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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님은 딸바보의 모든 챕터: 챕터 101 - 챕터 110

654 챕터

제101화

“감옥에 있을 때 만난 친구요.”임찬혁이 다급히 말했다. 그는 이 일로 유효진이 질투를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손이림 씨랑은 병원에서 헤어졌어.”양홍선이 같이 나서서 해명해서야 유효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참, 어머니. 사고는 어떻게 처리하셨어요? 도움이 필요하면 제가 인맥을 동원해 볼게요.”유효진은 오래 기업을 운영하면서 이미 자신만의 인맥체계를 형성했다.“온세리요. 우리 엄마를 치고 병원에 호송하기는커녕 아예 엄마를 죽일 생각으로 차로 한번 더 치려고 했어요.”임찬혁이 싸늘한 눈빛을 번뜩이며 말했다.사람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지?“가온그룹의 둘째 온세리 말인가요? 희대의 악녀라는 말은 들었지만 이 정도로 인성을 상실한 사람인 줄은 몰랐네요.”유효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한숨을 쉬었다.4대 가문에 속하는 가온그룹은 해를 거듭하며 수많은 악행을 저질렀지만 그들을 제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가온그룹이 가진 배경이 너무 강력했기 때문이었다.1조가 넘는 자산에 집에도 전문 경호팀을 고용하여 오너 일가의 안전을 경호한다고 했다.가온의 장남 온세훈은 전쟁부 소속이었다. 그는 말 한마디로 총기를 소지한 부대를 호령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지금 누굴 욕하는 거야?”이때 문밖에서 앙칼진 목소리와 함께 몸매를 강조한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안으로 들어왔다.그녀가 바로 가온그룹의 둘째, 온세리였다.“당장 저택을 포위하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온세리의 경호원들이 저택을 에워쌌다.“너… 네가 어떻게….”겁에 질린 양홍선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아마 평생 저 악마 같은 얼굴을 잊지는 못할 것이다.“하, 노친네 운도 좋아. 아직까지 살아 있다니! 목숨이 참 질기단 말이지!”온세리는 한눈에 양홍선을 알아보고 입가에 잔인한 미소를 지었다.“온세리 씨, 불만 있으면 나한테 하고 무고한 내 아들며느리는 건드리지 말아요!”양홍선은 겁에 질려 덜덜 떨면서도 간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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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온세리의 눈빛이 음침하게 빛났다.그녀는 가소롭다는 듯이 그들을 내려다보았다.가온그룹의 자녀로써 태어날 때부터 가진 거만함이었다.“온세리 씨, 유효진이라고 합니다. 임찬혁 씨는 제 남편이고요. 온세리 씨가 운전을 잘못해서 우리 시어머니를 치었는데 사과는커녕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는 건 좀 너무한 처사 아닌가요?”유효진이 앞으로 나서며 차갑게 말했다.이렇게 말하면 온세리의 분노가 자신을 향할 걸 알면서도 그녀는 나설 수밖에 없었다.임찬혁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속으로 감동했다.계약 결혼일 뿐인데 이런 위기의 순간에 주저 없이 나서준 그녀에게 고마웠다.“아,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 강주에서 제일 잘나가는 여성 기업가가 엄청난 미인이라고 들었는데 너였구나?”온세리의 야박한 시선이 유효진에게 닿았다.“그런데 내가 보기에 그 반반한 얼굴 말고는 내세울 게 하나도 없네.”“현명한 사람이라면 그 얼굴을 이용해서 너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났어야지. 저렇게 얼굴만 번지르르한 녀석이 아니라. 멍청한 년.”“넌 아직 내 앞에서 뭐라고 얘기할 레벨이 아니야. 계속 끼어들면 너희 가문도 무사하지 못할 거라고.”온세리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상대의 적나라한 협박에 유효진도 어깨를 움찔하며 불길함을 느꼈다.고집이 세고 악랄하기로 소문난 온세리였으니 오늘 쉽게 넘어가기는 그른 것 같았다.“너희 같은 사람들은 내 눈에 다 벌레일 뿐이야. 내가 놀다가 흥미가 사라지거나 기분이 좋으면 목숨은 살려줄 수 잇지.”말을 마친 온세리는 품에서 번뜩이는 비수를 꺼내고 냉소를 지으며 양홍선에게 다가갔다.“일단 말 많은 이 노친네 혀부터 잘라야겠어.”양홍선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중년 여인은 한발한발 다가오는 온세리를 겁에 질린 눈으로 바라보았다.“화풀이할 거면 나한테만 하세요. 내 자식들은 놓아주시고요.”양홍선은 겁이 났지만 절대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온세리가 놀다가 기분이 좋으면 목숨은 살려줄 수도 있다는 말 때문이었다.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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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게다가 온세리가 임찬혁의 손에 잡혀 있는 상황에서 경거망동할 수도 없었다.임찬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비명을 내지르는 온세리를 노려보았다. 