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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긴 놈이 왕이다: Chapter 91 - Chap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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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천도준은 울적한 얼굴로 방을 나섰다.이율 병원에서 본 광경이 가시처럼 박혀 도무지 진정이 되지 않았다.전에 걱정했던 일이 이렇게 일찍 발생할 줄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절대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둘 수는 없었다.“도련님, 무슨 일이십니까?”존이 의아한 얼굴로 천도준을 쳐다봤다.천도준은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존, 여기서 나가면 피지컬 훈련 진행 도와줘요.”존은 미간을 찌푸렸다.“도련님, 시간도 늦은 데다 오늘 하루 종일 바삐 돌아쳤는데 괜찮겠어요?”그는 천도준이 갑자기 이러는 이유를 알 수가 없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진 것만은 분명했다.“존, 있잖아요. 전에 매일 아침마다 훈련을 했었는데, 얼마나 더 지나야 천태영을 이길 수 있을까요?”천도준이 물었다.존은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최소 일 년은 지나야 합니다.”현재 매일 아침 천도준을 위해 짠 훈련 계획은 이미 한계에 달한 수준이었다.하지만 천태영은 천씨 가문에서 최정예 훈련을 받은 사람이었고, 천도준으로 하여금 일 년 내에 그런 천태영에게 견줄만한 실력을 갖추게 하는 건 존이 예상하는 가장 최선의 결과였다.“그럼 만약 한 달 내에 천태영이 아무런 반항도 하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면요?”천도준의 목소리는 더없이 단호했다.“도련님….”존은 천도준이 왜 갑자기 이러는지 알 것 같았다.천도준의 두 눈빛에 날이 바짝 섰다.“딱 한 달이에요. 어떻게 훈련을 시키는 다 좋아요. 훈련 강도가 10배, 100배가 된다고 해도 좋아요. 하지만 반드시 한 달 뒤, 천태영을 마주했을 때 그 녀석을 때려눕히고 말 거예요!”단호한 목소리에는 존마저 소름이 돋을 정도의 한기가 서려 있었다.……이튿날.이른 아침부터 영일자재에서는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었다.대표 사무실 밖.장학명은 분노로 얼굴이 벌겋게 물들인 채 테이블 위의 모니터에 보이는 영일자재 홈페이지를 가리키며 고청하를 향해 버럭 화를 냈다.“고 대표님, 머리가 어떻게 되기라도 한 겁니까? 몰래 영일자재가 정태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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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그 뒤로 일주일 동안, 정태 건설의 일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다.그리고 천도준은 원래는 정태 건설을 배척하던 영일자재가 왠지 모르게 다시 정태 건설에게 재료를 제공하기 시작하더니 재계약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조걵은 똑같았지만 위약 책임은 지난번보다 더 엄중해졌다.이에 천도준은 의아하긴 했지만 반대는 하지 않았다.비즈니스를 함에 있어 영원한 적은 없었다. 오직 이익만이 영원햇다.영일자재가 다시 손을 내밀어주었으니 그대로 받으면 그만이었다.물론 지난번의 일을 교훈 삼아 그는 주건희가 협력할 자재 회사를 찾는 것을 만류하지는 않았다.비록 세 개의 회사에서 고른 회사의 단가가 시장가보다 조금 높긴했지만 두 가지 패를 손에 쥐고 있으니 무너질 확률도 꽤 많이 줄었다.게다가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의 예상 수익을 봤을 때 높아진 일부의 단가는 딱히 신경 쓰이지 않았다.그리고 자재들이 현장으로 다시 들어오면서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도 다시 진척이 되고 있었다.그리고 그것은 현지에 작지 않은 바람을 일으켰다.손을 잡고 정태 건설을 배척하던 자재 회사들 모두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리고 가장 분노한 것은 천태영이었다.쨍그랑!리빙턴 호텔의 스위트 룸, 천태영은 손을 들어 꽃병을 깨부쉈다.켜져 있는 TV 속에는 서천구 재개발 프로젝트의 시공에 관한 저녁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다.“제장! 망할 것들!”천태영은 분노로 두 눈이 희번덕거렸다. 오른 주먹은 꽃병 조각에 베어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지만 그는 전혀 안중에도 없었다.“천도준, 이 개자식이 감히 주건희의 도움을 받아? 젠장, 주건희도 천씨 가문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그 개자식을 도와줄 리가 없어!”치밀하게 계획을 세웠지만 그만 주건희를 간과하고 만 것이다.원래는 돈 좀 들이면 천도준을 철저히 가지고 놀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천도준이 그대로 회피하더니 되살아날 줄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다.