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어게인, 비긴 / Chapter 731 - Chapter 740

All Chapters of 어게인, 비긴: Chapter 731 - Chapter 740

747 Chapters

제731화

고은서는 곽승재의 좋지 못한 안색을 무시한 채 담담하게 말했다.“여씨 가문에서 결혼 제안을 동의했다는 건 그만큼 당신이 마음에 들었다는 거겠지. 그리고 당신 아버지도 여시은을 꽤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던데. 두 집안의 동의를 다 거친 결혼이라면 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정말 여씨 가문을 괜찮다고 생각해서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아니면 얼른 나한테서 벗어나고 싶어서 이러는 거야?”곽승재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함정으로 가득 한 물음이었지만 고은서는 깊이 따지고 싶지 않았다.“둘 다야.”곽승재의 눈빛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고은서, 내가 너랑 민시후 사이를 방해할까 봐 그러는 거야?”민시후까지 나온 이상 더 말해 보았자 일만 커질 뿐, 고은서는 너무 피곤한 탓에 곽승재와 별로 다투고 싶지 않았다.“나 먼저 올라갈게.”그녀는 담담하게 한 마디만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파트 단지로 들어갔다.곽승재는 묵묵히 고은서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과거의 고은서라면 누군가 그에게 접근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GS그룹으로 달려가 그 사람을 어떻게서든 멀리 쫓아내려고 난동을 부렸을 것이다.‘그런데 왜 지금은 도리어 날 결혼하라고 달래는 거지? 심지어 아무렇지 않아 보여. 방금전 본가에서는 나를 걱정하며 끌어당기기까지 했잖아. 그리고 내 손을 뿌리치는 대신 순순히 내 품에 안겼었잖아.’그러나 곽승재는 자기 생각을 입 밖에 내는 순간 고은서가 모든 걸 부인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차마 입을 뗄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칠 후.고은서는 직원들과 제인 제약 프로젝트에 관한 일들을 의논하고 중요한 이메일 여러 개를 처리한 후 여시은 집들이 선물을 사러 갔다.‘집들이인데 빈손으로 갈 수는 없지.’그녀는 유명한 옥방에 가서 좋은 의미가 담긴 옥 장식품 하나를 샀다.그리고 그곳에서 정교하게 만든 영롱하고 귀엽게 생긴 옥토끼도 함께 구매했는데 곽승연에게 선물할 생각이었다.그녀가 결산을 마치고 나가려고 할 때 익숙한 사람 한 명
Read more

제732화

“당연히 되지!”민시후가 이내 좋아하면서 답했다.“손에 있는 일을 다 끝내자마자 해성으로 돌아갈게.”“...”어이가 없어진 고은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박지연한테 같이 밥 먹자고 연락했다.그러나 박지연이 처리할 일이 있다고 거절하는 바람에 다음에 다시 약속 잡기로 했다.박지연은 오늘 온범준이 할 얘기가 있다고 조수연 병실로 올 수 없냐고 하는 전화를 받았다.“할 말은 이혼하기 전에 이미 다 한 거로 알고 있는데요. 저는 그쪽이랑 할 얘기가 더는 없는데요.”박지연이 거절했다.그러자 온범준이 이레 병원 원장이 온승준이 두 병원을 바삐 오가는 걸 보고 조수연을 이레 병원으로 옮겨주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박지연은 이내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직접 만나러 가든지 혹은 이레 병원에서 만나든지 두 가지 선택뿐이었다.박지연은 당연하게도 직접 만나러 가는 걸 선택했다.그녀는 가기 전에 온승준한테 연락했는데 수술 중인지 전화를 받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문자를 남기고 조수연이 있는 병원으로 홀로 갔다.병실로 들어가기 전에 박지연은 문 앞에 서서 심호흡을 여러 번 한 다음 허리를 곧게 펴고 아주 떳떳한 자태로 걸어 들어갔다.그러나 예상 밖으로 온범준과 조수연은 전처럼 그녀를 향해 비아냥거리지 않았다.“지연이 왔니?”온범준이 아주 평온한 말투로 먼저 인사했다.이를 본 박지연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온범준은 수많은 제자를 아래에 둔 교수로서 뼛속까지 오만함으로 차 넘치는 사람이었다.이혼하기 전에 조수연처럼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항시 엄숙한 표정으로 그녀를 깔보는 자태를 하고 있었다.그러나 오늘따라 자존심을 내려놓고 그녀를 향해 먼저 인사를 한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아무리 그래도 어른인데 인사하면 받아줘야 하는 거 아니야?”조수연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저를 왜 찾으신 거죠?”박지연도 똑같은 말투로 되물었다.조수연은 박지연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온범준과 오늘 절대 화를 내
Read more

