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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놈이 왕이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1 - 챕터 120

262 챕터

제0111장

그날 저녁.현지 텔레비전 방송국이 뉴스를 하나 발표했다.[정태건설아 이번 달 15일에 서천구의 매물을 예매할 것이다.]이 뉴스가 대단한 이슈를 몰고 와 다시 한번 도시 전체를 뒤덮었다.도시 전체가 들썩이며 사람들의 마음이 들끓었다.당시 의성그룹이 입주하겠다고 선포한 뉴스가 서천구 재개발구역의 주택가격을 시세를 거슬러 상승하게 했다.많은 사람이 두 손을 모아 쥐고 탄식하면서 구시가지에 있는 집을 빨리 사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그리고 이번에 재개발된 새로운 주택이 출시되자, 두 손을 모아 쥐고 탄식하던 사람들의 마음을 들끓게 했다.서천구의 주택을 손에 넣기만 하면 의성그룹이 정식으로 입주한 뒤, 서천구의 주택가격이 꼭 또다시 상승할 것이다.어쨌든, 요 몇 년 동안, 의성그룹이 입주했었던 곳의 집값이 모두 짧은 시간에 올랐었다.주택구매 열풍이 어느새 이 도시 시민들 속에서 조용히 퍼져나갔다.천도준은 소파에 기대어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뉴스를 보고 있었다.그는 자신 있게 웃었다.‘이 기세가 이미 한 달 넘게 모였으니, 이제 15일에 완전히 대박이 나기를 기다리면 되겠군.’이때 전화벨이 울렸다.발신자를 확인한 천도준이 부드럽게 웃었다."여보세요, 청하야.""축하해, 천 대표. 15일에 서천구 주택을 예매한다면서. 이미 뉴스에서 봤어."천도준이 활짝 웃었다."청하야, 그날 휴가를 낼 수 있어?"그는 고청하가 귀국하자마자 출근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겨우 며칠밖에 안 되는 그사이에 많은 일이 발생해 그는 지금 고청하가 어디에서 출근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다."당연하지! 내 남자 친구 회사의 주택 예매가 인기 폭발하면 분명 회장님에게 많은 상금을 받을 수 있을 테니, 그날 네가 한턱 내야 해!"전화기 너머에서 고청하의 즐거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참, 네가 점심에 말한 15일에 내게 주겠다던 서프라이즈가 설마 상금은 아니겠지?"‘이 계집애, 아직도 눈치채지 못한 거야?’‘차라리 잘됐어. 그래야 15일의 서프라이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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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12장

저 혼자 중얼거리던 그녀는 저도 모르게 천도준이 얼떨떨해하는 모습을 상상했고, 얼굴에 걸린 달콤한 웃음이 더욱 짙어졌다.****오씨 가문 저택.이 시각 방 안의 공기가 마치 굳어버린 듯 저기압인 상태라 숨이 다 막혀왔다.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뉴스를 보던 오남미의 일가족 네 명은 얼굴색이 각각 서로 달랐다.오덕화와 장수지는 얼굴이 푸르뎅뎅해졌는데, 장수지는 주먹을 꽉 움켜쥔 채 사람이라도 잡아먹으려는 듯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오남준은 분노 가득한 얼굴로 텔레비전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오남미는 고개를 숙이고 소파에 앉아 예쁜 두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누나, 예전에 왜 우리를 더 설득하지 않았어?"오남준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거실의 정적을 깨뜨렸다. 그는 장수지에게 애원하며 말했다."엄마... 다들 내가 설아랑 결혼하는 걸 도대체 원하기는 해?”이 한마디에 장수지가 완전히 폭발했다.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화를 냈다."오남미, 네 마음속에 이 집이 있기는 해? 애초에 네가 나랑 네 아버지를 더 설득했다면 우리가 서천구에 집을 샀을 테고, 남준이는 지금쯤 이미 설아랑 결혼했을 거 아니야? 이건 모두 네 탓이야, 다 네 탓이야!"그 말이 신랄하고도 각박하여 뼈를 찔렀다.오남미는 경악한 얼굴로 장수지를 바라보았다.방금 뉴스를 볼 때, 그녀는 이미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예감했었다.그러나 그녀는 정말 납득할 수 없었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온 가족이 아직도 집을 사지 못한 일로 그녀로 탓했다."엄마... 왜 내 탓을 해? 내가 이 집을 위해 한 일이 어디 적어?”오남미는 눈물이 흐르는 것을 참지 못하고 울며 애원했다."제발 나를 그만 놔줘.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어. 천도준이랑 결혼한 삼 년 동안 내가 크고 작게 집에 얼마를 가져왔는데? 남준이도 몇 번이나 도왔는데? 그런 걸로도 모자라?""헛소리하지 마!"장수지가 포악한 얼굴로 매섭게 말했다."너는 누나로서 당연히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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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13장

