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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1281 - Chapter 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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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1화

하지만 그 목걸이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진우희는 어기적거리며 윤아름이 잡는지 지켜봤다.“선생님...”아니나 다를까 윤아름이 진우희를 불러세웠다.진우희가 걸음을 멈추자 윤아름이 설명했다.“아쉬워서 그러는 건 정말 아니에요. 그냥 진우 씨가 발견하면 선생님이 불리해질까 봐 그러는 거예요...”“액세서리가 그렇게 많은데 하나 정도 없어진다고 어떻게 알아요?”진우희는 어이가 없었다. 윤아름이 아까워서 그러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하여 그 자리에 우뚝 선 채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그냥 줄지 말지만 얘기해요. 주기 싫다면 저도 언젠가 가주님을 보고 무서워서 횡설수설할지도 모르겠네요. 가끔은 입이 머리보다 먼저 움직여서...”너무 노골적인 협박에 윤아름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윤아름은 오랫동안 사람을 별로 만나지 못했다. 잠에서 깨어난 후로 방 청소하는 벙어리 아줌마 외에 제일 많이 만난 사람이 진우희였다.진우희를 착하지만 두려움이 많은 아가씨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에 따라 두 얼굴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었다.거래만 틀어진 거라면 그냥 진우희에게 부탁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고민해 볼 생각이었다. 성공 가능성이 반으로 준다고 해도 목걸이 하나 때문에 진우희가 위험해지는 건 싫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진우희는 지금 다 같이 죽자는 심보로 윤아름을 협박하고 있었다.윤아름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줄게요.”기분이 좋아진 진우희가 얼른 표정을 정리하더니 부드럽게 말했다.“사모님 좋은 분인 거 저도 알고 있어요. 어차피 끼지도 않을 거 제가 먼저 보관해 드릴게요.”윤아름은 즐거워하는 진우희의 얼굴을 보며 자꾸 어딘가 불안했다.진우희가 재촉했다.“사모님, 얼른 금고 열어주세요.”액세서리는 특별 제작한 유리 금고에 들어 있었고 홍채와 비밀번호로만 열 수 있었다.저번에 윤아름이 깜빡하고 닫지 않았다는 걸 발견하고 몰래 꺼내서 착용해 본 것이었다.원씨 가문은 경비가 삼엄했다. 그날은 금속탐지기를 넘을 수 있는 주머니를 챙기지 않았기에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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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2화

윤아름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만약 정말 나갈 수 있다면 목걸이 따위는 대수롭지 않았다. 원진우가 준 건 하나도 갖고 싶은 게 없었다.그리고 진우희에게 약속한 돈을 주며 목걸이는 회수하지 않을 생각이었다.하지만 진우희의 상태를 보아하니 말해봤자 오해만 깊어질 것 같아 아예 입을 다물었다.진우희는 윤아름이 후회할까 봐 두려운지 잽싸게 입을 열었다.“제가 나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윤아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그런 진우희를 보며 물었다.“선생님이 말하는 대로 할게요.”진우희가 말했다.“이따 내가 문을 열면 집사보고 내려오라고 하세요. 그때 소지품 검사만 피하게 해주면 돼요.”“그래요.”진우희가 벨을 누르며 나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원진우는 나름의 방어선을 두 개나 설치했다. 들어오면서 한번 검사하고 나가면서 한번 검사했다. 주요하게는 윤아름에게 주지 말아야 할 물건을 줄까 봐 막는 것이었다.저번에 부탁한 약재는 아주 작았기에 침구 파우치에 넣으면 발견할 수 없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목걸이를 들고 나가야 했기에 조심해야 했다. 다만 진우희에게도 플랜B는 있었다.진우희의 브라는 탐지 센서를 막을 수 있는 브라였다. 어떤 탐지기든 브라 안에 숨긴 물건은 탐지해 낼 수 없었다.이 목걸이를 손에 넣기 위해 진작 준비한 속옷이었다. 하지만 저번에 안타깝게 기회를 날려 먹은 뒤로 이 목걸이에 접근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비록 탐지 센서를 막을 수 있는 브라를 입었지만 금속 탐지기를 거치지 않으면 좋은 건 확실했다.집사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진우희가 예의 바르게 집사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진우희는 어떻게 해야 사람의 환심을 사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일반적이지만 무던한 외모라 사람들이 경계심을 풀기에는 제격이었다.또 바뀐 진우희를 보며 윤아름은 아까 본 진우희가 환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와는 정말 생판 다른 진우희였다. 마치 무언가에 접신한 것처럼 완벽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집사도 뭔가 얌전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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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화

