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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1화

‘단순히 보복하기 위해서 이런 일을 꾸몄다고? 게다가 민시후는 태도만 쌀쌀했을 뿐 인신공격을 하는 말은 내뱉은 적이 없는데 그까짓 작은 일로 앙심을 품고 이런 일을 꾸몄다는 게 말이 돼?’“민시후는 어떻게 생각한대요?”고은서가 물었다.“대표님께서도 믿지 않는 듯합니다. 그러나 그 여성분께서 대표님을 창피당하게 만들기 위해 그런 거라고 잘라 말하고 있는 바람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지금 고민 중이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씨 집안의 하인도 자신이 그 여성의 돈을 받고 그런 거라고 자백했습니다.”고은서의 얼굴빛이 더 어두워졌다.‘우리 모르는 무언가가 더 있는 것 같은데.’마침 박지연한테서 전화가 오는 바람에 고은서는 비서와 간단히 인사하고 전화를 끊었다.박지연은 육현석한테서 민시후 스캔들을 전해 듣고는 시간이 나자마자 고은서한테 전화를 걸었다.“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민시후가 네가 있는 장소에서 다른 여자랑 함부로 몸을 섞는 사람은 아닐 것 같은데. 육현석이 과장해서 말한 거 아니야? 진짜 오전에 바쁘지만 않았으면 이미 육현석이랑 한 판 싸웠을 거야.”박지연은 민시후가 그럴 사람이라는 걸 전혀 믿지 않았다.고은서가 집으로 돌아갔을 땐 이미 새벽이어서 박지연과 미처 얘기 나눌 새가 없었다. 그리고 박지연이 출근하러 나갈 땐 한창 자고 있었던지라 그녀에게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지금까지 얘기해주지 못했다.고은서는 그제서야 박지연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해주면서 민시후가 조사해낸 결과까지 보태어 알려주었다.“거절 한 번 당했다고 이런 극단적인 수단으로 복수를 한다는 게 말이 돼?”“세상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잖아. 난 심지어 어떤 부부가 5억짜리 로또에 당첨되면 그 돈을 어떻게 쓰겠냐고 의논하다가 의견이 맞지 않아서 서로 칼부림하다가 응급실로 실려 온 것도 본 적이 있어. 그 여자 연예인이라며? 아마 복수할 겸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닐까?”고은서는 박지연의 생각이 그나마 성립이 된다고 생각했다.근래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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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게다가 한 번쯤 오해한 게 뭐가 어때서. 곽승재도 널 몇 번이고 믿지 않으면서 나무랐잖아.”박지연이 곽승재를 향한 불만을 토로했다.“백유미 말만 들으면서 네 말은 들어주지도 않았잖아. 그리고 백유미가 다칠 때마다 네 탓이라면서 널 비난한 게 한두 번이야?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난다니까. 곽승재도 한 번쯤 억울한 일을 당해봐야지. 그저 벌 받는 거라고 생각해.”고은서는 일부러 곽승재한테 벌을 주려고 그런 것이 아니었다.어젯밤 민시후가 여자랑 같이 누워있는 모습을 보자마자 저도 모르게 곽승재의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이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그를 의심하게 된 것이다.그리고 아침에 민시후에 관한 스캔들이 갑자기 퍼지기 시작한 데다가 또 곽승재가 어젯밤에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는 소식을 이미숙한테서 전해 듣게 되면서 이내 그가 배후에서 여론을 조종하고 있다는 틀린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이어 분노에 눈이 먼 고은서는 자신이 곽승재를 오해한 건 아닌지를 단 한 번도 고려해보지 않고 GS그룹으로 달려가 그를 비난했던 것이다....송민준의 새 사무실.민시후는 어두운 표정을 하고 그의 맞은편에 있는 소파에 앉아있었다.“시후야, 무슨 일인데 그렇게 화나 있어?”송민준은 태연자약하게 그에게 차를 따라주었다.“어젯밤 그 여자랑 아는 사이지?”민시후는 송민준을 향해 사진 몇 장을 던지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송민준은 사진을 힐끗 보고는 덤덤하게 답했다.“모르는 사람이야.”“정말 모르는 사람이야?”민시후는 새 사진 몇 장을 더 보여주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캐물었다.“그럼 이건 뭔데?”찻집 로비 CCTV 동영상에서 캡처한 사진들이었는데 그중에는 찻집으로 들어가는 송민준의 모습과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찻집에 들어선 그 여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사진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 어제 사업 파트너 만나러 찻집에 들른 건데. 내가 카페나 술집보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찻집을 더 선호한다는 거 너도 잘 알고 있잖아...”“말 돌리지 마.”