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고청하는 말 하지 않기로 했다.천도준이 오늘 그녀에게 준 놀라움이 너무 많고 너무 커서 그녀는 자신이 준비한 서프라이즈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졌다.‘도준이가 내 말을 듣고 놀라기는 할까?’자신이 말하고 난 뒤의 상황을 확신할 수 없었던 그녀는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자기가 하려던 말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아직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많으니 언젠가 말할 기회가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한 고청하는 천도준이 그녀에게 줄 또 다른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천도준과 고청하는 식사를 마친 뒤 겐팅 스카이를 떠났다.고청하는 포르쉐 911에 오르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서프라이즈가 또 있어?"만약 오남미의 일만 아니라면 오늘 하루가 그녀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완벽했다.그녀는 천도준이 그녀를 위해 다른 무엇인가를 더 해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천도준이 그동안 용정 화원의 예매를 위해 바삐 돌아쳐 이미 매우 지쳤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천도준이 이 바쁜 와중에 설마 그녀에게 줄 또 다른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응."천도준은 신비롭게 웃었다.고청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오늘 네가 내게 준 서프라이즈만으로도 이미 충분해. 무척 마음에 들어. 너, 그동안 너무 피곤했잖아? 이제 예매를 시작했으니 너도 좀 푹 쉬어.”천도준은 마음이 따뜻해졌다.그가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게 웃었다."괜찮아. 그곳에 가서도 쉴 수 있어."이 말에 고청하가 몸을 흠칫 떨더니 갑자기 얼굴이 새빨개지며 당황스러워했다.‘이 일 중독자가... 설마....’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 고청하는 온몸에 불이 붙은 듯 뜨거워졌다.그녀는 머리를 숙인 채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이건... 너무 빠르잖아? 확실히 너무 빨라!’‘이제 관계를 확정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이 일 중독자가 어찌 그런 쪽으로 생각했지?’"청하야, 어디 아파?"고청하의 이상한 모습을 본 천도준이 걱정
‘그런데 도준이는 어디서 그 많은 돈이 났을까?’‘정태걸설도 인수하고, 서천구 낡은 집도 재개발하고, 저택도 사고!’그러나 고청영은 곧 머릿속의 의혹을 억눌렀다.‘도준이가 귀인이 도와줬다고 했잖아.’천도준이 말하고 싶어 하지 않으니, 그녀도 이쪽으로 더 이상 캐묻지 못했다.‘더 캐묻다 보면 분명 그 귀인과 연관돼 있을 거야.’생각을 잠시 멈춘 고청영이 의아해하며 물었다."그런데, 너 지금 돈이 그렇게 많다면서 왜 차를 사지 않았어?"천도준이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의 처지가 변한 것이 바로 이 한 달 사이였기에, 그는 예전에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그럴 생각이 들었을 때는 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그가 유일하게 차를 살 생각이 들었을 때가 바로 고청하를 마중하러 공항에 나갔을 때인데, 고청하가 그보다 먼저 차를 샀다.천도준이 피식 웃더니 눈을 깜박이며 농담하듯 말했다."네가 차를 샀으니, 내가 얻어 타면 되잖아?”"하, 헛소리하기는.”고청하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그녀는 천도준의 성격 상 그녀에게 빌붙어 살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었다.포르쉐 911이 곧 천문동에 도착해 산 위에 난 도로 위를 달렸다.이것은 천도준이 천문동 별장단지에 두 번째로 오는 것이었다.지난번에는 주건희의 도움을 청하러 오느라 주변 풍경을 둘러볼 겨를이 없었다.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된 상태라, 차에 탄 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니 남다른 운치가 있었다."여기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고청하도 감탄을 금지 못했다.천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이러니 천문동 별장구역이 이 도시에서 가장 비싼 구역이 됐겠지.”"하하.... 주건희는 이름난 사업가야. 그가 그렇게 오랫동안 유명세를 유지한 거로 보아 그가 개발한 구역이 나쁠 리가 없잖아?”고청하가 갑자기 교활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참, 지난번에 재료상들이 보이콧한 일을 어떻게 주건희를 설득해 너를 돕게 했어?”"그는 내 예전 상사라 내게 거는 기대가 컸어. 그래서 내가 그를 찾아갔을 때