집으로 돌아온 원진우는 기사가 차에서 내리고 나서도 혼자 차에 남아 잠깐 눈을 감고 휴식했다. 그러니 모르는 사람은 차에 아무도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원진우가 차에서 내리려는데 차에 올라탄 진우희가 탐욕스러운 웃음을 짓는 걸 보게 되었다. 평소 진우희는 종래로 웃지 않았다. 적어도 원씨 저택에서는 웃는 걸 본 적이 없었고 일관되게 침착한 자세였다.아직 원씨 저택을 벗어나지도 않았는데 저렇게 헤벌쭉 웃는다는 게 이상했다.원진우는 많은 사람을 만나봤기에 진우희의 미소가 탐욕스럽다는 걸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평소 찍소리도 못하던 가정 주치의의 얼굴에 이런 미소가 나타났다는 건 매우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그 차는 시야에서 사라졌다.원진우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이렇게 지시했다.“진 의사가 탄 차 미행해서 보고해.”하루 종일 밖에서 일 처리하느라 원진우는 기분이 매우 안 좋은 상태였다.게다가 요즘 누군가 의도적으로 외국에 있는 저택에 접근했지만 남아서 순찰을 돌던 경비에게 잡혔다는 소식도 들었다.경비는 취객이 호화로운 별장을 보고는 창문으로 기어들어가 안에서 한잠 자고 가려고 들어갔지만 이렇게 호화로운 별장은 처음이라 안에서 구경하기 시작했다고 했다.경비가 그를 발견했을 때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원진우가 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든 간에 경찰이 출동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기에 경비는 취객을 한바탕 뚜드려 패고는 강에 버렸다고 전했다.그러면서도 경비는 그 사람이 의도적으로 접근한 건지 아니면 무심코 접근한 건지는 알수 없다고 했다. 술을 먹은 건 사실이었고 근처 공원에 노숙자가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주변 사람들 말로는 이 취객이 공원에서 노숙하는 걸 본 적이 있다고 했지만 원진우는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술에 취한 취객이 여섯이나 되는 경비의 순찰에도 불구하고 안으로 들어갔고 들어간 것도 모자라 안에서 한참 돌아다니기까지 했다.경비들은 모두 원진우가 훈련한 엘리트였다. 그 취객이 겉보기와 같이 단순한 노숙자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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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4화

집사가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며 대답했다.“네, 가주님.”‘생강차?’원진우의 입꼬리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가 걸렸다.윤아름은 입맛이 까다로웠기에 생수를 마셔도 고산에서 비행기로 운송한 물만 마셨다.원진우도 윤아름의 입맛에 맞춰 한 번도 빠짐 없이 그렇게 해줬다. 지금 윤아름이 아무렇게나 따라 마시는 물도 다 비행기로 운송한 물이었다. 그러니 기억을 잃었어도 물맛은 절대 잊을 리가 없었다.그런 윤아름이 오늘 생강차를 먹겠다고 한 건 절대 고산수가 질려서가 아니라 생강차를 만들려면 평소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기에 시간을 벌려고 한 것 같았다.집사는 원진우의 얼굴에 걸린 서늘한 미소에 마음이 불안해져 조심스럽게 물었다.“가주님, 혹시 틀린 구석이라도 있나요?”“아니요.”원진우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손에 들었던 와인을 원샷하더니 와인잔을 거칠게 테이블에 올려놓았다.“집사님, 가정 주치의 좀 새로 찾아야겠어요.”원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가주님, 혹시 진 의사님이 뭘 잘못했나요...”집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렇게 묻자 원진우가 서서히 눈꺼풀을 들더니 집사를 뚫어져라 쳐다봤다.집사는 하려던 말을 되레 삼키며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입을 잘못 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얌전한 인상을 가진 진우희를 좋게 보고 있었다. 게다가 진우희는 직접 만든 비누와 향초를 종종 가져다주곤 했다. 비싼 물건은 아니었기에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중요한 건 그 물건이 마음에 들었다는 것이었다. 특히 향초는 한약 성분이 들어가 매일 사용하면 수면에 좋다고 했다. 사용해 보니 확실히 잠은 잘 왔다.집사는 불면증으로 몇 년을 고생하고 있었다. 나쁜 일을 하도 많이 해서 밤만 되면 억울한 원귀들이 꿈에 나타났다.그렇게 집사는 향초에 점점 빠져들었고 진우희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하지만 집사는 이런 물건을 받았다고 해서 진우희에 대한 검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원진우가 뽑은 사람이었기에 하는 바 업무를 착실히 완성하는 걸 철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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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5화