민시후가 짜증을 내며 송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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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그러나 민시후는 송민준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았다.“쓸데없는 말로 얼버무릴 생각하지마.”민시후의 목소리가 한없이 차가웠다.“얼마 전에 고은서랑 밥 먹을 때도 송민아를 데리고 우리 앞에 나타났잖아. 그리고 이번에 날 모함하려고 든 이 여자도 십분 간격을 두고 당신이랑 똑같은 찻집에 나타났어. 그리고 전에 고은서랑 옥방에서도 만났다며. 이 많은 일이 다 우연이라고? 그게 말이 돼?”“시후야, 다 아주 일상적인 일이잖아. 대체 어디에 문제가 있다는 거야?”송민준은 단아한 자세로 자리에 앉은 채 나긋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물었다.“그리고 자꾸 고은서 씨 얘기를 하는데 설마 내가 고은서 씨를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있는 거야? 예쁘게 생긴 건 인정할게. 민아를 친구로 사귀면서 잘 지내는 걸 봐서는 의리도 있고 사람도 꽤 괜찮아 보였어. 하지만 우리가 서로 알고 지낸지 하루 이틀도 아니고 게다가 하마터면 네 매형이 될 뻔한 사람인데 내가 왜 네가 좋아하는 여자를 넘보겠어.”송민준이 차근차근 설명했다.“레스토랑에서 만나고 옥방에서 만난 건 정말 다 우연이야. 어제도 진짜 파트너 만나러 간 거고. 이런 이유로 날 의심한다는 게 너무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민시후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젯밤의 일은 여러모로 이상하기 그지없었다.그래서 민시후는 그 여자가 송민준이랑 같은 찻집에 나타났다는 걸 조사해내자마자 순간 송민준이 꾸민 일이라는 직감이 들었다.평소에 만나기도 어려웠던 사람이 갑자기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다는 게 너무 의심스러웠다.그 여자가 자신의 행적을 숨김없이 말했더라면 그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서 넘어갔을 것이다.그러나 그녀가 행적을 숨기려 하는 바람에 일이 범상치 않다는 게 수면 위로 드러났다.“어젯밤 일 나도 전해 들었어. 그런데 내가 널 해칠 이유가 없잖아. 민아도 이젠 널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내가 굳이 손해를 보면서 이런 모험을 해야 했을까? 그리고 은서 씨도 명석한 분이어서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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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웨이터가 도로 나오면서 고은서에게 전했다.“민 도련님께서 지금 시간이 없으니까 할 얘기가 있으시면 내일 사무실에 하라고 하십니다.”고은서는 웨이터의 말을 무시한 채 바로 룸 안으로 들어갔다.“민시후, 나와 봐.”그녀는 곧장 민시후 앞에 다가가 말했다.그는 한창 친구들과 재미나게 놀고 있었는데 마침 주사위로 승부를 가릴 때라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하하. 민 도련님, 확실한가요?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보시지 그러세요. 이번 판엔 저희도 만만치 않은데 말이에요. 지게 되면 이 상에 있는 술을 절반은 혼자 다 마셔야 해요.”“쓸데없는 소리 말고 얼른 열기나 해.”“좋아요. 민 도련님이 원한다면 우리 같이 열도록 해요. 원하는 만큼 다 마시게 해드릴 테니까요.”“하나, 둘, 셋...”“민시후!”같이 주사위를 공개하려던 찰나, 스피커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내 말 안 들려? 당장 나랑 나가서 얘기 좀 해.”그러자 모든 사람의 시선이 다 마이크가 있는 쪽으로 쏠렸는데 그 자리에는 아주 단아한 옷차림을 한 아름다운 여자 한 명이 서 있었다.그녀는 분노가 섞인 눈빛으로 민시후를 뚫어지라 바라보고 있었다.“민 도련님, 이 이쁜 아가씨는 누구예요? 설마 여기까지 민 도련님 따라온 거예요?”옆에 있던 부잣집 도련님 한 명이 물었다.“역시 우리 민 도련님 매력 하나는 끝내준다니까. 이렇게 이쁜 아가씨도 쫓아오고 말이야.”“그러니까. 생김새랑 기질만 봐서만 웬만한 연예인들보다 훨씬 나은 것 같은데.”“다 닥쳐.”민시후는 한마디 호통을 치고는 휘청거리며 일어서서 밖으로 나갔다.고은서도 마이크를 내려놓고 따라 나갔다.“무슨 일인데?”민시후가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물었다.복도의 등이 예상 밖으로 밝은 덕분에 민시후의 얼굴이 꽤 잘 보였는데 그는 평소처럼 껄렁대며 웃는 대신 일부러 그녀를 멀리하는 듯한 서먹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너 요즘 왜 회사에도 안 나오고 내 전화도 안 받는 거야?”“진 비서한테서 못 들었어? 나 요즘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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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담배를 빼앗긴 민시후는 어쩔 수 없이 담뱃갑을 만지작거리며 놀았다.