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진은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백현호를 만난다고 임찬혁 씨랑 이혼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찬혁 씨가 아니었으면 낮에 우리 체면은 바닥에 굴렀을 거예요. 대체 무슨 자격으로 그 사람을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유진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효진아, 엄마 말 들어. 임찬혁은 너랑 어울리지 않아. 여자는 능력 있는 남자랑 결혼해야 인생이 편해.”“네 회사 위기부터 해결하고 가문에 보탬이 되면 네 할아버지도 기뻐하실 거고 그렇게 되면 가문 전체가 우리 손에 들어오는 거야!”유진안의 두 눈에는 벌써 대권을 잡은 뒤의 자신의 모습이 담겨 있는 듯했다.분명 낮에 어르신이 자신에게 대권을 맡긴다고 했는데 송시후가 그 난리를 부리면서 유야무야되었다.만약 이번 위기를 해결할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이 가문의 수장이 될 것이다.“결국 다 아버지 어머니를 위한 선택이네요. 안 가요!”유효진은 실망스러운 얼굴로 부모님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들은 결국 딸을 향한 백현호의 호감을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려 할 뿐이고 딸의 행복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너 안 가면 나 죽어버릴 거야!”갑자기 이향이 과도를 집어들더니 목을 겨누며 말했다.“여보!”“엄마!”유진안과 유설진이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유효진도 적잖이 당황했다. 엄마가 원하는 바를 위해 이런 방식까지 동원한 건 충격이었다.“이 엄마가 네 앞에서 죽어가는 걸 꼭 봐야겠어?”“엄마 목숨보다 임찬혁이 더 중요하다는 거야?”그녀가 잠깐 당황한 사이에 유진안도 기회다 싶어 더 그녀를 압박했다.“언니, 엄마 좀 말려봐!”유설진이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다.“나 말리지 마. 어차피 내가 죽어도 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거야!”이향이 손에 힘을 주자 과도의 날카로운 날이 피부에 스치며 빨간 피가 흘려나왔다.유진안과 유설진이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알겠어요, 갈게요.”유효진은 싸늘한 표정으로 그들 일가를 바라보며 말했다.“하지만 너무 무리한 요구를 제기하면 바로 일어날 거예요.”“진작에
“앙떼 호텔이 왜요?”임찬혁의 떨떠름한 반응에 유효진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내일 약속이 있는데 마침 앙떼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거든요. 같이 가면 되겠네요.”임찬혁이 웃으며 말했다.“그렇군요.”유효진도 더 이상 캐묻지 않고 씻으러 올라갔다.그녀는 가온그룹과의 관계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굳이 묻지 않았다.손이림에게 이미 그쪽에서 한 달의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임찬혁은 연우의 방으로 와서 잠든 아이의 볼에 입을 맞춘 뒤, 방으로 돌아갔다.다음 날 아침.유진안 일가는 아침부터 유효진을 데리러 집으로 찾아왔다.그들은 임찬혁도 같이 간다는 얘기에 순간 똥 씹은 얼굴이 되었다.“백현호 대표가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은 넌데 임찬혁을 그 자리에 데리고 나가면 어떡해?”유효진도 지지 않고 인상을 찌푸렸다.“찬혁 씨와 난 부부인데 왜 같이 가면 안 돼요? 그럴 거면 나도 안 가요.”이향은 옆에 있는 임찬혁에게 화풀이를 했다.“그래. 가서 시야를 넓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백 대표랑 너랑 얼마나 차이 나는지 알아야 포기하지!”임찬혁은 담담히 미소만 지을 뿐 응대하지 않았다.그는 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장모가 이렇게까지 심혈을 기울이는지 궁금하기도 했다.“가자. 백 대표 너무 기다리게 하면 안 되지!”이향은 싱글벙글 웃으며 일가족을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대문을 나오자마자 눈에 띄는 붉은색 페라리가 문앞에 멈추었다.차 문이 열리고 건장한 체격에 지적인 인상을 주는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늠름한 풍채가 마치 백마 탄 왕자님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남자의 등장에 길 가던 여자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렸다.“와! 너무 잘생겼잖아!”“저런 남자친구가 있으면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아!”“심장이 뛰는 이 느낌, 정말 오랜만이야!”“백 대표!”이향이 눈을 반짝이며 그쪽으로 다가갔다.그가 바로 이향이 소개한 백현호라는 인물이었다.재력이 4대 가문과 비교하지는 못하지만 엄연한 대기업 행렬에 이름을 올린