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천태영은 초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자라왔다.그런데 지금 “사생아”인 천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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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제가요?”천도준은 숨이 턱 막혀 굳은 눈빛으로 철창 안의 처참한 광경을 쳐다봤다.비록 천태영을 이기고 싶어 안달이었고 존에게 지옥 훈련을 진행해달라고 했지만 진짜로 무대에 올라가 격투를 하라고 소리에 당황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등 뒤에서 존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도련님, 진정한 격투 기술은 모두 실전 대결에서 빠르게 느는 법입니다. 만약 한 달 내로 천태영에게 견줄만한 실력을 얻고 싶다면 아무리 고강도의 훈련을 받는다고 해도 부족합니다.”천도준은 찌푸린 미간을 풀더니 눈빛이 더없이 확고해졌다.확실히, 천태영은 어려서부터 천씨 가문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그리고 그는 비록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엘리트 교육을 통해 성장한 천태영은 종합적인 능력이 확실히 그보다 강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어려서부터 천태영이 받은 것은 초엘리트의 피지컬 훈련이었고 심지어 그는 천씨 가문 사람들이 천태영에게 실전 대결도 시켰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만약 고작 지옥 훈련의 피지컬 훈련만으로 단련을 한다면 한 달이 아니라 일 년이 지난다고 해도 천태영을 이기기란 불가능이었다.어떤 것들은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어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위험을 무릅쓰는 수밖에 없었다.“알겠어요!”천도준은 다짐하며 외쳤다.격투장 내의 환호성은 한참 동안 이어지고 나서야 점차 줄기 시작햇다.이런 지하 격투 대결에서 가장 사람들의 피를 들끓게 만드는 것은 바로 한 방 한 방이 직격으로 꽂히고 심지어는 치명적이기까지 한 피비린내였다.마치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처럼 콜로세움에 들어선 순간, 관객들에게 있어 더는 생명의 존엄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곳에 남은 것이라곤 피비린내 나는 폭력이 전부였다.물론, 이토록 열기가 뜨거운 이유는 모든 무대 아래마다 매 경기의 내기 배팅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매 경기마다 철창에 들어가 결투를 벌일 인원의 명단이 공개가 되면 새로운 배팅이 시작되었다.그리고 배당은 결투 대상의 강약으로 판정되었다.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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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이내 심판의 외침에 따라 울프도 무대에 올라왔다. 현장에는 순식간에 열정적인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천도준의 눈에 날렵한 몸매에 상반신을 드러낸 구릿빛 피부의 남자가 천천히 철창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평범한 외모는 조금 말라보일 정도였지만 두 눈만은 한 마리의 늑대같이 사나움을 품고 있었고 오른쪽 눈꼬리 쪽에는 지네 같은 흉터가 관자놀이 쪽으로 쭉 뻗어 있었다.울프와 시선을 마주한 천도준은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심장 박동도 저도 모르게 빨라지기 시작했다.관객들의 환호성, 눈 부신 빛, 그리고 울프가 내뿜는 엄청난 기세까지, 순간 강렬한 긴장감에 천도준은 정신이 아득해졌다.이번은 천도준의 첫 실전이었다. 게다가 방금 전에는 철창 안의 피 터지는 싸움을 직접 목격하기도 한 참이었다.휘슬 소리와 함께 맞은 편의 울프가 갑자기 몸을 숙이더니 하나의 포탄처럼 천도준을 향해 달려들었다.도발하는 말도 불필요한 움직임도 없었다.철창 안에는 목숨을 건 결투만 존재했다.불필요한 행동 하나 말 한마디는 피투성이가 된 채로 바닥에 쓰러지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결정했다.“도련님….”철창 밖의 어둠 속에서 존은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오랜 기간의 용병으로 지내며 목숨을 건 싸투를 벌였던 그의 경험으로 보건대 철창 안의 광경은 천도준이 울프에게 밀리고 있었다.게다가 존은 천도준의 심한 긴장감을 똑똑히 알아챘다.쿵!화려한 기교 따윈 없는 한 방이었다.천도준은 얼굴이 커다란 망치에 얻어맞은 듯 비명과 함께 머리가 웅웅 울려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피가 끊임없이 목구멍에서 올라왔다.그가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흐릿한 시야 속에 울프의 발이 보이더니 빠르게 자신의 얼굴을 향해 발길질을 하고 있었다.