제733화

조수연의 어이없는 요구를 들은 박지연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온 교수님, 사모님, 듣고 싶은 말만 듣는 재능이 있으신가 봐요? 아니면 제가 아직도 더 확실하게 설명해 드려야 하는 건가요?”박지연이 그들을 보면서 진지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저 온승준이랑 재혼할 생각이 없어요. 온씨 집안 며느리로 다시 들어갈 생각이 없단 말이에요. 이성 친구가 있으면 안 되고 술도 마시면 안 되고 대들어서도 안 된다는 요구를 차마 못 들어주겠네요. 그리고 저 사직하고 애 낳을 생각 없어요. 이런 영광은 다른 사람한테 주는 게 더 합당할 것 같네요.”“너!”조수연의 얼굴이 삽시에 일그러졌다.박지연과 정면으로 다투기 시작해서부터 그녀는 이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마음속에 쌓인 분노도 사그라든 적이 없었다.자기 아들과 이미 이혼했다고 해도 박지연을 향한 그녀의 분노와 증오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박지연과 고은서한테서 엿 먹었을 뿐만 아니라 박지연한테 협박까지 당했다는 걸 떠올릴 때마다 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게다가 지금 온승준과 재혼할 기회를 준다는데도 이렇게 거만하게 나오다니.조수연은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박지연, 네 같은 여자가 뭐라고! 우리 승준이랑 재혼하게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하며 감지덕지해도 모자랄 판에 지금 무슨 꼬장을 부리고 있는 거야? 집안을 좀 한 게 어때서. 나를 몇 번 보살펴준 게 어때서. 왜 자꾸 이렇게 시시하게 구는 거야? 지금 네가 했던 일들을 다 눈감아준다고 하는데도 뭐가 불만이야?”“눈감아줘서 정말 고맙네요. 하지만 저는 뒤끝이 심한 사람이라 그냥 넘어가 주지 못하겠네요.”박지연이 반박했다.“저를 등에 업고 집으로 데려간다고 해도 손절할 정도로 역겹거든요.”“이년이 정말! 어른한테 버릇없이 그게 무슨 태도야!”조수연은 더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전에는 얌전한 척하더니 이혼하자마자 본성을 드러내는 것 좀 봐. 승준이가 너랑 이혼해서 다행이지 아니면 평생 속아서 살 뻔했네.”아직 이성
Read more

