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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침 날리는 용왕의 모든 챕터: 챕터 301 - 챕터 310

607 챕터

제301화

현장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다들 바보가 아닌 이상 임지환이 농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벗으면... 벗으면 될 게 아닌가요?”정광명의 입가가 움찔댔다.지금 이 위치에 오르기 위해 정광명은 30년이란 시간을 바쳤고 그 시간 동안 얼마나 고생했는지는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힘들게 올라간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체면 따위는 얼마든지 희생할 수 있었다.정광명은 신속하게 상의를 벗고 불룩 튀어나온 배를 흔들며 홀에서 뛰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험담과 삿대질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존엄 자체를 모르는 사람처럼 미친 듯이 뛰었다.“임 대사, 너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오늘은 내가 네게 졌다고 깔끔하게 인정하마.”한재석의 얼굴은 당장 터질 것 같은 풍선처럼 불었고 빨갛게 달아올랐다.하지만 모든 걸 자초한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스스로 깨진 이를 삼키는 일밖에 없었다.“다시 한번 말할게... 정정당당한 경쟁은 나도 환영해. 하지만 다시 뒤에서 더러운 수단을 쓰며 뒤통수를 치려고 하면 그땐 절대 널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말을 마친 후 임지환은 여유로운 자태로 자리를 떠났다.“오늘 당한 이 치욕, 언젠가 꼭 100배로 갚아줄 거야!”한재석은 발 바로 옆 안경을 밟아 깨뜨렸고 온화한 얼굴에는 살벌한 기운이 가득했다....“방금 너무 시원했어.”시청 건물을 나온 후, 이청월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이번에는 홍 시장의 도움을 받았을 뿐이야. 그 도움이 없었다면 정광명이 이렇게 쉽게 내 말을 따를 수 없었을 거야.” 임지환이 웃으며 겸손하게 말했다.“어쨌든 악인은 더 악랄한 악인이 다스려야 해.”이청월은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말했다. “근데 배지수 이 여자는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사람이 너무 착해서 문제야. 착한 사람은 권력을 장악하지 않는다는 도리는 너도 잘 알잖아. 배지수를 계속 이사장 자리에 두게 한다면 네가 지금까지 힘들게 이룬 성과를 한순간에 날려 보낼 수도 있어.”임지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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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애송이들아, 너희들은 아직 시야가 너무 좁아.” 배준영은 머리를 높이 쳐들고 자랑스럽게 가르치려고 했다. “이 2억 원을 계약금으로 내고 포르쉐 718 스포츠카를 사면 BBA보다 훨씬 더 멋지잖아.”“하하, 맞아. 역시 준영 동생은 멋있어. 앞으로도 준영 동생만 원한다면 우리에게는 협력할 기회가 수없이 많을 거야.”배인국은 배준영의 어깨를 톡톡 쳐주고 머리를 돌려 배영지와 눈을 마주쳤다.두 사람의 얼굴에는 음모가 성공한 듯한 미소가 배어 있었다.확실히 적을 이기려면 그들의 내부에서부터 분열시키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인 것 같았다.사람들이 축하의 술잔을 비우고 있을 때, 귀빈실 문이 갑자기 누군가에 의해 왈칵 열렸다.배지수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귀빈실에 들이닥쳤다.“배준영, 너 이제 대가리가 다 커졌구나. 너 감히 이 누나까지 속여?”배지수가 나타나자 거만하고 당당하기 짝이 없던 배준영은 순식간에 주눅이 들었고 겁에 질린 목소리로 물었다.“누나... 누나가 어떻게 여길 찾아왔어?”“너 내가 아직 누나로 보이긴 하니? 너 얼마나 큰 사고를 칠 뻔했는지는 알고 있어?”배지수는 배준영 때문에 상당히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그냥 누나 파일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야?”