백현호는 자신이 아주 존귀한 신분이라도 되는 것처럼 고개를 빳빳이 쳐들었다.“내가 알기로 임찬혁 씨가 송시후에게 밉보여서 유신 뷰티가 파산할 위기까지 갔다던데 해결방법은 있나요?”백현호는 대놓고 임찬혁을 저격했다.“누가 유신 뷰티가 파산할 거라고 했지? 송시후 따위가 유신을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오늘 당장 유신 뷰티는 계약을 체결하게 될 거야.”임찬혁이 오늘 약속을 잡은 것도 사업을 위해서였다.윤운천이 사업을 거절한다고 하면 대용문파의 세력을 이용해서 유신 뷰티와 거액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다. 송시후 같은 소인배를 그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허세 그만 부려. 사지만 발달하고 두뇌는 멍청한 녀석이 무슨 사업을 한다고. 오늘 계약을 못 체결하면 당장 효진이랑 이혼해!”듣고 있던 이향이 혐오스럽다는 듯이 말했다.“임찬혁, 허세뿐인 네 말은 네 꼴만 더 우습게 할 뿐이야.”유진안도 못 참겠다는 듯이 한마디했다.유효진의 표정도 좋지 않았다. 그녀는 임찬혁이 백현호 앞에서 체면을 구기고 싶지 않아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고 생각했다.“아저씨, 아줌마, 화 푸세요. 아마 저 녀석도 자신이 능력이 딸리는 줄 알고 허세 한번 떨어본 걸 거예요. 우린 어서 밥 먹으로 가요. 룸을 예약해 뒀어요.”백현호는 가소롭다는 듯이 임찬혁에게 피식 웃어 보이고는 이향 부부에게 말했다.유효진이 아직 임찬혁의 편에 선 상황에서 그 역시 너무 상황을 안 좋게 만들어서 분위기를 망칠 이유는 없었다.백현호는 자신이 제대로 매력을 어필하면 유효진도 자신을 거부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봤지? 역시 있는 집 도련님은 마음도 넓어. 저런 남자랑 같이 사는 여자가 행복한 거야. 능력도 없이 속만 좁은 누구랑은 완전히 다르다고!”이향은 혐오스럽다는 듯이 임찬혁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는 차에 올랐다.“뭐 좀 놓고 온 게 있어서요. 잠깐만 기다려요.”임찬혁은 오늘 윤 회장에게 선물로 회춘단 샘플을 드리기로 계획했었다. 급하게 나오다가 까먹은 그는 그 말을 끝으로 급하게
이향과 유진안은 다가가서 인사를 건네고 싶었지만 혹시 멋도 모르고 다가갔다가 장 시장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다.“장 시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백운그룹의 백현호라고 합니다. 시장님도 이곳에 식사를 하러 오셨나요? 그런데 왜 안 들어가세요?”그들이 머뭇거리던 찰나, 백현호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장호민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지인을 한분 기다리고 있습니다.”장호민은 담담히 백현호에게 시선을 한번 주고는 불쾌한 표정을 하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백현호의 얼굴에도 어색함이 가득했다. 사실 그는 장호민과 그다지 친분이 있다고 할 수 없었다. 유효진의 가족들 앞에서 체면 한번 세워보겠다고 일부러 친한 척 인사를 건넸는데 장 시장이 불쾌하게 받을 줄은 몰랐다.그는 서둘러 표정을 수습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유효진 일가에게 다가갔다.“백 대표, 장 시장이랑 인사도 나누는 사이었어?”로비로 들어간 이향은 싱글벙글하며 백현호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식사를 몇 번 같이 했던 적이 있어요. 오늘은 다른 지인을 기다리느라 시간이 없어 보여서 나중에 만나자고 하셨는데 혹시 그때가 되면 아줌마랑 아저씨에게도 소개해 드릴게요.”백현호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효진아, 봤어? 백 대표가 이렇게 인맥이 넓다니까? 임찬혁 저 녀석이랑은 비교도 안 돼!”이향은 백현호의 입바른 거짓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오히려 선망의 눈빛으로 백현호를 바라봤다.“자랑할 정도는 아니에요. 장 시장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분이 더 대단한 분이죠. 평생 목표는 그 사람처럼 대단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백현호는 입으로는 겸손을 떨면서도 의기양양한 눈빛은 감추지 않았다.어차피 장 시장이 직접 마중을 나올 정도로 대단한 인물은 강주 전체를 털어도 존재하지 않았다. 아마 서울이나 해외에서 온 귀빈일 가능성이 컸다.시장과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존재였다.유효진의 눈빛에도 약간의 기대가 스쳤다. 만약 시장과 안면을