제734화

온승준이 박지연에게 설명하려고 할 때 그녀는 이미 떠났는지 보이지 않았다.그는 더는 그녀를 쫓아갈 수 없다는 걸 깊이 깨달았다.병실에서부터 복도까지의 거리만이 아니었다.두 사람 사이의 마음의 거리가 점점 더 멀어져 가고 있었다....박지연이 병원에서 나왔을 때 하늘은 이미 어두워진 상태였고 각양각색의 불빛들이 도시 전체를 빛내고 있었다.병원 맞은편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도 하나둘씩 불을 켜기 시작했다.그녀 또한 자신의 마음을 따뜻하게 품어 줄 가족을 갈망했었다.온승준과 결혼한 이후로 그녀는 시부모님을 자신의 친부모님처럼 생각하고 모셨다.부모를 일찍 여의는 바람에 이 또한 어릴 적 느껴보지 못한 부모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비록 시부모님이 그녀를 그다지 마음에 들어 하진 않았지만 진심으로 대한다면 언젠간 자신을 받아들일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하면서 따뜻한 인심을 기대했었다.그러나 모든 게 다 그녀의 갈망뿐이었다.방금전 어떻게 해서든 자신을 짓누르려는 조수연을 보며 박지연은 깜짝 놀랐다.심지어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득의양양한 눈빛이 섬뜩하게 느껴졌다.아까 그 광경을 떠올릴 때마다 박지연은 등골이 오싹해났다.‘이 년 동안 그렇게 열심히 며느리 역할을 했는데도 내가 단 한 번도 마음에 든 적이 없었던 거야? 어떻게 날 저 정도로 미워할 수가 있지...’박지연은 고개를 들고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지연아.”바로 이때, 익숙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려보니 육현석이었다.그의 옆에는 아주 단아한 귀부인 한 명과 선물 박스를 들고 있는 기사가 있었다.육현석은 그녀를 향해 다가오면서 말했다.“이분은 내 어머니셔.”그리고 뒤돌아 자신의 어머니인 김세라를 향해 박지연을 소개했다.“엄마, 이분은 박지연이야.”“안녕하세요, 아주머니.”박지연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김세라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온화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만나서 반가워, 지연아. 현석이가 네 얘기를 많이 했었거든.”옆에 있던 육현석은
Read more

제735화

박지연은 진지하게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보면서 얼어붙은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고은서 외에 이처럼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육현석이 처음이었다.“쇼핑몰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날 부른 거 아니야.”박지연은 오늘 온승준 부모님이 자신을 병원으로 부른 이유와 방금전 병실에서 있었던 일을 육현석에게 알려줬다.육현석은 이내 박지연의 말에서 중점을 짚어냈다.“그러니까 너랑 온승준을 재혼시키기 위해 널 병원으로 부른 거란 말이지?”박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온승준이 아까 널 쫓아왔다면 진짜 재혼할 생각이었어?”육현석이 긴장해 하며 물었다.그러나 박지연은 단호하게 부인했다.“아니.”그녀는 한숨을 내쉬면서 말을 이어갔다.“나를 선택해주지 않아서 속상해하는 게 아니야. 그저 이 년 동안 내가 온씨 집안 사람들에게 퍼부은 진심이 수포로 돌아갔다는게 우스우면서도 속상해서 그러는 거야.”육현석은 속으로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지연아, 너무 속상해하지 마. 손해를 본 건 그쪽 사람들이니까.”‘내가 널 더 잘 아껴줄게.’육현석이 속으로 한 마디 더 보태었다.지금 이 상황에서 이런 애매한 말을 해보았자 역효과가 일어날 거라는 걸 육현석은 잘 알고 있었다.박지연은 감동을 받은 동시에 저도 모르게 겁이 났다.그래서 그녀는 하소연 대신 육현석을 김세라한테로 가보라고 재촉하기 시작했다.“아주머니께서 기다리시겠어. 얼른 가 봐. 난 먼저 돌아갈게.”“내가 데려다줄게.”“아니. 나 진짜 괜찮아. 혼자 돌아갈 수 있어. 얼른 볼일 봐.”박지연이 황급히 거절했다.“쇼핑몰에서 있었던 일로 널 나무란 건 아니지만 태도가 악렬한 걸 봐서는 인품이 그다지 좋지 못한 사람인 것 같은데 굳이 엄마랑 병문안 갈 필요도 없을 것 같아. 내일 변호사를 보내서 상응한 배상금만 주면 돼. 지연아, 잠깐만 기다려줘.”육현석은 이내 로비로 들어가 김세라와 몇 마디 주고받더니 차키를 들고 다시 나왔다.“엄마는 다른 기사한테 부탁했으니까 우린 이만 가자.”“안
Read more