"엄마...."그 말에 충격받은 오남미는 눈물을 글썽이며 절망적인 눈빛으로 장수지를 바라보았다.장수지는 오히려 지긋지긋해하며 호통을 쳤다."또 울어? 너는 울 줄밖에 모르지? 지금 당장 꺼져버려!""남미야, 네 엄마가 퇴원한 지 얼마 안 되니, 네 엄마를 자극하지 마.”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오덕화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오남미에게 말했다.오남미가 가버린 뒤, 오덕화가 한숨을 쉬며 장수지에게 원망스럽게 말했다."당은 정말, 어떻게 모든 일을 딸에게 뒤집어씌울 수 있어?”"지금 저를 탓해요? 그럼, 어디 당신이 방법을 대 돈을 모아봐요!"장수지의 한마디에 오덕화는 얼굴이 붉어졌다.오덕화가 조금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그런데, 천도준이 만약 돈이 없다면 어떡해?""아빠, 천도준이 돈이 없을 리 없어. 만약 돈이 없다면 그가 어찌 그의 빌어먹을 엄마를 구할 수 있겠어?"오남준이 목청을 높여 소리쳤다."너는 입 닥쳐. 이 집이 소란스러운 게 안 보여?”오덕화가 그를 찌릿 노려보자 오남준이 깜짝 놀라서 고함을 멈추었다.오덕화가 고개를 돌려 장수지를 보며 말했다."남미와 천도준이 결혼하고 나서 남미가 모든 은행카드를 갖고 있었으니, 집에 돈이 얼마 있는지는 남미가 가장 잘 알겠지. 그러니 그 애가 속았을 리 없어.”"내가 보기에는, 천도준이 회사에서 돈을 빌려 그의 어머니를 치료한 것 같아. 어쨌든 부대표니 돈을 빌리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을 거야.”그의 분석을 듣고 난 장수지도 분노를 가라앉히고 눈살을 찌푸린 채 사색하기 시작했다.잠시 뒤, 장수지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매우 독한 얼굴로 말했다."그자가 돈이 있든 없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 그가 회사에서 돈을 한 번 빌릴 수 있었다면 분명 두 번도 빌릴 수 있을 거예요. 당시 우리가 하찮은 그 자식을 꺼리지 않고 받아들여 줬는데, 이제 와서 배은망덕하게 남미랑 이혼하고 4천만 원으로 때우려 한다고요?""당신...."오덕화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채 그만 말문이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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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14장

메시지가 발송되고 나서 곧바로 답장이 왔다.땡!메시지 알람음을 듣게 된 오남미는 정신을 번쩍 차렸다.그러나 천도준의 답장을 보고 난 그녀는 마치 얼음물에 빠지기라도 한 것처럼 일찍이 젖어버린 온몸이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갑게 느껴졌다.천도준의 답장은 아주 간단했다.[나는 당신네 가족을 일으켜 세울 능력이 없어!]조금 뒤, 오남미의 눈빛이 미친 사람처럼 번뜩였다.그녀는 이를 악문 채 입술 사이로 말을 내뱉었다."당신들이 나를 핍박한 거야. 당신들 모두가 나를 핍박하고 있어. 모든 사람이 나를 핍박해! 천도준, 우리 둘 다 편히 살 생각하지 말자. 당신이 먼저 무자비하게 나왔으니, 내 불의를 탓하지 마. 당신이 정태건설에서 순풍에 돛단 듯이 순조롭게 지낸다면서? 내가 15일에 당신 회사의 예매 발표회에서 소란을 떨고 나면, 당신이 회사에서 부대표 자리를 지킬 수 있는지 어디 두고 보자고!”임대주택 안, 메시지를 보내고 난 천도준은 우스운 마음에 피식 웃었다.그는 질질 끄는 성격이 아니었다. 이미 오남미와 이혼한 이상 깨끗하게 끊어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고청하에게 미안해질 테니 말이다.게다가 어머니의 중병으로 그는 오씨 가문 사람들과 오남미가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알게 되었다.‘그들은 정말 사람도 아니지!’그는 결혼생활을 하는 삼 년 동안 오남미 때문에 매번 참고 양보했지만, 결국 오씨 가문 사람들의 더욱 심한 갈취를 당하게 되었다.‘어떤 일은 참을 수 있지만, 어떤 일은 내 마지노선을 건드리는 것이라 절대 물러서거나 참을 수 없지!’‘오남미가 많은 것을 희생했다고? 그럼 나는?’천도준은 잠이 오지 않았다.오남미의 민폐스러운에 행동에 대해 그는 조금도 불쌍한 마음이 들지 않았다. 오남미가 지금 처한 상황은 완전히 그녀 자신과 그녀의 가족들 때문이지, 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그는 오남미가 그의 수면을 방해해 그저 화가 날 뿐이었다.다시 휴대폰을 집어 든 그는 이수용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기 너머에서는 여전히 전원이 꺼져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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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15장