배준영은 여전히 사죄 대신 뻔뻔하게 자기 주장을 꺼내 들었다.“누나가 ‘뻔했다'라고 말하는 걸 보니 누나가 이 일을 이미 잘 해결했다는 거겠지.”“난 예전에 네가 그냥 장난삼아 어리석게 행동하는 줄 알았어. 근데... 네가 이 정도로 심보가 고약한 사람일 줄은 생각도 못 했어.”배지수는 배준영을 삿대질하며 치밀어오르는 분노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배지수, 연기가 끝났어? 이곳은 널 환영하지 않아. 얼른 나가.”배인국은 차가운 얼굴로 축객령을 내렸다.“배인국, 네가 내 동생을 상업 스파이로 이용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어. 네 이런 행동이 얼마나 비열한지 몰라?”배지수는 분노가 타오르는 눈빛으로 배인국을 쏘아봤다.“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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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구씨면 어떻고 종친이면 또 어떤데? 다 개소리야!’배인국 오누이는 배지수 오누이를 발로 밟고 실컷 유린하고 싶었다.“배인국, 적당히 해. 준영이를 그만 놔줘!” 배지수가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배인국을 바라봤다.“난 딱 너희 오누이를 괴롭힐 거야. 너 따위가 감히 날 어쩔 건데?”배인국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 추측이 맞다면 오늘의 경매에서 너희 회사는 쫄딱 망했을 거야, 맞지? 그리고 넌 며칠만 지나면 경성 그룹에서 쫓겨날 거야. 이게 바로 네가 그 개 같은 임씨 부부를 도와서 한씨 가문에 맞선 대가야!”말을 마친 후, 배인국은 의도적으로 배준영의 몸을 세게 두 번 밟았다.“누나, 날 살려줘...”배준영은 바닥에 누워 고통스럽게 울부짖으며 배지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배지수는 동생이 배인국의 발에 밟히고 있는 것을 보며 마음이 급해졌다.그래서 결국 배지수는 이를 악물고 물었다.“배인국, 내가 뭘 하면 준영이를 놓아줄 거야?”배인국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식을 놓아주는 건 간단해. 네가 내게 무릎 꿇고 잘못을 빌면 내가 너그럽게 마음을 써서 너희를 여기서 떠나게 할 수 있어.”배지수는 그 말을 듣고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고 분노를 꾹꾹 참으며 물었다.“내가 너희 오누이를 홀대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왜 넌 날 이 정도로 미워해?”“그건 네 착각이야. 이건 너에 대한 미움이 아니라 너에 대한 질투야. 분명 내가 배씨 가문의 장남인데 할아버지는 너에게 경성 그룹을 전부 맡기셨어. 반면에 나는 홀로 연경에서 힘겹게 일해야 했어. 이번에 강한시로 돌아와서 번거로운 일을 잘 마무리하면 성공을 거머쥘 줄 알았는데... 하필이면 네 전남편과 그 망할 여자가 우리 가족을 그룹에서 쫓아냈지. 네가 나라면 화풀이할 것 같아? 아니면 조용히 입을 다물고 패배자로 살 거 같아?”배인국의 얼굴은 보복 때문에 밀려오는 변태적인 쾌감으로 심하게 일그러졌다.“이 두 가족 사이에 이렇게 큰 원한이 있었을 줄은 몰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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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배인국은 상대하기 어려운 적과 마주한 것처럼 동공이 급격히 수축했다.이 자식이 분명 경매회에서 쪽팔려 얼굴도 들지 못하고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갑자기 여기에 나타나게 된 걸까?“그건 오해야. 난 빗대어 욕한 게 아니야.”임지환은 배인국을 날카로운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 “난 너와 배영지를 대놓고 욕하고 있는 거야.”“임지환, 너 뭐가 그리 잘났다고 지랄하는 거야? 이씨 가문의 장녀가 네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넌 그냥 별 볼 일 없는 새끼일 뿐이야. 배지수는 널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카드로 여겼고 넌 자기가 이미 버림을 받았다는 것도 모르고 있겠지? 