원진우는 윤아름의 방으로 향했다. 윤아름은 창가에 앉아 창문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지금 이 계절은 해당이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이었다. 오렌지색, 빨간색, 핑크색, 하얀색이 섞여 있어 참으로 아름다웠다.지하실은 위와는 달리 꽃을 키워내기 힘들었다. 하지만 꽃을 유독 좋아하는 윤아름을 생각해 원진우는 많은 꽃을 심어줬다. 그중 해당이 피어있는 시간이 제일 길었고 일 년 사시절 꽃을 볼 수 있었다.그리고 겨울이 될수록 더 흐드러지게 피었다.하지만 해당은 손이 많이 가는 꽃이었다. 햇볕을 너무 오래 쬐어도, 너무 짧게 쬐어도 안 될뿐더러 흙이 너무 말라도, 너무 젖어도 안 되었다. 지하에 키우려면 빛을 일정하게 조사하면서 환기해 줘야 했다.원진우는 큰 심혈을 기울여 전문적인 인원들을 불러서 가꾼 끝에 이렇게 예쁜 해당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다. 저택을 옮겨도 계속 사람을 불러 꽃만큼은 계속 피어날 수 있게 특별히 신경 썼다.원진우는 몇몇 저택 지하실을 메꾸면서 파괴된 생화가 떠올랐다. 가꿀 때는 참 어려웠는데 망치려니 한순간이었다.꽃이나 여자나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귀한 아가씨라고 해도 마음만 먹으면 아주 쉽게 망칠 수 있었다.하지만 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었다. 얼마나 많은 공을 들여서 가꿨는데 지금 망가트리면 너무 아까울 것 같았다.“뭘 그렇게 봐?”원진우가 물었다.윤아름은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원진우가 창가로 다가가 밖에 핀 해당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려 윤아름을 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예쁘다.”밖에 핀 해당이 예쁘다는 건지 아니면 윤아름이 예쁘다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윤아름은 대꾸하지 않았다. 여전히 흥미가 별로 없는 듯한 표정이었다. 윤아름은 원진우 앞에서 늘 이런 표정이었다.우울할 때가 기쁠 때보다 많았다.“아름아, 어디 아파?”원진우가 윤아름에게 물었다.“집사가 그러던데. 생강차 끓여달라고 했다고.”윤아름은 원진우가 갑자기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몰랐다. 원진우가 묻는 말이면 다 조심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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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6화

그때 가서 손해를 보는 건 결국 그녀다.이 생각이 떠오르자 윤아름은 속이 울렁거렸다.‘마흔이 넘은 남자가 어쩜 이런 일에 이렇게 정력이 넘칠 수 있지?’온갖 방법을 동원해가며 원진우는 질리지도 않는 것 같았다.윤아름은 일부러 투정을 부리며 말했다.“진우 씨는 말한 거 안 지키잖아. 괜히 나 걱정하는 척하지 말라고.”그러자 원진우는 앉아서 그녀를 살짝 안고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내가 언제 말한 걸 안 지켰어?”“나 데리고 나가서 놀아주겠다고 했잖아.”윤아름은 순진한 소녀처럼 말했지만 그 연기는 정말 진짜 같았다.사실 그녀의 마음도 여느 소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인생의 절반을 이 남자에게 휘둘리고 갇힌 채로 살아왔으니 세상과 사람을 제대로 만날 기회가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성장하거나 성숙해질 기회도 없었다.윤아름의 마음속 깊은 곳은 여전히 순진했고 자기가 원진우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원진우는 그녀의 허릿살을 살짝 꼬집으며 웃었다.“그런 일로 나한테 화난 거야?”윤아름은 불편한 듯 몸을 살짝 피하며 말했다.“손대지 마요. 난 화낼 자격도 없으니까 굳이 상기시킬 필요는 없잖아요, 가주님.”그녀는 원진우를 비꼬았다.하지만 원진우는 화를 내지 않았고 되레 기분이 좋은 듯 보였다.“내일.”“뭐라고?”“내일 너 데리고 나가 줄게.”원진우가 다시 한번 확인해 보이자 윤아름은 기뻐 어쩔 줄 몰랐다.‘드디어 나갈 수 있게 됐어!’밖에 나갈 수만 있다면 기회를 잡아야 한다.그녀는 진우희에게서 전달받는 과정에 실수가 있을까 두려웠다.그래서 더 안전하게 직접 바깥에 증거를 남기고 싶었다.“소원이 이루어졌으니 나를 좀 기쁘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원진우의 눈빛에서 비쳐오는 그 의도는 뚜렷했다.“...”윤아름은 원하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그를 화나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래서 그가 다가와 키스했을 때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반항하지 않았다.하지만 남자는 그저 윤아름의 입술을 깨물고 잠시 빨다가 숨이 가빠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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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7화