그 뒤 며칠간 천도준은 모든 정력을 서천구 주택 예매 준비에 돌렸다.한 달 동안이나 기세를 끌어모았기에 그는 이번 행사에 자그마한 문제라도 생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도시의 거리와 골목에 서천구 주택 예매에 관한 포스터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그리고 남녀노소가 잡담을 할 때, 서천구 매물에 관한 화제가 주를 이루게 되었다.마치 도시 전체의 주의력이 모두 서천구 매물에 쏠린 듯한 모습이었다.부동산 한 채를 살 능력이 있는 모든 사람이 서천구 주택을 사려 벼르고 있었다.왜냐하면 의성그룹이 입주하기 전에 서천구 부동산을 구입하면 의성그룹이 입주한 뒤, 주택가격이 반드시 오를 것을 그들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이것이 바로 돈을 거저 줍는 일이었다.돈을 거저 주울 수 있으니 누구나 열정이 넘치는 것은 당연했다.심지어 이미 인맥을 가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암암리에 관계를 이용해 내부 구매를 진행하려 하고 있었다.천도준은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을 일찍이 예상했었다.그는 삼 년 동안 부동산업에 종사하면서 내부 구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일이었다.그러나 그는 내부 구매에 너무 많은 집을 내놓을 생각이 없었다. 이것은 그가 진행하는 첫 번째 행사니 그는 도시 전체를 들썩이게 하는 성과를 거두고 싶었다.만약 내부 구매로 대부분의 집을 앞당겨 판매한다면 예매하는 날, 서천구의 부동산이 인기 폭발할 가능성이 없었다.내부 구매에 관한 일이 일단 소문나기 시작한다면, 서천구 부동산에 대한 현재 사람들의 기대로 보아 분명 정태건설의 평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그리하여 그는 마영석을 시켜 내부 구매자를 일부 선별하게 했다. 권력이 대단해 그들 회사가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만 내부 구매를 진행하게 했고, 그외의 내부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은 그 요구를 거절했다.정태건설이 “내부 구매를 거절”했다는 소식이 곧 세간에 알려졌다.이것이 또 세간에 떠들썩한 분위기를 불러일으켰다.서천구 주택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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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16장

오남준의 결혼 예단을 채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여윳돈도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이제 와서 과욕일 뿐이었다.지금 서천구 쪽의 집값은 이미 그들이 그저 우러러볼 수밖에 없게 비쌌다.오남미는 핍박에 못 이겨 밖에 있는 호텔에 묵은 채 감히 집에 돌아가지도 못했다.왜냐하면 그녀는 일단 집에 돌아가면 부모님과 남동생에게 책망과 원망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호텔에 숨어 있으면 오히려 조용히 지낼 수 있었다.다만 도시 전체가 떠들썩해지면서 그녀도 점차 더없이 후회하게 되었다.그녀가 생각하기에 천도준은 정태건설의 부대표이고 서천구는 정태건설이 개발한 것이니, 15일 이후, 천도준이 앞으로 정태건설에서 어떤 대우를 받을지는 제쳐두더라도, 그 상금만 해도 절대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오남미는 결코 그렇게 단호하게 천도준과 이혼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그녀가 후회할 때마다 상상해 볼 수 있는 일일 뿐이었다.그녀는 후회함과 동시에 점점 미쳐가기 시작했다.‘15일!’‘바로 15일 날에, 천도준을 패가망신 당하게 만들 거야. 정태건설의 부대표가 도대체 어떤 쓰레기인지 이 도시의 모두가 알게 할 거야.’‘내가 못 가진다면 망쳐버려야지.’‘그가 먼저 내게 무자비했으니 내가 불의를 저질렀다고 탓할 수는 없겠지.’‘그가 나를 속였으니 대가를 치러야 해!’15일이 점점 다가오자, 정태건설의 모두가 매우 바빠진 상태였다.천도준은 모든 직원을 데리고 밤을 새워가며 일하면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아무도 이런 상황을 원망하지 않았고, 모두가 마치 흥분제라도 맞은 것처럼 열심히 일했다.이것은 정태건설이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였다.더욱이 모든 사람이 한 달 넘게 열심히 노력해 곧 성공의 열매를 딸 수 있는 순간이었다.이날 저녁, 천도준은 모두를 일찍이 퇴근시켜 집에 돌아가 쉬게 했다.내일이 바로 15일이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준비했으니, 전날 밤에 푹 쉬어야 내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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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17장

