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준이 직원들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언론매체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쏟아졌다.“세상에! 저, 저분 정태건설의 대표님이신 것 같은데!”그의 말은 마치 잔잔한 호수에 던진 돌멩이처럼 큰 파문을 일으켰다.모두들 두 눈을 커다랗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정태건설의 대표님이 택시를 타고 오셨다고? 나 방금 잘못 본 거 아니야?”“스포츠카를 몰고 와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데 택시라니... 황금알을 낳는 암탉을 가지고 있으면서 차 한 대 사지 않았다는 거야?”“아, 아까 사진을 찍었어야 했어. 분명 한바탕 난리 날 뉴스거리였는데.”...충격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사람들은 저마다 입을 모아 수군거렸다.천도준이 등장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자가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올렸다.본격적인 분양이 시작된 것이다.지나치게 꾸물거리지도 의례 진행되는 축하공연도 없었다.밤을 새워서 기다렸던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천도준은 잘 알고 있었다.파죽지세의 상황에서 발표회를 부각시키는 것은 아무런 작용도 없는 쓸데없는 짓이었다.오프닝 인사말로 현장의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른 후 다음 순서는 테이프 커팅식이었다.천도준은 일찍이 안에서 여러 의원님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며 얘기를 해두었다.사회자가 테이프 커팅식이 있겠다고 말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무대에 올랐다.그 순간 무대 위에 오르는 사람들을 향해 번쩍이는 플래시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센터 안으로 들어온 구매자들 역시 숨을 죽이고 무대를 지켜보았다.단아하게 차려입은 아가씨들이 천도준을 비롯한 다른 사자임들에게 가위를 가져다주었다.사회자가 커팅식을 시작하려 할 때 천도준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사회자를 향해 말했다.“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돌발 상황에 사회자는 어안이 벙벙해졌다.그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도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어리둥절해했다.얼떨결에 무대 위에 멍하니 서있게 된 의원님들의 안색이 서서히 굳어졌다.계속 천도준의 뒤에 서있던 마영석이 이를
찰나의 순간.군중 속의 고청하는 만인의 주목을 받으며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고개 숙인 그녀의 얼굴에 홍조가 피어올랐다.비록 어려서부터 이런 장면을 적잖게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심장이 마구 방망이질을 해댔다.그전에는 아버지의 영광에 힘입어 서였다면 지금은 그녀의 남자 친구 천도준이 가져다준 것이었다.“와... 예쁘다...”고청하의 얼굴을 보자 사람들 속에서 일제히 그녀의 미모를 칭찬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어쩐지 내 여자 친구가 이렇게 예쁘면 나도 기다렸을 거야!”“대표님 정말 대단하시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큰 성과를 거둔 것도 모자라서 예쁜 여자 친구까지... 성공한 인생이야...”...들려오는 말소리에 고청하는 더욱 깊이 고개를 숙였다. 섬섬옥수로 치맛자락을 꽉 움켜쥐며 발걸음을 재촉했다.지금껏 이렇게 긴장되기는 처음이었다.그녀가 무대에 이르렀을 때 불쑥 나타난 큰 손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그녀는 깜짝 놀라 발걸음을 멈추었다.“긴장돼?”익숙한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에 전해졌다.고청하는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천도준을 바라보았다. 붉은 입술을 짓이기며 고개를 끄덕인 그녀는 손을 뻗어 천도준의 손바닥을 맞잡았다.천도준의 큰 손을 맞잡자 미친 듯이 쿵쾅거리던 가슴이 점차 진정되며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신기한 느낌에 그녀조차도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모든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터져 나오는 플래시는 멈출 줄을 몰랐다.정장 셋업의 천도준과 화이트 원피를 입은 고청하가 천천히 무대 정중앙으로 걸어갔다.고청하가 좌우를 가볍게 살펴보더니 속삭였다.“이러면 회장님한테 안 혼나요?”“내가 나를 혼낼 리가 있겠어?”천도준이 호탕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 말에 고청하가 움찔하며 경악한 눈빛으로 천도준을 바라보았다.그녀가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천도준이 마이크를 집어 들더니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발표했다.“정식으로 소개 드리겠습니다. 제 여자 친구 고청하입니다.”그 순간.열렬한 박수 소리가 터져