제736화

박지연은 육현석의 말에 기분이 은근히 좋았다.그는 그녀의 어떤 모습도 마다하지 않고 다 좋게 봐주곤 했다.“고마워.”박지연이 진심 어린 말투로 말했다.“우리도 언젠가 서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육현석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박지연은 그의 말이 무슨 뜻을 의미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인사치레를 하지 않는 사이라면 친구보다 더 친밀한 사이여야 했다.갑갑해 난 박지연은 차창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박지연한테서 병원에 있었던 일을 전해 들은 고은서는 노발대발했다.“진짜 자아 감각이 너무 좋은 거 아니야? 분명히 너한테 비는 입장이면서도 왜 그렇게 거만하게 구는 거래? 파렴치해도 정도껏 해야지! 지연아, 정말 일찌감치 이혼하고 그 집에서 나와서 다행이야. 그런 사람들이랑은 같이 사는 게 아니야.”박지연도 고은서와 똑같은 생각이었다.‘정말 다행이야.’“오늘 육현석 어머니랑 만났다며. 어때? 좋은 분이신 것 같아?”고은서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전생에는 육현석 어머니와 만날 일이 없었던 고은서는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지 못했다.“그냥 간단히 인사만 했는데 엄청 온화하시고 친절하신 분 같아. 아주 단아해 보였는데 너무 큰 거리감이 느껴지진 않았어.”박지연이 이실직고했다.“와. 그럼 뭘 더 고민하는 거야. 얼른 육현석 고백을 받아들이고 사귀어!”고은서가 재촉했다.그러나 박지연은 따라 장난치는 대신 약간 망설이는 듯했다.“육현석이 엄청 좋은 건 사실인데 내가 함부로 넘볼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박지연은 진심이었다.사실 병원 앞에서 그녀는 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저도 모르게 자비감이 생겼다.온승준도 꽤 훌륭한 사람이긴 했지만 그와 있으면서 박지연은 단 한 번도 자비감을 느낀 적이 없었다.고은서는 약간 의아해했다.‘박지연이 자비감을 느낀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너 지금 사귀고 난 후에 또 이별하게 될까 봐 그러는 거지? 지연아, 이게
Read more

제737화

박지연이 폰을 들고 확인해 보니 온승준한테서 온 문자였다.[지연아, 나 전에 만났던 카페에 있는데. 우리 얘기 좀 나누면 안 될까?]옆에 있던 고은서도 그 문자를 보았다.“만나러 갈 거야?”박지연은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가서 얘기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할 말은 이미 다 했지만 온승준한테 확실하게 재혼할 생각이 없다고 더는 온씨 집안 사람들과 엮이고 싶지 않다고 말해줘야지.’“내가 같이 가줄까?”고은서가 걱정하면서 물었다.“혼자 가도 괜찮아.”박지연이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온승준은 워낙 성격이 냉담한 편이어서 먼저 시비를 걸면서 그녀를 난감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박지연은 외투를 하나 걸치고 온승준이 말한 카페로 갔는데 그는 이미 자리에 앉아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지연아.”온승준이 그녀를 향해 먼저 인사했다.박지연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커피랑 디저트 시켰는데 얼른 먹어 봐.”온승준이 어색해하며 말했다.박지연은 전과 똑같은 커피와 디저트를 보면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자세한 부분을 관찰할 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보살필 줄도 모르는 게 아니었어. 그저 나한테 시간 낭비하기 싫었던 거야.’“지연아, 오늘에 있었던 일은 내가 대신 사과할게. 또 너랑 다툴 줄은 생각 못 했어...”온승준이 피곤하다는 듯이 말했다.온범준은 분명히 그에게 박지연한테 사과하려고 그녀를 부른 것이라고 하면서 그가 그녀와 재혼하는 걸 더는 막지 않겠다고 했었다.그러나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그런 광경을 목격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박지연이 고개를 들고 온승준을 살펴보았는데 그의 머리카락은 이리저리 흐트러져 있었고 옷도 구깃구깃해진 데다가 무척 피곤해 보였다.이토록 낭패한 그의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었다.평소의 그는 옷차림을 아주 신경 쓰면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인상을 주곤 했었는데 지금은 마치 타락한 천사 같은 면모를 한 채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과거의 박지연이라면 아마 마음 아
Read more