용정 화원.오늘 예매가 시작될 서천구의 건물이었다.이른 아침부터 호화로운 분양센터의 앞에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예매를 한다기보다 시세차액으로 돈을 벌려 한다는 게 더 맞았다. 심지어 어젯밤 저녁부터 이곳에 죽을 치고 앉아 기다리는 이들도 부지기수였다.줄곧 서천구의 사람들로부터 낡고 초라한 건물이라며 갖은 천대를 받던 땅이 오늘처럼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하이라이트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끝이 보이지 않는 긴 줄은 이미 분양 가구 수를 훌쩍 초과한지 오래였지만 집을 분양받으려는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았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줄은 더욱더 길어지고 있었다.분양센터 앞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모여든 인구에 비해 턱없이 작은 주차장 때문에 차들은 무려 일 키로메터 넘은 곳까지 주차되어 있었다.심지어 현장 질서를 유지하고 집결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본 시의 기능 부서 직원들까지 이곳으로 파견되었고 각 대형 언론사에서는 전속 구역에 주둔한 채 모든 카메라 설비를 완벽하게 세팅하고 대기 중이었다.전례 없는 어마어마한 상황이었다.시에서 상위 10위의 부동산 회사에서 아파트를 분양할 때에도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려들지 않았었다.“대광이 형, 오늘 좀 바쁘겠는데요?”분양센터 건물 안, 한 앳되어 보이는 직원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바깥 상황을 바라보며 이대광에게 걱정스러운 눈길을 던졌다.“이따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면 저 밟혀죽는 거 아니에요?”“정신 똑바로 차려. 상담원이면 땅에 떨어지는 돈을 허리 굽혀 쓸어 담아도 모자랄 판에 밟혀 죽는 게 두려워?”이대광은 젊은 직원을 흘기다가 시선을 창밖으로 옮겼다. 예상을 뛰어넘은 인파에 마음이 착잡했다.그가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 제일 큰 이유는 정태건설의 판매량이 오늘의 국면을 해결하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천도준이 미리 주건희를 찾아 도움을 빌린 것이었고.한 달 여전까지만 하더라도 정태건설은 그의 손아귀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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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18장

천도준이 직원들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언론매체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쏟아졌다.“세상에! 저, 저분 정태건설의 대표님이신 것 같은데!”그의 말은 마치 잔잔한 호수에 던진 돌멩이처럼 큰 파문을 일으켰다.모두들 두 눈을 커다랗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정태건설의 대표님이 택시를 타고 오셨다고? 나 방금 잘못 본 거 아니야?”“스포츠카를 몰고 와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데 택시라니... 황금알을 낳는 암탉을 가지고 있으면서 차 한 대 사지 않았다는 거야?”“아, 아까 사진을 찍었어야 했어. 분명 한바탕 난리 날 뉴스거리였는데.”...충격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사람들은 저마다 입을 모아 수군거렸다.천도준이 등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자가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올렸다.본격적인 분양이 시작된 것이다.지나치게 꾸물거리지도 의례 진행되는 축하공연도 없었다.밤을 새워서 기다렸던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천도준은 잘 알고 있었다.파죽지세의 상황에서 발표회를 부각시키는 것은 아무런 작용도 없는 쓸데없는 짓이었다.오프닝 인사말로 현장의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후 다음 순서는 테이프 커팅식이었다.천도준은 일찍이 안에서 여러 의원님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며 얘기를 해두었다.사회자가 테이프 커팅식이 있겠다고 말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무대에 올랐다.그 순간 무대 위에 오르는 사람들을 향해 번쩍이는 플래시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센터 안으로 들어온 구매자들 역시 숨을 죽이고 무대를 지켜보았다.단아하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천도준을 비롯한 다른 사자임들에게 가위를 가져다주었다.사회자가 커팅식을 시작하려 할 때 천도준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사회자를 향해 말했다.“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돌발 상황에 사회자는 어안이 벙벙해졌다.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도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어리둥절해했다.얼떨결에 무대 위에 멍하니 서있게 된 의원님들의 안색이 서서히 굳어졌다.계속 천도준의 뒤에 서있던 마영석이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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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119장