천도준은 본능적으로 두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퍽!커다란 소리와 함께 천도준은 휘청이며 뒤로 물러섰고 철창 변두리에 부딪쳤다.강렬한 충격에 고개를 뒤로 젖힌 그는 피를 왈칵 토해냈다. 희끗희끗한 핏자국이 흰 가면 위에 뿌려졌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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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울프의 눈동자가 빠르게 수축하며 눈가의 지네 같은 흉터도 함께 꿈틀거렸다.정말로 햇병아리가 맞나?짧은 시간 내에 보인 천도준의 변화는 마치 사람이 바뀐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 모습에 울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어둠속에서 존의 휘둥그레진 두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빨, 빨라!”그가 천도준을 지하 격투장에 데려온 건 말로는 천도준에게 실전을 경험시켜 준다고는 했지만 실제로는 천도준의 성격을 다스리려는 게 목적이었다.소위 전투 경험이라는 건 격투 기술에 강대한 멘탈이 조합되어 실전에서 완벽하게 시전하는 것뿐이었다.천도준은 평소에 헬스를 하고 있었고고 타고나길 신체 조건이 우월했던 탓에 그동안 존의 그동안 이어진 지옥 훈련에서 피지컬은 이미 합격선이었다.부족한 건 멘탈이었다.한 사람의 멘탈이 충분히 강하지 않을 때면 피지컬이 아무리 대단해도 상대를 마주할 때면 천도준이 울프를 처음 마주했을 때처럼 막연해하고 당황하며 멍하니 피동적으로 얻어맞을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천도준의 심경 변화에 존은 깜짝 놀랐다.그는 아주 잠깐의 대결 이후 천도준이 이렇게 빨리 집중하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햇다.“어르신의 안목은 언제나 이토록 날카로우셨지.”존은 작게 중얼거렸다.어둠속의 관객석에는 여전히 환호성이 가득했다.철창 안은 고작 몇 초밖에 흐르지 않았다.심지어 관객들은 거리가 먼 탓에 천도준의 변화를 알아채지도 못했다.“후우….”숨을 크게 내쉰 울프의 두 눈에 날카로운 빛이 번뜩였다.“좀 재밌어지는군.”말이 끝나기도 전에 울프가 별안간 폭주했다.늑대 같은 형상이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였다.천도준의 변화에 그는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아 장난은 집어치우고 빠르게 싸움을 끝내려 했다.강렬한 불빛 아래.천도준은 우뚝 서 있었다. 가면 아래의 두 눈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울프를 단단히 지켜보고 있었다.냉정해야 해.반드시 냉정해야 해.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호흡을 가다듬었다.쉭!파공음이 울리며 울프의 주먹이 그대로 천도준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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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장

격투 기술은 살인이다. 이건 그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얻은 깨달음이었다.철창 안의 생사는 사실 사람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그의 전투 경험으로 보건대 방금 전의 천도준의 공격에는 울프를 죽이지는 않아도 평생 장애를 얻게 하는 공격 방식이 적어도 열 개는 있었다.그런데 하필 천도준은 울프의 겨드랑이를 공격했다.그건 상대로 하여금 잠깐 동안 전투력을 상실하게 하면서도 그 뿌리는 다치지 않게 하는 곳이었다.철창 안.천도준은 천천히 울프에게로 다가갔다.울프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서 있었다. 고통은 그의 얼굴을 하얗게 질리게 만들었고 오른손은 여전히 늘어진 상태였다. 당분간은 아예 들 수조차 없었다.이 전투는 이미 아무런 긴장감도 없어졌다.생사의 결투에서 한쪽 팔이 전투력을 상실하게 된다면 이어지는 것은 모든 것을 무너트릴 만한 패배였다.“당신은 졌어.”천도준은 평온하게 울프를 쳐다봤다.“계속하지 않으려고?”천도준에게 맞아 피 웅덩이 속에 쓰러질 준비까지 이미 다 마친 참이었던 울프는 그만 멍해졌다.오랜 시간 이 철창 속에서 짐승같이 격투를 했던 그는 이 안의 규칙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적당히 끝을 낸다는 것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지금 그 같은 상황에서 만약 다른 상대였다면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현장의 모든 관객에게 피비린내 나는 쇼를 보여줬을 것이다.천도준은 냉담한 말투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울프는 조금 알 수가 없어졌다. 눈앞의 이 가면을 쓴 사람이 주는 느낌은 정말 너무 남달랐다.빠른 적응 능력, 적절한 선에서 끝내는 결투까지.그는 조금 횡설수설하며 말했다.“계속해서 가격해도 돼. 내 한쪽 팔을 망가트려도 되고 날 피투성이로 만들고 계속 때려도 되고 심지어는 날 죽이기까지 해도 돼. 이 격투장 주인의 힘으로는 어떤 일이 벌어지든 다, 다 무마할 수 있을 텐데 왜 계속하지 않는 거지?”