곧 원진우는 일어나서 양복을 정리하며 말했다.“좀 일이 있어서. 밤에 일찍 자. 굳이 나 기다릴 필요 없어.”그렇게 윤아름이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 순간, 원진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일 나갈 때, 그 블루하트 목걸이 꼭 하고 나가.”윤아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뭘 알아챘나?’심장이 목구멍까지 뛰어오르는 듯했다.하지만 원진우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너 그 목걸이 하면 정말 예쁘더라. 난 그게 참 마음에 들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잠시도 멈추지 않고 그는 뒤돌아 문밖으로 나갔다.윤아름은 그가 사라지자 터질 것 같은 심장을 진정시키려 손으로 가슴을 눌렀다.‘방금 정말 아찔했어...’내일 목걸이를 하지 않고 나갈 핑계는 찾을 수 있겠지만 그 전에 반드시 진우희에게 바로 떠나라는 연락을 해야 했다.하지만 다음번에도 속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그녀는 곁길로 돌아서 집사에게 접근해 진우희의 소식을 조금 캐물어 볼까 고민했다.진우희는 그녀가 생각한 것만큼 순수하고 착하지 않았다. 오히려 매우 영리했다.집사가 뭔가 귀띔하면 진우희는 즉시 경계할 테고 그때 곧바로 떠날 것이다.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지금은 오히려 진우희가 그런 사람이라는 게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런 사람이었기에 원진우 같은 미친 남자 밑에서도 그녀는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다.원진우는 대문을 나서더니 차에 올라탔다.곧이어 조수석에 있던 비서가 수놓인 천을 건넸다. 그 천은 다소 거칠어 보였다.비서는 보고하듯 말했다.“진우희 씨께서 이건 보내고 싶지 않아 그냥 아무 쓰레기통에나 버린 것 같습니다.”원진우는 그 거친 자수를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다만 불거진 그의 핏줄이 분노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흥...”그는 냉소를 흘렸다.정말이지 모든 게 계산된 행동이었다....한편 진우희는 이미 집에 돌아와 있었고 자수가 수놓인 손수건은 버린 상태였다.처음부터 윤아름의 일을 도울 생각은 전혀 없었다. 원하는 건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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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똑똑똑...”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급하지 않고 되레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있었다.진우희는 가족 중 누군가 찾아온 줄 알고 대충 외투를 걸쳤다.드레스와 목걸이는 그대로 둔 채, 외투로만 대충 가리고 문을 열었다.문밖에는 점잖고 품격 있는 얼굴이 있었다.그 얼굴을 보고 혼이 나갈 정도로 놀란 진우희는 몇 초 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벌린 채 서 있었다.곧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 미소는 어딘가 불길하면서도 매혹적이었다.“날 안으로 들이지 않을 건가?”진우희는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가, 가주님...”원진우는 그녀의 옆을 스치며 자연스럽게 들어와 유일한 소파에 앉았다.그러고는 문 앞에 얼어붙은 듯 서 있는 진우희를 바라보며 그는 명령했다.“문 닫고 이리 와.”진우희는 떨리는 손으로 문을 닫고 소파 쪽으로 몇 걸음 다가갔지만 감히 가까이 갈 수는 없었다.얼굴엔 온통 공포의 기색이 가득해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진우희는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무서워?”원진우는 상냥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내가 왜 왔는지 알고 있나?”진우희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원진우가 다른 일로 자신을 찾았기를 바랐지만 그 순간 그녀의 희망은 산산이 부서졌다.온몸이 떨리며 그녀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가주님, 제발 저를 용서해 주세요.”진우희는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며 말했다.“저, 저도 사모님께 강요당한 거예요...”“응?”원진우는 목소리를 높이며 흥미로운 듯 물었다.“그 사람이 어떻게 너한테 강요했는데?”그는 느긋하게 다리를 꼬고 편안한 자세로 물었다.“자세히 말해봐.”그러자 진우희는 외투를 꽉 움켜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사모님께서 저에게 외부로 신호를 보내라고 하셨어요. 만약 제가 거절하면 이유를 만들어 가주님께 제가 잘못했다고 말해서 저를 죽이실 거라고 하셨어요. 너무 무서워서 거부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도와드린 거예요...”“무슨 일을 도왔나?”원진우는 변함없이 평온한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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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화