찰나의 순간.군중 속의 고청하는 만인의 주목을 받으며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고개 숙인 그녀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올랐다.비록 어려서부터 이런 장면을 적잖게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장이 마구 방망이질을 해댔다.그전에는 아버지의 영광에 힘입어 서였다면 지금은 그녀의 남자 친구 천도준이 가져다준 것이었다.“와... 예쁘다...”고청하의 얼굴을 보자 사람들 속에서 일제히 그녀의 미모를 칭찬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어쩐지 내 여자 친구가 이렇게 예쁘면 나도 기다렸을 거야!”“대표님 정말 대단하시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큰 성과를 거둔 것도 모자라서 예쁜 여자 친구까지... 성공한 인생이야...”...들려오는 말소리에 고청하는 더욱 깊이 고개를 숙였다. 섬섬옥수로 치맛자락을 꽉 움켜쥐며 발걸음을 재촉했다.지금껏 이렇게 긴장되기는 처음이었다.그녀가 무대에 이르렀을 때 불쑥 나타난 큰 손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그녀는 깜짝 놀라 발걸음을 멈추었다.“긴장돼?”익숙한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전해졌다.고청하는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천도준을 바라보았다. 붉은 입술을 짓이기며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손을 뻗어 천도준의 손바닥을 맞잡았다.천도준의 큰 손을 맞잡자 미친 듯이 쿵쾅거리던 가슴이 점차 진정되며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신기한 느낌에 그녀조차도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터져 나오는 플래시는 멈출 줄을 몰랐다.정장 셋업의 천도준과 화이트 원피를 입은 고청하가 천천히 무대 정중앙으로 걸어갔다.고청하가 좌우를 가볍게 살펴보더니 속삭였다.“이러면 회장님한테 안 혼나요?”“내가 나를 혼낼 리가 있겠어?”천도준이 호탕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 말에 고청하가 움찔하며 경악한 눈빛으로 천도준을 바라보았다.그녀가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천도준이 마이크를 집어 들더니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발표했다.“정식으로 소개 드리겠습니다. 제 여자 친구 고청하입니다.”그 순간.열렬한 박수 소리가 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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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화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의 이목과 플래시가 무대 위로 쏟아졌다.아니, 두 사람에게 쏟아졌다는 말이 더 정확했다.고청하는 천도준이 뒤에서 그녀를 감싸 안는 순간 그녀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따뜻한 그의 온기에 저도 모르게 달콤하고도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그녀가 미처 현실을 자각하기도 전에 커팅식이 마무리되었다.펑!큰 폭죽 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이어서.펑펑펑...!미리 건물 주변에 세팅되었던 72개의 폭죽이 일제히 치솟아 올랐다.어마어마한 규모의 폭죽에 그 소리는 천둥 번개를 방불케했다. 깜짝 놀란 고청하는 저도 모르게 천도준의 품을 파고들었다.“위에 봐봐.”천도준의 나직한 목소리가 고청하의 귓가에 울렸다.고청하는 마치 깜짝 놀란 고양이처럼 천도준의 품에서 빼꼼 머리만 내밀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폭죽 소리와 함께 수많은 꽃잎들이 하늘에서 흩날리고 있었다.각양각색의 꽃잎들은 싱그러운 햇빛을 받아 낭만적으로 살랑거렸다.고청하는 넋을 잃은 채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꽃잎을 바라보았다.이 순간 고청하는 자신의 신분도, 배경도 까마득하게 잊은 채 여느 소녀처럼 눈물을 글썽였다.손을 뻗어 떨어지는 꽃잎을 받아든 그녀가 속삭였다.“장미?”천도준은 한없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고청하를 바라보며 눈웃음을 지었다.“너 장미 좋아하잖아. 모든 색의 장미를 다 사 왔어.”그에 대한 고청하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를 사랑해 주었던 그녀였기에 그의 모든 것을 내줄 만한 가치가 있었다.네가 좋아한다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테니.“이런 꽃비 어때? 마음에 들어?”“마음에 들어. 너무 예뻐...”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천도준의 품을 파고들었다.“고마워.”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순간이었고 카메라에 의해 영원히 포착된 순간이었다.꽃비로 하늘을 수놓은 낭만적인 고백에 얼굴을 찡그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떤 아가씨들은 고청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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