그는 방금전에 빨아들인 담배 연기를 천천히 뱉어내면서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고은서, 그날 밤 나한테 실망감을 느끼지 않았어?”“아니.”고은서가 단호하게 부인하면서 고개를 저었다.“네가 술 마시고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거 알고 있어.”그러자 민시후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내가 다른 여자랑 알몸으로 같은 침대에 누워있는 걸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한치의 분노와 실망감도 느끼지 않은 게 고작 날 믿기 때문이라는 거야?”고은서는 그의 미소가 약간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응.”민시후는 이내 헛웃음을 쳤다.“만약 곽승재가 똑같은 일을 당했다면 넌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고은서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곽승재가 가슴에 다른 여자한테 긁힌 손톱자국을 하고 그 여자랑 같은 침대에 누워있는 장면을 상상해 보았는데 이유 모르게 가슴이 답답해 났다.아마 과거의 고은서였다면 울부짖으면서 달려들어가 따졌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목격하고도 홱 돌아 나가버릴 가능성이 더 컸다.고은서는 이내 민시후가 자신에게 이런 물음을 물어보는 이유를 알아차렸다.‘내 반응이 너무 평온해서 오해하고 있는 건가?’고은서의 표정을 빤히 바라보고 있던 민시후는 그녀가 지금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 갔다.“만약 곽승연이었다면 넌 아마 화를 내며 달려가 싸대기를 날리고 울면서 달아났겠지.”민시후는 고은서 대신 답하면서 담뱃갑 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피우기 시작했다.“그날 저녁 모함당한 건 맞아. 하지만 그 또한 내가 자초한 거야. 내가 전에 그 여자들을 건들지만 않았으면 걔네도 이런 일로 날 성가시게 만들진 않았겠지.”담배 연기 때문에 민시후의 얼굴이 희미하게 보였다.“스캔들이 퍼지면서 사람들도 다 날 당해도 마땅하다고 평가하더라. 전에 여자들과 노는 걸 하도 좋아해서 말이야. 네가 날 좋아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겠지. 나도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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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고은서가 민시후를 향해 눈을 흘기며 말했다.“너 진짜 바보야? 내가 믿는다고 했잖아. 어떻게 그런 일로 너에 관한 생각이 바뀌겠어?”“맞아. 나 바보야.”민시후가 다시 능글맞은 모습으로 돌아와 말을 이었다.“은서야, 나 좀 더 혼내 줘.”고은서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급할 거 없잖아. 그보다 며칠 동안 왜 날 피한 건지 말해줘. 포기할 생각이었다면 왜 그냥 솔직히 말하지 않은 거야?”민시후는 내심 찔려하며 답했다.“네가 신경 쓸까 봐 그랬어. 나도 신경이 쓰였거든. 속으론 이제 너한테 더 이상 매달리지 말아야지 했는데 미련이 남아서... 하루라도 더 시간을 끌고 싶었어. 네가 정말 나한테서 마음을 돌렸다면 자연스레 실망스러워하며 더 이상 나를 신경 쓰지 않을 거로 생각했어.”고은서는 다시 한번 민시후를 향해 눈을 흘겼다.“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처리하려고 하다니 정말 다정하고 특별하네.”“은서야, 미안해.”민시후가 이쁜 눈을 반짝이며 정중하게 사과했다.“다음에는 그러지 않을게.”고은서는 일부러 화난 척하며 말했다.“다음이 또 있어?”“아니! 없어.”민시후가 고은서의 손을 조심스레 맞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아무리 정신을 잃었다고 해도 립스틱 자국은 상대방이 손으로 묻힌 건 아닐 거야. 정말 괜찮아?”민시후의 긴장한 표정을 보며 고은서의 마음은 또다시 약해졌다.‘자신만만하고 거침없던 사람이 내 앞에서 말 한마디도 조심스럽게 하네. 사랑에 빠진 사람은 다 이렇게 비굴해지는 걸까?’복도 조명이 민시후의 요염한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의 눈빛은 반짝였고 머리 위로는 마치 후광이 비치는 듯했다.고은서가 발을 살짝 들고 민시후의 입에 입맞춤하고는 이러면 다른 사람의 흔적이 없어진다고 하려던 찰나 종업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두 분, 방은 이쪽입니다”고은서가 고개를 돌리자 익숙한 두 명의 남자가 그곳에 서 있었다.두 사람은 바로 곽승재와 송민준이었다.두 사람은 깔끔하게 슈트를 차려입었는데 한 명은 차가운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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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민시후의 표정에는 기대감이 서려 있었지만 고은서의 충동은 이미 사라지고 있었다.