천도준에게 돈이 얼마 있는지 직접적으로 묻는 것은 그 프라이버시를 침범하는 셈이었다.만약 평소의 고청하라면 이렇게 실례되는 질문을 할 리 없었다.그런데 오늘 천도준이 그녀에게 안겨준 놀라움이 너무 커, 그녀는 마치 무거운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얼떨떨해,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정태건설을 인수한 것이든, 서천구 낡은 집을 개발한 것이든, 아니면 눈앞에 있는 이 별장을 산 것이든, 이 세 가지 중 어느 것 하나 100억 단위보다 작은 것이 없잖아?’‘설령 귀인의 도움을 받았더라도 귀인이 천도준에게 돈을 마구 쏟아부을 리 없잖아?’‘이건 도움을 받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부모가 자식에게 돈을 퍼주는 격이잖아!’고청하는 이런 일이 절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천도준은 행동을 멈춘 채 깜짝 놀란 고청하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어주었다."얼마 되지도 않아. 큰돈을 몇 번 썼더니 카드에 남은 돈이 많지 않아."그는 이렇게 말하면서 주머니에서 은행카드를 꺼내더니 진지하게 계산해 보고는 말했다."대략 천억 정도 남았어.”"보히니아 체크 카드?"은행카드를 본 순간 깜짝 놀란 고청하가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면서 가느다란 손으로 입을 막아 터져 나오려던 비명을 눌러버렸다.그녀는 천억 정도 남았다며 아쉬워하는 천도준의 말은 이미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눈앞의 은행카드 때문에 받은 충격이 오늘 그녀가 받은 충격 중 가장 컸으니 말이다.최저 예금 2천억 원은 말할 것도 없이, 각종 번잡하고도 가혹한 심사 조건은 골든 보히니아 은행 카드를 부의 상징으로 만들었다.그녀가 이렇게 잘 아는 것은 그의 아버지도 이 카드를 한 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천도준이... 어떻게 이 카드를 가지고 있지?’"이 카드를 알아?"천도준도 놀라며 물었다.은행 카운터 직원이었던 임설아조차도 이 카드를 몰라봤다.고청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격동된 목소리를 억누르며 물었다."이게 그 귀인이라는 분이 준 카드야?"천도준이 말한 그 귀
천도준은 어머니에게 좋은 휴양 환경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는 아무리 많은 돈을 쓰더라도 아깝지 않았다.저택의 인테리어는 천도준의 요구대로 호화롭지 않고, 따스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띠었다.천도준의 생각에 이곳은 그들이 살 집이니, 따스하고도 편안한 느낌을 줘야지 부를 과시하기 위해 호화롭고도 과장된 느낌이 들게 해서는 안 되었다.저택 안에 들어선 천도준은 인테리어 스타일을 보고는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아늑한 색채의 배합에, 쓰기 편한 가구들. 모든 것이 서로 잘 어우러져 아주 완벽한 느낌을 주었다.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도준아, 이 인테리어 스타일, 너무 좋아."고청하가 감탄하며 말했다."어쩐지 집에 돌아온 느낌이 들어."천도준은 미소를 지었다."그럼... 부인의 귀가를 환영합니다."고청하는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참, 얄미워. 쓸데없이 놀리지 말고 빨리 집구경이나 시켜줘.”천도준도 이 집에 처음 와봤기에 저택의 모든 것이 궁금했다.그래서 그는 고청하와 함께 집안을 구경했다.천도준이 조금 이상하게 여긴 것은 그가 집안에 들어온 뒤로 존을 만나지 못했다는 것이다.존은 그가 오늘 올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가구 같은 인테리어 소품은 오늘에야 집에 들인 상태라, 존도 당연히 저택 안에 있었어야 했다.이 저택은 4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휴게실과 영화관 같은 시설도 마련되어 있었다.집의 맨 꼭대기에는 넓은 테라스도 있었다.인테리어 디자이너는 테라스 변두리에 꽃을 가득 심어, 각양각색의 꽃들이 아름다움을 다투며 피어있는 상태라, 공기 중에 꽃향기가 가득했다.테라스 가운데에도 그네와 벤치가 놓여 있었다.고청하는 그네에 앉아 가볍게 흔들거리면서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천도준, 너 예전이랑 완전히 달라졌어.”하루를 바쁘게 보낸 천도준이 벤치에 누워 하늘가에 점점 지는 석양을 바라보면서 살며시 웃었다."그래.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왔지. 나는 전혀 생각지 못했어."서로 한
