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서와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문밖을 향했다.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정원에서 곽 대표님, 곽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소리와 그에게 인사하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마치 여시은이 아닌 그가 진짜 집주인인 듯한 느낌을 주었다.“어머, 곽 도련님께서 오셨나 봐. 시은 씨, 곧 곽 도련님이랑 약혼한다면서요. 오늘 특별히 시은 씨가 새집으로 이사 온 걸 축하해주러 왔나 봐요.”여자 한 명이 부럽다는 듯 말했다.“당연하죠. 시은 씨가 이사했는데 약혼자로서 축하해주러 온 게 당연한 일이 아니에요? 나중에 두 분이 결혼하게 되면 우리랑 점점 멀어지는 건 아니죠?”다른 여자 한 명이 맞장구를 치면서 말했다.“그러게요. 집안 배경은 말할 것도 없고 두 분 엄청 어울리지 않나요? 완전히 천생연분이라니까요.”나머지 사람들도 아양을 떨기 시작했다.“그만 하세요.”여시은이 난감해하며 말했다.“저랑 곽 대표님은 결혼할 생각이 없어요. 그저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다른 분들이 우연하게 저희 아빠랑 곽 회장님한테 왜 사돈 맺지 않냐고 하면서 장난 삶아 꺼낸 얘기일 뿐인데 곽 회장님께서 좋은 생각이라고 함께 장난치실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우리 아빤 그저 곽 대표님이 능력이 출중한 인재라고 칭찬만 했는데 날짜까지 잡으라면서 떠들어 대실 줄은 생각도 못 했다니까요.”여시은은 이내 고은서의 팔짱을 끼면서 말을 이어갔다.“그저 술자리에서 한 농담일 뿐인데 이렇게 소문이 퍼질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 게다가 곽 대표님께서 좋아하시는 분은 여기 있는 은서 씨에요. 그러니까 다들 소문만 믿고 함부로 얘기하지 말아요.”그러자 사람들의 시선이 고은서한테로 쏠렸다.마치 다들 옷차림이 수수한 데다가 다른 사람을 위해 퍼퓸 제작까지 직접 도맡아 하는 여자가 곽승재의 마음을 빼앗아 간 사람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고은서도 여시은이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곽승재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을 줄은 생각 못 했다.사람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고은서를 다시 훑어보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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