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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긴 놈이 왕이다: Chapter 121 - Chapter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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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화

오남미는 두 눈을 붉힌 채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는 빠르게 용정 화원으로 향해 달려갔다.저 멀리, 꽃잎이 휘날리고 있었다.그리고 제자리 비행을 하고 있는 세 대의 헬기에 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그것은 마치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그녀를 내려쳤다.심지어 그녀는 천도준과 고청하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까지 그러낼 수 있었다.그리고 그 모든 것은….“나의 것이야, 다 내 것이어야 했다고!”오남미는 울먹이며 이를 악물었다.“천도준, 이 개자식, 거짓말쟁이! 날 사랑한다고 했잖아. 그런데 고청하를 위해 이런 더러운 수단으로 나와 헤어지려고 하다니.”질투와 원한, 분노 등등의 감정이 한 데 뒤섞이기 시작해 오남미는 정신이 다 무너질 것만 같았다.“이대로 네가 잘 지내게 둘 수는 없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네 짐승 같은 모습을 까발릴 거야. 천도준, 이건 다 너 때문이야!”끝내 오남미는 용정 화원 분양 센터 앞으로 달려갔다.시야 속으로 천도준과 고청하가 서로 안은 채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이 들어왔다.분노한 오남미는 가까이 다가갔다. 인파를 헤집고 나온 그녀는 목소리를 높여 고함을 질렀다.“천도준, 이 배신자!”별안간 들려온 고함은 마치 해머처럼 분양 센터의 앞의 행복을 산산조각냈다.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놀란 얼굴로 오남미를 쳐다봤다.천도준과 고청하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던 카메라들은 하나 둘 오남미를 향하기 시작했다.언론이 들끓기 시작했다.그들은 원래 서천구 재개발 구역의 첫 번째 분양 소식을 취재하러 온 것이었는데 새로운 뉴스가 연달아 찾아올 줄은 전혀 예상도 하지 못했다.특종을 향한 그들의 날카로운 후각은 이미 이 뉴스는 내일 보도가 되면 분명 온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들 거라는 예감이 들게 했다.정태 건설의 사장이 호화롭게 여자 친구에게 구애를 했는데 정체 모를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 억울함을 호소하다!이것은 호사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뉴스였다!무대 위.천도준은 분노에 찬 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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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이때 부드러운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내가 처리할게. 너는 기분을 망치지 말고 겐팅 스카이에서 기다려."고청하의 표정이 살짝 변하더니 머뭇거리며 천도준을 한 번 바라보았다.그녀는 결국 마영석을 따라 자리를 뜨기로 했다.그녀는 천도준이 잘 처리하리라 믿었다.고청하가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천도준이 천천히 무대 위에서 내려왔다.그는 수많은 시선과 플래시의 주목을 받으며 그를 저지하는 경비원을 스쳐 지나가 절망적인 모습으로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 오남미의 앞으로 다가갔다.그는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우리는 이미 끝난 사인데, 지금 여기서 이렇게 울고 있는 이유가 내 인생을 망치기 위해서야?”오남미가 버둥거리며 일어나더니 빨개진 두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미친 사람처럼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래. 네 일을 망쳐 네 인생을 망치기 위해서야. 이것이 네가 나를 속인 대가야!"가슴속에 분노가 들끓어 오른 천도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오남미를 바라보며 말했다."너희 집, 사람들은 정말 말이 통하지를 않는구나!”"그럼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데?"오남미는 절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들은 내 부모이자 남동생인데, 내가 도와주지 말아야 하는 거야?"천도준은 더 이상 실랑이하지 않고 그저 코웃음쳤다.그는 이런 말을 하는 자신이 정말 너무 어리석다고 생각했다.만약 오남미가 정말 말이 통했다면, 결혼한 지 삼 년 만에 이혼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말해. 어디 말 좀 해봐?"오남미는 침묵하는 천도준을 바라보며 자신이 도덕적으로 그를 몰아붙였다는 생각에 기가 살아나 말했다.세도 일어났다."천도준, 잘 기억해. 우리가 이혼한 이유는 네가 싫어져서 내가 떠난 거야. 그러나 나, 오남미는 네가 이렇게 나를 속이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어. 