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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똑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급하지 않고 되레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있었다.

진우희는 가족 중 누군가 찾아온 줄 알고 대충 외투를 걸쳤다.

드레스와 목걸이는 그대로 둔 채, 외투로만 대충 가리고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점잖고 품격 있는 얼굴이 있었다.

그 얼굴을 보고 혼이 나갈 정도로 놀란 진우희는 몇 초 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벌린 채 서 있었다.

곧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미소는 어딘가 불길하면서도 매혹적이었다.

“날 안으로 들이지 않을 건가?”

진우희는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가, 가주님...”

원진우는 그녀의 옆을 스치며 자연스럽게 들어와 유일한 소파에 앉았다.

그러고는 문 앞에 얼어붙은 듯 서 있는 진우희를 바라보며 그는 명령했다.

“문 닫고 이리 와.”

진우희는 떨리는 손으로 문을 닫고 소파 쪽으로 몇 걸음 다가갔지만 감히 가까이 갈 수는 없었다.

얼굴엔 온통 공포의 기색이 가득해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진우희는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무서워?”

원진우는 상냥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

“내가 왜 왔는지 알고 있나?”

진우희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원진우가 다른 일로 자신을 찾았기를 바랐지만 그 순간 그녀의 희망은 산산이 부서졌다.

온몸이 떨리며 그녀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을 꿇었다.

“가주님, 제발 저를 용서해 주세요.”

진우희는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며 말했다.

“저, 저도 사모님께 강요당한 거예요...”

“응?”

원진우는 목소리를 높이며 흥미로운 듯 물었다.

“그 사람이 어떻게 너한테 강요했는데?”

그는 느긋하게 다리를 꼬고 편안한 자세로 물었다.

“자세히 말해봐.”

그러자 진우희는 외투를 꽉 움켜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모님께서 저에게 외부로 신호를 보내라고 하셨어요. 만약 제가 거절하면 이유를 만들어 가주님께 제가 잘못했다고 말해서 저를 죽이실 거라고 하셨어요. 너무 무서워서 거부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도와드린 거예요...”

“무슨 일을 도왔나?”

원진우는 변함없이 평온한 목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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