그런데도 넌 주제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고 배지수의 편을 들어? 사내새끼가 너처럼 산다는 게 불쌍하고 기가 막히는구나.”배영지는 입에 걸레를 물었는지 온갖 험악한 단어를 써가며 쌍욕을 퍼부었다.배영지에게 있어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은 배지수이고 그다음이 임지환이었다.“배씨 가문에서 쫓겨난 그 제 노릇 못하는 바보 사위구나.”“이 녀석은 운 하나는 정말 좋아. 지금은 이씨 가문의 청월 씨랑 사귀고 있어. 소위 벼락출세한 거야.”“그럼 이 녀석이 배지수와 이혼한 게 아니었나? 왜 아직도 배씨 가문의 일에 참견하려고 하지? 이건 좀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니?”배씨 가문의 젊은이들은 임지환을 이사회에서 만나거나 가족 어르신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하지만 젊은이들은 가문에서 쫓겨난 사위가 어떠한 큰 파동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간주하지 않았다.이것은 결국 배씨 가문의 내부 문제이기에 배인국이 얼마나 과격하게 행동한다고 해도 임지환이 감 놔라 대추 놔라 할 자격은 없었다. “네가 간섭할 처지가 아니니까 좋게 말할 때 얼른 꺼져. 계속 까불면 너까지 함께 처리할 테니까.”배인국은 붉은 열기가 달아오른 눈을 희번덕거리며 위협했다.“네 상사조차 감히 날 쫓아내지 못하는데 네가 그런 능력이 있는 게 확실해?”임지환은 배인국을 바라보며 천천히 한 걸음 내디뎠다.“허세는 누구나 다 부릴 수 있어. 그리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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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조심해!”배지수는 놀란 마음에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잔혹한 장면을 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임지환은 몸을 살짝 움직여 식은 죽 먹기로 술병을 피했다.그러고는 손을 뻗어 단번에 배인국의 옷깃을 잡았다.키가 182cm인 배인국은 마치 병아리처럼 임지환의 한 손에 쉽게 들어 올려졌다.귀빈실 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숨을 죽이고 이 장면을 바라봤고 심지어 눈을 다시 뜬 배지수조차 이 광경에 할 말을 잃고 제자리에 굳어버렸다.“날... 놓아줘...”허공에 들려진 배인국은 고함을 지르며 난리를 피웠다.“놓아줄게!”임지환은 오른손으로 배인국의 머리를 아래로 세게 당겼고 무릎을 굽혀 머리 쪽으로 거침없이 박았다.“퍽!”배인국의 얼굴과 임지환의 무릎이 친밀한 접촉을 가졌다.“앗!”심장이 찢어질 듯 고통스러운 비명이 배인국의 입에서 흘러나왔다.배인국의 오뚝하고 튼튼한 코는 푹 꺼져 내렸고 코피가 줄줄 흘러나와 귀빈실의 바닥을 빨갛게 물들였다.“사람 살려, 임지환이 사람을 죽여!”“미쳤어, 이 자식이 미친 게 분명해...”배씨 가문의 젊은이들은 이렇게 잔혹한 장면을 처음 목격하고 다들 두려움에 떨며 허겁지겁 귀빈실 밖으로 뛰쳐나갔다.더구나 그중 몇 명은 황급하게 도망가느라 바닥에 누워있던 배준영을 여러 번 밟았다.그래서 이 재수 없는 녀석도 따라서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했다.임지환은 배인국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겨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어때? 시원해? 더 자극적인 걸 보여줄까?”“미안해, 날 죽이지 말아줘!”배인국은 아픔을 느낄 여유도 없이 미친 듯이 임지환에게 목숨을 구걸했다.임지환이 진짜 정신을 놓기라도 하면 자기를 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배인국은 고분고분 용서해달라고 빌 수밖에 없었다.임지환은 흥미가 사라져 배인국을 구석에 던졌다.그리고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 배영지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이제 네 차례야.”“임... 임지환, 너... 여자를 때리면 안 돼.” 배영지는 말을 더듬더듬하며 얘기했고 두려움에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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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임지환이 배인국에 대한 모욕이 너무 지나쳐 배인국은 심지어 후폭풍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복수에만 집념했다.