“가주님을 배신하고 싶지 않아서요...”말을 하면서 몰래 원진우의 표정을 살피던 진우희는 그의 얼굴에 여전히 아무 변화가 없는 것을 보고는 점점 더 여유를 찾았다.그녀는 능숙하게 말을 이어갔다.“가주님께서 저에게 너무 잘해 주셨잖아요. 저는 은혜를 알고 보답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전 사모님의 명을 어길 수 없습니다. 감히 그럴 처지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앞에서는 직접 거절하지 못하더라도 뒤에서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가주님, 저는 절대로 가주님을 배신하지 않을 겁니다. 언제든지요.”진우희는 충성을 맹세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이 말은 미끼였다. 그녀는 원진우의 반응을 시험하고 있었다.원진우는 이미 마흔이 넘었지만 꾸준한 운동 덕분에 서른 살 초반의 몸을 유지하고 있었다.하여 얼굴 역시 삼십 대 남성의 매력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어느 면에서 봐도 그는 마흔이 넘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진정한 부자는 미용 시술 따위가 필요 없다. 그들의 젊음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길고 더 오래 지속되는 것 같았다.이 모든 것은 자신감 있는 태도와 절제된 생활 리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처음에 진우희는 원진우를 두려워했지만 그가 윤아름에게만 한없이 헌신적인 모습을 보고 나서는 마음속에 미묘한 감정이 일기 시작했다.그녀는 윤아름이 원진우의 사랑을 받는 것이 부러웠다.되레 윤아름이 이토록 뛰어난 남자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도망치려 하는 것 같았다.‘세상에 과연 사모님을 이렇게 사랑하는, 원진우 가주님만큼 훌륭한 남자가 또 있을까? 이런 남자의 사랑을 받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일이 아닐까?’진우희는 윤아름이 이걸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직 도망치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진우희는 그녀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를 억누르며 그 감정을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다.그러나 그 마음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원진우 같은 남자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그의 품격, 외모, 능력, 힘. 어느 하나 빠질 것 없이 모두 완벽했다. 천 명 중 한 명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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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화

특히 원진우에 대해서 윤아름은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았다.그를 언급하는 순간,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원진우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하지만 진우희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스스로 똑똑하다 생각하고 있었다.그녀는 원진우와 윤아름의 관계를 추측하며 윤아름이 원진우를 몹시 미워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고 원진우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말들이 윤아름의 입에서 나오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가주님, 목걸이 돌려드릴게요.”진우희는 목에 걸린 블루하트를 풀며 원진우에게 돌려주려 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었다.‘건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돌려줘야 한다니... 너무 아쉽네.’원진우는 그녀의 느릿느릿한 동작을 보며 옅게 미소 지었다.“마음에 들면 그냥 가져.”이 말에 진우희는 온몸이 얼어붙었다.“그 말씀은... 제게 준다는 말씀이십니까?”“응.”원진우는 짧게 대답했다.입술을 달싹였지만 진우희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기쁨으로 가득했다.‘내가 제대로 맞췄놔 봐! 가주님께선 분명 나한테 마음이 약간 있는 거야! 그러니까 이렇게 값비싼 목걸이도 주지!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 바람 안 피는 남자는 없잖아?’북안도는 원래 관습이 개방적인 나라였는데 남자들은 천민이 아닌 이상 많은 아내를 둘 수 있었다.‘가주님께서 아무리 사모님을 좋아한다 해도 가끔은 색다른 게 끌릴 때도 있을 거야. 외모에서는 내가 사모님께 뒤처질지 몰라도... 나한테도 분명한 장점은 있어.’그것은 바로 젊음이었다!젊음은 그녀의 가장 큰 무기였다.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윤아름은 이미 마흔이 넘은 여성이었다. 그 나이에 이르면 아무리 관리해도 어떤 부분은 더 이상 탄탄하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진우희는 달랐다.그녀는 젊었고 사적인 부분도 철저하게 관리해왔다.부유한 남자를 사로잡기 위해 준비해 온 것이다. 탄탄함은 남자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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