상대의 얼굴이 일그러지고 고통스러운 신음을 토해내도 그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던 인간에게 이 정도는 처벌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수 틀리면 사람 혀를 잘라낸다는 말 많이 들었어. 그렇게 재미 있으면 네 혀가 잘리는 고통도 어디 한번 느껴봐!”그는 싸늘하게 말하며 바닥에 떨어진 비수를 발로 차서 손에 잡았다.그는 주먹으로 온세리의 복부를 때렸고 온세리는 그대로 배를 움켜잡고 허리를 90도로 접었다.임찬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손을 뻗어 온세리의 입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안 돼요!”놀란 유혜정이 다급히 그를 말렸다. 온세리가 여기서 혀가 잘려 나간다면 가온그룹의 보복을 면치 못할 것이다.양홍선도 겁에 질려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바라봤다. 이대로 기구한 인생이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들이 자신을 위해 4대가문과 척을 지게 될 줄은 몰랐다.아찔한 소리가 들리고 모두가 경악하는 가운데 사방으로 피가 튕겼다.임찬혁은 손가락으로 온세리의 잘린 혓바닥을 잡아 바닥에 던졌다.“읍….”온세리는 입가에 피를 흘리며 고통스럽게 신음했다.그녀는 바닥을 뒹굴며 고통을 토로했다. 조금 전에 기고만장하게 집에 들어서던 모습이랑 너무 상반되는 모습이었다.“끝장이야!”유효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결국 저질러 버린 건가?온세리는 고통을 참으며 악마처럼 일그러진 얼굴로 입을 오물거렸다.“죽여!”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임찬혁이 주인에게 칼을 빼든 순간부터 분노하던 경호원들이 씩씩거리며 다가왔다.“가자, 죽여 버려!”“절대 살려두면 안 돼!”“감히 가온그룹을 건드려? 사지를 다 찢어버려야 해!”경호원은 분노한 개처럼 칼을 휘두르며 임찬혁에게 달려들었다.“멍청한 것들!”임찬혁은 차갑게 미소를 짓고는 다가오는 그들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우드득!맨 앞에서 달려오던 경호원의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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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지금은 허세 부릴 때가 아니에요. 찬혁 씨가 아무리 강해도 총알을 튕겨낼 수 있어요?”유효진이 못 말린다는 듯이 말했다.“시도도 안 해보고 어떻게 알아요?”임찬혁은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이번 일에서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가온에 머리를 숙이고 싶지도 않았다.말을 마친 그는 거의 기절 직전인 온세리를 질질 끌고 밖으로 향했다.“뭐 하는 거예요? 더 이상 온세리를 상처 입히면 안 돼요. 상황을 더 최악으로 만들지 말아요!”임찬혁이 대놓고 온세리의 혓바닥을 잘라내는 것을 눈앞에서 보았기에 유효진은 그가 더 무모한 짓을 벌일까 봐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귀한 아가씨를 집에 모셔다드리고 올 테니까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요.”저택 밖으로 나온 임찬혁은 온세리가 타고 온 차에 온세리를 싣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차는 튕기듯이 온세리의 본가로 향했다.가는 길에 그는 양운호에게 연락해서 현장을 수습하도록 했다. 그리고 일부 경호 인력을 저택 주변에 안배하여 24시간 어머니와 유효진의 안전을 지키도록 했다.그는 돌아오자마자 이미 많은 적을 만들었기에 가족들의 신변 안전이 가장 중요했다.20분 뒤, 임찬혁을 태운 차는 온세리의 본가 앞에 주차했다.이미 심야였기에 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밖에 지키는 인력도 없었다.쾅!그는 냉랭하게 온세리를 바닥에 던지고는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바닥에서 기어일어난 온세리는 떠나는 임찬혁의 뒷모습을 음침한 눈으로 노려보았다.‘오늘 받은 수모, 평생 기억할 거야! 네가 나한테 한 짓, 백 배로 너와 네 가족들에게 돌려줄 거야!’그리고 이때!강렬한 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고 그녀는 다급히 눈을 질끈 감았다.곧이어 임찬혁이 운전하는 차가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악!”온세리의 동공이 순식간에 확장되고 죽음의 공포가 덮쳐왔다.임찬혁은 처음부터 그녀의 집 앞에서 차로 그녀를 칠 계획이었다.쾅!거대한 굉음과 함께 온세리의 몸이 허공으로 튕겨져 나갔고 바닥에 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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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당장 이쪽으로 와보세요! 아가씨가 다쳤어요!”순식간에 가온 본가는 아수라장이 되었다.안에서 사람들이 달려나와 온세리를 안으로 들고 들어갔다.본가에 상주하는 의료진이 황급히 그녀에게 응급 구조 조치를 진행했다.“대체 어떤 놈이 우리 세리를 이렇게 만든 거야!”