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아연이 보내온 카톡인데 사진과 동영상, 음성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은서는 사진부터 보았고 그곳은 백유미가 사는 곳의 아래층이었다.동영상을 보고 싶었지만, 길이가 꽤 되어 어쩔 수 없이 음성 메시지를 들었다.[은서야, 불여우 혼내주러 왔어. 난 네가 서러움을 받으면서 사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타로 버블티 나왔어요.”“고마워요.”고은서는 음성 메시지를 듣고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죄송한데 급한 일 때문에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다소 냉랭한 그녀의 모습에 주인혁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예의 바르게 손을 흔들었다.“나중에 복싱장에서 봬요.”“좋아요.”버블티 가게에서 나온 고은서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동영상을 확인했다.영상 속의 성아연은 백유미의 집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곧이어 곽승재의 모습이 보였고, 분노를 참지 못한 성아연은 남의 남편과 데이트를 즐기는 백유미에게 불륜녀라며 욕설을 퍼부었다.백유미는 당황한 듯 몸 둘 바를 몰랐다.“아연 씨, 저는 승재가 우리 아빠를 도와줘서 고마운 마음에 식사 대접하는 것뿐이에요.”“그 말을 누가 믿죠? 이봐요, 경고하는데 곽승재 씨는 은서 남편이에요. 승재 씨랑 알고 지낸 지 오래되어서 특별한 사이가 된 것마냥 착각하고 있나 본데 정신 차려요. 당신은 도우미의 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니까. 아무리 발버둥 쳐도 승재 씨 만날 자격 없어요.”“아연 씨, 도가 좀 지나치시네요. 이건 주택 침입 아닌가요?”곽승재가 싸늘하게 말했다.“전 은서를 위해서 이 일을 바로잡고 싶은 것뿐이에요.”성아연은 두려움 없이 할말을 이어갔다.“은서는 승재 씨가 집에 오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고요. 바쁜 줄 알았는데 여기서 불륜녀랑 시간을 보내고 있었네요?”“아연 씨, 뭔가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악!”백유미가 변명하기도 전에 성아연은 힘껏 그녀를 밀쳤다.“역겨우니까 연기 그만하고 저리 꺼져요.”뒤로 밀려난 백유미가 넘어지려던 찰나 때마침 곽승재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부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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