네가 고청하 저 여우 같은 년이랑 함께하고 싶다면 내게 일억 원을 줘. 그러면 내가 당장 사라져 줄게.”"그렇지 않으면, 내가 온 도시 사람들 앞에서 짐승 같은 네 모습을 까발려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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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단호하고도 두려운 것 없는 듯한 천도준의 모습에 오남미는 그만 당황해 버렸다.그녀는 어쩐지 무력감이 느껴졌다.사람들의 수군거림이 그녀를 향해 쏟아졌고, 카메라 플래시가 그녀를 거의 삼켜 버릴 듯했다.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천도준은 이미 자리를 떠 사라진 뒤였다.용정 화원 분양센터가 문을 열자, 주택 구매자들이 우르르 분양 센터로 몰려들어 그 열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리고 그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피에로처럼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택시를 타고 용정 화원을 떠난 천도준은 곧장 겐팅 스카이로 향했다.오씨 가문 사람들의 양심 없는 모습에 그를 그만 구역질이 났다.오늘 현장에 나타난 오남미는 그를 더욱 화나게 했다.오남미에 대한 그의 마음은 오남미가 어머니의 목숨을 구해줄 병원비를 가져갔을 때 이미 완전히 식어버렸다.만약 이수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의 어머니는 이미 죽어버렸을 것이다.그는 이 일로 오남미와 오씨 가문에 완전히 정떨어졌다.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삼 년간의 결혼 생활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뿐이었다.만약 그더러 오남미와 오씨 가문의 사정을 조금이라도 봐주라고 한다면 그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그가 얼굴을 문지르며 울분을 삭였다.천도준이 문득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손가락을 비비적거리다가 사람들이 왜 이런 상황에 부닥쳤을 때, 늘 담배를 찾는지 알게 되었다.문득 그의 머릿속에 고청하의 모습이 떠올랐다.그가 살짝 웃으면서 생각했다.‘아마 이것이 내가 아직도 버틸 수 있는 이유겠지.’적어도 그녀는 그가 지쳤을 때, 힘든 그의 모습을 눈치채고 그가 쉬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절대 오남미처럼 그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그를 짐승처럼 부려 먹으려 하지 않았다."청하는 담배 냄새를 싫어하지.”천도준은 고개를 저으며 앞을 내다보았다.그가 겐팅 스카이에 도착했다.이 도시의 최고 빌딩에 있는 겐팅 스카이는 마치 산꼭대기에 우뚝 솟아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비싼 소비를 과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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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게다가 그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는 고청하에게 있어 오남미가 벌인 짓은 너무도 불공평했다."그걸 말이라고 해?"고청하가 질책하는 눈빛으로 말했다."왜 정태건설의 대표가 된 걸 말하지 않았어? 네게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외국에서 네 걱정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너를 돕고 싶어 부랴부랴 귀국했는데, 너는 오히려 아무런 기척도 없이 정태건설의 대표가 돼 있었네?”"고마워."천도준이 고청하의 손 위에 손을 겹치며 말했다."내가 가장 절망스러웠을 때, 내 곁에 와줘서."고청하의 아름다운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비쳤다.손등에서 전해지는 따스한 기운을 느낀 그녀는 무심결에 손을 빼려 했지만, 천도준이 손에 힘을 준 상태라 손을 뺄 수 없었다."왜 이래? 여기 식당이야. 사람들이 다 쳐다봐.""내가 내 여자 친구의 손을 잡겠다는데, 무슨 문제 있어?"천도준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이건 네가 스스로 잡힌 거야. 앞으로 절대 도망 못 가."이 한마디에 고청하는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새빨개졌다.고청하가 급히 화제를 돌렸다."참, 네가 어떻게 정태건설의 대표가 되었는지 아직 내게 말해주지 않았어."그녀는 지금 이것이 가장 궁금했다.그녀가 알기로 오남미가 천도준에게 남은 4천만 원을 가져간 뒤로 그는 이미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었다.그런데 그녀가 귀국해 보니, 천도준의 어머니는 병세가 이미 회복되는 중이었고, 천도준은 정태건설의 대표가 돼 있었다.그녀는 마치 마술을 보는 것 같았다. 천도준이 한순간에 막다른 골목에서 구름 위로 날아오른 듯했으니 말이다.그녀는 이런 격변이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천도준을 도와 이 모든 일을 해결해 주려고 급급히 귀국한 것이었다.천도준의 얼굴에 걸렸던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그가 고청하의 손을 잡은 손을 거두었다.고청하가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무슨 말실수를 했어?”"아니."