거실에서 온철웅이 음침한 얼굴로 화를 내고 있었고 고용인들은 겁에 질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온철웅은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딸을 보자 눈가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아들은 장기간 밖에서 공무를 집행한다고 바빴기에 불면 날아갈까 쥐면 으스러질까 애지중지 키운 딸이었다. 그런데 이 강주 바닥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딸에게 이런 잔인한 짓을 벌이다니!그는 곧장 경비원을 호출해서 추궁하듯 소리쳤다.“어떤 놈이 세리를 저렇게 만들었는지 봤어?”경비원이 화들짝 놀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저는 모릅니다. 어떤 남자가 대문 앞에서 청소하라고 소리쳐서 나가봤더니 아가씨가 거기 누워 계셨습니다.”“멍청한 자식!”온철웅은 곧장 경비원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이때, 다친 경호원들이 절뚝거리며 대문을 통해 들어왔다.팔다리가 잘리거나 안면부가 매몰되거나 한 그들의 모습은 인간 지옥을 경험하고 온 것 같은 흉측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너희는 또 왜 이래?”온철웅이 경악한 표정으로 그들에게 물었다.그들은 전부 가온이 키우는 엘리트 경호팀원들이었다. 그들 중에는 격투기 챔피언도 있고 무림 고수도 있는데 어쩌다가 이 지경으로 맞고 온 걸까?그의 머릿속에 몇몇 자신의 숙적들의 얼굴이 떠올랐다.‘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건가!’“아가씨를 따라 나갔다가 불손한 자식을 혼내주러 갔는데 상대가 너무 강했어요.”질문에 대답한 사람은 무림 고수라고 떠받들리던 경호팀장이었다.그는 임찬혁의 무시무시한 전투력을 떠올리면 저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리고 눈앞이 캄캄했다.“상대가 누구냐. 사람이 얼마나 있었길래 이 꼴을 당하고 온 거야!”온철웅이 굳은 표정으로 추궁했다. 살면서 하도 적을 많이 만들었고 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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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그의 입가에 섬뜩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상대가 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총알 앞에서는 용사가 없었다.온철웅은 절대 임찬혁이 내일 뜨는 해를 보지 못하게 만들 거라고 확신했다.곧이어 온철웅의 부대가 다시 집결했다.수십 명이나 되는 경호원들의 손에는 총기도 들려 있었다.“죽이러 간다!”온철웅은 직접 인원들을 이끌고 밖으로 돌진했다.“온 가주님, 이 밤에 급하게 어디로 가시는 건가요?”그들이 문앞에 도착했을 때, 화려한 이목구비를 가진 여자가 웃으며 그들에게 다가왔다.폭포처럼 드리운 긴 생머리에 눈보다 하얀 피부, 의학의 손길이 거치지 않은 아름다움이었다.족히 눈빛 하나만으로 사내의 넋을 잃게 만드는 미모를 가진 여자였다.그녀는 기세등등한 온가의 경호인력들 앞에서도 여전히 상쾌한 표정으로 온철웅에게 다가왔다.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온철웅마저 기세로는 여자에게 밀렸다.“복수하러 가는 길인데 누구지? 당장 안 비켜?”온철웅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경계하는 기색으로 손이림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상대가 야밤에 가온 본가까지 쳐들어온 것을 보면 만만한 상대가 아닐 거라고 판단해서 경거망동하지는 않았다.“임찬혁 목숨을 살려달라고 부탁을 드리러 왔는데 제 부탁 들어주실 수 있나요?”손이림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조금 전, 그녀는 유효진에게서 사건의 경과를 들었다. 임찬혁의 성격에 절대 온세리를 곱게 집으로 돌려보내지 않을 것을 알고 여기까지 따라온 것이었다.만약 가온에서 모든 인력을 동원하여 임찬혁 한 명을 탄압하려고 한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그 자식은 내 딸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어. 그리고 내 딸의 경호원들 수십 명이 놈의 손에 다쳤는데 그걸 알고도 가만히 있으라고?”“임찬혁 친구의 신분으로 온 거라면 그 부탁 들어줄 수 없네. 자네를 붙잡아서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롭히는 것도 방법이겠지!”딸을 죽일 뻔한 원수의 친구가 미인이라고 살려줄 만큼 온철웅은 너그러운 인간이 아니었다.“그거 아시나요?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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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한 달이라는 시간이면 용무 대회도 끝났을 시간이었다.만약 임찬혁이 용무 대회의 장원을 따낸다면 귀한 인재로 국가의 신임을 얻을 테니 온철웅은 더 이상 그의 목숨을 노릴 수 없게 된다.만약 임찬혁이 장원을 따내지 못한다면 그녀도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현재로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가 최선이었다.손가의 힘을 동원하려면 돌아가서 가족들과 타협하고 원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하니 그러고 싶지 않았다.