노을빛이 붉게 물든 하늘 아래, 천도준과 고청하가 서로에게 천천히 다가갔고, 석양이 그 둘을 뒤덮어 그 장면이 마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바로 이때, 이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자리를 좀 비켜줄까?"아름다운 장면이 이 목소리 때문에 순식간에 깨졌다.고청하가 이 목소리를 듣고 몸을 흠칫 떨었다. 그녀는 마치 깜짝 놀란 사슴처럼 펄쩍 뛰어 일어나더니, 새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는 빠른 걸음으로 그네로 돌아갔다. 그네에 앉은 뒤에도 여전히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목소리가 들려온 쪽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했다.‘아… 어색하네.’천도준은 눈살을 찌푸린 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계단 입구 쪽에 있는 존을 돌아보았다.‘조금 전 저택을 그렇게 오래 돌아다니며 찾아도 보이지 않던 녀석이, 왜 지금 나타나?’"어쩌는 게 좋을 것 같아?"존은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거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그럼, 계속해. 내가 자리를 비켜줄 테니."말을 마친 그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이리 돌아와!"천도준이 존을 불렀다.‘겨우 쌓은 분위기가 저자의 말 한마디에 깨졌는데, 지금 자리를 피해준다고 무슨 소용이 있지?’설령 그가 계속하려 해도 고청하가 원하지 않을 것이다.천도준은 우울한 목소리로 존에게 물었다."조금 전에 어디 갔었어?"존은 얼굴을 살짝 붉힌 채 마음속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나도 도련님의 좋은 일을 망칠 줄은 몰랐어. 만약 도련님에게 이런 좋은 일이 있는 줄 알았다면 맞아 죽더라도 바로 올라오지 않았을 거야.’‘적어도 삼십 분은 기다렸다 올라왔을 거야.’그러나 천도준이 그를 불렀으니, 그도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안마의자가 하나 모자라, 조금 전에 사러 나갔다 왔어."그는 천도준의 당부를 똑똑히 기억했다. 다른 사람이 있을 때는 절대로 도련님이라고 불러서는 안 되고, 친구랑 대화하는 말투로 편하게 말하라고 했다."안마, 의자!"천도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이가 꽉 깨물었다.‘안마의자 하나 때문에 내 좋은 일을
천도준의 표정이 갑자기 사납게 변하더니 오만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내가 몸을 단련하는 이유는 더 강해지기 위해서이지, 천태영과 겨루기 위한 것이 아니에요. 그는 내가 그렇게 필사적으로 훈련할 가치가 없는 사람이에요."매우 당당하게 말하는 그의 말투에 오만방자한 느낌이 묻어났다.눈동자를 바르르 떨며 그를 바라보던 존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요."****이 시각, 오남미는 넋을 잃은 듯한 모습으로 집으로 갈아가는 길이었다.그녀의 두 눈은 너무 울어서 퉁퉁 부어 있었고, 눈물도 다 말라 버린 상태였다.그녀는 이 순간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그녀는 천도준의 인생을 망치려 벌인 소동이, 천도준의 말 한마디에 상황이 뒤집혀 자기가 뭇매를 맞게 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는데? 내가 그의 어머니 수술비 4천만 원을 가져다 내 동생을 도와준 것이 잘못이야? 그가 일부러 나를 속였어. 내가 피해자인데, 왜 모두가 나를 비난해?"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오남미는 줄곧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매우 억울해했다.그녀는 날이 어두워져서야 겨우 집에 도착했다.힘없이 문에 기댄 그녀는 열쇠를 꺼내 문을 열 힘도 없어 머리로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곧 문이 열렸다."누나...."오남준은 맥없이 초라한 모습의 오남미를 보더니 표정이 조금 이상해졌다.오남미는 심지어 오남준의 눈에 서린 분노를 똑똑히 보았다.그녀는 맥없이 물었다."왜?"그녀는 그에게 물으면서 지친 몸을 이끌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그런데 갑자기 이런 대답이 들려왔다."오남미, 너는 우리 집 체면을 완전히 깎아 먹었어!”장수지의 날카로운 외침이 마치 날카로운 송곳처럼 오남미의 고막을 찔러와, 오남미는 그만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그녀는 문득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뉴스를 보게 되었다. 텔레비전 화면에는 마침 그녀가 용정 화원 예매 식에서 소란을 부리는 모습이 담겨있었다.이때 천도준의 말 한마디에 텔레비전 화면 속의 모든 사람이 앞다퉈