배인국의 손에 든 총이 최고의 증거였다.임지환은 걸음을 멈추고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살다 보면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이 이렇게 드문드문 있더라. 배지수가 네 목숨을 살려달라고 애원해서 널 놔주려고 했는데 넌 죽음을 자초하려고 지랄하는구나.”배인국은 임지환의 말을 듣고 황당하다는 듯 너털웃음을 터뜨렸다.“하하... 내가 언제 배지수에게 살려달라고 구걸한 적 있어? 넌 아직도 나와 이런 말투로 말하는 게 내가 총을 쏘지 않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겠지?”“펑!”배인국은 총을 들어 올려 주저 없이 한 발을 쏘았다.임지환 뒤의 대문은 순식간에 총알에 의해 작은 구멍이 뚫렸다.“네 주먹이 빠른지 내 총알이 빠른지 한번 시험해 보자.”배인국은 눈이 돌아간 미친 듯한 모습으로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이 한 발은 배인국이 조준을 잘못한 것이 아니라 임지환에게 보여주려고 일부러 쏜 것이었다.배인국은 임지환이 자기 총 앞에서 어떤 폭풍도 일으킬 수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총을 손에 쥔 상태에서 일곱 걸음 거리 밖에서는 총이 빠르고 일곱 걸음 거리 안에서는 총이 빠를 뿐만 아니라 정확하기까지 하다.“세계 최고의 명사수가 여기 있다면 내가 진지하게 상대할 거지만 네 손에 있는 총은 내게 장난감과 다를 게 없어.”말이 끝나자마자 임지환은 번개 같은 속도로 빠르게 배인국을 향해 돌진했다.“펑펑펑...”배인국이 이를 바득바득 갈며 미친 듯이 방아쇠를 당겨 30초라는 짧은 시간 내에 총을 네 번이나 쐈다.단지 아쉬운 건... 이 총알들은 임지환을 맞추는 건 둘째 치고 임지환의 옷자락조차 맞추지 못했다.배인국이 다섯 번째로 총을 쏘려고 할 때 임지환은 이미 그의 앞에 와 있었다.“너...”배인국은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한 마디밖에 내뱉지 못했다.임지환은 배인국에게 더 이상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머리에 주먹을 날렸다.다음 순간, 배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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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임지환은 자기가 이청월이 미리 준비한 함정에 빠진 것 같아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호텔 문 앞에 도착하자 화려한 옷을 입고 명풍 장신구로 단장한 요염한 여자가 두 사람을 맞이했다.“청월아, 3년 만에 보는데도 여전히 아름답구나.”“유세아, 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너 변화가 대단하구나.”이 부잣집 귀부인 같은 여자를 보자 이청월은 굉장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청월의 기억 속에 유세아의 가정 환경은 그리 좋지 않았다.하지만 유세아가 지금 온몸에 착용한 장신구 가격만 해도 2억 원 가치가 넘어갔다.유세아는 이청월이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자 형용할 수 없는 뿌듯함이 가슴속에서 피어났다.“난 운이 좋아서 쥬얼리 업계의 거물과 결혼했어. 근데 넌 송 도련님과 헤어진 이후로 남자를 보는 눈이 점점 나락으로 가는구나.”유세아는 일부러 이청월 옆에 서 있는 임지환을 흘긋 보며 비꼬았다.저렴한 옷을 입고 있는 데다 남자라면 찰 법한 명품 시계조차 차지 않고 있었다.이런 남자는 이청월의 가문 지위를 노리고 있는 기생오라비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이 말을 듣자 이청월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말할 줄 못하면 그냥 닥치고 있어. 나 이청월이 사귀는 남자친구를 네가 논평할 자격이 없어.”이청월의 사회적 신분과 지위를 고려하면 유세아의 체면을 지켜 줄 필요가 없었다.“모처럼 동창회에 왔는데 너랑 싸우기 귀찮아. 방은 10층에 잡았어. 난 다른 동창들도 안내해야 하니까 네가 알아서 올라가 찾아봐.”유세아는 웃는 척하며 두 사람에게 장소를 알려줬다.