[이쪽으로 올 거예요? 우리 5번 룸에 있어요.]임찬혁에게서는 바로 답장이 왔다.[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먼저 먹어요. 이따가 그쪽으로 갈게요.]유효진은 답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임찬혁은 정말 허세를 떨었다가 이행하지 못하게 되어 도망친 걸까? 아니면 정말 다른 볼일이 있는 걸까?어쩌면 시장과 만난 사람이 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유효진은 순식간에 머리가 혼란스러워졌다.곧 기업 평가가 시작될 시즌이었다.그 전에 회사의 위기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유신 뷰티는 진짜로 송시후의 손에 산산조각 나고 문을 닫을 수도 있었다.유신 뷰티는 그녀의 평생 심혈이었다.앙떼 호텔 VIP룸.강주 시장 장호민과 용국 투자업계의 큰손인 윤운철이 자리했다.하지만 상석에 앉은 사람은 그들이 아니었다.상석에는 20대 중반의 강인한 인상을 가진 사내가 앉아 있었는데 그가 바로 임찬혁이었다.그는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장호민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VIP룸으로 직행했다.“임 선생, 그날 구해주셔서 정말 고마웠어요. 자, 내가 한잔 올리겠습니다!”윤 회장은 단숨에 술잔을 비우고는 감격스러운 눈으로 임찬혁을 바라보았다.지난번에 임찬혁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그는 아마 사고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임찬혁의 고명한 의술이 그를 살렸다. 그리고 미처 은혜를 갚기도 전에 홀연히 떠나버린 사람이었다.“임 선생, 나도 한잔 올리겠습니다.”장호민도 두 손으로 술잔을 들고 입가로 가져가더니 단숨에 비웠다.임찬혁이 윤 회장의 목숨을 살려주면서 장호민 시장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그가 아니었으면 오래 계획한 기업 평가회가 중도에 중단되고 오히려 사고의 책임을 떠안아야 했을 수도 있었다.임찬혁은 윤 회장의 목숨도 구했고 장호민의 미래도 구한 셈이었다.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그들을 본다면 아마 이해할 수 없어서 뒤로 기절할 노릇이었다.장호민과 윤운철 회장 둘 다 전국의 유명인사였다.장호민은 강주의 수호신과도 같은 존재였고 윤운철은 용국 상계를 좌
윤운철의 안목과 판단력으로 이건 절대 전국 시장을 호령할 수 있는 대박 상품이었다.임찬혁에게 은혜를 입지 않았어도 아마 수단방법 모두 동원해서 유신 뷰티와 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다.“알겠습니다.”임찬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비록 회춘단의 약효가 신묘하긴 하지만 좋은 판매 경로를 뚫지 못한다면 단기간에 매출을 올리기 힘들었다.만약 윤 회장과 손을 잡는다면 유신 뷰티는 거대한 지원군을 얻은 것과 같았다. 굳이 대용문파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강주에 자리를 잡는 건 문제가 없었다.“윤 회장님, 이번 강주 여행 어떠셨습니까?”장호문이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윤 회장을 강주로 모시기 위해 그가 들인 노력은 어마어마했다.임찬혁은 귀인의 목숨을 구했을 뿐더러 회춘단이라는 묘약으로 윤 회장에게 거대한 기쁨을 가져다주었으니 강주의 시장으로서 그의 체면도 덩달아 올라갔다.“종말 좋았습니다. 임 선생 같은 젊은 인재를 만날 수 있었던 게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인 것 같군요!”윤 회장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임 선생 말대로라면 회춘단은 미용의 영역을 벗어난 보건품 행렬에 속해야 하는 제품입니다. 회춘단이 세상에 공개되면 아마 용국의 모든 백성들이 건강한 몸을 가질 수 있게 되었으니 임 선생은 이 나라의 영웅이나 다름없어요!”“임 선생, 혹시 이번 달에 있을 기업 평가회에 특별 게스트로 참석해서 회춘단을 홍보해 주실 수 있을까요?”“윤 회장님 생각이 제 생각입니다.”장호문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임 선생, 기업 평가회의 주최자로서 특별 게스트 자격으로 평가회에 모시겠습니다. 거절하지 않을 거죠?”말은 그럴싸하게 했지만 윤 회장이나 장 시장 모두 임찬혁과 더 단단한 동맹을 맺고 그의 자질에 걸맞는 신분을 주기 위함이었다.장 시장이 직접 주최하는 이번 기업 평가회에는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방문하게 될 것이고 게스트 초대장을 얻으려고 해도 최소 보유 자산이 2천억 이상이어야 했다.초대장이 없다면 자산 가치가 고작 2백억 남짓한 유신 뷰