그녀는 조금 전 행동을 이어갈 용기를 내지 못하고 민시후가 실망할 것을 알면서도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민시후, 미안해.”“미안하긴 뭐가 미안해. 다 눈치 없이 지금 나타난 저 두 사람 때문이지.”민시후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는 말했다.“이건 나중에 두 배로 받아낼 거야.”고은서가 이마에 전해지는 따스한 감촉에 고개를 들자 민시후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신속히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갑자기 배가 고프네. 얼른 뭐 좀 먹으러 가자.”그는 서둘러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했다.고은서는 멍하니 서 있었다.‘설마 민시후가 부끄러워하는 건가? 늘 다른 여자를 옆에 끼고 사랑을 장난처럼 여기던 사람이?’...VIP 룸 안에서는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곽승재는 권하는 술을 거절하지 않고 모든 잔을 통쾌하게 비워냈다.곽승재처럼 주량이 세지 않았던 송민준은 우아한 태도로 술잔을 비워내며 분위기를 맞추고 있었다.상업계 유명 인사가 이렇게 친근하게 행동하자 분위기는 더욱 활기를 띠었다.몇 차례 술을 비운 후 자리에는 취기가 돈 사람이 많아졌다.그 와중에도 곽승재는 여전히 태연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송민준은 곽승재 옆에서 우아하게 잔을 들고 그를 향해 웃으며 입을 열었다.“곽 대표님, 오늘 이 자리 곽 대표님께서 연 대표님께 말씀드려서 저를 부르신 거죠?”곽승재는 부정하지 않고 맑은 유리잔을 들어 안에 담긴 갈색 액체를 한 번에 비웠다.“연 대표님 ST 그룹과 협력한 적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제 해성 시장에 진출하려 하고 마침 송 대표가 해성에 있으니 또 다른 협력의 기회가 될지도 모르니까요.”송민준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ST 그룹과 협력한 사람은 셀 수조차 없이 많습니다. 연 대표님께서 직접 자기소개를 한다고 해도 누군지 기억하지 못하죠. 제가 여기에 온 건 연 대표님께서 곽 대표님도 온다고 했기 때문이에요.”곽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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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곽 대표님, 저는 그냥 평범한 사업가일 뿐입니다. 해성에 온 것도 단순히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함인데 곽 대표님이랑 시후의 끊임없는 의심에 견디기 어렵네요.”송민준이 술잔을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앞으로 궁금한 점이 있거나 제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아는 대로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추측하거나 근거 없이 의심하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죄송하지만 곽 대표님. 저는 일정이 있어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말을 마친 송민준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자리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곽승재는 주민기가 보내온 문자를 확인했다.[대표님, 확인해 보니 송 대표님은 해외 유학 이력이 없습니다. 대표님처럼 대학 졸업 전에 회사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송 대표님과 백유미 씨 사이에는 어떠한 접점도 경제적인 거래나 통화 기록도 없었습니다.]이 모든 것은 곽승재의 예상대로였다.곽승재가 송민준을 의심하는 이유는 연 대표가 ST 그룹과 협력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였다.또한 송민아의 가정부가 누군가에게 매수당해 고은서에게 약을 먹이려고 한 행동 때문이었다.이 두 가지를 종합해 곽승재는 송민준을 시험해 보기로 한 것이다.만약 그의 소행이 아니라면 오늘 이 자리는 단순한 비즈니스 만남이었을 것이고 송민준과 관련이 있다면 앞으로 경거망동하며 고은서를 위협하지 말라는 경고였다.곽승재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육현석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형, 어디야? 술이나 마시자.”육현석이 억울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나 너무 힘들어. 지연이한테 민시후의 스캔들을 얘기한 뒤로 지연이가 나한테 화가 잔뜩 나서 대꾸도 안 해줘.”곽승재가 아무런 답도 하지 않자 육현석이 울상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형, 나 진짜 과장 하나 안 보태고 들은 대로 얘기했는데 지연이는 내가 강 건너 불구경한다고 생각하나 봐. 심지어 날 나쁜 놈이라고 하더라니까! 