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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정연아, 그만 가자.”

정우명이 하정연의 손을 잡고 빠져나가려는 순간, 임찬혁이 그들을 막아섰다.

“내 기억이 맞다면 우리 내기하지 않았어? 아까 누가 더 비싼 별장 사는지 내기하겠다며? 네가 이것보다 더 비싼 별장을 살 수 있다면 내가 깔끔하게 인정할게.”

임찬혁은 여유 있게 말했다.

양홍선에게 감히 건방지게 군 것도 모자라 악한 마음을 품고 내기를 제안하다니? 그렇다면 절대 가만둘 수 없다.

“하하, 미친놈아. 농담한 건데 진지하게 들었어? 네가 사든 말든 나와 뭔 상관이야? 안 그래? ”

정우명은 기억상실이라도 걸린 듯 모르는 체했다.

“보는 눈이 이렇게 많은데 잡아떼려고?”

임찬혁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사악한 표정으로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아까 당신이 먼저 내기를 제안한 걸 난 분명 보았으니 발뺌하지 마.”

관리자가 눈짓을 보내자 경비원들이 우르르 몰려와 두 사람을 에워쌌다.

관리자는 당연히 겉으로는 36호 별장의 소유주이지만 1호 별장까지 소유한 임찬혁을 도울 것이다.

“사내놈이 말이야. 내기에서 졌으면 깔끔하게 인정해야지!”

“내기에서 한 사람의 인품이 보이지. 만약 오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아주 제대로 망신하게 해 줄 거야.”

“빨리 인정하고 약속 지켜! 우리가 장님인 줄 알아?”

다들 정우명과 하정연을 에워싸고 분분히 휴대폰을 꺼내 두 사람을 촬영했다.

이번 내기는 정우명의 확실한 패배이다. 게다가 사람들은 천억짜리 별장을 산 임찬혁과 친해지고 싶어 모두 그의 편을 들었다.

순간 정우명과 하정연의 처지는 뭇매를 맞은 개처럼 처참해졌다.

양홍선도 분노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

비록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지만 방금 하정연과 정우명의 행동은 너무 과분했다.

“여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면 안 돼요!”

하정연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했다.

“자산을 전부 처리하고 대출을 더 받더라도 더 비싼 별장으로 사야 해요. 그러다 정 안 되면 나중에 팔면 되잖아요!”

임찬혁을 차버린 뒤로 상대는 마치 순풍에 돛단 격으로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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