그리고 속눈썹이 전부 바닥에 떨어졌다.게다가 서툰 손놀림으로 얼굴과 머리에는 크고 작은 상처가 가득 생겼다.짙은 눈썹과 큰 눈의 소유자였던 정우명은 지금 머리가 반들반들한 것이 마치 구운 계란처럼 추하기 그지 없었다.그 모습에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어떤 사람들은 그 과정을 전부 녹화해 SNS와 같은 플랫폼에 올렸다.“이제야 속이 시원해?”정우명은 원한에 가득 찬 눈빛으로 임찬혁을 노려보다 도망갈 준비를 했다.너무 창피했다.인생에서 이렇게 창피했던 적은 단 두 번이다.한 번은 결혼식에 임찬혁이 찾아와 난동을 부린 것과 오늘 이 꼴을 당한 것.“거기 서!”임찬혁이 싸늘하게 말했다.“정우명 넌 됐고. 하정연, 너 아까 뭐라고 했더라? 내가 이 별장 살 수 있으면 죽어버린다고 하지 않았어? 죽어줄래?”그 말에 하정연과 정우명은 동시에 안색이 변해버렸다.“그거 그냥 하는 말이잖아! 내가 왜 죽어?”하정연은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임찬혁이 그녀에게 정말 죽으라는 말을 하다니?“아, 그랬어? 네가 너무 진지하기에 난 또 진짠 줄 알았지.”임찬혁의 조소에 하정연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우습기 짝이 없는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것 같았다.“나 안 죽어. 그렇다고 네가 날 죽이기라도 할 거야?”하정연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듯 강하게 나왔다.“찬혁아, 흥분하지 마. 그냥 보내.”이때 양홍선이 불쑥 입을 열었다.그녀는 아들이 또 옥살이를 하게 될까 봐 걱정되었다.“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런 쓰레기들 때문에 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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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하정연은 겁에 질려 넋을 잃은 채 몸을 가늘게 떨었고 정우명은 이를 지켜보면서도 감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전에 하정연에게 속았던 것을 생각하니 양홍선도 괜히 통쾌해졌다.구경꾼들도 이렇게 간사하고 오만방자한 여자는 한 번쯤 혼나야 한다고 생각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분위기와 외모가 출중했던 하정연은 못난이가 되어버렸다.헤어가 받쳐주지 않으니 그녀 얼굴의 결점은 그대로 드러난 데다가 울상까지 지으니 사람이 초라해 보이며 이미지가 확 무너져 버렸다.“이런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 못 했어?”임찬혁이 싸늘하게 말했다.“꺼져. 앞으로 내 앞에서 다시 건방지게 군다면 이렇게 쉽게 보내주지 않아.”하정연은 떨리는 손으로 거울을 꺼내 자기의 모습을 확인했다.“으아아악!”못난이......거울 속 자기의 모습에 깜짝 놀란 그녀는 그대로 거울을 던져버리더니 얼굴을 가린 채 황급히 도망쳤고 정우명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서 그녀의 뒤를 따랐다.“괘씸해!”두 사람은 차에 탄 뒤에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서로 못생긴 얼굴을 바라보니 분하기도 수치스럽기도 했다.신혼집을 사진 못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임찬혁에게 수치심을 안겨주려고 했는데 결국 두 사람이 수치스럽게 되었다.아마 곧 온 도시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태어나서 이런 굴욕은 처음이에요. 나 반드시 복수할 거예요!”하정연은 당장이라도 임찬혁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었다.그녀는 정우명이 재벌 2세라고 생각해 임찬혁을 차고 그의 품에 안긴 것이다.하지만 임찬혁이 교도소에서 나온 뒤 정우명은 몇 번이고 임찬혁에게 당했는데 그녀는 분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의아한 마음도 들었다.설마 그녀의 선택이 틀린 걸까?“수상해. 임찬혁에게 그런 돈이 있었어?”정우명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유효진도 살 수 없는 가격대의 집을 저렇게 쉽게 사버린다고? 저 새끼 강도질하러 다니는 거 아니야?”하정연은 너무 화가 나서 숨도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그녀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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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병신아, 그깟 아줌마 하나도 처리 못 해? 쓸모없는 자식. 당장 그 아줌마 어딨는지 알아내! 영원히 입 닫게 만들 테니까!”