그 순간, 모든 사람들의 이목과 플래시가 무대 위로 쏟아졌다.아니, 두 사람에게 쏟아졌다는 말이 더 정확했다.고청하는 천도준이 뒤에서 그녀를 감싸 안는 순간 그녀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따뜻한 그의 온기에 저도 모르게 달콤하고도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그녀가 미처 현실을 자각하기도 전에 커팅식이 마무리되었다.펑!큰 폭죽 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이어서.펑펑펑...!미리 건물 주변에 세팅되었던 72개의 폭죽이 일제히 치솟아 올랐다.어마어마한 규모의 폭죽에 그 소리는 천둥 번개를 방불케했다. 깜짝 놀란 고청하는 저도 모르게 천도준의 품을 파고들었다.“위에 봐봐.”천도준의 나직한 목소리가 고청하의 귓가에 울렸다.고청하는 마치 깜짝 놀란 고양이처럼 천도준의 품에서 빼꼼 머리만 내밀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폭죽 소리와 함께 수많은 꽃잎들이 하늘에서 흩날리고 있었다.각양각색의 꽃잎들은 싱그러운 햇빛을 받아 낭만적으로 살랑거렸다.고청하는 넋을 잃은 채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꽃잎을 바라보았다.이 순간 고청하는 자신의 신분도, 배경도 까마득하게 잊은 채 여느 소녀처럼 눈물을 글썽였다.손을 뻗어 떨어지는 꽃잎을 받아든 그녀가 속삭였다.“장미?”천도준은 한없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고청하를 바라보며 눈웃음을 지었다.“너 장미 좋아하잖아. 모든 색의 장미를 다 사 왔어.”그에 대한 고청하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를 사랑해 주었던 그녀였기에 그의 모든 것을 내줄 만한 가치가 있었다.네가 좋아한다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줄 테니.“이런 꽃비 어때? 마음에 들어?”“마음에 들어. 너무 예뻐...”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천도준의 품을 파고들었다.“고마워.”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순간이었고 카메라에 의해 영원히 포착된 순간이었다.꽃비로 하늘을 수놓은 낭만적인 고백에 얼굴을 찡그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어떤 아가씨들은 고청하를
오남미는 두 눈을 붉힌 채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는 빠르게 용정 화원으로 향해 달려갔다.저 멀리, 꽃잎이 휘날리고 있었다.그리고 제자리 비행을 하고 있는 세 대의 헬기에 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그것은 마치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그녀를 내려쳤다.심지어 그녀는 천도준과 고청하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까지 그러낼 수 있었다.그리고 그 모든 것은….“나의 것이야, 다 내 것이어야 했다고!”오남미는 울먹이며 이를 악물었다.“천도준, 이 개자식, 거짓말쟁이! 날 사랑한다고 했잖아. 그런데 고청하를 위해 이런 더러운 수단으로 나와 헤어지려고 하다니.”질투와 원한, 분노 등등의 감정이 한 데 뒤섞이기 시작해 오남미는 정신이 다 무너질 것만 같았다.“이대로 네가 잘 지내게 둘 수는 없어.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네 짐승 같은 모습을 까발릴 거야. 천도준, 이건 다 너 때문이야!”끝내 오남미는 용정 화원 분양 센터 앞으로 달려갔다.시야 속으로 천도준과 고청하가 서로 안은 채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이 들어왔다.분노한 오남미는 가까이 다가갔다. 인파를 헤집고 나온 그녀는 목소리를 높여 고함을 질렀다.“천도준, 이 배신자!”별안간 들려온 고함은 마치 해머처럼 분양 센터의 앞의 행복을 산산조각냈다.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놀란 얼굴로 오남미를 쳐다봤다.천도준과 고청하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던 카메라들은 하나 둘 오남미를 향하기 시작했다.언론이 들끓기 시작했다.그들은 원래 서천구 재개발 구역의 첫 번째 분양 소식을 취재하러 온 것이었는데 새로운 뉴스가 연달아 찾아올 줄은 전혀 예상도 하지 못했다.특종을 향한 그들의 날카로운 후각은 이미 이 뉴스는 내일 보도가 되면 분명 온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들 거라는 예감이 들게 했다.정태 건설의 사장이 호화롭게 여자 친구에게 구애를 했는데 정체 모를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 억울함을 호소하다!이것은 호사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뉴스였다!무대 위.천도준은 분노에 찬 눈으로