민시후가 고생하는 걸 보며 솔직히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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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고은서는 일부러 뺨 이야기를 꺼냈다.그녀는 민시후가 당황해하며 곽승재 이야기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말할 줄 알았지만 민시후는 잘생긴 얼굴을 앞으로 내밀며 예상과는 다른 행동을 보였다.“때려도 돼.”고은서는 말문이 막혔다.“왼쪽이 너무 잘생겨서 못 때리겠어?”고은서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민시후가 얼른 얼굴을 반대편으로 돌렸다.“그럼 오른쪽 때리면 되겠다.”고은서는 그의 머리를 손으로 밀어내며 말했다.“됐어. 얼굴이 너무 두꺼워서 때리면 손 아플 것 같아.”민시후가 자기 손을 내밀며 말했다.“그럼 내 손 빌려줄게. 그러면 네 손은 안 아플 거 아니야.”고은서는 다시 한번 말문이 막혔다.‘역시 민시후야. 매번 예상을 벗어나네.’고은서는 나중에 상황을 보며 처리하겠다는 생각으로 때리지 않고 임시 보관하기로 했다.죽을 다 먹고 난 뒤 민시후는 고은서를 라이트문 아파트까지 데려다주었다.데려다준다는 표현보다는 같이 왔다는 표현이 더 맞았다.민시후는 술을 마셔서 운전할 수 없었기에 고은서가 운전해서 온 것이다.차를 주차하고 나니 민시후의 운전기사는 이미 와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운전기사도 왔으니 이제 그만 가. 내일 회사에서 보자.”고은서가 민시후에게 인사를 건넸다.“뭐가 그렇게 급해? 평소엔 이렇게 적극적이지 않더니...”민시후가 아쉬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조금만 더 같이 있으면 안 돼? 너 더 보고 싶단 말이야.”고은서는 민시후를 향해 눈을 흘기며 말했다.“민 도련님. 며칠 동안 나 안 보고도 잘 살던데?”민시후는 억울한 표정으로 답했다.“잘 못 지냈어. 매일 너무 보고 싶었어. 전화도 몇 번이고 들었다가 다시 비서한테 던졌다니까? 은서야, 어떡해. 네가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아.”민시후는 진지한 표정을 한 채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그가 꼭 애정을 갈구하는 큰 강아지 같아 고은서는 마음이 흔들리는 자신을 느끼며 민시후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알았어. 며칠 동안 힘들게 지냈다는 거 믿어줄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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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고은서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곽승재는 아무 말도 없이 깊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검은 그의 눈동자에는 분노, 질투, 고통 그리고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가득 차 있었다.그 시선은 마치 거대한 파도처럼 위압적이었다.고은서는 점점 더 두려워졌다.곽승재가 이런 표정을 지을 때는 그의 감정이 폭발 직전임을 의미했다.얼마 전 만났을 때 그녀가 민시후에게 입을 맞추려고 하던 모습 그리고 조금 전 민시후가 보내온 보고 싶다는 문자를 목격했으니 지금의 곽승재는 건드리기 어려운 상태였다.고은서는 조용히 뒤로 물러서며 조심스럽게 얘기했다.“곽승재, 너 술 많이 마셨어. 주민기한테 연락해서 기사 불러줄까?”곽승재는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싸늘한 표정을 한 채 입을 다물고 있었다. 눈빛은 마치 무언가를 억누르고 있는 듯 깊고 어두웠다.고은서는 곽승재를 잘 알고 있었다.이런 상황에서 그를 자극하는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면 그는 정말로 폭발할 수 있었다.힘으로 보나 속도로 보나 곽승재와 비할 수는 없었다.고은서는 뒤로 더 물러서며 곽승재를 부드럽게 타이르려 했다.“곽...”말을 꺼내려는 순간 곽승재가 갑자기 그녀를 향해 몸을 기울였다.짝!고은서는 그가 또다시 강제로 자신을 안으려 한다고 생각해 반사적으로 그의 뺨을 때렸다.맑고 높은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바닥이 곽승재의 얼굴에 닿았다.곽승재는 그러려는 의도가 없었지만 겁에 질린 고은서의 손은 누구보다 빠르게 곽승재의 뺨을 내리쳐 잘생긴 그의 얼굴에 손자국을 남겼다.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순간 얼어붙었다.곽승재의 표정은 폭풍 전야의 먹구름처럼 어두워졌고 가슴은 거칠게 오르내리며 그의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졌다.눈에 띄는 분노가 그의 이성을 집어삼킬 듯했다.고은서는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다.“너... 너 뭐 하려는 거야!”그녀는 목소리마저 떨리고 있었다.“내가 뭘 하고 싶을 것 같아?”곽승재가 이를 악물며 물었다.어둡고 사납게 빛나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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