“난 전투 경험을 쌓으러 온 것 뿐이야. 왜 그렇게 잔인해 져야 해?”천도준은 웃으며 말했다.“처음 싸워 봤는데 느낌이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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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집으로 돌아온 뒤 천도준은 곧바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존을 데리고 근처의 공원으로 가 계속해서 지옥 훈련을 이어갔다.첫 번째 실전으로 풍부한 수확을 얻은 동시에 그는 자신의 약점을 명확하게 깨달았다.천도준은 현황에 안주하며 나아가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는 사생아라는 욕설을 받으며 오늘날까지 이르렀다.그는 더 많은 것이 노력해야 더욱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천태영을 이기려면 반드시 천태영보다 백배 천배는 더 노력해야 했다.심지어는 목숨을 내놓을 각오도 해야 했다.뛰어남은 오직 노력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것이지 그 누구의 특혜도 아니었다. 천재라고 다를 건 없었다.그와 동시에.정태 호텔, 스위트룸.천태영은 음산한 눈으로 맞은편에 앉은 장학명을 보며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방 안은 공기가 마치 얼어붙은 듯했다.잔뜩 겁을 먹은 장학명은 두려움에 제자리에 선 채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고청하가 몰래 영일자재 홈페이지 공지를 바꾸어 온 도시가 천도준을 배척하기 위해 만든 울타리에 탈출구를 만들어 주었다.그것을 다시 되돌릴 수 없었던 장학명은 다시 이곳으로 와 물건을 천태영에게 돌려주는 수밖에 없었다.“하!”천태영은 냉소를 흘리며 테이블 위의 은행 카드를 노려봤다.“장 사장, 돈을 받아놓고 약속대로 하지 않더니 이제는 다시 돈을 돌려주겠다고? 날 갖고 노는 거야?”그 말에 낯빛이 바뀐 장학명은 황급히 해명했다.“태영 형님, 저, 저 일부로 그런 게 아닙니다.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저희 회사 대표의 딸이 회사를 이어받았고 전 그대로 부사장으로 밀려나 버렸고요. 공지도 그 여자가 바꾼 겁니다.”그는 감히 조금의 거짓도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그가 보기에 천태영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비함에 감싸인 존재였다.그는 천태영이 도대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감히 함부로 대할 수는 없었다.“대표의 딸?”천태영의 두 눈에 음산함이 더욱더 짙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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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노력이 아니라 무조건 자리를 만들어!”천태영의 말투는 단호했다. 그는 테이블 위의 은행 카드를 들어 장학명에게 내던졌다.“난 한 번 내어준 돈을 다시 거둬들이는 습관 따윈 없어.”말을 마친 그는 손을 내저으며 장학명을 보냈다.장학명은 호텔을 나오고 나서야 천천히 정신이 들었다.원래는 같은 회사에 있으니 가까운 거리를 이용해 고청하와 연을 이어가려고 했는데 천태영의 반응을 본 지금 그는 조금 속수무책이었다.그동안 단련한 안목으로 봤을 때 천태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눈에 훤했다.크게 숨을 들이켠 장학명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모질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고청하, 이건 내 탓이 아니야!”……이튿날, 이른 아침.고청하가 회사에 도착하자 장학명은 곧바로 사무실로 들어갔다.“고 대표님.”장학명이 그녀를 부르자 고청하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무슨 일이죠?”그녀는 장학명에게 아무런 호감이 없었다. 특히 장학명이 계약서를 위반하면서까지 정태 건설을 배척하겠다고 고집을 부렸을 때 고청하는 장학명에게 미움밖에 없었다.“저, 저녁에 시간 있으십니까?”장학명이 손을 비비적대며 말했다.“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서요. 사죄도 할 겸요.”“네, 알겠어요. 사과 받아들이죠.”고청하는 서류를 넘기며 차갑게 대꾸했다.“하지만 저녁 식사 자리는 됐습니다.”장학명은 순간 다급해져 막 입을 열려는데 고청하가 손을 휘저었다.“그만 나가봐요. 전 정태 건설 쪽의 자재 공급 확인해 봐야 해서요.”그 말에 장학명은 말문이 턱 막혀 조용히 사무실에서 나오는 수밖에 없었다.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간 장학명은 얼굴이 완전히 어두워졌다.손가락을 살짝 굽힌 그는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한참이 지나, 눈을 가늘게 뜬 장학명이 음산하게 중얼거렸다.“정말, 이렇게까지 하게 만들 생각인 건가?”정태 건설.천도준이 한창 바삐 돌아치고 있을 때 고청하에게서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천도준, 저녁에 시간 있어? 