이때 부드러운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왔다."내가 처리할게. 너는 기분을 망치지 말고 겐팅 스카이에서 기다려."고청하의 표정이 살짝 변하더니 머뭇거리며 천도준을 한 번 바라보았다.그녀는 결국 마영석을 따라 자리를 뜨기로 했다.그녀는 천도준이 잘 처리하리라 믿었다.고청하가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던 천도준이 천천히 무대 위에서 내려왔다.그는 수많은 시선과 플래시의 주목을 받으며 그를 저지하는 경비원을 스쳐 지나가 절망적인 모습으로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 오남미의 앞으로 다가갔다.그는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우리는 이미 끝난 사인데, 지금 여기서 이렇게 울고 있는 이유가 내 인생을 망치기 위해서야?”오남미가 버둥거리며 일어나더니 빨개진 두 눈에 눈물을 머금은 채, 미친 사람처럼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래. 네 일을 망쳐 네 인생을 망치기 위해서야. 이것이 네가 나를 속인 대가야!"가슴속에 분노가 들끓어 오른 천도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오남미를 바라보며 말했다."너희 집, 사람들은 정말 말이 통하지를 않는구나!”"그럼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데?"오남미는 절망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들은 내 부모이자 남동생인데, 내가 도와주지 말아야 하는 거야?"천도준은 더 이상 실랑이하지 않고 그저 코웃음쳤다.그는 이런 말을 하는 자신이 정말 너무 어리석다고 생각했다.만약 오남미가 정말 말이 통했다면, 결혼한 지 삼 년 만에 이혼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말해. 어디 말 좀 해봐?"오남미는 침묵하는 천도준을 바라보며 자신이 도덕적으로 그를 몰아붙였다는 생각에 기가 살아나 말했다.세도 일어났다."천도준, 잘 기억해. 우리가 이혼한 이유는 네가 싫어져서 내가 떠난 거야. 그러나 나, 오남미는 네가 이렇게 나를 속이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어. 네가 고청하 저 여우 같은 년이랑 함께하고 싶다면 내게 일억 원을 줘. 그러면 내가 당장 사라져 줄게.”"그렇지 않으면, 내가 온 도시 사람들 앞에서 짐승 같은 네 모습을 까발려버릴 거야!”“
단호하고도 두려운 것 없는 듯한 천도준의 모습에 오남미는 그만 당황해 버렸다.그녀는 어쩐지 무력감이 느껴졌다.사람들의 수군거림이 그녀를 향해 쏟아졌고, 카메라 플래시가 그녀를 거의 삼켜 버릴 듯했다.그녀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천도준은 이미 자리를 떠 사라진 뒤였다.용정 화원 분양센터가 문을 열자, 주택 구매자들이 우르르 분양 센터로 몰려들어 그 열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리고 그녀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피에로처럼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택시를 타고 용정 화원을 떠난 천도준은 곧장 겐팅 스카이로 향했다.오씨 가문 사람들의 양심 없는 모습에 그를 그만 구역질이 났다.오늘 현장에 나타난 오남미는 그를 더욱 화나게 했다.오남미에 대한 그의 마음은 오남미가 어머니의 목숨을 구해줄 병원비를 가져갔을 때 이미 완전히 식어버렸다.만약 이수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의 어머니는 이미 죽어버렸을 것이다.그는 이 일로 오남미와 오씨 가문에 완전히 정떨어졌다.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삼 년간의 결혼 생활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뿐이었다.만약 그더러 오남미와 오씨 가문의 사정을 조금이라도 봐주라고 한다면 그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그가 얼굴을 문지르며 울분을 삭였다.천도준이 문득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손가락을 비비적거리다가 사람들이 왜 이런 상황에 부닥쳤을 때, 늘 담배를 찾는지 알게 되었다.문득 그의 머릿속에 고청하의 모습이 떠올랐다.그가 살짝 웃으면서 생각했다.‘아마 이것이 내가 아직도 버틸 수 있는 이유겠지.’적어도 그녀는 그가 지쳤을 때, 힘든 그의 모습을 눈치채고 그가 쉬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절대 오남미처럼 그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그를 짐승처럼 부려 먹으려 하지 않았다."청하는 담배 냄새를 싫어하지.”천도준은 고개를 저으며 앞을 내다보았다.그가 겐팅 스카이에 도착했다.이 도시의 최고 빌딩에 있는 겐팅 스카이는 마치 산꼭대기에 우뚝 솟아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것처럼 비싼 소비를 과시하며