천도준이 겨우 미소를 지으며 해명해 주었다."사실은, 누군가가 나를 도와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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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결국 고청하는 말 하지 않기로 했다.천도준이 오늘 그녀에게 준 놀라움이 너무 많고 너무 커서 그녀는 자신이 준비한 서프라이즈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졌다.‘도준이가 내 말을 듣고 놀라기는 할까?’자신이 말하고 난 뒤의 상황을 확신할 수 없었던 그녀는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자기가 하려던 말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아직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많으니 언젠가 말할 기회가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한 고청하는 천도준이 그녀에게 줄 또 다른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천도준과 고청하는 식사를 마친 뒤 겐팅 스카이를 떠났다.고청하는 포르쉐 911에 오르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서프라이즈가 또 있어?"만약 오남미의 일만 아니라면 오늘 하루가 그녀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완벽했다.그녀는 천도준이 그녀를 위해 다른 무엇인가를 더 해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천도준이 그동안 용정 화원의 예매를 위해 바삐 돌아쳐 이미 매우 지쳤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천도준이 이 바쁜 와중에 설마 그녀에게 줄 또 다른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응."천도준은 신비롭게 웃었다.고청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오늘 네가 내게 준 서프라이즈만으로도 이미 충분해. 무척 마음에 들어. 너, 그동안 너무 피곤했잖아? 이제 예매를 시작했으니 너도 좀 푹 쉬어.”천도준은 마음이 따뜻해졌다.그가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게 웃었다."괜찮아. 그곳에 가서도 쉴 수 있어."이 말에 고청하가 몸을 흠칫 떨더니 갑자기 얼굴이 새빨개지며 당황스러워했다.‘이 일 중독자가... 설마....’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 고청하는 온몸에 불이 붙은 듯 뜨거워졌다.그녀는 머리를 숙인 채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이건... 너무 빠르잖아? 확실히 너무 빨라!’‘이제 관계를 확정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이 일 중독자가 어찌 그런 쪽으로 생각했지?’"청하야, 어디 아파?"고청하의 이상한 모습을 본 천도준이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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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그런데 도준이는 어디서 그 많은 돈이 났을까?’‘정태걸설도 인수하고, 서천구 낡은 집도 재개발하고, 저택도 사고!’그러나 고청영은 곧 머릿속의 의혹을 억눌렀다.‘도준이가 귀인이 도와줬다고 했잖아.’천도준이 말하고 싶어 하지 않으니, 그녀도 이쪽으로 더 이상 캐묻지 못했다.‘더 캐묻다 보면 분명 그 귀인과 연관돼 있을 거야.’생각을 잠시 멈춘 고청영이 의아해하며 물었다."그런데, 너 지금 돈이 그렇게 많다면서 왜 차를 사지 않았어?"천도준이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의 처지가 변한 것이 바로 이 한 달 사이였기에, 그는 예전에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그럴 생각이 들었을 때는 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그가 유일하게 차를 살 생각이 들었을 때가 바로 고청하를 마중하러 공항에 나갔을 때인데, 고청하가 그보다 먼저 차를 샀다.천도준이 피식 웃더니 눈을 깜박이며 농담하듯 말했다."네가 차를 샀으니, 내가 얻어 타면 되잖아?”"하, 헛소리하기는.”고청하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그녀는 천도준의 성격 상 그녀에게 빌붙어 살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었다.포르쉐 911이 곧 천문동에 도착해 산 위에 난 도로 위를 달렸다.이것은 천도준이 천문동 별장단지에 두 번째로 오는 것이었다.지난번에는 주건희의 도움을 청하러 오느라 주변 풍경을 둘러볼 겨를이 없었다.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된 상태라, 차에 탄 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니 남다른 운치가 있었다."여기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고청하도 감탄을 금지 못했다.천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이러니 천문동 별장구역이 이 도시에서 가장 비싼 구역이 됐겠지.”"하하.... 주건희는 이름난 사업가야. 그가 그렇게 오랫동안 유명세를 유지한 거로 보아 그가 개발한 구역이 나쁠 리가 없잖아?”