한편 임찬혁이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저택 안팎은 이미 청소가 끝난 상태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강렬한 기운이 느껴졌다.양운호가 보낸 인력들이 숨어서 저택의 안전을 호위하고 있는 것이었다.그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일 때, 핸드폰이 울렸다.“귀찮은 문제 하나 해결해 줬는데 어떻게 보답할 거야?”수화기 너머로 손이림의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뭘 해결했는데?”임찬혁이 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온세리를 그 지경으로 만들어서 온철웅이 총기까지 들고 쳐들어가려고 하는 걸 내가 겨우 말려서 한 달이라는 시간을 벌었거든.”손이림은 장난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보답은 그쪽에 가서 받아야 할 것 같은데? 내가 아니라.”임찬혁은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그쪽에서 쳐들어 왔으면 죽은 목숨이야.”“그러니까 내가 괜한 짓을 했다는 거네?”손이림의 목소리에서 서운함이 묻어났다.“그건 아니고. 고마워. 나중에 내가 밥 한끼 살게.”임찬혁이 웃으며 말했다.“엄마 오늘 많이 놀라셔서 위로해 드리러 가야 해. 이만 끊을게.”그 말을 끝으로 그는 전화를 끊었다.“임찬혁 이 양심도 없는 자식! 한 달 지나서 용무 대회에서 장원을 못 해서 온 가주가 쳐들어가도 절대 도와주지 않을 거야!”손이림은 씩씩거리며 애꿎은 핸드폰에 분풀이를 했다.그러다가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임찬혁이 강해지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를 원했던 건 그녀였다.그런데 그가 원하던 것처럼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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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알겠어요.”임찬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텅 빈 방안을 둘러보고 양운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필요하니 가정부 한 명 알아봐 주세요.”“지존 각하, 걱정하지 마세요. 바로 처리해 드릴게요.”양운호에게 이런 일은 일도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슬하에서 오래 일한 가정부를 임찬혁의 저택으로 보냈다.아진이라고 하는 3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일도 잘하고 예의도 발라서 양운호에게 신뢰를 얻고 있는 가정부였다. 그녀는 오자마자 양홍선이 아직 식사도 안 했다는 말을 듣고 저택에 가자마자 주방으로 들어갔다.양홍선은 가정부 필요 없다고 극구 말했지만 임찬혁이 고집을 부리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그는 앞으로 장기간 용강 별장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었다.빌레오는 저택도 크고 호화롭기는 하지만 너무 한적해서 가정부를 고용하면 어머니를 보살피고 평소에 말동무도 해줄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다.“이제 엄마 괜찮으니까 찬혁이 너도 어서 돌아가. 아까 효진이도 전화 받고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나갔어. 시간 되면 효진이 좀 도와줘.”양홍선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축객령을 내렸다. 너무 아들을 붙잡고 있는 것도 둘 사이가 가까워지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그럼 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하세요.”유신 뷰티는 한창 시즌이라 바쁠 때였고 임찬혁은 저택을 나가자마자 택시를 잡고 용강 별장으로 향했다.유효진의 본가.“아빠, 엄마,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다른 일 없으면 먼저 올라갈게요. 내일 바쁠 거거든요.”유효진은 엄마와 아빠, 동생 유설진까지 거실에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조금 전에 양홍선과 같이 차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일이 있다고 본가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돌아온 것이었다.유효진은 가족들과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할아버지 생신 때 이미 모든 관계를 단절한다고 선포한 사람들이었다.“부모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교양도 없이!”이향이 못 마땅한 얼굴로 훈계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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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유효진은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백현호를 만난다고 임찬혁 씨랑 이혼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찬혁 씨가 아니었으면 낮에 우리 체면은 바닥에 굴렀을 거예요. 