제738화

온승준이 황급히 답했다.“어머니 정서가 안정되면 너한테 사과하라고 내가 잘 얘기해볼게.”“필요 없어.”박지연이 사양했다.“온승준, 내가 원하는 건 너와 너희 가족들이랑 거리를 두면서 조용히 지내는 거야. 이렇게 나한테 집착하는 걸 원한 게 아니라고. 내가 했던 여러 가지 행동들 때문에 다들 네가 재혼하겠다고 말만 꺼내면 내가 쉽게 돌아설 거라고 오해한 것 같은데 난 너에게 목맬 생각이 없어. 나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은데 난 한 번 결정 내리면 절대 마음을 바꾸지 않아. 사랑할 땐 내 전부를 퍼줄 수 있지만 손 놓겠다고 마음먹기만 하면 절대 뒤돌아보지 않아.”“지연아...”“자책할 필요 없어. 적어도 난 후회 없이 널 사랑했었으니까.”‘비록 내가 일방적으로 사랑한 거지만.’박지연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어갔다.“온승준, 이런 의미 없는 일은 더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난 너랑 재혼할 생각 없어. 너랑 더는 엮이고도 싶지 않아. 넌 좋은 의사가 맞지만 좋은 남편은 아니었어.”“지연아, 이후로 선물도 사주고 네 친구들과 함께 밥도 먹고 이모 집도 같이 가줄게. 또 따로 요구하는 게 있어? 얼마든지 말해. 내가 다 고칠게.”온승준이 다급하게 말했다.종래로 자신의 감정을 표달하지 않던 온승준치고는 아주 드문 일이었다.“아무것도 요구하는 게 없어. 날 위해 고칠 필요도 없어.”박지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넌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 네 성격 자체가 사랑에 대해 큰 욕망이 없고 담담한 편이잖아. 하지만 난 내 마음을 알아주고 나와 함께 기뻐해 주고 슬퍼해 줄 사람이 필요해. 네가 아무리 고친다고 해도 내 요구에 도달할 수 없단 말이야. 난 너와의 결혼 생활을 유지해 가기 위해 내 모든 열정과 진심을 퍼부었어. 더는 네가 개변할 때까지 기다려줄 생각 없어. 네 가족들의 비위를 맞춰줄 생각도 없고.”“그럴 필요 없어. 우리끼리 지내면서 더는 우리 부모님 눈치 보지 않아 돼. 만나기 싫으면 만나지 않아도 돼. 응?”온승준
Read more