이 여자가 바로 온씨 가문 아가씨 온세리다.비록 외모는 꽤 훌륭하고 재벌 집 아가씨의 분위기를 풍겼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더없이 악랄했다.음주 운전으로 차로 친 양홍선이 나중에 귀찮게 굴까 봐 바로 죽이고 한꺼번에 돈을 배상하려고 했다.하지만 서너 번쯤 깔아놓고 있는 그때, 갑자기 교통경찰이 달려와 하는 수 없이 그만뒀고 나중에는 강해도에게 살인을 교사했다.특수작전부대에서 요즘 온세훈을 정밀히 고찰하고 있었는데 만약 고찰에 통과하면 바로 승진할 수 있고 그들 온씨 가문도 덩달아 지위가 올라가게 되어 4대 재벌가 중에서도 단연 탑이 될 것이다.이 중요한 시점에 온씨 가문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오세훈의 앞날에 영향 줄 수 있으므로 양홍선이 시끄럽게 굴면 안 된다. 그러니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사람을 죽여 입을 막는 것.온세리의 명령과 함께 온씨 가문의 경호원들은 신속하게 출동해 양홍선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아가씨, 밖에 두 사람이 급한 일로 아가씨를 만나 뵙고 싶답니다.”이때 경비원이 들어와 알렸다.“들어오라고 해!”이내 정우명과 하정연이 들어왔다.“두 사람 뭐야? 얼굴은 왜 가렸어?”수상한 두 사람의 모습에 온세리는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아가씨 진정하세요. 저 정우명이에요. 이쪽은 제 아내 하정연이고요.”정우명은 마치 얌전한 개처럼 다급히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더니 하정연의 것도 벗겨버렸다.온세리의 힘을 빌려 임찬혁을 상대하려면 상대의 신임을 얻어야 하므로 있는 그대로 모두 보여준 것이다.“꺅. 대박 못생겼음.”깜짝 놀란 온세리는 무의식적으로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정우명에게로 던져버렸다.그녀는 속이 울렁거렸다.하지만 정우명은 전혀 화를 내지 않았고 오히려 굽신거리며 말했다.“우리 두 사람 아가씨의 명성을 지키려고 이렇게 된 거 아니겠어요? 오늘 신혼집 마련하려고 빌레오로 갔는데 어떤 아줌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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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빌레오.구경꾼들은 이미 흩어졌고 임찬혁은 양홍선과 함께 별장으로 들어갔다.구석구석 꼼꼼히 둘러보던 양홍선은 다시 한번 별장의 스케일에 놀라고 말았다.그리고 그녀는 꿈에서도 자기가 이런 고급 별장에서 살게 될 줄 생각도 못 했다.“찬혁아. 이 별장 빌린 거라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왜 계약서에 서명하고 집문서까지 받은 거야?”천억짜리 별장, 열 번을 죽었다 깨어나도 벌 수 없는 돈이다. 이러다 문제라도 생긴다면 그들은 절대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 양홍선은 은근히 걱정되었다.임찬혁은 어떻게 설명할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평생 써도 남을 돈이 생겼다고는 할 수 없었다.만약 양홍선에게 사실을 알려준다면 그녀는 분명 며칠 밤을 잠도 못 이룰 것이다.“그 친구가 집이 많은 만큼 노리는 사람도 많아요. 그래서 잠시 내 명의로 돌려둔 거고 나중에 다시 돌려줄 거예요.”임찬혁은 겨우 이런 핑계를 생각했다.비록 양홍선은 믿기 어려웠지만 적당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아 임찬혁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이때 임찬혁의 휴대폰이 울렸다.“날도 어두워졌는데 언제까지 이림이와 술이나 마시고 있을래요?”분노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아니요. 나 지금 우리 엄마와 함께 있어요. 교통사고로 병원에 갔다가 지금 빌레오 36호 별장에 있어요.”그제야 임찬혁은 날이 어두워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참 스펙타클한 하루를 보냈다.“나 지금 당장 갈 테니까, 만약 거짓말이면 평생 침대에서 잠 못 잘 줄 알아요!”임찬혁은 어리둥절했다.지금 화내는 건가?게다가 거짓말이면 평생 침대에서 잠 못 잘 줄 알라고?그 말은 즉, 만약 사실이라면 침대에서 자도 좋다는 뜻인가?유효진은 바로 전화를 끊고 빌레오로 향했다.손이림에게 임찬혁을 보낸 뒤,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멜튼 호텔에 연락해 상황을 물었더니 두 사람이 함께 외출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그녀는 다급히 CCTV를 돌려보았고, CCTV 속 두 남녀는 아주 다정하게 호텔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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