게다가 그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는 고청하에게 있어 오남미가 벌인 짓은 너무도 불공평했다."그걸 말이라고 해?"고청하가 질책하는 눈빛으로 말했다."왜 정태건설의 대표가 된 걸 말하지 않았어? 네게 문제가 생겼을 때, 내가 외국에서 네 걱정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채, 너를 돕고 싶어 부랴부랴 귀국했는데, 너는 오히려 아무런 기척도 없이 정태건설의 대표가 돼 있었네?”"고마워."천도준이 고청하의 손 위에 손을 겹치며 말했다."내가 가장 절망스러웠을 때, 내 곁에 와줘서."고청하의 아름다운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비쳤다.손등에서 전해지는 따스한 기운을 느낀 그녀는 무심결에 손을 빼려 했지만, 천도준이 손에 힘을 준 상태라 손을 뺄 수 없었다."왜 이래? 여기 식당이야. 사람들이 다 쳐다봐.""내가 내 여자 친구의 손을 잡겠다는데, 무슨 문제 있어?"천도준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이건 네가 스스로 잡힌 거야. 앞으로 절대 도망 못 가."이 한마디에 고청하는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이 새빨개졌다.고청하가 급히 화제를 돌렸다."참, 네가 어떻게 정태건설의 대표가 되었는지 아직 내게 말해주지 않았어."그녀는 지금 이것이 가장 궁금했다.그녀가 알기로 오남미가 천도준에게 남은 4천만 원을 가져간 뒤로 그는 이미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었다.그런데 그녀가 귀국해 보니, 천도준의 어머니는 병세가 이미 회복되는 중이었고, 천도준은 정태건설의 대표가 돼 있었다.그녀는 마치 마술을 보는 것 같았다. 천도준이 한순간에 막다른 골목에서 구름 위로 날아오른 듯했으니 말이다.그녀는 이런 격변이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천도준을 도와 이 모든 일을 해결해 주려고 급급히 귀국한 것이었다.천도준의 얼굴에 걸렸던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그가 고청하의 손을 잡은 손을 거두었다.고청하가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무슨 말실수를 했어?”"아니."천도준이 겨우 미소를 지으며 해명해 주었다."사실은, 누군가가 나를 도와줬
결국 고청하는 말 하지 않기로 했다.천도준이 오늘 그녀에게 준 놀라움이 너무 많고 너무 커서 그녀는 자신이 준비한 서프라이즈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졌다.‘도준이가 내 말을 듣고 놀라기는 할까?’자신이 말하고 난 뒤의 상황을 확신할 수 없었던 그녀는 분위기를 이상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자기가 하려던 말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아직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많으니 언젠가 말할 기회가 있을 거야.’이렇게 생각한 고청하는 천도준이 그녀에게 줄 또 다른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천도준과 고청하는 식사를 마친 뒤 겐팅 스카이를 떠났다.고청하는 포르쉐 911에 오르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서프라이즈가 또 있어?"만약 오남미의 일만 아니라면 오늘 하루가 그녀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완벽했다.그녀는 천도준이 그녀를 위해 다른 무엇인가를 더 해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천도준이 그동안 용정 화원의 예매를 위해 바삐 돌아쳐 이미 매우 지쳤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천도준이 이 바쁜 와중에 설마 그녀에게 줄 또 다른 서프라이즈를 준비했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응."천도준은 신비롭게 웃었다.고청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오늘 네가 내게 준 서프라이즈만으로도 이미 충분해. 무척 마음에 들어. 너, 그동안 너무 피곤했잖아? 이제 예매를 시작했으니 너도 좀 푹 쉬어.”천도준은 마음이 따뜻해졌다.그가 고개를 저으며 부드럽게 웃었다."괜찮아. 그곳에 가서도 쉴 수 있어."이 말에 고청하가 몸을 흠칫 떨더니 갑자기 얼굴이 새빨개지며 당황스러워했다.‘이 일 중독자가... 설마....’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 고청하는 온몸에 불이 붙은 듯 뜨거워졌다.그녀는 머리를 숙인 채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이건... 너무 빠르잖아? 확실히 너무 빨라!’‘이제 관계를 확정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이 일 중독자가 어찌 그런 쪽으로 생각했지?’"청하야, 어디 아파?"고청하의 이상한 모습을 본 천도준이 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