오덕화와 오남준조차도 장수지의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오덕화가 무심결에 장수지를 잡아당겼다."당신 미쳤어? 창피하게 뭐 하는 거야?”장수지는 오덕화를 홱 뿌리치고는 한껏 노려보았다.그런 뒤, 곧바로 얼굴에 다시 웃음을 지으며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우리 사위, 예전에는 모두 우리 가족이 잘못했어. 그러니 속이 넓은 자네가 용서해 주고, 남미랑 다시 잘 지내 보게. 제발 내 딸을 버리지 말게."그녀는 매우 저자세로 나오며 평소의 오만방자한 모습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버린다고요?"오남미가 중얼거렸다. 장수지의 말은 마치 붉게 달아오른 예리한 칼날처럼 그녀의 심장에 매섭게 꽂혔다.이미 심한 충격을 받은 그녀는 그 말에 순식간에 하늘땅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엄마는 대체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내가 이혼할 때 엄마가 뭐라고 했어? 그런데 지금은 왜 또 저렇게 말하는 거야?’툭!전화를 끊은 장수지가 얼굴에 지었던 미소를 거두고는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이 서늘한 표정을 지었다.그녀가 고개를 돌리더니 오덕화의 팔을 세게 꼬집으며 말했다."이 쓸모없는 인간, 방금 왜 나를 막았어요? 내가 내 사위랑 통화하겠다는데, 당신에게 무슨 방해가 됐어요?”"제발 체면 좀 챙겨.”오덕화가 너무 아파 이를 악물면서도 이렇게 말했다.“체면을 챙기라고요?”장수지가 차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어디 당신 아들의 결혼식이나 치러줘 봐요.”"당신...."오덕화는 이 한마디에 그만 말문이 막혔다.장수지는 텔레비전을 가리키며 말했다."어디 봐봐요. 천도준이 지금 얼마나 돈이 많은지? 그는 이미 정태선설의 대표가 된 상태예요. 정태걸설은 지금 서천구 쪽을 개발하는 상황인데, 다 개발하고 나면 그가 얼마나 많은 돈을 벌겠어요?”장수지는 이 말을 할 때 두 눈을 반짝였다."천도준이 남미를 그렇게 좋아하니, 남미가 지금 가서 그에게 사과하면 분명 재혼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앞으로 우리 가문은 완전 대박 나는 거예요!”오덕화는
"허튼소리 하지 말아요!"장수지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욕설을 퍼부었다."천도준이랑 남미가 이혼한 지 겨우 얼마나 되었다고요? 천도준이 예전에 남미를 얼마나 좋아했는데요? 언제나 남미의 말에 따랐잖아요? 그러니 남미가 사과하고 재결합하기를 바라면 천도준도 고청하 그 계집애를 버릴 거예요!”집 안에 말다툼 소리가 끊이지 않으며 완전 난장판이 되었다.오남준도 이런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엄마, 설마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천도준이 저렇게 빨리 돈이 생긴 거로 보아, 지난번에 내가 말했듯, 그가 누나랑 이혼한 것은 분명 이미 계획을 세워놓은 일이었어. 그러니 지금 가서 요구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그럼, 너는 도대체 결혼하고 싶기는 해?”장수지가 얼굴을 험상궂게 구긴 채 이 두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그가 계획을 세웠든 말았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되든, 안 되는 일단 시도해 봐야 할 거 아니야? 천도준이 저렇게 돈이 많은데, 무슨 서러움인들 못 당하겠어? 그가 네 누나랑 재혼하기만 하면 그의 돈이 모두 우리 돈이 되는 거야!”이 한마디에 오남준은 말문이 막혔다.임설아랑 그의 결혼식이 정말 코앞까지 닥쳤다.이미 집에서는 더 짜낼 돈이 없으니, 유일한 돌파구가 천도준이었다.오남준이 입을 다무는 것을 본 장수지가 험상궂은 표정으로 오남미를 노려보았다.그녀는 오남미가 지금 충격받은 상태라는 것은 전혀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오히려 그녀를 크게 비난했다."너 이 계집애야, 정말 복에 겨워 복인 줄도 몰라보네. 천도준 같은 좋은 사위가 어디 있다고? 생긴 것도 잘생겼지, 능력도 있지, 애초에 네가 그에게 시집간 것 자체가 복에 겨운 짓이었는데, 왜 소중히 여기지 않았어?”풀썩!오남미가 바닥에 쓰러진 채 가슴이 찢어지라 대성통곡했다.그러나 장수지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엄하게 질책했다."오남미, 잘 들어. 네가 만약 내가 죽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순순히 천도준에게 찾아가 재결합해 내 좋은 사위를 되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