고청하가 갑자기 교활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참, 지난번에 재료상들이 보이콧한 일을 어떻게 주건희를 설득해 너를 돕게 했어?”"그는 내 예전 상사라 내게 거는 기대가 컸어. 그래서 내가 그를 찾아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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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천도준에게 돈이 얼마 있는지 직접적으로 묻는 것은 그 프라이버시를 침범하는 셈이었다.만약 평소의 고청하라면 이렇게 실례되는 질문을 할 리 없었다.그런데 오늘 천도준이 그녀에게 안겨준 놀라움이 너무 커, 그녀는 마치 무거운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얼떨떨해,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정태건설을 인수한 것이든, 서천구 낡은 집을 개발한 것이든, 아니면 눈앞에 있는 이 별장을 산 것이든, 이 세 가지 중 어느 것 하나 100억 단위보다 작은 것이 없잖아?’‘설령 귀인의 도움을 받았더라도 귀인이 천도준에게 돈을 마구 쏟아부을 리 없잖아?’‘이건 도움을 받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부모가 자식에게 돈을 퍼주는 격이잖아!’고청하는 이런 일이 절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천도준은 행동을 멈춘 채 깜짝 놀란 고청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어주었다."얼마 되지도 않아. 큰돈을 몇 번 썼더니 카드에 남은 돈이 많지 않아."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주머니에서 은행카드를 꺼내더니 진지하게 계산해 보고는 말했다."대략 천억 정도 남았어.”"보히니아 체크 카드?"은행카드를 본 순간 깜짝 놀란 고청하가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면서 가느다란 손으로 입을 막아 터져 나오려던 비명을 눌러버렸다.그녀는 천억 정도 남았다며 아쉬워하는 천도준의 말은 이미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눈앞의 은행카드 때문에 받은 충격이 오늘 그녀가 받은 충격 중 가장 컸으니 말이다.최저 예금 2천억 원은 말할 것도 없이, 각종 번잡하고도 가혹한 심사 조건은 골든 보히니아 은행 카드를 부의 상징으로 만들었다.그녀가 이렇게 잘 아는 것은 그의 아버지도 이 카드를 한 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천도준이... 어떻게 이 카드를 가지고 있지?’"이 카드를 알아?"천도준도 놀라며 물었다.은행 카운터 직원이었던 임설아조차도 이 카드를 몰라봤다.고청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격동된 목소리를 억누르며 물었다."이게 그 귀인이라는 분이 준 카드야?"천도준이 말한 그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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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천도준은 어머니에게 좋은 휴양 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는 아무리 많은 돈을 쓰더라도 아깝지 않았다.저택의 인테리어는 천도준의 요구대로 호화롭지 않고, 따스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띠었다.천도준의 생각에 이곳은 그들이 살 집이니, 따스하고도 편안한 느낌을 줘야지 부를 과시하기 위해 호화롭고도 과장된 느낌이 들게 해서는 안 되었다.저택 안에 들어선 천도준은 인테리어 스타일을 보고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아늑한 색채의 배합에, 쓰기 편한 가구들. 모든 것이 서로 잘 어우러져 아주 완벽한 느낌을 주었다.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도준아, 이 인테리어 스타일, 너무 좋아."고청하가 감탄하며 말했다."어쩐지 집에 돌아온 느낌이 들어."천도준은 미소를 지었다."그럼... 부인의 귀가를 환영합니다."고청하는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참, 얄미워. 쓸데없이 놀리지 말고 빨리 집구경이나 시켜줘.”천도준도 이 집에 처음 와봤기에 저택의 모든 것이 궁금했다.그래서 그는 고청하와 함께 집안을 구경했다.천도준이 조금 이상하게 여긴 것은 그가 집안에 들어온 뒤로 존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다.존은 그가 오늘 올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가구 같은 인테리어 소품은 오늘에야 집에 들인 상태라, 존도 당연히 저택 안에 있었어야 했다.이 저택은 4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휴게실과 영화관 같은 시설도 마련되어 있었다.집의 맨 꼭대기에는 넓은 테라스도 있었다.인테리어 디자이너는 테라스 변두리에 꽃을 가득 심어, 각양각색의 꽃들이 아름다움을 다투며 피어있는 상태라, 공기 중에 꽃향기가 가득했다.테라스 가운데에도 그네와 벤치가 놓여 있었다.고청하는 그네에 앉아 가볍게 흔들거리면서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천도준, 너 예전이랑 완전히 달라졌어.”하루를 바쁘게 보낸 천도준이 벤치에 누워 하늘가에 점점 지는 석양을 바라보면서 살며시 웃었다."그래.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왔지. 나는 전혀 생각지 못했어."