유세아도 자기가 시집은 잘 갔지만 이씨 가문과 비교하면 아직도 차이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유세아는 이청월과 말다툼이 일어나 그녀를 완전히 분노한 상태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이청월도 유세아와 더 이상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아 임지환을 끌고 10층에 올라가려고 했다.하지만 이청월이 임지환을 돌아보자 임지환이 여전히 유세아를 힐끗 훔쳐보고 있음을 발견했다.“흥, 이런 요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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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다른 사람들도 목을 빼 들고 임지환을 보며 그의 정체를 알고 싶어했다.“제 남자 친구 임지환이에요.”이청월이 시원시원하게 소개를 한 뒤, 한 마디 덧붙였다.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여자의 잔머리란.“임 선생님은 젊은 나이에 참 대단하시네요!”“소인 곽범은 진가 그룹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혹시 경영하신다는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알 수 있을까요?”곽범이 일부러 떠보며 물었다.“진가 그룹?”임지환은 조금 놀라며 물었다. “그럼, 진성 씨 밑에서 일하는 사람인가요?”곽범은 조금 멈칫하더니 물었다. “임 선생님께서 저희 회장님을 아시나요?”“당연히 알죠. 당신네 회장이 임지환 말이라면 껌뻑 죽어.”“너 혹시 이 사람한테 잘못 보이면 내일 잘릴 수도 있어.” 이청월이 냉랭하게 말했다.그녀는 이미 곽범의 속셈을 알아챘기에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청월아, 네가 비록 이씨 가문 아가씨라지만 감히 이런 말을 입 밖에 내다니. 우리 회장님께서 아시면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곽범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리고 그는 임지환을 아래위로 훑으며 말했다. “내가 저 사람을 얕잡아 보는 게 아니라, 저 얼굴로는 우리 진가 그룹 대문도 못 들어가.”임지환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말씀이 너무 지나치신 거 아닌가요. 저와 진가주는 오래된 벗입니다.”“허풍이 너무 지나치십니다!”“이청월은 이씨 집안 아가씨라도 되는데, 그쪽은 뭐라도 되나요? 어디서 헛소리하는거예요?”사실 곽범은 확신이 없었지,만 임지환의 말을 들으니 이 자식이 허풍을 떨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진성은 강한시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이고 연경 진씨 가문과도 가까운 사이였다.이청월도 그 앞에서는 후배라고 할 수 있었다.임지환이 그와 가까운 벗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만약 믿지 못하겠으면 직접 전화해서 물어봐도 돼요.” 임지환이 담담히 말했다.“됐어요. 이 씨 아가씨의 얼굴을 봐서 사람들 앞에서 체면을 세워줄게요.”곽범이 냉랭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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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설마?”“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건강해 보이는데, 전혀 아픈 사람 같지 않아.”이청월은 그 남자를 한참 동안 자세히 관찰했지만 전혀 이상한 점을 눈치채지 못했다.“저런 병은 겉으로 나타나지 않아.” 임지환이 웃으며 말했다.이청월은 굴하지 않고 물었다. “그럼 넌 어떻게 저 사람이 병이 있다는 걸 한눈에 알아챈 거야?”“잊었어? 나 신의야!” 임지환이 담담히 대답했다.이청월이 눈을 흘기며 조용히 말했다. “네가 내 친구였으니 다행이지, 안 그러면 넌 나한테 엄청나게 맞았을 거야. 넌 허세가 너무 심해.”“이건 허세 부리는 게 아니라 내 의술에 충분히 자신이 있으니까 하는 말이야!”임지환이 천천히 말했다.의술 면에서 그는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었다.“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 이분은 저의 예비 신랑 변정한입니다.”