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할아버지가 말하길, 지난번에 승재에게 주려고 산 선물인데 깜빡하고 집에 두고 여태 주지를 못했어, 내가 널 보러 온다는 걸 알고 특별히 건네준 거야.”곽승재는 외숙모의 손에 들린 상자를 흘끗 쳐다보다가 다시 고은서쪽으로 눈길을 돌렸다.“….”무슨 선물이 있다고, 집에 두고 올 수 있을까?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곽승재에게 고대 벼루를 받은 후, 곽승재에게 선물을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당시 곽승재는 별 생각 없이 동의했다. 그녀는 그 일을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할아버지께서 직접 선물을 사고 자신의 명의하에 곽승재에게 선물을 주다니, 이렇게 마음을 쓰실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할아버지가 상황을 만들어놓고, 곽승재도 마침 여기 있었기 때문에 고은서는 분위기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외숙모의 손에 든 상자를 받아 곽승재에게 건네며 말했다.“여기.”“뭐지?”곽승재가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고은서도 무표정으로 답했다.“직접 열어보면 알잖아.”“좋아, 너희들 일은 나중에 돌아가서 얘기하자, 일단 앉아서 밥부터 먹자!”그들이 서둘러 자리를 내주었다.신선한 재료를 요리사들이 직접 갖다주며 현장에서 조리하는 고급 레스토랑이었다. 그들은 먼저 주문해야 했다.식사는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일정이었지만, 어쨌든 여기까지 왔으니 먹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고은서는 자리에 앉았고, 곽승재도 그 옆에 앉았다.외숙모는 찐한 맛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그녀는 해산물을 엄청나게 주문하고 요리사에게 매콤하고 마늘 향이 나도록 구워달라고 부탁했다.“외숙모, 승재는 매운 음식을 안 먹어요.”고은서의 머릿속은 여전히 할아버지가 사준 선물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이 자연스럽게 입 밖으로 나왔다.그 말이 입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녀는 옆에 있던 승재의 입꼬리가 어렴풋이 올라가는 것을 알아차렸다.고은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곽승재는 까다로운 식성을 가지고 있었고, 먹지 않는 음식이 많았으며, 그녀는 그런 그를 위해 큰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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