“아주 오래 전부터 백운가는 명망 높은 귀족 가문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영 불황으로 겉보기에는 여전히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거의 파산 직전에 이르렀거든요. 혹시 임 선생도 그 백현호 대표랑 아는 사이인가요?”장호문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스쳤다. 만약 임찬혁의 지인이라면 엄하게 처벌하기 어려울 것이다.임찬혁은 다급히 손사래를 쳤다.“아니,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냥 이름만 들어봤어요.”그는 속으로 싸늘한 냉소를 지었다.장모라는 사람이 그렇게 치켜세우기에 백현호라는 사람에 대해 무척 궁금했는데 파산 직전에 직면한 가짜 귀족 도련님일 줄이야.그는 진실을 알고 이향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졌다.“두 분의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집사람이 5번 룸에서 식사를 하고 있어서요. 이만 나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임찬혁은 식사가 거의 진행되었고 원하던 일도 성사되었으니 자리에서 일어섰다.“임 선생은 정말 가정적인 남편이로군요. 걱정 말고 가보세요. 이따가 계약서를 작성해서 5번 룸으로 보내겠습니다.”윤운철이 말했다.장호민, 윤운철과 작별한 뒤, 임찬혁은 곧장 5번 룸으로 향했다.이제 유신 뷰티의 위기 문제를 철저히 해결했으니 이 좋은 소식을 유효진에게 알릴 차례였다.그 시각, 5번 룸.“시장님을 마중까지 나가게 한 귀한 손님이 누군지 알 것 같아요.”백현호가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윤운철 회장님이었더군요.”이향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상계의 큰손으로 불리는 윤 회장님?”“맞아요, 바로 그분이었어요.”백현호는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조금 전에 입수한 소식인데 장 시장이 윤 회장님을 이번 기업 평가회의 게스트로 특별 초대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미 윤 회장이 이 호텔에 들어오는 모습을 본 사람이 있어요. 그러니까 장 시장이 기다린 분은 윤 회장님이 분명해요!”그는 귀한 손님이 임찬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 기분이 매우 좋았다.“설진아, 내가 잘못 본 거라고 했지?”“임찬혁 같은 무능한
그 말을 들은 이향 일가의 얼굴에 감격이 스쳤다.가만히 있던 유효진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윤 회장도 장호문 시장의 초대를 받고 기업 평가회에 참석하기로 했으니 분명 어마어마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장 시장과의 인맥이 아니더라도 윤 회장 개인이 가지는 가치와 힘은 대단했다. 그런 인물이 만약 자신을 도와준다면, 아니 그냥 한 마디라도 유신 뷰티에 대해 좋게 얘기해 준다면 아무도 감히 유신 뷰티를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백 대표가 우리 가문의 귀인이었어! 정말로 효진이를 도와서 이번 위기를 해결해 준다면 백 대표가 원하는 건 우리 모두 들어줄 수 있어!”이향이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백현호가 도움을 준다면 당장이라도 유효진과 임찬혁을 이혼시키고 백현호와 결혼하게 할 생각이었다.“잠깐만요. 지금 당장 아버지한테 전화할게요.”이향의 말을 들은 백현호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당장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버지, 전에 윤 회장님이랑 안면이 있다고 했잖아요. 제 친구 중에 송시후 눈밖에 난 사람이 있는데 혹시 윤 회장님 앞에서 얘기 좀 잘해주실 수 있나요?”백현호는 유효진의 상황을 간략해서 아버지에게 설명했다.“아버지, 저 지금 스피커폰으로 통화하고 있어요. 도와주기 곤란한 일이라면 지금 얘기해 주세요. 친구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요.”백현호는 의미심장한 말투로 말했다.사실 그의 아버지는 윤 회장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다만 이향 일가에게 환상을 심어주기 위함이었다.“윤운철 회장? 옛날부터 친한 사이지. 며칠 전에 강주에 놀러 온다고 나중에 술 한잔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더라고. 걱정 마. 이 일은 아비한테 맡겨!”수화기 너머로 중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백현호의 아버지는 아들이 스피커폰으로 통화한다는 말을 듣고 무슨 상황인지 바로 알아차렸다.“아버지가 도와주시기로 했으니 무조건 잘될 거예요.”전화를 끊은 백현호가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고마워, 백 대표. 자네는 정말 우리 가문의 은인이야!”이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