“제가 이렇게 동문회를 주최한 가장 큰 이유는 다음 달에 있을 우리의 결혼식에 여러분을 초대하기 위해서입니다.”유세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세아야, 이분이 네 남편이야? 오빠인 줄 알았어. 평소에 관리를 얼마나 잘하시는 거야!” 몇몇 친구들은 벌써 아부하며 말했다.“너희들도 참, 말 예쁘게 하네.”유세아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정한 씨는 우리와 거의 띠동갑이야. 내가 평소에 보약을 잘 챙겨주기는 하지.”“역시 아내를 잘 만났네.”“우리 같은 솔로들은 부러워 죽겠네!”“그러게... 네 예비 신랑은 한눈에 보기에도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네. 저기 거짓말이나 하고 다니는 녀석보다 몇 배는 뛰어나네.”곽범이 구석 자리에 앉아 있는 임지환을 힐끗 보며 말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하찮은 눈빛으로 임지환을 바라봤다.하지만 변정한은 이청월을 보자마자 예의를 차리며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아가씨, 이곳에서 만나네요.”“저는 만난 기억이 없는데요?” 이청월이 눈썹을 치켜뜨며 대답했다.옆에 있던 유세아가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정한 씨, 뭐 하는 거예요. 제가 여기 있는데.”그녀의 질투심이 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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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이청월은 임지환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조용히 물었다. “이 술에 문제 있어?”“이청월, 너도 같이 따라서 미친 거야? 이 술에 문제가 있다고? 그럼 내가 마셔서 보여줄게.”유세아는 두말하지 않고 술잔을 들어 그대로 꿀꺽 마셔버렸다.그녀는 독한 소주 맛에 눈물이 핑 돌았다.변정한은 안쓰러운 눈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 “자기야, 굳이 그럴 필요 있어?”“난 괜히 억울하게 의심받고 싶지 않을 뿐이야!”말을마친 유세아가 손수건을 꺼내 입가에 묻은 술을 닦으며 이청월에게 말했다.“이제 너와 네 남자 친구는 나한테 사과해야 해.”“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이청월은 유세아가 술을 마신 뒤 아무 일도 없는 것을 보고는 임지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난 술에 문제가 있다고 얘기한 적 없어.”임지환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유세아를 보며 말을 이었다. “문제가 있는 건 이 여자야!”“말도 안 되는 얘기로 사람을 홀리다니!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내가 이 술을 마실게요.”“만약 내가 이 술을 마시고 아무 일도 없으면 사람들 앞에서 내 예비 신부한테 무릎꿇고 사과해요!”변정한이 분노하며 임지환을 바라보았다. 그는 유세아를 위해 나서려 했다.“충고하는데, 자기 목숨을 담보로 도박하지 마세요!” 임지환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정한 씨, 괜히 무리하지 마요.”“의사가 말했잖아요. 당신은 술을 마시면 안 되는 몸이라고,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난 감당하지 못해요.”유세아는 옆에서 걱정하는 척하며 그를 말렸다.“걱정하지 마. 한 잔 정도는 문제없어.”“네 남자가 돼서 네가 누명을 쓰는 건 두고 볼 수 없어.”말을 마친 변정한이 임지환을 힐끗 보고는 술을 들이켰다.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눈길이 그에게로 집중되었다.임지환의 말은 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하지만 몇십 초가 지나도 변정한은 아무 일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알코올의 작용으로 혈색이 도는 것 같았다.“역시 그저 놀라게 하는 거였군. 이제 당신의 수작은 들통이 났으니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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