제739화

곽승연이 아주 나지막한 목소리로 고은서를 향해 언니라고 불렀다.고은서는 이곳에서 곽승연과 마주칠 줄을 생각 못 했는지 약간 의아해했다.곽승연 옆에는 서연정도 함께 있었는데 방금전에 그녀와 민시후가 장난치는 모습을 본 듯했다.고은서는 저도 모르게 어색해 났다.곽승재와 민시후가 서로 아는 사이였기에 그녀는 민시후를 따로 소개하지 않고 곽승연과 서연정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어머니, 동물원엔 어쩐 일로 오셨어요?”“승연이가 아기 동물들을 보고싶어 해서 바람도 쐴 겸 온 거야.”서연정이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런데 오늘 친구랑 함께 와서 같이 돌진 못할 것 같아요. 여기 환경도 꽤 괜찮고 한데 승연이랑 좋은 시간 보내다 가세요.”고은서가 뒤돌아 민시후를 한 번 보고는 서연정에게 말했다.“알겠어.”서연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승연아, 언니가 오늘은 일이 있어서 가봐야 할 것 같아. 며칠 후에 향도 갖다 줄 겸 본가에 들를 건데 그때 다시 게임하면서 같이 놀자.”“응.”곽승연은 아쉬워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이를 본 고은서는 며칠 전에 산 옥토끼를 꺼내 건네주면서 그녀를 달랬다.“이건 언니가 너한테 주려고 산 선물이야.”곽승연은 이내 옥토끼를 쥐고 이리저리 만져보면서 좋아했다.“은서야, 얼른 친구한테로 가 봐. 승연이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옆에 있던 서연정이 입을 열었다.“네.”고은서는 그제서야 민시후와 함께 다른 곳으로 향했다.“나 아무 사람한테 화낼 정도로 옹졸한 사람이 아니야.”민시후가 찌뿌둥해 하며 말했다.‘설마 어머니랑 승연이한테 자신을 소개해주지 않았다고 삐진 거야?’고은서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이미 누군지 알고 있는데 굳이 소개해줄 필요 있어?”“의미가 다르잖아.”민시후가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아직 멀리 가지 않았을 거야. 지금이라도 다시 가서 소개시켜줄게.”“됐어. 나중에 신분이 더 레벨업 되면 널 데리고 직접 곽씨 가문에 방문하러 갈 거야.”고은서는 그 광경이 차마 상상이 되지 않았다
Read more

제740화

고은서는 민시후의 얼굴을 밀어내면서 답했다.“아직 더 고찰이 필요해.”“들었죠. 이게 지금 저의 상황이에요.”민시후가 여시은을 향해 난감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여시은이 피식 웃으면서 장난스러운 말투로 고은서를 향해 말했다.“곽 대표님이 많이 상심해 하겠네요.”고은서는 약간 어리둥절했다.‘왜 아직도 내가 곽승재랑 재결합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지? 곽씨 가문이랑 사돈 관계를 맺기로 한 거 아니었어? 곽현수 태도를 보아서는 여씨 집안에서도 이미 동의한 것 같던데. 곽승재만 동의하면 되는 일이 아니었어? 그렇다고 딸바보 여재훈이 여시은을 강요할 일은 없을 테고. 그런데 여시은도 동의한 일이라면 지금 이 태도가 말이 안 되는데.’민시후는 고은서가 대답하기 난감해하는 줄 알고 콧방귀를 뀌면서 대신 대답해줬다.“곽승재 그 인간이 상심할 만도 하죠.”여시은과 별로 친하지 않았기에 굳이 그녀의 앞에서 세 사람 사이의 원한 관계에 관해 언급할 필요가 없었는지라 고은서는 민시후를 쏘아보면서 입을 다물라고 눈짓했다.“알겠어. 안 말하면 되잖아.”민시후는 이내 사그라들었다.“먼저 들어가서 돌아보고 있어. 나 시은 씨랑 얘기 좀 나누다가 갈게.”고은서가 민시후를 쫓았다.“정자에 민시후 씨랑 비슷한 남자 손님들이 계시는데 가서 얘기 나눠 보세요.”여시은이 웃으면서 민시후에게 길을 안내해줄 하인 한 명을 붙여주면서 말했다.“전에는 곽 대표님이 이길 줄 알았는데 민시후 씨가 은서 씨 마음에 더 들었나 봐요?”민시후가 하인 따라 떠난 후 여시은이 웃으면서 고은서에게 말을 걸었다.“인테리어가 너무 이뻐요.”고은서는 나긋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우리 아빠랑 제가 다 이런 고풍적인 인테리어를 좋아하는데 해성에 꽤 오래 머물 것 같아서 이 별장으로 선택한 거예요. 이렇게 되면 나중에 또 해성에 와도 지낼 곳이 있게 되잖아요.”여시은이 눈에 띄게 기뻐하면서 말했다.“그런데 오늘 집들이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제 친구들이랑 그 친구들
Read more
PREV
1
...
707172737475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