서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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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노을빛이 붉게 물든 하늘 아래, 천도준과 고청하가 서로에게 천천히 다가갔고, 석양이 그 둘을 뒤덮어 그 장면이 마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바로 이때, 이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자리를 좀 비켜줄까?"아름다운 장면이 이 목소리 때문에 순식간에 깨졌다.고청하가 이 목소리를 듣고 몸을 흠칫 떨었다. 그녀는 마치 깜짝 놀란 사슴처럼 펄쩍 뛰어 일어나더니, 새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는 빠른 걸음으로 그네로 돌아갔다. 그네에 앉은 뒤에도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목소리가 들려온 쪽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아… 어색하네.’천도준은 눈살을 찌푸린 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계단 입구 쪽에 있는 존을 돌아보았다.‘조금 전 저택을 그렇게 오래 돌아다니며 찾아도 보이지 않던 녀석이, 왜 지금 나타나?’"어쩌는 게 좋을 것 같아?"존은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거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그럼, 계속해. 내가 자리를 비켜줄 테니."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이리 돌아와!"천도준이 존을 불렀다.‘겨우 쌓은 분위기가 저자의 말 한마디에 깨졌는데, 지금 자리를 피해준다고 무슨 소용이 있지?’설령 그가 계속하려 해도 고청하가 원하지 않을 것이다.천도준은 우울한 목소리로 존에게 물었다."조금 전에 어디 갔었어?"존은 얼굴을 살짝 붉힌 채 마음속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나도 도련님의 좋은 일을 망칠 줄은 몰랐어. 만약 도련님에게 이런 좋은 일이 있는 줄 알았다면 맞아 죽더라도 바로 올라오지 않았을 거야.’‘적어도 삼십 분은 기다렸다 올라왔을 거야.’그러나 천도준이 그를 불렀으니, 그도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안마의자가 하나 모자라, 조금 전에 사러 나갔다 왔어."그는 천도준의 당부를 똑똑히 기억했다. 다른 사람이 있을 때는 절대로 도련님이라고 불러서는 안 되고, 친구랑 대화하는 말투로 편하게 말하라고 했다."안마, 의자!"천도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이가 꽉 깨물었다.‘안마의자 하나 때문에 내 좋은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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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천도준의 표정이 갑자기 사납게 변하더니 오만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몸을 단련하는 이유는 더 강해지기 위해서이지, 천태영과 겨루기 위한 것이 아니에요. 그는 내가 그렇게 필사적으로 훈련할 가치가 없는 사람이에요."매우 당당하게 말하는 그의 말투에 오만방자한 느낌이 묻어났다.눈동자를 바르르 떨며 그를 바라보던 존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요."****이 시각, 오남미는 넋을 잃은 듯한 모습으로 집으로 갈아가는 길이었다.그녀의 두 눈은 너무 울어서 퉁퉁 부어 있었고, 눈물도 다 말라 버린 상태였다.그녀는 이 순간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그녀는 천도준의 인생을 망치려 벌인 소동이, 천도준의 말 한마디에 상황이 뒤집혀 자기가 뭇매를 맞게 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는데? 내가 그의 어머니 수술비 4천만 원을 가져다 내 동생을 도와준 것이 잘못이야? 그가 일부러 나를 속였어. 내가 피해자인데, 왜 모두가 나를 비난해?"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오남미는 줄곧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매우 억울해했다.그녀는 날이 어두워져서야 겨우 집에 도착했다.힘없이 문에 기댄 그녀는 열쇠를 꺼내 문을 열 힘도 없어 머리로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곧 문이 열렸다."누나...."오남준은 맥없이 초라한 모습의 오남미를 보더니 표정이 조금 이상해졌다.오남미는 심지어 오남준의 눈에 서린 분노를 똑똑히 보았다.그녀는 맥없이 물었다."왜?"그녀는 그에게 물으면서 지친 몸을 이끌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그런데 갑자기 이런 대답이 들려왔다."오남미, 너는 우리 집 체면을 완전히 깎아 먹었어!”장수지의 날카로운 외침이 마치 날카로운 송곳처럼 오남미의 고막을 찔러와, 오남미는 그만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그녀는 문득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텔레비전 화면에는 마침 그녀가 용정 화원 예매 식에서 소란을 부리는 모습이 담겨있었다.이때 천도준의 말 한마디에 텔레비전 화면 속의 모든 사람이 앞다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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