같이 밥이나 먹자.”“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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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그날 밤.천도준은 미리 일을 끝냈다.저녁에 고청하와의 식사 약속이 있었다. 그에게 있어 이건 두 사람의 첫 데이트라 반드시 진지하게 임해야 했다.고청하도 그의 과거를 꺼려하지 않는데 그라고 고청하의 마음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살아있는 한 늘 새로운 시작을 경험해야 하는 법이었다.다치고 상처를 받은 다음 껍데기만 뒤집어쓴 채 움츠러들어 모든 것을 거절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첫 번째 데이트를 고청하도 몹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다.일찍이 모든 일을 끝낸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 매무새를 다듬었다.하지만 그녀는, 그녀가 사무실을 떠났을 때 장학명이 몰래 들어왔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심스럽게 등 뒤를 살핀 장학명은 주머니에서 작은 약병을 꺼낸 뒤 고청하의 잔을 열어 알약 두 개를 집어넣었다.이 약은 여러 바들과 클럽들을 다니며 우연히 알게 된 루트로 구매한 것이었다.이 약이 있은 뒤로 바에서 마음에 든 여자를 만났을 때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두 알 정도면 기력을 잃고 이튿날까지 의식이 희미해지기엔 충분한 양이었다.세심하게 컵을 몇 번 흔들어 약이 전부 흩어진 것을 확인한 장학명의 두 눈에 시린 한기가 번뜩였다.“고청하, 이건 날 탓할 수 없어.”말을 마친 그는 조용히 사무실을 나섰다.다시 사무실로 돌아온 고청하는 이상함을 알아채지 못했다.시간을 확인한 그녀는 조금 이르다는 생각에 컵을 들어 물을 마시며 서류를 살피고 있었다점차 조금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너무 피곤했나?”고청하는 관자놀이를 어루만지며 의아해했다.요 며칠간 일이 확실히 많긴 했다. 정태건설을 돕기 위해 그녀는 머리를 쥐어짜며 영일자재의모든 루트를 동원했다.하지만 조금 쉬고 나서도 그 어지러운 기분은 가시는 것이 아니라 되레 더 강렬해지기만 했다.이내 온몸이 나른해지며 모든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청하는 휴대폰을 꺼내 천도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천도준, 나… 나 갑자기 너무 피곤해.]띠링!천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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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고청하는 바보가 아니었다. 오히려 똑똑한 편이었고 절대로 멍청한 재벌 2세가 아니었다.현재의 몸 상태는 절대로 과로로 인한 증상이 아니었다.누군가의 함정에 빠진 게 분명했다!장학명의 막무가내에 고청하는 두려움에 당황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휴대폰은 여전히 천도준과의 대화창에 머물러 있었다.그녀는 힘없이 천도준과의 영상통화 버튼을 눌럿다.천도준은 정태건설밖으로 나오고 있었다.고청하의 답장을 본 그는 조금 의아해졌다.“이 녀석이 영일자재에 있다고?”제대로 이해를 하기도 전에 영상 통화가 걸려 왔다.통화를 연결하자 흐릿하고 흔들리는 화면이 펼쳐졌다.천도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그는 곧바로 소리를 내는 대신 미간을 찌푸린 채 맞은편의 상황을 지켜봤다.고청하는이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도 이상한 자세로 말이다. 언뜻 누군가가 그녀를 부축한 채 밖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큰일이다!천도준은 머릿속이 쿵 하고 울렸다.그는 황급히 택시를 잡은 뒤 마이크를 끄고 포효하듯 기사에게 외쳤다.“어서요! 영일자재! 당장 영일자재로 가주세요!”택시 기사는 깜짝 놀라 황급히 시동을 걸었다.탁!천도준은 아예 주머니에서 20만 원 정도를 꺼내 앞 유리 쪽에 내려놓았다.“서둘러 주세요, 지금 사람 구하러 가야 한단 말이에요!”“미친!”택시 기사는 안색이 돌변하더니 악셀을 밟았고 택시는 빠르게 달려 나갔다.조수석에 앉은 천도준은 휴대폰을 움켜쥔 채 영상 통화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마이크를 끈 탓에 상대방의 목소리는 들을 수 있었지만 상대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그는 양손이 다 덜덜 떨리며 호흡도 가빠지기 시작했다.분명 무슨 일이 벌어진 게 확실했다!그렇지 않고서야 고청하가 이런 영상통화를 걸었을 리가 없었다.그는 고청하가 왜 영일 자재에 있는 건지 알 수 없었고 고청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 당장 급선무는 반드시 빠르게 고청하의 곁으로 달려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막아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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