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 사람을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유진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효진아, 엄마 말 들어. 임찬혁은 너랑 어울리지 않아. 여자는 능력 있는 남자랑 결혼해야 인생이 편해.”“네 회사 위기부터 해결하고 가문에 보탬이 되면 네 할아버지도 기뻐하실 거고 그렇게 되면 가문 전체가 우리 손에 들어오는 거야!”유진안의 두 눈에는 벌써 대권을 잡은 뒤의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는 듯했다.분명 낮에 어르신이 자신에게 대권을 맡긴다고 했는데 송시후가 그 난리를 부리면서 유야무야되었다.만약 이번 위기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이 가문의 수장이 될 것이다.“결국 다 아버지 어머니를 위한 선택이네요. 안 가요!”유효진은 실망스러운 얼굴로 부모님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들은 결국 딸을 향한 백현호의 호감을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려 할 뿐이고 딸의 행복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너 안 가면 나 죽어버릴 거야!”갑자기 이향이 과도를 집어들더니 목을 겨누며 말했다.“여보!”“엄마!”유진안과 유설진이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유효진도 적잖이 당황했다. 엄마가 원하는 바를 위해 이런 방식까지 동원한 건 충격이었다.“이 엄마가 네 앞에서 죽어가는 걸 꼭 봐야겠어?”“엄마 목숨보다 임찬혁이 더 중요하다는 거야?”그녀가 잠깐 당황한 사이에 유진안도 기회다 싶어 더 그녀를 압박했다.“언니, 엄마 좀 말려봐!”유설진이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나 말리지 마. 어차피 내가 죽어도 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거야!”이향이 손에 힘을 주자 과도의 날카로운 날이 피부에 스치며 빨간 피가 흘려나왔다.유진안과 유설진이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알겠어요, 갈게요.”유효진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들 일가를 바라보며 말했다.“하지만 너무 무리한 요구를 제기하면 바로 일어날 거예요.”“진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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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앙떼 호텔이 왜요?”임찬혁의 떨떠름한 반응에 유효진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내일 약속이 있는데 마침 앙떼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거든요. 같이 가면 되겠네요.”임찬혁이 웃으며 말했다.“그렇군요.”유효진도 더 이상 캐묻지 않고 씻으러 올라갔다.그녀는 가온그룹과의 관계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굳이 묻지 않았다.손이림에게 이미 그쪽에서 한 달의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임찬혁은 연우의 방으로 와서 잠든 아이의 볼에 입을 맞춘 뒤, 방으로 돌아갔다.다음 날 아침.유진안 일가는 아침부터 유효진을 데리러 집으로 찾아왔다.그들은 임찬혁도 같이 간다는 얘기에 순간 똥 씹은 얼굴이 되었다.“백현호 대표가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은 넌데 임찬혁을 그 자리에 데리고 나가면 어떡해?”유효진도 지지 않고 인상을 찌푸렸다.“찬혁 씨와 난 부부인데 왜 같이 가면 안 돼요? 그럴 거면 나도 안 가요.”이향은 옆에 있는 임찬혁에게 화풀이를 했다.“그래. 가서 시야를 넓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백 대표랑 너랑 얼마나 차이 나는지 알아야 포기하지!”임찬혁은 담담히 미소만 지을 뿐 응대하지 않았다.그는 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장모가 이렇게까지 심혈을 기울이는지 궁금하기도 했다.“가자. 백 대표 너무 기다리게 하면 안 되지!”이향은 싱글벙글 웃으며 일가족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대문을 나오자마자 눈에 띄는 붉은색 페라리가 문앞에 멈추었다.차 문이 열리고 건장한 체격에 지적인 인상을 주는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늠름한 풍채가 마치 백마 탄 왕자님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남자의 등장에 길 가던 여자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와! 너무 잘생겼잖아!”“저런 남자친구가 있으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아!”“심장이 뛰는 이 느낌, 정말 오랜만이야!”“백 대표!”이향이 눈을 반짝이며 그쪽으로 다가갔다.그가 바로 이향이 소개한 백현호라는 인물이었다.재력이 4대 가문과 비교하지는 못하지만 엄연한 대기업 행렬에 이름을 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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